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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바뀌고 팀장님께 면담을 요청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우리팀에서 나의 인사평가 담당만 옛 팀장님이어서 현재 팀장님이랑 면담을 못했는데, 자꾸만 팀원들이 팀장님께서 본인에게 어떤 점들을 지적해주셨다고 이야기해주는 게 부러워서였다. 워낙 혼나는 걸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혼나는 일도 혼을 내는 일도 익숙지는 않은 편. 특히 혼나는 일은, 회사에 입사 이후 한번 정도 밖에 없었다. 내가 일을 잘해서라기보다는, 늘 그냥 내게 요구되는 수준 정도의 일을 꼬투리잡기 애매한 수위로 해내다보니 그래왔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 문제들이 고착화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도 좀 혼나볼 각오로 팀장님께 면담을 신청했던 것.
팀장님이 지적해준 나의 문제는 아랫 사람들에게는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 그런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관대하고 차근차근 알려주는 편인데, 윗사람들이 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 자꾸만 '직급을 잊는' 현상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개발자나 디자이너이신 과장님들께서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시더라도, 혹은 무리하게, 심히 여유로운 스케줄을 요구하실 때, 즉, 내 생각에 합리적이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부분에 대해 이해가 될 때까지 좀 따져보는 편인데, 워낙 목소리가 크고 또박또박 말하는 편이다보니, 감정이 섞이면 자꾸만 따박따박이 돼버리는데, 목소리가 커서 울려퍼지는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인정한다. 요즘은 많이 비굴해졌다. 내일은 더 비굴해져야지. (-_-)
그리고 E대리가 내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었는데, 나는 별 고민 없이 "굳이 배우실 필요까지는 없는 일이에요" 라고 말을 했었다. 실은 진심이었다. 배워봐야 E대리의 커리어에는 크게 도움이 될 게 없는 일이기에. 실은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고정 업무들에 치이지 않는, 늦게 합류해 딱히 시간 많이 잡아먹는 고정업무가 없는 E대리가 부러웠던 건데, 그래서 굳이 이런 빡센 거 배우지 말라는 거였는데, 섭섭했었나보다. 반대로 생각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다음번에 또 가르쳐달라고 하면 조용히 가르쳐줘야겠다. 그래도 E대리님은 나를 디게디게 좋아한다. 흐흐 (착각 아닌데 -_- 어째 분위기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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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신비주의 살*님을 잠깐 뵜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만나달라고 조른 셈이 된건가? 어린이날이어서, 업무중에 잠깐 한시간쯤. 빨간모자를 찾으라고 해서 빨간모자를 막 찾는데 빨간모자는 없었다. 심지어 살*님은 빨간 모자가 없으시단다. 속았다.
살*님을 보니 이전에 혜경님께서 쓰신 글 속 살*님에 대한 묘사가 얼마나 잘된 묘사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만큼 묘사할 능력이 나는 없으므로 패스 ;;
살*님을 보고 제일 처음 한 말은 '정말 신비주의가 아니시네요, 저를 다 만나주시고' 였다. 암튼, 나는 근거없이 살*님을 신비주의로 규정한 부분에 대해 죄송했는데, 사과를 했더라 안했더라? 기억은 안나고. 암튼, 살*님과 나는 진정한 신비주의는 메*스토펠레스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메*스토펠레스 교주님의 신비(기)주의가 깨져야 야양청스교도 하나가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