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책책! 출판사 습격기 - 일상탈출 책벌레들의 거침없는 인문 출판사 탐방
조희경 외 지음 / 서해문집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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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읽던 남편이 책 속에 내 이름이 나온다고 깜짝 놀라서 책을 보여준다.  이 책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만약 그 이유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았을런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사)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가 실시하고 경기도가 후원한 <기업맞춤형 전문취업교육-출판편집과정> 교육생들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그들의 협의에 의해 선정되었을 출판사들을 통해 우리 나라 출판 시장에 대한 이해와 그 출판사들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멋진 책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장준하 선생의 삶과 죽음을 책 속에 새기다-돌베개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고 그 결실을 나누는 이들-보리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성장의 의미를 생각한다-사계절 

*쉬지 않고 페달을 밟는 1인 출판사의 롤모델-산처럼 

*세계 시민과 함께하고 싶은 돈키호테-서해문집 

*인문학 출판의 한길을 지키며 희망을 일구다-이학사 

*상상력이 고갈되지 않돌고, 쉼 없이 꿈을 꾸다-효형출판 

*모든 아이들이 마음껏 읽을 수 잇는 세상을 위해-(사)행복한아침독서 

파주 출판단지 건물들의 아름다운 외형뿐만 아니라 그 내부가 궁금하였을 출판사 편집인들의 방까지, 또 운이 좋으면 사장님의 비밀스러운 서가까지 기웃거릴 수 있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은 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기 위해서 애쓰는 시간시간을 들여다 보면서 책이라는 것이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 손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애태움이 함께 하는가를 알아 볼 수 있고, 관심있었던 출판사들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기획한 서해문집의 어린이도서 브랜드명이 파란자전거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고, 파란자전거의 뚝! 시리즈(석유가 뚝, 수돗물이 뚝, 햄버거가 뚝)의 표지를 이 곳에서 사진으로 다시 만나는 것도 재미있었다.  

장삿속만 차리지 않고 고집스러운 출판인의 사명감을 가지고 출판된 많은 책들의 이야기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책을 병풍처럼 만들어야 하는 제본 작업의 특성상 서울 인사동의 표구상에서 수작업으로 하루 30부씩만 생산할 수 밖에 없었다는 효형 출판사의 <<정조대왕 화성행행 반차도>>(가격 65000원)가 궁금해진다. 이 책은 김홍도의 지휘 아래 당시 뛰어난 도화서 화원들에 의해 그려진, 정조대왕이 그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지금의 창덕궁 돈화문에서 8일간의 화성행차에 나서는 모습과 그 준비, 진행 과정을 그림을 통해 쉽게 풀어낸 책이라고 한다. (구경이라도 해 보고 싶은...) 

많은 돈을 벌 목적으로 책을 출판하리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 달리 출판사들은 비록 적자가 나더라도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완성 된 작업들은 오랜 시간을 통해 책을 알아보는 독자들에 의해 사랑을 받게 된다는 결말은 기분좋은 해피엔딩이다.  

한솥밥을 먹으며 가족애를 키우는 보리의 식구들, 보리를 이끄셨다는 윤구병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그 분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만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어난다.  

좋은 기회가 있어서 들어가 볼 수 있었던 사계절 출판사의 내부와 연수 기간 동안 들어가 볼 수 있었던 (사) 행복한아침독서의 실내는 그래도 한 번 보았던 장소라 그런지 더욱 정겹다. 

행복한 아침독서의 한상수 이사장님이 소개해 주신 아름다운 인연-일선에서 열심히 아이들과 함께 독서지도를 하고 있는... 이라는 말에 어긋나지 않도록 이제는 '나 혼자만의' 좁은 세상을 넘어서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조금 고민해 보아야겠다.  

우연히 읽은 책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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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11-2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혼자만의' 좁은 세상을 넘어선다는 표현 참 와 닿아요.
저두 이곳에 근무하면서 그런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두를 위하는 길이 결국 저도 행복해지는 길이겠죠?

2010-11-27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1-28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찬샘 이름은 행복한 아침독서에서 나오나요?^^
사계절은 나도 가봤으니 이 책이 더 궁금하네요.
윤구병 선생님 출판사 하기 전 이야기는 '변산공동체학교'에 자세히 나와요.
어제 변산문학기행 가서 변산공동체학교 찾다가 엄한 시골길만 걷다 왔어요.
소 축사에서 나오는 독한 냄새에도 학생들은 좋다고 낄낄거리고...후기를 보니 그래도 좋았다고 썼더라고요.

희망찬샘 2010-11-29 06:42   좋아요 0 | URL
맞아요. <행복한 아침독서>편의 아름다운 인연들에 나오더라구요. 완전 출세 했어요.^^

세실 2010-11-2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 꺅~~~
출장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책이 와 있네요.
전 샘이 읽은 책 보내주시는줄 알았는데 새책이네요....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요.
행복한 한주 되세요~~

희망찬샘 2010-11-29 18:09   좋아요 0 | URL
적립금으로 쏜 거라서 돈은 안 들었어요. 받은 것에 비하면 약소하죠. 왠지 이 책은 많이 사서 봐야 할 것 같은... 그리고 소장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뻐해 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세실님도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감동 휴먼 다큐 '울지마 톤즈' 주인공 이태석 신부의 아프리카 이야기, 증보판
이태석 지음 / 생활성서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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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로, 음악으로 사랑 나누는 선교 사제 쫄리 신부의 아프리카 이야기'

고 이태석 신부님의 추모영상인 <울지마, 톤즈>를 보았다. 포스터의 모자를 쓴 이는 이 영화의 주인공 역을 맡은 무명 배우인가?  톤즈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영환가? 하고 처음에 생각했더랬다. 포스터의 남자는 항암 치료를 받으셨던 신부님의 준비 된 시간의 모습이었다는 사실을, 톤즈는 신부님이 선교활동을 폈던 남수단의 한 마을 이름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나래이션으로 만난 이태석 신부님과 톤즈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리라. 영화 안에서 이 책을 소개 받았다. 지인의 권유로 건강 검진을 받았는데, 거기서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알고 다시 톤즈로 돌아가지 못한 신부님은 남은 생의 시간 동안 이 책을 쓰신 거다. 많은 이들이 그들과 친구가 되기를 바라시면서 말이다. 

사실 이 책에 대한 리뷰는 '너무나도 감동적인 이 책의 느낌을 글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한미디면 족하지 않을까 싶다. 

고르놈 예식(잘 벼린 칼로 얼굴에 상처를 내어 부족의 표시로 삼는다)을 통해 얼굴에 흉터 자국을 내고 잘 있는 생니를 뽑아도 울지 않아야 하는 이곳 사람들, 울지 않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는 이곳 사람들을 하염없이 울게 만든 이태석 신부님이란 어떤 사람일까?  

좀 더 오래도록 살아계셔야 할 이 분의 안타까운 죽음이 가슴 아프지만, 돌아가시면서까지 많은 이들의 가슴에 크나큰 사랑을 심어주고 가셨음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신부님의 향기를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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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아키타 공부법 - 수업종이 울리지 않는 교실의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아베 노보루 지음, 홍성민 옮김 / 김영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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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아키타 관련 자료가 방영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TV를 안 보고 사는지라.) 내가 가는 교사 커뮤니티에는 이곳을 모델 삼아 실천한 우리나라 학교의 노트 정리법을 소개해 놓아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43년 동안 교육에서 소외되었던 시골학교들이, 학원에 다니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낙후되어 지금 우리의 상식으로는 학습력 부진이 의심되는 아이들이, 2년 연속 전국 일제고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리로 치면 강남의 엄마들의 "뭔일이야?"하고 관심 가질 법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비결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간단하다. 수석한 아이들 인터뷰하면 의례 하는 말 "저는 학교 공부만 열심히 했어요. 예습복습 열심히 했고, 충분히 잠을 잤어요."(아무도 안 믿는 것 같은 이말!)식의 말이 그대로 적용된다.  

1. 아침밥을 거르지 않는다. 

2. 복습을 철저히 한다. 

3. 노트 정리를 잘 한다. 

4. 가정과 학교가 협력한다. 

수업 진행도 단답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하게 한다. 수학 시간에도 문제해결의 다양한 풀이방법을 열어 두었다. 아이들이 토의하여 결정하는 것. 멋진 일이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으나 그런 것이 습관화 되었다면 일은 쉬워질 것도 같다.)  

복습의 중요성은 알지만, 그것은 각자의 몫이라 생각해 왔던 나에게도 올해 있어서 변화라면 아이들과 함께 마인드맵 복습을 한다는 거다. 아이들이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업 시간에 더 집중해서 듣고, 기억이 안 나는 것을 ?로 표시해 두기도 해서 한 번 더 짚어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집에서 학교 공부 내용을 되돌아 보니 분명히 학습력 신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 느낌!!! 

우리나라도 시골학교의 경우 학습력이 도시의 아이들보다 떨어지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도시의 아이들처럼 학원을 다니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아키타현이 증거한다. 그 부진은 어쩌면 시골 아이들의 경우 결손 가정이 많고 아이의 학습을 학원을 대신 해 봐 줄 수 있는 부모의 부재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키타에서 또한 사정은 비슷하지 않을까? 하지만, 가정이 학교를 믿고 학교에서 내 주는 가정학습을 완벽하게 해 오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바로 그 날 학습의 복습이며, 공부하는 습관을 제대로 갖춘 아이들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신장되어 더 큰 효과를 낳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이다. 그래도 아쉽다면 더 찾아보고 익힐 자료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방송다시 보기~ 뭐 그런 거 말이다.   

*앞으로는 꾸준히 교육 관련 도서들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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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가치육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차근차근 가치육아 - 멀리 보고 크게 가르치는 엄마의 육아 센스 65가지
미야자키 쇼코 지음, 이선아 옮김 / 마고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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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있다 보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이들이 있어 그 아이들의 부모들이 부러울 때가 가끔 있다. 그 아이들이란 공부를 무지 잘 하는 아이도 아니요, 얼굴이 무척 아름다운 아이도 아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운 향기는 교실의 분위기를 아름답게 만들고, 바라만 보아도 미소짓게 한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거기에 속하고(그러면 당근 공부도 잘 할 확률이 높겠네.) 배려심이 깊은 아이, 양보를 잘 하는 아이, 잘 어울리는 아이, 관대한 아이... 

아이들의 이런 장점들은 하늘에서 저절로 내리신 특별 선물은 아닐 듯하다. 가정에서 차근차근 엄마가 아이에게 행동의 모범을 보이면서 그러한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그런 부모들에게 한 수를 배우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나를 위해 나온 책이 아닐까? 자그만 책은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을 분량이다.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늘어져 있어서 읽기 힘들거라는 느낌(표지에서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과는 달리 책의 내용은 무척  쉬우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으리라. 그러한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인내가 많이 필요하리란 생각이 든다. 나도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 그런데, 요즘은 그러한 욕심 때문인지 아이가 하는 행동들이 자꾸 성에 안 차서 아이에게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게 된다. 이러면 안 된다, 싶으면서도 말과 행동은 거르지 못한 채 아이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있다. 매일 반성하지만, 왜 이리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내게 아이를 좀 더 인내력을 가지고 키우라고 이야기 해 준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자기 표현이 적극적이지 못한 우리 희망이에게 '인사하기' 실천을 강조한다. 밝은 모습으로 인사할 줄 아는 사람이 이 다음에 성공한다는(어느 책에서 읽었다.)이야기를 하면서 '큰 소리로 인사하기' 연습을 강조 하는데, 아이에게 무언가 행동과업을 이야기 할 때 지시가 아니라, 어떻게 요령껏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되는데, 이런 고민들을 함께 풀어 나갈 책으로 이 책이 도움이 되었다.  

-아이에게 잔소리를 할 때 가끔은 '유머'로 말을 포장해 보는 것. "굉장해! 신발이 마구 춤을 추네?" 식으로 말이다. 들었을 때 기분이 팍 상하는 '야유'보다는 웃음이 푹 터져 나오는 '풍자'야 말로 아이를 키우는 약이다.  

-질문을 받으면 대답만 할 것이 아니라 다시 질문하는 요령도 익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좋겠다.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예절을 키워주어라. 

-하늘이 보고 있음을 알려 주어라.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하루 세 끼 식사만큼 중요하다. 

-선택하는 연습을 하게 해 주어라. 

등은 이 책에서 건진 내용들이다. 

그 중에서도 다음의 내용을 더욱 가슴에 새겨 본다. 바로 어제 언니와 나눈 대화의 한 장면과 같은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가 이해관계를 먼저 따지는 버릇이 들지 않도록, 아이에게는 교환 조건을 내세우지 않도록 하세요. "내가 엄마를 도와주면 엄만 나한테 뭐 해 줄거야?"같은 말이 절대 나오지 않도록 말이에요. 엄마를 도와 준 결과로 보상을 받는 것과 보상을 받기 위해 엄마를 돕는 것은 전혀 달라요. 착한 일을 했거나 성적이 올랐을 때도 아이가 먼저 보상을 요구할 때는 절대로 들어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게 좋아요. 물론 '꼬~옥 안아주기'같은 상은 많이 줄수록 좋겠죠.

 
   

 아이하고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은 멀고도 멀다. 나를 키운 우리 엄마가 나의 스승이며, 이러한 책이 또한 나의 스승이다. 나는 우리 아이를 정말 잘 키우고 싶어서 오늘도 이렇게 책을 읽는다. 이러한 나의 독서가 우리 아이에게 제대로 된 사랑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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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인 - 문화마당 4-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최윤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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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대로 하나 건졌다는 느낌! 

1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뒤떨어짐이 없다.  

소개 해 주는 책도 무척 관심이 가서 다 사고 싶은 마음이다.  (따로 리스트를 작성해 둔다. 그런데, 10년 전 상황이다 보니 절판이 몇 권 되었고, 최근의 좋은 책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 http://blog.aladin.co.kr/san3337010/3354727 )

<<돼지책>>에 대한 소개를 Piggy Book이라는 원서로 하고 있는데, 이 책이 쓰여졌던 당시에는 번역되기 이전이었나 보다. 불후의 명작 <<돼지책>>! -내게 있어 그렇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고달픈 엄마들은 너무나도 감정이입이 잘 되어 "맞다, 맞다."를 외치면서 읽는데 나머지 가족들은 그런가 보다 하고 읽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을 한 번 더 느낀다. (육아와 가사의 고통에 힘든 대한민국의 주부로서 한 마디 곁들이자면 그렇다는 거다.)

작가는 책머리에 교육대학의 커리큘럼에 어린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목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한다. 교사들이 어린이 책을 읽는다면 학교는 훨씬 다닐 만한 곳이 될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에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잘은 모르겠지만, 실제로 몇 개의 교육 대학에서는, 정식 과목으로 채택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어린이책에 대한 언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로는 <<숲에서 어린이에게 길을 묻다>>의 저자인 김상욱 교수와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의 저자인 최은희 선생님이 출강하시는(지금도 출강하시나? 아침독서 연수에서 강의 하실 때 대학생들에게 그림책 소개 해 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대학에서는 아마 수업의 일부분에서나마 그런 언급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마음에 와 닿지만, 그 중에서도 긴 페이지를 할애 한 <<아기 돼지 삼형제>>이야기와 <<피노키오>>이야기는 어렴풋한 생각의 가닥들을 하나하나 가지런히 정리 해 주는 느낌이다.  

출판사의 편의에 의해 마음대로 줄여지고 다시 쓰여지는 이야기들은 어린이 책에 대한 일종의 횡포가 아닐까 하는 것을 여러 판본들을 가지고 하나하나 짚어 이야기 해 준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애니메이션 명작이나 모 출판사의 명작전집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서 읽히면서 이걸 과연 읽혀야 되냐 마냐를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다이제스트판이라도 아이들이 읽어주어야 이 다음에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고 말았다.  

작가의 말을 빌려보자. 

기나긴 학생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이 세계명작을 '알고' 있으면 적어도 국어 공부 한 가지는 쉬워질까? 그래서 공부가 거의 전부인 아이들의 인생이 좀 수월해질까? 그래서 부모들은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지고 학교를 왔다갔다 하는 아이들이 짐을 좀 덜어주게 될까? 그런 점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이야기'다. 어떤 형식으로 씌어졌든, 아이들이 문학 작품에서 얻어내는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다. 애니메이션 그림책들을 통해서 이미 이야기를 '알아버린' 대개의 아이들은 원작을 읽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책들이 아이들에게 작품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주고, 대신 작품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빼앗아 버리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싶게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독서교육의 출발이다.

나 또한 <<피노키오 상담실 이야기>>이야기를 읽는데, 호롱불 심지라는 아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하나 사서 읽은 적이 있는데,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왔다는 <<삐노끼오의 모험>>1, 2권에 비하면 그것 또한 완역본이 아닌가 보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잔소리 가득한 그 책을 읽었을 때 얼마나 많은 부분들이 유아들이 읽는 명작에서 생략되었는지 생각하면서 조금 더 자라서 아이들이 이런 원문에 충실한 책들을 찾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명작 도서들을 모으고 있다. 그 중에는 700쪽에 가까운 <<15소년 표류기>>도 있다.   

어린이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저자가 남기는 한 마디도 기억해 두고 싶다.

원고를 보내 온 모든 이들에게 묻고 싶다. 왜 동화를 쓰느냐고. 그리고 부탁하고 싶다. 제발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에서 쓰지는 말아 달라고. 아이들에게 괜찮은 '선물'이 될 만한 이야기를 써달라고. 

 유익한 글읽기로 오랜만에 마음에 단비를 얻은 느낌이다.  

덧붙여)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 중에서 위기철의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중의 <일곱번째 기적>을 꼭 읽고 보고 싶다. 작품해설만으로도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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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1-20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괜찮은 '선물'이 될 만한 이야기를 써달라는 말씀, 아주 감동적이네요.

희망찬샘 2010-01-22 06:34   좋아요 0 | URL
가볍게 읽으면서 귀한 선물을 저 또한 작가에게서 받았습니다.

파란 2010-09-0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 건졌다는 생각 저도 많이 하면서 읽었어요. 그녀가 번역한 책들도 아주 괜찮습니다. 혹..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왔다. 편해문샘 책을 읽어보셨는지..최근에 읽었는데 책에 대해 빠져있을땐 만난 책이라 중심을 잡을 수 있었어요. 희망찬샘- 멋지신 샘이셔요

희망찬샘 2010-09-07 06:21   좋아요 0 | URL
네. 읽어 보았습니다. 그 책의 리뷰를 출판사에서 홈피로 가져가겠다고 메시지 남기셨더라구요. 무척 매력적인 책이라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그리고 명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왔다는 것을. 우리가 아이였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소설처럼>>도 읽었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의 글에 언급된 책이라.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페낙의 책도 찾아서 몇 권 읽었습니다. 읽으려고 준비해 둔 책도 있고요. ^^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