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스미는 독서교육 - 초등학교 교실에서 책과 친해지는 책 읽기
신현주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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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설레었다.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학급 아이들과의 독서활동에도 관심이 많지만 학교도서관 담당교사로도 오래 활동했기에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다. 이런 내게도 새로운 내용이 많아 새 학년 업무 추진에 영감을 주었다. 독서를 중심에 두고 학급을 경영하고 싶은 선생님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독서 지도에 관한 책들이 가지는 장점 중 하나는 좋은 책을 안내해준다는 점이다. 몇 권은 도서관 신간 도서 구입 때 신청하려고 목록을 정리하고 또 몇 권은 사서 읽어야겠다고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한 권의 책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아이들과 깊이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전을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그중 이야기 주인공 인형의 가정 방문은 매우 흥미롭다. 책에서는 책 주인공인 삐삐 인형과 함께 삐삐와 관련된 드로잉 노트, 그래픽노블, 그림책을 가방에 담아 새 학기 선생님 대신 가정 방문을 하게 했다. 함께 읽고 쓰고 그리고 잠을 자는 활동을 통해 책으로 가는 문을 열어주면서 새 학기를 시작한다는 것이 무척 재미있어 보였다.

듣는 독서에서는 책 읽어주기 활동을 넘어 오디오북을 활용하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몰입 독서에서는 함께 모여 집중해서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는데, 특히 온라인 몰입 독서에 마음이 한참 머물렀다. 특정 시간을 정해 줌 화면을 틀어 함께 책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교실 밖 몰입 독서와 함께 교실 속 몰입 독서에 성공하려면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집중하여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기에 20분 아침독서 시간을 넘어 40분 몰입 독서도 꼭 도전해보고 싶다.

수업 독서는 책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관련해 눈여겨보면 좋겠다. , 그래픽노블, 희곡 수업에 대한 안내가 상세하고 좋은 작품들도 함께 소개되어 수업에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3학년 아이들과 국어 시간 마지막 단원에서 토끼의 재판연극을 했는데 이 책에서 안내한 대로 어린이 희곡 돌 씹어 먹는 아이를 함께 읽고 연극해본 후 그림책 읽기로 마무리해보아도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남 독서에서는 작가뿐만 아니라 번역가, 편집자와의 만남까지 주선하다니 정말 놀랍다. 학급 차원에서 이 모든 것을 추진하기란 비용 면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지만, 사계절출판사에서 진행했던 교실 라이브를 이용하는 방법은 도전해볼 만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된다면 나도 한번 문을 두드려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나는 책읽기는 질문이다라는 결론을 냈다. 책을 읽은 후 질문을 만들어내고 그 답을 찾아가는 동안 성장하리라 믿는다. 책에서는 이러한 질문과 관련하여 스키마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 주어, 자기 생각, 물음표로 구성한 질문을 연습해보아야겠다.

분량이 길지 않고 교실 상황이 그려져 많은 활동들을 따라 해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가지는 매력이다. 마음을 내어본다면 우리는 보다 쉽게 도착점에 이를 것이다. 이 책이 지름길로 안내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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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내용이 하도 기이하여 다른 이들 평을 찾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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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마음책 상담소4---


Q. 자꾸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사소한 거짓말이긴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들이 아이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어 꾸짖게 됩니다.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물으면 절대 거짓말 하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하는 경우도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거짓말과 관련하여 아이들과 함께 고민해 보면 좋을 책이 있을까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굉장히 영리한 아이가 아주 사소한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해서 하는 거예요.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많이 꾸짖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그때 아이가 거짓말 하는 이유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지 않았어요. 1학년이었던 아이는 발달 단계상 거짓말에 대해서 어른인 저보다 깊이 이해하지 못했기에 제가 아이를 잘 가르쳐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 싶어요. 다시 이런 아이를 만난다면 거짓말에 관한 책 읽기부터 시작해 보고 싶어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에 빈 화분거짓말은 왜 자꾸 커질까?가 있어요.

꽃을 사랑하는 아이 핑은 다음과 같은 방이 붙은 걸 봅니다. ‘나라 안 아이들은 모두 입궐하여 임금님께서 내린 특별한 꽃씨를 받으라. 임금님께서 한 해 동안 가장 정성을 다해 꽃씨를 가꾼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 주겠다 하셨느니라.’ 핑은 임금님이 주신 꽃씨를 정성껏 심고 온 마음을 다해 싹을 틔우려 노력했으나 화분에서는 전혀 싹이 나지 않았어요. 화려한 화분을 들고 궁궐을 향한 아이들 사이에서 핑은 빈 화분을 들고 궁궐로 갈 수 밖에 없었어요. 핑을 본 임금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빈 화분에 진실을 담아 내 앞에 나타난 핑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 보답으로 이 아이에게 나라를 물려주고, 이 아이를 왕으로 삼으리라!” 왜 임금님은 핑에게 왕위를 물려주기로 하셨을까요? 임금님이 나누어 준 씨앗은 싹을 틔울 수 없는 익힌 씨앗이었답니다. 정직한 사람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거지요.

거짓말은 왜 자꾸 커질까?를 읽다 보면 한 개의 거짓말을 다른 사람이 진짜라고 믿게 하려면 또 다른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톰은 기타 교습비로 갖고 싶었던 장난감 자동차를 사 버렸어요. 기타 수업을 잘 신청했냐는 엄마의 물음과 수업은 언제 하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거짓말을 하고 맙니다. 열심히 하라며 기타를 사주신 할머니, 기타 받침대를 사 주시는 삼촌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못한 채 톰의 가슴 속 돌덩이는 점점 커져 갑니다. 이 책은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지만 용기 내어 용서를 구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줍니다.

착하게 살면 바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세요? 양보하고 배려하는 아이들이 손해 보는 세상이라면 도덕적인 삶에 대해 가르치기 힘들 거 같아요. 이런 우리의 마음에 위로를 건네는 책이 있습니다. EBS에서 방영되었던 <아이의 사생활>을 보면서 도덕성이 경쟁력이며 도덕성을 구성하는 자제력, 집중력, 공감, 배려가 리더십을 키워 세상을 이끌 힘을 준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저는 정말 기뻤어요. 책으로 출간된 아이의 사생활2/정서·인성편을 통해 어린 아이들의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자세하게 만날 수 있어요. 삶의 질을 바꾸어 줄 도덕성을 키워주기 위한 우리 어른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게 될 테니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Q. 학부모 혹은 학생과 대화를 할 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오해 없이 전달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공감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을 지가 고민인데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선생님의 질문을 보자마자 비폭력 대화라는 책이 반짝하고 떠올랐어요. 이 책을 한 번 읽는다고 해서 비폭력 대화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반복해서 읽고 일상 속에서 민감성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선생님 고민의 상당 부분을 해결하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는 책이에요.

비폭력이라는 말은 우리 마음 안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자연스럽게 본성인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말해요. 비폭력 대화의 네 가지 요소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하고 그 관찰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고, 그 느낌을 일으키는 욕구를 찾아낸 후 구체적인 행동으로 부탁하는 겁니다. 관찰과 평가를 분리하는 법, 느낌과 생각을 구별하는 법을 연습문제를 통해 익혀볼 수 있어요. 느낌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어휘도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 있게 살펴보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아이들의 다툼에서도 이 내용들을 적용해 볼 수 있겠지요? 있었던 사실을 이야기하고 그때 마음이 어땠는지 말한 후 자신의 바람을 말해 보게 하는 거지요. 비폭력 대화는 교실 갈등 상황에서 아이들의 잘잘못을 가려 판단하던 저의 모습을 반성하게 했어요. 교사는 아이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판관이 아니라 다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일부터 해야 할 거 같아요.

뿐만 아니라 학부모 상담에 있어서도 관찰과 평가를 분리하여 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거 같아요. 관찰에 평가가 곁들여지면 비판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불필요한 갈등 요소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 솔직하게 말하고 공감으로 들으면서 상대의 느낌과 욕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부탁에 집중한다면 학부모 상담의 어려움도 줄어들 거예요. 나아가 자신에 대해서도 비폭력 대화를 통해 연민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보다 더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그곳에 이르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많이 필요할 거라 생각됩니다. 선생님의 질문이 제게도 새로운 과제를 던져 주었습니다. 저도 꼭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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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요>

 

Q. 새 학기의 서먹함은 언제 적 일이었냐는 듯 서로가 많이 친해진 거 같아 참 좋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소소한 다툼도 끊이지 않아 고민입니다. 친구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그림책을 알려주신다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저의 초임 교사 시절이 스쳐 지나갑니다. 열린 교육이 전국을 휩쓸던 시기에 열린교육 시범 학교에 중간 발령이 났어요. 연구학교다 보니 전 교사 공개수업이 진행되었고 많은 학교의 선생님들께서 수업참관을 하러 오셨지요. 아이들을 감당하지 못하던 초임 교사의 교실에서는 많은 싸움이 있었죠. 그래도 전 아이들이 공개 수업을 하는 그 시간까지 싸울 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어요. 선배님이 오늘 수업은 잘 했어요?”하고 물으시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주르르 흘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 저는 계획적으로 아이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지도를 하면 문제를 조금 더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비폭력 대화법, 또래 조정과 같은 방법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림책 함께 읽기도 좋은 시도가 될 수 있어요.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는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낸시 칼슨 지음/보물창고)을 읽어주는 게 좋겠어요. ‘절대로 웃지 말기’, ‘모두 독차지 하기’, ‘심술꾸러기 되기’, ‘반칙하기’, ‘고자질하기’, ‘앙앙 울기’! 책을 읽은 아이들은 친구를 사귀려면 반대로 하면 되겠구나!’하고 저절로 알게 된답니다.

다툼의 또 다른 유형으로는 잘못한 일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하지 못해 친구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를 들 수 있어요. 모르고 한 일에 대해서도 상대가 불편을 느꼈다면 사과가 필요하다는 걸 가르치는 것은 생각보다 힘이 들더라고요. 이때 사자가 작아졌어(정성훈 지음/비룡소)를 함께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정한 사과만이 용서의 끝에 가 닿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주거든요.

사자에게 엄마를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겨있던 가젤은 개울을 건너려다 물에 빠진 어떤 동물을 구해줍니다. 자세히 보니 엄마를 잡아먹었던 사자네요. ‘갑자기작아진 사자는 가젤에게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가젤은 사자를 다시 물에 빠뜨리려 합니다. 아주 조그마해진 사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젤의 마음을 달래주려 하지만, 엄마를 빼앗긴 그 마음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겠어요? 생각하고 또 생각한 사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죠. “그럼…… 날 먹어.” 자신을 온전히 바치겠다는 말, 이 진심어린 사과는 가젤의 마음에 가 닿습니다. 초식 동물인 가젤은 사자를 먹을 수 없어요. 엄마를 그리워하며 눈물 흘리는 가젤을 보며 사자는 다시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널 슬프게 해서 미안해.”라고요.

이 두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교실의 작은 변화를 맞이하시길 빌어봅니다.

 

Q. 학급에 무척 산만한 아이가 있습니다. ADHD는 아닐까 의심이 되는데 부모님께 상담을 받아보시라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아이로 인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생길 때도 종종 있어요. 저를 힘들게 하는 아이다 보니 솔직히 미워질 때도 가끔 있어요. 이런 저를 경계하기 위해 아이를 이해하도록 도와줄 책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주 특징은 부주의함, 충동성, 과잉행동입니다. ‘장애라는 단어를 품고 있지만 관대한 마음으로 보면 조금 별나거나 심하게 별난 아이로 볼 수도 있을 거예요. 부모 입장에서도 다름을 인정하기 힘들다 보니 치료 시기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로 인해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다인수 학급에서 아동을 지도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적절한 치료를 시도하지 않는 부모님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일 겁니다. 치료를 통해 또래와 어울릴 수 있는 심리적 여유와 학습에 임할 수 있는 지속 시간이 길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조이, 열쇠를 삼키다(잭 갠토스 글, 닐 레이튼 그림/비룡소)2006년도에 출간된 책이에요. 처음 책을 읽을 때만 해도 ADHD는 제게 무척 생소한 단어였어요. 책 속에서 만난 조이는 정말 이상한 아이였어요. 장난으로 열쇠를 삼키다니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말이죠. 손가락을 연필깎이에 집어넣어 돌리기까지! 그래요, 조이는 생각하기 전 행동하는 아이, ADHD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 반 조이의 얼굴이 자꾸 떠오를 겁니다. 아이가 처한 입장을 헤아려 보면서 교사인 나도 정말 힘들지만 아이도 고통 속에 있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파 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조이를 도우려는 많은 어른들이 있다는 겁니다. 나도 왠지 그런 어른 중의 한 명이어야 할 거 같은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흔들리지 않고 ADHD 아이 키우기(이영민 지음/팜파스)를 읽다 보면 부모의 마음도 함께 읽게 됩니다. 저자는 ADHD의 완치는 어렵지만 강점 중심으로 접근하고 꾸중하지 말고 고쳐야 할 점을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아이의 행동이 어른인 우리를 화나게 하지만 이건 악의적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정보처리상의 문제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하니 이것도 꼭 기억해 두어야겠습니다.

지금 저도 ADHD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때로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가 야속하기도 하고, 동시에 그 아이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제가 무능력하게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제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할 일은 자기 조절 능력이 없는 이 아이를 미워하지 않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 권의 책을 통해 저는 아이를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도 이 책들이 그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힘든 선생님의 마음에 위로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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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아직은 아동 지도가 서툰 새내기 교사입니다. 잘 가르치고 싶어 교재 연구도 열심히 해 보지만, 수업은 계속 실패하고 있어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단호하게 야단을 치지 못하다 보니 저를 만만하게 보는 거 같아요. 교실 분위기가 자꾸만 나빠지면서 학습권을 침해받는 친구들이 생겨나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하루를 마감하게 됩니다. 교사로서의 자존감도 날마다 떨어지고 있어 정말 속상해요. 다시 한 번 힘을 내게 해 줄 좋은 책 없을까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 너무 진부할까요? 하지만 무수한 실패 속에는 분명 성장의 씨앗이 숨어 있다는 말에 공감하실 거예요. 신학기를 준비하면서 들은 줌 강의에서 모든 선생님이 알고 있을 법한 유명한 강사분이 실패 경험을 들려주셨을 때 저는 깜짝 놀랐답니다. ‘, 저런 분에게도 실패의 쓰라린 시간이 있었다고?’ 그리고 생각했어요. 실패한 후 거기서 멈추느냐, 다시 한 번 더 자기를 추스려 나아가느냐에 따라 성장이 결정된다는 것을요.

<<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 프로젝트 수업>>(권영애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2018)을 만난 것은 전문적 학습 공동체에서 함께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새내기 선생님의 말 때문이었어요. ‘버츄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도덕과 수업 시간에 적용도 해 본 터라 저는 아는 척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함께 원격 연수를 듣고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의 활동에서 큰 효과를 얻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설프게 아는 척 했기 때문이었지요. 책을 다 읽더라도 당장은 권영애 선생님처럼 실천할 수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선생님의 마음에 분명 따뜻한 위로가 가 닿을 거라 믿어요.

오늘도 교실에는 학습 과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낸 친구가 있었어요. 학급에 특수 아동이 있어 그 아이를 챙기다 보면 눈길을 주지 못할 때가 있는데, 정리도 안 되고 학습 진행도 안 되고... 평소라면 속상한 마음에 소리부터 버럭 질렀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네 잘못이 아니야. 네 미덕이 자고 있어서 그래. 넌 미덕을 깨울 수 있어. 어떤 미덕을 깨우면 좋을까?”

이 말은 아이를 변화시키는 힘을 품고 있는 마법의 말이에요. 동시에 아이를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도록 교사의 마음을 단련시켜 주는 신비한 힘도 가지고 있어요.

학기 초에 다이아몬드를 만들고 싶은 미덕을 골라 우리 반 목표 정하기를 했어요. 아이들은 존중, 배려, 협동이라는 3개의 미덕을 골랐죠. ‘존중, 배려, 협동이 꽃피는 우리 교실은 조금 더 따뜻해졌어요. ‘버츄 프로젝트를 통해 꾸짖고 야단치는 대신 믿어주고 기다려줌으로써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에요. 제게도 아직 다이아몬드가 되지 못한 갈고 닦아야 할 원석들이 있어요. 그 원석을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로 조금 더 성장하려 해요. 선생님, 우리 함께 해 보아요.

 

Q2 학급에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비장애인 친구들이 편견 없이 친구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줄 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도움이 필요한 친구와 함께 생활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고맙게도 그때마다 반 친구들의 따뜻한 배려와 이해 덕분에 어려움 없이 학생을 지도할 수 있었어요. 올해도 그런 친구가 있었고 아이들에게 동생 같은 친구, 학습이 느려 기다려주어야 하는 친구가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지요. 그런데 유독 제게 저 친구는 왜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거예요?”를 반복해서 묻는 아이가 있었어요. 분명히 알아듣게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나 봐요. 학부모 상담 중 어머니께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거 같다고 부탁드렸더니 그런 걸 알려 줄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하셨어요. 몇 권의 책을 추천드렸더니 그 책을 사서 아이와 함께 읽고 교실에서 친구들도 읽었으면 좋겠다고 책을 들려 보내셨어요.

매주 수요일 선생님이 책 읽어주는 시간에 우리는 그렇게 <<어떤 느낌일까?>>(나카야마 치나츠 글 와다 마코토 그림, 보림, 2006)를 만났어요. 히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마리를 위해 눈을 감아 보고, 귀가 들리지 않는 사노를 위해 귀마개를 해 봅니다. 눈 감으면 들리는 세상, 귀 막으면 보이는 세상이 새롭게 열립니다. , 히로는 큰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키미의 마음도 생각해 봅니다. 키미 또한 히로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 위해 온종일 움직이지 않고 있어 봅니다. 그리고 이야기하지요. “움직일 수 없다는 건, 참 대단해.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생각이 떠올랐어.”하고요. 휠체어를 타고 있는 히로를 만나는 순간 저는 가슴이 쿵 내려 앉았어요. 히로도 다른 아이들처럼 몸이 불편한 친구였던 거예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기를 바랐어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아이의 답답함을 함께 헤아려 봤으면 했지요. 질문했던 그 아이는요, 이제는 친구의 불편을 먼저 헤아려주는 친구가 되었어요.


우리는 또, <<친구의 전설>>(이지은, 웅진주니어, 2021)을 통해 친구의 의미를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았어요. 호랑이 꼬리에 앉은 민들레 씨앗이 싹을 틔웠어요. 당장 꼬리에서 떨어지라는 호랑이에게 민들레는 누렁이(호랑이)가 나한테 붙은 거야?라는 말로 우리를 웃게 만들어요. 자기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호랑이가 꼬리 민들레 덕분에 남을 생각하기 시작해요.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를 외치던 호랑이는 민들레와 한몸이 되어 맛있는 거 주면 고맙겠다.라고 말하는 민들레 호랑이가 되었습니다. 남을 도울 줄 아는 마음을 배우고 그 마음을 통해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게 하는 아름다운 책이었어요. 호랑이와 민들레 꼬리의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어 슬프지만은 않았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익힐 수 있어 좋았던 시간입니다. 우리 아이들, 생각보다 든든하게 친구를 잘 지켜주고 있답니다. 선생님 반 친구들도 꼭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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