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올해의 책을 정리했다.


내가 뽑은 책들은 대부분이 역사 분야의 책이고 문학은 단 2권이다.
하지만 그동안을 생각하면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해방 후부터 한국 전쟁 이전까지 한국과 관련된 역사 책들을 계속 읽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면의 역사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생각하며 늘 관심을 갖게 된다. 원래는 한국 근대사에 관심이 더 많았으나 이제는 이 시기 책에 더 흥미를 갖게 되는데 뒤이은 역사가 탈식민과 이념 전쟁과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버치 문서와 해방정국>는 또 하나의 해방 후 정국의 키를 알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버치 중위는 미군정기 하지 사령관에 의해 발탁되어 조선에 들어와 좌우합작위원회를 이끈 인물이다.
당시 그가 작성한 자료들과 시간 순으로 배치된 기록, 인물에 대한 평가들이 담겨 있다.
강용흘이라는 작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수확이 있었고(그도 미군정청에서 일했다) 1946년 쌀 추수 파동에 대한 실감나는 기록, 여운형과 김규식에 대한 평가 등이 흥미로웠다.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11월에 읽었던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7권이었던 <남양과 식민주의>와 궤를 같이 할 것 같다.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양반 지주의 아들이었으나 전시 상황에 일본군이 되어 연합군 포로 감시를 위해 남방을 향한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손자였던 작가가 조부의 행적을 영웅시하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려내려 노력했다는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조선인 전범이 받았던 피해, 고통의 측면에 주목했었던 것 같다.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는 제대로 된 소감을 정리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잔상에 남는 책이었다.(재독하고 싶은 책이다) 민족주의는 일국사적 관점에서 이해될 수 없고 앞 세대의 희생자의 경험과 기억은 세습될 때 민족주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주장이다. 작가의 모든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으나 지나친 민족주의 신봉과 숭배 의식은 곱씹어볼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남양과 식민주의>는 일본 제국주의의 확장의 전시의 장이 된 남쪽 태평양의 섬들과 도서부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일제가 펼친 남진 정책과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다. 일제가 남진 정책을 생각보다 일찍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과 내외부의 상황의 추이에 따른 정책의 변화를 확인해볼 수 있다.



통사는 몇 년마다 한 번씩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데 읽을 시점이 됐을 무렵 마침 <시민의 한국사>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지배층의 관점이 아닌 '아래의 힘'에 주목하여 쓴 역사다. 미국에도 민중사가 있는 것처럼 한국에도 이런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늦었지만 이런 통사가 나와주어 참 반갑고 감사하다. 지배층의 학정을 엎고 들고 일어난 이야기가 무수히 많은 한반도의 역사는 어쩌면 민중이 이끌고 간 역사라고 해도 무방할 지 모르겠다.
1, 2권으로 나누어 1권은 전근대편으로 조선 후기 개항 이전까지의 시기를 담고 있고 2권은 근현대편으로 최근 정권까지 범위를 다루었다.
통사의 특성 답게 정치사적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파트까지 잘 정리되어 있다. 그동안 통사를 읽을 때 정치와 경제가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여겼는데 이 책의 경제 파트는 핵심을 쉽게 정리되어 있으면서도 정치,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시리즈의 꽃은 역시 2권이다. 보수/수구 정권의 눈치에 은폐되거나 축소된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C.H.베크 세계사> 시리즈는 하반기 읽기의 핵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까지의 세계사를 거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또 한 시리즈의 책이라고 생각한다(1350년 이전의 역사도 출간되었으면!).

특히 1750년 이후의 세계사를 지역사를 모으고 단순하게 나열만 한 것이 아니라 지구적 관점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별로 특징을 뽑아내어 잘 정리했다고 느껴진다.
서양 중심의 세계사적 관점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한 흔적도 엿보였고 가려져 있던 인종 차별, 노예, 여성, 이주민들의 역사를 다양한 사례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상반기에 읽었던 위르겐 오스터함멜의 <대변혁>을 읽으면서 미리 예열을 했는지 이 시리즈를 읽을 때 버겁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부족한 역사 공부의 시기와 장소가 무엇인지 체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오랑캐의 역사>를 읽으며 내가 그동안 해왔던 책 읽기가 헛된 것이 아니구나를 느꼈다.
한중일 삼국의 역사, 만주족의 역사, 타이완사, 중국의 철학, 일본의 근세 이후의 역사, 합스부르크 제국사, 오스만 제국 등 중동의 역사를 읽었던 것이 이리 도움이 될 줄이야. 결코 이것들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고 다 연결되어 있음을, 역사는 통합되는 것임을 느끼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런 책들을 과거에 읽지 않았다면 <오랑캐의 역사>를 소화하기 어려웠음에 분명하다. 이 책은 작가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읽을 때만 해도 좀 어렵다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이번에 읽게 되었을 때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것만으로 나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내부의 역사를 외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진행되어온 결과물과 최근 역사계에서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내놓은 결과물들을 결합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랜동안 이어져온 저자의 노력과 내공이 느껴지는 결과물이었고 그만큼 확장된 시야를 갖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동남아시아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느꼈는데 앞으로 보충을 해야 할 것 같다. 저자가 앞으로도 좋은 책을 부디 꾸준히 내주면 좋겠다.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는 총 8권으로 학술연구서로 대중에게는 인기가 없지만 내게는 의미가 있었던 책이다. 모든 시리즈의 책들이 도움이 되었지만 앞서 7권은 이야기했고 1권과 8권을 더 꼽아보았다.(두 권은 저자가 같고 이야기도 이어진다)
일본 역사는 이전까지만 해도 '동양사'라는 개념이 없었고 '본방사', '지나사', '외국사' 등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근대 시기 나카 미치요의 주장으로 '동양사', '일본사', '서양사'로 구분되는 계기가 된다.(이 때 조선사는 '일본사'에 포함되어 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본 근대론의 시작은 요시다 쇼인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유수록'이란 책을 남겼고 자신의 생각을 전파한 제자들을 길러내면서 침략주의를 후대에 전파하였다.
자유민권주의자였다가 황국주의자로 변신한 언론인 도쿠토미 소호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요시다 쇼인의 평전을 쓰고 황실 중심주의 전통을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출간한 책으로 일본학을 제창했다. 일본학은 일본 국민이 알아야 할 일본에 관한 일체의 학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와 대립하는 모든 관계에 입장은 이로써 비일본, 반일본적인 것으로 모는 주장이다.
1권에서 메이지 시기의 일본 근대에 주목했다면 8권은 쇼와 시기의 일본에 중심을 두었다. 동방문화학원과 도쿄대학, 교토대학 내 설립된 연구소에서 연구한 동방학이 일제의 식민주의에 어떻게 뒷받침된 이론들을 만들어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한 유일한 동아시아 국가라는 '신화'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주변국도 근대 시기 일본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일본 지식계에서도 자국의 역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 담론들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 뿐 아니라 우리도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을 제대로 모르거나 아예 거부하거나 그대로 믿거나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비문학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균형 맞추기로 문학 책을 읽었다.
문학이 내게 어려운 이유는 물성이 느껴지지 않아서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눈에 그릴 수 있어야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모호하고 추상적인 묘사들이 항상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전히 문학이 어려우나 그래도 그 중 얻은 수확이 있어 기쁘다.


올해 국내 소설 중 단연코 TOP인 <이토록 평범한 미래>. 제목부터 내용까지 어디 하나 빈 구석이 없는 책이었다.
3년 간의 코로나를 겪고 나이가 들어가기도 하면서 '평범한 미래'라는 단어 자체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지금 현재, 그리고 먼 훗날이 아닌 바로 앞의 미래를 열심히 살아나가며 별 탈 없는 매일을 우리는 꿈꾸고 소망하게 되는 것 같다.
8편의 단편 소설 어느 편을 펼쳐도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설의 상황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과거의 기억이 소환되며 추억에 젖기도 할 것이다.
회의주의자인 내가 조금은 희망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은 정말 마법 같은 책이다.



덴마크 작가 토베 디틀레우센의 내밀한 기록을 만날 수 있는 <코펜하겐 삼부작>.

과연 내가 해외 문학 작품을 읽으며 좋다고 느낄 때가 올까 생각했는데 있었다. 이 책은 작가의 삶이 반영되었으니 에세이라고 해야 맞겠지.
토베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어린 시절의 내가 자주 맞닥뜨렸던 공포와 불안, 좌절의 기억이 떠올라 어떨 때는 괴롭기도 했다.
불안한 청춘, 어딘가에도 기댈 수 없는 바람처럼 떠도는 유령 같은 자아가 그려졌다. 나도 그랬고 그도 그랬다.
그의 삶을 알고 있으면서도 책을 읽으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의 글은 그만큼 나를 흔들어놓았던 것 같다.


작년 연말 올해 읽기로 했던 책들을 보니 거의 다 clear하였다(역시 계획은 중요!).

어쨌든 한 해동안 꾸준히 책을 읽고 정리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동안은 책을 읽기는 했어도 제대로 정리한 책이 많지 않아 대부분 뇌에서 휘발되버리고 말았다. 그렇다 해도 역사에 관련된 책은 1년에 단 몇 권이라도 이전부터 읽어왔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도 책 선정에 고심하는 편이다.
내가 주로 읽는 책은 역사/문화 분야인데 눈여겨보는 출판사에서 신간이 출간되었을 때 받는 알림 중 괜찮은 책을 고르거나 집에 묵혀둔 책 중 '이제 더는 미루지 말자'라고 생각하는 책들 중에서 선정하는 편이다.
내년에도 이렇게 비슷하게 갈 것 같지만 그동안 집에 쌓인 책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후자에 좀 더 치중하자고 다짐한다.
테마는 중국사와 동남아시아사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읽어둔 게 너무 없어서 한계를 느꼈기에 이쪽 읽기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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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2-27 18: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거리의화가 님! 어쩌면 이렇게 제가 읽은 책이 한 권도 없을까요? 하하하하하
올해도 열심히 읽으셨네요. 우리 내년에도 열심히 읽읍시다!!

잠자냥 2022-12-27 22:09   좋아요 3 | URL
저도요! 하하하;;

프레이야 2022-12-27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 님 역사 읽기를 언제 따라가보나 합니다.
페이퍼 따라 쫓아갈 날이 ;;) 그나마 딱 한 권 겹쳐서 다행이에요. 내년에도 영양가 높고 고급진 페이퍼 부탁드려요. 😊

단발머리 2022-12-27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저도 인상깊게 봤는데 (대출해서 읽느라 완독 못 했음요. 뜬금 없는 고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 화가님 올해의 책이라니 내년에는 꼭 완독하렵니다. 많이 읽으셨어요, 멋지십니다!
역사 관련해 책 읽고 싶으면 무조건 거리의 화가님 방으로 와야겠어요!!

라로 2022-12-27 2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딱 한 권 겹치는데 저는 아직 다 안 읽었어요. 빌레뜨 2 방금 다 읽었으니 내일 김연수 책 다 읽겠어요!!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12-27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화가님 서재에서 많이 봐서 책 제목들이 눈에 익숙합니다^^
다 좋은 책이었군요!!
김연수 작가님 책은 소설가 50 인이 뽑은 1 위의 책이라고 오늘 유튭에서 보았어요.
저는 사다놓기만하고...^^;;;
암튼 계획한 책들을 모두 다 완독하셨다니 전 그게 더 대단하시단 생각이 드네요.
장하십니다^^

모나리자 2022-12-27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거의 역사에 관한 책을 꼽으셨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역사에 대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듯합니다.
새해에도 왕성한 독서활동 이어가시길 바랄게요. 거리의화가님.^^

새파랑 2022-12-27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화가님은 역사 천재~!!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전 역사 책 보면 전공서적 보는 느낌이 들어서 손이 잘 안가더라구요 😅 화가님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 ^^

독서괭 2022-12-27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목록 멋지십니다. 특히 계획을 거의 다 실천하셨다니 대단!! 저도 계획을 세우고 독서를 해봐야겠어요.
“오랫동안 이어져온 저자의 노력과 내공”이 느껴지는 결과물 읽으시며 화가님도 오랫동안 이어오신 역사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보답받으신 느낌이^^ 꾸준함에 탄복합니다. 새해에도 많이 읽으세요!

페크pek0501 2022-12-27 2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관한 책을 고를 땐 앞으로 거리의화가 님께 여쭤보고 읽어야겠단 생각이 드는 멋진 페이퍼였습니다!!!

자목련 2022-12-28 08: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책은 김연수 소설집 하나뿐입니다. 계획대로 실천하는 화가 님, 멋지십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8 10:2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저도 서재에서 친구분들의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어 기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내년에도 열독으로 채우는 한 해가 될 수 있길 기원하며!

수이 2022-12-28 2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랑 겹치는 책이 단 한 권도 없는!!! 화가님 만나서 행복한 한 해입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희선 2023-01-01 01: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죽 책을 보셔서 이런저런 걸 아셨겠네요 거리의화가 님 2023년에도 역사와 함께 다른 책도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희선 2023-01-08 0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 축하합니다 한해 읽은 책에서 좋았던 책 정리해서 그 책 한번 떠올리셨겠습니다


희선
 

영화 <영웅>을 보고 왔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는데 다행히 옆지기가 영화관 앞까지 데려다주어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혼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느낌 좋았다.

역시 영화는 혼자 보는 것이 최고!다.(나는 전시나 공연도 혼자 보는 것이 좋다)


첫 타임 영화였는데도 불구하고 영화관 내부에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 영화는 뮤지컬 '영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뮤지컬 가격이 고가이기도 하고 그동안 기회가 닿질 않아 보질 못했다. 


뮤지컬을 보지 않고 나처럼 영화를 바로 보는 사람은 진입 장벽이 없을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 걱정은 기우였다.

무겁고 진중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에 노래가 가미되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영화에도 배경 음악이라는 것이 있지만 대사와 이야기에 집중한다면 이 영화는 나오는 장면에 힘을 싣기 위해 극적인 느낌을 더 살렸다.





1907년 그가 동지들과 조국을 위해 맹세하던 때부터 1910년 뤼순 감옥에서 삶을 마감할 때까지를 담고 있다.


안중근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영화를 보니 더 남달랐던 것 같다. 그의 신앙심을 스크린 너머로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 장면은 흑백 동영상으로도 보았고 책을 통해서도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까지 떨고 있는 느낌.

감옥에 갇힌 뒤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에게서 전달받은 편지는 먹먹함을 안긴다. 이 장면은 눈물이 솟구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본인 간수와의 대화, 안중근이 간수에게 전한 글씨는 동양 평화를 바랐던 그의 마음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그가 진정으로 바랐던 조국의 독립은 이루어졌으나 그의 유해는 여전히 조국을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 여전히 뼈아프다.


다들 아시겠지만 영화는 가상의 인물과 이야기가 가미되어 있다는 것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배우 정성화는 말이 필요 없다. 그의 눈빛과 표정의 디테일함, 연기, 묵직한 감동을 주는 노래까지 완벽함을 보여주었다.



영화를 보기 전후 이런 책들을 읽는다면 금상첨화겠다^^







크리스마스라고 옆지기가 케잌을 사다 주었다. 좋아하는 딸기를 선택한 센스^^

엄청 달기는 하지만 커피와 먹으니 아주 꿀맛이었다^^



모두들 메리크리스마스! 행복한 성탄절 되시길~

Merry Christmas!

圣诞节快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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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2-24 13: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 정성화 배우 목소리 좋죠 전 최근에 정 배우 목소리로 오디오북 들었답니다 ㅎ 딸기케잌 맛나 보입니다ㅋ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 잘 보내시길요!

거리의화가 2022-12-24 21:17   좋아요 1 | URL
목소리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저는 목소리 좋은 사람에게 약한 듯합니다ㅎㅎㅎ 잘 생긴 것보다는 역시 목소리!ㅋㅋㅋ
딸기케잌 상큼보다는 달콤이 훨씬 강하지만 맛있었어요^^
서곡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페넬로페 2022-12-24 13: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에 정성화배우의 ‘영웅‘ 뮤지컬 관람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거든요.
영화는 뮤지컬보다 더 디테일하고 웅장하게 나타내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하얼빈읽고 저도 얼른 보러가야겠어요^^
저는 남편 옆구리 찔러 케잌사러 보내야겠어요 ㅎㅎ
거리의화가님!
행복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길요^^

거리의화가 2022-12-24 21:18   좋아요 2 | URL
오~ 페넬로페님 뮤지컬 직관하신 적이 있었군요. 진짜 감동이 밀려오셨을 것 같습니다. 뮤지컬 무대와는 영화는 또 다르니까요ㅎㅎㅎ
ㅋㅋㅋ 남편분께 요청하셔서 지금쯤은 케잌 드셨기를 바랍니다^^
페넬로페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라파엘 2022-12-24 15: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대되는 영화인데, 저도 조만간 보러 다녀와야겠어요 ㅎㅎ 딸기케잌이 정말 예쁘네요! 거리의화가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 🎄

거리의화가 2022-12-24 21:20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께도 좋은 메시지를 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딸기케잌 이쁘죠. 크기가 딱 1인용이라 좋네요. 케잌은 많이 못 먹겠던데 요즘은 이런 사이즈도 많이 나오나봅니다ㅎㅎ
라파엘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stella.K 2022-12-24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일 날 예매를 해야할까요? ㅋ 아무래도 이런 작품은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게 좋겠죠? 모처럼 호젓하고 좋으셨겠어요.^^

거리의화가 2022-12-24 21:22   좋아요 2 | URL
예매는 언제든지 해도 되지 않을까요?ㅎㅎ 저는 좀 저렴한 영화 티켓 구매해놓고 교환해서 썼는데 괜찮네요^^ 이 영화는 역시 큰 화면으로 보는 게 훨씬 감동이 클 것 같습니다. 혼자 보는 영화 꿀이었어요^^
스텔라님 크리스마스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stella.K 2022-12-25 08:31   좋아요 1 | URL
아, 화가님도 복된 성탄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미미 2022-12-24 17: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혼자 영화보는거 좋아해요^^* 뮤지컬의 생생함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올려주신 예고편을 보니 감동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정성화 배우 목소리도 좋고 노래 참 잘하시네요. 역시!
딸기도 맛나보입니다. 화가님 메리크리스마스🎅

거리의화가 2022-12-24 21:25   좋아요 2 | URL
영화는 혼자 보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몰입도가 달라요!ㅎㅎ
정성화 배우 목소리가 쩌렁쩌렁! 감동이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ㅠㅠ
딸기 맛있었어요^^ 크림보다 딸기의 비중이 훨씬 많아서 더 좋았습니다^^
미미님 따뜻하고 편안한 크리스마스 연휴 보내세요*^^*

호우 2022-12-25 0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이크 예쁩니다. 화가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거리의화가 2022-12-25 16:41   좋아요 0 | URL
호우님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남은 날 편안하게 보내시길^^

새파랑 2022-12-25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뮤지컬은 안봤는데 영화도 괜찮나 보네요~!! 화가님 즐거운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셨군요 ^^ 부럽습니다~!!

딸기케잌도 엄청 맛나 보이네요~!!

거리의화가 2022-12-25 16:42   좋아요 1 | URL
저도 뮤지컬을 안 봐서 걱정됐는데 좋았어요. 일단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노래도 잘하니 눈과 귀가 호강하는 느낌?ㅎㅎ 간간이 유쾌한 장면도 있구요.
새파랑님 남은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희선 2022-12-26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혼자 보셨군요 혼자 보면 눈물 나올 때 옆에 사람 마음 안 써도 괜찮겠습니다 뮤지컬 영화라는 말 봤는데 감동스러울 듯합니다 거리의화가 님 성탄절 따스하게 보내셨겠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12-26 09: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같이 보면 아무래도 옆에 신경쓰이고 그렇더군요. 이번 영화도 막판에 눈물이 나서 눈가를 몇 번이나 훔쳤습니다^^;
희선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셨길 바라며!

다락방 2022-12-26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혼자 영화보는 것 그리고 혼자 전시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히힛.
저는 크리스마스에 고디바 초코케익과 오설록의 녹차케익을 먹었어요. 그런데 딸기 케익 맛있겠네요.
거리의화가 님, 다락방의 미친 여자 완독하셨죠? 축하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6 09:58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에 서로 다른 맛의 케잌! 둘 다 아는 맛이라 더 좋네요^^
다락방은 지난 토요일에 완독했습니다! 인증글 남길까 했는데 민망하여...ㅎㅎ 허술하게 읽은 것 같지만 그래도 완독에 의의를 둡니다!^^ 올해 안에 완독하는 분들이 몇 분 더 나타날까 궁금해지네요~ㅋㅋ
 

오늘 새벽 광역버스를 타고 회사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곧이어 내 옆자리에 어떤 분이 앉으셨는데 나는 강의를 보는 중이라 시선은 앞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얼마 후가 지났을까 옆에 앉은 분이 툭 치더니 뭐라 뭐라 말을 하는데 이어폰을 낀 상태라 들리지가 않았다. 듣던 강의를 중지하고 이야기를 들으니 "이 버스 xx역은 안가나요?" "네?"

갑자기 이 버스가 역을 가는지 생각이 안나서 지도앱을 켜고 검색을 했다.

딱 앞을 가지는 않지만 근처까지는 간다. "x에서 내리셔야 할 것 같은데요."

밖이 워낙 춥다보니 여기가 어딘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뿌연 유리창을 닦아봐도 닦이지 않을 정도의 추위다.

그리고 다시 이어폰을 켰는데 뭔가 이상하다.

이 분이 내려야 할 버스정류장은 한참 전이었고 이미 버스는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나가는 중이었다.

이 버스는 광역이라 여기를 나가면 시외로 나가버리는지라 '어떻게!' 했다. '고속도로만 안 나가고 내렸더라도 그나마 나았을텐데...'

이 분이 계속 지도를 터치하는 것이 보였다. '어휴... 어쩌면 좋아. 이런!'

진작 좀 물어보시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이 추위에 다시 돌아가려면 어쩌나 싶은 것이다. 

아무튼 그 분이 목적지에 잘 도착하길 빌었다.


어젯밤 옆지기가 무거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지방에 내려가야할 일이 생겼다고 말을 건넸다.

지인의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져서 요양병원에 데려가야한다고 했다. 50이 안 된 나이임에도 신장 투석을 하며 병원을 왔다갔다한 모양인데 이제는 그것마저 힘들어지고 거동이 불편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하룻밤 우리 집에서 묵은 후 병원에 데려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낯선 이가 갑작스레 집에 온다는 것이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그 분의 건강이 염려되어서 알았다고 답했다.

홀로 아픔을 견뎌내야 한다는 건 역시 신체적 아픔보다는 정신적 고통이 더 클 거란 생각도 든다. 옆지기의 마음도 좋지 않은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날씨도 추운데 마음이 참 좋지가 않다.



통감절요 1은 한동안 또 강의를 등한시했더니 제자리 걸음이라 앞부분 다 까먹어서 결국 다시 보기 시작했다ㅜㅜ 하지만 다시 시 보니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는 즐거움도 있다.


자사의 말이 이처럼 시의적절하게 들려올 때가 있었을까! 

대통령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정치인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말이 여기에 있다.




子思曰 以吾觀衛컨대 所謂君不君, 臣不臣者也로다

子思가 말씀하기를 “내가 衛나라를 살펴보건대 이른바 君主는 군주답지 못하고 臣下는 신하답지 못하다는 것이다.


夫不察事之是非하고 而悅人讚己하니 闇莫甚焉이요 不理之所在하고 而阿諛求容하니 諂莫甚焉이라

일의 옳고 그름을 살피지 않고 남이 자신을 칭찬하는 것만 좋아하니 어둠이 이보다 더 심할 수가 없고, 이치가 있는 곳을 헤아리지 않고 아첨하여 용납되기를 구하니 아첨함이 이보다 더 심할 수가 없다.


君闇臣諂하야 以居百姓之上이면 民不與也니 若此不已면 國無類矣리라

군주는 어둡고 신하는 아첨하면서 백성의 위에 있으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하기를 그만두지 않으면 나라에 남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였다.


子思言於衛侯曰 君之國事 將日非矣리이다

子思가 衛나라 임금에게 말씀하기를 “임금의 나라 일이 장차 날로 잘못될 것입니다.


君出言에 自以爲是어든 而卿大夫莫敢矯其非하고 卿大夫出言에 自以爲是어든 而士庶人이 莫敢矯其非하야 君臣이 旣自賢矣어든 而群下同聲賢之하니 賢之則順而有福하고 矯之則逆而有禍하나니

군주가 말을 하고는 스스로 옳다고 여기면 卿‧大夫가 감히 그 그름을 바로잡지 못하고, 卿‧大夫가 말을 하고는 스스로 옳다고 여기면 士‧庶人이 감히 그 그름을 바로잡지 못해서, 군주와 신하가 이미 스스로 어질다고 하면 여러 아랫사람들이 똑같은 소리로 어질다고 하니, 어질다고 하면 윗사람의 뜻에 순하여 福이 있고, 바로잡으려면 거슬려서 禍가 있습니다.


如此면 則善安從生이리잇고

이와 같다면 善이 어디로부터 생겨나겠습니까?


詩曰 具(俱)曰予聖이어니 誰知烏之雌雄고하니 抑亦似君之君臣乎인저

《詩經》에 이르기를 ‘모두 내가 聖人이라고 하니,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알겠는가.’ 하였으니, 또한 임금의 君臣과 같습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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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23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동이 불편 할 정도로 ㅠ,ㅠ 화가님 남편분의 따스함으로 그분 빠른 쾌유 바라지만 화기님의 마음 심정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3 11:09   좋아요 0 | URL
저도 아주 잘 아는 분이라 마음이 더 안 좋네요. 부디 건강을 회복하길 바랄 뿐입니다.

새파랑 2022-12-23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은 한문도 다 읽으시는군요. 저는 요거 어떻게 읽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요 문구 좋네요~!! 저도 지인분의 건강이 회복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3 12:53   좋아요 1 | URL
요즘은 강의록에 친절하게 이렇게 번역이 되어 있어 편합니다^^ 물론 직접 쓰면 훨씬 도움이 되겠지만 시간상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있어요ㅎㅎㅎ

새파랑님 말씀만으로 고맙습니다.

독서괭 2022-12-23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 지인분은 가족이 마땅히 안 계신가 봅니다ㅠㅠ 홀로 아픔을 견디는 건 정말 외롭고 고통스러울 것 같아요. 화가님과 옆지기님의 도움이 마음의 고통을 조금 덜어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3 12:56   좋아요 1 | URL
음. 그분이 미혼이고 혼자 살면서 잘 챙겨 드시지 않고 술담배를 가까이 하다보니 건강이 많이 망가진 상태입니다. 같이 사는 분이 있다면 그나마 나았을 수도 있겠지만 혼자 두면 도저히 안될 상황이라 이렇게 결정을 한 것 같더군요. 괭님 마음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2-23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건강이 참 중요합니다.
미혼이신데 큰 병을 어떻게 다스리실지?
남편 분도 근심이 크시겠네요. 그래서 도움을 주시고자 하실테고~~화가님도 곁에서 뭐라고 하시지도 못하실테고...남편 분의 얼굴을 생각해서라도 허락하신 일은 잘 하셨어요. 남편 분의 마음을 헤아려 주신 점은 말 없는 위로를 건네 준 것이라 생각하실 것 같네요.
모두들 건강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통감절요는 청와대랑 국회에서 필독인 책이로군요?

거리의화가 2022-12-23 13:40   좋아요 1 | URL
이런 책을 읽기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싸움질만 해대고 있으니 말이죠!-_-;
음... 해가 갈수록 건강이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저도 술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지나치면 좋지 않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네요. 부디 병원에서 건강이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사실 하룻밤일 뿐인데요^^; 남편이 걱정이죠뭐ㅠㅠ 나무님도 건강 잘 챙기셔요!

희선 2022-12-26 0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자 살고 아프면 더 힘들겠습니다 요양병원에서 지내야 한다니... 몸이 나아지시기를 바랍니다 거리의화가 님 남편 분이 요양병원에 함께 가셔서 그분 조금 괜찮으셨겠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잘 지켜야 하죠


희선

거리의화가 2022-12-26 09:50   좋아요 0 | URL
혼자서 병원에 있으려면 힘들겠지만 주변 분들과 말 트고 지내면 좀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나아지시길 바랄 뿐이죠. 건강은 누가 지켜주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 듯 합니다.
 


5부 조지 엘리엇 편을 시작했다.



13장과 관련된 <벗겨진 베일>은 몇 개월전 민음사 버전으로 읽었다.

그래서 크게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문제는 14장이다.

<미들마치>는 애당초 읽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포기하고 읽어나가는데 읽을 수록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만 떠다니는 것이다.


이 장에 <미들마치>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그의 다른 작품이 수두룩하게 나오는 듯 하다. 초반에 읽다가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정리가 안되서 책을 덮었다. 이렇게 읽는 것은 의미가 없겠다 싶어서 말이다.

현재 한국에 번역되어 있는 <플로스강의 물방앗간>, <미들마치>, <사일러스 마너>, <아담 비드>, <다니엘 데론다> 뿐 아니라 <로몰라>, <진보주의자> 등도 언급되고 있다. <다니엘 데론다>와 <아담 비드>, <로몰라>는 몇 차례 언급되는데 이걸 다 읽기는 불가능할 듯하다. 읽는다 해도 이해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결론은 14장은 결국 포기하고 15장, 16장을 읽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이 든다. 


14장을 읽으신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진짜 어제 책장을 덮고 너무 답답해서 한숨만 새어나왔다.

최근 들어 책을 읽다가 이렇게 답답해진 건 간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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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2-21 09: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벗겨진 베일을 안읽어서 13장이 너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재미도 없고 힘들었거든요. 조지 엘리엇을 하나도 읽지 않아 14장도 큰일이다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죄다 모르는 작품인데 14장은 재미있어요! 14장에 대해서는 제가 곧 페이퍼를 쓸 예정입니다. 저도 14장 읽는 중입니다, 거리의화가 님.

그나저나 벗겨진 베일 사려고 하는데 딸랑 하나 검색되네요? 그 워터프루프 책이요.. 80페이지밖에 안되는데 만원이 넘어서 못사겠어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2-21 09:57   좋아요 3 | URL
<벗겨진 베일>은 민음사 북클럽에서 저는 선택으로 받았던 것 같아요. 워터프루프북 사기에는 가격이 좀... 애매하긴 하죠.
역시 제가 내공이 많이 부족해서인 것 같습니다ㅠㅠ 다락방님은 재밌으셨다니 페이퍼 기다릴게요!

은하수 2022-12-21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12장만 읽고 있는 저로서는 .. 굳이 모든 장을 안읽어도 되겠군 하고 결정하게 되네요 ㅠ
잘한 결정이겠죠?!

거리의화가 2022-12-21 10:08   좋아요 1 | URL
일단 저는 14장 읽기 재시도해보려구요. 제가 그동안 읽어온 게 워낙 없어서일 거라 생각합니다. mokl2000님 시도는 해보셔요^^

미미 2022-12-21 12: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읽은 소설에 관해 나오면 이해하기에 더 수월한것 같아요! 조지 엘리엇의 작품이 은근 여러권 번역되어 있군요? ^^*

거리의화가 2022-12-21 12:58   좋아요 2 | URL
저도 검색해보고 생각보다 번역된 책들이 많아서 놀랬어요^^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도 마저 나오면 나중을 위해서라도 좋겠죠?ㅎㅎㅎ
저에게는 조지 엘리엇이 가장 큰 복병이었네요ㅠㅠ

단발머리 2022-12-21 12: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만 힘든 거 아니네요. 하하하. (저 웃는 거 아니고 우는 거에요)
저는 14장 중입니다. 저도 엘리엇 읽지 않은 나를 원망하면서 읽고 나가고 있어요. 그래도...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2-12-21 12:59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님도 같은 부분 읽고 계셨군요~ㅎㅎㅎ
엘리엇 작품 은근 많아서 저거 다 읽기에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ㅠㅠ 오늘 14장 재시도 한번 해보려구요. 단발머리님도 힘내세요!

독서괭 2022-12-21 13: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일단 뛰어넘고 12장부터 읽었거든요. <빌레뜨> 읽고 읽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좋아서! 다음으로 <폭풍의 언덕>을 읽으려고 합니다. 근데 조지엘리엇 작품이 그렇게 많이 나온다고요.. ㅠㅠ 큰일이다.. 이 <다락방의미친여자>는 아무래도 1년짜리 프로젝트로 진행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흑흑 ㅠ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화가님도 힘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2-21 13:32   좋아요 2 | URL
빌레뜨 읽고 12장 읽으니 정말 재밌죠! 저도 읽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제인에어보다 빌레뜨가 더 재밌었어요ㅎㅎㅎ
1년짜리... 했어도 충분했을듯 합니다. 관련 작품이 워낙 많아야지요ㅎㅎ 괭님도 남은 분량 힘내시길!

mini74 2022-12-21 14: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들마치에서 멈추고 있어요. 이 책을 읽고 시작해야 되나 싶고...
빌레뜨는 일단 도서관에 예약은 했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관련 도서들 중에 이렇게 읽은게 없었나 싶어요.
화가님도 파이팅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2-12-21 14:18   좋아요 2 | URL
미들마치... 축약본이라도?^^; 정본은 너무 두꺼워서(다미여과 비슷했나 더 두꺼웠나 그랬던 것 같은데) 빌레뜨는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그러나 미니님 무리는 마셔요. 몸 상태 봐가면서~ 화이팅입니다~!

페넬로페 2022-12-21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들마치가 책이 너무 두꺼워요.
집에 책이 있는데 저도 읽을 엄두가 안나요.ㅠㅠ
어떨때는 책의 힘든 부분을 빼고 읽는것도 하나의 방법 같더라고요^^

거리의화가 2022-12-22 09:04   좋아요 3 | URL
그쵸. 현재 나온 정본이 번역 문제도 좀 있는 것 같아서... 저는 읽더라도 한참 뒤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더라도 넘기는 건 아쉬울 것 같아 14장을 다시 읽는 중입니다. 적당히 퉁기면서요~ㅎㅎ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2022-12-22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2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2-23 0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에서 말하는 책 다는 아니어도 조금이라고 읽으면서 읽으려면 책 다 읽기까지 시간 많이 걸리겠습니다 그렇게 읽어야 더 좋을 것 같기는 하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12-23 09:19   좋아요 2 | URL
관련 작품 다 읽고 다미여 읽으려면 한참이 걸려야...ㅎㅎ 처음 읽는 것이니 이번에는 이렇게 넘어가고 재독하기 전에는 관련 작품을 읽고 깊이 읽어보려구요^^;
 
남양과 식민주의 - 일본 제국주의의 남진과 대동아공영권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7
허영란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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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생일이라 회사에서 일하고 싶진 않아서 휴가를 내었다.

느긋하게 늦잠을 자려 했지만 언제나처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신문을 보고 공부도 하고 책을 읽으며 보냈다.

마치 주말 같은 날이였다고 할까.


옆지기가 저녁엔 맛난 것을 사준다고 하여 외식을 했다.

하필 이곳에 폭설이 내려 하얀 눈세상이 되었다. 밖에 나왔더니 동네 주민들이 다 나왔는지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 하고 썰매 타고 난리도 아니었다^^;

내일 출근할 일이 걱정이지만 인생 뭐 있으랴~

아이들이 신나해하는 게 눈에 보여 나도 흐뭇했다.


그리고 2022 서재의 달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보았다.

또 얼마 전 쓴 리뷰가 당첨이 되었다는 걸 전해들어서 더욱 뜻깊은 날이 되었다.


모쪼록 달인이 되신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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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15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드립니다. 생일. 서재의 달인!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거리의화가 2022-12-16 09:05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원하는 최고의 방식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스텔라님도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바람돌이 2022-12-15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눈오는 날 저녁에 쇠고기 먹는건 저의 버킷리스트... 그런데 이 동네는 눈 안와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2-16 09:07   좋아요 0 | URL
더 추워져야 부산에 눈이 올까요?ㅠㅠ 요 근래 많이 건조해서 눈이 오긴 했어야 하는데 또 출퇴근이 걱정되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ㅠㅠ 그래도 눈오는 날 소고기는 정말 맛있었어요! 부디 이번 겨울에는 부산에도 눈이 오길 기원합니다.

서곡 2022-12-15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립니다, 생축의 눈이 오늘 내렸군요~

거리의화가 2022-12-16 09:08   좋아요 1 | URL
추위가 싫지만 또 눈이 올 때는 막상 동심으로 돌아가니ㅎㅎㅎ 서곡님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12-15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일도 서재의달인도 축하드려요^^ 눈도 오고~~ 휴가 잘 내셨네요!! 저희 애들 감기에도 불구하고 눈 와서 신나게 놀았다더군요^^

거리의화가 2022-12-16 09:09   좋아요 0 | URL
괭님 감사합니다^^ 눈이 와서 어디 나가기도 그렇긴 했어요ㅎㅎㅎ 외식한 거 이외에는 집에서 뜨끈하게 잘 지냈습니다. 아이들은 역시 눈이 오면 신나하는 것 같아요. 어제 나가서 저희 동네 아이들 모두 본 것 같았습니다ㅎㅎㅎㅎㅎ

얄라알라 2022-12-15 23: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2월에 태어나셨군요^^ 리뷰도 당선, 2022 서재의 달인에도 선정, 게다가 생신날 저녁 멋진 식사까지...그야말로 해피 버쓰데이~~축하드립니다 화가님

거리의화가 2022-12-16 09:11   좋아요 0 | URL
알라님 감사합니다. 사실 달인도 기쁘지만 리뷰 당선이 더 기뻤네요~ㅎㅎㅎ 생일엔 역시 소고기인가요. 미역국은 안 먹었지만 소고기로 대신한 것 같습니다ㅋㅋ

라로 2022-12-16 0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도 겨울아이시군요!! 저는 겨울에 태어난 사람들과 궁합이 좋은 것 같아요. 내맘대로. ㅋㅋㅋ 생일 축하드려요. 눈이 정말 많이 왔네요!! 아이들이 즐거웠겠어요!! 여러가지로 축복같은 12월이네요!! ^^

거리의화가 2022-12-16 09:16   좋아요 0 | URL
추위를 잘 타서인지 겨울이 돌아오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ㅠㅠ 그럼에도 눈 올 때는 좋고 또 귤을 좋아해서ㅎㅎㅎ 아이들의 웃음이 저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아침에 보니 눈이 최소 10cm 이상 왔네요^^; 라로님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2-16 0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신 축하드리옵니다^^
눈까지 내려 생일이 빛났네요.
이거 얼마만에 보는 눈 구경이랍니까?ㅋㅋㅋ
어제 딸이랑 윗지방 눈 오는 동영상 보면서 둘이서 부럽당!!! 그러면서 넋을 잃고 바라봤네요. 지금도 넋이 나갔습니다ㅋㅋㅋ
생일도 서달 북달도 리뷰왕도 눈이 온 것도 모두 모두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 2022-12-16 09:21   좋아요 1 | URL
남부에 계신 분들은 중부 눈온 거 보고 부러움을 많이 느끼셨겠군요. 사실 동영상으로 찍은게 더 실감나긴 하지만 눈이 워낙 많이 와서 오늘 오전에 슬라이딩 몇 번 할뻔 해서 이동 시에는 역시 불편합니다ㅋㅋ
나무님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호우 2022-12-16 0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눈과 함꼐하는 생일이라니 아름답네요. 남쪽은 눈이 귀해서 부럽습니다. 서재의 달인 되신 것도 축하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2-16 09:22   좋아요 0 | URL
눈이 와서 더 특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호우님도 남부에 사시는군요. 좀 더 추워져야 남부에 눈이 오려나봅니다ㅠㅠ 안 그래도 가물단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2-12-16 0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 어제가 태어난 날이었군요 축하합니다 맛있는 거 드셔서 좋으셨겠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이 좋아서 더 기뻤겠습니다 눈도 거리의화가 님이 태어난 걸 축하해줬군요 서재 달인도 축하합니다

거리의화가 님 2022년 남은 날 즐겁게 건강하게 보내시고 2023년 잘 맞이하세요 건강이 가장 중요합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12-16 09:23   좋아요 1 | URL
희선님도 서재의달인 축하드려요^^ 한해가 이리 가나봅니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 곱절 이상 책을 읽으며 보내서 개인적으로 잘 마무리한 듯 싶네요. 부디 안 좋은 일은 훌훌 털어버리시고 내년에는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서재에서도 언제나처럼 자주 뵙구요!

다락방 2022-12-16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생일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 님. 맛있는 것 드시고 행복하게 보내신것 같아 너무 좋네요. 내년도 후년도 계속 알라딘에서 생일 축하드리며 지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12-16 09:2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올 한해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여성주의책함께읽기 리더로도 여러 모로 애써주셔서 감사하구요. 내년에도 서재에서 계속 자주 뵈어요!*^^*

건수하 2022-12-16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화가님 어제 생일이셨군요. 하루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
그리고 서재의 달인과 리뷰 당첨까지 더더 축하드려요.

저도 이맘때쯤 생일이라 조금 더 반갑네요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2-16 11:02   좋아요 0 | URL
네. 생일에 눈 구경에 참 어제는 여러 모로 특별한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하님도 이맘때 생일이시라니 기분 좋은 날들 보내시면 좋겠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새파랑 2022-12-16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우인가요? ^^ 늦었지만 화가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생일 기념 눈이였군요~!! 🎂 🥳 🎉 🎈 🎁 🎊

거리의화가 2022-12-16 12:47   좋아요 1 | URL
네. 한우입니다. 가격이 좀 내렸다고 하지만 소비자가는 똑같네요. 임대료 때문이겠죠?ㅎㅎ 감사합니다*^^*

하나의책장 2022-12-17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어제 생일이셨군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거리의화가 2022-12-18 11:02   좋아요 0 | URL
하나님 답글을 이제야 발견했네요. 축하 인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