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 씨가 부인에게 위안을 짜내고 산책을 나서다 돌아와 막둥이 제임스를 짜증나게 할 때, 그러다 다시 바다 쪽으로 가서 파이프를 채운다. 그의 속에선 온갖 찌질한 철학하는 남자의 고뇌가 펼쳐진다.
불쑥 릴리가 끼어들어 램지 부인을 책망한다. 남편을 너무 떠받든다고. (네, 아이가 여덟… 이 말은 주문 처럼 여러 사람들이 되뇌인다)

잠깐만요, 릴리는 뱅크스 씨랑 (램지 씨 피해서) 산책 간 거 아니었어요???

당신들 어디 가면 간다, 오면 왔다, 한줄 씩 써주기로 해요, 네?

전 이제 77쪽이고요. 등대 아직 안나옴.
어휴 깜딱이야, 뱅크스 씨도 옆에 있었어.
이제 솔직하게 (화자가 ㅡ 누구??) 쓴다. 뱅크스씨는 릴리 좋아함.
79쪽.
릴리는 램지 씨 싫어함. 뱅크스는 친구 램지가 위선적이라고 함. 질투일까.

아… 알겠어요. 램지 부인과 좀 떨어진 곳에 릴리랑 뱅크스 씨가 있군요. 램지 부인에게 직접 그 남편 흉을 본 게 아니고.

단락 사이에 공간을 좀 주세요.

램지 씨가 걸어서 (안보는 척, 생각에 잠긴 척) 그 둘에게 걸어온다. 릴리는 조금 긴장한다. 사랑, 환희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생각한다. 예순 가까운 뱅크스 얼굴의 환희가 (조금 징그럽다), 조금 고맙다. 그런데 릴리는 자기 생각을 자꾸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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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7-01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7쪽까지 등대 안 나옴 웬일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게도 등대로가 있는데 말입니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되는 울프를 어쩌면 좋습니다. 아흐~~~~~~~

유부만두 2022-07-07 07:58   좋아요 0 | URL
근데 끝에도 등대가 나오는건가 아닌가는, 그러니까 소설 초중반에 등대가 나오는건가 아닌가는 독자의 판단 아닐까 싶어요.
내 맘 속에 등대 있다아~~~~ 외치면, 아, 자네 울프를 엉덩이로 읽었는가, 하고 대가들은 혼내겠지요? 그런데 실은 저는 욕하는 마음으로 등대로를 읽었습니다. 램지 할배를 향한 미움과 램지 할매를 향한 애증, 그리고 릴리를 향한 깝깝증으로 등대로 계속 갔는데 등대가 등대가 등대가 .... (직접 읽으세요. 추천!)

하이드 2022-07-01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등대 마지막에 나와요. ㅎㅎ 의식의 흐름 버지니아 울프

유부만두 2022-07-07 07:59   좋아요 0 | URL
의식의 흐름이 찐이더군요. 의식의 막 ....그런데 중반부턴 가만히 깊게 생각을 파고 들어서 차라리 따라가기 나았어요.

persona 2022-07-01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이래서 버지니아 울프 잘 못읽겠숴요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7-07 08:00   좋아요 1 | URL
1부의 초반만 견디시면 되요. 저도 1부 세 번 읽었어요. 너무 모르겠어서요.
그런데 그 깔딱고개 1부11장을 넘기니까, 사람들 이름이랑 얼굴이 보이면서 아.... 램지 부인 이야기랑 릴리 이야기구나 했거등요? 릴리의 그림에 집중해보시면서 (죄송해요, 이거 스포...) 읽어보세요. 제겐 이 여름의 소설이었어요.

책읽는나무 2022-07-01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등대 보려면 끝까지 완독 해야 하는??ㅋㅋㅋ
제게도 등대로 있는데 말입니다.
각 잡고 읽어야 겠군요^^

유부만두 2022-07-07 08:02   좋아요 1 | URL
등대로 각잡고 ... 라기보단 어느정도 포기한 마음으로 읽으시는 편이 나아요. 위에도 썼지만 1부의 중간까진 누가 누고? 맘이었거든요. 릴리의 그림에 중심을 딱, 잡고 읽으니까 좀 낫더라고요. 그런데 다 읽고 나니 그 누구보다 내가, 독자가 주인공이 되어버림;;;;; 저 잘못 읽은 건가요?

라로 2022-07-01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램지 싫다고 하면서 읽었어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2-07-07 08:02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정말요!!!! 이눔의 할배 끝까지 이러다 장수하고 온갖 사람들 괴롭히고 누릴거 다 누리겠죠?!!! (시아부지 생각나서 더 분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