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 주연,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를 보고 친구 둘의 결혼식에 갔다. 지천명의 나이에 새 삶을 시작하는 커플을 축하해주러 가기 전에 택한 영화가 왜 이것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세 시간 가량 이어지는 독특한 서술방식의 `황금시대`는 격변의 시대를 겪은 중국의 여류문인, 샤오홍의 일대기를 다룬 아름답고 쓸쓸한 이야기다. 31세에 병사하기까지 10년간 백 편의 작품을 쓰고 천진하고도 뜨겁게 생을 불태우고 간 샤오홍의 작품을 당시 중국의 문학조류에 따르지않은, 문학의 본질에 더 가까운 것이라 평한다. 영화는 실제 인물들의 증언과 기억, 자료들을 토대로 최대한 객관성을 잃지 않고 거리두기를 하며 보여준다. `심플라이프` 허안화 감독의 역량이지 싶다. 샤오홍 자신이 1인칭으로 보여주는 자신의 모습과 목소리는 더욱 울림이 크다. 탕웨이는 `만추`보다 더 깊어졌다.
영화 속, 샤오홍의 작품 중 `생사의 장`과 `호란하 이야기`가 언급되고 엔딩은 호란하 이야기의 서문으로 나레이션 된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누구나의 가슴속에 있을 유년의 빛나는 화원, 그 아련한 필름이 파노라마로 지나가는 걸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