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비엘리츠카의 소금광산을 보고
폴란드의 구 수도 크라코프에서 한나절을
보내고 밤을 보냈다. 아우슈비츠로 향하던
아침, 빗방울이 아주 간간이 떨어지더니 그곳에
당도하자 멈추었다. 여기저기서 온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차분히 가라앉은 공기속, 숙연한 마음으로 걸어 들어갔다.
장애인들의 의족, 의수까지 빼앗고 아이들 특히 쌍둥이 어린아이들을 실험대상으로 한 것도 모자라
여자들의 머리카락은 모두 직물과 양탄자의 소재로까지 썼다니‥
직접 쓰게한 이름이 적힌 그들의 가방들, 벗어놓은 신발들,
하얀 알갱이의 고체가스와 수없이 쌓여 있는 독가스 깡통들‥
그들을 실어나른 기차가 당도하면 그곳이 바로 제2수용소 가스실이었다.
발가벗긴 그들은 샤워실인 줄 알고 바로 가스실로 들어갔던 것.
그들은 왜 저항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구심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신에게 바쳐진 재물이라는 뜻의 홀로코스트는 서구권에서 쓴 단어인데, 이말은 적절치않은 것 같다.
유대인들이 쓴, 대재앙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쇼아shoah가 맞지 않을까.
겨울이면 영하 40도까지도 내려가는 동토,
그 땅에 길게 놓인 죽음의 기찻길과 오시비엥침 역이 수용소에 다다르기 전에 차창밖으로 보였다.
2015. 12.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