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D대리님께서 요즘 퇴근후 중국어를 배우러 다니신다. 어제는 테크팀 모 차장님이 내 자리에서 프로그램을 봐주고 계셨는데 D대리가 중국어 때문에 일찍 간다는 소리를 하자, 마구 비웃어주신다. 야, 너 북경에서의 그 굴욕을 생각해봐, 니가 지금 중국어를 배울 처지야? (참고로 모 차장님은 이런 시니컬한 말투가 매력이다.)

우리는 궁금해 북경에서의 굴욕 사건이 뭐냐고 물었다. 작년에 행사 참여로 북경에 좀 단체로 출장을 간 일이 있었는데, 두분이 같이 택시를 탈 일이 있었다고 한다. 실장님이 D대리에게 '야 니가 영어 아냐고 물어봐'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여기서 우리 D대리가 내뱉은 말은............



Do you know English?


하하, 우리는 그만 쓰러지고 만다. 아마, 실장님이 야야 영어 할줄 아냐고 물어봐, 라고 했다면 Can you do English? 하는 거 아니냐며. 나름 영어도 꽤 하는(줄 알았던) 우리의 D대리, 실전에서, 그것도 영어권도 아닌 중국에서 중 1 회화책에 나오는 표현 앞에서 초굴욕적 자세.




ps

실은 얼마 전 실장님이 툭 던진 한마디
야 그거 그 사람한테 메일로 써서 보내,
여기서 그사람이 홍콩인이었는데
나 영문메일 쓸 일이 없어서 처음 써봤다매?
기초적인 표현 들로 메일을 채워 놓고 문법 틀렸음 어쩌나 벌벌 떨었다매?

실은 D대리나 나나
영어 잘 못해도 회사 생활에 전혀 지장 없다매?


그러므로 인수위 짜증난다는, 어째 또 결론이 여기로오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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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06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결론이 맘에 들어 추천이야요!
근데 웬디양님도 글에 영어 엄청 섞어 쓴다는거~~ 영어에 약한 난, 우리애들한테 이거 무슨 뜻이야? 물어가며 읽는다는 거 아실려나?ㅋㅋ

웽스북스 2008-03-06 10:40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몰랐어요 ㅜㅜ
조심해야겠어요 ;;

무스탕 2008-03-06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결론은 버킹검인걸요.. -_-

웽스북스 2008-03-06 10:40   좋아요 0 | URL
저 이거, 결론은 버거킹으로 보였어요 -_- 배고프답

다락방 2008-03-0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를 잘하면야 좋기야 좋겠지만)

저도 영어 잘 못해도 회사생활에 전혀 지장 없답니다. 훗 :)

웽스북스 2008-03-06 10:40   좋아요 0 | URL
좋기야 좋겠지만,
별 지장 없는 것이죠, 그런 것이죠 ㅋㅋ

Mephistopheles 2008-03-0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 모든 표기를 영어로 하지않는 한...영어 그닥 필요없지요..라고 말하긴 해도 어쩌다 해외에서 지어지는 설계의뢰 들어오면...죄다 영어로 도면 표기 해야 하는군요..끙.

웽스북스 2008-03-06 11:52   좋아요 0 | URL
오홀 메피님 캔유두잉글리시? 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3-06 12:45   좋아요 0 | URL
저기...캔유롸잇잉글리시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도넛공주 2008-03-0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왜 벌벌 떠세요? 그냥 다 알아들으려니 하심 되지요!못 알아볼 거 같으면 다시 자기들이 메일 보내겠죠 뭐.

웽스북스 2008-03-06 11:52   좋아요 0 | URL
아 그사람이야 뭐 알아듣든 말든 상관없지만
실장님 참조로 보내야해서요 ㅋㅋㅋ

깐따삐야 2008-03-06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에 공감하며... 3월 들어와 거의 매일을 꼬부랑 글씨와 대면하고 있는 나는 참말로 멀미나겠다요. -_-

웽스북스 2008-03-07 00:48   좋아요 0 | URL
흐~ 깐따삐야님 멀미하면 안되지요, 키미테 붙이고 공부해요 ㅎㅎ

바람돌이 2008-03-0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전공을 한국사로 선택한 이유중 상당부분이 영어할일 없을거라는 것 때문인데 말입니다. 오늘 애들한테 야 진짜로 영어로 다 수업해야 되면 난 어떻게 될까랬더니 짤린대요. ^^;;

웽스북스 2008-03-07 00:48   좋아요 0 | URL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야 하는 건, 정말 슬픈 일이네요. 정말 상식 밖의 사건들이 넘쳐나요 정말 ;;;

순오기 2008-03-07 01:22   좋아요 0 | URL
진짜 이게 웃기는 짬뽕이에요. 정말 개념없는 인간들~~ 아니 우리말도 제대로 모르는 어린애들도 영어에 빠뜨려 허우적거리게 하더니만, 얘들 우리낱말을 영어로 해아 빨리 이해하더라니~ㅉㅉ 정말 어떻게 되려는 꼴인지!투덜투덜~~~><

L.SHIN 2008-03-07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한국말 그대로 직역..

전, 한자 때문에 가끔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 한자를 물어옵니다.(입으로 말구~)
그런데 이런 경우, '일본어로 읽을 줄은 아는데 한국어로 못 읽을 때'
'한자를 잘못 써 와서 도대체 어느 나라 한자인지 분간 안갈 때'....ㅡ.,ㅡ

제가 워낙 뻔뻔한 녀석이라 이런 적도 있습니다.
한국식 혹은 일본식 영어 발음에 너무 익숙해진 단어를 외국인한테 그대로 말해놓고
외국인이 못 알아 듣는다고 오히려 제가 짜증을 낸 경우요..으하핫..( -_-);
도무지 원래 발음이 생각이 안 나서 무식하게 우긴 사례죠.(웃음)

웽스북스 2008-03-08 16:52   좋아요 0 | URL
하하하 일본어로 읽을 줄은 아는데 한국어로 못읽을 때
최고에요 에스님

그 일본식 혹은 한국식 단어는 뭐였나요? 아 궁금 ㅋㅋ

털짱 2008-03-09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 이래갖고서야 어디 몇년뒤에 과연 어뤤쥐 하나 사먹겠어요? ^0^ =3=3=3=3

웽스북스 2008-03-09 22:40   좋아요 0 | URL
털짱님, 열씸히 연습하셔서 제가 어디서 어뤤지 하나 못사먹고 있거들랑 도와주세요
 



어제 오전, D대리가 쪽지로 문화/예술적 취향 테스트를 보내줬는데, 결과가 재밌었다

- 우리의 우아한 L과장님은 정말 우아한 취향, 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 까칠한 D대리와 팀장님은 지적인 장인 취향이 나왔다
- 나는 아방가르드가 나왔는데, 얼마전 I가 내 옷을 보고 아방가르드 패션이라 놀렸던 게 생각났다. 다시 해보니 장인 취향. 이 두가지에서 왔다갔다. (이 두 취향은 유사도가 높은 취향이란다)

옆에서 E대리가 좌절했다
- 어떡해요, 저 아저씨 취향 나왔어요


우리 E대리, 요즘 내가 정화백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요즘 시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주말에 미술학원 끊겠다며, 심취해있는 우리 E대리님이 아저씨취향이 나와 우리는 한바탕 웃었다. ㅋㅋ

- 나 예술 포기할까봐요
- 괜찮아요 E대리님, 괜찮아요. 우리가, 정화백님의 그림을 좋아하는데요 뭘~ 정화백님 예술은 수준 높은 거라니까요.

메신저로 C양에게 URL을 보냈더니, 어울리지 않게도 소녀 취향이 나왔다. 내가 말도 되지 않는다며, 다시 해보라고 했더니 싸모림 취향이 -_- 우리 C양도 좌절했다. 서로 미니홈피에 트는 노래를 들으며 지들끼리 감동하는 사이인 N양과는 똑같은 아방가르드가 나왔다며 또 막 좋아했다.


사실 뭐 얼마나 정확도가 있겠는가, 그냥 재미로 하는 거지. 나는 스스로 예술적 취향이 그리 뛰어나다고도, 지적이고 깐깐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림 몇개, 시 몇개, 광고, 포스터, 인쇄물 뭐 이런 것들이 맘에 들고 안들고가 그 사람의 취향을 100% 말하지는 못하지. 그래도 어느 정도의 유사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유사하게 나오니, 나름 재밌다. 흐흐.



혹시 궁금하시다면
http://www.idsolut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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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전 사모님 취향이 나오는 거죠??

웽스북스 2008-03-01 20:04   좋아요 0 | URL
아 메피님, 마님을 너무 열씸히 모시더니, 취향까지 싸모륌~이 되시는 거에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03-01 21:54   좋아요 0 | URL
마님의 취향은 여피로 나왔는뎁쇼?

웽스북스 2008-03-01 23:06   좋아요 0 | URL
우아한 마님을 모시고 사시는군요 ㅎㅎ

털짱 2008-03-0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해봤는데 '톡톡튀는 참신한 키치 예술 취향'이라고 나오는데요.
덕분에 재밌는 경험 했습니다.^0^

웽스북스 2008-03-01 23:06   좋아요 0 | URL
흐흐흐 웃으시고, 재밌는 경험 하시고,
아무래도 여기 자주 오셔야겠어요 ㅋㅋ

털짱 2008-03-02 19:59   좋아요 0 | URL
예. 알라딘에 자주 못오지만 오면 반드시 들리는 곳이 될 듯 해요. ^0^

Jade 2008-03-0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난하고 보편적인 소년 소녀 취향 --> 당신은 자본주의 문화 시장의 당당한 주류입니다" 래요 저는...ㅋㅋㅋ

마노아 2008-03-01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이드님하고 같은 결과가 나왔어요. 소년 소녀 취향이래^^ㅎㅎㅎ

웽스북스 2008-03-0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드님, 마노아님
두분 친하게 지내세요~ 자자, 인사하시고~ 꾸벅!
(원래 친하신가? ㅋㅋ)

Jade 2008-03-0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마노아님 우리 같이 "자본주의 문화 시장의 당당한 주류"가 되어보아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3-02 00:49   좋아요 0 | URL
제이드님, 솔직히 말해요
자본주의 문화시장의 주류를 변혁하기 위한 위장 소녀취향의 운동권이죠?

마노아 2008-03-02 10:16   좋아요 0 | URL
우리가 곧 표본이에요^^ㅎㅎㅎ

바람돌이 2008-03-0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키치 취향이 나왔는데 영 아닌것 같아서 다시 하니 아방가르드라고 나왔어요. 근데 이것도 별로 아닌것 같아...ㅠ.ㅠ

웽스북스 2008-03-02 00:4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될때까지 해보는 정신!!!! 화이팅!!!! ㅋㅋㅋ
 



정말이지, 가뿐히 끝내고 9시면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건만,
다른 사람이 해놓은 엉터리 줄맞춤을 가만히 보고 넘어갈 수 없는 성격인지라
거짓말 아니구, 2시부터 지금까지 계속 줄맞추고, 데이터 재정렬하고, 정리하고,

이제부터 위쪽에 들어갈 헤드카피 부분을 써나가기 시작해야 하는
매우 우울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뭔가 대단한 보고서를 쓰고 있는 거면 모르겠는데 -_-
1년에 한번 하는 나의 잡무중 하나인, 사내만족도 조사 보고서 작성중

1년에 한번 하는 굵직한 보고서 2개가 함께 걸려 있는데
이것 때문에 이렇게 남아서 힘을 빼고 있는 내가 싫어진다
힘 줄 때와, 힘 뺄 때를 조절하는 것도 능력인데,
또 사소한데 이렇게 집착하고 있다 -_-
알트 누르고 화살표 다다다다다다 눌러본 사람은 내맘 알거야

이번에는 계열사에서 우리 회사 내부 경영 및 인사 담당으로 오신 임원분께서
회사 분위기 파악을 위해 이 보고서를 기다리고 계신 상황이라
아무래도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고
시간도 마음도 촉박할 수 밖에 없다




실은 어제부터 원인 모를 가벼운 우울 증상이 동반된 상태로 살고 있는데
바쁘다고 해서 텅 한 마음 한쪽도 잊혀지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외면하고 있는 중인데, 얘가 자기랑 안놀아줬다고 삐지면
대략 대책 없는데 큰일이다

내가 못하는 위로는 오늘밤의 당번으로 낙점된
데미안 롸이스 아저씨에게 맡겨놨다
아저씨가 있어서 다행이야! 


(갑자기 하고싶은 딴소리, 데미안롸이스 아저씨처럼 자기 노래랑 딱 어울리게 생긴 사람도 참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역시 쓸데없는 소리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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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웬디양님은 이젠 나랑 안놀아준다면서..! 그게 다 바뻐서였나봐요~~=3=3=3=3 (담주부터 주7일근무로 복귀하는 메피스토가)

웽스북스 2008-02-28 22:21   좋아요 0 | URL
흠, 갑자기 메피님이 정겹게 느껴져요. 맞아요, 실은 바빠서 그런 건데, 괜히 핑계댄 거에요, 제가 어떻게 메피님을 미워할 수가 있겠어요~ ㅜ_ㅜ

Mephistopheles 2008-02-29 01:07   좋아요 0 | URL
그럼...이제 아프님이 밤 11시까지 주 7일로 야근하는 것? =3=3=3=3

웽스북스 2008-02-29 01:15   좋아요 0 | URL
내가 딱 다음주까지만 야근하고 아프님한테 바톤 넘겨줘야지 ㅋㅋ

마늘빵 2008-02-2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야근은 싫어 야근이 싫어 야근은 정말 싫어. 정시퇴근하게 해달라. (기껏 야근이라고 한 시간 몇 번 더 일하고선 땡강 중인 신입사원)

웽스북스 2008-02-28 23:01   좋아요 0 | URL
이봐요 이봐요! 저기저기 메피님이 바톤 넘겨 주실거거든요? 그거 얼른 받으세요 (메피님 담으로는 아프님이랑 안놀래요) 우리회사에서는 1시간 더 일하고 야근이라고 말하면 혼나요 (쓰고나니 어째 슬프다 ;;;) ㅜ_ㅜ

마늘빵 2008-02-28 23:45   좋아요 0 | URL
아이참 우리 회사는 다른 부서는 칼퇴하는데, 우리 부서만 맨날 늦게 가 =33

푸하 2008-02-28 23:55   좋아요 0 | URL
'기본'에 대한 아프님의 감각이 언제나 또렷하길 바래요. 절대 익숙해지면 안 됩니다.^^:

웽스북스 2008-02-28 23:58   좋아요 0 | URL
푸하님 지금 저 혼내는 거죠? ㅎㅎㅎ
암튼 야근에 '익숙해진' 저는 이제 퇴근합니다.
얄미운 아프님 바톤 받았지요? ㅎㅎㅎ

마늘빵 2008-03-01 10:13   좋아요 0 | URL
어 바톤 떨어뜨렸는데 어떡하죠.

무스탕 2008-02-2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톤 오가가는게 보이는 듯...
다음주자가 누구신가아~~ ( ")

L.SHIN 2008-02-29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미안 롸이스 데미안 롸이스 데미안 롸이스 데미안 롸이스 데미안 롸이스 (외워둬야지)

마늘빵 2008-03-01 10:14   좋아요 0 | URL
고렇게 검색하면 안 나와요. 데미안 라이스로 검색을. demian rice

2008-03-01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08-03-01 17:21   좋아요 0 | URL
오, 그렇다면 웬디님이 발음을 심하게 꼬신거군요.ㅡ.,ㅡ
그런데 밥 아저씨라니 ㅋㅋ 김치를 선물해야 겠어요.(웃음)

웽스북스 2008-03-01 23:14   좋아요 0 | URL
푸헤헤 제가 좀 영어도 못하는 주제에 발음만 꼬아요 ㅋㅋㅋ
 



1

팀이 바뀌고 팀장님께 면담을 요청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우리팀에서 나의 인사평가 담당만 옛 팀장님이어서 현재 팀장님이랑 면담을 못했는데, 자꾸만 팀원들이 팀장님께서 본인에게 어떤 점들을 지적해주셨다고 이야기해주는 게 부러워서였다. 워낙 혼나는 걸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혼나는 일도 혼을 내는 일도 익숙지는 않은 편. 특히 혼나는 일은, 회사에 입사 이후 한번 정도 밖에 없었다. 내가 일을 잘해서라기보다는, 늘 그냥 내게 요구되는 수준 정도의 일을 꼬투리잡기 애매한 수위로 해내다보니 그래왔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 문제들이 고착화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도 좀 혼나볼 각오로 팀장님께 면담을 신청했던 것.

팀장님이 지적해준 나의 문제는 아랫 사람들에게는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 그런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관대하고 차근차근 알려주는 편인데, 윗사람들이 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 자꾸만 '직급을 잊는' 현상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개발자나 디자이너이신 과장님들께서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시더라도, 혹은 무리하게, 심히 여유로운 스케줄을 요구하실 때, 즉, 내 생각에 합리적이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부분에 대해 이해가 될 때까지 좀 따져보는 편인데, 워낙 목소리가 크고 또박또박 말하는 편이다보니, 감정이 섞이면 자꾸만 따박따박이 돼버리는데, 목소리가 커서 울려퍼지는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인정한다. 요즘은 많이 비굴해졌다. 내일은 더 비굴해져야지. (-_-)

그리고 E대리가 내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었는데, 나는 별 고민 없이 "굳이 배우실 필요까지는 없는 일이에요" 라고 말을 했었다. 실은 진심이었다. 배워봐야 E대리의 커리어에는 크게 도움이 될 게 없는 일이기에. 실은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고정 업무들에 치이지 않는, 늦게 합류해 딱히 시간 많이 잡아먹는 고정업무가 없는 E대리가 부러웠던 건데, 그래서 굳이 이런 빡센 거 배우지 말라는 거였는데, 섭섭했었나보다. 반대로 생각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다음번에 또 가르쳐달라고 하면 조용히 가르쳐줘야겠다.  그래도 E대리님은 나를 디게디게 좋아한다. 흐흐 (착각 아닌데 -_- 어째 분위기가 좀)


2

알라딘의 신비주의 살*님을 잠깐 뵜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만나달라고 조른 셈이 된건가? 어린이날이어서, 업무중에 잠깐 한시간쯤. 빨간모자를 찾으라고 해서 빨간모자를 막 찾는데 빨간모자는 없었다. 심지어 살*님은 빨간 모자가 없으시단다. 속았다.

살*님을 보니 이전에 혜경님께서 쓰신 글 속 살*님에 대한 묘사가 얼마나 잘된 묘사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만큼 묘사할 능력이 나는 없으므로 패스 ;;

살*님을 보고 제일 처음 한 말은 '정말 신비주의가 아니시네요, 저를 다 만나주시고' 였다. 암튼, 나는 근거없이 살*님을 신비주의로 규정한 부분에 대해 죄송했는데, 사과를 했더라 안했더라? 기억은 안나고. 암튼, 살*님과 나는 진정한 신비주의는 메*스토펠레스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메*스토펠레스 교주님의 신비(기)주의가 깨져야 야양청스교도 하나가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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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아...여태까지 웬디양님의 비굴은 액면 그대로의 비굴이 아니였어요. 유들유들이였어요..^^
2.내일 저녁 7시 뉴욕제과 앞에 오시면 왠 통통한 사람이 입에 장미꽃을 물고 리마리오 댄스를 추다가 헤드스프링을 열심히 할껍니다. 그러면서 웬디양님이 나타나면 요~ 웬디~ 퓨쳐 핸섭! 체키럽~ 할껍니다.

참고로 그 사람이 저는 아닙니다.

웽스북스 2008-02-27 22:24   좋아요 0 | URL
쳇 뉴욕제과 앞에 아무도 없더만 흥흥


Mephistopheles 2008-02-28 00:59   좋아요 0 | URL
제가 "강남역" 뉴욕제과라고 한 적은...없는데요.=3=3=3=3

웽스북스 2008-02-28 01:04   좋아요 0 | URL
그럼 어느 뉴욕 제과인가요?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에 있는 뉴욕제과인가요?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에 있는 뉴욕제과인가요?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읍 후죽리에 있는 뉴욕제과인가요?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 있는 뉴욕제과인가요?

흥 메피님은 양치기메피님이에요 안놀아요 안놀아

Mephistopheles 2008-02-28 01:23   좋아요 0 | URL
왜..미국 본토에 있는 교포가 뉴욕에서 운영하는 제과점을...빼먹으셨을까요.^^

순오기 2008-02-27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메피님 댓글에 박장대소~~~~^^
웬디양님, 요즘 제가 시간과 몸과 맘에 여유가 없어 알라딘 놀이 즐기지 못해욤.
3월에 차분히 들어와서 지난 페이퍼도 읽어봐야징~~~~ 이 글은 꼼꼼하게 읽었어요.
난 꼼꼼하게 읽지 않은 글은 절대 댓글 달지 않아욤.^^
우리 딸이 님이 말한 '마법의 횡단보도'를 잘 이용하고 있어요. 홀로서기를 위해서라면 더 더욱...

웽스북스 2008-02-27 22:24   좋아요 0 | URL
흐흐흐 마법의 횡단보도는 의지가 아닌 본능이었는데, 따님의 마인드컨트롤이 도구가 됐군요 ㅎㅎ 따님의 마법의 횡단보도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요

순오기 2008-02-28 20:28   좋아요 0 | URL
어제 전화통하하면서 '마법의횡단보도'는 엄마의 존재유무로 결정된다더군요.ㅎㅎ

웽스북스 2008-02-29 01:45   좋아요 0 | URL
ㅋㅋ 아직 횡단보도 세계에 들어오려면 멀었다고 전해주세요 ㅎㅎ
이건 스스로 사회화가 되야 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그 세계에 들어오게 되면, 좀 슬퍼지는거죠

보석 2008-02-2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생각은 타인에게 '말'로 전달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메피님 댓글엔 저도 쓰러집니다. ㅎㅎ

웽스북스 2008-02-27 22:24   좋아요 0 | URL
툭툭 일어나세요 보석님
뉴욕제과앞엔 아무도 없었답니다

도넛공주 2008-02-27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그거 아세요? 일얘기 쓰실 때 보면 다른 글들과 이미지가 전혀 달라요.정말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분이신데 일얘기에서 보면 완벽주의에 목소리 크다니..그 격차가 매력인듯?

웽스북스 2008-02-27 22:2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제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도 내가 아닌 것만 같아요

춤추는인생. 2008-02-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 면담을 자청하시다니, 용감하세요. 저역시 느끼는 바이지만. 페이퍼에서 님의 또다른 모습 완벽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느껴지는걸요^^ 살청님을 보셨다니 ㅎㅎ 자세한 이야기 해주셔야죠~~

웽스북스 2008-02-27 22:26   좋아요 0 | URL
ㅎㅎ 용감했다면, 천상천하유아독존으로, 사회생활따위 신경쓰지 않고, 귀찮은 상담도 안하고 내멋대로 살았을지도 몰라요 ^^

승주나무 2008-02-2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개콘 '쭌'선생의 명언이 생각나네요~~

"사람 인..사람인(人)..어즐인..어즐인(仁)...참을 인..참을인..(忍)"

정겹고 진솔한 글 읽으니까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어요 ㅋㅋㅋ

웽스북스 2008-02-27 22:28   좋아요 0 | URL
승주나무님이 기분이 좋으시다니, 참 고마운 일이네요
개콘 쭌 선생님은 저도 몰라요
저도 제이드님처럼 TV를 잘 안보거든요

Jade 2008-02-27 22:39   좋아요 0 | URL
ㅎㅎ 웬디양님 역시 우리는 뭔가 통한다니까요 ㅋㅋ (엉뚱한 합리화)

웽스북스 2008-02-27 22:49   좋아요 0 | URL
흐흐 그러게요 ^-^V
그게 제이드님이어서 얼마나 좋은지 흐흐~
(이 승주님 댓글 밑에서 왠 사랑놀음인가)

바람돌이 2008-02-28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에서는 팀장같은 분들이 저런 것도 하나봐요?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네요. 그 회사 꽤 분위기가 좋을듯.... ^^

웽스북스 2008-02-28 00:31   좋아요 0 | URL
네 뭐 제가 다른 회사 분위기가 어떤지 잘 모르니 잘은 모르지만, 윗분들의 자부심이기도 하죠, 분위기가 좋다는 건. 그리고 전 우리 팀장님을 좋아한답니다. 흐흐 ^^ 옛날 팀장님두 좋아했는데, 지금 팀장님은 또 다른 매력으루다가 좋아해요 ㅋㅋ
 



#1

일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흘깃흘깃 화면을 보며 지나간다
너무 현란하게 색을 칠했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멀리서 보니, 아 이건 마치 게임의 형상이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보면서 지나갔구나

깜짝 놀라 후배 H에게 이야기하니, 자기도 게임하는 줄 알고 슬쩍 들여다 봤더라며 -_-
내가 업무중에 알라딘은 해도 게임은 안한다



색색깔의 원그래프는 공, 아래의 스크롤은 바
바로 공을 받으며 엑셀 셀을 하나씩 없애는 게임 같지 않나요?



#2




성격검사를 다시 해봤다 -_-
아놔, 이거 정말 나구나, 라고 생각하며 공감하고 있는데
어제 정신분석 강의에서 나왔던 얘기는

강박증적 신경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완벽주의 형태로 그런 것들이 표현되기도 한다는 것



아무래도 정신 세계에 큰 문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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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1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동교자에서 사람들 틈에 부대끼며 칼국수 국물 들이키면 나아질 껍니다.^^ 그리고 성격 분석을 보면서 웬디양님은 청와대 비서실장이 딱이다..란 생각이 드네요. 근데 이번 정권 말고요..^^

웽스북스 2008-02-22 00:46   좋아요 0 | URL
흥 메피님 사주시지도 않을 거면서 자꾸 이렇게 염장질 하실 거에요?
근데 왜 청와대 비서실장이 딱일까요?

Mephistopheles 2008-02-22 01:54   좋아요 0 | URL
국가원수 보좌하는 일에는 "완벽"이 요구되기 때문 아닐까요..^^
(대통령이야 대외적으로 보이는 업무일 뿐일지도 몰라요 그 뒷선에서 일처리는 대부분 비서실장이..^^ 고로 일복 터지는 직책..^^)

전호인 2008-02-2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ISC분석을 하셨군요.
이거 연수과정중 갈등관리분야의 교과목 중 하나인데 물론 커뮤니케이션과정이라든지 활용방법은 많지만.........
님은 4가지 유형중 어디에 속할까요?

웽스북스 2008-02-22 00:53   좋아요 0 | URL
저는 S가 강한 C유형이에요, 업무환경에서는요 ^^
평소에는 S가 강한 I유형이구요, 그러니까 이중인격자인가봐요 ㅎㅎ

전호인님은 D가 강한 유형일 것 같은데, 맞나요?

마늘빵 2008-02-2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새 직장에서 알라딘 못하겠어요. -_- 다들 일만 하는 분위기.

웽스북스 2008-02-22 00:53   좋아요 0 | URL
아프님, 저는 입사하고 몇달동안은 회사에서 절대 딴짓 못했어요
그런데, 주위를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보면
꼭 다들 일만 하는 건 아닐 거에요
다만, 벌써 그러면 안되긴 하겠죠? 흐흐흣

다락방 2008-02-2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떻게 저렇게 색을? 훗.

그나저나 자제력이 있는 웬디양님의 완벽주의형 성격이 저는 무척 부러운데요.

웽스북스 2008-02-22 00:54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무식해요 다락방님
저렇게 해놓고 나서 "아, 그렇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 같아"라는
자기 고백에 이르는 지경이면 기절하죠 -_-

보석 2008-02-2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면이 너무 컬러풀해서 확실히 오해의 소지가..^^ 성격 검사..저도 해보고 싶네요. 결과가 어찌 나오려나.

웽스북스 2008-02-22 13:37   좋아요 0 | URL
흐흐 보석님은 제가 조금 더 분석해봐야겠는데요?
ㅎㅎㅎㅎ

L.SHIN 2008-02-2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핫, 이런 동지!! (덥석) +_+
내가 너무 칼라풀~한 것에 집착하는 어린애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오홋,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_<) 저도 일할 때, 문서 만들 때 뭐든지 색색별로
구분하는 것을 좋아하는. 몇년 전에는 엑셀 바탕색을 분홍색 연두색 하늘색 등등
주기별로 바꾸기까지 했었죠. 사람들이 눈 안아프냐고 했었는데. ㅎㅎㅎ

웽스북스 2008-02-22 13:38   좋아요 0 | URL
아 엑셀 바탕색 바꾸기
그건 안해봤는데 (흡, 갑자기 해보고 싶다는 ㅋㅋ)

실비 2008-02-22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격검사가 하고싶어 지네요.
요즘 성격이 이상해진거 같아서^^;

웽스북스 2008-02-22 13:38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그러면 성격검사보다는 심리검사나 정신분석 쪽으로 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