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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출판사 습격기 - 일상탈출 책벌레들의 거침없는 인문 출판사 탐방
조희경 외 지음 / 서해문집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읽던 남편이 책 속에 내 이름이 나온다고 깜짝 놀라서 책을 보여준다. 이 책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만약 그 이유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았을런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사)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가 실시하고 경기도가 후원한 <기업맞춤형 전문취업교육-출판편집과정> 교육생들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그들의 협의에 의해 선정되었을 출판사들을 통해 우리 나라 출판 시장에 대한 이해와 그 출판사들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멋진 책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장준하 선생의 삶과 죽음을 책 속에 새기다-돌베개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고 그 결실을 나누는 이들-보리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성장의 의미를 생각한다-사계절
*쉬지 않고 페달을 밟는 1인 출판사의 롤모델-산처럼
*세계 시민과 함께하고 싶은 돈키호테-서해문집
*인문학 출판의 한길을 지키며 희망을 일구다-이학사
*상상력이 고갈되지 않돌고, 쉼 없이 꿈을 꾸다-효형출판
*모든 아이들이 마음껏 읽을 수 잇는 세상을 위해-(사)행복한아침독서
파주 출판단지 건물들의 아름다운 외형뿐만 아니라 그 내부가 궁금하였을 출판사 편집인들의 방까지, 또 운이 좋으면 사장님의 비밀스러운 서가까지 기웃거릴 수 있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은 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기 위해서 애쓰는 시간시간을 들여다 보면서 책이라는 것이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 손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애태움이 함께 하는가를 알아 볼 수 있고, 관심있었던 출판사들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기획한 서해문집의 어린이도서 브랜드명이 파란자전거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고, 파란자전거의 뚝! 시리즈(석유가 뚝, 수돗물이 뚝, 햄버거가 뚝)의 표지를 이 곳에서 사진으로 다시 만나는 것도 재미있었다.
장삿속만 차리지 않고 고집스러운 출판인의 사명감을 가지고 출판된 많은 책들의 이야기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책을 병풍처럼 만들어야 하는 제본 작업의 특성상 서울 인사동의 표구상에서 수작업으로 하루 30부씩만 생산할 수 밖에 없었다는 효형 출판사의 <<정조대왕 화성행행 반차도>>(가격 65000원)가 궁금해진다. 이 책은 김홍도의 지휘 아래 당시 뛰어난 도화서 화원들에 의해 그려진, 정조대왕이 그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지금의 창덕궁 돈화문에서 8일간의 화성행차에 나서는 모습과 그 준비, 진행 과정을 그림을 통해 쉽게 풀어낸 책이라고 한다. (구경이라도 해 보고 싶은...)
많은 돈을 벌 목적으로 책을 출판하리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 달리 출판사들은 비록 적자가 나더라도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완성 된 작업들은 오랜 시간을 통해 책을 알아보는 독자들에 의해 사랑을 받게 된다는 결말은 기분좋은 해피엔딩이다.
한솥밥을 먹으며 가족애를 키우는 보리의 식구들, 보리를 이끄셨다는 윤구병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그 분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만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어난다.
좋은 기회가 있어서 들어가 볼 수 있었던 사계절 출판사의 내부와 연수 기간 동안 들어가 볼 수 있었던 (사) 행복한아침독서의 실내는 그래도 한 번 보았던 장소라 그런지 더욱 정겹다.
행복한 아침독서의 한상수 이사장님이 소개해 주신 아름다운 인연-일선에서 열심히 아이들과 함께 독서지도를 하고 있는... 이라는 말에 어긋나지 않도록 이제는 '나 혼자만의' 좁은 세상을 넘어서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조금 고민해 보아야겠다.
우연히 읽은 책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