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페이퍼에 손현숙 시인의 '공갈빵'을 넣었더니
아름다운 M님이 이런 시를 답글로 선사해 주셨다. 고마워요.^^
공갈빵이 먹고 싶다 / 이영식
빵 굽는 여자가 있다
던져 놓은 알, 반죽이 깨어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산모처럼 따뜻하다
달아진 불판 위에 몸을 데운 빵
배불뚝이로 부풀고 속은 텅- 비었다
들어보셨나요? 공갈빵
몸 안에 장전 된 것이라곤 바람뿐인
바람의 질량만큼 소소하게 보이는
빵, 반죽 같은 삶의 거리 한 모퉁이
노릇노릇 공갈빵이 익는다
속내 비워내는 게 공갈이라니!
나는 저 둥근 빵의 내부가 되고 싶다
뼈 하나 없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
몸 전체로 심호흡하는 폐활량
그 공기의 부피만큼 몸무게 덜어내는
소소한 빵 한 쪽 떼어 먹고 싶다
발효된 하루 해가 천막 위에 눕는다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차지게 늘어붙는 슬픔 한 덩이가
불뚝 배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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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