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란하 이야기
샤오홍 지음, 원종례 엮음 / 글누림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샤오홍이 홍콩의 병원침대에서 쓸쓸히 죽어가기 전, 유년의 호란하를 자주 추억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다.
사람과 풍경, 가난과 굶주림에 대한 묘사가 지극하다.

`호란하`
이 작은 도시에 전에는 우리 할아버지가 사셨고 지금은 우리 할아버지가 묻혀 계신다.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할아버지는 이미 60여 세셨다. 내가 네댓 살이 되었을 때에는 거의 70에 가까우셨다.
‥‥‥
전의 그 집 뒤 화원의 주인들은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늙은 주인은 돌아가셨고, 작은 주인은 황무지로 도망쳐 버렸다. 그 화원의 나비와 메뚜기와 잠자리 등은 어쩌면 아직도 해마다 그대로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이제는 완전히 황량해졌는지도 모른다. (중략)
이상에서 내가 쓴 것은 결코 무슨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것들이 내 유년의 기억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고 잊기가 어려워서 여기에 적어본 것이다.
1940년 12월 20일
홍콩에서 탈고함


-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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