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토요일 5시 기숙사에서 일주일을 보낸 큰딸아이를 데리러 간다.
오늘은 바람이 매섭다. 꽃샘추위도 물러간 것 같은데 바람이 마지막 시샘을 부리나.
산 아래 바람이 더 싸늘한 학교 운동장에 차를 대고 라디오를 들으며 아이를 기다린다.
오늘은 좀 준비할 게 있는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문자가 온다.
하얀 얼굴에 캐리어를 끌고 커다란 가방은 어깨에 매고 또 다른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내려오는 게 미러로 보인다.
차에 타자, 3월 학력평가에서 전교2등 했다고 말한다. 아주 잘 했다. 유지를 잘 해야겠지,는 아이가 먼저 한 말.^^
얼마전 텝스도 930 받았다.(팔불출 엄마 또 나온다)
7개월 정도 남았는데 끝까지 체력관리 잘 하고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EBS 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추고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사자고 해서 아이가 잘 가는 시내 팬시점에 간다.
횡재다. 손택수 시인의 낮고 진지하고 온기있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집 '목련전차'만 읽었고 목소리는 처음이다. 
어느 날부터 집앞 나뭇잎을 3개월 간 하루도 빠짐없이 봤단다.
그러면 어느날 나뭇잎이 말을 걸고 그 말을 글로 쓰면 시가 된다는... 
꾸준히 관찰하면 사랑이 생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시가 된다는...  

위에 옮긴 '방심'을 손택수 시인이 음악과 함께 직접 낭송한다. 아, 참 좋구나.
마음도 놓아버리면 숨구멍이 트이는 것을. 

'방어진 해녀'도 낭송하는데 꾸밈없는 시어들이 팔딱인다.

뒤이어 황인숙 시인이 나온다. 놀랍다. 내가 생각했던 목소리가 아니다. 너무 예쁘다.
그런데 편안한 음색이 아니라 어딘지 불편하다. 한참 생각하다 말을 꼭꼭 씹어서 조금씩 내뱉는 듯.
목소리만으로 다 알 수 없는데 편견이겠지싶다.
고양이를 3마리나 키우고 길고양이를 먹이기 위해 먹을거리를 가방에 늘 넣어다닌다는 특이한 시인이다.
배고파 보이는 비쩍 마른 고양이를 만났는데 줄 게 없으면 가슴이 아프다고... 
조근조근 그녀의 시낭송을 듣는 건 좋은데, 사회자가 너무 촐싹대는 바람에 딸애가 다른 데로 돌리자고 은근히 조른다.
배캠으로 돌리고 집을 향했다.


아파트에 들어서니 이미 어둠이 내려앉아 있다. 
벚나무 꽃망울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양지의 벚나무는 이미 만개했구나.

 
  --------------        

                       

                                    방심(放心)  - 손택수

 

                                    한낮 대청마루에 누워 앞뒤 문을 열어
                                    놓고 있다가, 앞뒤 문으로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에 겨드랑 땀을 식히고 있다가,

                                    스윽, 제비 한마리가,
                                    집을 관통했다

                                    그 하얀 아랫배,
                                    내 낯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한순간에,
                                    스쳐지나가버렸다

                                    집이 잠시 어안이 벙벙
                                    그야말로 무방비로
                                    앞뒤로 뻥
                                    뚫려버린 순간,

                                    제비 아랫배처럼 하얗고 서늘한 바람이
                                    사립문을 빠져 나가는 게 보였다 내 몸의
                                    숨구멍이란 숨구멍을 모두 확 열어젖히고








(펌: 문태준 시인의 글) 


'마음을 놓다'라는 말, 참 오랜만이다. 마음을 풀어 놓아 버린 일 얼마나 오래되었나. 마음 졸이며 염려하고 살아왔을 뿐. 시인은 대청마루에 큰 대(大)자로 누워 있었던 모양이다. 최대한 마음과 몸을 느슨하게 하고서. 바다처럼 편편하고 넓게 퍼져서. 그런데, 스윽, 칼날이 지나가듯 제비가 공중을 한 층 횡으로 서늘하게 자르면서 지나간 모양이다. 손가락을 퉁기는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에 벌어진 기습처럼.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보다 더 민첩한 한 줄기 바람으로.

집과 나의 중심부를 뚫고 지나갔으니 급소(명자리)를 맞은 듯 어이없고 어리둥절해서 말을 잃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체험은 얼마나 시원한 것인가. 체증(滯症)이 가신 듯했을 것이다. 마음을 꼭 붙들어 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터. 마음을 사방으로 허술하게 경계 없이 풀어놓는 것으로서 우리는 마음의 열림을 얻기도 한다. 그것이 무방비의 미덕이다. 좀 게으르게 혹은 별 준비 없이 멍청하게 있다가 한번쯤 당해보기도 해보라. 그런 당함에는 오히려 소득이 있다. 마음의 앞뒤 문을 다 열어놓고 있지 않았다면 어떻게 '제비 아랫배처럼 하얗고 서늘한 바람'을 볼 수 있었겠는가. 마음을 조급하게 각박하게 쓰느니 차라리 이처럼 마음에 장애를 아예 만들지 않음이 오히려 '심심(深心)'이요, '정(定)'에 가깝다.

손택수(38) 시인은 긍정심이 아주 많은 시인이다. 다른 존재들의 '빛나는 통증'을 그의 시는 받아 안는다. 그의 시는 그가 어렸을 때 그곳서 자랐다는 전남 담양 강쟁리 마을을 배경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곳 마을 사람들의 천문(天文)적인 상상력은 그의 시에 들어와 크게 빛을 발하면서 그만의 새로운 서정을 만들어낸다. "별이 달을 뽀짝 따라가는 걸 보면은 내일 눈이 올랑갑다"('가새각시 이야기')라고 말씀하시는 할아버지와 매달 스무 여드렛날은 "달과 토성이 서로 정반대의 위치에 서서/ 흙들이 마구 부풀어오르는 날"('달과 토성의 파종법')이자 "땅심이 제일 좋은 날"이라며 밭에 씨를 뿌리러 가던 할머니의 상통천문(上通天文)이 자주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콧구멍에는 흰 쥐와 검은 쥐 두 마리가 혼쥐로 살고 있다는 믿음, 임신한 몸으로 시큼하고 골코롬한 홍어를 먹으면 태어날 아이의 살갗이 홍어처럼 붉어진다는 믿음 등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한 마을에서 자연 발효된 이런 금기사항은 우리 시에서 어느덧 희귀해진 것이어서 각별하고 값지다.

그는 스무 살 무렵 안마시술소에서 구두닦이를 할 때 안마시술소 맹인들에게 시를 읽어주면서 시를 처음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시영 시인은 그를 "송곳니로 삶을 꽉 물고 놓지 않는, '고향의 기억'을 잊지 않는 오랜만의 생동하는 민중서사적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나는 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역린(逆鱗)'을 생각한다. "물고기 비늘 중엔 거꾸로 박힌 비늘이 하나씩은 꼭 있다고"('거꾸로 박힌 비늘 하나') 하는데, "유영의 반대쪽을 향하여 날을 세우는 비늘"인 역린을 생각한다. 그의 시에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생(生)을 펄떡이게 하는, '뽈끈 들어올려주는' 힘이 있다. 시에 있어서 가장 든든한 원군(援軍)은 역시 '삶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준다. (문태준, 시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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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진 해녀

                                손 택 수


방어진 몽돌밭에 앉아
술안주로 멍게를 청했더니
파도가 어루만진 몽돌처럼 둥실둥실한 아낙 하나
바다를 향해 손나팔을 분다
(멍기 있나, 멍기-)
한여름 원두막에서 참외밭을 향해 소리라도 치듯
갯내음 물씬한 사투리가
휘둥그래진 시선을 끌고 물능선을 넘어가는데
저렇게 소리만 치면 멍게가 스스로 알아듣고
찾아오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하마터면 정신나간 여잔가 했더니
파도소리 그저 심드렁
갈매기 울음도 다만 무덤덤
그 사투리 저 혼자 자맥질하다 잠잠해진 바다
속에서 무엇인가 불쑥 솟구쳐 올랐다
하아, 하아- 파도를 끌고
손 흔들며 숨차게 헤엄쳐나오는 해녀,
내 놀란 눈엔 글쎄 물 속에서 방금 나온 그 해녀
실팍한 엉덩이며 볼록한 가슴이 갓 따 올린
멍게로 보이더니
아니 멍기로만 보이더니
한 잔 술에 미친 척 나도 문득 즉석에서
멍기 있나, 멍기- 수평선 너머를 향해
가슴에 멍이 든 이름 하나 소리쳐 불러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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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4-0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오늘 제게 필요한 페이퍼. ㅠㅠ
지금 온라인 수업 들으며 몸을 뒤틀다 읽습니다.

언니, 가끔 세상이든 알라딘 서재든 경쟁으로만 느껴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때는 그냥 다 놓고, 홀랑 도망가버리고 싶어요. 또는 그냥 다 놓고, 큰대자로 뻗어버리고 싶습니다.
다른 분 서재의 낮술 타령으로 인해, 저도 맥주 한 잔 하렵니다. 그런 일요일 오후네요~

프레이야 2011-04-03 13:58   좋아요 0 | URL
일욜 공부하고 있군요. 울마녀님 힘내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구요.
경쟁으로 느낀 적 전 별로 없지만 때론 내 마음과 달리 돌아간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면
허탈해요. 근데 사실 마음은 제각각 다 다른 게 정상 아닌가.. 그냥 인정하면 마음 편하겠죠.
전 낮술 대신 커피 한잔 진하게 해요 지금. 왠지 가슴이 답답한 게 숨구멍이 막혀요.
방심, 참 좋지요.^^

순오기 2011-04-0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처럼 멋진 글을 쓸 순 없지만, 손택수 시인은 내가 아주 좋아하지요, 그의 시는 더욱 좋고요!!
손택수 시인 70년생이니까 현재는 38살보다 더 많아요~ ^^

프레이야 2011-04-03 19:14   좋아요 0 | URL
오기언니, 목련전차 고마워요.^^
네, 맞아요. 38살, 저 글은 문태준시인의 글이에요. 옮겨왔지요.
손시인은 실천문학사 신임대표가 되었더군요. 목소리가 부담없고 편안했어요.

순오기 2011-04-04 21:18   좋아요 0 | URL
실천문학사에서 2010년 6월에 <나무의 수사학>이 나왔는데, 주간으로 인쇄돼 있네요.
그 이후 대표가 되었군요~ 축하할 일이네요.
대표가 되면 아내에게 단풍나무 빤스를 입히지 않아도 되겠죠.ㅋㅋ

아~ 여기에 큰딸 이야기가 나왔는데, 축하 멘트가 빠졌네요.
대견한 딸, 고슴도치 엄마해도 괜찮아요~ 그럼요, 이런 건 자랑해도 되지요.^^

2011-04-04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4-05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 기특하네요. 전교 2등에 텝스 930점이라니... 축하드려요, 그리고 참으로 부럽습니다^*^

'방심' 제목의 절묘함이라니...순간에 벌어진 일이지만 생각할수록 미소가 지어질거 같아요.
숨구멍이란 숨구멍 모두 확 열어졎히고...아 시원해라!!

프레이야 2011-04-05 10:30   좋아요 0 | URL
시 참 좋지요?
뻥~ 시원해요. 세실님 힘 주셔서 고마워요^^

blanca 2011-04-0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프레이야님 글 중 차를 '대고' 이 문구에 또 집중하고 읽었어요^^;; 저 어제 처음으로 아이를 태우고 병원에 갔다 주차장에 또 원하는 곳에 못대고 엉뚱한 곳에 넣어버리고 도망나왔거든요--;; 전화오면 어쩌나 계속 노심초사하면서요 ㅋㅋ 따님! 우아! 완전 부러워요. 제 딸의 미래가 되기를 고대해 보며 아름다운 시들도 잘 읽고 갑니다.

프레이야 2011-04-05 10:32   좋아요 0 | URL
저도 주차 아무 데나 하다가 끌려간 적도 여러번 있고 위반딱지도 여러번 날아오고 그랬어요.
노심초사하다 전화도 받은 적 여럿이구요.ㅋ
이런이런 제가 좀 그래요. 범칙금 비싼 데 정말 조심해야돼요.ㅎㅎ
귀여운 고집이 있는 분홍공주의 미래, 환하고 멋질 거에요.

느티나무 2011-04-14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현력?? 이것 저것 따지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마음은 끌리는데로 움지여지는것 같아요
말 안해두 아는 오랜 벗처럼... 그사람 눈빛 언행 마음만 보면 다 알수 있는것처럼...
프레이야님 서재는 그냥 편해요 머리 속에 쏙 쏙 들어오고 꼭 내 얘기같고 표현할수 없던말들도 정감있게 들려요
올만에 들어와서 좋은시 읽고 가네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홧팅^^
 

 

 

 

 
 
모든 것을 살아내는 것


당신 마음 속의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에 대해 인내하라.
잠긴 방처럼, 외국어로 씌어진 책처럼
의문 자체를 사랑하려 하라.
답을 구하지 말라.  
당신이 답대로
살 수 없겠기에 답은 올 수도 없다.  
요지는
모든 것을 살아내는 것이다.
지금은 의문을 품고 살라.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답 속에 살게 될 날이 올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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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3-31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앙. 너무 좋아요. 너무....

프레이야 2011-03-31 23:18   좋아요 0 | URL
저도 저 글귀가 너무 와닿았어요.
답을 구하려고 바둥거리지 말고 내버려두자, 질문은 그만하고 그냥 살자, 뭐 이런^^

sslmo 2011-04-0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번 읽었는데, 처음 읽는 것 같아요.
항상 아둥바둥이예요, 저도 저절로 살아질 날이 올까요?

프레이야 2011-04-01 11:21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요즘의 저를 너무나 찌르는 글귀에요.
어쩔 수 없는 것들은 산재해있는데, 내 하기 달렸다고들 쉽게 말하지만
그게 어디 그런가요? 그냥 의문가는 것들은 그대로 두고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그냥 그렇게 살면 좋겠어요. '당신이 답대로 살 수 없겠기에 답은 올 수도 없다.'
이 문구가 가장^^

섬사이 2011-04-0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답 속에서 살 수 있는 그 날이 올까요?
의문을 사랑하는 일이 저에게 가능할까요?
올 수 없는 답이라서 의문이 더 짜증나는데,
인내하고 사랑하라니...
저 글이 저에겐 형벌같이 느껴지기도 하네요..에휴..

프레이야 2011-04-01 23:03   좋아요 0 | URL
사실 답은 알지만 어쩔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것들일 수가 있죠.
그러니 묻지 않을래요.^^ 에휴..

꿈꾸는섬 2011-04-0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제가 참 좋아하는 책이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어요.ㅜㅜ
너무 좋으네요.^^

프레이야 2011-04-02 09:37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손가락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어제는 우리집 작은딸 14번째 생일이었다. 
13년 전 이때 나는 수술로 출산 후 병원에 누워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소리를 듣고 있었다.
4월 초 퇴원하는 날 특히 비가 많이 내렸다.
그날 좀 참담한 심정으로 집에 왔었고 그렇게 또 정신없이 세월이 흘렀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도 잘 먹고 어찌나 건강한지 여태 고맙지만 이제 살은 그만 찌고 좀 빠져야되는데 은근 걱정이다.
키는 165센티미터로 반에서 두번째라고 하는데 교복이 벌써 터질 거 같다.ㅋ
키 더 크면 치마가 너무 짧아질 건데...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달라고 해서 끓여주고 그전날 아이랑 같이 나가서 산 케이크 잘라주고
단발머리 안 뒤집어지게 스타일링(^^)해 주고 학교 보냈더니(만날 허겁지겁 나간다)
오후에 친구들한테 생일선물 많이 받았다며 좋아라 풀어놓았다.
그중 제일 눈에 띈 건 바흐 연주곡 악보집! 
남자친구가 준 거다. 깨알같이 글을 쓴 엽서와 함께.
오늘 그 아이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고민끝에 아이가 고른 선물이란다.
피아노를 둘 다 잘 치니까 딸이 뭘 좋아할지 며칠을 고민한 끝에... 포장까지 직접해서...ㅋ 

오늘 아침에도 정신없이 챙겨서 보냈더니 사물함 열쇠를 안 가져갔다고 문자가 와서
세수도 안 하고 뛰어나가 열쇠를 갖다주고 왔다.
중학생이 된 지 한 달, 아주 잘 적응해 다니고 있고 도서위원으로 자진해 활동도 하고 바이얼린도 다시 시작했다.
지난 일요일에 친구 한명이랑 같이 데리고 나가 피자 사주고 운전기사 노릇 해주고 악기사 가서 바이얼린도 손봤다. 
브릿지랑 어깨걸이랑 1번 줄이랑 활이랑, 새것으로 교체하고 물건 좀 깨끗이 쓰라고 살짝 잔소리 한마디 하고.
오래 둘 땐 활을 풀어놓아야 되는데 깜박해서 활이 휘었다며,
유머러스한 주인아저씨 말씀, 양궁할 거면 그대로 쓰시고...ㅋㅋ

아이가 매사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라 고맙다.
가끔은 오늘처럼 영어학원 땡땡이도 치지만 썩 잘하고 있는 줄 안다.
다그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사달라는 문제집만 사줬다.
중간고사에 약속한 게 있으니... 그러지 않아도 잘 하고 싶은지 학기초부터 의욕이 대단하다.
그러면서 컴퓨터앞에서 보내는 시간도 만만치 않으니... 이건 뭐?ㅋ
좀 더 있으면 정말 아이랑 함께할 시간이 줄어들 건데
아직 어릴 때 아이랑 대화도 많이 하고 아이의 친구로 편안한 상대가 되어줘야겠다.
늘 모자라는 엄마라 이것저것 마음이 안 됐다. 이제 딸들 눈치도 봐야하고.

내일이면 4월이 시작된다.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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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3-3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따님 생일축하해요~
남친한테 멋진 선물도 받는 부러운 딸이에요 ^^

프레이야 2011-03-31 23:12   좋아요 0 | URL
호호 그애랑 대화가 되고 좋은가봐요.
무탈하니 생활 잘 하면 좋겠어요.
고마워요, 무스탕님^^

blanca 2011-03-31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남자친구로부터 바흐 음반을 선물받는 열네 살의 소녀 모습이 그려지면 절로 미소가 그려집니다. 저의 열네 살 때도 생각나구요. 저는 그 때 신해철 음반을 사서 엄마랑 함께 타박타박 왔던 행복한 기억이 있거든요. 너무 이쁜 아이네요. 프레이야님 얘기를 들으니 제 딸의 열네 살도 너무 기대됩니다.

프레이야 2011-03-31 23:14   좋아요 0 | URL
ㅎㅎ 음반 아니고 악보에요.
블랑카님은 신해철 음반을요? 우와~
저의 열네살은 세일러복 교복으로 입고 사춘기 앓으며 테스 읽곤 했던..
분홍공주 열네살, 금세 다가올거에요.^^

hnine 2011-03-3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바이얼린은 오래 안 쓸땐 줄을 풀어놓아야 하는 것이군요.
둘째 딸과 첫째 딸이 참 다르지요?
프레이야님과의 알콩달콩 장면이 눈에 보이는 듯 해요.
아이의 생일에 엄마는 늘 남다른 감회에 젖게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저렇게 사랑스럽게 딸 키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프레이야 2011-03-31 23:15   좋아요 0 | URL
네, 전 몰랐는데 아이는 알고 있더군요.
그래야 휘지 않는대요. 연주할 때도 너무 세게 조이지 않는 게 좋구요.
아이의 생일이면 오래전 그때가 눈앞의 일처럼 아직도 생생하지요.
고맙습니다.^^

마노아 2011-03-3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큰 딸이 있는 것도 알지만 작은 딸이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요. 나란히 걸으면 나이 차 조금 벌어져 있는 자매 소리 듣는 것 아닌가요? ^^
아이가 씩씩하게,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아요.
게다가 저렇게 멋진 남친까지, 완전 부럽습니다!
양궁...ㅎㅎㅎ 유머러스한 분이시네요.
늦었지만 생일도 축하해요~

프레이야 2011-04-01 11:11   좋아요 0 | URL
할아버지신데 말도 느릿느릿, 한 마디 하신 게 절 빵떠뜨렸어요.
그날 기분이 말이 아니었는데 그 한 마디에 좀 진정하고 근데 그 이후 또 화나고 그랬어요.
제가 날마다 학교갔다 돌아오면 그 아이 얘기 물어봐요.
뉴스 없냐구요.. 그 남친 성격 좋고 박학다식에 반장에 전교1등이에요ㅎㅎ

세실 2011-04-0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따님의 생일 축하드립니다^*^
보림이도 규환이도 이성친구가 없는데 부럽네요^*^
오늘은 봄날같이 포근했어요!!

프레이야 2011-04-01 11:13   좋아요 0 | URL
그냥 한 반 친구죠.^^
그 엄마랑 다음주부터 배드민턴 같이 치게 됐어요.
전 아이가 좀 독특한가 싶었는데 딸애말이 저희집 식구중 젤 독특한 사람이 그애 엄마라 했다네요.
그 엄마랑 좀 친해져야할까봐요.ㅎㅎ

순오기 2011-04-0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3월 30일이 생일이었군요. 남친한테 선물도 받는 여중생~ 생일 축하해요!
이번에 중학생이 됐다는 걸 잊고 있었어요~ 아이가 크니까 이미 중학생이었다고 생각해서요.^^

프레이야 2011-04-01 11:14   좋아요 0 | URL
주고받고 그러더군요.
보름 전 먼저ㅎㅎ
애가 사실 많이 커요. 작년 여름보다 훨~

sslmo 2011-04-01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 생일 축하한다고 보단, 님 애쓰셨네요...가 더 적당할 것 같아요.
이렇게 낳아,멋지게 키우시느라고 얘쓰셨어요~^^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제 생일만 남달랐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고 하는 걸 보면서...제 생일보다 아이의 생일이 남다른 것 같아요.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야, 저를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드리게 됐다고 할까?

따님 멋지네요.
남자 아이들은 생일선물로 100%문상이 오고가던데...^^

프레이야 2011-04-01 11:16   좋아요 0 | URL
흑흑.. 고마워요.
아이 생일마다 그런 생각 들어요. 그죠?
저를 낳을 때 울엄마도 엄청 고생했다고 들었는데요..
오늘 엄마 보러 갈까해요.
100%문상이요? ㅎㅎ 여자애들도 그래요 요새.

소나무집 2011-04-0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째 생일 축하해요. 님도 예쁜 딸 키우느라 애쓰셨어요.^^
우리 딸의 단순한 삶에 비하면 따님 이야기는 꼭 청소년을 위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스~윽 지나가네요.

프레이야 2011-04-01 11:17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애가 좀 잡다한 데 관심이 많아요.
어떨 때 느려터졌고 그러면서 제 할일은 알아서 하지만 정리정돈 안 하고 정신없고.ㅋ

하늘바람 2011-04-0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쩜
두 따님을 이리 예쁘게 키우시나요?
정말 근사한데요
바이올린에 공부도 잘하고 긍정적이고 로맨틱 남자친구를 둔 165cm 키의 따님
만나고 싶어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프레이야 2011-04-01 11:18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하늘바람님.
지금 태은이 손 많이 갈 때지만 지나고 보면 어느새 이렇게 자랐나싶을거에요.
금방이랍니다^^ 마음 편안히요^^

섬사이 2011-04-0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째 따님은 의젓한 분위기인데 둘째 따님은 발랄한 느낌이네요.
프레이야님이랑 두 따님을 보고 있으면 남편분께서 흐뭇하실 것 같아요.
따님 생일 축하드려요.

프레이야 2011-04-01 23:05   좋아요 0 | URL
네, 둘이 성격이 좀 달라요.
그래도 전 아들 하나 있음 좋겠다 싶어요.
섬사이님은 골고루 셋이니 얼마나 좋아요. 축하 고마워요, 섬사이님^^

pjy 2011-04-0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살에 남친있는 둘째딸~ 우리 엄마가 그런 따님을 가진 프레이야님을 굉장히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프레이야 2011-04-01 23:0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어머님이 얼른 사위 보고 싶으신가 봐요.

水巖 2011-04-0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딸 생일 축하해요. 5년전에 만났을땐 조그만 초등생이였는데 남친까지 있는 중학생이 되었군요.

프레이야 2011-04-01 23:06   좋아요 0 | URL
수암님, 건강은 어떠신지요?
그때와는 전혀 달라졌어요. 너무 커져서 제가 다 어리둥절하답니다.

마녀고양이 2011-04-01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 생일 축하드리고,
언니도 동시에 이쁜 따님 낳으신 날, 축하드려요~ 쪼옥, 뽀뽀 대신 전해주세요. ^^

프레이야 2011-04-01 23:06   좋아요 0 | URL
우히힛 전해줄게요^^

꿈꾸는섬 2011-04-0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따님 생일 축하드려요.^^
그때 광주에서 만난 따님이죠? 참 의젓해보였는데 말이죠.ㅎㅎ
우리 현수도 예쁘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프레이야 2011-04-02 09:36   좋아요 0 | URL
네, 그 아이에요.ㅎㅎ
현수 그날 전화선으로 들린 목소리 떠올라요.
똘망똘망하니 귀여웠어요.^^

후애(厚愛) 2011-04-02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늦었지만 작은 따님 생일 축하드려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프레이야 2011-04-02 09:36   좋아요 0 | URL
후애님 고마워요. 건강 잘 살피세요.
 

 

 

 

 

 

 

 

 

표지의 펭귄을 보니까 <킹스 스피치>의 버티가 딸아이들에게 들려준 펭귄 이야기가 생각난다.
결국 커다란 알바토로스가 되어 양날개로 두 딸을 안아줄 수 있게 되었다는... 
조지 6세 자신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복선을 깔아두다니.. 영화 얘긴 다음에 다시 하고... 

위의 책은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와 <은교> 녹음을 마치고 새로 시작한 책이다.
독일의 웃기는 젊은 의사 히르슈하우젠의 도파민처럼 짜릿한 행복 처방전인데,
과연 진짜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심리학과 신경생물학과 관련하여
가볍지않으면서 객관과 주관이 자유롭고 경쾌하고 위트 있는 내용과 문체로 풀어 꽤 흥미롭게 읽힌다.
현재 98쪽까지 했는데, 얼른 읽고 싶어진다.

아래 위험신호는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있는 '행복'이란 조건에 좀더 생각을 더하게 한다.
물론 생각으로 행복이 오는 건 아니지만 위험신호는 감지해볼 필요가 있을 듯.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의 제0장 '행복은 오해와 함께 온다'중에서...
아래 11가지를 보면 우리가 행복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것들을 눈치챌 수 있다.
예를 들어, 갈등이나 걱정이 없거나 박장대소하는 웃음을 웃거나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은 모두 행복해보인다거나,
타인의 감정과 완전교감했다고 느끼는 순간이라야 행복하다거나,
이런 모든 게 거짓행복이라는 사실이다. 중요하다!

 

행복이 위험에 처했음을 알리는 10가지 위험신호  

1.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겁 없이 행동하는 경향 

2. 매순간을 즐기는 능력의 상실 

3. 타인을 판단하려는 관심의 상실 

4. 갈등에 대한 관심의 상실 

5. 자신을 판단하려는 관심의 상실 

6. 걱정하는 습관의 상실 

7. 모든 형태의 삶을 다 높이 평가하고 인정하는 상태로 복귀 

8. 타인과 본성에 대해 만족스러운 결속의 감정 

9. 삶의 과잉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려는 경향의 증가 

10. 박장대소 같은 잦은 발작 

11. 10가지 전부가 위험신호라는 사실에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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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3-20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회복탄력성이란 '행복'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요.
암튼, 행복이 화두네요.

프레이야 님이야말로 날마다 행복을 지으며 사시길...
곧 햇살이 따사로워 질 거예요. 방안에서 영화만 보지 마시고 화사한 햇살과 노니시길...

책가방 2011-03-2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녹음하는 일을 하시는 군요. 정말 의미있는 일이네요.
암튼 소리내어 책을 읽으면 그 느낌이 색다를 것 같아요..^^

감은빛 2011-03-2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음을 하시는 거랑, 책을 읽는 거랑 다르지 않나요?
남에게 들려주기 위해 읽다보면 정작 나는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정말 요즘은 '행복'에 대한 책이 많이 눈에 띄네요.

마녀고양이 2011-03-23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전 행복한걸까요?
요즘 들어 저기 10가지가 모두 No인데요. 거기다 문제는
11번에서.. 가장 공감이 간다는거죠. ㅠㅠ

그런데 행복이 왜 이럴까요? ^^
 
투어리스트 - The Touri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타인의삶,을 찍은 감독 맞아? 배우들의 매력도 그다지...반전도 충분히 예상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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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3-21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감독이 그 감독이었어요? 우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