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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의 비밀 ㅣ 사계절 동시집 20
이안 지음, 심보영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평점 :
시 수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많은 시집을 사 모았다.
교과서 시들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가르치는 것도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감히 이런 건방진 생각을!!!)
시집을 읽다 보면 모두가 다 좋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띠지를 붙이고 싶은 시 여러 편을 만나게 된다.
시집을 읽은 아이들도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는 좋은 시를 잘 찾아낸다.
2학년 아이들과 아침독서 시간을 이용하여 시집을 읽고 마음에 드는 시들을 옮겨 적는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시 읽기 단원을 할 때 자기가 좋아하는 시 소개하기를 해 보자고 하니
메모해둔 시를 뒤적이며 서로 소개해 보겠다고 손을 들어 수업을 무척 활기차게 했던 기억이 있다.
나도 시집을 읽을 때면 마음에 드는 시들을 찾아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 따로 메모를 해 두곤 한다.
마음에 드는 시들이라도 메모해 둔 걸 다시 펼치지 않으면 시 내용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웬만해서는 그렇다.
그런데, 이 시집에서는 저절로 떠오르는 시 몇 편을 만났다.
물론 일부러 외우려고 하지 않았기 떄문에 암송할 수는 없다.
그래도 어떤 시가 있었다~ 정도는 떠오른다.
표제시인 <기뻐의 비밀>은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시를 읽은 다음 날, 아침 모임 하면서 아이들에게
"이런 재미있는 시를 만났단다."라며 시 내용을 들려 주었다.
책은 집에 있어서 읽어줄 수는 없었다. 시가 마음 속으로 콕 들어와 박혔다.
이 시, 소개 안 할 수 없다.
<기뻐의 비밀>
내가 기뻐의 비밀을 말해 줄까?
기뻐 안에는
이뻐가 들어 있다.
잘 봐
왼손으로 '기'. 오른손으로 '뻐'를 잡고
쭈욱 늘리는 거야
고무줄처럼 말이야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뻐
어때, 진짜지?
기쁘다고 너무 뻐기다가
기뻐를 끊어 먹지 않도록 조심해
너도 알다시피,
길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이잖아?
기뻐가 끊어질 땐 무지 따끔해
어쩔 땐 찔끔 눈물이이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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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는 내가 패러디 해 본 거다.
<이 시의 지은이는>
내가 이 시의 지은이를 말해 줄까?
시를 읽으며 시인의 이름을 모르는 건
미안한 일이지
미안 속에는 시인의 이름이 들어 있다
잘 봐
왼손으로 '미', 오른손으로 '안'을 잡고
쭈욱 늘리는 거야
고무줄처럼 말이야
미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안
어때, 진짜지?
--->아이들에게 '미'와 '안'을 잡고 주욱 늘리면 시인의 이름이라고 이야기 해 주니 다들 "이안이오!"하고 잘 맞춘다.
이안 시인의 시는 재미있다.
그의 다른 시집도 찾아 읽어보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6월 공개수업에 시그림책 읽기를 할 건데,
그 전에 시집 읽기를 해 보아야겠다.
다행히 올해 아이들은 시집 읽기를 권하지 않았지만 곧잘 읽곤 한다.
내일은 이 책 들고 가서 누가 먼저 읽나 가위바위보 해야겠다.
이 시집 속의 또 다른 좋은 시들은 직접 찾아 읽어보셨음 좋겠다.
좋은 시를 만나고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