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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 생활도 안 해보신 스님이 결혼을 앞둔 남녀에게 무슨 할말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꼭 살아봐야만 인생을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살아보지 않았어도 다른 사람들 사는 것 보면서 인생은 그런거야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결혼 주례도 하셨고, 신자들의 상담도 많이 하셨던 스님인지라 그 말씀이 그리 신빙성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스님 말씀대로 살 수 있을까 싶은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결혼할때 정말 눈에 뭐가 씌인 사람처럼 남편에게 홀딱 빠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좋았지만 지금은 참 괴로울때가 많다. 남편만 생각하면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는데 시부모님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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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만 물러나서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죽기살기로 매달려서 원망하고 괴로워합니다.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스러운 마음, 바로 집착에서 괴로움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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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부모님 안 계셨으면 남편이 어찌 있나 싶어 되도록이면 부모님 돕는 일에 불평을 내지 않으려고 하고 오히려 자진해서 돕기도 했었는데 그걸 받는 분들이 고마움보다는 당연시 여기는 마음때문에 상처를 받았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왜 시부모님께 자꾸 퍼드려야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일 모레면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를 들어가시게 된다. 모든 생활도구를 새것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부모님들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는 안다. 하지만 집 짓는데 부족했던 돈도 보충해드렸고 대부분 쓸만한 것들은 사용하셨으면 싶은게 내 마음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참 좋은 말이긴 하지만 내가 쓰던 세간살이들을 쉽게 버리고 오직 새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편이랑 엊그제부터 말도 안하고 있다.
이런 내 마음의 욕심과 집착때문에 괴로운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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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를 고집하고, 무언가를 움켜쥐기 위해 애를 쓸수록 몸과 마음은 병이 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욕심내는 마음을 돌이켜 마음을 가볍게 하고 베푸는 자세를 취해야 해요. 부부 사이에는 마음으로부터 배우자에게 머리를 숙이고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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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먼저 남편에게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말해야 할까 고민을 좀 했다. 하지만 선뜻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가 나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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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네."(12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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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구를 읽으면서 행복 자체가 내 마음에 달렸다는 걸 다시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걸 탁 내어 놓으며 수행의 자세가 되지를 못하니 나는 어리석은 중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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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식을 낳으려면 정말 그 아이를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게 부모의 의무예요. 그렇지 않으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든지 강아지를 사서 키우며 놀면 돼요. 남들 다 한다고 아무 생각 없이 자식을 낳아서 불행을 안겨 주어서는 안 됩니다.
결혼은 상대를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철저하게 상대에게 책임지려는 자세, 자식을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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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자식들 보기에도 시부모님께 잘하는게 좋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이라면 이제는 조금 절제를 해도 되는 것이 아닐런지. 우리 아이들에게도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책임을 지는 부모가 되고 싶은 나의 바람이 있다. 그것들을 생각해서라도 무조건적인 퍼주기는 이제 그만하려고 한다. 그런데도 내 마음이 불편한 것은 어찌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참선을 수행하라는 스님의 말씀은 알겠지만 그게 욕심을 버리는 것이 싶지가 않네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사람이라 앞으로 미래의 모습도 생각해봐야하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고 싶네요. 아이들은 점점 더 커가고 돈 들어갈 일이 더 많아진다는 주위분들 이야기에 아직 어릴때 조금이라도 덜 써야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달래보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네요. 하지만 어느정도 도움이 된 것도 같아요.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상대를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