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는 이야기를 올린다. 회사에서 무얼 기한 내에 끝내야 하는데 진행이 잘되지를 않고 있어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 뭐 사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스스로가 좀 못마땅한지라 최근에는 에너지가 그곳에 많이 가 있다.

그나저나 업데이트된 북플 앱(아이폰 기준)은 좀 낯설어서인지 적응이 안 된다. 드디어 제목을 입력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생긴 것 같고 이미지도 멀티 업로드가 가능해진 것은 좋은 것 같다. 그 이외에는 적응이 안되서 헤매는 중이다.

이제 39도에 육박하는 폭염은 아니라서 주중에는 산책하며 머리를 식히고 주말에는 늘 그렇듯 동네를 산책한다. 하늘이 조금씩 높아지는 모습을 보며 힐링을 하곤 한다.
얼마 전에는 여름 휴가를 이용해서 콩국수를 먹으러 1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 다녀오기도 했다. 콩국숫집이 그렇게 많은데도 집집마다 자리가 없었다. 특히 내가 간 곳은 웨이팅이 길었다. 사실 나는 웨이팅을 정말 안하는 편인데 이 집 콩국수는 먹고 싶어서 20여분을 기다렸다. 그래도 먹어보니 다행히 맛있었다. 양이 좀 적어서 보통, 곱배기 하나씩 시켜서 먹었더니 딱 맞았다. 옆지기가 콩국수를 잘 먹었다면 곱배기 2개를 시켰어야 했을 것이다.

참! 필라테스 수업은 사정상 그만두게 되었고 집에서 2~3일에 한 번씩 안 아프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역시 체육관에 나가 운동을 하거나 개인 수업을 받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에너지가 그렇게까지 되지 못하므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9월까지 함께 읽기로 한 비커밍은 열심히 읽고 있다. 그러나 이제 1/3 넘긴 듯함ㅎㅎ 미셸과 오바마가 사랑에 빠진 뒤 합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두 사람이 그렇게나 다르다니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미셸의 직업적 선택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생각해보면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시간은 너무나 짧은 것 같다. 나도 어느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이것 저것 경험을 해보고 무엇이 맞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면 더 좋았겠다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도 집이 그래도 찢어지게 가난하거나 힘들지 않을 때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오늘은 밀린 글들을 좀 쓰고(읽는 것보다 역시 배는 더 걸리는) 집안일을 하고 나니 하루가 거의 다 흘러갔다. 저녁으론 레토르트 순댓국이 되지 않을까 싶다.

8월도 어느덧 끝물이다. 다음주 기온을 보니 아침저녁 기온이 좀 내려가는 듯하다. 이 더위도 이제 정말 물러갈 때가 되었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8월을 마무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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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8-31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보니 이번 여름에 아직 콩국수를 한 번도 안먹었네요. 이러다 여름 다 가겠네.
저도 비커밍 시작했어요. 저도 비커밍 이야기를 짧게 써봐야겠습니다. 얼른 진도 나가서 오바마 만나고 무슨 생각 하고 어떤 감정 느꼈는지 알고 싶습니다!

거리의화가 2026-08-31 08:38   좋아요 0 | URL
여름 음식 중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것이 콩국수라 이번엔 꼭 어디 가서 먹어보자 생각했죠. 바쁠 때는 콩물만 사서 먹을 때도 있긴 한데 그래도 직접 가서 먹는 것만은 못한 것 같아요. 많이 더운 날이었는데 콩국수 먹으니까 기운이 나더라구요^^ 흐흐. 다락방 님은 어떤 관점으로 비커밍 이야기를 하실지 궁금합니다. 화이팅하는 한주 보내세요!

희선 2026-09-02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월이 가고 구월이 왔네요 팔월에 뭐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2026년이군요 팔월이 가고 구월이 왔는데, 한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달 동안이라도 잘 보내려고 해야 할 텐데, 많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네요 어제 하늘 예쁘더군요 철은 하늘에서 먼저 나타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람도 있지만...

거리의화가 님 구월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세계 곳곳에서 이런저런 재해가 일어나서 마음이 안 좋기도 하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6-09-03 12:52   좋아요 0 | URL
하늘 모양을 보아하니 가을이 됐다는 걸 점점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잘 지내셨지요^^ 이즈음이 되면 이제 또 한해가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 한해는 진짜 뭘 했나 모르겠습니다. 국내도 그렇고 세계도 뒤숭숭하네요. 희선 님도 9월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몇 년동안 봐야지 생각만 했던 <산해경>을 완독했다. 의외로 보다 보니 이미 내가 다른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 매체를 통해서 친숙해진 사실들이 많아 흥미롭게 읽었다. 애당초 모든 것을 외우겠다 덤비지만 않는다면 편하게 쓱쓱 볼 수 있다. 다만 신묘한 동물(?)에 대한 것은 전체적인 그림만 나오고 개개의 그림은 없어 설명만으로는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이 책은 북차1경의 괴이한 동물이라고 해서 이렇게 전체적인 삽화도를 실어놓고 옆에 간단한 설명을 실어놓았다.
상고시대에 모우는 지금보다 넓은 지역에 살았지만 지금은 청해, 티베트 지역에서만 산다. 이 구역에는 소리를 낼 줄 아는 뱀이 있어 제단의 수호신이 되었다. 더욱 괴이한 것은 제건이란 동물인데, 사람 머리에 눈이 하나뿐이고 특이하게 춤추며 꼬리가 무척 길어서 꼬리를 입에 물고 걸어다닌다. 옛날 사람들은 제건 흉내내기를 좋아해서 그를 따라 춤도 추고 소리도 지르며 혼자 기분을 내거나 씨족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또 사냥하기 전이나 출정하기 전 혹은 무술 의식 전에 이 동작으로 몸을 풀기도 했다. - P63

근데 나는 이걸 봐도 잘 와닿지가 않았다. 그림을 알아먹는 재능이 없는 걸로. 아무튼 개개의 동물을 이미지화시켜놓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전자책을 통해 도움을 얻었다(물론 <산해경>에도 몇몇 동물은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있기는 하다). 해당 동물이 어느 곳에 거주하고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간단한 설명을 제공하기에 레퍼런스로 딱이었다. 
책에 나오는 모든 동물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아래 그림은 상류에 대한 설명이다. 머리가 아홉개 달린 뱀인데 이미지로 보니 확실히 더 감이 잘 왔던 것 같다. 사실 이 전자책은 중국에 갔을 때 사려고 했다가 전자책에 이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구입하지 않고 넘어갔던 책이었다. 
 


그리고 나는 방향을 비롯한 공간(지리) 감각은 없는 편이라서 역시 설명만으로는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이것은 개인적인 부분으로 고질적인 문제니 넘어가기로 했다. 이런 곳이 있나보다 이런 곳이 있나보다 하고 넘어갈 수밖에. 어차피 해당 시기는 역사인 듯 아닌 듯 대부분의 내용이 역사와 신화가 섞여 있기도 하니까. 그래도 한반도와 가까운 곳이 나오면 좀 더 집중하게 보게 되더라.

앞서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신화 1, 2권을 통해서 어느 정도 맛보기로 접한 바가 있었던 것이 꽤나 도움이 되었다. <산해경>의 역자들도 원문을 번역하면서 의문이 드는 부분은 정재서 교수의 책을 참고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조사 끝에 판단 내린 결론을 책에 실어두었더라. 이런 좀은 흥미로웠다. 배울 점을 찾아 보완하려는 모습이 좋았다. 사실 원문을 번역을 통해서 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번역에 의지해서 원문을 해석할 수밖에 없다. 원어를 아는 독자라도 애써 찾아보지 않으면 오류를 걸러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좋은 접근이었다 생각한다.

그렇다면 산해경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고 있고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을까.
<상서>와 <여씨춘추>, <사기>를 보면, 대우가 치수한 후에 대신들을 거느리고 산천대지와 생산물의 분포상황을 조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 조사결과에 근거하여 당시 매우 정확한 ‘국토자원 분포도’를 제작하면서 전국을 구주로 나누었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 보는 <산해경>의 <산경> 부분이 바로 대우의 조사결과에 해당된다. <산해경>은 서적으로도 만든 동시에 <산해도>라는 그림으로도 제작되었다. 사실 <산해경>은 이 <산해도>를 설명한 글이라고 한다. <산해도>는 세발솥 구정에 넣었으나, 춘추전국시대의 사회가 어수선하고 전쟁이 빈번하여 구정이 사라지면서 <산해도>도 자취를 감춘다(P4).
그후 진이 통일을 하면서 산해경을 찾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전해지는 산해경은 18권으로 남산경, 서산경, 북산경, 동산경, 중산경이 각각 한 권으로 합해져 5경으로 <오장산경> 또는 <산경>이라 부른다. 해외남, 서, 북, 동경이 각각 한 권, 해내남, 서, 북, 동경이 각각 한 권, 대황동, 남, 서, 북이 각각 한 권, 해내경을 한 권으로 해서 13권을 <해경>이라 부른다. 합해서 <산해경>이다.
그러니까 산해경의 지리 정보는 측량에 기반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산해경은 그야말로 방대한 백과전서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상고 시대 살았던 이들이 디디고 있던 땅과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여 지리, 역사, 종교, 문학, 철학, 민족, 민속, 동물, 광물, 의약 등 다양한 지식을 담아낸 것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꾸준히 언급되고 회자되며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다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산해경을 중요하게 다루어오면서 중화민족에 얽힌 신화와 전설을 끄집어내어 꾸준히 이용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에 약하기도 해서 땅을 묘사하고 그곳에 사는 생물에 대한 설명보다는 전승되는 역사에 대한 뒷이야기들이 더 재밌었다. 대표적으로 서왕모, 황제와 치우에 얽힌 이야기나 요, 순임금에 대한 내용 등이 그렇다.   



중국 신화전설에 대해서는 이 책으로 가장 먼저 접하지 않았나 싶다. 그때는 잘 모르고 읽었던 것 같은데 다시 읽으면 더 잘 읽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 전 정재서 교수의 신간으로 이 책이 나왔길래 구입했으나 언뜻 책의 내용을 보니 조금 어려워보여서 읽기를 망설이고 있다. 그래도 흐름을 끊기지 않기 위해서는 읽어야겠지. 이 책과 더불어 한국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도 더불어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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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영화든 드라마든 한 번에 몰아서 보아주어야 하는데 드라마 <삼국지>는 아직 끝을 보지 못했다. 워낙 길다보니 이제 반쯤 보았나. 다 보고 나면 엮어서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계속 그 시간이 길어져서 이제 그만하자 생각하고 읽은 책이나 정리해야겠다 결단을 내렸다. 


삼국지를 한 권의 책으로 이렇게 핵심만 쏙쏙 골라서 써낼 수가 있구나 일단 놀라웠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읽히고 재밌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대부분 삼국지는 중반까지 가지도 못하고 책을 놓게 된다. 워낙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사건도 다양하다보니 읽다 보면 머리에 쥐가 나기 마련이기 때문. 나도 초반에 유비 삼형제가 만나고 동탁이 권력을 잡은 뒤 조조가 그를 공격하려다 실패해서 도망자가 되는 과정, 그를 물리치기 위해 군웅이 모여서 한판을 벌이기까지의 과정은 몇 번을 읽어서 그 과정을 꿸 정도이나 그 이후의 벽은 넘기가 참 쉽지 않았다. 


초반에 나를 사로잡은 인물은 단연 여포였다. 공격력 면으로는 관우나 장비도 제칠 수 있을 정도로 최강이었으니 사실 초선이 아니었다면 더 오래 살아남지 않았을까. 물론 그는 지혜가 부족하고 편협하여 여러 번 좋은 기회를 놓치면서 스스로 무덤을 팠다. 책사인 진궁의 말만 귀기울여 들었어도 좀 나았을텐데 말이다. 진궁은 동탁을 공격한 뒤 그를 피해 달아난 조조를 영웅이라 생각했으나 조조는 그가 생각하는 도의를 아는 이상적 지도자는 아니었다. 잘 알아보지도 않고 자신을 거두어준 이의 가족들을 몰살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물론 오늘날 조조는 예전과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늘어났다. 무엇보다 관도대전에서 70만 대군을 상대로 몇 만의 군대로 승리를 일구어낸 것은 그야말로 쾌거였다. 사람을 소중히 할 줄 몰랐던 원소의 핵심 인사였던 허유가 조조에게 투항하면서 원소군의 군량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기에 가능했다. 조조가 사람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여럿 있는데 앞서 유비 삼형제가 전투에 패해 서로 헤어지게 되었을 때 관우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한 것, 뒤에 조자룡을 얻기 위해 보인 관심 등이 있다. 조조가 오래 갈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유가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조조는 관도대전으로 삼국의 승자로 떠올랐다.


유비는 삼고초려 끝에 제갈량을 얻는다. 이로써 장수 뿐 아니라 소중한 책사를 확보했다. 앞서 유비가 계속 조조에게 밀려 전투에게 패했던 것은 그의 곁에 걸출한 장수들은 많았으나 두뇌를 쓸 줄 아는 자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투는 공격력만으로 결코 가능한 것이 아니며 제대로 된 작전이 없다면 승리를 얻기 힘들다.  제갈량은 유비에게 조조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강동의 손권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손유연합의 결성으로 유비는 조조를 물리칠 준비를 끝마친다. 이로써 조조와 손유연합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손유연합이 만들어졌으나 주유와 제갈량의 두뇌 싸움은 치열했다. 손권 측에서는 유비 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이 더 우위에 싶었을 것이다. 게다가 싸움은 강동에서 이루어질테니 오랜 기간 수전에 단련되어온 자신들이 우위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주유는 강동의 브레인이었다. 손견이 죽고 손권이 그 뒤를 이었으나 손권은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전투 경험이 많지 않았다. 반면 주유는 손견과 오랜 기간 전투를 하면서 그런 경험들이 풍부했다. 제갈량이 손유연합을 위해 손을 내밀면서 두 사람의 두뇌 대결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제갈량이 한 수 위였다. 주유도 대단한 책사였으나 제갈량은 늘 그의 수를 꿰뚫고 있었을 뿐 아니라 번번히 그보다 앞선 수를 내놓았다. 자신보다 항상 더 앞서는 지략가를 만난 주유는 평생 얼마나 한스러웠을까 싶은 생각도 했다. 


어쨌든 이제 삼국지 하이라이트 전투인 적벽대전이 시작된다. 전투를 위한 사전 작전들이 정말 대단했다. 본 전투 이전에 만약 이런 치밀한 작전들이 없었다면 적벽대전의 결과가 그리 마무리될 수 없었을 것이다. 주유는 친구인 장간을 역이용하고 황개의 고육계와 방통의 연환계를 이용해 조조를 속였으며 제갈량은 안개를 이용해 조조군 진영에 가서 10만 개의 화살을 얻어냈다. 화공작전이 가능했던 것은 방통의 연환계로 조조군의 배를 엮어 불을 연달아 붙게 한 것이 컸다. 이로써 다윗(손유 연합)과 골리앗(조조 진영)의 싸움은 다윗의 승리로 끝날 수 있었다.


조조는 왕위에 올랐고(그전까지는 왕처럼 행세하기는 했으나 승상의 위치에만 있었음) 유비는 형주에 이어 익주 땅까지 얻으며 기반을 얻게 되었다. 조조 진영은 책사였던 순욱과 순유가 사망한 뒤 사마의가 그 책임을 맡게 된다. 조조는 유비가 한중을 차지하자 위기감을 느꼈다. 한중은 익주를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땅이었다. 조조의 꿈인 중원 점령을 위해서는 익주를 지나야 가능했기 때문에 반드시 사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조조는 한중마저 유비에게 내주면서 후퇴해야만 했다. 


여러 곳을 다스려야 하게 된 유비는 홀로 그 모든 곳을 관리할 수 없게 되었다. 이때 관우는 형주성을 맡게 된다. 적벽대전 이후 여러 전투에서 계속 승리 진영에 있었던 관우는 이제 수성해야 할 성주의 입장에 있었다. 기고만장해진 그는 손권의 아들과 자신의 딸의 결혼인 사돈 제의를 말도 안되는 말(호랑이의 자식을 어떻게 개의 자식과 결혼을 시키겠는가)로 거절한다. 이것은 비극의 씨앗이 되는데 화가 난 손권이 형주를 비우고 조조를 공격하기 위해 관우가 북으로 간 사이 형주성을 빼앗기 때문이다. 더 결정적인 것은 그의 목숨도 부지할 수 없었던 것이겠다. 정말이지 가장 안타깝고 씁쓸한 장면이었다. 관우의 끝은 이렇게나 좋지 않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그는 초심을 잃은 뒤 오만함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장비의 죽음은 더 황망했다. 그는 예전부터 술을 너무 좋아했고 술버릇도 고약했다. 그것을 지키지 못한 장수의 말로는 잠자는 사이 부하들에 의해서 목숨을 잃는 결말로 남는다. 


정사에서는 과연 두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아래는 정사 촉서 관우전의 내용 중 일부이다.


손권은 아들을 위해 관우의 딸에게 구혼하려고 사자를 보냈다. 관우가 그 사자를 모욕하고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으므로 손권은 무척 화가 나 있었다. 또 남군 태수 미방이 강릉에 있고 장군 사인이 공안에서 주둔했는데, 평소 관우가 자신들을 경시했으므로 싫어했다. 관우가 출병하자 미방과 사인이 군수물자를 대었는데 힘을 다해 돕지는 않았다. "돌아가면 반드시 그들을 징벌하겠다." 미방과 사인은 속으로 두렵고 불안했다. 그래서 손권이 미방과 사인을 은밀히 유인하니, 미방과 사인은 사람을 시켜 손권을 맞이했다. 게다가 조조가 서황을 보내 조인을 보았으므로 관우는 이기지 못하고 군대를 이끌고 돌아왔다. 손권이 이미 강릉을 점령하고 관우의 병사들과 처자식을 모두 포로로 붙잡았으므로 관우의 군대는 흩어지고 말았다. 손권은 장수를 보내 관우를 공격하고, 관우와 그 아들 관평을 임저에서 참수했다.

역시 예상대로 관우가 했다는 말은 나오지는 않았고 오히려 그 원인이 되는 이야기가 사실 더 핵심이었다.  


장비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장비는 군자를 아끼고 존경하지만 소인은 보살피지 않았다. 유비는 늘 이 점을 경계하여 말했다.

"그대는 형벌에 따라 사람을 죽이는 것이 벌써 지나치고, 또 매일 병사들을 채찍질하면서 그들을 측근에 임용하고 있으니 이는 화를 부르는 길이오."

그러나 장비는 깨우치지 못했다. 유비가 오나라를 토벌할 때, 장비는 병사 만 명을 인솔하여 낭중으로부터 나와 강주에서 유비와 만나기로 했다. 출발하려고 할 때 그 막하의 장수 장달과 범강이 장비를 죽이고, 그 머리를 갖고 장강을 따라 손권에게로 달려갔다. 장비 군영의 도독이 표를 올려 이를 유비에게 보고했다. 


유비는 관우가 사망한 것 때문에 손유연합을 깨고 손권을 공격한다. 삼형제의 의리가 그렇게나 중요했을까. 관우는 오만해서 화를 불렀고 장비는 나쁜 버릇을 고치지 않아 자멸했다. 지도자로서 어떤 것이 더 중요했을까. 유비는 의리에 목매어 우선순위를 그르친 끝에 내리막을 걸었다는 생각이 든다. 손유연합이 깨진 이상 유비와 조조의 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유비가 후회하고 깨달은 뒤에는 그의 목숨이 이미 다할 때였다. 그는 제갈량에게 촉나라를 부탁하고 사망한다. 제갈량은 그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북벌을 단행함으로써 위나라와 촉나라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이는 사실상 위나라의 브레인인 사마의와 촉나라의 브레인인 제갈량간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1차 북벌인 가정 전투에서는 위나라가 승리한다. 이는 “높은 산 위에 진을 치지 마라"는 제갈량의 당부를 잊은 마속이 산을 아래에서 포위함으로써 물이 없었던 산에 불을 놓은 사마의가 쉽게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속은 유능한 장수였으나 제갈량은 본보기로 결국 눈물을 흘리며 마속을 참수한다. 여기에서 유래한 말이 읍참마속이다. 

서성 전투에서는 군량을 지켜내기 위해 제갈량이 직접 참전했다. 촉군은 2500명이었던 반면 위군은 15만명에 달했다. 아무리 수성의 위치에 있던 촉군이었다 해도 이는 쉽게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제갈량은 성의 깃발을 내리고 오가는 사람이 없게 한다. 그리고 군사들을 보내 성 앞에서 쓸게 한 뒤 성문을 활짝 열어둔다. 그는 비단옷을 입고 성 위에서 거문고를 연주했다. 사마의는 그 모습을 보고 ‘설마 뭔가 있겠지’ 하며 돌아가고 만다. 제갈량의 완벽한 승리였다. 여기에서 허장성세(허세)라는 말이 유래했다.

사마의는 사마사, 사마소를 데리고 촉군의 식량창고를 습격한다. 그런데 창고문을 열었더니 마른 풀과 장작, 기름만 있을 뿐이었다. ‘아뿔싸!’한 사마의, 여기에 제갈량은 불화살을 쏘면서 불바다로 그들을 섬멸하려 했다. 그런데 이때 하늘에서 비가 내리며 위군은 살아남아 돌아갈 수 있었다.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구나." 제갈량은 이런 말을 남기며 씁쓸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후 오장원에서 위군과 촉군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다. 제갈량은 하늘을 통해서 본인의 죽음을 미리 알고 촉군을 위한 퇴로를 준비했다. 제갈량은 죽었으나 작전을 남겨두었다. 자신의 가면을 만들어 그가 살아있음을 믿게 만들어 촉군을 도망치게 했던 것이다. 사마의는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물리쳤다.” 했다. 


개인적으로 제갈량의 두 라이벌인 주유와 사마의 간의 두뇌 싸움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물론 조조와 유비 간의 라이벌 대결도 만만치 않았지만. 작가는 ‘절제’라는 키워드로 삼국지의 인물과 사건을 추적한다. 권력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절제가 없으면 리더로서의 신뢰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2세기 말부터 3세기 말까지 후한이 무너지고 진이 삼국을 통일하기까지 약 100여 년의 시간인 역사 <삼국지>가 14세기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라는 재미난 소설로 탄생하며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최소한의 삼국지>는 복잡한 삼국지를 비교적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재미난 스토리텔링으로 엮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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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유럽에서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정치적 프로젝트인 시오니즘이 시작된다. 이는 유대인에 의한 유럽인들의 차별이 수면 위에 전적으로 드러난 드레퓌스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물론 유대인의 차별과 배제의 역사는 그 훨씬 전부터 이루어졌다. 그러다 그무렵 저마다 민족의 기원을 찾으려는 붐 속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은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본래 유대교도들은 신의 가르침에 따라 올바르게 살면 언젠가는 신이 자신들을 본래의 땅으로 돌려준다는 믿음 하에 살아갔다. 그러나 시오니스트들은 이를 인위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얻으려 했(기 때문에 정통 유대교도들과는 다르)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됨에 따라 가자지구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난민이 되었다. 그리고 1967년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요르단 서안지구, 가자지구, 이집트의 시나이반도,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점령하였다. 국제사회가 제 역할을 해주지 않으니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조국의 해방을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느끼고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 같은 무장 해방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마스는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민족해방조직으로 탄생하여 민주 선거로 집권 여당이 되었다(테러 조직이 아니다). 미국은 하마스가 정권을 잡기를 원하지 않아 뒤집으려 했으나 하마스가 승리하면서 그들의 의도는 관철되지 못했다. 결국 미국은 가자지구 내전을 일으켰고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정권과 서안지구의 파타 정권으로 분열되었다. 하마스를 집권당으로 선택한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보복으로 2007년 가자지구 전면봉쇄가 시작된 것이다. 봉쇄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 되었고 국토가 폭격으로 파괴되었으며 사람들은 배급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난민 상태가 되었다. 식수가 오염되는 것은 물론 바다도 오염되어 삶의 질이 떨어진 상태이며 지금도 여전히 봉쇄되어 있다. 현재 가자지구의 주민 중 70퍼센트가 1948년 난민이 되어 가자지구에 온 사람들과 그 후손들이라 한다. 2023년 하마스의 공격은 이런 배경에서 시작되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은 집단학살이나 다름 없다. 

둘째, 역사적 맥락을 지운 채 이루어지는 언론 보도는 집단학살에 가담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행위다.

셋째, 이스라엘은 정착민에 의한 식민지 국가이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인종차별을 기반으로 한 국가다.

넷째,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과 다르게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이중 잣대를 펼쳐왔고 세계(인)는 이를 방조했다.


1948년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중 일부의 내용이다.

제1조 협약국은 집단 살해가 평시에 행해지든 전시에 행해지든 상관없이 국제법상의 범죄임을 확인하고, 이를 방지하고 처벌할 것을 약속한다.

제2조 이 협약에서 집단 살해란 국민적, 인종적, 민족적 또는 종교적 집단을 전부 또는 일부 파괴할 의도로 행해진 다음 행위 중 하나를 의미한다.

(a) 집단 구성원을 살해하는 것.

(b) 집단 구성원에 중대한 육체적 및 정신적인 위해를 가하는 것.

(c) 전부 또는 일부에게 육체의 파괴를 초래하기 위해 의도된 생활조건을 집단에 고의로 부과하는 것.

과연 팔레스타인에게 행해진 일은 집단학살일까. 제노사이드와는 다른가. 제노사이드는 집단 절멸 의도를 가진 것이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지 않나. 어찌 되었든 차별에 의한 기원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것이 민족이든 인종이든 말이다. 


2023년을 회상해보면 언론들은 하마스의 행위를 무장 투쟁 등이 아닌 테러로 전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스라엘의 국제적 입지(에 따른), 정치적 로비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일방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스라엘의 자국주의가 조금씩 드러나기는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느껴진다(국제 사회도 이스라엘의 눈치를 보지 않나). 현재 이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행위는 무엇보다 공간을 고립시킴으로써 이들의 삶을 해체시키고 죽이는 것이기에 폭격과 같은 물리적 폭력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왜 난민이 되었는가. 이스라엘 건국이란 어떤 것이었는가. 가자지구의 사람들에게, 특히 이들이 처한 16년 이상의 봉쇄라는 것은 어떤 폭력인가. 이 책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호소하는 목소리로 알려준다. 

현재 가자지구에 대해 보도할 때 ‘인도적 위기’라는 말이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정치적 주체성을 말살하고 조국 해방이라든가 독립 국가라든가 난민의 고향 귀환이라는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게 하려고 의도적이고 인위적으로 창출한 것입니다. 

인도적 위기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가자지구, 그리고 팔레스타인 문제의 전부는 아니에요. 팔레스타인 문제는 정치적 해결을 요구하는 정치적 문제입니다. - P109


이 책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이 시작된 후 3주가 지난 10월 20일 교토에서 진행된 긴급 세미나, 10월 23일 와세다 대학에서 개최된 긴급 세미나를 바탕으로 편집하여 만들어졌다. 전쟁 초기 매일 보도가 쏟아지던 때였으니 지금보다 훨씬 긴박하고 뜨거웠던 열기를 생각했을 때 이 책의 논조가 다소 감정적일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작가이자 강연자가 그들의 입장을 이해시키고 청자를 설득시키려는 호소적 어조가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충돌은 10월 7일에 시작된 게 아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하마스가 자행한 참사를 비난하면서, 1967년 육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한 뒤 팔레스타인인들이 '56년 동안 질식할 듯한 점령'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상기시켰다. 하지만 그 근원은 한참 전으로, 심지어 1948년 이스라엘 국가 창건보다 훨씬 더 과거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모든 일의 시작점은 19세기 말에서 찾을 수 있다. - P6


2023년 10월 7일 벌어진 하마스의 공격은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는 동시에 양국 간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정착민들이 도착한 이래 오늘날까지 흘러온 주요 역사를 다루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열과 갈등이 왜 시작되으며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는지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1516년 이래 19세기 말까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고 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보통 그 기원을 이스라엘의 건국부터 이야기하거나 조금 더 앞선 시기를 이야기한다면 2차대전에서의 홀로코스트 또는 19세기 말의 민족주의 시기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 앞선 배경까지 이야기해주면서 그 기원을 소상히 밝혀주어 좋았다. 아무튼 19세기 말 오스만 제국에는 약 50만의 인구가 살고 있었는데 그 중 70%가 무슬림이었고 기독교도와 유대인은 소수 집단에 속했다. 팔레스타인은 아랍인들이 사는 곳으로 여겨졌고 주민들은 아랍어를 쓰며 독자적인 문화를 사용하는 곳이었다. 


20세기 초 시온주의가 팔레스타인에 국제 사회 전면에 등장했다. 시온주의는 외국에서 들어온 수입품이었다. 16세기 시온주의는 유럽 복음주의 기독교의 기획으로 등장했다. 개신교도 상당수는 유대 민족이 '시온'으로 돌아가면 하느님이 구약 성서에서 유대인들에게 한 약속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홀로코스트가 지나고 나자 유대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그들의 믿음은 부서지고 시온주의는 유대계에 광범위한 지지를 발휘하게 되었다. 여기에 민족주의의 대두도 한 몫을 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오스만제국이 무너지고 영국의 지배가 시작되었다. 영국 정부(와 국제연맹)는 밸푸어 선언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유대인의 민족적 조국으로 만들어주었지만 팔레스타인에 있었던 기존의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영국의 통치 기간 동안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간 차별 정책이 이어졌다. 유대인에게는 자체 무장도 허락하고 개발 허가를 쉽게 내준 반면 팔레스타인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1920년대 중반이 되면 시온주의 운동이 종족 청소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스라엘인들은 땅을 사들이며 대지주가 되었고 팔레스타인들은 소작농이 되었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팔레스타인들은 그땅에서 그렇게 쫓겨나게 되었다. 


마침내 1936년 팔레스타인들은 중앙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영국과 유대인을 상대로 1939년까지 전면 항쟁을 벌이게 된다. 영국은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유엔에 회부했다. 그러나 유엔은 만들어지지 얼마 되지 않은 조직인데다 미국과 소련은 참여하지 않은채 중립국인 11개국만 참여했기에 한계가 있었다. 팔레스타인 분할이 결정되자 아랍 연맹은 해방군을 구성하고 외교 노력을 기울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군사 작전을 감행한다. 


국제 사회는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시온주의를 지지한 동맹은 유대 국가를 기정사실화하며 1948년 이스라엘은 건국되었고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은 부정당했다. 유엔의 휴전 협정 중계로 이스라엘의 국경선이 확정되었다. 이후 1966년까지 이스라엘은 군정 체제 하에 국경에 사는 팔레스타인들을 계속 괴롭혔다. 거기에 1967년 군사 공격을 감행하여 요르단 서안, 시나이 반도, 골란 고원을 점령하여 영토를 획득한다. 

이스라엘은 나크바 시기에 국제 사회가 보인 침묵과 수수방관을, 이스라엘 국가를 수립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종족 청소를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백지 수표라고 이해했다. 어쨌든 누구도 처음에 그들을 저지하려 하지 않았다. 1948년 이래 계속된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는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과정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를 '현재 진행형 나크바'라고 부른다. - P100


가자 지구는 이스라엘인들이 고안한 발명품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아랍인의 토지를 몰수한 뒤 군사 기지와 유대인 정착촌을 세웠다. 점령지의 팔레스타인인들은 강제 추방과 체포, 구금과 학대가 일상인 상황이었다. 1987년 12월 이스라엘 트럭이 가자 지구에서 민간인 자동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난 뒤 1차 봉기가 시작되었다. 1차는 팔레스타인들이 마을과 동네를 통제하고 연대와 자급자족 기본 원리에 따라 운영하며 비폭력 항의 운동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들 1천여 명을 살해하고 재판 없는 구금, 집단 처벌, 주택 파괴, 통행금지, 학교 폐쇄, 추방 등을 횡행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자치 조직들(예를 들어 하마스)가 세력을 키우게 된다. 이스라엘 당국은 무슬림 형제단이 팔레스타인들을 분열시켜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내버려두었다(정치적 이용). 2000년 2차 봉기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계 시민 13명이 시위를 벌이다 이스라엘군과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이스라엘 전역으로 퍼졌다. 이슬람주의 저항 단체들은 자살 폭탄 공격을 벌이는 방식들을 시도했다. 이스라엘은 방어 방패 작전으로 대응하며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 일부를 재점령했다. 


양국 간의 평화 노력은 1967년 이후 미국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팔레스타인의 고통과 권리를 무시했으며, 평화 '과정'을 방패막이 삼아 이스라엘이 점령과 식민화를 지속하게 해주었다. 1993년 오슬로 협정은 점령의 형태만 바꾸려는 시도였으며 이룰 수 없는 협정 내용을 제기함으로써 2차 봉기를 일으키게 만들었다(P191). 


이 책은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배경, 시온주의의 대두 과정, 1967년 이후 2차례에 걸친 봉기(인티파다)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과 분쟁, 국제 사회의 중재 실패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다만 번역이 좀 어려워서 한 번에 이해되지 않아 두 세번 거듭해서 읽었다. 좀 더 매끄럽게 번역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가자란 무엇인가>는 조금 더 대중친화적인 책이라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열의 아주 짧은 역사>는 선후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나는 그래서 후자의 책이 더 도움이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반식민운동임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그래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문제는 탈식민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스라엘 정부의 우경화와 국제 사회의 국수주의로 평화적인 방향은 더 힘들어지지 않나 하는 암울한 생각이 든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며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책읽기를 시작했다. 다음 책은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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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계속 구입하고 있지만 읽는 속도는 한참 못 미치니 이제는 '책 샀어요!'하고 이야기하기에도 민망하다. 그래도 어쨌든 알라디너 이웃 덕분에 구입하고 읽은 책이 있기 때문에 감사는 표해야한다 생각해서 글을 올려본다.


이웃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같은 시대의 글을 읽어도 문학을 읽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특별히 어떤 목적을 위해 읽는 경우가 아니라면 문학 책을 돈 주고 사는 경우는 잘 없다. 이번에 구입한 책들 중에 문학의 비중이 좀 있는 것은 이웃 분 덕분이다. 


세계문학전집을 구입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요즘은 세계문학전집을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기도 해서인지 더 그렇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300권 무렵쯤에 사고 더는 안 산 것 같다. 아무튼 500권이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여서 사야겠다 생각했다. 이웃 분이 추천해주신 <올빼미의 낮>과 <야생 종려나무>와 함께 말이다. 주말 동안 <올빼미의 낮>과 <압록강은 흐른다>를 연이어 읽었다.  


한국 문학보다는 외국 문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시대적 배경이 아무래도 낯설테니 그럴 것이다. 그래서 <압록강은 흐른다>가 더 쉽게 읽혔지만 <올빼미의 낮>도 다른 외국 문학을 읽을 때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올빼미의 낮>은 좀 신기한 소설이다. 작가가 이탈리아 시칠리아 출신이라 그런지 책에는 은연중에 본토와 시칠리아 섬 사람들 간의 차별이 녹아 있다. 이탈리아도 본토와 섬 간에 사람들의 차별이 있었다니. 물론 이는 배경일 뿐이고 중심 주제는 마피아와 정치 권력의 결탁에 관한 내용이다. 비단 역사적 내용으로 치부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잘 읽혔다. 한국도 한때 조직폭력배가 정치 권력과 긴밀히 연결되었을 때가 있었지 않나. 지금도 물리적 힘은 권력과 쉽게 결탁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긴다.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물리적 행사력을 놓지 않으려하는 많은 국가와 사람들이 있는한 이 아수라장은 계속될 것인지 씁쓸해진다.

<야생 종려나무>는 아직 경험한 적 없는 포크너의 작품이다. 작가의 이름은 유명하나 그동안은 딱히 관심이 없었다. 이웃분들께서 재밌다고 하셔서 조금 기대해본다. 


장바구니에 빠졌던 <중국 시민의 한국전쟁>은 역사비평 계간지에서 서평을 읽은 뒤 궁금해져서 다시 주문 목록에 들어간 책이다. 6월에 읽었으면 더 시기적절했겠지만 언제라도 읽으면 되니까 괜찮다. 제목 그대로 중국 시민들의 시선에 따른 한국전쟁의 이야기다. 중국군이 경험한 한국전쟁 이야기는 있었으나 시민의 시선에서의 한국전쟁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진다.


<진리의 발견>은 이웃 분들께서 꾸준히 언급해주신 책인데 읽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제야 구입하게 되었다.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언급되는 책이 아닐까 한다. 생각을 바꾸고 환경을 바꾸는 일은 결국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개혁의 첫걸음이 된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혼자가 아니라서 힘이 된다.


그리고 최근에 최소한의 역사 시리즈를 모두 구비했다. 한번씩 정리하기 좋은 책이라 느껴서다. 특히나 삼국지는 읽기가 쉽지 않은 책인데 이 책을 통해 인물과 주요 사건들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관련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한국사와 세계사는 정리하기 좋은 책이다. 한국사 시리즈는 읽으면서 몇 년전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준비할 때 학생의 마음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역시 아직까지 나는 이런 공부를 좋아하는 것 같다. 세계사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에 좋다.




장마도 이제 거의 끝났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다. 이런 날일수록 오히려 선풍기, 에어컨 아래서 책 읽는 것이 최고의 피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은 7월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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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6-07-28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소한의 한국사와 세계사 제목처럼 최소한이어도 거리의화가 님은 그것만 보시고도 어느 정도 아시겠네요 삼국지도 그런 게 나왔군요 책을 바로 읽지 못해도 언젠가는 읽겠지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6-07-28 08:45   좋아요 0 | URL
한 권으로 볼 수 있는 역사라 좋더라구요. 핵심만 담아서 한 번씩 보면서 정리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희선 님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기를요!

다락방 2026-07-28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올려주신 책들 중에 최소한의 한국사가 눈에 띄네요. 관심이 갑니다. 저걸 읽고 한국사를 조금이라도 알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서 말이지요.
더운데 거리의화가 님, 물 많이 드시고 잘 이겨냅시다. 사둔 책들도 열심히 읽어봅시다!! (이건 진짜 제가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6-07-30 20:09   좋아요 0 | URL
앗! 최소한의 한국사 다락방님께 재미 없을까봐 걱정이 들긴 하지만...ㅎㅎ
폭염이 시작되었네요. 저는 어제부터 여름 휴가 기간이라 여유 있게 굴러다니며 놀고 있습니다. 사둔 책 정말 열심히 읽어야 해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ㅎㅎㅎ 다락방 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