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종일 자고 나서도 두통과 이명이 잦아들지 않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 비가 내려 오늘은 아침 공기가 다르다. 깨끗하다. 지금 빗방울은 멈춰 있고 소란스러움도 가라앉는 느낌이다.

나의 출발지와 지금의 내 위치를 아는 것,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며칠동안 들었고

그걸 알게 해준 일이 새삼 고맙기까지 하다. 잘 자는 게 잘 사는 것! 잘 사는 건 의외로 간단하고 쉬운 일일 수도.

너무 볶아대지 말고 마음 한 자락 어디 얽매이지도 말고 집착 없이 바람처럼 그저 걸림 없이 살고 싶다.

갓 볶은 커피콩 향기 구수한 아침, 패티킴이 부르는 "사월이 가면"과 "구월의 노래" 그리고 "연인의 길"을 들으며.

 

 

 

 

 

은발의 꽃을 백마의 그것처럼 피워낸 패티킴, 뜨겁고도 차갑게,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

무엇보다도 타고난 목소리와 울림으로 정말이지 노래를 잘 부르는 여인.

은퇴 기념 한정판인데 두 장의 cd에 그녀의 수많은 곡이 담겨있다. 

많이 들어본 노래도 있고 가끔 내가 부르는 노래도 있고 처음 들어본 노래도 몇몇 있다.

그녀가 티비 모 프로그램에 조영남과 같이 나와 한 말 중, 거침없이 가다가도 벗어났다싶으면

멈추고 조금 되돌아오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나아가는 생, 그렇게 살면 된다고 그렇게 살면

문제 없이 나아간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늘 확인하라는 말도. 

은발은 그냥 피어나는 게 아니었다.

 

 

 

 

 

일전에 브론테님의 첫 문장 페이퍼로 마음에 담게 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그 때는 절판이더니 오늘 보니 개정판이 나왔다. 담아둬야지.

 

 

 1권 첫 문장/

 

나는 지금도 아버지가 '잊힌 책들의 묘지'로 나를

처음 데려간 그 새벽을 기억한다.

 

2권 첫 문장/

 

저택을 나서자 어둠이 푸른 그림자로 우리를 감쌌다.

 

 

 

 

 

 

 

1945년 잿빛 바르셀로나. 안개에 휩싸인 거리가 아직 눈을 뜨기 전, 다니엘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잊힌 책들의 묘지'에 발을 들여놓는다. 책들로 가득 찬 거대한 미로로 이루어진 도서관 같은 그곳에는 규칙이 있다. 그곳에서 본 것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 것, 그리고 책 한 권을 골라 양자로 삼을 것. 다니엘이 선택한 책은 수수께끼의 작가 훌리안 카락스가 쓴 <바람의 그림자>였다. 모든 사건은 바로 이 저주받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알라딘 책 소개 중)

 

 

 

 

 <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로 진동선의 글을 사랑하게 되었다.

2011년에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이 책, 사진과 철학이 만나는 출발점에

서서 쓴 그의 서문은 이마누엘 칸트의 훌륭한 말로 시작한다. 유용하다, 내게도.

 

"감성이 없다면 아무런 대상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지성이 없다면 아무런 대상도 사유되지 않을 것이다.

지성만으로는 아무것도 직관할 수 없으며,

또한 감성만으로는 아무것도 사유할 수 없다.

인식이란 감성과 지성의 합일이다. 감성의 규칙이 감성학이라면,

지성의 규칙은 논리학이다.

이것들의 깊이 없이 어찌 참되게 직관하고 사유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앎의 본성은 반성과 성찰. 반성과 성찰은 궁극적으로 철학의 영역이고, 철학이 묻고 답하고 밝히려는 모든 학문들의

근간이기도 하다, 고 덧붙인다. 사진을 철학적으로 탐색하고 사진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해 보려는 이 책은

눈과 마음의 감각적 풍경에서부터 삶과 죽음의 정신적 풍경까지 다섯 가지 철학적 풍경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그 다섯 가지가 명료하게 구분되거나 정의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사르트르의 <상상적인 것>에 경의를 표하며"라는 헌사로 시작하는

롤랑 바르트의 사진에 관한 노트, <밝은 방>은 이런 인용문으로 그 다음을 연다.

 

마르파는 아들이 다음과 같이 말했을 때 매우 감동했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게 환상이라고 항상 말씀하셨죠. 아버님이 아들이 죽는다면,

그것도 환상인가요?"  그러자 마르파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이지. 하지만 내 아들의 죽음은 최고의 환상이지."

                                              (<티베트 道의 실천>) 

 

 

 

삶처럼 사진은 각자의 눈에 비친 환상, 그중에서도 사랑하는 대상은 최고의 환상일 테지.

 

 

 

아주 오래전 어느 날 나는 나폴레옹의 막내 동생 제롬의 사진(1852)을 우연히 보았다.

그때 나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놀라움을 드러내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황제를 보았던 두 눈을 보고 있다."  때때로 나는 그 놀라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않는 것 같았기에(이처럼 삶은 작은 고독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나는 그것을 잊어버렸다.

                                                                                                                          - 본문 시작 p15

 

 

이렇게 시작부터 사로잡는 책은 무언가 다르다. 삶은 작은 고독들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하다니. 

역설적으로, 충분히 고독해야 참행복으로 이를 수 있다는 결론!!! 무엇이든 나를 날게 하는 힘이 될 거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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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6-3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책들이고 멋진 소개글이어요.
삶을 이루는 것은 결국 고독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불평해왔다니...
시작부터 사로잡는 책은 무언가 다르다는 말로도 가슴이 쿵쾅쿵쾅..^^

프레이야 2012-06-30 10:40   좋아요 0 | URL
우왓~ 실시간에요, 나인님^^
패티킴은 정말 멋진 여인이에요. 나이 들어서도 저렇게나 훌륭한 포스를 뿜어내다니요.
책도 사람도 시작부터 사로잡는 무엇, 분명 있지요. 잘 가꾸고 이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하구요.
이번 주엔 전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을 다 읽어야되는데 이래저래 마음 산란해서
반밖에 못 읽었어요. 주말에 다 읽어야겠어요. 나인님 주말 편안히 보내세요^^

비연 2012-06-30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그림자>... 구판으로 읽었을 때의 감동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듯. 개정판도 사려고 보관함에..ㅋ

프레이야 2012-06-30 10:48   좋아요 0 | URL
비연님도 그 책 감동으로 남아있군요.^^
개정판까지 보관함으로 담으실 정도니ㅎㅎ
저도 장바구니로 직행~~ 뿌듯~

비로그인 2012-06-3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페이퍼도 비 오고 갠 아침 느낌이에요.
서울에도 어젯밤부터 비가 내려요. 가뭄 끝이라 얼마나 비가 고마운지요.

이명에는 침이 효과가 있다던데. 한의원은 가보셨어요?
안과 간다는 남편에게 떡볶기랑 순대 오뎅 사오라고 시켰어요. 비 오는 날 점심은 떡볶기에 오뎅~~~

프레이야 2012-07-01 12:01   좋아요 0 | URL
허혈 체질이라 그런가 봐요. 한의원에 가볼까요?
오늘은 괜찮네요. 좀 많이 먹었더니...
비오는 날 떡볶이랑 오뎅 맛나게 드셨어요, 만치님?^^

맥거핀 2012-06-30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문장 멋있는데요? 잊힌 책들의 묘지..
건강을 잃기 쉬운 계절인데, 건강 잘 챙기세요. 그렇죠, 간단하죠. 잘먹고 잘자는 게 중요하죠.^^

프레이야 2012-07-01 12:01   좋아요 0 | URL
바람의 그림자, 아주 유명한 소설이던데요. 저도 이번에 담았어요.^^
맥거핀님도 여름 건강하게 나세요. 벌써 지치려고 하네요.

댈러웨이 2012-06-3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롤랑바르트,,,(숙제같은 남자),,, 그나저나, 클릭하게 만드는 <바람의 그림자>의 첫 문장이네요.

프레이야님, 이명은 좀 괜찮으신지, 마음은 좀 평온해지셨는지.

커피, 같이 마시고 싶어요. 저 커피 좀 주세요. (막 떼쓴다.)

프레이야 2012-07-01 12:03   좋아요 0 | URL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도 다 못 읽고 접어뒀어요.
바람의 그림자,는 아주 매혹적이죠. 저도 이번에 퐁당 담았어요.
이명은 오늘 나아졌어요. 마음의 문제이지 싶어요.
커피도 많이 마시니까 영향이 있는 것 같구요.
저 지금도 커피 마시고 있는데 댈러웨이님이랑 같이 마시고 싶어요^^

하늘바람 2012-07-0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까지 들리시다니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어요
갓 볶은 커피콩
그 자체가 더 근사한데요^^

프레이야 2012-07-01 12:0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이번 여름은 더 힘들 것 같아요.
오늘이 7월 첫날인데 벌써 몸이 왜 이리 지치는지..
님은 태은이 동생까지 돌봐야하니 진짜 몸 잘 챙기세요.^^

마녀고양이 2012-07-0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착없이 바람처럼'.... '흘러가는대로'....
언니, 저는 이 문장이 가장 큰 집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이것에 집착하는구나, 나는 이것에 두려워하는구나, 나는 이것이 변화하기를 바라는구나 라는 욕망을
인정함으로부터 모든 것은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리 바람처럼 떠내려보내려 한다 해도
떠내려보내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 한다면, 결국 더욱 큰 회색 구름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구요... 그러나,

언니의 떠내려보냄과 제 떠내려보냄이 다른 것일테니,
아마 언니는 정말 편안함을 찾으셨을지도 모른다, 모두 이 동생의 늘 하는 걱정이다 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니가 늘.... 제게 주시는 염려처럼요. 언니, 비가 와서 서늘해졌습니다만, 이제 진짜 여름이네요.
언니들을 보고 싶은데, 저는 7월 18일부터 7박8일 연수에, 7월 30일부터 3일간 종일 집단 상담에....
줄줄이 스케줄이 잡혀 있는 중입니다. 이래저래, 나쁜 동생만 되네요. 뽀뽀로 일단 때워야지, 쪼옥~~~~

프레이야 2012-07-02 10:29   좋아요 0 | URL
에고 마고님 또 약간의 오독이.ㅎㅎ 떠내려보냄, 그 말이 아닌데ㅜㅜ
떠내려보내려는 게 있나봐요, 마고님은. 전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편안해요.^^
마고님 워낙 바쁘니 건강 잘 챙겨요. 무척이나 에너지 소비가 많은 일이라고 여겨져요.
늘 염려하고 토닥여줘서 정말 고마워요.^^
7월 바쁜 일정 잘 소화하고 그후에 만날 수 있으면 꼭 만나요^^

마녀고양이 2012-07-02 20:50   좋아요 0 | URL
죄송해요... 제가 또 오독했나봐요,,, (풀이 팍 죽은~)
아무래도 저야 말로 무엇인가 잡고 놓아주질 않는군요. ^^

어디서 떠내려보낸다는 말을 본걸까요? 제가 페이퍼를 읽으면서
나뭇잎이 둥둥 시냇물을 타고 내려가는 장면을 어디서 본 걸까요?
제 상상력이 아무래도 너무 끝내주는 모양이예요,, 히히

프레이야 2012-07-02 21:24   좋아요 0 | URL
히히, 울마고님, 아니에요. 역시 일정 부분 예리하기도 한 걸요.ㅎㅎ
근데 잘 안 돼요. 누구든 자신이 잘 안 되니 그걸 말이든 글이든 하는거죠.
그치만 그 자체로 좋아요. 나쁘지 않지요. 그걸 본인이 안다는 거니까.
오늘도 하루종일 바빴죠? 난 지금 와인 한 잔 하는 중^^
 

 

 

 

 

 

 

 

 

 

 

2012년 6월 26일 녹음 시작

현재 6시간 소요 124쪽까지 진행. (총 311쪽)

 

 

 

 

열 개의 단편이 모인 윤성희의 소설집 <웃는 동안>은 귀신들의 이야기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그래서 이 소설집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제목에서도 눈치 챘지만 이 소설집의 이야기들은 생의 가볍지만은 않은 고통을 가볍게 날려주려 한다.

죽은 자들이 바라보는 산 자들의 모습, 죽은 자들끼리의 이야기, 죽은 자들의 시간과 산 자들의 시간이

수시로 넘나들기도 하면서 기억과 회상, 아픈 추억과 멍든 가슴 한 구석,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말 되어지는 바람에 가슴이 더 시린 이야기들이다. 그런 시간과 기억의 연속성을 대변하듯 아주 긴 한 문단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문단 구분이 없이 귀신들의 상념과 대화와 떠들썩한 수다들이 이어진다.

 

'사소한 우연이 전해주는 아주 잠깐 동안의 기적 같은 선물!'

띠지에 적힌 부제다. '우연'이라는 말은 자주 듣고 쓰는 단어이지만 특히 잘 들린다.

읽고 있는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에서도 '우연'이 언급되어서 그렇다.

<웃는 동안>의 네번째 이야기 '공기 없는 밤'에서 '우연'은, 우연에 의한 생의 그림은 이렇게 묘사된다.

 

"아침에 손톱을 깎을지 저녁에 손톱을 깎을지 차이야."(p109)

"명심해. 어느 아침에 손톱이 깎고 싶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p111)

 

그런데 우리 삶에 이 놈의 우연이란 것도 모종의 마음작용에 의한 가면의 운명이 아닌지,

나는 그런 의심이 살짝 드는 것이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2012년 2월 1일 녹음시작

총 19시간 소요 녹음 완료.  6월 26일 1차편집 시작 현재 84쪽까지.

 

 

 

초겨울에 남풍이 불어서 흑산행 돛배는 출항하지 못했다.

 

<흑산>의 첫 문장이다. 김훈은 대개 첫 문장에서 압도한다.

이 문장에서도 '흑산행 돛배는' 에서 '는' 과 '가' 사이에서 얼마나 고민했을까, 혼자 생각이 든다.

 

일전에 순교자 박물관에서 황사영의 백서를 보았다.

유리 전시장 안 너머로 그걸 마주했을 때 나는 갑자기 얼어붙 듯 멈췄다.

김훈의 <흑산>을 읽으며 내가 가장 인상 깊었고 안타까웠던 인물이 황사영이었고 그가 올린 '백서'였기에.

박물관 유리장 너머로 보이는 백서의 내용을 내가 읽은 순 없었지만 자잘한 세로 글씨로 빽빽하게 써내려간

글자의 나열만으로도 그 내용의 간절함이 전해오는 느낌이었다.

 

육지의 시간을 끄는 마노리나 바다의 시간을 너머 다니는 문풍세 같은 가상의 인물도 몫이 크지만

맏형 정약현의 사위, 열 여섯에 장원급제한 맑은 청년 황사영에 대한 묘사에서부터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황사영이 임금앞에 나아가 첫 만남을 한 후 잡혔던 손을 비단싸개로 하고 지내는데

정약현은 이를 보고 어수를 모신 손이구먼, 이라는 약간의 조롱과 함께 감추어 가리려고 하는 게

오히려 드러나고 있다고 일침을 놓는다. 그리곤 소년등고로구먼, 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황사영은 그걸 벗어버리고 그 전말을 정약현에게 글월로 올리고 정약현은 어린 사위의 총명함에 웃음 짓는다.

오늘 이 대목을 다시 읽으며 김훈은 참 대화체도 특별한 어감을 준다는 느낌을 새삼 받았다.

 

- 소년등고少年登高로구먼.

사윗감을 물가 마을로 불러들인 자리에서 정약현은 그렇게 말했다.

어린 나이에 높은 지위에 오르는 일과 재주가 좋아서 문장을 잘 짓는 일이 인간의 큰 불행이라는 '소학'의 글귀가

황사영의 머리에 스쳤다. 주희가 '소학'을 엮으면서 정이천의 말을 옮겨놓은 문장이었다.  (p65)

 

 

김훈이 정약용을 보는 대목도 재미있다. 정약용이 조카사위 황사영을 보는 눈에 실려서 빚어낸다.

 

셋째 처숙부 정약용은 경전이나 인륜으로 채울 수 없는 아득하고 넓은 땅이 그 소년의 마음에 날것으로 펼쳐져

있음을 알았지만, 정약용의 눈길은 늘 세상의 굴곡에 닿아 있어서 날것이 날개 치는 그 멀고 드넓은 땅이 깊이

들여다보이지는 않았다. (p69)

 

 

 

1801년 순조1년 11월에 황사영이 배론에서 체포되면서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해 서양 군함의 파견 등을 요청하는

내용의 '백서'도 압수된다. 그리고 정약전과 약용이 불려 올라와 심문을 받고, 12월에 황사영은 서소문 밖에서

능지처참 된다. 황사영의 부인 정명련은 제주 대정현의 관비로 가는 뱃길 중, 두 살 난 아들 경한을 살리기 위해

추자도에 내려놓고,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된다. (책 뒤쪽 참고문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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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0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9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9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9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2-06-29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웃는 동안>은 '어쩌면'이었나 '어쩌다'이었나, 를 읽다가 만 기억이 나요. 하지만 겨우 세 장 정도 읽었음에도 그녀의 글은 아주 특이하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네요. 문단을 나누지 않잖아요, 윤성희는. 이 책만 이런가, 하고 여러 문학상 수상집을 뒤적거려 보니 다 그렇더라구요. 신기했다구요. ㅎㅎㅎㅎ
하여튼, 오늘부터 시험 공부 들어갑니다. 한 동안 뜸할지도. 전혀 안 그럴지도.

프레이야 2012-06-29 19:34   좋아요 0 | URL
윤성희의 '감기'도 집에 두고만 있는데 봐야겠네요. 원래 문단을 안 나누는군요, 그분.
첫 장 '어쩌면'이요.ㅎㅎ 그 장 후반에서 '우리를 날게 하는 말들'이 좋더라구요.
어떤 말을 생각하면 나는 기분이 들까요. ^^
소이진님, 오늘부터 시험공부 열심히 하구요, 머리 식힐 때 가끔 들르기에요.^^
 

아래 페이퍼에 손현숙 시인의 '공갈빵'을 넣었더니

아름다운 M님이 이런 시를 답글로 선사해 주셨다. 고마워요.^^

 

 

 

 

 

공갈빵이 먹고 싶다 / 이영식

 


빵 굽는 여자가 있다
던져 놓은 알, 반죽이 깨어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산모처럼 따뜻하다
달아진 불판 위에 몸을 데운 빵
배불뚝이로 부풀고 속은 텅- 비었다
들어보셨나요? 공갈빵
몸 안에 장전 된 것이라곤 바람뿐인
바람의 질량만큼 소소하게 보이는
빵, 반죽 같은 삶의 거리 한 모퉁이
노릇노릇 공갈빵이 익는다

속내 비워내는 게 공갈이라니!
나는 저 둥근 빵의 내부가 되고 싶다
뼈 하나 없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
몸 전체로 심호흡하는 폐활량
그 공기의 부피만큼 몸무게 덜어내는
소소한 빵 한 쪽 떼어 먹고 싶다
발효된 하루 해가 천막 위에 눕는다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차지게 늘어붙는 슬픔 한 덩이가
불뚝 배를 불린다

 

 

 

-----------------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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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은 ebs fm 책읽어주는라디오는 베스트셀러 편이었다.

나는 이 프로그램 듣기를 완전히 우연에 맡기고 있는데, 그때그때 나에게 오는 어떤 우연이 설렌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The Big Picture], 나로선 처음 들어본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이다. 흥미진진하다.

 

 

 세벽 네시, 조시가 또 울었다.

 

이런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의 주인공은 벤자민 브래드포드.

잘나가는 변호사에 아름다운 아내, 아이 둘(생후 4개월 된 조시 포함)과 함께,

겉보기엔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꾸려 살고 있는 벤자민 브래드포드는 사진가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은 우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그가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아내와 옆집 사는 사진가 게리와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게리에게 노골적인 질투심을

드러내는 언사를 아내앞에서든 어디서든 하는데...

시청자들의 문자메시지를 즉석에서 받아 소개하면서 스포일러가 될까봐 앞으로의 스토리는

자제하고 라디오는 내일 또 보자는 말로 맺는다. 내 마음대로 생각에는,

앞으로 벤의 삶은 놀라운 우연과 반전으로 전복되고 그것이 전화위복이 될 조짐이 보인다.

 

 

 

사회자(성우?)가 프로그램을 맺으며 이런 말을 한다.

사랑이 끝나는 건, 의심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때 이미 사랑은 끝나는 것이라고.

 

 

얼마 전 '문장'에서 받았던, 무지하게 유쾌한, 손현숙 시인의 시, "공갈빵"이 떠오른다.

 

 

  

 공갈빵 / 손현숙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꽃구경하던 봄날, 우리 엄마 갑자기 내 손을 놓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걸음을 떼지 못하는 거야  저쯤 우리 아버지, 어떤 여자랑 팔짱 착, 끼고 마주오다가 우리하고 눈이 딱,

마주친 거지 “현숙이 아버......” 엄마는 아버지를 급하게 불렀고, 아버지는 “뭐라카노, 아주마시! 나, 아요?”

바바리 자락 휘날리며 달아나버린 거지
 
  먹먹하게 서 있는 엄마를 바라보며 나는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어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배가 고픈 건지, 아픈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서러웠거든

우리가 대문 밀치고 들어서기가 무섭게 아버지는 “어디 갔다 인자 오노, 밥 도고!” 시침 딱 갈기고 큰소리쳤고

엄마는 웬일인지 신바람이 나서 상다리가 휘어지게 상을 차렸던 거야 우리 엄마 등신 같았어
 
  그러면서 오늘까지 우리 엄마는 아버지의 밥때를 꼭꼭 챙기면서 내내 잘 속았다, 잘 속였다, 고맙습니다,

그 아버지랑 오누이처럼. 올해도 목련이 공갈빵처럼 저기 저렇게 한껏 부풀어 있는 거야
 
 
  시_ 손현숙 - 1959년 서울 출생. 시집 『너를 훔친다』, 『손』, 사진 산문집 『시인박물관』 등이 있음.

현재 문광부 파견 도서관작가,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자료를 받아 숙성시킨 ‘버려진 동물들에 대한 에세이’

원고를 넘기고 출간을 기다리는 중.

 

 

 

이런 신간소개도 나오는 걸 듣고 차에서 내렸다. 한 권 더 있는데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ㅠ

 

 

  <외로워지는 사람들>(원제는 Alone Together) 은

지난 주 한겨레 토요판에서도 보고 찜해둔 책.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에 카톡, SNS 등 수많은 기계적인 매체를 이용해 소통을 시도하지만 소통은 더 불가해지고 더 고독해지고 진정 가슴을 나누고 어려움을 함께할 벗은 줄어든다. 이젠 더 말할 필요도 없는 현상이 되었는데, 이 책은 그런 걸 부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관계에서 무엇을 바라느냐"에 초점 둔다.  한겨레에서 본 기사(과학책 번역가 김명남) 중 일부를 옮기자면, 우리가 가상 연결망에 마음을 빼앗기는 까닭은 위험도가 낮으면서 늘 가까이 있는 관계를 원하기 때문이다. 거절과 마찰을 두려워해서든, 감정을 남에게 승인 받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타인지향적 자아감이나 게으름 탓이든, 우리가 계속 통제 가능한 약한 유대만을 원하는 이상, 로봇이 인간의 말상대가 되는 미래는 시간문제다.

 

 

 

어제 제주에 사는 친구와 카톡을 하다가 친구가 몹시 외롭고 힘든 마음 상태에 있다는 걸 알았다.

사실 저번 수능 이후 그렇다는 걸 알았는데 쉽게 달려가 볼 수도 없는 거리라...

내가 아는 그 친구의 성격은 웬만한 난관에도 낙담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을 기반으로 꿋꿋한 쪽이었는데

그게 일부였다는 걸 알았다. 떨어져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아이들 진학문제, 어른들 건강과 죽음의 예고 등

사실 그런 것들은 올리브 키터리지의 말을 빌자면, '유감으로 생각할 일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것 또한 다 지나가는 고비 중의 하나다.

다른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그런 얘기들을 했더니 그 친구도 동감에 동감, 사실 예민해 보이는 나는 오히려

그렇지 않은 편이라는 말에도 동감한다. 감수성만 예민하다고.^^ 아이들 애 안 먹이는 것도 감사한 줄 알라고.

지금 사는 게 너무 허무하다고 세상의 슬픔은 모두 자기한테 와 있는 것 같다고 가라앉아 있는 제주 친구가 끝에는

보고 싶다는 말을 보냈다. 그런 말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  마음이 짠해져서 부산 오면 꼭 연락하라고 답했다.

정말이지 나는 늘 약한 유대만을 원하며 관계로부터 편안하게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덜 상처 받으려고 혹은 게을러서, 아니면 또다른 잡다한 그 무엇의 까닭으로.

아무튼 비겁하고 이기적인 태도가 아닐까.

그나저나 이탈리아 도시기행은 언제쯤 해볼까. 저 책 표지부터 근사하다!!!

 

 

빅 픽쳐, 낭독하는 중간에 막간곡으로 나온 노래^^

Mrs. C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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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2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빅 픽쳐>는 되게 유명한 작품이잖아요. 재미지다고 소문이 아주 많이 퍼졌었어요. 저는 물론 읽어보진 않았지만 엄마가 소장 중이더군요. 언젠가는 그 책을 뺏어올테지요. ㅋㅋ

프레이야 2012-06-26 21:04   좋아요 0 | URL
우와~~ 소이진님 어머니께서요? 뺏어오세용~~
저도 검색 좀 해보니 엄청 재미나다고 유명한 책이더라구요.
흥미진진ㅋㅋ 알라딘에 완전 반값에 파네요. 히히~ 살까말까 고민중^^

아무개 2012-06-27 08:32   좋아요 0 | URL
전 빅 픽쳐를 시립도서관에 비치신청 했는데 왜인지 '거절'당했어요 췌....
근데 문광부 파견 도서관작가는 뭐에요? @..@

외로워지는 사람들 확~ 떙기네요

프레이야 2012-06-28 01:44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저도 '외로워지는사람들'이 땡겨요.
문광부 파견 도서관작가는 저도 잘 몰라요. 근사해 보여요.^^
근데 왜 '빅 픽쳐'를 거절했을까요, 시립도서관에서요..ㅠㅠ

비로그인 2012-06-26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갈빵이 시심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인가보군요. ㅎㅎ
전 이런 시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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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빵이 먹고 싶다 / 이영식


빵 굽는 여자가 있다
던져 놓은 알, 반죽이 깨어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산모처럼 따뜻하다
달아진 불판 위에 몸을 데운 빵
배불뚝이로 부풀고 속은 텅- 비었다
들어보셨나요? 공갈빵
몸 안에 장전 된 것이라곤 바람뿐인
바람의 질량만큼 소소하게 보이는
빵, 반죽 같은 삶의 거리 한 모퉁이
노릇노릇 공갈빵이 익는다

속내 비워내는 게 공갈이라니!
나는 저 둥근 빵의 내부가 되고 싶다
뼈 하나 없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
몸 전체로 심호흡하는 폐활량
그 공기의 부피만큼 몸무게 덜어내는
소소한 빵 한 쪽 떼어 먹고 싶다
발효된 하루 해가 천막 위에 눕는다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차지게 늘어붙는 슬픔 한 덩이가
불뚝 배를 불린다.

프레이야 2012-06-28 01:46   좋아요 0 | URL
호호~~ 만치님, 이 시 좋으네요. 고마워요.
저 위의 시는 공갈빵도 공갈빵이지만 시침 뚝 떼고 벙글벙글 핀 목련꽃이 시심을
불러온 것 같아요. 우리야 뭐 목련꽃이든 공갈빵이든 그게 그걸까요? ^^

하늘바람 2012-06-27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빅 피처 이야긴 많이 들어보았어요.
아침 좋은 시 읽고 공갈빵 먹고파 하며 갑니다.

프레이야 2012-06-28 01:49   좋아요 0 | URL
공갈빵 먹고파요 저도.ㅎㅎ
몸 안에 바람만 장전하고..

진주 2012-06-2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갈빵, 세상 좀 살아본 사람의 시로군요~^^

저는 어제 커피번을 사이좋게 뜯어 먹으며 '살아야 함'을 이야기 했답니다.
비 묻은 바람이 아카시아 나무를 뒤흔들고 있었고요,
그 바람결에 커피 냄새,빵 굽는 냄새가 섞여 날아와
제 이야기에 힘을 실어 주었어요.

그 분이 힘을 내서 살아갈 희망을 얻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커피도 마시고 번도 먹고 공갈빵도 먹으면 얼마나 좋아요!
ㅎㄱ님도 부산 바닷바람 쐬면서 행복하세욥!

프레이야 2012-06-28 01:57   좋아요 0 | URL
진주님, 살아야함.. 어머니랑 나눈 이야기인거죠?
커피번은 저도 좋아하는 빵이에요. ^^
저도 그분이 살아갈 희망을 잃지않고 힘 내시길 바래요.

진주 2012-12-10 19:55   좋아요 0 | URL
앙...ㅎㄱ님 답글을 왜 이제사 봤을까요?
번을 먹으며 이야기 나눴던 그 사람은, 자살을 기도하던 알콜 중독자이시죠...
6개월 세월이 흘렀네요...지금 재활을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예요..^^

라로 2012-06-27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빅픽쳐 읽었어요. 좋았지만 그런 소설의 단점(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허무감)은
결말 부분이 늘 미약하다는 거에요.
그래서 잘 안 읽게 되나봐요.
작가도 힘이 드는거지요,,암튼 이건 다 제 느낌.
하지만 의심이 시작되는 순간 관계가 끝나다는 말에는 심히 공감.
오늘 부산에 바람이 부나요? 비가 오나요??

프레이야 2012-06-28 02:01   좋아요 0 | URL
저도 저런 류의 베스트셀러를 잘 안 읽는 편이라 뭐라 말은 못하겠어요.
의심이 시작되는 순간 실질적으로 사랑은 끝난다는 말은, 의심 그 이전에 이미 사랑이 끝났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의심이 든다는 건 자신의 내부가 스스로 의심스러운 거지요.
오늘 이곳은 비가 오는 듯 싶더니 오후엔 오지 않고 바람만 좀 불었어요.
해운대 바다는 보지 못하고 무슨 강의만 실컷 듣고 맛있는 밥 먹고 그랬답니다^^

hnine 2012-06-2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현숙 시인의 시는, 시가 아니라 '소설'이네요...
공갈빵, 만들어본 적 있는데 부풀리게 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납작한 채 부풀지 않거나, 터져 버리거나.
즉, '공갈'도 어렵다고 결론을...^^

프레이야 2012-06-28 02:03   좋아요 0 | URL
빵 잘 구우시는 나인님도 공갈빵은 어렵군요.
잘 부풀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군요. 공갈도 제대로 해야 멋지지 어설프게 하면
서로 상처만 남을까요. ㅠㅠ 이왕이면 신명나는 공갈 한 판 제대로 갈기로
이 세상 떠야할텐데요.^^

순오기 2012-06-28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손현숙 공갈빵 속의 어머니는 보통 엄마들의 모습 아닐런지...
어쩌면 저렇게 사는 게 행복일지도요.^^
음악~~ 좋아요!^^

프레이야 2012-06-28 21:04   좋아요 0 | URL
언니, 어제 잠을 거의 못 잤더니 낮에 졸음운전으로 사고날 뻔 할 정도였어요.
정신없이 자다 일어났네요. 공갈빵의 속처럼 속 다 게워내고 허허실실 살 수 있다면 좋겠어요.^^
 

얼마전부터 운전 중에는 라디오 채널을 ebs fm으로 한다.

책 듣는 사람, 뭐 그런 제목으로 소설 낭독을 해주는데 참 좋다.

 

라디오 연재 소설, 천명관의 <몬스터> 6화. 이런 식으로 시작한다. 흥미진진하다.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이나 공지영의 <도가니>처럼 이 소설도 연재 먼저, 나중에 책으로 나올 것 같다.

천명관의 소설을 한 권도 읽어보지 못한 나는 그의 소설에 관심이 가기 시작. 이렇게 어떤 동기는 생겨나나 보다.

 

운전하는 시간대에 따라 내가 들을 수 있는 소설은 달랐는데 그때그때 좋다.

하루는 쌩 떽쥐뻬리의 <야간비행>!!!   반가워 집에 와 얼른 들쳐봤다. 밑줄 그어놓은 데가 많다.

 

  

 

 

 

 

 

 

 

 

 비행기 아래로 펼쳐진 언덕들은 벌써 황금빛 저녁노을 속에 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평야는 영원히 스러지지 않는 빛으로 환해지고 있었다.

 

 

 

이렇게 첫 문장을 시작하는 이 소설의 덕목을 앙드레 지드는 서문에서 이렇게 쓴다.

 

"나는 쌩 떽쥐뻬리의 처녀작도 좋아하지만 이 작품이 더욱 좋다.

<야간비행>의 주인공은 자신을 초인적인 용기를 가진 인간으로 승격시키고 있다.

이 생동감이 넘치는 이야기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그 숭고함이다.

인간의 허약함이니 불성실이니 방종함이니 하는 것들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인데다 

오늘날의 문학이 너무나 잘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인간의 긴장된 의지력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자기 초월의 경지는 오늘날 우리가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서문 일부)

 

 

 

지난 주 금요일 낮에는 이런 신간 소개를 하는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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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6-25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간비행>은 못 읽어봤지만 앙드레 지드의 서문은 제 마음을 아주 흡족하게 해주네요!!!*.*

라로 2012-06-25 23:29   좋아요 0 | URL
왜 제 글엔 답글이 없어요????흑 내 답글은 투명답글??(예민한 뤼야 마구 뛰어 간다,,,,,,,,)

프레이야 2012-06-26 09:49   좋아요 0 | URL
아이고고... 예민한 뤼야님 ㅎㅎ 취한 거에요 ㅎㅎ
어제 저도 맥주 캬~~ 해서 컴 켜지도 않고 당연 다른 댓글도 전부 못 달고 그냥 자버렸어요.
치맥으로 부추겨놓구선..ㅋㅋ 몬살아 내가 ..
암튼 자유부인이라 좋겠어요~ 염색은 무사히(^^) 잘 했다우~

라로 2012-06-26 09:49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하
이런 일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는 책읽는나무님이 에이치나인님께 단 댓글을 프야님이 단 댓글로 봤어요!!!
치맥때문에 취했었나봐~~~~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 댓글은 뛰어 넘고 나인님께만 댓글 단 줄 알고 삐졌는뎅,,,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맥주 한캔밖에 안 마셨구만,,,늙은게야,,,ㅠㅠㅠㅠㅠㅠ

hnine 2012-06-2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EBS개편 후 프로그램, 책읽어주는 라디오 듣는 것 좋아해요. 소설, 동화, 자서전 등등 시간대에 따라 매우 다양하더라고요. 특히 프레이야님은 낭독을 하시니까 더 유심히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을 들으실 수도 있겠네요.
은희경 좋아하세요? 전 지금 소이진님 서재에서 보고 <소년을 위로해줘> 읽고 있는데, 음...다 읽고서 말씀드려야겠어요 ^^

책읽는나무 2012-06-25 17:22   좋아요 0 | URL
저도 은희경 좋아해요.^^
그책 다 읽고 꼭 말씀해주세요.
기대할께요.^^

프레이야 2012-06-26 09:46   좋아요 0 | URL
나인님, 눈치 채셨군요. 낭독하는 걸 유심히 들어요. 내용도 내용이지만요.ㅎㅎ
동화 낭독하는 부분은 아직 안 들렸는데 제가 우연히 라디오 켤 때마다 어떤 게 나올까
기대하는 것도 설레어요. 은희경은 아주 예전에 두 권 읽고 오래 안 읽었던 작가인데
신작도 좋은가 보더라구요. '소년을 위로해줘' 다 읽고 이야기 나눠주세요.^^

책읽는나무님, 은희경 좋아하시는구나.ㅎㅎ 전 좋지도 싫지도 않아요.^^

순오기 2012-06-25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책읽어주는 라디오 듣다가, 루이스 새커의 <구덩이>에 꽂혀서 책을 사서 읽었더랬죠.
지금은 언제 하는지도 몰라요.ㅜ
책 읽어주는 프레이야님에게 맞춤인 프로그램이네요.
야간비행~~~~~ 저 책, 우리집에도 있어요.^^

프레이야 2012-06-26 09:48   좋아요 0 | URL
오기언니도 역시^^
저도 그 프로그램 들으면서 '나도 저런 거 시켜주면 잘 할 수 있는데..' 마구 이랬다능ㅋㅋ
야간비행, 좋아하는 책이에요. 좀더 숭고한 정신, '의무를 사랑하라'는 말이 떠오르는.

아이리시스 2012-06-2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왕자>는 정기적으로 다시 읽는데요..짧기도 하고 읽을 때마다 다르기도 해서..
<야간비행>은 체험이라고 해서 좀 고루할 줄 알았더니, 첫문장 정말 예술이네요! 하늘이 쫙 펼쳐지는 게..

저희 동네는 공항 옆도 아니고 근처도 아닌데 어제 밤하늘 보는데 연달아 두 대의 비행기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아파트 동과 동 사이로 날아가는 거예요. 물론 아파트가 있는 곳까지 내려오진 않았지만요.. 저는 폭격기 날아오는 줄 알았어요ㅜㅜ 갑자기 야간비행이라니까 생각이 나서..( '')

프레이야 2012-06-28 01:43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놀라셨겠어요.
두 대의 비행기가 야간에 주택가에.. 무슨일이었을까요...
어린왕자도 야간비행도 때때로 아무곳에서나 읽어도 좋아요.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