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란하 이야기
샤오홍 지음, 원종례 엮음 / 글누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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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홍이 홍콩의 병원침대에서 쓸쓸히 죽어가기 전, 유년의 호란하를 자주 추억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다.
사람과 풍경, 가난과 굶주림에 대한 묘사가 지극하다.

`호란하`
이 작은 도시에 전에는 우리 할아버지가 사셨고 지금은 우리 할아버지가 묻혀 계신다.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할아버지는 이미 60여 세셨다. 내가 네댓 살이 되었을 때에는 거의 70에 가까우셨다.
‥‥‥
전의 그 집 뒤 화원의 주인들은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늙은 주인은 돌아가셨고, 작은 주인은 황무지로 도망쳐 버렸다. 그 화원의 나비와 메뚜기와 잠자리 등은 어쩌면 아직도 해마다 그대로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이제는 완전히 황량해졌는지도 모른다. (중략)
이상에서 내가 쓴 것은 결코 무슨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것들이 내 유년의 기억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고 잊기가 어려워서 여기에 적어본 것이다.
1940년 12월 20일
홍콩에서 탈고함


-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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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장 세계문학의 숲 11
샤오홍 지음, 이현정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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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주연,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를 보고 친구 둘의 결혼식에 갔다. 지천명의 나이에 새 삶을 시작하는 커플을 축하해주러 가기 전에 택한 영화가 왜 이것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세 시간 가량 이어지는 독특한 서술방식의 `황금시대`는 격변의 시대를 겪은 중국의 여류문인, 샤오홍의 일대기를 다룬 아름답고 쓸쓸한 이야기다. 31세에 병사하기까지 10년간 백 편의 작품을 쓰고 천진하고도 뜨겁게 생을 불태우고 간 샤오홍의 작품을 당시 중국의 문학조류에 따르지않은, 문학의 본질에 더 가까운 것이라 평한다. 영화는 실제 인물들의 증언과 기억, 자료들을 토대로 최대한 객관성을 잃지 않고 거리두기를 하며 보여준다. `심플라이프` 허안화 감독의 역량이지 싶다. 샤오홍 자신이 1인칭으로 보여주는 자신의 모습과 목소리는 더욱 울림이 크다. 탕웨이는 `만추`보다 더 깊어졌다.

영화 속, 샤오홍의 작품 중 `생사의 장`과 `호란하 이야기`가 언급되고 엔딩은 호란하 이야기의 서문으로 나레이션 된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누구나의 가슴속에 있을 유년의 빛나는 화원, 그 아련한 필름이 파노라마로 지나가는 걸 느낄 수 있다.

염소 한 마리가 큰길가에서 느릅나무 뿌리를 갉아먹고 있었다.

성 밖으로 길게 뻗은 큰길에는 느릅나무 그늘이 드리워 있었다. 그 길을 걸으면 마치 일렁일렁하며 하늘을 가리는 커다란 우산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 첫문장 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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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 2015-05-13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황금시대 재밌게 봤어요.
긴 3시간이 짧게 느껴진 건 탕웨이의 매력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샤오홍의 소설이 번역된 건 몰랐는데
저도 언제 읽어보고 싶네요. ^^

프레이야 2015-05-13 08:11   좋아요 0 | URL
따뜻님 영화 좋아하시는군요 반가워요. 탕웨이는 색계, 만추,에 이어 더욱 깊어진 느낌이에요. 호란하이야기,는 표지도 참 맘에 들어요. 제가 꼽은 아까운 천재여성예술가 대열에 들어요.

풀무 2015-08-1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금시대.. 참 인상적으로 보았습니다. 보는 내내 어찌나 맘이 저릿저릿하던지요.
영화 속에 나레이션으로 깔리던 후란강 이야기 첫 대목도 참 좋았던 기억입니다.

프레이야 2015-08-11 23:48   좋아요 0 | URL
저도 호란하이야기,의 구절들이 나레이션 되는 장면들이 참 좋더군요.
인상 깊은 영화에요. 다시 보고 싶은...
 
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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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목을 영화가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까‥
영화도 좋았지만 말이다.

당신의 이름은 추은주
제가 당신의 이름으로 당신을 부를 때,
당신은 당신의 이름으로 불린 그 사람인지요,
당신에게 들리지 않는 당신의 이름이, 추은주,
당신의 이름인지요.

- `화장` 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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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5-05-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다 읽고, 영화예고편만 봤는데
영화개봉을 위해 개작을 한 느낌이 들던데 ... 아닌가요? ^^
읽고나니 마음에 쓸쓸함이 많이 남네요. ^^

프레이야 2015-05-11 13:36   좋아요 1 | URL
글쎄요^^ 개작 이야긴 못 들어봤구요. 예전의 책으로 읽었는데 영화는 영화대로 조금 다르게 가지만 나름 최선이 아니었나싶어요
 

연휴 뒤 아침에 기숙사로 딸아이를 데려다주고 바로 점자도서관으로 왔다. 아이 학교에서 거리가 가깝다.

하여 오늘은 내 시간표보다 일찍 당도했다. 내 시간이 될 때까지 다른 책을 읽기로‥

신록이 시원한 창가 사상구도서관 2층 열람실에서 찾아 들고 앉은 책. 목차를 보다가 7장에 꽂혔다.

- 중년에 스케이트를 배우는 것은 `균형`의 적절한 은유가 될 수 있을까?

십 년 전 스케이트를 배웠던 적이 있고 그때 내가 느낀 균형,이라는 덕목이 생각났다.

당시 3년을 푹 빠져서 탔던 기억이 새록새록^^
몸과 마음, 이성과 감성, 정신과 정서, 관계의 균형까지 당시 스케이트를 배우며 생각할 수 있었던 숙제들이다.

역시 몸으로 체득한 게 자신에게 진실하다.

더글라스는 이 에세이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고백하며 보편적 공감대를 불러온다.

7장에서는 별거와 이혼, 아이의 자폐증상 등 절망적인 순간들을 이겨낸 이야기 뒤에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낙관의 희망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을 잘 다스리기를 조심스레 독려한다. 


- 인생에는 힘든 길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에 우리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게 아닐까?

특별한 일, 즐거운 일, 평범한 일 속에서 우리는 돌고 또 돌고 또 돌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지럽고 어렵고 어마어마한 신비를 껴안기 위해 우리는 균형을 잃지 말아야한다.(중략)
‥그 음울한 1월에 퀘벡의 스케이트장에서 내가 알고있던 것이라고는

 `얼음 위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 서 있어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으면 안 되었다. (299쪽)

 

덧) 스케이트 다시 타고 싶어지네. 요즘 면역성이 저하되는지 입병이 너무 자주 반복된다.

    병원은 꺼려지고 어떻게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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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6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6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5-05-0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우아하시겠지?ㅎ
입병 이런.. 프로폴리스 한방울?

프레이야 2015-05-06 21:46   좋아요 0 | URL
그땐 제법 날았는데 ㅎㅎ 안 보이니 뻥을 이렇게 ^^
혀 전체가 완전히 아프네요, 이제. 아흑.. 프로폴리스 닿으면 무지 아플 것 같은데
그래도 참고 발라볼까요..

물고기자리 2015-05-06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글라스의 책은 한 두 권 정도 빼고는 다 읽었었는데 에세이가 나왔군요 더글라스 글에선 섬세한 심리묘사와 슬픔을 끌어안은 차분한 긍정이 느껴져서 좋아하는데 꼭 읽어봐야겠어요..

프레이야 2015-05-06 21:48   좋아요 0 | URL
섬세한 심리묘사와 슬픔을 끌어안은 차분한 긍정, 이 책에서도 느껴져요.
저는 소설은 빅 픽쳐 정도만 봤고 어느 인터뷰에서 그의 생각을 읽었는데
꽤 괜찮은 작가구나 했답니다.

blanca 2015-05-0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글라스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으로 시작해도 괜찮겠어요. 저에게 필요한 건 균형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레이야 2015-05-06 21:49   좋아요 0 | URL
언제나 균형감은 필요한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요.
몸이 균형을 살짝 잃었는지 자주 반란을 일으키네요.
좀 잘 돌봐줘야할 것 같아요.^^

해피북 2015-05-0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피곤하면 입병 잘생기는데 과일 많이 먹으라는 소리 자주 들었어요^~^

프레이야 2015-05-06 21:50   좋아요 0 | URL
과일을 잘 안 먹는 것 같네요. 제가, 그러고보니.ㅜㅜ
입병 나면 그때서야 비타민 찾아 먹고 평소엔 또 나 몰라라 그럽니다.
평소에 뭐든 잘해야겠어요.^^

sslmo 2015-05-06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언젠가 카스에서 스케이트 신은 모습 뵌적 있는거 같은데...아닌가요?
저는 그냥 스케이트 신은 사람을 부러워하는 걸로 만족할랍니다. 완전 몸치여서... 스케이트를 신기만 해도 몸개그 수준일거예요...ㅋ~.

프레이야 2015-05-06 21:52   좋아요 0 | URL
아닐 걸요.ㅎㅎ 균형감각 키우는 덴 최고인데요.
하체근력도 생기구요. 초기 배울 땐 무릎에 멍이 가실 날이 없었어요.
한번은 뒤로 넘어져 엉치뼈 아파서 2주일 힘들었던 기억이 ..
그게 10년 전이네요 어느덧.

2015-05-07 0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07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윤정님이 꾸리는 믿음직한 출판사 바람의아이들에서
신간도서를 보내주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더라.
기억이 가물한데 거의 십 년은 다 되어가는 것 같다.
어린이책과 그림책 관련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론서보다
더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이 최윤정 작가의 책이다.
이후 그의 번역으로 나오는 제3국가의 비교적 우리에게 덜
알려진 그림책들을 비롯해 톡톡 튀는 내용이 재미나면서도
온기있는 울림이 있는 어린이, 청소년 도서들도 속속 나왔다.
특히 바람의아이들에서는 우리나라 신예작가들을 발굴하고
참신한 기획이 돋보이는 도서들을 읽기연령대를 구분하여 선보인다.
어린이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었던 예전에는
어린이책 서평도 자주 썼는데 어린이책과 멀어지고 나자
서평을 쓸 일도 멀어진다. 다른 어린이책들과 함께 정리하여 지역아동센터에 조만간 더 보내야겠다.

오랜만에 그림책과 어린이책 표지를 보니 어린이가 된 듯 가벼워진다.
반올림 시리즈는 초등고학년부터 중 1,2 정도까지 읽기 좋다.
그림책 모아이야기는 어른이 함께 봐도 좋을 그림책이다.
뜬금없지만, 그림책은 정작 어른이 봐야하는 책일지도‥

오늘 받은 바람의아이들 책 세 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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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5-02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야님께서 어른이 함께 봐도 좋을 그림책이라 하시니~
`모아 이야기` 감사히 담아갑니다!

편안하고 좋은 연휴 되세요~*^^*

프레이야 2015-05-03 00:19   좋아요 0 | URL
네, 초등 중고학년부터 어른까지 좋을 그림책이에요. 모아는 무얼 모을까요? ^^

하늘바람 2015-05-02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잼나겠어요.
저도 바람의 아이들 팬입니다

프레이야 2015-05-03 00:19   좋아요 1 | URL
저도 오랜 팬입니다^^

수이 2015-05-0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몇 권 있는데 이렇게 마주하니 더 반가운걸요. :)

프레이야 2015-05-03 10:50   좋아요 0 | URL
네 믿고 보는 바람의아이들
무한애정 최윤정님의 어른책들도 좋아요.
좀 있다 포스팅할게요~

비로그인 2015-05-03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2년 12월 출판사가 제공한 최윤정 님의 ‘우호적인 무관심’을 읽고 리뷰를 썼습니다.
그 다음 해 2월경인가 “‘바람의아이들’ 대표이자 아동문학평론가 겸 번역가 그리고
에세이의 저자인 최윤정 선생님과 바람의아이들 출판사 사옥에서 자유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즐거운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라는 글을 받았습니다.
물론 일정상 참여하지 못했습니다...“”사회화한다는 건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건지도 모른다.”(20 페이지)는 내용에 말을 길게 다 하려는 제 버릇을
생각해 본 읽기였지요....

프레이야 2015-05-03 11:23   좋아요 0 | URL
흔적님, 우호적인무관심 저도 갖고있어요. 최윤정님이 번역해 소개하는 독특한 시각과 일러스트의 그림책도 참 좋아합니다. 사회화한다는 것의 의미를 곰곰 생각해보게 하는 문장이지요.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고 확신이 서질 않지만 어렴풋이 무슨말인지 알 것도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