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오기님 서재에서 이 영화에 대한 글을 보았다. 제목만 보고는 이게 뭔 영화지 싶었다. 저렴해보이는 포스터에 초호화 캐스팅이 아닌 관계로 아무래도 눈길이 덜 갔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는 정말 감동 그 이상이었다.
얼마전 알라딘에서 rosa님이 벌이신 이벤트, 이주민단속추방반대가 생각났었다.(나비님과 글샘님도 이벤트를 하셨었다) 그때 이 이벤트가 없었다면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살고 있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고된 노역과 저임금, 말이 안통한다는 이유로 온갖 욕설과 폭행으로 얼룩진 외국인 노동자들의 참담함을 보여준다. 그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 힘든 노동에 시달려야만 하는 이유, 그들이 우리 나라에서 추방당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코미디 풍자로 영화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했고,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었다. 정말 웃기다기보단 웃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방가, 부탄에서 왔다는 이 남자, 왠지 석연찮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처음엔 이 남자를 멀리한다. 하지만 그들을 돕고, 이해해주는 이 남자를 믿는다. 5년동안 수많은 일자리에 지원하지만 실업자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그게 현실이다. 청년실업.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그는 부탄에서 온 방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 13회 외국인 노동자 노래 자랑', 그들에게 작은 희망 하나씩 가슴에 품게 했다. 그런 희망조차없었다면 힘든 일을 어찌 견딜 수 있었겠는가.
편승엽의 '찬찬찬'이란 노래를 들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감정이 내 안에 비집고 들어왔었다. 법무부에 갇혀 추방당하게 될 그들이 부르던 '찬찬찬'은 내게 뜨거운 눈물을 흐르게 만들었다. (이 노랜 그런 노래가 아닌거잖아.)
얼마전 입양한 딸아이를 숨지게 하고 보험금을 탔다는 30대초반의 여자에 대한 기사를 보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하고 말이다. 아픈 아이를 병실에서 어떻게 질식사 시킬 수 있었는가 말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돈만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노동시간을 교묘하게 늘리고, 직업병이 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경고도 없이, 그들을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기계처럼 부리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에 참 많이 안타까웠다. 그들을 향해 내뱉는 욕설을 되받아쳐 배우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들에게도 분명 인권이 있텐데 어찌 우린 그것들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는가 말이다. 자신의 주머니를 불리는 것에 급급한 악덕 고용주의 모습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딸아이를 숨지게 한 엄마의 모습처럼 비참하다.
웃음과 감동이 진하게 밀려온 영화를 친정엄마 모시고 다녀왔다. 힘든 일을 하면서 그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 모녀는 눈물 펑펑 흘리고 나왔다.
돈만을 쫓아가는 세상이 정말 무섭다.
아참, 배우 김인권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를 제대로 소활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듯, 늘 그의 연기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