어제오늘 책이사 준비를 하느라 땀깨나 흘렸다. 서평집을 내면서 책정리도 하는 거라면 그럴 듯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지난겨울 아파트 윗층들의 누수 때문에 천장과 벽이 일부 젖어서 도배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붙박이장까지 들어내야 해서 공사가 커졌다. 그런 참에 방의 책을 옮기면서 집안 곳곳에 쌓여 있는 책까지 일부 옮기게 되었다. 어림에 쌓여 있는 책만 해도 3천권은 훌쩍 넘어갈 것 같다.

책장의 책을 솎아내가며 책을 묶어놓고 광복절에 나르는 계획을 세웠는데 여름휴가는커녕 폭염에 이사까지 하게 돼 스스로도 혀를 찰 지경이다. 책이사는 장서가들의 숙명이지만(망구엘의 신간을 보라), 앞으로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책들까지 땀을 빼며 이리저리 나르는 걸 보면 좀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좀 모자란 숙명이 되는 건가.

분명 집값을 쏟아부어서(알라딘의 구매액수만으로도 지방도시의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다) 모은 책들이지만 정작 책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서 애를 먹는다(집 대신 책을 산 대가다). 제법 큰평수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앞으로도 번잡한 책이사는 반복될 듯싶다.

오랜만에 서재의 앉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놓는다(부러운 사진이 아니라 부러울 게 없는 사진으로). 서평가의 공간은 이 모양이다. 가지런하게 잘 정돈된 도서관을 꿈꾸었지만 현실은 그와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 그나마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업실을 보면서 가끔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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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진 2018-08-1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 !!!!!!!!!!!!

로쟈 2018-08-13 07:30   좋아요 0 | URL
^^

two0sun 2018-08-1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더위에 이사업체에서도 부담스러워 한다는 그 책이사를~
이사끝나고 몸살나실듯.
일~~~부 옮기신다는 책이 3천권
저희집에 있는 책 몽땅.



로쟈 2018-08-13 07:30   좋아요 0 | URL
아마도 2천권쯤 옮기게 될 듯해요. 바닥의 책을 다 없앨 수 있을지는 미지수.

PATAGON 2018-08-1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과 프랜시스 베이컨.
분위기.. 아우라..?
어떤.. 그.. 뭐라고 해야할지
전문가의 고집스러움..
폭염을 견디는 사막의 초인같은.

로쟈 2018-08-13 07:28   좋아요 0 | URL
베이컨에 비하면야 정연한 편이죠.~

Yoona Kim 2018-08-1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여름인사합니다. 늘 책과 함께 살고, 책때매 쩔쩔메고 책으로 살아가는 로쟈선생^^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고. 이 폭염에 책이사라니 무사히 잘 하십시오~^^

로쟈 2018-08-13 12:54   좋아요 0 | URL
네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CREBBP 2018-08-1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을 하나 차리심이...

로쟈 2018-08-13 12:5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노년에는.~

cyrus 2018-08-1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서재 내부 풍경이 낯설지가 않아요. 제가 자주 가는 헌책방에도 책으로 쌓은 탑이 많습니다. ^^

로쟈 2018-08-14 19:00   좋아요 0 | URL
네 그런 분위기에요.~
 

제목만 보고는 제쳐놓기 십상인 책이 마치다 고의 <살인의 고백>(한겨레출판)이다. 작가도 생소하여 일본의 흔한 장르소설이겠거니 했는데, 무려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이다. 그 전작들로 이미 아쿠타가와상과 가와바타 야스나리상을 받은 실력자로 오에 겐자부로로부터 ˝일본의 차세대를 이끌 독특한 작가˝라는 평을 얻었다. 일본문학의 향방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라도 관심을 두어볼 만한 작가.

지난주에 하루키와의 인터뷰집을 낸 가와카미 미에코도 아쿠타가와상과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는데 마치다 고가 <고백>(<살인의 고백>의 원제)으로 수상한 거 2005년이고 미에코가 <사랑이 꿈이라든지>로 수상한 게 2013년이다. 화려한 수상경력의 동시대 일본작가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고 같이 묶어서 읽어봐도 좋겠다. <살인의 고백>의 소개는 이렇다.

˝19세기 말 일본 가와치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무차별 살인사건, 일명 ‘가와치 10인 살해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아쿠타가와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노마 문예상 등 일본의 최고 문학상들을 휩쓴 작가 마치다 고의 대표작이자 제4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이다. 평범한 농사꾼이었던 사내는 어떠한 이유로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아내, 태어난 지 사십 일밖에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까지 죽이는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했는가. ‘인간은 왜 인간을 죽이는가’라는 화두를 들고, 살인자의 내면을 철저히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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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광명한우리에서와 마찬가지로 독서모임 책사랑에서도 하반기에 20세기 미국문학 강의를 진행한다(커리는 대동소이하다). 8월 29일부터 12월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10시30분-12시30분)에 서울시NPO지원센터 2층 강의실에서 총14강으로 진행하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문의 및 신청은 010-7131-2156 오유금).


로쟈와 함께 읽는 20세기 미국문학


1강 8월 29일, 드라이저, <시스터 캐리>(1)



2강 9월 05일_ 드라이저, <시스터 캐리>(2)



3강 9월 12일_ 이디스 워튼, <기쁨의 집>(1)



4강 9월 19일_ 이디스 워튼, <기쁨의 집>(2)



5강 10월 10일_ 이디스 워튼, <순수의 시대>



6강 10월 31일_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7강 11월 07일_ 피츠제럴드, <밤은 부드러워라>



8강 11월 14일_ 헤밍웨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9강 11월 21일_ 헤밍웨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10강 11월 28일_ 포크너, <곰>



11강 12월 05일_ 포크너, <성역>



12강 12월 12일_ 스타인벡, <의심스러운 싸움>



13강 12월 19일_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1)



14강 12월 26일_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2)



18. 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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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8-08-12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개츠비의 의미를 모르는지라, 10월 31일 강의를 듣고싶네요. 사정이 어려워서 가진 못합니다만 ㅠㅠ 제가 나중에 좀 한가해지면 다른 분들 강의 들으며 사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근데 그때도 로쟈님이 강의 하실까 걱정....

로쟈 2018-08-12 09:35   좋아요 1 | URL
저도 10년이상은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PATAGON 2018-08-13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유튜브같은 데서 연재 형식으로 강의해주시면 너무 좋을텐데요..
일단 많은 분들이 볼 수 있어 좋고, 발품파시는 수고도 더시고ㅎㅎ

유튜브에 로쟈님 만큼 고퀄의 강의는 없어서 ㅡ갈증나요ㅎㅎ
검색해 보다가 생각나서 말씀드려봅니다^^

로쟈 2018-08-13 07:48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아직은 대면강의가 저한테는 맞는 것 같아요.^^
 

강의 공지다. 한우리 광명지부에서는 지난 상반기 19세기 미국문학 강의에 이어서 하반기에 20세기 미국문학 강의를 진행한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드라이저에서 스타인벡까지 20세기 전반기 미국문학의 주요 작가를 읽어나가는 일정이다. 9월 6일부터 12월 20일까지(매주 목요일 오전10시 10분-12시 10분) 전제 14강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수강문의는 02-897-1235/010-8926-5607)


로쟈와 함께 읽는 20세기 미국문학


즌1


1강 9월 06일, 드라이저, <시스터 캐리>



2강 9월 13일_ 이디스 워튼, <기쁨의 집>(1)



3강 9월 20일_ 이디스 워튼, <기쁨의 집>(2)



4강 9월 27일_ 이디스 워튼, <순수의 시대>



5강 10월 04일_ 피츠제럴드,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6강 10월 11일_ 피츠제럴드, <밤은 부드러워라>



시즌2


1강 11월 01일_ 헤밍웨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2강 11월 08일_ 헤밍웨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3강 11월 15일_ 포크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4강 11월 22일_ 포크너, <성역>



5강 11월 29일_ 포크너, <곰>



6강 12월 06일_ 스타인벡, <의심스러운 싸움>



7강 12월 13일_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1)



8강 12월 20일_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2)



18. 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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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미국의 저술가 윌 듀런트(1885-1981)는 무엇보다도 <철학 이야기>의 저자이면서, 그에 따른 신뢰감 덕분에 다른 한편으론 어떤 주제에 대해서건 미덥게 여겨지는 저자다. 대작 <문명 이야기>는 분량 때문에 구입은 해놓고도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다른 책들, 가령 <역사 속의 영웅들>이나 <역사의 교훈>, 또 원제가 <삶의 해석>인 <문학 이야기>(나중에 <20세기 문학 이야기>로 다시 나왔다) 등은 모두 뒤적여본 기억이 있다(다시 보니 절판된 책이 많은데 <20세기 문학 이야기> 같은 경우는 다시 나오면 좋겠다).

이번주에 듀런트의 책 두 권이 한꺼번에 나와서, 그 가운데 <노년에 대하여>를 먼저 주문했다. 생소한 책이어서인데 받아보니 생전에 나왔던 책은 아니고 사후 30여 년이 지나서야 나온 유고집이다. 편집자에 따르면 <노년에 대하여>라고 묶이게 될 원고를 듀런트는 1967년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 써나갔다. 나이로는 82세부터다.

만년의 저작을 그는 아내와 공저했는데 <역사의 교훈>(1968)과 <삶의 해석>(1970) 등이 그에 해당한다. 82세에서 96세에 이르는 여정이 어떤 것인지 가늠이 잘 되지 않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라도 만년의 에세이들을 읽어봄직하다. 노년이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나이에 진입하다 보니 노년의 성찰에도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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