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 씨가 부인에게 위안을 짜내고 산책을 나서다 돌아와 막둥이 제임스를 짜증나게 할 때, 그러다 다시 바다 쪽으로 가서 파이프를 채운다. 그의 속에선 온갖 찌질한 철학하는 남자의 고뇌가 펼쳐진다.
불쑥 릴리가 끼어들어 램지 부인을 책망한다. 남편을 너무 떠받든다고. (네, 아이가 여덟… 이 말은 주문 처럼 여러 사람들이 되뇌인다)
잠깐만요, 릴리는 뱅크스 씨랑 (램지 씨 피해서) 산책 간 거 아니었어요???
당신들 어디 가면 간다, 오면 왔다, 한줄 씩 써주기로 해요, 네?
전 이제 77쪽이고요. 등대 아직 안나옴.
어휴 깜딱이야, 뱅크스 씨도 옆에 있었어.
이제 솔직하게 (화자가 ㅡ 누구??) 쓴다. 뱅크스씨는 릴리 좋아함.
79쪽.
릴리는 램지 씨 싫어함. 뱅크스는 친구 램지가 위선적이라고 함. 질투일까.
아… 알겠어요. 램지 부인과 좀 떨어진 곳에 릴리랑 뱅크스 씨가 있군요. 램지 부인에게 직접 그 남편 흉을 본 게 아니고.
단락 사이에 공간을 좀 주세요.
램지 씨가 걸어서 (안보는 척, 생각에 잠긴 척) 그 둘에게 걸어온다. 릴리는 조금 긴장한다. 사랑, 환희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생각한다. 예순 가까운 뱅크스 얼굴의 환희가 (조금 징그럽다), 조금 고맙다. 그런데 릴리는 자기 생각을 자꾸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