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우리 동네 날씨는 여전히 가을이었다. 늦가을도 아니고 낮기온이 20도인 그런 가을.

오늘 낮 최고기온 5도, 지금 기온 영상 1도, 새벽이 되면 영하로 떨어질듯......

물론 윗쪽 지방에 비할 기온은 아니지만 무슨 날씨가 하루만에 이렇게 갑자기 떨어지는지....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지지는 않았는데 그냥 겨울이 되버렸다. 



지난 일요일 밀양 나들이 간게 진짜 마지막 가을풍경이 되버렸다. 다녀오면 그냥 바로 바로 글 좀 쓰고 하면 좋겠는데 요즘 컴퓨터 앞에 앉는게 왜 이렇게 싫은지말이다. ㅠ.ㅠ 지금처럼 놀고 있을 때는 하루 일정을 원래의 루틴대로 진행하는게 중요해라고 하다가 또 에고 귀찮아 하는 루틴을 반복하는게 문제. 

하여튼 날씨가 추워졌으므로 앞으로 당분간은 나들이 안가고 집구석에서 겨울잠을 자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러면 올해 마지막 나들이 사진이 될지도 모르겠다. ㅎㅎ


이번주에 간 곳은 밀양, 얼마전에 거리의 화가님이 다녀오시고 멋진 페이퍼를 올려주셨는데 그걸 보니 왠지 나도 가고싶어진.... 다만 화가님이 가셧던 곳들은 나도 얼마전에 다 다녀온 곳이라 다른 곳들을 둘러보며 산책을 다녔다.


먼저 간 곳 위양지. 원래는 마을 저수지인데 이곳이 반영사진으로 유명해지면서 이름이 뜬 곳이다. 

역시 유명해진 곳은 이유가 있어라는 풍경을 보여주었다. 

봄에 이팝나무 꽃이 필 때가 가장 유명하고, 그 다음이 단풍철이라는데 우리는 단풍이 거의 다 떨어질 즈음에 가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였다. 덕분에 사람이 좀 적었던것도 좋았던 점이랄까? 







저기 저수지에 오리들이 동동 떠다니고 있는걸 보더니 남편이 "어 흰뺨검둥오리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 내가 모른다고 마음대로 얘기하는거지. 무슨 오리 이름을 그렇게 성의없게 짓냐"라고 했더니...

인터넷 검색해서 보여준다. "원래 동물 이름 그렇게 지어"라고 하면서..... 

앞으로 동물이름 짓는 분들 성의 좀 보여주세요. 예쁜 이름 많을거 아니에요? 네????



어쨌든 여기서 투닥투닥 또 사이좋은 척하면서 역시 손잡고 걷다가 찍은 사진.....

날이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는데 솔로인 서재친구님들 염장지를려고 찍은.....ㅎㅎ

뭐 남편이든 애인이든 없어도 사는데 별 지장은 없지만 있는 것도 또 괜찮습니다. ^^ 요모조모 쓸데가 많다고 할까요? ^^






다음으로 간 곳은 월연정. 앗 월연정 앞에 용평터널이 있는데 여기가 또 사진 맛집이다.

무려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 당시 사용했던  터널이라는데, 1940년 경부선 철도가 복선화 되면서 일반도로로 바뀐 곳이란다. 그래서 요즘은 보기 드문 한 차선밖에 없는 터널에 터널과 터널 사이가 뻥 뚤린 공간이 있어 인스타 사진 맛집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월연정. 

보통 조선시대 정자는 홀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후손들이 계속 관리를 해서인지 건물을 붙이고 붙이고 해서 일종의 별장이 된 곳이다. 지금은 앞쪽으로 도로가 나서 경관을 해치지만 예전에는 밀양강을 굽어보면서 풍취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을듯하다. 여기 월연정을 보면서 경상도의 너른 들판을 경작한 지주양반집안의 위세를 본달까? 지방의 중소지주라고 우리가 흔히 조선의 양반들을 얘기하지만 그 중소라는 말이 가당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이 부자다. 







내친김에 또다른 밀양의 별장 금시당과 그곳의 420살 된 은행나무까지 둘러보며 산책을 이어갔다.





나무가 420살이 되면 주변을 전부 자신의 영역으로 만드는듯하다. 

아마 지난주까지는 이곳에 저 은행나무를 보러 수많은 사람들이 왔겠지만, 은행잎이 거의 떨어진 이번 주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먹거리가 빠질 없어.

밀양 시내로 나와 검색해간 만두맛집으로 유명한 굴림당이라는 곳을 찾았는데 브레이크 타임이라 포장만 된단다. 근데 이게 또 웃긴게 포장해서 바로 맞은편 건물 이층에 가서 먹을 수 있다는....

그래서 맛난 만두 사진도..... 아 진짜 저 3가지 만두 다 맛났다.





만두집 근처에서 만난 깡통 인형과 함께 11월 마지막 포스팅을 끝내고 여러분 모두 굿밤. 12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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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1-30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하!!! 위양지. 갖다대면 예술사진 스팟이지만 바람돌이님 사진 진짜 멋집니다.최고!!
이 계절에 좋지요. 맑고 청아한 소리가 터질 것 같은 물빛하며...
굴림당. 기억해 둡니다. 아름다운 새우꼬리 자태 보소 ㅎㅎ
개성식 굴림 만두 좋아하는데 거기서 따온 이름일까요 ?

바람돌이 2022-11-30 23:10   좋아요 2 | URL
맞아요. 갖다대면 예술 사진 스팟!! ^^
지난주가 마지막이었을듯요. 마지막 남은 단풍잎들 보고 왔습니다.
저런 굴림만두가 개성식인가요? 아 저는 굴림만두라는 명칭도 처음 알았고 저런 식의 만두도 처음이었어요. 어쨌든 아주 아주 맛나다는.... 사실 제일 맛난건 저기 군만두엿어요. ^^

책읽는나무 2022-11-30 2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밀양은 표충사만 가본 저로선 화가님과 바람돌이님 사진을 보구선 와~ 밀양 정말 좋은 곳 많구나? 싶네요^^
위양지! 늦가을의 정취가 너무 깨끗하고 좋네요. 용평터널은 영화 촬영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아!!!! 앞 사진을 보니 이미 두 분이 이곳 저곳에서 영화를 찍고 계셨군요?ㅋㅋㅋ 금슬 좋기로 소문 난 그 유명한 손과 손인가요? 반지 안 끼셔도 되시겠습니다. 남편 손깍지, 아내 손깍지를 마디 마디 끼셨군요?ㅋㅋㅋ
저도 이제부터 내 남편 머리채 대신 손 한 번 잡아 줘봐야겠습니다^^;;; 남편 놀라겠죠?ㅋㅋㅋ
만두도 맛있겠어요. 굴림만두가 오뚜기에서 만든 게 아니고 실제 만두 종류였군요??
떡국 끓일 때 굴림만두 몇 개 같이 넣어 먹으니 든든하더라구요^^
양철인형ㅋㅋㅋ
바람돌이님 근황들을 보면 휴가를 알차게 잘 쓰시는 것 같아 보기 좋으네요.
오랫동안 기억에 많이 남으시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12-01 01:26   좋아요 3 | URL
아아니 두 분 손이었군요. 글에 있네요. 놓쳤어요. 제대로 염장을 질러 주셨어요 ㅎㅎ 배경이 좋으니 황금손입니다. 아주그냥!

바람돌이 2022-12-01 13:38   좋아요 2 | URL
저도 깜짝 놀랄정도로 밀양 곳곳이 좋은 곳이 많더라구요. 제일 좋은 곳은 저는 케이블카 타고 올라간 천황산이었습니다. ㅎㅎ 용평터널은 실제로 나무님과 제가 좋아하는 정우성씨 주연의 영화 <똥개>를 촬영햇다고 합니다. ㅎㅎ 저 손깍지도 역시 욕과 협박으로 완성된 인증샷입니다. 우리 이렇게 손잡고 다닌다는.... 손은 잡고 다니면서 촬영에는 비협조적이라 또 제가 잘하는 욕을 나긋나긋하게 해서 완성한 사진이라죠. ㅎㅎ 저는 절대 남편 머리채는 잡지 않습니다. 옛날에 많이 잡았더니 이제는 곧 반짝 반짝 대머리가 될 위기에 처해서요. ㅠ.ㅠ
오뚜기에서 굴림만두가 나오나요? 검색해보니 진짜 똑같이 생겼는데요. 한번 시켜먹어봐야겠어요. 저 굴림만두도 맛있더라구요. ^^

프레이야님 황금손?? 똥손??? ㅋㅋ

프레이야 2022-12-01 13:59   좋아요 2 | URL
ㅋㅋ 바람돌이 님에게 욕을 나긋나긋하게 하는 비법을 전수받고 싶습니다. 꼭! 저는 버럭거리는 것만 잘해서요 ㅎㅎ

바람돌이 2022-12-01 14:26   좋아요 2 | URL
ㅋㅋ 프레이야님 그냥 웃으시와요. 욕할때도 웃으면서 하면 저절로 나긋나긋해집니다. ㅎㅎ

프레이야 2022-12-01 14:36   좋아요 3 | URL
ㅎㅎㅎ 고수의 경지에 달하지 않고서야 어찌 욕하면서 웃으라굽쇼. 흑.. 사부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날이 추워져요 내일은 더더. 감기조심하시고요~^^

바람돌이 2022-12-01 15:27   좋아요 3 | URL
역시 연습이 중요합니다. 몇번만 연습하면 되는데요. ㅎㅎ 진짜 날이 춥더라구요. 오늘 아침에 운동나갓다가 부산 아닌줄 알았어요. ㅎㅎ 프레이야님도 나무님도 모두 드문 추위에 모두 모두 감기 또 조심해요. ^^

망고 2022-11-30 2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이랑 풍경이 너무 좋습니다😃 저 터널은 킹덤에 나오는 터널처럼 생겼어요 좀비들이 쪼기서 막 달려올거 같은 느낌^^ 물론 정말로 거긴 아니겠지만요ㅋㅋ밀양 너무 좋은 곳이네요

바람돌이 2022-12-01 13:04   좋아요 2 | URL
정작 저 터널에서는 정우성씨 나오는 영화 <똥개>를 찍었다더군요. 저는 킹덤 보다 말았는데 왠지 망고님 얘기 듣고 나니 그런 기분도 막 드네요. 어디든 자연풍광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을까요? 다 나름대로 저는 참 좋더라구요. ^^

꼬마요정 2022-12-01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이랑 너무 멋집니다!!! 만두 진짜 맛있겠는데요 ㅎㅎㅎ 급 출출해서 냉장고 열어보니 암것도 없어ㅠㅠ 그릭요거트 있는 거 퍼 먹는 중입니다. 만두 나빠요 ㅋㅋㅋㅋ
밀양은 시외가 집성촌이 있는 곳이라 감 따러만 갑니다 ㅎㅎㅎ 저렇게 좋은 곳들이 있는데 담에 가 봐야겠어요. 특히 만두집 꼭!!

바람돌이 2022-12-01 13:08   좋아요 2 | URL
풍광이 좋으면 사진은 뭐 그냥 나오는거죠. ㅎㅎ 만두는 정말 맛있었어요. 근데 냉장고에 먹을게 그릭요거트밖에 없다니..... 우리집 냉장고 빵빵, 그래서 제 몸도 빵빵한가봅니다. ㅎㅎ
이게 어떤 지역이 시댁 내지는 가족과 관련되면 오히려 볼거리를 찾아다니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저도 지리산 밑에 산청이나 진주쪽은 항상 시댁 일로 가는 곳이지 놀러가거나 그래지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굴림당 만두 드시고 바로 길 거너면 밀양강 산책로입니다. 그리고 근방에 의열체험관도 있구요. 산책하면서 들러보기에도 괜찮아요.

다락방 2022-12-01 0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풍경이 좋은건가요 아니면 바람돌이 님이 사진 찍는 기술이 좋으신건가요! 바람돌이 님 나들이 사진만 보면 우리나라 아름다운 나라 감탄하게 됩니다. 그, 넷플릭스 드라마 중에 <킹덤> 있잖아요? 그거 보면서도 우리나라 이렇게나 아름다운 나라였나 감탄하며 봤었는데, 바람돌이 님 서재에서도 그렇습니다.

바람돌이 2022-12-01 13:10   좋아요 1 | URL
사진찍는 기술이 좋다고 하면 좋겠지만 그냥 풍경이 좋은겁니다. 그리고 제 사진도 일단 많이 찍어요. 그러면 그 중에 몇개는 괜찮은게 나온다는...... ㅎㅎ 아 저는 킹덤 1편 보고 아 내 취향 아냐 하면서 안봤는데- 제가 좀비물을 싫어해요. ㅠ.ㅠ - 거기 그렇게 풍광이 좋다구요. 아 그건 또 제 취향인데.... 슬프네요. ㅠ.ㅠ 킹덤을 좀비빼고 볼까? ㅎㅎ

새파랑 2022-12-01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풍경보다 맞잡은 손 사진이 더 멋있어 보입니다. 바람돌이님 은근 로멘티스트 이십니다^^

바람돌이 2022-12-01 13:12   좋아요 1 | URL
저 은근 아니고요. 대놓고 로맨티스트예요. 남편한테도 막 강요! 안되면 머리 쥐어뜯기 신공 발사 ㅎㅎ
저 사진도 막 귀찮아서 대충 하는걸 욕과 협박으로 완성했습니다. 욕도 저는 로맨틱한 콧소리로 해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2-12-01 0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밀양 다시 갈 이유가 생겼네요^^ 금시당은 가볼까 말까 고민했던 곳이에요ㅠㅠ 말씀해주신 곳들 다 체크해놓았다가 다음에 갈때 참고하겠습니다. 위양지랑 월연정 특히 좋네요!ㅎㅎ 두분의 꼭 잡은 손이 참 로맨틱합니다~*^^*

바람돌이 2022-12-01 13:15   좋아요 2 | URL
화가님 가셨을 때 금시당 은행나무가 절정이었을거 같아요. 하긴 그 때는 또 사람이 많아서 주차도 장난 아니었을거 같긴 한데..... 위양지는 저는 내년 봄에 이팝나무 꽃 필때 꽃이랑 새벽 물안개 보러 한번더 가고 싶어요. 내년에 물안개 사진 기대해주세용... ^^ 저 손은 ˝아니 갑자기 손 사진은 왜???? 아 진짜 별걸 다 시킨다˝라는 항의에 제가 배시시 웃으면서 ˝조동아리 닥치고 시키는대로 해라 응???? ˝ 이러고 찍은 사진입니다. ㅎㅎ

scott 2022-12-02 00:20   좋아요 2 | URL
저는 바람돌이님과 남편분 손인 줄 몰랐습니다
한 분의 손 처럼 비슷

12월의 로맨틱 커플

╭◜◝ ͡ ◜◝╮
( *💗◡💗* )
╰◟◞ ͜ ◟◞╯

mini74 2022-12-01 2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동물이름 가끔 너무 직설적이라 웃겨요 ㅎㅎ 사이좋으신거 같은데요. 손 잡은 사진, 거의 도원결의 사진인데요 ~ 눈이 다 시원해지는 좋은 사진 잘 봤습니다 *^^*

바람돌이 2022-12-02 15:15   좋아요 1 | URL
그쵸? 제가 사실 동물 특히 날아다니는 것들을 좀 무서워하거든요. 그래서 진짜 암것도 모르는데 남편이 놀린다고 아무렇게나 말한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미니님 말 듣고 보니 진짜 뭔가 결의를 해야 할듯요. 우리는 이미 부부인데 형제결의를 할 수는 없으니 뭘할까 오늘부터 고민해봐야겠어요. 일단 무조건 나한테 좋은걸로요. ㅎㅎ

scott 2022-12-02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ㅠ.ㅠ
마지막 사진
새우꼬리 만두를 봤습니다
•‧:❤️:‧:❤️:‧•
세팩으로는 부족 할 것 같은!

역쉬! 남쪽나라는
서울 보다 좋은거
맛나는게 많네요 ^^

바람돌이 2022-12-02 15:17   좋아요 1 | URL
둘이서 세 팩 먹었는데요. 다른 종류도 먹고 싶은데 양이 많아서......
제가 요즘 서울 가면 막 맛집 검색해서 가는데요. 아직 딱 한군데 아 맛있다 했고 나머지는 가격은 이렇게 비싼데 맛은 뭐 이렇게 평범하냐하면서 짜증냈다는.... 가격도 맛도 아직은 남쪽이 더 좋습니다. ^^

단발머리 2022-12-02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진이 근사하지만 우아.... 두 번째 사진 진짜 절경이네요. 우리, 같은 나라 맞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런 곳을 제 눈으로 직접 구경하려면 체력과 시간이 필요하겠네요. 아, 안목도 필요하고 사진 찍는 기술도 필요하고요.
손깍지 멋집니다.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바람돌이 2022-12-02 15:20   좋아요 0 | URL
위양지는 차에서 딱 내려서 풍경보는 순간 아! 했다니까요? 이러니까 여기가 유명해졌구나싶어서요. 약간 주산지랑도 좀 비슷해요.
밀양이라고 해봤자 저희집에서는 차로 1시간 거리라서 딱히 체력까지는.... 전에는 주로 멀리 많이 다녔는데 요즘 주말에 하루 가까운 곳들 찾아다니는 것도 좋네요. 안목과 사진찍는 기술은 풍경이 좋으면 절로 해결됩니다. 많이 찍으면 그 중에 괜찮은거 그냥 나와요. 요즘 카메라가 너무 좋아서..... ㅎㅎ

햇살과함께 2022-12-10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양 다음 여행지로 찜해놓겠습니다~
풍경 너무 멋지네요~
저런 염장 사진도 좋고요 ㅎㅎ
 

  구룡포를 가겠다고 가겠다고 노래를 부른지 진짜 6주만에 드디어 구룡포를 다녀왔다. 기장에서부터 구룡포가지 31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 하자고 한건 그냥 드라이브만 하면 가능한거였고, 나처럼 가다가 멈춰서 구경하고 사진찍고 뭐먹고 이러는 사람은 이렇게 구간을 3번에 나눠서 드디어 구룡포까지 갔다오게 되는거다.


  구룡포는 나에게는 나름 추억의 공간인게 여기를 딱 한번 가봤었는데 그게 고3 겨울방학 때 대입시험치고 결과를 기다릴때였다. 나의 절친이 어느날 가출을 했다. 대입시험을 망치고 엄마랑 싸우다 가출한것. 다른 친구랑 둘이서 이 미친년이 추운 겨울에 어딜 간거야 하면서 걱정을 엄청 하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를 했다. "친구야! 나 집에서 가출해서 구룡포 할머니집에 와있는데 진짜 심심해서 미치겠다. 놀러 좀 와주라" 아 진짜 이게 가출한 애가 할말인가? 그리고 가출을 무슨 할머니집으로 하냐? 하여튼 친구어머니한테 연락은 하고 우리가 애 데려올게요 하고는 구룡포로 갔던게 첫 방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구룡포 도착했을 때쯤에는 우리도 막 들떠서 가출한 애 데려가는거는 나중이고 그냥 막 신나서 여행온 기분으로 즐기려고 했다. 마음은 그렇게 즐기고 싶었다. 그런데 딱 하루만에 내 친구가 왜 우리한테 전화를 했는지 알겠더라.... 아 진짜 너무 너무 심심하다. 바닷가도 가고 동네도 몇바퀴 돌고 그러고 나니까 할일이 아무것도 없네...... 오죽하면 할아버지 짐자전거를 갖고 동네 국민학교 운동장 가서 자전거 연습을 햇을까? 이 때 자전거를 못타는 친구들끼리 궁리하며 배운 바람에 나의 자전거 실력은 아직도 삐뚤빼뚤이다.....


  어쨌든 이렇게 나름 추억서린 구룡포를 드디어 갔는데 옛날 모습 하나도 기억 안남. 하기야 기억이 나면 이상한 거겠지? 또 10년전쯤에 지자체에서 이곳에 남아있는 일본인 가옥들을 다시 정비해서 체험공간으로 만들어 나름 핫해지기도 해 이제 구룡포 하면 과메기 말고도 유명한게 생기기도 했다. 아 맞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있구나... 그 드라마 덕분에 더 핫해진 곳이다.


딱 도착하니까 입구에 분식집이 있는데 대게 라면, 대게 내장비빔밥, 대게 어묵 이런걸 파는거다.

구룡포 왔으니까 나중에 물회먹어야지 했는데 그런건 배부를 때 얘기고....

막 출출해지기 시작하는데 이 유홋을 어찌 버티리.... 내가 사진은 대충 찍었지만(빨리 먹고싶어서....) 요기 대게 메뉴들 다 무진장 맛있었다. 배는 빵빵해지고 기분은 좋아서 행복하게 구룡포 한바퀴!




사람이 제법 많아서 집을 반쪽 밖에 못찍었다. 나머지 오른쪽 반쪽은 똑같으니 상상의 힘으로 붙여 보시길......

일제시대 이곳에 살던 일본인의 가옥을 근대 역사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렇게 일반인의 주택이 온전하게 보전된 경우가 드문데 군산에 있는 히로쓰 가옥이후 처음인 듯하다.

넓은 정원을 갖추고 이층집으로 넓은 방이 4개씩이나 되는 꽤 큰 규모의 부잣집이다. 이곳을 역사관으로 꾸며 당대 일본인들의 생활모습을 재현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문제는 아 진짜 여기 안내판들 어찌나 성의없이 써놨는지 진짜 내가 다시 써주고 싶을 정도. 우리학교 애들 수행평가 내주면 좀 잘쓰는 애들 써오는 수준이다. ㅠ.ㅠ

이 곳 구룡포에 왔던 일본인들은 보통 일본의 가난한 어부들이었고, 그들이 식민지 이주 정책에 따라 한몫잡아보려고 이곳으로 이주해왔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실제로 다들 한 몫 잡았고 말이다. 그 과정에서 이곳에 살고 있던 어부들이 어업권을 빼앗기면서 수탈당했던 역사가 있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또 이곳의 일본인들과 조선인들이 함께 만든 문화가 있을 것인데 그런 것들에 대한 조사가 하나도 안된듯 그저 일본인 이주 어민들의 꿈이 실현된 곳 정도로 설명해놨으니 안타까울 따름....




그래도 동네 풍광은 아름답다. 



구룡포라는 마을 이름은 원래 10마리의 용이 승천하려고 했는데 한 마리가 실패하여 바다에 빠지고 9마리의 용만 승천했다하여 구룡포란다. 뭔가 좀 억지스러운데 그래도 그런 전설을 또 미술가가 받아들여 이런 조형물을 만들어 승천하지 못한 소년을 이렇게 용이라는 이름의 소년으로 되살려낸다. 그리고 용이의 친구 아라와 함께 구룡포항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이 곳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계단을 다 올라가면 용이의 시점에서 이렇게 구룡포 항구의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다.




한바퀴 산책하면서 보는 풍경들








그렇게 한 바퀴 휙 돌고 다시 일본 가옥거리로 내려와서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로....

우리 동백이의 술집이 실제로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 사람들이 사진 찍으려고 줄 서는 곳이어서 진짜 사람 없을 때 찍는다고 고생함.....ㅠ.ㅠ




그리고 옆집 까멜리아




이 두 집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어디서 커피를 마실 것인가 무진장 고민함.

바깥 외관은 아래쪽 사진에 찍힌 집이 더 예뻤거든.....

그래서 밖에서 고민하다가 들어가보기로.... 막상 들어갔더니 아래쪽 사진의 집 내부는 의외로 평범함. 

드라마 촬영지 오른쪽 까멜리아의 내부는 아 정말 들어가봐야 한다. 예전 일본인 가옥의 기본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곳곳에 올드한 분위기의 공간들이 보석처럼 숨어있는 곳이다. 


일부 공간은 동백서점으로 운영되는데....

책들은 일반 책은 판매하지 않고, 저렇게 포장되어 있는 책들만 판매용 책이다. 포장지에 쓰여진 키워드를 보고 사서 두근거리며 풀어보는 재미가 있는..... 그러나 내게는 맘에 드는 키워드가 하나도 없었고, 다들 약간 베스트셀러의 냄새가 낫다고나 할까? 그래서 서점에 가면 책 한권은 사들고 나온다는 나의 지론을 깨고 여기서는 사지 않음.





그리고 카페 내부를 돌아 돌아 발견한 보석같은 공간!

아 진짜 여기 너무 예쁘지 않나? 




이 곳에 주문한 커피를 놓고 남편이와 둘이서 알콩달콩 다정한척 하며 대화 중. 

역시 안타까운건 일회용 커피잔....ㅠ.ㅠ




아 그런데 여기서 뭘 발견했냐 하면 책 좋아하는 알라디너로서 당연히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을 안 살펴볼 수가 없는데,

서가에 채털리 부인도 아니고 차탈리 부인도 아니고 익숙치 않은 차텔리부인의 사랑이 있는거다.

바로 요 책 - 실비아 크리스텔의 아름다운 얼굴이 떡하니 박혀있는......




무려 1983년 책이다. 와 이 때 책은 번역을 어떻게 했을까 막 궁금해서 열어보는데 

옛날 2벌식 타자기 글씨체에 첫페이지부터 오자와 띄어쓰기 오류, 심지어 아래쪽 제목도 틀렸어

책 머리에가 책 리머에로...... ㅎㅎ

그래서 아래 글 뒤에 역자는 <차텔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명심할 것은 온전한 사랑이란 육체와 정신이 결합된 것임을 이 소설이 보여주고 있고 그걸 독자가 알아야 한다고 점잖게 주장하신다. ㅎㅎ




 

하여튼 책은 진짜 날림으로 만들어지고 날림으로 번역되었는데 더 놀란건 책 뒤편의 책값이다.



무려 정가 2,300원. 230원 아님....

아닛 1983년의 2,300원이면 지금 얼마쯤이지? 꽤 큰 돈인거 같은데? 하면서 또 막 계산을 안해볼 수가 없다.

뭘로하지???

아 물가수준은 교통비로....

검색해보니 1983년의 서울 버스비가 120원이고 지금은 1,600원.

요걸로 계산해보니까 물가가 13.3배 올랐고, 저 책값을 계산하면 29,900원 그러니까 그냥 3만원인것.

와 진짜 페이지 얼마 되지도 않는 이 책이 3만원?

게다가 이 때 당시 사람들의 소득수준도 지금보다 훨씬 낮았으므로 실제 체감 책값은 저 3만원의 2배 정도는 됐을 것이다.

와 우리 나라 책값 진짜 비쌌구나.

지금 책값은 정말 많이 안오른거구나.....


앞으로 책값 비싸다고 투덜거리면 안되겠다가 오늘 얻은 교훈을 얻으면서 오늘 여행 끝! ^^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역시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입구에서 파는 에그 타르트 한 상자!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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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1-23 1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차텔리! ㅋㅋㅋㅋ 로오렌스!
저에게 구룡포는 과메기의 고장인데! 과메기를 안 드셨어요???? 과메기 주문해야지... =33

바람돌이 2022-11-23 17:21   좋아요 2 | URL
과메기는 우리 동네 과메기집이 저의 최애집이므로 굳이 구룡포에서 안먹습니다. 우리 동네 과메기집이 더 맛있어요. ㅎㅎ 물론 과메기는 저기 구룡포에서 가져오는거지만요. ㅎㅎ
역자가 계속 로오렌스하는게 어찌나 웃기던지 말입니다. ^^ 한 1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음 좀 웃겼어요. ㅎㅎ

blueyonder 2022-11-23 16: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룡포 구경 잘 했습니다~ 저도 가보고 싶네요! ㅎㅎ

바람돌이 2022-11-23 17:23   좋아요 2 | URL
언젠가 blueyonder 님도 구룡포 다녀오시길요. ^^ 저는 별로 멀지도 않은데 몇십년만에 갔어요. ㅎㅎ

라로 2022-11-23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백이 빙수!! 거긴 아직 안 추운가요??? 사진이 너무 이뻐서 저도 가보고 싶어요,, 에그타르트의 맛은 어떨지 너무 궁금하고요,, 저 일본에 갔을 때 에그타르트 먹었던 것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거든요. ㅎㅎㅎ 그 맛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여러 곳의 에그타르트 먹어 봤지만,,, 암튼 바람돌이님 때문에 한국에 가볼 곳이 너무 많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바람돌이 2022-11-23 17:24   좋아요 1 | URL
올해 이상기후래요. 아직도 안 추워요. 그래서 제가 아직 이렇게 뽈뽈거리고 돌아다녀요. ^^
에그 타르트 맛있습니다. 5가지 종류인데 역시 제일 맛있는건 오리지널 기본형이네요. 저는 포르투갈 가서 에그 타르트 먹고 싶어요. ㅎㅎ

다락방 2022-11-23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오렌스 ㅋㅋㅋ
저 넷플이었나 어디에서 영화 제목으로 <챠타레 부인의 사랑>도 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3 17:26   좋아요 1 | URL
로오렌스 왠지 정감가지 않나요? 저 채털리 부인의 철자를 보니 철자 그대로 읽으면 차텔레이쯤 될듯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11-23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룡포 드뎌 다녀오셨군요^^ 그나저나 차탤리부인의 사랑 빵 터졌습니다! 책값이 그리 비쌌다니... 지금 비싸다고 투덜될 게 아니군요^^; 표지 선정도 뭔가 연결되는 듯합니다.
이곳에도 일본식 가옥이 있다니 군산에 갔을 때 생각이 나네요. 안내판은 다시 제작 좀 해주면 좋겠네요! 처음 간 사람들도 궁금함이 해결되도록 해야 할텐데 성의없이 해놔서 기빠질 듯합니다.
저는 <동백꽃...>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요. 이곳이 촬영지인지는 몰랐네요!ㅎㅎㅎ

바람돌이 2022-11-25 21:32   좋아요 2 | URL
네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옛날 책값 진짜 비싸죠? 책값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싼 편이라고 하던데 많이 사봐야지 또 이런 생각을..... ㅎㅎ 구룡포의 일본 가옥거리는 군산보다는 훨씬 규모도 작고 보존상태도 못한편이에요. 아무래도 어업기지였던 곳과 주요 수출항이었던 곳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지금으로 치면 뭐 부산과 삼척항정도 차이랄까? ㅎㅎ
근데 이곳이 유명해진건 역시 드라마! 요즘 드라마의 힘이 정말 세요. ^^

새파랑 2022-11-23 1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구룡포 자주 갔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반갑네요 ^^ 역시 라면은 대게라면~!!

사진에서 행복이 느껴집니다~!!

바람돌이 2022-11-25 21:33   좋아요 2 | URL
오 저는 진짜 30여년만에 갔는데 새파랑님은 자주 가셨군요. 혹시 과메기 드시러 가신거? 아니 대게???? 대게는 자주먹기 비싼데?? ㅎㅎ 놀러 다닐 때 저희 부부가 유난히 사이가 좋습니다. 집에서는 싸우는데 집만 나가면 그저 좋아서 안 싸워요. ㅎㅎ

새파랑 2022-11-26 09:53   좋아요 2 | URL
제가 포항에서 잠시 살았었는데 그때 주말에 자주 갔었어요 ㅋ 과메기랑 대게 먹으러요. 예전에는 그렇게 카페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더 생긴거 같아요

바람돌이 2022-11-26 15:45   좋아요 2 | URL
아 포항에서 살기까지.... ^^ 요즘은 동해안쪽으로 가다보면 조금만 경치가 좋다 싶으면 다 카페예요. 그것도 대형카페가 어찌나 많은지 저 많은 카페들이 다 살아남을 수는 있나싶더라구요.

Falstaff 2022-11-23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금속활자 판이군요! 촌스럽지만 아스라한 즐거움이 있는 책들.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5 21:34   좋아요 2 | URL
앗 저게 금속활자 판인가요? 저 시대까지 활자끼워서 조판한건가요? 하긴 1983년이면 컴퓨터 안쓸때기도 하네요. ㅎㅎ 전 타자기로 쳐서 복사한 줄 알았어요. ㅎㅎ

프레이야 2022-11-23 2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룡포 드디어 가셨군요. 짐자전거로 배우기 힘들었을거에요. ㅎㅎ
83년도에 저래 날림으로 삼만냥 했군요.
차타레 부인이라고 안 한 게 어디에요. ㅋㅋㅋ근데 차텔리, 차탤리 표지랑 판권지에 다르게 표기되어 있네요 ㅎㅎ 늘 생각하지만 다른 거에 비해 책값이 얼마나 싼 건지요. 외식 한번 해도 비할 바가 아니죠. 에그타르트는 어디서 팔아요? ㅎㅎ 입구에 제가 갔을 땐 없었어요. 포루투갈이랑 마카오에서 먹은 그맛이 워낙에 음냐! 상하이에서도 지나가다가 한군데 보여 먹었는데 그괜춘했던 기억이. ㅎㅎ

바람돌이 2022-11-25 21:40   좋아요 1 | URL
앗 아래 스텔라님이 서울 버스비 1200원이래요. 알고보니 부산 버스비도 1200원이에요. 아 제가 검색한 곳에서는 버스비가 1600원으로 나왔을까요? ㅠㅠ 그럼 책값은 3만원 아니고 23500원입니다. 뭐 그래도 비싸긴 하지만요. ㅎㅎ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책을 좀 더 사자 뭐 이런 결심을.... ㅎㅎ
에그 타르트는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들어가면 계단 있는데 바로 오른편입니다. 카페인데 따로 이름은 없었던거 같아요. 다만 에그 타르트보다 게이샤 커피 판다고 간판 크게 써놨어요. 그래서 들어가보면 에그타르트도 파는..... 맛있던데 역시 에그 타르트는 초코맛 이런거 말고 그냥 클래식 오리지날이 맛있더라는.... 종류별로 사왔거든요. ㅎㅎ 저도 포르투갈 가서 에그 타르트 먹고 싶어요. ㅠ.ㅠ

프레이야 2022-11-25 22:50   좋아요 2 | URL
앗 그 카페 가봤어요. 커피만 마셨어요. ㅎㅎ 다음에 가서 에그타르트 사먹어야쥐. 오리지널이 젤 낫죠. 그 카페 나름 일본풍으로 꾸미고 이층에도 일본식으로 다다미로요. 게이샤커피는 패스했어요.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다고 생각합니당. 게이샤커피가 일본커피라고 생각하는 사람 있더군요. 그나저나 저 날림책이 23500원래도 비쌌네요 ㅋ 바람돌이님 상큼발랄 다음 여행지가 어딜지 은근 기다려집니다.

바람돌이 2022-11-25 22:58   좋아요 1 | URL
앗 커피는 마셨는데 에그 타르트를 놓치셨군요. 다음에는 에그 타르트도 드시기를요. ^^
게이샤 커피는 이름이 하필이면 게이샤라서.... 에티오피아의 숲이름이라더군요. ㅎㅎ
안 그래도 지금 머리 싸매면서 이번주는 어디 갈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근방은 대충 한바퀴 돈거 같아서 방향을 바꿔볼까 하고요. ^^

책읽는나무 2022-11-23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국 구룡포에 발도장 찍으셨네요ㅋㅋㅋ
계속 벼르고 벼뤄서 다녀오실만한 곳이었군요. 추억도 깃들었고, 맛집도 있고, 동백이 촬영지였었고, 일본 가옥도 구경할 수 있었던 일석몇??조네요?ㅋㅋ
구룡포라고 처음 들었을 때는 경주 감포랑 잠깐 착각하고 들었네요. 꽤 가까운 곳일텐데 왜 못가시고 다음으로 미루실까? 생각했었는데 포항의 구룡포였네요?
예전에 구룡포 쪽 일본 가옥에 대한 다큐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 근데 시에서 역사적으로 좀 더 자세하게 재현해 놓았음 좋을 뻔 했습니다.

차텔리 부인의 사랑은 책값이 장난 아니었네요?? 진짜 책값 비싸다고 투덜거릴 때가 아녔군요ㅜㅜ 저도 많이 투덜거리거든요ㅜㅜ
암튼 전 타르트 쇼핑백보다 쇼핑백을 쥐고 있는 저 손을 한참 쳐다봤네요. ㅋㅋ
늘 다정하게 꼭 잡고 있는다는 그 손 중 한 사람의 손인 거죠?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5 21:49   좋아요 2 | URL
경주 감포랑도 가까워요. 다만 요즘은 일요일에 남편과 같이 놀러다니는데 남편이가 다음날 출근해야 하니까 너무 늦기 전에 집에 돌아오려고 시간을 조정하는 편이에요. 토요일에 가면 좋을건데 토요일은 항상 남편이가 친구들이랑 당구치러 간다고 바빠요. ㅠ.ㅠ 구룡포 일본가옥에 대한 다큐는 검색해봐도 안나오는데 그래도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밖에 나가 놀기만 하면 사이가 좋아지는 저희 부부, 남편이가 이럴 때 사진 찍는다고 포즈 잡으라고 하면 말도 잘 듣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22-11-24 0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까페 너무나 멋진 곳이네요. 일회용 컵은 좀 아쉽지만 공간이 참 예쁩니다. ㅎㅎㅎ
‘차탤리 부인의 사랑‘이라니... 2,300원... 저 이 책에 약간의 트라우마 있거든요. 고등학교 때 이 책 읽고 싶다 했다고 엄마랑 사촌언니한테 엄청 나쁜 애 취급 받았답니다. 밤에 머리 감으면 밤에 머리 감고 어디 가려고 그러냐고 그러고... 아, 우울한 과거입니다ㅠㅠ 어쨌든 꼭 읽고 말 거예요. 차탤리 부인 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5 21:53   좋아요 2 | URL
이제는 카페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도 안된다고 하니 저 컵들이 다 바뀌지 않을까 싶긴하네요. 아마 알바생들 더 늘려야 할듯요. ㅎㅎ 아니 고등학교 때 이런 책을 읽으셧단 말입니까???? 엄마한테 들키지 말았어야지요. ㅎㅎ
저는 채털리부인은 안 읽었지만 이런 책은 어쨌든 잘 숨겨서 읽어서 항상 청초한 여고생인양...... ㅋㅋ
근데 이거 이제 보면 그냥 웃기던데요. 제가 중간쯤 막 뒤지면서 그런 장면 찾아서 봤는데요. 번역이 이상해서 그런건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냥 안 야하고 웃기기만요. ㅎㅎ

꼬마요정 2022-11-25 23:27   좋아요 2 | URL
아니요, 고등학생 때 못 읽었죠 ㅋㅋㅋ 읽고 싶다고 했다가 난리 났어요 ㅋㅋㅋ 그 뒤로 못 읽고 있어요 ㅋㅋㅋ 근데 그 때는 내용도 모르고 읽지 말라니까 막 반발심이었던 것 같구요. 지금은 음... 그 때 왜 말을 했을까 그 생각이죠 뭐 ㅎㅎㅎ

바람돌이 2022-11-25 23:40   좋아요 2 | URL
아닛 읽고싶다고 말만 한 것으로 그런 사단이.... ㅋㅋ 저희 집은 부모님이 제가 무슨 책 읽는지 몰랐습니다. 그냥 책 읽으면 다 공부하는걸줄 알던 세대이신지라.... ㅎㅎ

희선 2022-11-24 0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친구분이 간 곳이 구룡포 할머니 집이었군요 그런 기억이 있는 것도 즐겁겠습니다 그 친구분 지금도 연락하시는지... 오래전과 지금 많이 달라졌겠습니다 그때 모습이 어땠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해도... 하늘로 오르지 못한 용 한마리를 아이로 나타내다니 그거 재미있네요 오래전 책이 있다니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때 책값 이천삼백원은 비싼 거였군요 가 보고 싶은 곳에 다녀오셔서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11-25 21:56   좋아요 1 | URL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겼어요. 중간에 제가 핸드폰 번호랑 다 한번 날리고, 그리고 또 사연이 좀 있어서요. ㅠ.ㅠ 오랫만에 간 곳도 좋았고, 친구 생각이 많이 난것도 좋았고요. 이놈의 친구 전화번호 잊어버린건 계속 안타깝구요.

햇살과함께 2022-11-24 0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구룡포!
제가 갔을 때 드라마 끝난지 얼마안되어 까멜리아 비어 있었는데 카페로 운영되고 있군요. 다시 가봐야겠어요~~!
저도 포장된 책은 잘 안사게되더라고요. 너무 갬성돋는 설명들이 제 취향이 아니라 ㅋㅋ
대게라면도 군침돌고 나따 오 비까 에그타르트도!

바람돌이 2022-11-25 21:58   좋아요 2 | URL
드라마 끝난지 얼마 안돼서 다녀오셨군요. 혹시 가시면 카멜리아 카페는 커피 주문 후에 안으로 쑥쑥 들어가세요. 그러면 안쪽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는데 계단 올라가면 바로 저기예요. 다다미 방에 앉아서 마실수도 있고요. 어쨌든 분위기는 역시 2층이 좋습니다. 1층은 그냥 일반적인 카페 분위기고요. ^^
맛있는거 많아서 좋은 구룡포여행이었네요. ^^

붉은돼지 2022-11-24 1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실비아! 실비아! 실비아! 실비아 크리스텔 생각납니다. 얼마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70~80년대 섹시 환타지의 아이콘 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에도 출연했었죠. 생각나서 찾아보니 1952년생이었군요. 2012년에 암투병 끝에 사망. 향년 60세

바람돌이 2022-11-25 22:01   좋아요 1 | URL
실비아 크리스텔 알면 연식 딱 드러나죠. 예쁘긴 정말 예쁨요. ^^ 우리나라 영화에 출연한지는 몰랐네요. ^^ 저도 요 페이퍼 쓰면서 실비아 크리스텔 찾아보고 돌아가신거 알았네요. 너무 빨리 가신듯요. ㅠ.ㅠ

stella.K 2022-11-24 2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올해는 바람돌이님의 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원없이 여행을 다니시다닛! ㅎㅎ
근데 바람돌이님 동네는 버스비가 1,600원인가요?
광역버스인가? 서울은 일반버스 아직 1200원인데. 카드인 경우.
처음 1200원 됐을 때 돈없는 사람 버스도 못 탄다고
불평했는데 지금은 유일하게 안 오르고 있는 거라 효자로구나 하고 있어요.
이럴 리가 없는데 말이죠.
책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패쓰~
근데 다시 읽고 싶긴하네요. 전 중2 때 처음 읽었는데,
채 부인의 신음 소리를 글로 읽고 어찌나 눈이 화끈거리던지...ㅋㅋ

내년에 학교 다시 복귀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때까지 책 많이 읽으시고, 여행 많이 다니십시오.^^

바람돌이 2022-11-25 22:06   좋아요 2 | URL
아닛! 제가 검색한 곳에서는 왜 서울 버스비를 1600원이라고 한걸까요? 딸래미보고 부산 버스비 얼마냐고 물어봣더니 1200원이랍니다. 저는 걸어서 출근하므로 버스를 탈 일이 거의 없고, 가끔 타도 요즘은 그냥 카드를 찍으니 얼마인지 신경을 안써봣네요. ㅠ.ㅠ
와 근데 스텔라님 중2때 처음 읽었다니 엄청나게 조숙하셨던거 아닌가요? ㅎㅎ 저는 중2때 제일 야하다고 햇던 책이 일본 소설인 <작은 사랑의 멜로디>여서 그거 읽고 남녀가 포옹만 하면 임신하는 줄 알았어요. 그 책에 포옹장면 밖에 안나오는데 여주인공이 임신하거든요. ㅎㅎ
내년 3월에 복귀해야 하는데 아 진짜 놀고 있으니까 점점 더 가기 싫어지고, 복귀 안하는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로또밖에는 없고..... 슬프네요. ㅎㅎ

하양물감 2022-11-25 1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구룡포....예전에 갔을 때와는 완전 다르네요....음...예전이라...(약 25년 전입니다..ㅎㅎㅎㅎ)

바람돌이 2022-11-25 22:06   좋아요 1 | URL
하양물감님 가시면 저랑 비슷한 기분이실 듯.... 저도 거의 30년만에 갔어요. ㅎㅎ

감은빛 2022-11-28 0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룡포에서 그 드라마를 찍었군요. 저는 안 봤는데, 우리 애들이 열심이 두세번씩 본 드라마라서 살짝 기억이 나네요.

부산에 살던 시절에 울산까지는 가끔 가봤는데, 포항은 가본 적이 없네요. 경주는 자주 갔는데, 왜 포항은 한번도 안 갔을까요? ㅎㅎㅎㅎ

다음에 부산에 가면 시간 내서 구룡포에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바람돌이님을 떠올리며.

감은빛 2022-11-28 09:03   좋아요 2 | URL
아, 그리고 옛날 책 값이 정말 비쌌군요. 담에 부산가면 옛날 책들 정가가 얼마로 찍혀있는지도 꼭 살펴봐야겠네요.

바람돌이 2022-11-30 22:59   좋아요 0 | URL
동백꽃 한때 핫했던 드라마죠. ㅎㅎ 저도 포항은 잘 안가지던데 이게 아무래도 부산에서 교통편이 좀 안좋았던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또 막상 포항이라고 해봣자 부산과 마찬가지의 바닷가니까 뭐 볼거 있다고 이런 생각이었던듯요. 저도 포항 몇번 안갔어요. ㅎㅎ 구룡포 가서 맛난거 드시면서 저를 떠올려주셔요. ㅎㅎ
옛날 책값 알려면 보수동 가야 할까요?

그레이스 2022-11-29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분식집이 아닌데요^^
대학 졸업하고 구룡포 갔던 생각이 나네요
그때 사진 보면 이게 나야? 싶을정도로 해맑고 행복하고 푸릇푸릇해요.

다시 가보고 싶네요^^

바람돌이 2022-11-30 23:01   좋아요 2 | URL
분식집 맞는데요. 가격만 분식집 아니에요. ㅠ.ㅠ 저 라면이 만천원이랍니다. ㅠ.ㅠ
대학 졸업하고 20대때 얼마나 해맗고 푸릇푸릇했을까요? 저도 그 당시에는 제 사진 보면서 못생겻다 생각하고 사진이 뭐 이렇게 나왓어 했는데 막상 지금 보면 아 나 이때 너무 귀여웠다 뭐 이렇게 된다는.... ㅎㅎ
언젠가 추억을 떠올리면서 그레이스님도 다시 구룡포여행 가시길요. ^^

mini74 2022-11-29 23: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봐리부인보다 야했던 기억이 ㅎㅎ 실비아 크리스텔. 이 분 영화 엠마누엘 그때 재개봉헤서 성인된 기념으로 친구들이랑 단체로 보러갔던 기억나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2-11-30 23:03   좋아요 2 | URL
성인된 기념으로 단체영화관람... ㅎㅎ 저는 고등학교 때 이미 다 갔다는....우리동네 유명한 2본동시상영극장은 19금과 아닌걸 같이 편성했고, 아닌거 할때 들어가서 1편보고 안나가면 19금도 다 볼 수 있었죠. ㅎㅎ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기 위한 19세기 여성 문학 도장 깨기 중 최대의 난관은 에밀리 디킨슨이다.

시가 도통 이해가 안되어서 시집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녀에 관한 책도 읽고.....

그럼에도 시집 한 권당 이해가 좀 되는 시는 겨우 4-5편 정도? ㅠ.ㅠ


그런데 에밀리 디킨슨의 시가 묘하게 매력이 있다. 

뭔 말인지 모르겠는데 참 열심히 대화를 한다고 할까? 

한 마디로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정의하라면 <에밀리는 지금 대화중>이라고 붙이겠다.

그럼 누구와 대화를 하느냐?

그게 진짜 사람을 딱 미치게 하는게 에밀리 디킨슨의 대화상대는 자기 자신인거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 중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 쓴거  말고는 전부 자신과 대화하고 있는 것.

에밀리 디킨슨은 정말 수다스럽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너무 많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이해해줄 수 있는 건 세상에 오로지 자기 자신뿐....

그러므로 그녀는 자신을 대상으로 온갖 자연과 철학과 인생에 대해서 엄청난 수다를 시로 쓰는거다.

시가 뭘 말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읽다보니 에밀리 디킨슨 시의 이런 면은 느껴지는거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그러니까 내 말은 에밀리 디킨슨은 독자와 대화를 안한다는 거다. 그녀의 모든 시에서 독자는 애초에 고려가 된 적이 없다. 

만약 그녀의 시가 출판되었다면 출판사에서 독자를 배려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겠지만 알다시피 그녀의 시는 생전에 겨우 7편 정도가 발표되었을 뿜, 1800편이 넘는 시가 모두 사후에 발견되었다. 

그러니 에밀리 디킨슨이 이 시들에 대해서 독자를 고려할 이유가 없는것이다. 제목도 없고, 해설도 없고, 단서도 없다. 

자신의 말을 자신이 다 알아듣는데 그게 왜 필요하겠냐고 말이다. 

그러므로 지금에 와서 그녀의 시를 읽는 나같은 독자는 정말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인거다.


그런 와중에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책을 소개하기 전에 이 글을 읽거나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읽고자 계획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자. 테스트 통과 여부에 따라 추천책이 달라진다. ^^


정답은 글의 가장 아래쪽에 적겠습니다. 미리 보지 마세요. 절대로요. 네???? ㅎㅎ



문제 - 다음 시의 소재를 맞춰 보세요.(답은 2개, 1연의 소재와 2연의 소재를 맞추면 됩니다. 


그녀는 놀이하면서 꺼져갔다,

장난치면서 멀어져 갔다

자신이 임대한 얼룩진 시간 동안에,

그런 다음 개구쟁이처럼 유쾌하게 내려앉았다

꽃의 침상 위에.


그녀의 유령이 언덕 위에 살며시 산책했다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은빛 양털 복장을 하고서ㅡ

물안개 같은 표정을 지으며.



사실 에밀리 디킨슨이 이 시의 소재가 뭐라고 말한 적도 없으므로 정답이 있는건 아닙니다. 그래도 저보다 훌륭하신 분이 이 시의 소재는 뭐라고 알려주셨습니다.


1. 이 시를 읽은 분 중에 이 시의 소재를 맞추신 분 또는 자기 나름의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신 분


네 훌륭하십니다. 이런 분은 그냥 시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분을 위한 추천 도서입니다. 그냥 에밀리 시집 아무거나 읽으시면 됩니다. 아래 책 중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한권만 강은교시인이 번역이고, 나머지는 모두 박혜란씨의 번역입니다. 제가 번역을 논할 수준이 안되므로 그에 대해서는 직접 판단하시길......


































2. 위 시를 읽고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뭘 말하는건지 도통 모르겠다.(다들 예상하시다시피 저는 바로 이 2번입니다.)이런 분들.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이신 나희경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디킨슨 시의 표현상 특징은 극도로 압축된 시어와 독창적인 은유, 고유한 이미지, 독특한 표기법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 6쪽


 보라. 그냥 디킨슨은 엄청나게 독창적이고, 고유하며, 독특한 한 마디로 자기 쪼대로 시를 썼다는 거죠. 

그래서 영문학자이신 선생님께서 그야말로 저같은 일반 독자를 위해 디킨슨의 시를 감상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위 시의 정답과 함께 해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정답 - 해와 달입니다.


해설 - 첫 번째 연은 해를 묘사하고 있다. 해는 낮 동안에 논다. 꽃들이 피어 있으니 여름날이다. 풍경은 놀이하기에 좋은 분위기이다. 구름 낀 하늘의 틈새를 통해서 햇빛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을 "얼룩진 시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해는 일정한 시간만 놀 수 잇다. 그러고는 잠자리에 든다. 장난기 어린 해는 잠자리에 들면서도 유쾌하다. 해는 노을이 피어난 지평선이라는 꽃의 침상 위에 유쾌하게 내린다. 두번째 연은 달을 묘사한다. 해의 유령인 달이 양털 구름 옷을 입고 어둠이 내린 언덕 위에서 산책한다. 무수한 별빛을 통해 비치는 달의 얼굴 모습은 물안개 같다.   - 32쪽

나희경 선생님의 이 책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를 읽으면서 저는 공부에 왜 선생님이 필요한지 다시 깨달았습니다. 

시는 이런 식으로 읽는게 아니야 내 마음의 감성을 따라가야해 이런 말 저는 잠시 놓아두겠습니다. 뭘 알아 들어야 즐기든 뭘 하든 하죠. 시인이 농담을 하는데 그게 농담인지도 모르고 친구한테 저주를 퍼붓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과한 단계입니다. ㅎㅎ


역시 번역을 논할 능력은 저에겐 없고요. 여기 소개한 <에밀리 디킨슨 시읽기>를 포함한 모든 시집이 다 영어 원문을 같이 보여주고 있으니 능력되시는 분들은 영어 문장으로 바로 보시면 될듯합니다.


에밀리 디킨슨 시가 이해가 잘 안되는 모든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으러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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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1-22 1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웠던 디킨슨 시읽기에 크게 상심했던 마음이 사그라드네요.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도전했다가 장렬하게 퇴장한 1인입니다.
물론 내주신 위 퀴즈도 틀렸고요. 바람돌이님 참고도서까지 읽으시니, 마구 부럽습니다. 덕분에 좋은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네요^^

바람돌이 2022-11-22 19:23   좋아요 4 | URL
정작 본책인 다락방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ㅎㅎ
고독은 잴 수 없는것 저도 읽다가 퇴장! 근데 이게 뭐랄까 에밀리 디킨슨의 매력이랄까? 아니면 저의 오기랄까? 하여튼 뭔가 포기할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분명히 에밀리 디킨슨에게 있어요. 그게 뭔지 공부중입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11-22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읽자마자 2번으로 갔습니다. 감사해요. 당장 구입 들어갑니다~ㅎㅎㅎ

바람돌이 2022-11-22 19:23   좋아요 2 | URL
화가님은 저랑 같은 과이십니다. 저도 뒤도 안보고 바로 2번으로 갑니다. ^^

건수하 2022-11-22 1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밀리 디킨슨이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퀴즈는 물론이고 원래 시알못이라… 당장 주문완료. 땡투했습니다 ^^!

바람돌이 2022-11-22 19:24   좋아요 2 | URL
앗 땡투는 사랑입니다. 땡투로 돈모아서 집사려고 했는데 아직 많이 모자랍니다. ㅎㅎ
어쨌든 저는 이 책으로 에밀리의 매력을 조금은 느껴가고 있습니다.

유부만두 2022-11-22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덥석 두 손을 잡습니다)


바람돌이 2022-11-22 19:25   좋아요 1 | URL
(저도 덥석) 이것은 시알못들의 공감 포즈인가요? ^^

페넬로페 2022-11-22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와 달 ㅠㅠ
저는 왜 자살과 죽음이라 생각했을까요 ㅎㅎ
당연히 2번 추천책부터 읽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11-22 19:27   좋아요 2 | URL
오오오~~~ 페넬로페님은 시인이십니다. 에밀리 디킨슨이 자살과 죽음이라는 의미로 이 시를 지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페넬로페님 말 듣고 다시 시를 읽어보니 그렇게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막막듭니다.
시인과 시알못의 차이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과 머리가 텅 비는 소리가 나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
당연히 페넬로페님은 1번으로 가시어요. ^^

독서괭 2022-11-22 17: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옷 저 1연 맞췄어요!! 근데 왜 2연은 못 맞췄을까요 ㅋㅋ 반타작인데 저는 어쩌죠? 역시 2번책이 낫겠습니다 ㅎㅎ
에밀리는 대화중 넘 웃겨요 ㅋㅋ

바람돌이 2022-11-22 19:28   좋아요 3 | URL
아닛! 저는 이걸 1개라도 맞추는 사람이 있다는게 너무 신기합니다. 저걸 어떻게 맞추냐고요?????
독서괭님은 1번 하셔도 됩니다. 시를 온전히 자신의 해석으로 해석하며 즐길 수 있는 분이십니다. ^^
시집 읽으면서 저는 에밀리에게 제발 혼자말좀 하지 말고 나랑도 대화를 하자고 막 흔들고 싶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1-22 20:12   좋아요 3 | URL
괭님 알천재!!
알고 보니 천재ㅋㅋㅋ
괭알천재!!!!

은하수 2022-11-22 22:10   좋아요 3 | URL
와~~대박~~
저게 어찌 해가될까요????

독서괭 2022-11-23 13:16   좋아요 2 | URL
알천재라니 ㅋㅋ 얼결에 천재됐네요 ㅋㅋ

stella.K 2022-11-22 1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슨 모닥불이 아닐까 했더니... 디킨슨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웬지 저와는 인연이 없는 작가일 것 같군요.
어려운 작가는 좀...
그래도 이렇게 공부도 하시고 기출문제(?)도 내주시고
바람돌이님 짱이십니다. 존경함다!^^

바람돌이 2022-11-22 19:31   좋아요 2 | URL
모닥불을 연상하시는 스텔라님도 시인이십니다. 뭔소리야하면서 욕하는 저하고 비교해보세요. ^^
근데 <에밀리 디킨슨 시읽기> 저 책이랑 같이 보면 어려운 이유가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녀가 혼잣말을 하기 때문이라는..... ^^ 근데 생각보다 이 시인의 시 좀 멋져요. 자의식도 강하고요. 매력있어요. ^^
무슨 존경씩이나.... 존경 말고 그냥 사랑을 주세요. ^^

호우 2022-11-22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뭘 알아들어야 즐기는 거란 말에 공감합니다. 시든 그림이든 배워야 되는 거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2-11-22 20:02   좋아요 2 | URL
그쵸 그쵸???? 뭐 기본은 아는게 있어야 즐기는거 말예요. ㅎㅎ 뭔가 궁금하고 알고싶을 때마다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인생살이도 그러면 좋겠는데 말이죠.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22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는 떡하니 오답 외치고, 어떤 시집을??? 막 고르고 있었는데....아~~ 2 번으로 철푸덕 바로 엎어졌습니다ㅋㅋㅋ
전 먼지랑 이슬?서리?
해와 달이랑 아주 아주 연관 없는 오답이었습니다ㅋㅋㅋ
다미여 관련도서 확실한 도장깨기 주인공은 바로 바람돌이님!!!😃
넘 멋집니다. 그 어려운 디킨슨 시집까지~^^
바람돌이님을 존경하는 1인으로서 가장 쉬워 보이는 시집 한 권?만 일단 읽어보고 느낌이라도 깨달아 보고 싶네요.
멍~ 하면서 글자만 읽고 있겠죠??ㅋㅋㅋ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것 같다고 깨달으신 바람돌이님도 약간 시인의 냄새가 나십니다?킁킁...코로나 때문에 후각을 잃었다고 여겼는데 덕분에 집 나간 후각이 돌아왔어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2 20:09   좋아요 1 | URL
아닛 나무님 제가 또 다시 저 시를 먼지랑 이슬의 입장에서 읽어봤는데요. 말 되는데요. 그니까 2번 갈 자격이 안되세요. 그냥 1번 가세요. 2번 가는 사람은 머리가 텅 비면서 욕만 하는 사람이라니까요. ㅎㅎ
시집 중에서 쉬운건 안타깝게도 제게는 없었습니다. 다 어려워요. 심지어는 해설을 약간 넣어준 <시인의 정원>에 나오는 시도 어려웠고, 영화속 시도 어려웠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해설 있는 시집이 최고입니다. ^^
나무님의 존경을 받아보려고 시인인척 해보려고 하지만 저는 만화도 명랑만화고, 시는 삼행시과라서 안타깝습니다. 나무님의 돌아온 후각은 지금 약간 페이크인거 같으니 맛난거 더 많이 드시고 제대로 회복하셔야 할 듯요. ^^

하이드 2022-11-22 2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포포바의 ‘진리의 발견‘ 중 에밀리 디킨슨편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시인에 애정이 생기면, 더 잘 읽혀요.

바람돌이 2022-11-22 20:16   좋아요 3 | URL
앗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하이드님.
안그래도 진리의 발견 예전에 읽었는데 지금 다시 읽고 있는 중이에요. ^^ 그런데 포포바가 묘사하는 시인의 모습이 제가 시에서 보는 시인의 모습과는 뭔가 묘하게 핀트가 어긋난다는 느낌이 계속 들고 있어요. ^^

은하수 2022-11-22 2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답을 보고 다시 읽어봐도 아닌거 같아요. 모르겠어요
공감이 안됩니다
2번으로도 못가겠네요
빠른포기하고요^^
이런 저라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읽을수 있을까요?
심히 걱정되네요

바람돌이 2022-11-22 22:16   좋아요 2 | URL
에잇 아니면 아닌거죠. 저 시에 정답이 어디 있겠어요. ㅎㅎ 저는 책 읽다가도 공감이 안가거나 이해 안가거나 하는 부분은 그냥 흐린눈으로 지나갑니다. ㅎㅎ 다락방같은 벽돌책 내용 전부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읽을 수 있는데까지 이해할수 있는데까지만 읽자고 생각해요. ^^

파이버 2022-11-22 2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불꽃과 연기인줄 알았어요 스르르르 2번으로 고고씽ㅎㅎㅎ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1-23 15:01   좋아요 1 | URL
에밀리 디킨슨은 불꽃과 연기에 대해서 썼을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은 무조건 1번입니다. ^^

햇살과함께 2022-11-23 0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1은 잘 모르겠고 2는 해나 구름이라고 생각했네요~
시는 너무 어렵습니다:;; 바람돌이님의 자신과 대화한다는 말 와닿네요!!

바람돌이 2022-11-23 15:02   좋아요 0 | URL
햇살님의 어렵다와 저의 어렵다는 수준차이가 많이 나는군요. 해나 구름 쪽으로 생각이 가는게 신기한 1인이 저입니다. ㅠ.ㅠ 정말 저는 에밀리 디킨슨이 계속 혼자 떠드는데 제가 그 옆에서 멍청한 얼굴로 서서는 도대체 쟤 뭐라는거야 이러고 있는 기분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2-11-23 0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들 뭔가 생각을 하셨네요? 저는 바람돌이 님의 인용문 읽고, ‘뭐여???????????????????????‘ 이렇게 되었는데요. 심지어 맞힌 분도 계시네요? 껄껄.
역시 저는 시적 머리 혹은 시적 감성은 없는... 것 같아요. 껄껄.

은하수 2022-11-23 08:05   좋아요 1 | URL
괜찮아요~~^^
저도 그래요
시집 피해다녀요

바람돌이 2022-11-23 15:0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다락방님 상태가 딱 제 상태!! (덥석) 너무 반가워요. ^^
여기 댓글 올리신 분들 보니 다락방님과 저의 감성 수준은 평균 이하인걸 확인하는군요. ㅎㅎ
앗 아래 댓글 다신 mokl2000 님도 추가요. ^^

새파랑 2022-11-23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과 달?

요렇게 생각했었는데 ㅋ

에밀리 디킨슨 시 좋네요~!!

바람돌이 2022-11-23 15:0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저 시 하나를 보고 에밀리 디킨슨 시 좋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신기하다니까요?
지금 저 거의 한달째 틈틈히 계속 에밀리 디킨슨이랑 씨름 중이에요. 그러다 보니 정들고 있는 중이랄까? 오기때문에 계속 파고 드는데 그게 또 애정이 되는 역시 사랑의 평범한 루틴을 따르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파이버 2022-11-24 16:42   좋아요 1 | URL
태양도 별(항성)이니까 새파랑님께서도 정답인듯요ㅎㅎ

희선 2022-11-24 0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와 이야기한다니 그것도 부럽네요 저는 그런 거 안 하는데... 다른 사람보다 자신한테 말을 늘어놓는 게 더 나을 듯 싶습니다 다른 사람은 들어주기 힘들잖아요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가 딱 좋은 때 나왔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11-25 21:28   좋아요 0 | URL
아유 저는 저랑 이야기하기 싫어요. 재미없어요. 이야기는 역시 친구나 가족이랑.... 아니면 여기 이렇게 북플에서..... ^^

하양물감 2022-11-25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는 언제나 어려워요... 그래도 생각하면서 읽을거리가 되었네요^^

바람돌이 2022-11-25 21:28   좋아요 0 | URL
정말 어려워요. 근데 이번에는 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한동안 시는 안 읽고 싶어요. ㅎㅎ
 
















앞에 쓴 글에서 이 책 제목때문에 캥거루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가 생기네요.

하긴 저도 제목만 봤을 때는 에미리 디킨슨의 외모에 대한 자기 비하와 관련있나 생각하기도 했어요.

다 예쁜데 왜 나만 못생겼을까? 뭐 이런....

그런데 이게 전혀 엉뚱한 예상도 아닌 것이 영화 <조용한 열정>에 보면요.

첫사랑에 빠진 에밀리 디킨슨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스스로 막 비하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아니 캥거루가 어때서? 그 귀여운 동물을 왜 못생긴걸로 대비하지? 언제부터 캥거루가 못생김의 대명사가 된거야? 이런 캥거루의 억울함을 위한 항변도..... ㅎㅎ

그런데 <모두 예쁜데 나만 캥거루>는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듯합니다.

일단 전문을 먼저 적을게요.


나의 일은 맴돌기랍니다 ㅡ

관습을 몰라서가 아니라

동트는 모습에 사로잡혔거나 ㅡ

석양이 나를 보고 있으면 그래요 ㅡ

모두 예쁜데 나만 캥거루예요, 선생님,

그래서 아주 괴로워요,

가르침을 받으면 그것은 사라지리라 생각했어요.

   -히긴슨에게 보낸 디킨슨의 편지 중에서(히긴슨은 에밀리 디킨슨의 문학상담 역할을 했던 비평가 겸 작가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전문을 보면 캥거루는 미와 추의 대비가 아니라는게 확실해지죠.

어떻게 해석할까 좀 막막해지기도 하는데 저는 이 대목을 첫째 줄 나의 일은 맴돌기랍니다에 주목해서 읽었어요.

어디든 동틀때나 석양이 질때는 다 아름답죠.

그렇게 아름다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용히 그 풍경을 바라만 볼때 우리의 에밀리 디킨슨은 아예 그 아름다움속으로 들어가서 동화되어버리는 듯 합니다. 어쩌면 떠오는 태양을 향해 달려갔을지도 모르겠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불렀을지도 모르죠. 아름다움 속에 어떻게든 함께 녹아내리는 자신의 모습이 다른 이들의 모습과는 이질적이라고 느낀것도 같아요.

그래서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려 맴도는 자신을 겅중 겅중 뛰는 캥거루에 비유했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쩌면 이 모습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만 영화에서 본 에밀리 디킨슨의 모습과는 매치가 안되어서 혹시 이 분이 마음으로만 열심히 뛰어다닌건 아닌지 싶기도 하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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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1-16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짜장인데 나만 짬뽕

이런 느낌이군요 ㅋ

바람돌이 2022-11-16 16:24   좋아요 4 | URL
아니 아니죠. 모두가 짜장인데 나만 탕슈 이런 느낌이죠. ㅎㅎ

프레이야 2022-11-16 17:00   좋아요 4 | URL
두 분 진짜 🤣 짬뽕이랑 탕슉 먹고 싶어지쟈나요. ㅎㅎ

2022-11-16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6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6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2-11-16 1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에밀리 디킨슨이 실제로 캥거루를 닮은 거 같아요.
눈과 입부분이 캥거루 같기도 한데요..😅

바람돌이 2022-11-16 20:12   좋아요 2 | URL
음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또 그래보이기도..... 에밀리 디킨슨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이 시인은 진짜 어떤 사람인지 감이 안잡혀요. 미스테리한 인물 중 최고봉인듯요. ㅠ.ㅠ

희선 2022-11-17 0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가만히 예쁜 모습으로 보기만 하는데 자신은 캥거루처럼 뛴다는 걸지... 많은 사람과 자신은 다른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은 마음만 뛰어다니지 않았을까요 정원은 가꿨다고 하는데, 나중에는 거의 집안에서만 지냈다니...


희선

바람돌이 2022-11-17 15:36   좋아요 0 | URL
에밀리 디킨슨이란 인물은 진짜 미스터리해요. 시에서 보이는 인물, 영화, 정원을 가꾸는 에밀리 모두 다른 인물 같아요. 신기하기도 하고 왜 이렇게 살았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레삭매냐 2022-11-17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해석의 영역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해석은 역시 독자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2-11-17 15:37   좋아요 1 | URL
맞아요. 심지어 작가 자신조차도 간섭할 수없는 영역이 독자의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레이스 2022-11-17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캥거루가 예쁘진 않죠
뛰는 모습도 그렇고

바람돌이 2022-11-17 15:38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저는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엔 캥거루도 없는데 에밀리 마음속의 캥거루는 어땠을까 싶기도 해요. ^^

책읽는나무 2022-11-17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바람돌이님의 해석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저도 캥거루가 이쁘다고 생각하는 축이라 이게 뭔 뜻인고?? 싶었거든요. 전혀 이해가 안갔었는데....ㅋㅋㅋ
미국에선 캥거루를 이쁜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보죠??? 미국 사람 중 아는 사람은 토마스밖에 없어서 물어볼 데가 없네요???😳😳

바람돌이 2022-11-17 15:47   좋아요 1 | URL
미국사람 토마스는 도대체 누구인가요????? 저도 물어보고싶은거 있는데 소개 좀..... ㅎㅎ
에밀리 디킨슨이 살았던 시대에는 캥거루를 실제로 봤을 가능성이 없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냥 책 속의 삽화정도로만 보지 않았을까싶네요.

책읽는나무 2022-11-17 16:08   좋아요 1 | URL
왜 있잖아요? 기찬데 토마스 얼굴하고 있는???ㅋㅋㅋ
토마스 기차는 미국 그림책이 아녔나요?? 잠깐 헷갈리네요??ㅋㅋㅋ

아....에밀리 디킨슨 시대!!!!
또 헷갈렸네요.ㅋㅋㅋ
지금 시대 시인이라고 착각!!!!
그렇네요..캥거루가 희귀한 동물 취급됐을 수도 있었겠군요!!!!

바람돌이 2022-11-17 16:54   좋아요 1 | URL
아 그 토마스씨요. 그분은 저도 좀 알죠. 요즘 바쁘신지 뵙기가 힘들어서 제가 깜박했네요. ㅎㅎ

파이버 2022-11-19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조용한 열정 괜찮나요..? 에밀리 디킨슨 시를 읽어보지 않아서 아직 애밀리 디킨슨에 대한 뚜렷한 인상이 없네요 ㅎㅎ 캥거루는 활발한 이미지인데, 거의 집안에 있었던 에밀리의 이미지와는 상반되어서 재미있네요 ~

바람돌이 2022-11-19 23:17   좋아요 1 | URL
제가 지금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페이퍼를 하나 쓰고 있는 중인데요. 진짜 책이나 영화마다 그려지는 이미지나 시인의 모습이 너무 달라요. 시만큼이나 시인도 어렵네요. ㅎㅎ 영화는 저는 괜찮았습니다. 시인의 꽉꽉눌린 열정이 느껴진달까? 하지만 저는 또 시에서 느꺼지는 시인보다는 지나치게 음울하게 그려진듯 해서 별점 하나정도는 깎고싶었어요.

파이버 2022-11-19 23:32   좋아요 0 | URL
영화 쪽 이미지가 많이 조용한가봐요ㅎㅎㅎ 영화이든 작품이든 직접 봐야하겠네요.
 

요즘 19세기 여성 문학을 읽으면서 조증과 울증을 번갈아 경험하는 신세계 체험중이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그 깨알같은 인간 심리 묘사와 당대 풍속묘사를 통해 19세기 문학의 신세계를 열어보여주며 나를 환호하게 하더니 <노생거 사원>과 <맨스필드 파크>에서 벌써 아 이젠 좀 지겨워 한숨쉬게 하더니....

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은 책을 읽는 내도록 읽기 싫어 싫어 우울함을 주다가 실소가 무엇인가를 중간 중간 알려 주었더랬다.


19세기가 너무 힘들어 잠시 21세기로 외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너무 좋다.

<올리버 키트리지>와 <다시, 올리브>이후 손 놓고 있다가 <오, 윌리엄!>을 읽기 위해 루시바턴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3권 다 읽고 감동의 쓰나미에 빠져 헤엄치면서 행복해 하는 중이다.


아! 이제 다시 멘탈 정비를 했으니 19세기로 돌아가보자 하면서 읽은 책이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


















와 제목 너무 좋지 않나?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아니 아무리 읽어도 도대체 무슨 말이야? 

뭐 어쩌라고 하면서 급 우울모드 다시 시작하다가

중간쯤 나온 시 하나에 갑자기 빵 터져버렸다.



명성은 변덕스러운 음식

바꿔놓는 접시에 올려

차린 식탁 한 번에 한

손님 그리고

두 번째는 차리지 않는다

남긴 부스러기를 까마귀들이 살펴보다

묘하게 깍깍대며

푸드득 지나쳐

농부의 옥수수로 가버렸고 ㅡ

사람들이 그것을 먹고 죽는다   -61쪽




아 진짜! 까마귀조차 안 먹는 명성 따위에 인간들이 혹해서 탐욕을 부리다가 뒤지는 스토리  ㅎㅎ

갑자기 튀어나온 에밀리 디킨슨의 유머감각에 급작스럽게 그녀가 좋아진다.

이제 또 조증모드로 돌입하여 자세를 정비하고 다시 시집을 정독하지만 다시 울증모드 돌입...

무슨 말인지???


그러다가 이렇게 또 알아듣겠는 시가 하나쯤 나오면 또 희희낙락



예감이란 ㅡ  잔디밭 위 ㅡ  저 긴 그림자 ㅡ

곧 해가 지겠구나 ㅡ


깜짝 놀란 풀들에게 알리는 공지

어둠이 ㅡ  곧 통과합니다 ㅡ


19세기는 정말 다채롭구나

내 얼굴은 울긋불긋 조울증 반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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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1-15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독서 모임으로도 만나고
또 드라마로도 봐서 참
인상적인 책으로 기억합
니다.

바람돌이 2022-11-16 16:00   좋아요 1 | URL
올리브 키터리지가 드라마도 있군요. 저는 책이 너무 좋으면 드라마는 좀 안보고싶더라구요. 그냥 책의 여운에 폭 빠지고 싶은 마음이랄까? ^^ 여기 루시 시리즈도 올리브 키터리지 못지않게 좋습니다. ^^

han22598 2022-11-16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최근에 신간 소설 나왔어요..Lucy by the sea...저는 아직 엘리자베스책 한권밖에 안 읽었고...그래서 아직 읽을 책이 많이 남아 있어서 너무 좋아요 ^^

바람돌이 2022-11-16 16:05   좋아요 0 | URL
오 윌리엄에서 루시와 윌리엄이 휴가를 같이 가기로 하더니 그 이후 일일까요?
이 책도 빨리 번역되어서 나오면 좋겠습니다. 루시 시리즈를 계속 읽다보면 작가가 자기 얘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뭔가 할 맗이 진짜 많은듯한 느낌요. 그래서 이렇게 계속 시리즈가 나오는걸까요? ^^

희선 2022-11-16 0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보며 그때 사람 감정을 느끼시는군요 그때는 더 왔다갔다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엘리자베스 스타라우트는 아주 좋았군요 중간에 그런 거 만나서 다행입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11-16 16:06   좋아요 1 | URL
책을 보면서는 누구나가 좀 감정이입을 하지 않을까요? 저는 좀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어떨 때는 책을 읽어내는게 굉장히 힘들때도 있고요. 저기 루시 시리즈 3권은 어느 권 할 것없이 모두 좋아서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새파랑 2022-11-16 0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롤러코스터의 19세기군요~!!

캥거루도 예쁘지 않나요? ㅋ 왜 캥거루인지 궁금하군요 🤔

바람돌이 2022-11-16 16:06   좋아요 2 | URL
왜 캥거루인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제가 글 하나 더 올렸어요. ^^

거리의화가 2022-11-16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에밀리디킨슨 시집 사두었는데 읽기도 전부터 겁나네요~ㅋㅋㅋ 뭔말인지... 하긴 그러고 보면 시의 세계는 난해한 것입니다. 현대시도 어려운데 예전 시라고 다를 리가 없겠구나 싶어요^^;
저도 스트라우트는 첫 작품이 워낙 좋았어서 천천히 읽어보려구요.

바람돌이 2022-11-16 16:09   좋아요 1 | URL
제가 원래 시를 잘 이해 못합니다. 굉장히 산문적인 인간이라....
차라리 현대시가 낫지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뭔가 시인 내면에 있는 말을 팍팍 내뱉는 느낌이라서 그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고 중간에 생략된 말이 많고, 연결고리를 제대로 안줘서 이게 뭘 말하는거야라는 의문이 많이 들어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걸 굉장히 직관적으로 받아들이시더라구요. 그래서 시가 좋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거겠죠? 저는 기본적으로 논리부터 따지는 인간이라 시가 너무 어렵습니다. ㅠ.ㅠ

공쟝쟝 2022-11-16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1세기 외도 ㅋㅋㅋㅋㅋㅋ 정말 좋았겠어요 ㅋㅋㅋㅋㅋ 메리셸리의 최후의 인간은 바람돌이님께 무슨짓을 한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6 16:09   좋아요 0 | URL
나쁜 짓요. ㅋㅋㅋ
지금 또 19세기 시에서 맴돌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ㅎㅎ

stella.K 2022-11-16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바람돌이 님의 조울증이 저의 즐거움이 되다니. 그럴 수 없습니다. 차라리 제가 좀 우울해도 좋으니 바람돌이 님은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11-16 16:10   좋아요 1 | URL
음..... 여기 이 댓글은 뭔가 다 뒤집어서 읽어야 할듯한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요? ㅎㅎ
어쨋든 즐거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프레이야 2022-11-16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빵터졌어요. 왜 캥거루 갖고 그래 ㅎㅎ
에밀리 디킨슨 시집 한 권 있는데 저건 아니고 일단 노란색이 넘 이쁘네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저 삼종 저도 좋아해요. 행복을 주는 마법의 스트라우트.

바람돌이 2022-11-16 16:12   좋아요 1 | URL
에밀리의 캥거루는 못생긴 캥거루가 아니에요. 자연속에서 막 뛰어다니며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캥거루라고 할까요? 하여튼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글하나 더 써서 캥거루 나오는 글 올려두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행복 맞습니다. ^^

잠자냥 2022-11-16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얼굴은 울긋불긋 조울증 반복중이다. <- 이것도 시 같아요! ㅎㅎ

바람돌이 2022-11-16 16: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의 시는 왜 자기비하에서만 나오는걸까요? ㅎㅎ

페넬로페 2022-11-16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언제나 저에게 조울증을 주지요.
지금 율리시스 읽고 있는데 울증 증세입니다^^

바람돌이 2022-11-16 20:14   좋아요 1 | URL
ㅎㅎ 충분히 이해갑니다. 울증 벗어나려면 좀 오래 걸릴듯한데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