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서 이야기책까지 - 상상력을 키우는 독서가 진짜 독서!
와키 아키코 지음, 홍성민 옮김 / 현문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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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보니 많은 댓글이 달렸다. (다른 사이트) 정말 좋은 책이니 꼭 읽어 봐야겠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집에도 있는 책인데, 그렇담 나도 서둘러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을 무척 많이 사서 읽다 보니 그게 그 책인 것 같고, 이제는 조금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아 읽는 것을 잠시 'STPOP'한 상태인지라 이 책도 조금 읽다가 덮어 두었나 보다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이런~ 끝까지 줄이 다 쳐져 있는 거다. 그런데, 왜 기억 속에 안 남아 있었던 걸까? 첫 읽기에서는 별 생각 없이 읽었나 보다. 하지만, 두 번째 밑줄 긋기는 조금 달랐다! 2번 읽으니 정리가 잘 되어 좋긴 하다.   

그림책을 읽던 아이들이 이야기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책의 권수로 평가하는 '다독'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마음 깊이 새겨 두어야 할 내용이라 생각한다. 권수를 늘리기 위해서 대충 읽는 아이들(다니엘 페낙에 의하면 이것 또한 눈 감아 주어도 좋은 일이지만...)은 진정한 독서가가 될 수 없다는 것. 이런 아이들은 권수를 늘리기 위해 또래 수준보다 낮은 책읽기를 선호할 수도 있다는 거다.  

예전 아이들은 지금처럼 책을 읽지 않았으나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은 이야기를 해 주시는 어른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은 사라진 채 그를 대신 할 책의 자리에 영상매체가 들어 앉아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 또한 의미심장하다. 북스타트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도 책과 함께 짚어 보면 좋겠다.  

훌륭한 책은 읽기만 해도 쓴 사람의 인간성과 그곳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인간성을 자연스럽게 전해준다. 어린이와 가까운 주위의 어른이 자신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어린이에게 전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생활 문화를 잃은 시대의 우리가 어린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많지 않은 일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한다.  

어린이의 책 기피 현상의 주요 원인이 초등학교 시절에 경험하는 불행한 독서 체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부분에서는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들었다.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 책을 읽어주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라는 내용은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이나 <<하루 15분, 책읽어주기의 힘>>에서도 만난 내용이라 새롭진 않지만, 다시 한 번 더 새겨 둘 일이며 새학년에 책읽어주는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한 번 더 만나리라는 다짐을 하게 한다. (2009년에는 제대로 못 했다.) 아이들은 신뢰할 만한 어른(부모나 선생님)이 글을 읽어줄 때 모험으로 가득한 이야기의 세계를 두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게 된다고 하니까 말이다.  

저자는 요즘 그림책들의 화려함을 경계하고 있다. 너무 자세하게 잘 그려진 훌륭한 그림들은 아이들에게 상상의 여백을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상상력이란 책을 읽으면서 선물 받을 수 있는 귀한 선물인데, 그것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픈가 보다. <<숲속에서>>처럼 검정이나 어두운 갈색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그래서 더 귀하다고 하는데, 이미 많은 화려한 그림책들을 만난 아이들도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는 의문이다. 그림이 화려할 때 상상의 숲은 '자신의 것'이 아닌 '주어진 것'이 되어 버린다는 말은 일리 있어 보이지만 말이다. 

저자는 내가 글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눈길도 주지 않았던 삽화의 의미도 짚어주고 있는데, 그 삽화가 이야기의 상상을 도와주었던 기억들을 새롭게 이야기 한다. '호첸플로츠'시리즈를 사면서 남편은 "우와~ 내가 어릴 때 읽었던 책이랑 그림도 똑같다."하며 좋아했었고, 타샤튜더처럼 <<비밀의 화원>>에 그림을 그려서 유명한 삽화가도 있는 걸로 봐서 많은 아이들은 나처럼 무신경하게 그림을 읽지는 않는 것 같다. 그림책을 넘어 삽화가 그려져 있는 유년동화책을 넘어 정말 그림 하나 없는 책을 만나기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는데, 아이들은 처음 지겨운 몇 페이지의 고비를 잘 넘겨야 할 것이다. 그걸 옆에서 잘 도와주는 어른이 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리라 여겨지지만 의미있는 작업이다.    

어른들이 읽는 전래동화의 잔혹함!은 어린이들이 읽는 느낌과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 또한 어린 시절에 한 번도 마녀를 가마솥에 넣어 버렸던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를 읽으며 잔인하다고 생각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자신의 키에 맞는 상상을 하기 때문에 괜찮다."라는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  

장편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정말 재미있는 좋은 책을 읽어서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평생독서가가 되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코닉스버그, 마이, 캐스트너, 린드그렌의 책을 만나보게 하란다. (린드그렌의 책을 통해 책의 재미를 알아가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데는 동의를 하나 캐스트너의 작품은 조금 독서의 힘이 생긴 아이들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도 들고, 코닉스버그와 마이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책을 소개해 주는 어른의 몫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짚어 준다. 뭐든 좋으니까 하는 식의 독서 권장은 결코 어린이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의 수고를 덜어 줄 뿐이라고 하니! 아무리 도서관에 책이 많아도 아무도 빌려가지 않는다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그것을 아이들이 빌려가서 볼 수 있도록 권해주는 기술을 익혀 보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원작과 다이제트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는 사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나 또한 집에 애니메이션 명작동화를 가지고 있는데, 헌책을 언니에게 얻으면서 아이들에게 이런 다이제스트판을 읽혀도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언니는 그래도 책 안 읽는 아이들이 이렇게라도 읽어야지 이 책이 어떤 책이라는 정도는 알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였다. 그도 그럴 것 같다. 하지만, 제대로 된 원작을 아이들에게 무척 만나게 해 주고 싶은 맘이 있어 지금 알뜰살뜰 고전 시리즈를 모으고 있는 중인데, 그 중에는 700페이지를 육박하는 것들도 있어 아직 그 엄청난 이야기를 만나보지 않은 (사기만 하고 읽진 않았다.) 나를 들뜨게 한다.  

자, 그렇다면 좋은 책이란 과연 어떤 책인가? 

제대로 읽으면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보다 재미있는 것이며 인간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따뜻한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훌륭한 아동문학은 어린이가 어른을 이해하는 가이드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다보면 책의 재미에 빠져 들어 그 좋아하던 TV를 멀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엄마에게 책 좀 그만 읽으라는 잔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까지 무척 많은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아이들은 정말 좋은 책의 친구가 된 것이다.  

판타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잠시 살펴보자.  

훌륭한 판타지 작품에는 리얼리즘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말해주기도 해서 사소한 모순에는 한쪽 눈을 감고 읽는 기술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 '모순에 한쪽 눈을 감고 읽는다'는 것은 이야기 세계에 빠져드는 것과 이야기를 밖에서 들여다보는 것을 동시에 하는 것으로, 여기에도 메타인지 능력(자신의 인지 패턴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관여하고 있다.

 아이들과 국어 시간에 옛 이야기를 만나면 가끔 이야기의 모순을 지적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이야기를 그렇게 따지고 분석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더 이상 이야기로서 존재할 힘을 잃게 된단다. 그러니 그냥 읽어 주기 바란다."라고 말해 주었는데, 이런 친구들에게 '모순에 한쪽 눈을 감고 읽기'를 이야기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이렇게 또 하나의 책을 통해 책을 권하는 교사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의 방향을 제시 받았다. 참 뿌듯한 느낌이다.  

꼬리-186쪽의 책이 참 두껍게 느껴지는 것은 지나치게 좋은 종이의 질 때문인 듯하다. 한 번 읽고 말기에는 정말 고급 종이로 만들어졌다. 조금 종이의 질을 낮추고 책의 가격을 떨어뜨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꼬리-이런 류의 책은 일본에서 많이 출판되고 있는 듯하다. 일본의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은데, 우리 나라도 이 분야에 대한 시장을 많이 개척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물론, 우리 작가들이 쓴 책도 찾아보면 많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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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애 아줌마의 초딩 아우성 - 앗! 궁금한 성
구성애 지음, 리갤러리 그림 / 올리브(M&B)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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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로 산 책! 남편이 책을 다른 곳에 꽂아 두었다. 아이가 읽기로는 조금 그런 것 같다고.  

첫 페이지를 들춰보니 가슴 발달에 관한 이야기다. 주루룩 훑어 보지 않고 그것만 보고, 거기다 만화책이라는 이유로 "괜찮네, 뭐~"했다. 게다가 구성애 아줌마의 글 아닌가! 

희망이가 정말 뚫어져라 열심히 읽는다.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엄마, 자위가 뭐야?" 하는데, 순간 화들짝 놀랐다. "어, 그게... 그건 말이지...." 하면서 얼버무르고 있으니 남편은 그것 보라는 표정이다.  

희망이 왈 "이야기 하기 곤란해? 그럼 이야기 하지마!" 한다. 자기 혼자 교통정리까지 다 하고! 

그러고는 한참 있다가 내 나름대로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이야기 해 주었다. 아이도 고개를 끄덕끄덕! (역시 난 좋은 엄마야! 하면서 나도 끄덕끄덕!) 

아이가 책을 두 번 읽고 나서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이제 와서 막을래야 막을 수도 없다.) 내가 정식으로 책을 펴 들었다.  

이야기의 깊이가 참 적나라하면서도 심오하다. 그냥 숨기기 보다는 다 드러내 놓고 가르쳐야 한다는, 숨겨도 아이들은 음성적으로 다 알게 된다는 구성애 아줌마식의 교육 노하우가 잘 드러난 책이다. 남녀의 성기가 그대로 다 드러나게 그려져 있고, 아기가 어떻게 생기느냐는 질문에 그림으로 정확하게 남자의 아기씨가 여자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2학년 할 때 슬기로운 배우면서 이 부분에 대해 아이가 묻는데, 아가씨였던 나는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고 있으니 질문했던 아이가 자기 식의 말로 정확하게 해설까지 곁들여 주어서 다른 아이들이 "아이~"했던 기억도 난다. (당시 아줌마였던 옆반 선생님은 정확하게 설명 해 주었다 하셨다.) 

아이들이 궁금해 할 만한 웬만한 이야기는 다 들어 있다고 보아도 될 듯. 심지어 아줌마인 나까지 잘 교육해 준 책이다. 만화가 참 예쁘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서 교육적 효과도 더 높을 듯하다. 초등 고학년이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권하고 싶다. (근데, 학교에서 이 책 아이들 읽게 하면 고함 소리 제법 나겠다. 집에서 조용히 읽히는 것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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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는 독서치료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6
이임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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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이 동학년에 계셨다.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 받는 영혼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아이를 붙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는 힘들지만,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술술 이야기가 잘 풀려나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치유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문제의 아이 뒤에는 문제의 부모가 있는 법! 하지만, 아이의 문제행동을 치유하고자 맘 먹은 부모는 그래도 건전한 부모다. 부모 교육과 병행하여 어린 영혼이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면 그것은 나름 보람이 큰 일이라는 생각! 

최근에는 이런 미술치료사 뿐만 아니라 독서 치료사를 통한 독서 치료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겼다. (시작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독서치료를 보면서 하나의 의문이 생겼는데, 문제의 행동을 가진 아이들은 독서를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사실 독서라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상태가 되어야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 아니던가. 마음이 불안하고 분노가 끓는 상태에서 과연 차분한 책읽기가 가능할까? 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 이미 독서 치료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책이라는 것이 아이를 치료할 수 있는 도구로 크게 소용닿지 않는 것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이긴 하지만 이러한 의문들이 조금 해결 되었다.  

그림이 아이의 말을 트는 계기가 되었듯이 독서 치료라는 것 또한 아이의 말을 트게 하는 도구로 사용 되는 것이다. 이 때 문제 행동을 가진 아이에게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책을'과 같은 형식의 권장도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과 아이의 문제 상황을 직접 드러내어 가슴 아프게 하는 책들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새롭게 접수하였다. 그리고 가장 기본은 아이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어려움에 직면 해 있는 아이의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책의 도입은 뒤로 미룰 수도 있다는 사실! 

사실, 학교 현장에는 정말이지 많은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돕는데 교사는 여전히 전문적이지 못한 것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러하다.) 친구를 사귀는 것이 문제인 아이, 자기 연령에 맞는 발달과업을 달성하지 못하는 아이, 폭력적인 아이, 무기력한 아이... 그 아이 하나하나를 생각의 중심에 놓고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우리는 맡고 있는 아이도 너무 많고 해야 할 일도 너무 많고...(핑계는 언제나 준비 되어 있다.) 

얼마 전 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친절한 동기 샘이 '독서 치료'에 관한 연수가 있는데 신청 해 보라고 알려 주셨다. 관심은 가지만, 퇴근 후에 아이를 맡길 곳도 없고, 바쁜 시기에 읽어 내야 할 제법 묵직한 책들에 겁이 덜컥 나기도 해서 좋은 자료만 좀 넘겨 달라고 하고 말았는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무리해서라도 이런 연수를 한 번 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매력적인 영역이다.  

실패의 예도 인상적이었고, 각 문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도움이 되었다. 거기다 이러한 문제가 내 아이에게 적용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 볼 수 있을까도 심각하게 생각 해 보았다. 나는 제대로 된 부모인가 한 번 더 뜨끔거리게 하는 책이었으며 새롭게 만나고 싶은 책도 소개 해 주는 무척 유익한 책읽기였다.  

꼭 기억 해 두고 싶은 것 하나. 문제를 가진 아이의 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 하나, 엄마 위주의 독서를 강요! 해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는 것. 아이가 원하는 책읽기가 이루어지도록 합의에 의한 독서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 책읽기의 거부감을 심어 주지 말아야겠다. 오늘도 찬이에게 책을 왜 혼자 안 읽으려고 하느냐는 한 마디와 읽어 준다고 책을 펼쳐 들고는 꾸벅꾸벅 존 것을 깊이깊이 반성하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아이의 입장을 많이많이 생각 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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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똑 소리나게 키우기 - 부모,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인성 교과서
다츠미 나기사 지음, 신병철 옮김 / 작은씨앗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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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잔소리 일변도다. 이거 뭐~ 다 아는 거잖아.  

하지만... 

가슴이 콕콕 찔린다. 문제는 이 당연한 것들을 내 아이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성교육이 잘 된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는 표지에 적인 문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읽어보니 이대로 잘 실천하고 있는 아이는 우리 주변에서 정말 찾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꼭 필요한 말들인지라...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짚어주며 이야기 해 주고 싶다.  

가령 희망이는 아빠가 식당에 가면 탁자위에 수저를 놓지 않고 그릇 위에 두면서 이유를 설명했는데 그 때는 아무 생각이 없더니 학교에서 선생님이 급식실 탁자 위는 많이 깨끗하지 않으니 배식판에 수저를 놓으라 했다며 또박또박 동생한테 가르쳐 준다. 부모의 말보다 아주 가끔은 교사의 말이 힘이 있을 때도 있으니 우리 아이들에게 매일 한 가지씩 잔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50가지와 집 밖에서 실천할 수 있는 25가지, 부모님이 지켜야 할 규칙 25가지로 총 100가지의 규칙을 안내하고 있다. 읽어보면 다 아는 거지만, 그것을 아이가 잔소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피와 살이되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나름의 대화법도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고마운 일은 고맙다고 하고 미안한 일은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인사를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말을 끝까지 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하나하나 짚어 주면서 나 스스로도 빚어보고 아이들도 빚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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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5-07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책을 읽으면서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천은 잘 하지않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가르친다는건 생각처럼 쉬운일은 아닌것 같아요.
저도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잘 안되더라구요.
지금부터라도 다시 노력 해야겠어요. 아자아자~

희망찬샘 2009-05-15 05:58   좋아요 0 | URL
행복희망꿈님은 너무너무 잘 하고 계시잖아요. 아이들이 엄마 품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잘 자라리라 믿습니다. 이런 아이들 보면 안정된 모습으로 학교 생활도 정말 잘 하더라구요.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소아정신과 최고 명의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1
노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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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읽는 책 종류 첫 번째는 책을 소개하는 책이라면 두 번째는 부모교육서이다. 주로 남편이 먼저 읽고는 밥 먹는 시간에 입에 침 튀겨 가면서 그 책이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 하는데 이번에는 내가 그 역을 맡았다. 남편에게 권했더니 하는 말이 대충 훑어 봤는데도 정말 최고인 것 같다고 그런다. 만약 앞으로 부모 공부가 필요한 이가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선물할 것이다.  

다른 육아서들은 나의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가를 이야기 하면서 해야 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들을 이야기 해서 때론 수긍하게 때론 과연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부담스럽게 느끼도록 했다면, 이 책은 그런 훈계조의 책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책이었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정말이지 최고로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해 속상한 경험이 있을 것이고 부모로서의 한계에 어깨가 눌린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읽는 내내 나를 반성하게 하였다. 생후 세 돌까지는 열일 제치고 아이와 놀아 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데, 따지고 보니 그렇게 못 한 것 같고, 다시 3년 후에 또 많은 부분이 달려 있다고 하는데, 그것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 한 것 같아 많이 찔렸다.  

아이에게 공감해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고 따라 해 보니 훨씬 효과적이었다.  

엄마 : 찬아, 엄마 청소할 건데, 카드가 많이 어질러져 있구나. 좀 치워 줄래. 

찬 : 알았어.(열심히 통에 카드를 담아서 책꽂이 위에 놓으려고 한 순간 카드가 와르르 쏟아졌다. 이어서 발을 구르며 짜증을 부리면서 운다. 찬이는 짜증이 많다.--->보통 때라면 "뭐 그런 것 가지고 우노. 니는 제발 짜증 좀 부리지 마라. 내가 정말 니 울어서 할 짓이 아니다."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후니까.) 으왕, 짜증이 나~~~

엄마 : 어, 우리 찬이가 열심히 주운 카드가 다 쏟아졌네. 정말 속상하겠다. 엄마랑 같이 다시 주워 볼까? 

하고 말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쳐서 울어도 "괜찮다. 울지 마라." 에서 "아고, 많이 아프겠네. 호오~ 이제 금방 나을 거야. 괜찮아."로 바뀌게 되었다는 사실.  

인상 깊은 대목 하나 더는 내성적인 아이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다.  

"사내 녀석이 창피하게 노래 한 곡도 못 불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어서 귀엽지요?"라고 말하는 엄마의 슬기가 필요하다는 것. 수줍음은 창피한 것도 아니고 열등한 것도 아니며 참으로 순수한 인간의 아름답고 고차원적인 감정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어 정말 고마운 책이었다. 무척 내성적이었던 나처럼 우리 아이들은 부끄러움이 많다. 친척집에 가면 아이들이 우리 뿐이다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 시선이 많이 주목되고, 엄마 뒤꽁무니에 쫄쫄 따라다니는 아이들 보고 이것저것 요구사항이 많다. 그리고 어머니는 집에서는 까부는데 밖에서는 왜 자기 표현을 못 하냐며 걱정을 하신다. 이런 아이들을 좀 더 격려해 주고 기다려 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같다.  

할 이야기는 정말 많지만, 다 쓰고 싶지는 않다. 이 책을 읽으실 여러 분들의 몫으로 남겨 두어야 하기에. 어느 것 하나 군더더기가 없고, 책 내용 전부가 모두모두 훌륭하다. 좋은 책 주신 동원육영재단에 감사를 드린다.  

*난 노경선님이 여자분이신 줄 알았다. 그런데, 남자분이시란다. 이름도 이름이었지만, 책 내용이 여성이 쓴 것처럼 섬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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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래요~ 먼저 공감해주기~~~ 이론은 쉬운데 실천은 어렵죠.ㅜㅜ
그래도 이런 책 읽으면 며칠은 제법 교양있고 우아하게 잘 해낸답니다~ 제가요!ㅋㅋ
그래서 사흘에 한번씩 교육서를 봐야하지만, 그게 어렵잖아요.^^

희망찬샘 2009-01-20 17: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요. 작심삼일이 힘들면 삼일만에 또 맘을 먹으라는 말이 이 책 어딘가에 나왔던 것도 같은데... 다른 책이었나??? 하여튼, 자꾸자꾸 읽으면서 맘을 다져야 겠어요. 옳으신 말씀!!!

노경선 2009-01-31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심삼일; 작심 해도 삼일밖에 못간다

작심삼일; 작심을 삼일마다 하자 (노경선 해석),(수요일에도 수도하자, 좀 심했나? )

희망찬샘 2009-02-01 05:27   좋아요 0 | URL
작가님이 직접 달아주신 댓글은 아닌 듯 하고...

노경선 2009-02-02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가라니 좀 쑥스럽네요. 읽어 주신게 고마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