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클래식
홍승찬 지음 / 별글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음악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을까? 있다. 음악은 ‘귀로 듣는 도장(圖章)’이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에 ‘감동의 도장’을 꾹 찍을 힘이 있다. 적절한 순간에 사용된 음악은 영화나 드라마의 분위기를 살린다. 영화와 드라마를 본 후의 감동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석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장면과 함께 흐르는 음악은 그 감동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음악을 제대로 들으라면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음악을 즐길 줄 안다. 음악을 들으면 촉각처럼 바로 전율이 온다. 어떤 음악을 들을 때 짜릿짜릿해지는 기분.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이다. 우리가 음악을 좋아하는 반응은 웃음이나 울음과 같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음악에는 두 종류가 있다. 그냥 즐기고 마는 것과 생각을 해야 하는 것. 영화를 예로 들면 한 번 볼 때는 즐겁지만 끝나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영화가 있고, 생각날 때마다 보고 싶은 걸작도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귀를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음악이 있고, 거기서 감동하여 반복적으로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그 순수한 울림이 있는 음악이 바로 클래식이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펴낸 《오, 클래식》은 음악의 힘을 가진 클래식을 예찬한 책이다. 이 책에 클래식을 통해 사람과 환경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글 속에 일반인들(클래식 입문자도 포함한다. 수년째 클래식 입문 단계에 머무는 나도 여기에 속한다)은 잘 모르는 음악 용어와 곡목이 언급된다. 어떤 클래식 입문서는 많이 알려져 진부한 레퍼토리에 되지도 않는 해설로 독자들을 가르치려 한다. 이런 책을 보고 나면 상당수 독자는 오히려 무시당했다는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홍 교수의 글은 그렇지 않다. 당연히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배웠을 음악 용어가 나오지만, 억지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삭막한 교도소에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아리아 ‘편지의 이중창’이 울려 퍼지는 장면은 압권이다. 삭막한 교도소의 운동장에 있던 모든 죄수는 걸음을 멈추고, 그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비록 몸은 갇혀 있어도 음악을 듣고 있던 죄수들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홍 교수는 이 영화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언급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의 힘’의 위력을 알려준다.

 

홍 교수의 클래식 이야기는 예술론이 아니다. 삶의 정수가 들어있는 인생론이다. 홍 교수는 클래식 음악의 묘미를 ‘오래 묵은 장맛’으로 비유한다. 잘 익은 장맛은 구수한 감칠맛이 난다. 장맛이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맛이 삭아 깊어지듯 이 클래식의 맛을 오래 즐긴 사람의 마음도 숙성된다. 클래식의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텁텁하거나 톡 쏘는 맛을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즉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즈, 팝 음악 등 새로운 언어를 클래식 음악에 접목한 크로스오버 음악은 클래식 음악계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경박한 혼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흐나 베토벤이 음악을 만들던 시절이 아니다. 음악을 엄숙하게 듣는 시대는 한참 지나갔다. 인간의 온갖 경험과 감정 상태가 축적된 클래식을 많이 들으면 가슴을 울리는 절정의 순간들이 여러 번 찾아온다. 그럴 때 우리는 그저 클래식을 좋아하게 된다. 약간의 호기심과 노력으로 몇십 배의 감동과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클래식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한엄마 2017-08-08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일단 생각만 해도 숙면이 올 것 같은 분야지만-참 언젠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르에요.^^

cyrus 2017-08-09 12:23   좋아요 1 | URL
五車書님의 서재에 가면 클래식 음악 앨범, 관련 지식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도 있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요. ^^

책한엄마 2017-08-09 12:28   좋아요 0 | URL
오거서님 덕분에 음악에 귀를 기울여요.전에 클래식 역사책 쓰신 세 권 책을 구입하고 고이 모셔놓고 있어요.그 책 제목도 ˝the classic˝이었던 것 같아요.

2017-08-08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9 12:27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살면서 클래식 연주회를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제가 집돌이라서 집에서 음악을 들어야 마음이 편해요. ^^;;
 

 

 

 

 

 

“차렷!”

 

시끌벅적했던 잡담 소리는 반장의 ‘차렷’ 소리 앞에 멈춘다. “선생님께 경례!”라는 반장의 구령에 학생들은 “안녕하세요”라며 입을 모아 외친다. 학창시절 교실을 생각하면 으레 떠오르던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군대식 문화를 청산하는 취지에서 ‘구호 없는 학교 만들기’ 운동을 시범으로 시행한 적이 있었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구령 문화 대신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자연스러운 인사가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교실에서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군사문화를 완전히 몰아내는 과정에 여러 가지 진통이 일어났다. 교사들은 ‘차렷, 경례’ 구호가 없으니까 학생들을 집중시킬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요즘도 학교에서 ‘차렷, 경례’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일상화되었다고 봐야 한다. 교실 앞 벽에 걸린 액자 속 태극기, 교장 선생님 훈화를 듣는 조회, 두발검사. ‘전통’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하는 군대식 문화의 잔재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어도 싹 갈아엎어 없애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권위주의의 수혜자라 할 수 있는 기득권이 침묵하거나 외면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의식을 학생들에게 이식하기에 딱 좋은 최적의 공간이다. 우리의 생활이 하루가 다르게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어도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구시대적 관습과 봉건적 규범들이 그대로 온존되고 있다.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 1》(한겨레출판사 · 2001), 《당신들의 대한민국 2》(한겨레출판사 · 2006),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한겨레출판사 · 2007)는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전근대적인 의식과 규범이 어떤 게 있는지 적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두 저자의 시선은 여전히 불합리한 측면으로 작용하는 우리 사회의 악의 지점을 포착한다. 이 악의 지점이란 ‘군대식 문화’와 ‘권위적인 폭력의 논리’다. 권위주의의 또 다른 이름은 ‘폭력’과 ‘통제’다. 군대 문화, 위계질서를 이용한 ‘갑질 문화’ 등은 집단의 권위로 개인의 인권을 짓밟는 점에서 한결같이 억압적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을 군대에 적응시키는 과정에서 폭력은 ‘필요악’처럼 생겼다. 박노자는 군대에서 몸에 밴 폭행 습관이 제대 후 가정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경력’을 의미하는 소위 ‘짬밥(‘잔반’을 변형시킨 군대식 속어) 문화’는 군대처럼 서열이 형성된 기업으로 전이되었다. 오래 일하면 일할수록 높은 급여를 받는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호봉제)는 근무성적 평가에 악영향을 준다. 연공서열은 기본적으로 점진적인 축적을 중시하기 때문에,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인은 자연의 순리에 맞게 살아가는 농경문화 속에 살았다. 그러다가 일제강점기를 지나 19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갑자기 ‘인간 개조’를 하기 시작한다. 한국인은 집단 훈육 및 통제를 강조하는 학교와 군대에서 뜯어 고쳐지면서 자란다. 사람이 인격체가 아니라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국가에 바치던 ‘공적 충성의 의무’는 오늘날에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바치는 ‘사적 충성’으로 변질되었다(《호모 코레아니쿠스》 40쪽). ‘사적 충성’을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직장 내 단체 카톡방’이다. 단체 카톡방을 통해 업무 지시를 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근로 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단체 카톡방은 퇴근 후나 주말에도 족쇄가 된다. 이건 ‘소통’이 아닌 ‘고통’이다. 상사는 단체 카톡을 통해 부하 직원들과의 ‘소통’을 원하겠지만, 실상은 소통을 가장한 ‘통제’에 가깝다.

 

 

 

 

 

‘공관병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박찬주 대장 부부. 군 검찰 조사를 받은 대장 부인은 ‘아들 같은 마음’으로 장병을 대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궤변을 순간적으로 듣는 순간, ‘국가의 아들’인 장병이 훈련하는 도중 크게 다쳤거나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남의 아들’로 취급했던 국방부와 군대의 쌀쌀맞은 반응이 오버랩되었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혼을 내면 회초리를 들었지,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 대장 부부의 몰상식한 행동은 단순히 개인적인 성격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폭력과 통제를 앞세운 군대식 문화가 몸에 밴 생활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

 

 

 

 

 

 

 

 

 

 

 

 

 

 

 

 

일본의 군사문화는 포로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가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게 했다. 포로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용소 군속과 일본군들에게 경례를 해야 했다. 심지어 장군에게까지 밥을 나르게 명령하여 모욕을 주었다. 포로들로 하여금 서로 마주보고 뺨을 때리도록 해 수치심과 죄책감을 유발했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208~209쪽)

 

 

군대 밖에서 ‘일제 잔재’인 군대 문화는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이 잊지 못하는 추억’으로 미화된다. 억압적인 분위기를 참고 견딘 남자들에게 군대 문화는 꿈속에도 나올까봐 두려운 '끔찍한 추억'이다. 우리가 늘 지적하고, 분노하는 갑질 문화의 뿌리 중 하나가 군대 문화다. 그 뿌리로 ‘권력’이라는 영양분을 먹고 자란 사람들이 너무 많다. 발본색원(拔本塞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잔뿌리들이 무성하게 돋아나서 자란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8-08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8 17:24   좋아요 1 | URL
세대에 걸쳐서 문화가 존속되는 과정이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합니다. 개인은 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문화에 적응하면서 사는 것이죠. 어떤 특별한 계기로 문화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고 있어도 이를 완강히 거부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이렇다 보니 사회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8-0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사히 학교를 졸업해서 다행이지..
지금 다시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문화를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국어. 윤리. 국사. 사회.. 모든 시간에 끊임없이 ‘저는 이 점에는 동의하지 않고 이런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가요?‘ 묻고 또 물었을거예요

cyrus 2017-08-08 17:29   좋아요 0 | URL
교련 수업이 있었던 시절에 제가 학교를 다녔다면, 엄청 고생했을 겁니다. 몸이 안 따라줘서 훈련받다가 여러 번 얼차려를 받았을 거예요. ^^;;

dys1211 2017-08-08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련하지만 다시 경험하긴 부담스런 추억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7-08-09 12:30   좋아요 0 | URL
가끔 군대 꿈을 꾸게 됩니다.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아침에 깨어나면 기분이 이상합니다. 제게 군대 꿈은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꿈입니다. ㅎㅎㅎ
 
엄마의 골목 - 진해 걸어본다 11
김탁환 지음 / 난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고향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골목길 구석구석, 친구들 얼굴이 눈에 선하다. 그러나 너무도 빠른 변화의 세월에 기억력은 조금씩 마모된다. 엔간한 토박이가 아니고는 그 고향 어딘가에 남겨둔 ‘추억’이라는 보물을 현실에서 찾기란 불가능하다. 누군가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했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경험으로 고통받았던, 혹은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 고통스러운 기억을 감쪽같이 잊어버릴 수 없을까.” 상처로 남을 기억을 잊고 살기보다, 상처받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김탁환 작가의 어머니는 약한 분이다. 그녀는 가난과 정신적인 핍박을 온몸으로 부둥켜안으면서도 삶의 현장에서 의연하게 버티며 자식들을 가르쳤다. 이 정도면 ‘억척스럽고 강한 어머니’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작가는 어머니를 약한 존재라고 말한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약하다’는 것은 어머니에게 향한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낸 감정 표현이 아니다. 작가의 어머니에게 ‘추억’은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포근한 단어가 아니었다. 그것은 떠올릴 때마다 가슴 저리게 하는 따가운 단어였다. 그녀는 추억의 ‘추’자만 들어도 한없이 약해지는 분이었다.

 

 

 마흔네 살에 홀로되신 엄마는 아이들 손이 닿지 않은 책장 제일 구석에 앨범을 올려놓고, 사별한 남편이 그리울 때마다 꺼내 보곤 하였다. 믿기 힘든 대답이 돌아왔다.

“그것들부터 제일 먼저 없앴지.”

 

(14쪽)

 

 

작가와 어머니는 함께 진해 곳곳을 걷지만, 서로 정반대의 길을 간다. 작가는 ‘엄마와 함께 걷는 골목’에 있고, 어머니는 ‘어머니 본인 마음의 골목’을 걷는다. 그래서 작가는 이 두 가지 골목을 합치려고 어머니와 진해를 걷는 시간을 늘려나간다. 아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통했을까. 어머니는 진해 곳곳에 남겨둔 자신만의 추억을 하나씩 떠올리며 아들에게 들려준다. ‘추억’이라는 매개로 모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두 사람은 어디를 가도 안방에 깔린 이불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작가는 책 제목을 ‘어머니의 골목’이 아닌 ‘엄마의 골목’으로 정했다.

 

 

“‘엄마의 골목’이 좋아요? ‘어머니의 골목’이 좋아요?”

“엄마의 골목!”

“왜죠?”

“더 가까운 느낌이 들어. 어머니는 안방에서 앞마당 정도 거리라면, 엄마는 안방을 벗어나지 않고 한 이불 속에 있는, 그런 기분!”

 

(182쪽)

 

 

이 글에서는 작가의 어머니를 높여 부르기 위해 ‘어머니’라는 호칭을 쓴다. 그렇지만 ‘어머니’보다 ‘엄마’라는 호칭이 더 친근감을 준다. 나는 다 컸는데도 여전히 나를 낳으신 분을 ‘엄마’라고 부른다. 가끔은 경상도 출신답게 경상도 사투리로 ‘어무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 단어에 우러나오는 투박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 ‘엄마’가 낫다. 죽을 때까지도 ‘엄마’라고 부르기로 했다. 예전에는 다 커서도 ‘엄마’라고 부르는 어른은 마마보이(mamma’s boy)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그리고 《엄마의 골목》을 읽으면서 ‘엄마’가 ‘듣기 싫은 말’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사실 말을 트기 시작하는 아기가 꺼낸 첫 번째 단어는 ‘엄마’다. ‘엄마’는 아이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어다. 그렇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의 품속에서 먹고 자란다. 엄마들은 우리가 아기였을 때 기억하지 못한 것들을 ‘추억’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자신의 품속에 간직한다. ‘추억’의 중요성을 깨달은 자식은 엄마의 품속에 쌓인 그것들을 귀담아 듣는다.

 

 

“어떻게 그 많은 이야기를 품고만 살았어요?”

“하고픈 이야길 다 하고 살아, 그럼?”

“그건 아니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게 뭔지 아니? 일흔 살을 넘기며 늙어간다는 게 뭔지 아느냐고.”

“…‥”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거야. 차곡차곡 이 가슴에 쌓이지. 그렇다고 그걸 전부 누군가에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 다만 이야기할 기회가 가끔 찾아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야. 네가 와서 이렇게 함께 걸으니, 네게 이런저런 이야길 하는 것이고.”

 

(156쪽)

 

 

어머니에게 할 수 있는 효도는 다양하다. 큰돈 들이지 않고, 당장에 효도하는 방법이 딱 하나 있다. 아주 간단하다. 그것이 뭐냐면…‥ 《엄마의 골목》 제일 마지막 장을 직접 확인하시라. 눈치 빠른 분이라면 벌써 이 글을 읽는 순간 알았을 것이다. 효도는 더 늦기 전에 빨리해야 한다. 일단 나부터 정신 단디 차리고, 효도하자.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비종 2017-08-07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 글이네요. cyrus님의 글들 중 보기 드물게 감성이 많이 묻어나는. .^^ 제게 엄마는 제일 존경하는 분이면서 제 글속에서 자주 숨쉬는 분이시죠. 좀 있다 전화부터 드려야겠습니다.ㅎㅎ

cyrus 2017-08-08 12:04   좋아요 0 | URL
가끔 글을 잘 쓰고 싶을 때가 있어요. 리뷰 대회에 응모하기 위해 글을 쓰면 평소보다 더 잘 쓰려고 노력합니다. 이때 제가 ‘리뷰 MSG‘를 칩니다. 책을 보기 좋도록 소개하기 위해 감성적인 수사를 많이 쓰는 것이죠. 이런 글에 익숙해지면 몸에 해로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됩니다. ^^

2017-08-08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8 12:08   좋아요 1 | URL
저희 어머니도 매달 한번씩 양로원에 계시는 외할머니를 뵈러 갑니다. 저도 그곳에 한 번 간 적이 있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저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제가 누군지 기억 못 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볼 때 가슴 아팠습니다.

나비종 2017-08-08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MSG ㅎㅎ 몸에 좋지는 않지만, 가~~끔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글로 위로를 받을 때도 있죠.^^

cyrus 2017-08-08 12:45   좋아요 0 | URL
네. 적당한 것이 좋습니다. ^^

stella.K 2017-08-08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연극 같이하던 남자 후배놈이
지 아버지한테 아빠, 아빠하는데 어찌나 어색하던지.
낼모레면 장가갈 놈이 그러더라구.ㅎㅎ
난 엄마한테는 엄마라고 하지만 아버지한텐 아버지라고 했거든.
딸인데도 아빠가 닭살스럽더라고.
그러니 습관이 무서운 거지.
그 후배 지금은 애가 둘인데 애들 앞에서도 아빠, 아빠할지 가끔은 궁금해.ㅋ

cyrus 2017-08-08 14:20   좋아요 0 | URL
저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부모님을 언급하면 호칭을 ‘아버지’, ‘어머니’로 써요. 그리고 아버지한테 ‘아빠’라고 못해요. 저는 ‘아빠’, ‘엄마’ 호칭을 쓰면서 높임말을 해요. ^^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김민철.김승은 외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생각정원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총독부 청사는 일제가 1916년 경복궁 궐내에 지은 건물이다. 해방 이후 중앙청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사용됐다. 일제 잔재 청산과 경복궁 복원 정비계획의 일환으로 1996년 역사적인 철거 사업이 시작됐다. 역사의 흉물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일제 잔재가 사라졌다며 쾌재를 부른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조선총독부가 사라지면서 일제 잔재를 말끔히 청산한 것일까? 친일파 연구와 일제 잔재 청산 운동을 주도한 민족문제연구소가 기획한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읽고 내리게 된 답은 분명 ‘아니다’다.

 

해방된 지 반세기 가까이 흐른 오늘날까지 식민통치 기간 중 일본이 저지른 만행의 절정을 이뤘던 강제연행의 실상은 아직도 거의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동아시아 전역을 지배하기 위해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 전쟁의 총알받이로 수천여 명의 젊은 조선인이 동원되었고, 이중 절반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이국땅에 잠들어 있다. 일본군의 점령지 전역에 버려져 있는 유해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피맺힌 한을 안고 숨져간 조선인들의 유해 발굴과 송환은 물론 강제징용에 관한 실태조사 등을 위한 별다른 노력이나 관심조차 없었던 게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다. 지금도 일본, 중국, 러시아 땅은 물론 국내에서 강제징용이나 징병, ‘일본군 전용 성노예’ 등 여러 형태로 일제에 끌려갔던 피해당사자나 그 가족들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불치의 병으로 혹은 가난으로 고통과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은 강제연행 희생자 및 그 유가족들이 겪고 있는 시련과 고통의 실상, 일본 곳곳에 남아있는 강제징용 · 징병의 현장 등에 대한 탐사를 통해 작성되었다. 이 책은 무엇 때문에 강제연행의 실상이 뒤늦게나마 밝혀져야 하는지, 그리고 왜 일본 정부의 전쟁책임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지를 밝혀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억울한 희생자들을 부끄러운 과거 역사의 한 부산물로만 간주, 은폐와 망각의 세월 속에 묶어 두려는 우를 범해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일청구권협정은 일제강점기 피해 역사의 실체를 규명하는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만악의 근원’이다. ‘경제문제 해결’, ‘군부가 일으킨 정권의 적법성 인정’이라는 박정희 정권의 필요와 ‘식민지 피해청산’의 부채를 경제협력이라는 포장지를 씌워 해소하려는 일본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박정희 정권은 ‘역사적 소명의식’에 따라 한일협정을 타결했다고 강변했으나, 청구권 자금 3억 달러에 민족의 자존심을 판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박정희 정권은 한일협정을 규탄하는 극렬 반대 데모를 계엄령으로 잠재운 상태에서 협정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한일협정은 미국의 중재가 주효한 결과이기도 했다.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통합 전략의 목적으로 한일 양국을 종용해 국교 정상화를 서둘렀으며 실제 이를 뒷받침하는 외교문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라이트(New Right) 또는 몰상식한 ‘가짜 보수’들은 불행했던 과거사를 강조하는 일은 한일 양국 관계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거사 청산 노력을 ‘색깔론’으로 덧씌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본 극우 세력의 역사관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아베 정부와 일본 극우 세력들은 침략전쟁을 오히려 정의로운 전쟁으로 미화한다. 아베 정부는 야하타 제철소,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 섬(군함도) 등을 묶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수 산업의 중심지로 ‘침략의 역사’를 증언하는 곳이다. 하지만 일본은 ‘근대화를 일궈낸 일본 산업의 역사’로 보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쓰비시는 일본 제국주의와 함께 성장하며 세계사에 큰 해악을 끼친 전범(戰犯) 기업이다. 일본 근대화의 기초를 닦은 산업 발상지라는 점을 들어 세계유산 등재를 책동하는 것은 일본의 저급한 역사 인식을 증명한다. ‘수인번호 503번’과 뉴라이트 세력들은 1965년 한일협정이 과거사 청산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한일협정을 맺은 지 정확히 50년 후에 ‘수인번호 503번’은 위로금 10억 엔(한화 100억 원)을 받으려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였다.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다. 뉴라이트는 ‘전범 기업’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본 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을 지원받은 박정희를 ‘근대화를 일궈낸 구국의 영웅’으로 미화한다.

 

영화 <군함도>로 불거진 논란이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나는 현재 상황이 걱정스럽다. ‘군함도’는 우리에겐 뼈아픈 역사의 현장인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군함도’는 강제징용의 역사를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타지로 끌려와 강제노동으로 혹사당했던 가슴 아픈 현장들이 많다. 홋카이도에서 류큐(오키나와)까지 일본 어디를 가나 강제동원 현장이 아닌 곳이 없다.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중국 하이난 섬이 우리 민족의 한이 깊게 서린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하이난 섬의 학살’을 처음 알았다. ‘군함도’가 알리기 시작하면서 강제징용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아직도 이역만리에서 떠돌고 있는 ‘조선인들’이 있다. 영화 한 편을 둘러싼 논란이 점화될수록 우리는 지금부터 기억해야 할 그 ‘무엇’을 못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7-08-07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함도가 현재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들었다.
진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재를 철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그게 조선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걸 재확인하던가.
앞으로 그렇게 되려나?

난 조선총독부 청사 저렇게 없애도 되는 건가?
회의스럽더군.
독일은 유대인 수용소 아직도 보존되어 있다잖아.
그건 어찌보면 일본과 친일파들에겐 손 안 대고 코를 플게 해준 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
그러니 맨날 일본에 당하고 친일파 청산 못하는 거 아니겠니.쩝

cyrus 2017-08-07 15:14   좋아요 1 | URL
등재 철회가 불가능해요. 일본이 미국 다음으로 유네스코에 지원금을 부담하고 있어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일본 정부에게 일본 근대 산업시설이 군사적 필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리도록 권고했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권고 조치를 따라야 하고, 이 권고 조치를 반영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아베가 버티고 있다면, 무시하고 넘어갈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7-08-08 10:29   좋아요 2 | URL
한일관계의 상당부분은 미국의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위안부이슈가 세계적으로 한국에 유리하게 공론화 되었던 것도 결국 정치적인 이유가 컸다고 봅니다.
조선총독부청사는 일단 지어진 위치가 나빠서 철거 아니면 이전 이렇게 두 가지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김영삼 대통령이 원래 그리 생각이 깊은 사람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정치적인 쇼였는지 암튼 그리 됐네요. 한 마디로 좀 mixed opinion이 있어요 저는.

2017-08-07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7 15:24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과거서 청산이 더딘 이유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과거사 청산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이 결정적인 실패 요인이고요. 정부는 손 놓고 있는데 민간단체들은 일본이 은폐한 역사를 찾아내서 널리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7, 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국내 상황이 어수선했을 때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조선인들 그리고 일본의 과거사를 인정하는 소수의 일본인들이 모여 과거사 진상 규명에 나섰고,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사뿐만 아니라 수십 년 전부터 과거사 진상 규명에 나선 분들의 노력도 알아야 합니다.

표맥(漂麥) 2017-08-07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봤습니다... 이런저런 평은 생략하고... 전 송준기보다 소지섭의 이미지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cyrus 2017-08-07 15:26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는 안 봤어요. 이 책을 읽으니까 영화를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

레삭매냐 2017-08-0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군함도가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외면
받고 있는 상황에서, 픽션은 거둬내고 역사
적 사실만이라도 바로 볼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본이 유네스코 권고안을 아직까지도 시행
하지 않고 버티는 걸 보면 정말 할 말이
없네요.

cyrus 2017-08-07 16:14   좋아요 0 | URL
유네스코에 돈줄을 대고 있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그리고 503번 정부가 일본 앞에만 서면 작아져서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에 소극적으로 저항했습니다. 이러니 일본 정부가 떳떳했던 겁니다.

syo 2017-08-0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의 글과 같이 읽으니 저 작자들의 몰염치는 도대체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저 거대하고 거대하다는 느낌입니다.

cyrus 2017-08-07 18:23   좋아요 0 | URL
한일협정의 문제점을 알게 됐을 때 여러 번 화가 났습니다. 여태까지 그걸 몰랐던 제 자신이 화가 났고, 박씨 부녀가 싸놓고 간 두 개의 똥을 쉽게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 화가 났습니다. 그 똥을 좋다고 우기는 극우세력들이 한심해 보였습니다.

기억의집 2017-08-07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군함도만이 아니고 오키나와에 간 적 있는데 그 곳 전시관옆에 수많은 우리나라 청년들이 태평양전쟁의 희생자로 묻혀있다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류감독이 군함도를 찍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역사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니였나 싶어요. 우리 나라 주류 역사학자들이 절대 발설하지 않았던 제국주의 시대의 희생을 이제 우리가 추적해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cyrus 2017-08-07 18:28   좋아요 0 | URL
만약에 국정교과서가 통과되었으면, 학생들은 1965년 한일협정의 장점만 나열된 내용을 배울 겁니다. 여기에 탄력 받은 뉴라이트 세력들은 한일협정의 한계를 밝힌 교과서를 ‘좌편향 교과서’라고 우겼을 거예요.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그림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역사를 쉽게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역사를 이해한다면, 허구와 사실을 혼동할 수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8-07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이들이 한국 고대사의 왜곡을 말하는 반면, 현대사 왜곡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네요... 역사 문제에 대한 인식이 시급한 과제라 여겨집니다...

cyrus 2017-08-08 12:10   좋아요 1 | URL
친일파의 후손 대부분이 기득권입니다. 그들은 권력을 내세워서 숨기고 싶은 조상의 과거를 끝까지 숨길 겁니다.

transient-guest 2017-08-0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지난 이명박그네 정권이 그렇게 교과서 바꾸고, 여론조작을 했겠지요. 민족주의적인 시각을 미래세대부터라도 말살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cyrus 2017-08-08 12:12   좋아요 1 | URL
가짜 보수들의 빅픽처, 이명박그네. 탄핵을 일찍 했어야 했습니다. 그들이 싼 똥이 너무 많습니다.
 

 

 

인터넷 서점에 주문한 책을 받으면 포장지를 거칠게 뜯습니다. 겹겹이 포장된 책을 얼른 확인하고 싶으니까요. 그렇지만 특별한 분이 주는 선물을 받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선물을 주는 분이 포장을 정성스럽게 했으면 함부로 뜯기가 미안해집니다. 그리고 인증사진을 안 남길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선물을 받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잊기 않기 위해선 인증사진을 블로그에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달에 제가 생일이 있다는 사실을 서니데이님은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제 친구들은 제 생일이 언제인지 잘 모릅니다. 제가 먼저 생일이 언제라고 알려줘야 아는 척합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분이 제 생일 달을 기억해주시니 감개무량합니다.

 

 

 

 

더 감동적인 것은 책 선물이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처음에 서니데이님이 본인이 직접 만드신 소품을 주신다고 얘기하셨거든요. 소소한 선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봐도 소소한 정도가 아닌 것 같습니다.. ㅎㅎㅎ

 

책은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어린 양들의 성야》(한즈미디어, 2014)입니다. 추리소설이고요, 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책 소개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책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검색해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알라딘 서재, 북플에 정말 고마운 분들이 많습니다. 사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분들께 할 수 있는 보답은 책 선물뿐입니다. 열심히 돈 벌고, 적립금 모아야겠어요. 제 책도 사고, 고마운 분들이 원하는 책을 사서 드리고 싶습니다. ^^

 

 


댓글(31)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7-08-04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5 12:10   좋아요 0 | URL
파우치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 선물이 수령예상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왔어요. 특급 배송이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8-04 2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생일 축하드려요^^: 서니데이님도 이웃분 생일까자 챙기시고 참 자상하시네요^^

cyrus 2017-08-05 12:11   좋아요 1 | URL
생일은 8월 말에 있지만, 미리 인사 받겠습니다.. ㅎㅎㅎ

clavis 2017-08-04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축하드려요♡♡
8월생이시네요~^^
서니데이님 멋져용

cyrus 2017-08-05 12:1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진짜 생일은 8월 말에 있습니다. ^^

오거서 2017-08-0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 님 생일 축하합니다. 서니데이 님의 선물이 참 멋지군요. 서니데이 님 같은 이웃이 있음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cyrus 2017-08-05 12:14   좋아요 0 | URL
티코스터와 파우치뿐만 아니라 포장지에서도 서니데이님의 꼼꼼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dys1211 2017-08-04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생일 축하 드려요. 서니데이님의 따뜻함이 느껴지네요...듣는것 만으로도 감동입니다..^*

cyrus 2017-08-05 12:15   좋아요 0 | URL
제가 작년에 생일을 공개한 적이 있어서 서니데이님이 그걸 기억하시고 계셨어요. ^^

2017-08-04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5 12:16   좋아요 0 | URL
생일이 오려면 아직 멀었어요. 날짜가 8월 말에 있습니다. 미리 생일 인사를 받겠습니다. ^^

방랑 2017-08-0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더운데 건강 잘 챙기시고요

cyrus 2017-08-05 12:1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방랑님도 건강하세요. ^^

AgalmA 2017-08-05 0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생일 축하드려요^^
생일 말이 나온 김에 서니데이님 생일이 9월 1일이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만...쿨럭))

서니데이 2017-08-05 01:40   좋아요 2 | URL
아닙니다. 땡!

AgalmA 2017-08-05 01:42   좋아요 2 | URL
왜 제 핸폰엔 그렇게 기록되어 있는 걸까요ㅎ,ㅜ 9월 어느 즈음인 건 맞죠? ㅋ

서니데이 2017-08-05 01:46   좋아요 2 | URL
?? 그건 잘 모르지만....
더이상은 말씀드릴 수 없...

cyrus 2017-08-05 12:2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AgalmA님. 탄생 월이라도 정확히 알고 싶은데, 일단 ‘9월’로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

transient-guest 2017-08-05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드립니다.ㅎ 여름아이(?)였군요.ㅎㅎ 저는 겨울아이라서...
즐거운 시간 보내셨기를...

clavis 2017-08-05 03:25   좋아요 0 | URL
ㅋㅋ저는 봄아이ㅋ

cyrus 2017-08-05 12:21   좋아요 0 | URL
여름아이라서 그런지 더위를 잘 참는 편입니다.. ^^;;

stella.K 2017-08-0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정말 말문이 탁 막힌다.
너 이 선물 받고 한 달은 밥 안 먹어도 배부르고,
일주일은 구름위를 떠다니겠다.ㅎㅎㅎ

생일이었구나. 어제였나?
그럼 몇짤이냐...? 이거 꼭 묻는다.
그럼 나이들었다는 증거야.
어떻게든 내 나이만 잊지 말자는 발악이기도 하지.
참 내가 몇짤이더라...ㅠㅠㅋㅋ

암튼 축하한다.
건강하고, 앞으로 책 좀 줄이고 연애 사업도 좀 하고.ㅋㅋ
그나저나 이 더운 여름에 어머니가 너 낳느라고 고생하셨겠다.
몸보신도 해 드리고. 행복해라.^^

cyrus 2017-08-05 12:27   좋아요 0 | URL
생일이 오려면 아직 멀었어요. 8월 말에 제 생일이 있어요. 만으로는 28이고요, 한국 나이로 하면 서른입니다. 왠지 누님은 내년에 제 나이가 몇인지 또 물어볼 것 같아요. 이제 생일의 ‘생’자도 언급하지 말아야겠어요.. ㅎㅎㅎ

stella.K 2017-08-05 12:45   좋아요 0 | URL
ㅎㅎ 무슨 섭섭한 말을...
내년에도 꼭 해라. 안 그러면 너를 내 동갑내기 친구로
알고 있을지 몰라.ㅋㅋㅋㅋ

jeje 2017-08-0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우치도 책갈피도 티코스터도 포장까지도 정말 예쁩니다!! 책도 멋지구요! 생일 축하합니다.

cyrus 2017-08-05 12:27   좋아요 0 | URL
미리 생일 축하 인사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jeje님. ^^

2017-08-05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6 16:09   좋아요 0 | URL
탄생 월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겁니다. 특별한 관심이 아니면 상대방에 관한 사소한 것을 잘 알지 못합니다. ***님의 세심한 면이 정말 좋습니다. ^^

북깨비 2017-08-0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생일 미리 축하드려요💝🎂🍾🥂🌹서니데이님이 보내신 선물 사진 보고 있으니 저까지 설레입니다~~ 😍 8월말이면 아직 좀 남았지만 즐거운 한달 되시길 바래요. 그리고 한국 나이는 따지지 않는 걸로 ㅎㅎㅎㅎ 글로벌 시대인데 만이 좋아요 ㅎㅎㅎ 😂

cyrus 2017-08-06 16:1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북플에 아기자기한 이모티콘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컴퓨터로 알라딘 서재에 접속하면 이모티콘이 뜨지 않아요. 아무래도 만 나이가 좋죠.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한 최후의 수단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