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에는 다섯 개의 궁궐이 남아 있는데, 그 가운데 경복궁을 법궁法宮이라 하고 창덕궁을 비롯한 나머지 네 개의 궁궐을 이궁離宮이라 한다. 그 부르는 모양에서부터 벌써 임금이 몸을 오래 두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드러나는 바가 있는데, 실제로 임금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곳은 창덕궁이었다고. 그 사랑엔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태종에게 경복궁은 아버지나 형제를 겨누고 벌인 칼부림의 무대였다. 광화문에 뿌려진 피 냄새가 탐탁스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연산군은 태어나 자란 창덕궁에서 즉위했다. 그리고 그 궁에서 폭정하고 실정하다 쫓겨난다. 왜란 이후 경복궁이 아니라 창덕궁을 중건한 선조와 광해군의 심리 속에도 아마 어떤 결락 혹은 정치적 노림수 같은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후대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다른 이유를 찾게 된다. 경복궁을 둘러보고 광화문을 되돌아 나올 때면 늘 그런 생각을 한다. 법식에 따라 배치된 건물, 지나치게 거창한 의미를 두고 획정한 공간 같은 것들은 보기에 장엄하고 시원한 맛은 있지만, 이 공간에 평생을 거처할 것을 상상하면 아찔한 느낌이라고. 창덕궁은 훨씬 숨통이 트인다. 정문에서 정전까지 대로가 트여 있는 경복궁을 궁의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을 지나 정전인 인정전仁政殿에 도착하기까지 우회전 한 번, 좌회전 한 번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의아할지도 모른다. 경복궁에 비하면 창덕궁은 지세를 누르지 않고 풍광에 순응하는 자세로 만들어낸 공간 같다. 공간을 둘러보는 관람객의 발길이 직각으로 꺾이지 않고 곡선에 가까이 에두를 때, 그 공간에 어우러진 수목, 연못, 심지어 바람이나 새소리 같은 것들도 둔각을 이루여 관람객을 품는다. 거닌다는 것은 꺾지 않고 두르는 일이고, 모서리가 많은 공간은 거닒에 저항한다.

 

예리하게 꺾여 들어가는 사람이고 싶은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다. 정확하게는, 그러고 싶은 사람이 있고 그렇게 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함께 거닐고 싶은 사람, 그 안을 거닐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하는 사람이 있다.

 

창덕궁을 다녀왔고, 간단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 3권의 책을 빌려다 읽고 있다.


 

 

 

2



 그때가 유월이었던가요

 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그래서 풀밭에 덜렁 누웠던 것인데

 초록이 나를 때렸죠

 등짝에 찰싹초록 풀물이 들었죠

 

 나는 왠지 모를 눈물이 핑 돌아

 벌떡 일어나그 너른

 풀밭을 마구 달렸죠

 초록 신발이 벗겨지는 것도 몰랐죠

 숨은 가쁘고 바람에 머리는 헝클어졌죠

 나는 그때거의사랑에 붙잡힐 뻔했죠

송찬호초원의 빛〉 부분 

 

어떤 계절이 사랑에 포개어질 때, 그 사랑은 계절에 영영 포개어진다. 그날의 기후는 시간을 돌고 돌아 늘 우리에게 다시 찾아오고, 나사가 꼭 물리지 않은 책상다리처럼 마음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진동할 때, 흘러간 사랑에 물든 계절의 저릿한 습격을 받을 때, 그땐 바람이 불었었지 생각하면 창 너머로 여지없이 바람이 불고, 그땐 비가 내렸었지 생각만 하면 비가 창을 때리지는 않더라도 마음 안에서 빗소리가 나는, 기온을 체온이라 부르고 싶거나 바람결을 체취라고 부르고 싶어지는, 슬쩍 밀렸을 뿐인데 온 지구가 덜렁- 하는, 욕조에 띄워놓은 고무공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뗀 것처럼 꿀렁- 하는 요동과 함께 흔들대다 씻긴 얼굴을 쏘옥 다시 내미는,

 

창밖엔 지나가는 1월과 오고 있는 2.

 

 

 

3



교토 바이브란 창을 마주 앉아 목선을 소박하게 드러낸 여성의 뒷모습 같은 것인가요?

 

 

 

4

 

어제는, 이걸 망한다면 당신은 모든 파스타를 멸망시킬 그랜드 똥손입니다- 라는 평을 받는 파스타 계의 만만이, 알리오 올리오를 망했다. 내 똥손에 나도 무척 놀랐다. 그렇게 태어난 아아알리오 엉엉울리오는 생긴 것도 되게 재밌었다. 사진을 찍어놓을까 생각도 했지만 이 똥손이라면 이 정도 코믹한 요리는 앞으로도 종종 만들게 될 것 같다는 확신에 일단 스킵. 무엇보다 배가 너무 고팠던지라 와구와구 쳐먹었는데, 와하하, 정말 맛도 너무너무 재밌어요! 와하하하.

 

폭망의 원인은 조리 단계마다 하나씩 있을 정도로 다양했는데, 무엇보다도 올리브오일이 아니라 카놀라유를 썼다는 데서 팬에 기름을 두른 시점에 벌써 망하고 시작했다는 것이 중론. 그저께 이마트에서 알리오 올리오 재료를 구매하면서 올리브오일을 사야 한다고 말했더니, 三曰, 우리 집에 이미 카놀라유가 있다. 너는 기름의 맛을 구분할 수 있느냐? 심지어 마늘이랑 고추를 볶은 카놀라유와 올리브오일을 구분할 수 있느냐? 하였다. , 졌다. 논리적이야. 그런 이유로 카놀라유로 볶은 알리오 올리오를 꾸역꾸역 먹은 것이다. 아무리 무심하고 알뜰한 놈도 혀는 있는 법. 올리브유의 부재가 폭망의 시발점이었을 것이라는 친구들의 증언을 전달하며, , 알리오 올리오의 올리오가 올리()()이면 어쩌려고 이렇게 만용을 부렸냐?(물론 개소리입니다) 너 카놀라유하고 친하냐? 폰을 꾹꾹 누르며 묵묵히 식사를 마친 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올리브유 주문 했다. 내일 온대……. 사실 syo가 요리를 못해서 망한건데 ㅋㅋㅋㅋㅋㅋ 정말 이맛에 너랑 친구한다.

 

D님이 앉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알라딘 코믹 요리 달인의 옥좌를 단숨에 찬탈한 듯.

 

 

--- 읽은 ---



14.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 송찬호 : 60 ~ 132

: 저녁에 돌아오는 것들의 발소리가 차곡차곡 쌓이면 해가 뜨고, 해가 뜨면 눈을 감지 않고서는 마주침을 피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늘 눈을 감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니까, 돌아오는 모든 것들이 야옹야옹 느른하게 울면서 사뿐사뿐 가볍게 찾아와주기를.

 



15. 맛있는 교토 가정식 / 정혜인 : 120 ~ 272

: 요리왕이 되고 싶었는데 실수로 요리 선사(禪師)가 되는 책을 빌려 버린 게 아닌지.

 



16. 서울 선언 / 김시덕 : 266 ~ 413

: 서울로 정했다. 근교에 자리를 잡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유동하며 살아가겠지. syo는 이유 없이 서울을 사랑했고 그러다 보니 또 서울을 사랑할 만한 이유가 몇 가지 생기기도 했다. 살다 보면 그런 이유는 점점 늘어날 거고, 때로는 반대의 이유도 찾아내게 되겠지. 그렇게 서울을 둘러싼 마음의 세목들이 쌓여가다 보면, 어느 날 서울을 위해 혹은 서울에 반해 무엇인가 선언하고 싶은 날이 올지도 테고. 그날을 미리 생각해 보니, 이 책은 어쩌면 읽을 책이 아니라 써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17. 보고서의 법칙 / 백승권 : 179 ~ 335

: syosyo고 보고서는 보고서다. 오빠는/형은 글을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잘 쓰니까 보고서 걱정 없겠어요- 라고 말하는 동기들이여. 니들이 syo가 알라딘에 써대는 글을 한 번 봐야, 왜 내가 불안에 떨며 손톱을 와득와득 씹다가 이런 책을 자꾸자꾸 읽어대는지 알게 될 텐데…….

 



18. 그놈의 소속감 / 김응준 : 134 ~ 264

: 그래도 선생님은 5급이시잖아요, 나는…… 나는!!! 으아아아아아ㅠㅠ! 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진짜 못난 마음일 뿐인가요? 으아아아아아ㅠㅠ?

 

 

 

--- 읽는 ---

실용 커피 서적 / 조원진 : ~ 113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 케이시 윅스 : 62 ~ 127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마즈다 아들리 : ~ 108

문화재 해설사와 함께하는 창덕궁 / 창덕궁문화재해설팀 : ~ 8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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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1-26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님은 그 자리에서 진작에 내려와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syo 2020-01-26 12:08   좋아요 1 | URL
으하하하하, 아닐걸요. 딱 어제 내려오신 거예요 그분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0-01-26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순간 ‘3‘ 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어느순간 syo 님께서 읽는 책보다 두 남자의 생활일기에 더 관심이 가네요 ㅎㅎ
저는 요리가 젬병인 사람이라서 이것 대신에 저것 보다는 이것엔 이것을 꼭 넣습니다. ㅎㅎ

syo 2020-01-28 20:49   좋아요 0 | URL
역시 이것을 넣어야 할 때는 저것이 아니라 이것을 넣는 것이 초짜 요리의 십계명이지요.....
三은 알라딘 등판의 때를 재고 있습니다.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01-2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 좋은 날 궁 거닐고 싶네요. 보고서 쓰느라 독서까지! 무지 열심인 syo님, 따듯한 겨울 보내고 계신가요.

syo 2020-01-28 20:48   좋아요 1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김초엽 선생님 책 리뷰 작성하느라 어제를 통째로 날리고 오늘도 썼는데, 제발 책갈피라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반유행열반인 2020-01-28 21:06   좋아요 1 | URL
와 방금 읽고 왔는데 이건 책갈피 정도가 아니라 적립금 30만원 각인데요?

로제트50 2020-01-2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우연이! 저희 가족은 25일에
창덕궁 옆 종묘를 다녀왔고 근처에서
알리오올리오 스파게티를 먹었다죠 @@
눈팅만하다가 반가와서요*^^*

syo 2020-01-28 20: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반갑습니다 로제트50님!
희한한 우연이 겹쳤네요.
그런데 제가 만든 알리오 올리오는 사실 파스타도 아닌 수준이니까 겹치지는 않은 것일지도.....

추풍오장원 2020-01-2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의 서울 매니페스토가 기다려집니다^^

syo 2020-01-28 20:46   좋아요 0 | URL
한세월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서울에 입성한 풋내기니까요.

서울도 아냐 사실......

무식쟁이 2020-01-26 1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쯤되면 삼님께서 알라딘에 등장하셔야할듯...

syo 2020-01-28 20:4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지금 제 앞에서 모니터 잘못 샀다고 한탄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써야하나...
 


1

 

연휴가 시작되었다. 빨간 날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 배치의 기쁨과 슬픔을 논하려면 우선 빨간 날과 검은 날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는, 그러니까 검은 날 아침에(혹은 그 하루 중 그 어떤 시간이라도)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예를 들면 학생이랄지 직장인이랄지 뭐 그런 신분이어야 하는 것이다. 365일이 휴일이었던 1년과 그 전의 1년과 또 그 전의 많은 1년 들을 거쳐오는 동안 연휴에 대한 개념원리가 흐려졌던 syo였는데, (은 아니고 아직까지는 일 비스무리한 것)을 시작하면서 단숨에 잊고 살았던 감각이 되살아났다! 그래, 연휴란 이런 것이었지. 아오, 소중.

 

 

 

2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서도 그러한가?

 

워낙 일 이슈가 지배적인 이 나라의 담론 구조상, 일을 해 본 적 없는 사람조차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추론할 수 있고, 심지어 어떤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자기가 일을 하며 겪었던 양 호들갑스럽게 묘사하며 듣는 사람을 속여 넘길 수조차 있다. 일에 대한 경험을 얻기 위해 일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 세상은 일과 일을 둘러싼 사건, 감정, 정치, 관습과 윤리 같은 것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일이 임금노동과 동일시되고 가정으로부터 분리되면서, 일은 대표적인 사적 영역과 비교했을 때상대적으로 공적인 것으로 여겨지기가 쉬워졌다. 하지만 여기에 내가 일의 사유화라고 부르는 과정을 일으키는 기제들이 추가로 작동한다. 첫 번째 기제는 물화物化. 오늘날 "생계를 꾸리려면"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사회적 관습이라기보다는 자연 질서의 일부처럼 받아들여진다. 그 결과, C. 라이트 밀스가 썼듯이 우리는 의무로서의 일, 시스템으로서의 일, 삶의 방식으로서의 일보다는 특정한 일자리, 혹은 일자리 부족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인용구에서 존 스튜어트 밀이 말한 것처럼, 노예가 "처음에는 자신의 군주가 권력을 누린다는 사실에 불평하지 않고, 다만 군주의 폭정에 불평"하듯이, 우리는 이런 사장, 저런 사장의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뿐 사장에게 그런 권력을 준 시스템에 주목하지 않는다.

_ 케이시 윅스,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14

  

백수의 왕이라 불리었던 syo의 그 길고도 길었던 제위 기간 동안에 그가 많이 한 생각들은 대충 이랬다. 나는 왜 가난할까? 취직을 하지 못했으니까. 나는 왜 취직을 하지 못했을까? 능력이 없으니까. 나는 어떤 인간일까? 취직을 하지 못한 인간. 취직을 하지 못한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가난하고 능력 없는 한심한 인간. 뭐가 뭔저고 뭐가 나중인지도 모를 이런 생각들을 뺑뺑이 돌리며 자아를 돌려깎는 동안, 왜 이런 생각들은 아예 할 수 없었던 걸까? 나는 왜 가난할까? 물려받은 부동산이 없으니까. 나는 왜 취직을 하지 않았을까? 세상에는 노동 말고도 신나고 재미나는 일들이 너무너무 많으니까. 나는 어떤 인간일까? 취직을 하지 않은 인간. 취직을 하지 않은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뭐 그게 이런 인간 저런 인간으로 정의할 만큼 특별한 일인가 싶네.

 

 


모이시 포스톤Moishe Postone이 지적했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분배되는 구체적 메커니즘은 사회 관습이나 정치권력이 아니라 인간의 욕구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임금노동의 사회적 역할은 필수적이고 불가피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왔으며땜질할 수는 있어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고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아래의 노동이 갖는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기능을 명확히 하고동시에 세계를 구축하는 방식이 노동의 산업적 형태와 자본주의적 관계 속에 갇혀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려 했던 것이다이렇게 노동을 공적인 것이자 정치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노동을 당연한 것으로사적인 것으로개인적으로존재의 조건으로 만들려는 압력그 결과 탈정치화하려는 압력에 맞서는 한 가지 방식이었다.

케이시 윅스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열심히 일하는가?, 19


포이어바흐는 헤겔과는 상이한 개념 구도를 통해 헤겔의 곤경을 돌파하고자 했다. '인간' '유적 본질' '소외'가 그것이다그의 비판은 기독교의 본질을 분석하며 제시한 '종교가 인간의 유적 본질의 소외'라는 테제에 가장 잘 드러난다인간의 유적 본질이 소외되어 대상화 된 실체가 종교이며 그것이 다시 우리를 지배하는 관계에 놓인다는 사실이 종교를 이해하는 핵심이다종교는 인간이 만든 것임에도인간은 자신의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본질을 대상화해 낯선 실체로 투사함으로써 신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낸다그리고 낯선 존재인 신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가 형성된다이로써 이제 종교에 의해 지배받는 인간이라는 구도가 해명된다이렇게 인간은 본래 자신의 본질이었던 것을 외부로 투사해 낯선 것으로 만든 다음 그 낯선 것의 지배를 받는데그것이 바로 소외이다.

  이러한 종교 비판의 핵심은 '인간을 깨우친다'는 것이다이 소외론의 구도는 급진적 민주주의자인 마르크스의 국가 비판의 틀로 옮겨져 활용된다종교 비판을 통해 '천상에 대한 비판'이 '지상에 대한 비판'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헤겔의 주장처럼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고그것은 특수한 것으로서의 시민사회를 지양하는 보편국가 속에서 그 보편성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이제 종교의 소외 구도처럼 역으로 국가는 오히려 인간 본질의 실현인 시민사회를 억압하고 그 본질을 낯선 것으로 만들어 투사한 외적 실체가 됨으로써 인간들을 지배하는 소외된 대상이 된다이제 과제는 국가를 해체하고 시민사회 속에서 인간의 유적 본질을 실현하는 일이다.

백승욱생각하는 마르크스』 117-118


천상의 비판을 지상의 비판으로 끌어오고, 노동을 당연한 것, 사적인 것, 존재의 조건으로 만들려는 악독한 놈들의 시도에 맞서서 마르크스는 싸웠다. 그런 그조차 노동 그 자체, 그러니까 자본주의의 음영에 포획되어 네 가지 방식으로 소외된 노동 너머의 진정한 노동을 어떤 신성한 것으로 여기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그건, 노동을 인간이 세계를 파악하고 자신을 정립하는 필수적 수단으로 보는 헤겔의 후계자로서 당연한 입장일 수도 있겠다. 그렇게 보면, 한 하늘을 이고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 각각 신봉하는 대상인 베버와 마르크스 사이에, 뜻밖에 닿는 부분이 있는 셈일지도?

 

 


3

 

이 책이 하려는 가장 큰 일은 노동윤리의 폭파인 것 같다.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라는 질문은 겁나 오래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이노무 각박한 세상 ㅈ까라 그래!’하는 자본주의 비판에서 멈춰서는 게 아니라, ‘입에 풀칠하는데 노동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단 말이냐?’하는 식으로 노동윤리 자체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더 읽어봐야 하겠지만.

 

기본소득 이야기가 이어지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못하게 하는 말씀이 세상을 오래 풍미했고, 노동의 대가로서의 소득을 기본값으로 놓는 풍조(따라서 불로소득이라는 말에는 어떤 음흉하거나 비겁한 이미지가 슬쩍 묻어 있기도 하다)는 풍조가 아니라 신조에 가깝다.

 

일하지도 않는 것들한테 퍼주면 무너지는 것이 자본주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세상이 무너진다는 말의 역사다. 반상의 법도가 무너지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어쩌고저쩌고 했던 사람들은 대체로 당대에는 최고의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었고, 시대의 에피스테메에 가장 근접한 인간들이었다. 이런저런 혁명과 진보와 새로운 지식 들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시대가 왔고, 에피스테메가 교체되고 나니 그들이 기반했던 지식과 사상은 더없이 낡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는 오늘날 도리어 반상의 법도가 일찌감치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라의 근간이 흔들렸던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늘 그런 일이 벌어진다. 오늘의 도그마dogma가 내일은 독사doxa로 밝혀지고, 후대의 사람들은 전 시대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저런 말도 안 되고 비윤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생각들을 신봉하고 살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이다. 지금 추파춥스를 쪽쪽 빨며 어린이집에서 블록을 쌓고 있는 아이들 역시 나중에 우리 이야기를 들으며 똑같은 표정을 지을 거라는 사실을 부인하면서!

 

syo가 페미니즘이 하는 말을 경청하고 그에 대한 판단을 계속 유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 물결은 신분 철폐, 노예제 철폐, 인종차별 철폐 등 각종 철폐의 성공적 역사(지금도 이어지고 있는)와 너무도 닮은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건 결국 이렇게 될 일이다 싶어서, 후대의 눈에 이해 못 할 조상님으로 남고 싶지는 않아서.


노동윤리 역시 어쩌면 같은 과정을 밟게 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기술과 사회제도에 관한 많은 책들을 버무려 읽어야 나올 답이겠지만, 이 책에는 이 책의 역할이 있을 것 같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syo 역시 노동은 해야 하는 한 마리의 슬픈 짐승일 뿐이라서, 며칠 전 연수원 동기에게 마니또 선물로 이 책을 건넸다.



  "지금 뭐라고 했어?"

  "축의금 가지고 뭘 그렇게까지 해그까짓 오만원 내가 내준다고."

  "내가 지금 돈 때문에 이러는 것 같아그깟 오만원 아끼려고 내가이러는 것 같아?"

  어째서인지 나는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빛나 언니한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거야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 거고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 거라고아직도 모르나본데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말이야에비동에 새우가 빼곡하게 들어 있는 건 가게 주인이 착해서가 아니라 특 에비동을 주문했기 때문인 거고특 에비동은 일반 에비동보다 사천원이 더 비싸다는 거월세가 싼 방에는 다 이유가 있고칠억짜리 아파트를 받았다면 칠억원어치의 김장설거지전 부치기그밖의 종종거림을 평생 갖다바쳐야 한다는 거디즈니 공주님 같은 찰랑찰랑 긴 머리로 대가 없는 호의를 받으면 사람들은 그만큼 맡겨놓은 거라도 있는 빚쟁이들처럼 호시탐탐 노리다가 뭐라도 트집 잡아 깎아내린다는 거그걸 빛나 언니한테 알려주려고 이러는 거라고나는."

  구재는 내가 뭔가를 잘못했구나그래서 쟤가 화가 났구나,라는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못 알아듣겠다는 눈을 하고 나를 바라봤다결혼 준비하는 내내 지겹게 봐온 눈빛이었다.

장류진잘 살겠습니다


 

눈물을 닦고, 아무튼 잘 살자, 동기들아.

 

 

 

5

 

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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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1-24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일의 기쁨과 슬픔 저 책, 아직 안봤고 사실 딱히 관심도 없었는데.. 보고싶어졌네요.
연휴동안 완독입니까? 아이참.. 나는 어쩌지..(시무룩)

syo 2020-01-24 11:34   좋아요 0 | URL
연휴동안 완독인 것입니다!!
연휴에 딱 한 권을 목표로 삼아본것도 되게 오랜만이네요....

<일의 기쁨과 슬픔> 괜찮습니다! 다락방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데 난??

공쟝쟝 2020-01-24 19:29   좋아요 0 | URL
오마맛 이책 정말 재밌다구요! 작가님이 트랜디하셔서 미러링도 있구 ㅎㅎㅎ

무식쟁이 2020-01-2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업인으로서의 첫명절 이겠군요. 압박없는 편안한 연휴 되시길..

syo 2020-01-24 11:35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미리 공부해야 할 게 많네요.... 그래도 지금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압박 적은 연휴겠지요? ㅠ

수이 2020-01-2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미루고 있다가 연이어 올라오는 페이퍼에 결국 아 이제 그만 미루고 읽어야지 하고 얍!

syo 2020-01-24 11:3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저 진짜 드럽게 미루고 있었는데 ㅋㅋㅋ

공쟝쟝 2020-01-24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페미니스트 후대들은 아이를 낳지않아 세상은 종말합니다. 그러니 뒤처진 조상이 될일은 없겠지요. 지금까지 제가 공부한 대안으로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 입니다. 우주와 지구를 위해 사회주의보다 좋습니다.

syo 2020-01-24 11:37   좋아요 0 | URL
혜안에 그저 탄복합니다, 슨밴님.....🙊

공쟝쟝 2020-01-24 11:42   좋아요 1 | URL
역시 혁명보단 멸망이죠 ㅋㅋㅋㅋㅋ 함께 걸어가 보자요, 디스토피아의 세계로!

단발머리 2020-01-24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햐~ 기다리던 페이퍼 드디어 올라왔군요! 연휴동안 이 책만 읽는다는 거죠?
나 너무 선두라서 여러분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지요. ㅎㅎ

syo 2020-01-26 12:0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연휴가 끝나가는데 1장까지 읽었어요.....

반유행열반인 2020-01-24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 열심히 읽으시며 좋은 연휴 잘 쉬시길 기원합니다. 공동체는 다 무너지고 이해관계로 묶인 도시에서 시장에서 정해주는 임금 받는 노동 외의 생존 대안은 제 빈곤한 상상력으로는 좀체 떠오르지 않습니다...그외 먹고 살 능력도 딱히 제겐 없고...그냥 안 짤리고 나랏돈이나 열심히 받으며 노역하다 오년 후에 육아휴직이나 한 번 더 하자 하는 안일함... ㅋㅋㅋ

syo 2020-01-26 12:06   좋아요 1 | URL
요즘 반님이 하시는 양질의 독서가 알라딘 마을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소문이 제 서재까지 도달했습니다. 생존 고민은 생존한테 하라고 하고(?) 반님은 지금처럼 읽고 써서 아름다운 알라딘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해주시면 저는 행복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제가 알라딘에서 월급 받는 인간 같네요. 월급은 나라에서 주는데..... 저는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인간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반유행열반인 2020-01-26 14:59   좋아요 0 | URL
보탬은 가계에만 되면 되지 않을까요 ㅋㅋ소문은 앞에 헛자가 붙는 것 같습니다...저도 복직하면 지금보다 훨씬 못할 예정이랍니다. ㅎㅎㅎ

초록별 2020-01-24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마음에 와닿는 님의 글로 위안을 삼아요. 늘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화평하시길 기원합니다.

syo 2020-01-26 12:0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초록별님.
명절 인사가 늦었네요. 건강은 당연히 가져가는 것이고, 원하시는 바도 한없이 성취하실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0-01-24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동자의 입장에서 국가를 억압도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글로벌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초국가적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국가를 부정하는 측면이 있어보입니다. 이런 면에서 생산의 두 주체인 노동과 자본 양쪽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국가의 본질과 권력의 활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syo님 행복한 연휴 되세요!^^:)

syo 2020-01-26 12:00   좋아요 3 | URL
반대로 생각했을 때, 노동이나 자본 한 쪽으로부터 완전하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반대편으로부터 완전하게 부정당한다는 뜻이겠지요. 무조건적인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노동과 자본으로 거칠게 이분했을 때, 현상은 국가라는 기관을 그 양쪽 가운데 어느 쪽으로 더 가까이 끌어올지에 관련된 권력의 줄다리기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에 가깝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냥 그런 줄다리기 경기장 같은 게 국가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겨울호랑이님도 남은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블랙겟타 2020-01-25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 syo님의 전철을 곧 밟게 되는건가요? ㅋㅋㅋ

syo 2020-01-26 11:5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syo님의 전철‘ 이런 건 밟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나도 나지만 너는 정말 2

 

 

1

 

지금 syo의 등 뒤에선 이 푸시업을 하고 있다. 12개를 도전한다.

 

10개에서 실패했다.

 

바닥에 엎어져서 잠시 숨을 몰아쉬더니, 이게 다 코어 근력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갑자기 플랭크를 선언한다. 그렇다면 1분씩 3세트 정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1분은 껌이 아니냐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고는 자세를 잡는다.

 

25초에서 실패했다.

 


 

2

 

syo가 뭐라고 면박을 주기도 전에 먼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더니, 이게 다 지루해서 그렇다며 뭔가를 보면서 하면 모든 게 순리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더니 오늘 빌려와 옆에 쌓아놓은 책 가운데 맨 위의 책을 꺼낸다. 제목 :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나?

 

 

 

3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그건 아닌가 보다.

 

폰을 가져오더니 유튜브에 접속, 잠깐의 검색 시간을 거치고 바닥에 내려놓은 액정 위에는 펭수가…… 펭수가 면접을 보는 모양이었다. 플랭크를 하고 있는 의 눈 바로 아래에서 펭수는 뽀로로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며 면접관들을 당황시키고 있었다. 왜요? 펭귄이라서 안 된다 이거예요? 뭐 이런 식의 대사를 칠 때쯤, 은 자세를 무너뜨리고 숨을 몰아쉬었다. 4646. 미쳤다. ‘지루해서 플랭크가 안 되는 거다 이론이 참이란 말인가?

 

 

 

4

 

그것도 이내 지루해졌는지 바닥에 앉아 빈둥거리는 에게, 그렇게 갖출 거 다 갖추고 키울 거 다 키워가며 푸시업 할라치면 올해 안에 몇 개 못한다고, 오늘은 총량 30개만 하는 걸로 하자며 설득했더니 뜻밖에 쉽게 수긍한다. 다시 자세를 잡고 9개를 성공한다. 온몸이 다 붉다. 9개짜리 혈액순환이 저 정도라니 믿기 어렵다. 게다가 말이 많아진다. 얘가 뭘 잘못해도 변명하는 애가 아닌데, 운동만 하면 온갖 창의적인 핑곗거리가 샘솟는다. 푸시업과 창의력의 관계란. 잠깐 숨을 돌리는 사이 syo가 푸시업을 하고, 다시 그의 차례가 오자 그는 온 힘을 다 바쳐 무려 3개를 성공한다. 그리고는 뒤돌아 화장실로 들어가는데 눈물을 훔치는 눈치다. 기다리는 동안 syo가 푸시업을 하고, 마칠 때쯤 그는 화장실에서 나온다. syo가 말한다. 8개 남았으니까, 니 마음대로 해라. 4개씩 두 번 하든가, 1개씩 8번 하든가. 자존심 그런 거 버리면 편하다. 은 말없이 자세를 취하더니, 믿을 수 없는 스피드로 단번에 8개를 성공한다. 와 미쳤네. syo가 말한다. 니 대체 화장실에서 뭐 했는데. 은 야릇한 미소를 짓더니 털썩 의자에 앉아 세상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다. 푸시업 30개를 4번에 나눠서 하는 남자의 자신감이 저렇다.

 

 

 

5

 

요약

1. 펭수는 플랭크 능력을 향상시킨다.

2. 푸시업을 하면 푸시업을 못하는 신박한 핑곗거리를 생각해내는 창의력이 고양된다.

3.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푸시업 능력이 두 배 이상 증폭된다.

4. 쟨 정말 희한한 놈이다.

 

 

 

6

 

장 보고, 빨래하고, 밥 짓고, 설거지하고, 청소했을 뿐인데 주말이 가루가 되었다.

 

 

 

7

 

연수원에 독감이 돌고 있다. 하루에 한 명씩 친구들이 사라진다. 언제 내 차례가 올지 몰라 두려워하는 중이었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어쩐지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심하지는 않지만 감기 하면 떠오르는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는데, 독감일까봐(독감이면 당장 오늘부터 연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부랴부랴 병원에 가보았더니 의사 선생님 말씀이 대충, 이 정도 가벼운 증상 가지고는 독감 검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 한 이틀 두고 보고 더 많이 아프면 그때 검사를 해 주겠다, 뭐 이랬다. 일단은 독감이 아닌 것으로. 다시 연수원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운 건지 가벼운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지금도 컨디션은 좋지 않고, 약을 먹어도 그다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조심스레 독감을 의심해보는데, 수요일 쯤 진단받아봐야 그 뒤는 어차피 연휴라서 아무 의미가 없다……. 나는 대체 아프고 싶은 것인가 아프기 싫은 것인가?

 

 

--- 읽은 ---

12. 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 / 최재정 : 122 ~ 214

: <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이라는 제목의 방점은 아마도 새로운에 찍힐 것인데, 그렇다면 도시를 읽는 낡은시선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최소한 그 낡은 시선이라도 갖춰 두어야 이 책의 시선이 새로운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syo……. 문외한의 슬픔은 어지간한 수준의 책을 만나면 좋은 책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고, 어지간히 괜찮은 책의 특징은 문외한에게 가치의 유무를 쉽게 파악 당하지 않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13. 커피 연구소 / 숀 스테이먼 : 105 ~ 215

: 이건 과학책입니다. 레알 과학책.

 

 

 

--- 읽는 ---

맛있는 교토 가정식 / 정혜인 : ~ 120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 송찬호 : ~ 60

서울 선언 / 김시덕 : 122 ~ 266

세상을 알라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 331 ~ 489

그놈의 소속감 / 김응준 : ~ 134

보고서의 법칙 / 백승권 : ~ 179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 케이시 윅스 : ~ 63

 


--- 도착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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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01-21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아플 수 있어요. 저도 그런 경우가 있어요. 지난주 이틀 동안 오한과 근육통에 시달렸어요. 그 당시에 저도 독감이라고 생각했는데 진통제 먹으니까 증상이 사라졌어요.

syo 2020-01-21 09:01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전 아무래도 감기 같긴 한데, 이게 몸이 괜찮아졌다 말았다 해서 골치가 아프네요.
사이러스님 어떻게, 잘 지내시나요...

반유행열반인 2020-01-21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건강 조심하세요. 자꾸 삼님 놀리는데 본인 몇 개 하는지는 안 알려주는 syo님...저는 윗몸일으키기 빵 개 하는 사람이라 못하는 사람한테 공감...ㅋㅋㅋ

syo 2020-01-21 09:02   좋아요 1 | URL
결과적으로는 저도 고만고만합니다만.....
그래도 쟤 하루치를 한 세트로 치고 몇 세트 하긴 합니다.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01-21 09:26   좋아요 1 | URL
우와아아아아아 경이로운 눈빛으로 보는 중입니다. ㅎㅎㅎ

2020-01-21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1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01-2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나는 대체 아프고 싶은 것인가 아프기 싫은 것인가? 고것이 문제로다!
아픈 건 좋은데 아프지만 않으면...말 되나요?ㅋ
암튼 애매할 땐 차라리 확 아파버리는 게 낫긴 합니다.
그래야 스요님의 면역병들이 싸워줄 텐데.
걔네들도 고민 많이할 것 같아요. 싸워 말아 하면서.
암튼 몸 잘 보존하시길.^^

syo 2020-01-21 22:0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냥 감기였던 것 같습니다. 컨디션이 확 좋아지네요. 스텔라님의 응원말씀 덕분일까요? ㅎ
스텔라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Angela 2020-01-22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소한 지나치는 일들을 이렇게 스토리로 만드는 syo님 클라쓰 ㅋㅋㅋ

syo 2020-01-24 10:5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안젤라님, 명절 잘 보내세요^-^

공쟝쟝 2020-01-2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감기 독해여 ㅠㅠ 오래가요 ㅠㅠ 감기야 물러가라 훠어이~~~~~~~

syo 2020-01-24 11:33   좋아요 1 | URL
다 나았어요 ㅋㅋㅋㅋ 독감아니라 평민(?)감기.
 


나도 나지만 와 너는 정말

 

 

1

 

지금 syo의 등 뒤에선 이 푸시업을 하고 있다. 15개를 도전한다.

 

실패했다.

 

바닥에 엎어져서 숨을 몰아쉬고 있다.

 

 

 

2

 

5분이 지났다. 다시 시도한다. 10개를 도전한다.

 

실패했다.

 

아 나는 왜 안 되지? 라고 말하고 있다.

 

 

 

3

 

다시 5분이 지났다. 은 노트북 앞에 앉았다. 유튜브를 켜고 푸시업을 때려 넣은 모양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어쩐지 몸이 좋을 것만 같은 목소리들이 푸시업의 장점, 방법, 잘못된 예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한다. 한 개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잘못된 방법으로 여러 번 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고. 이 말한다. 나는 제대로 한 개를 하겠다.

 

쟨 정말 대책이 없다.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려면 많은 돈이 들고조직이 재편되는 데는 희생이 따른다물론제품과 서비스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는 무척 쉽다.

이지원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4

 

영상은 끝없이 재생되고 있다. 그만 좀 보고 바닥에 엎어지라고. 은 고개를 젓는다. 매일 푸시업 100개씩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싶다며, 그런 제목의 다음 영상을 이어 재생한다. 자기 몸으로 할 30초의 푸시업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영상을 30년 동안이라도 보고 앉았을 태세다. 그런 식으로 30년을 넘게 살아서 오늘날 우리 육신이 이 모양 요 꼴이다.

 

 

 

 

5

 

그는 말한다. , 운동을 너무 쉬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쉬고 있다.

 

 

 

6

 

아무래도 우린 망한 것 같다.

 


나의 몸은 지극히 작다숨을 쉬거나 멈추고몸을 굽히거나 펴고움직이거나 가만히 있는 것을 내 뜻대로 하는 일은 아주 쉽다그러나 내 몸 밖 세상 모든 사물은 제각각이어서 그 많은과 적음강함과 약함이 같지 않다비록 온 힘을 쏟아 내 명을 따르게 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그러므로 내 몸부터 처치하고 안배하는 데 힘을 다해 각각 알맞게 하여 훗날 해로움이 없게 하는 것만 못하다.

이덕무이목구심서 3

 

 

 

--- 읽은 ---


9. 사랑을 위한 되풀이 / 황인찬 : 122 ~ 173

: 이번만큼은 쉽게 사랑에 빠져버리지 않으리라 잔뜩 각오하고 덤벼들었지만 예상대로 헛됐다. 1부까지는 억지로 버텨보았으나 마지막 시를 지나 [시인의 말]까지 읽고 나니 나는 이미 모든 걸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한동안은 습작할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겠다.

 


10.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 송숙희 : 135 ~ 303

: 중언부언. 하버드를 나오지 않았다고 하버드 글쓰기 비법을 알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하버드가 이 책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과연 다른 문제다.

 


11.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으로 산다는 것 / 이진수 : 151 ~ 278

: 공무원으로 어떻게 살아볼까 싶어 빌렸으나 개인적 삶의 방향보다는 거대한 관료집단 전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책에 가까워서 이제 막 스타트라인에 선 꼬꼬마 syo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건질 만한 것이 없었다.

 

 

--- 읽는 ---

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 / 최재정 : ~ 122

세상을 알라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 331 ~ 489

서울 선언 / 김시덕 : ~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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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쟁이 2020-01-17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쇼님은 운동을 하셨어요안하셨어요?

반유행열반인 2020-01-18 03:26   좋아요 0 | URL
하셨어요안하셨어요?2222

다락방 2020-01-19 08:31   좋아요 1 | URL
하셨어요안하셨어요?3333

syo 2020-01-19 09:48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이런 관심쟁이들.
했어요, 했다구요 ㅎㅎㅎ

무식쟁이 2020-01-19 11:37   좋아요 0 | URL
꺅. 알라딘연예인님들이 꼬리에꼬리를...
사두용미

2020-01-18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9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0-01-18 0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푸쉬업 10개 할 수 있어요 =3=3

syo 2020-01-19 09:4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룸메 놈에게 각성을 요구하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1-18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내가 물어볼 거 위에 어떤 님이 토씨 하나 안 틀리게 물어봄...이쯤 되면 무섭다... ㅎㅎㅎ

syo 2020-01-19 09:49   좋아요 1 | URL
ㅎㅎㅎ 요즘 두 분, 소울메이트가 따로 없다는 소문이 돌던데,
syo가 질투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돌구요.....

반유행열반인 2020-01-19 10:22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그냥 제가 일방적으로 친한 척...제가 초심대로 댓글 발사 많이 할 수 있게 서재글 많이 남겨주세요. ㅎㅎㅎ

무식쟁이 2020-01-19 11:38   좋아요 1 | URL
우린 서울메이트 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01-19 11:47   좋아요 0 | URL
네 쏘울쌀람ㅎㅎsyo님은 써울 언저리 쌀람ㅎㅎ

추풍오장원 2020-01-2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선언 어떤지요? 읽을까 말까 고민중인 책이었는데...

syo 2020-01-20 22:04   좋아요 1 | URL
읽고 있습니다.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 책만이 지니고 있는 특출난 매력이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에 대해 이것저것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네요 ㅎ

2020-01-21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1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복지키스

 

 

1

 

일이 시작되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반드시 오늘날의 syo를 비방하겠지만, 오늘날의 syo는 괜히 구청 일이 재미있을 것만 같다. 이런저런 분야에서 2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고 계신 여러 강사님들이 와서 설명해주는 일들이 어쩐지 흥미롭다. 보람을 얻고 대신 머리카락을 잃었다는 자조의 말씀에서조차 뭔가 후광이 느껴진달까. 과연 syo는 어떤 공무원이 될 것인가.

 

 

 

2

 

9 to 6 연수원 생활은 강의를 빼놓고는 하루하루 즐겁다. 강의가 8할이라서 그렇지, 그걸 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책을 좀 봐야 하는데 영 시간이 나질 않는다. 기본적인 오피스 프로그램 다루는 법을 익히고 있다. 배치받은 자치구의 예산부터 각종 사업에 관한 문서들을 훑어보는 중이고, 동시에 발령받은 부서의 업무에 관련된 책도 두어 권 읽어 놓으려고 준비 중이다. 그래도 기본적인 회계 지식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회계원리 강의를 신청해놓았고, 어쩌다 보니 미시경제학 강의도 듣는 중이다. 이런저런 핑곗거리들을 다 뭉치고 나니 결국 출퇴근 길, 점심시간 중 약간, 매트리스 위에 배를 깔고 잠들기 직전까지의 극도로 짧은 찰나 말고는 책 읽을 짬을 만들기가 녹록지 않다.

 

 

 

3

 

한때 누군가를 너무 좋아했던 그만큼은 다른 누구도 좋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해서, 다시 누군가 좋아하면 안 되는 걸까. 좋아하는 마음을 왜 크기로 잴까. 짠맛은 아무리 짜도 단맛보다 큰 것이 아니고, 단맛은 아무리 달아도 짠맛보다 많은 것이 아닌데, 어떤 좋아하는 마음은 왜 또 어떤 마음보다 크거나 작고 많거나 적다는 식으로 감각할까.

 

 

 

4



그들은 오래도록 키스했다혀와 입술의 맛가끔씩 부딪치는 치아의 느낌작은 코에서 나오는 달콤한 숨결에 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조차 인지할 수 없었다자신의 몸이라는 것도, ''라는 의식도너와 나의 구분도 그 순간에는 의미를 잃었다그럴 때 서로의 몸은 차라리 꽃잎과 물결에 가까웠다우리는 마시고 내쉬는 숨 그 자체일 뿐이라고 이경은 생각했다한없이 상승하면서도 동시에 깊이 추락하는 하나의 숨결이라고.

최은영그 여름


해도 해도 잘 모르겠는, 키스란 대체 뭘까. 혼자 있다가 가끔씩 현타가 심하게 올 때면 대체 저 짓을 왜 하는 거지, 왜 혀로 혀를 얽고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는 거지, 눈은 왜 스르르 감는 건데, 입술은 생식기도 아닌데 그거 두 개 붙이고 대체 왜 흥분하고 난린데-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사랑하는 사람 옆에 서면 자꾸 입술만 보이고 입술만 보다 보면 주변은 하나도 안 보이고 정신 차려보면 뽀뽀와 키스 사이의 뭔가를 하고 있고 주위를 둘러보면 아차 지금 여기 퇴근 시간 지하철 2호선이고 막 그러는 것이다. 무진장 신비로운 키스의 매직.

 

 

--- 읽은 ---

007. 스피노자 매뉴얼 / 피에르-프랑수아 모로 : 131 ~ 247

: 스피노자 철학 입문의 시작점. 하지만 과문한 독자 입장에서는 평전은 스티븐 내들러가, 저작의 개론은 국내 저자가 쓴 다른 입문서들이 훨씬 읽기 편하다.

 

008. 사람들은 왜 도시에 살까 / 미셸 르 뒤 외 : ~ 79

: 애들 보는 귀여운 책이랄까. 그렇지만 또 어쩐지 애들이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 읽는 ---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 송숙희 : ~ 135

사랑을 위한 되풀이 / 황인찬 : 64 ~ 122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으로 산다는 것 / 이진수 : ~ 151

커피 연구소 / 숀 스테이먼 : ~ 105

다이어트 신화 / 팀 스펙터 : ~ 44

낙인찍힌 몸 / 염운옥 : ~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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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1-15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야 오늘은 좋아요도 댓글도 일빠!!

syo 2020-01-15 22:22   좋아요 1 | URL
재빨라!!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01-15 22:23   좋아요 0 | URL
북플 딱 들어와보니 1분 전 올라온 글에 똵 빨간 똥글이가 안뇽 하더라구요. 오랜만에 일등해보네...

bookholic 2020-01-15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출근 축하해요^^ 꽃길만 걸으시길...

syo 2020-01-16 08:2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사실 아직 첫출근 전이에요 헤헤

han22598 2020-01-16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단발머리님들의 책방 타고 이곳으로 왔는데..글 재밌네요 ㅎㅎ

syo 2020-01-16 08:28   좋아요 0 | URL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ㅎㅎㅎㅎ

프리즘메이커 2020-01-16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무원이 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syo 2020-01-16 08:29   좋아요 1 | URL
그렇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이네오, 프메님. 출간도 축하드립니다

프리즘메이커 2020-01-16 18:40   좋아요 0 | URL
syo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카알벨루치 2020-01-16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을시간 없다해놓고 이거 머임? ㅎㅎ첫출근인가요?축하축하 ㅎㅎ

syo 2020-01-16 08:29   좋아요 1 | URL
첫출근은 2월에 ㅎㅎㅎ 지금은 연수중입니다.
1초에 막 한페이지씩 훅훅 보고 제낀 책도 있습니다...

무식쟁이 2020-01-1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도 해도’ 잘 모르겠는,.. 나 쫌해본 남자임을 은근 깔고 가시는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제가 색안경을 끼고 보는거겠쥬? 😎

연수원 출퇴근이시면 직장인으로서 심적으론 가장 희망차고 행복한 시간!! 내일도 즐거운 출퇴근 하세요!

syo 2020-01-16 08:3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 뽀뽀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하루하루 소중하게 생각하며 소중하게 졸고 있습니다^-^

비연 2020-01-16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시간의 키스생각이라... 흠... 흠... 좋네요 ㅋㅋㅋㅋ
공무원으로서의 출퇴근. 재미진 하루하루가 되길. 직장인의 비애는 출근하면 퇴근이 기다려지고
퇴근하면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는 데에 있으며, 일이 많아지기라도 하면
책은 읽는 게 아니라 깔고 자는 것으로 전락.. 쿨럭.. 쇼님은 그러지 말고 꾸준히 책책..^^

syo 2020-01-16 08:33   좋아요 0 | URL
어떻게든 부여잡고 있습니다. 아마 본격출근이 시작되면 읽기가 쉽지 않겠지만요. 직장인의 비애 느껴보는 게 소원인 때도 있었는데 조만간 으아아아아하면서 쌍욕할 생각하니까 벌써 설레네요!!

책읽는나무 2020-01-1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내일처럼 좋네요~~ㅋㅋㅋ

syo 2020-01-16 20:1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내 일처럼 ㅎㅎ 멋진 말이네요^-^

책읽는나무 2020-01-16 23:06   좋아요 1 | URL
답글 챙겨 보다가~~ㅋㅋ
내일처럼~~내 일처럼~~ㅋㅋ
내일도 언제나 키스처럼 짜릿한 나날들 되시길요~
그러면서 쌍욕하는 공무원 일지를 언제 읽을 수 있을지...기대하고 있습니다ㅋㅋ

2020-01-16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6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0-01-1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글도 이리 잘 쓰면서 제목도 잘 지을까 캬 감탄하는중. 첫 출근 하루 일기 진짜 궁금합니다.

syo 2020-01-16 20:17   좋아요 0 | URL
키스는 그야말로 복지입니다.....

blanca 2020-01-16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시대에 그 어렵다는 취업을! 짝짝짝.

syo 2020-01-16 20:18   좋아요 0 | URL
살다보니 그 어렵다는 걸 다 하고 이런 일도 생기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블랙겟타 2020-01-1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의 공무원의 삶을 응원합니다 ㅎㅎㅎ
너무 열심히 하시는거 아닌가요? 강의도 수강하시고. ㅋㅋㅋㅋ

syo 2020-01-16 20:18   좋아요 0 | URL
저는 참공무원이 될 것입니다.
구청장님 보고 계시나요.....

페크pek0501 2020-01-1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스에 대한 글, 요렇게 솔직하시니 좋아요, 를 안 누를 수가 없었잖아요. ㅋㅋㅋ

유머를 잃지 않는 공무원 님이 되시길...

syo 2020-01-16 20:2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공무원 생활 하면서 잃지 말아야 할 것들이 이렇게 많아서 잔뜩 긴장중이랍니다.

stella.K 2020-01-1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사들은 키스하지 말라던데. 혀에 세균이 드글드글 하다고.
어떤 치과 의사는 자기 딸과 절대로 입뽀뽀 안 한다고 막 강조해서 말하던데요?
다 딸의 건강을 위한 거라고 함서.
그래도 막 하고 싶으면 해야죠. 과학은 사랑을 절대로 이기지 못합니다.ㅋㅋ

그나저나 그 좋아하는 책을 못 읽으신다니 왠지 짠합니다.
그래도 일은 재밌는 것 같다니 다행이고.^^

syo 2020-01-16 20:21   좋아요 0 | URL
드글드글한 세균 때문에 키스도 안 하고 살면서 무병장수한들 그게 뭔 소용입니까요.....

일은 아직 시작한 게 아니라서 재밌는 것 같다기보다는 재밌을 것 같은 근거없는 희망참....

scott 2020-01-16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첫출근 축하! 지하철 2호선에서 키스 구절을 떠올리시다니 ㅎㅎsyo님의 희망찬 내일 응원합니다 ^.^

syo 2020-01-16 20:2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어떻든 꿋꿋하게 살아남아보겠습니다.

모운 2020-01-1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섹스보다 입맞춤이 더 짜릿하고 신비롭고 사랑스럽고 그렇잖여. 요즘 아이가 쪽 소리 내면서 볼뽀뽀를 해주는데 어찌나 좋은지.

syo 2020-01-17 22:41   좋아요 0 | URL
딱히 동의하기도 어렵지만 부인하기도 어려운 그런 견해시네요.... 허허허

추풍오장원 2020-01-17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짠단짠한 사랑이 다시 생기길 바랍니다 ㅎㅎ

syo 2020-01-17 22: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 단짠단짠 생각만 해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