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파란미디어 셰익스피어 시리즈 3
민해연 지음 / 영언문화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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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가 민해연이란 사실을 몰랐더라도 아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스라기'의 천군과 너무나 닮은 듯한 상현과 가스라기와 흡사한 인아. 시대배경이 현재란 것만 다를 뿐 기본 설정은 유사했으니까.

선계의 선인 천군과 연극의 기획을 맡은 그 분야에서는 유명한 상현. 천군의 곁에 있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선계로 온 가스라기와 배우가 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하여 상현의 주위에 머물게 되는 인아. 정을 주어선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천도무친을 깬 천군과 인아에게 상처 줄 걸 뻔히 알면서도 피그말리온의 딜레마에 빠지는 상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사랑은 사랑이 온 줄도 모르게 진행되었다. 마치 물감이 천에 스며들듯이 그렇게.

그다지 오해스런 상황이나 가슴 아픈 헤어짐 같은 건 없다. 그냥 잔잔한 일상의 연속처럼 흘러가지만 그렇게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홀려 다 읽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재미있다, 없다를 떠나 한 번 잡으면 절로 다 읽게 되는 책. 상현과 인아의 이야기. 그리고 겹쳐지는 가스라기.

옅은 미소가 내내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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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8-2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리즈 중에 <오디션>이 젤 좋았어요..^^

꼬마요정 2005-08-24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아직 오디션은 안 봤는데, 한 번 봐야겠어요~~^*^
비도 많이 오는데,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다락방 2007-05-13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리즈중에 [커튼콜]이 제일 좋았어요. :)

꼬마요정 2007-05-1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저도 그럼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이 시리즈 중엔 이거 하나만 읽었거든요.
 
가스라기 - 전3권 세트
진산.민해연 지음 / 캐럿북스(시공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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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기. 죄를 짓고 그 업보를 이고 사는 죄인을 뜻하는 용어로서 가스라기를 거둔 마을은 천벌을 받는다고 전해진다. 주로 부모나 형제를 살해한 사람들이 가스라기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연좌되기 때문에 가스라기의 부모, 자식은 모두 가스라기가 되어버린다. 결국 한 사람만 가스라기가 되어도 그 핏줄은 전부 가스라기로 취급되어 마을 안에서는 살 수 없고 동구 밖에서 혼자 기거하며 뭇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가스라기의 의미는 보다 깊다. 여주인 가스라기가 가스라기가 된 이유. 그것은 너무나 놀랍고 뛰어난 그 능력 때문이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결자해지이다. 자기가 버린 것은 자기가 책임을 져야하니까.

 

그러나 저러나 가스라기와 천군, 그리고 지한의 사랑은 타오르는 불길처럼 격정적이지도, 꽁꽁 얼어버린 얼음처럼 차갑지도 않다. 그들은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고 또 거스르며, 가는 실이 끊어지지 않고 갸날프게 이어지는 것마냥 애닯고 서럽게 서로를 사랑한다. 천군에 대한 증오로 시작된 지한의 사랑은 결국 잃었던 기억을 찾아 모든 미련을 버리면서 완성된다. 천군은 모든 사실을 알때나 모를때나 상관없이 오로지 그녀를 위해 움직이고, 그녀가 남을 세상마저 사랑한다. 지한과 천군은 자신들이 이루었던 몇 십년, 몇 백년의 수행을 모두 무너뜨리면서까지 가스라기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가스라기는 너무나 솔직한 여자이다. 어린 시절 엄마와 살다가 엄마가 돌아가시자 천군을 만날 때까지 줄곧 동네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며 혼자 외롭게 지냈다. 그녀는 오랜 시간 배척당했기에 자신이 사람임을 몰랐고, 예의를 배운 적이 없었으므로 예의범절을 몰랐다. 그런 그녀가 엄마 이외의 사람을 만나 그에게 정을 주었으니, 목숨이 다하고 또 다하여도 포기할 수 있을리 없었다. 그리하여 1000일의 낮과 밤을 고통으로 지새어 드디어 그를 만날 수 있는 곳까지 왔으나 그녀 앞에 놓인 시련은 끝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시련을 넘어 운명을 바꾸었다.

 

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로설은 이게 두번째이다. 첫번째는 이월화. 그리고 이번에는 가스라기. 이 두 작품을 통해 선계가 등장하는 로설은 복잡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선인, 선녀들의 특성상 그들은 열정적인 사랑은 하지 못한다. 언제나 인과율을 따지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청정하려고 수행하는 이들이 정념, 애욕이란 인간의 감정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그들에게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들 나름의 반전을 시도한다. 이월화에서도, 가스라기에서도.

 

뭐, 그래봤자 그들이 시도하는 반전은 둘이다. 죽거나 인간이 되거나. 이거나 저거나 모두 몇 십년, 몇 백년의 수행으로 얻은 것들과 무한한 생명을 모두 포기하고 찰나일지라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출이다. 그래서 선인들의 사랑은 허무 아니면 희생이며, 그 대가로 그들이 얻는 건 짧지만 가슴 벅찬 행복. 수행으로 버리려 했던 인간적인 감정을 그때서야 비로소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정념으로 가득 차 있으되 정도를 걷고, 애욕으로 물들어 있어도 추하지 않다. 천군과 지한, 가스라기. 이들의 사랑처럼.

 

아쉬운 게 있다면 천군의 과거가 아스라하게만 나온다는 것. 앞으로 나올 삼라의 이야기 중 천군의 과거 이야기도 들어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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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길들이기
임영미 지음 / 신영미디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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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바람둥이 길들이기? 난 이 제목이 마음에 안 든다. 이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제목이니까.

사윤은 15살 때 인호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그 곳에서 나름대로 정착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던 30살의 어느 날. 한영그룹의 사장인 인호가 영국으로 온다는 조그만 기사를 발견하게 되고, 그 이후 그녀의 생활은 꼬이고 만다. 친구이자 가족같은 조나단의 갑작스런 청혼과 행동, 인호의 관심, 아버지의 강요... 아직 상처는 아물지 않았는데, 주위 상황은 너무나 급박하고 갑작스럽게 돌아간다. 지난 15년의 유예는 끝났으니 이제 심판대에 오르라는 운명의 장난 때문인지 말이다. 그녀에게는 너무나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았고, 상처받은 가슴에서는 여전히 피가 흘렀으며, 가해자인 인호는 집요하게 그녀에게 달라붙는다. 그녀가 15년 전 순덕임을 모른채.

인호는 15살 때 시골에서 전학 온 소녀 순덕에게 마음을 뺏겼다.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사람을 알아본다고, 둘 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둘은 금방 사랑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날, 약속 장소에 순덕이 나오지 않았던 그 때부터 그의 인생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그의 마음 속에는 증오, 배신, 경멸 등의 감정만 가득 차게 되었고, 일주일 후 나타난 순덕은 그 결과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떠나게 되었다.

원래 돈 많고 잘 생긴 남자 곁에는 그에게 집착하는 여자 한 명쯤은 있기 마련, 그리고 그 여자는 유치한 수를 써서라도 그의 곁에 남고자 하는 법이다. 결국 그런 남자와의 사랑에 성공하려면 둘에게 굳건한 믿음과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랑이 있어야 하는데, 꼭 그런 남자들은 자존심이 너무 강해서 관계를 틀어놓곤 한다.

혼자 오해하고, 혼자 몰아붙이고, 혼자 상처받고, 혼자 집착하고....  순덕 아니 사윤에 대한 인호의 태도였다. 사윤 역시 어렸을 적에는 상처받고 도망쳤지만, 후에 다시 만났을 때는 그 사랑을 솔직히 인정하고 상대가 상처받을까봐 자신은 힘들어도, 오해받아도 진실을 숨기려고 한다. 그런 순수하고 깊은 사랑은 지난 15동안 인호가 상처를 깊이 묻어둔 채 꺼내기를 거부한 대 비해 그녀는 그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혼자 오해하여 미워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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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삼순
지수현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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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목을 드라마보다 못한 원작...이라고 하려다가, 그건 너무나 부정적인 느낌이라 바꿨다. 후훗. 드라마를 안 보고 봤더라면 와~ 재밌다.. 괜찮은 로설인데..라며 감탄했겠지만, 사실.. 드라마가 더 낫다.

김삼순. 그녀는 자신의 이름에 엄청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노처녀. 하지만 파티쉐로서 그녀의 실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그 뛰어난 실력을 옛 애인 눈물 빼는 데 썼으니.. 당연히 원래 있던 가게에서 잘렸다. 그러나 여주인공이지 않은가. 그녀에게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온다. 장도영, 드라마에선 현빈이 열연하는 그 남주. 이름이 진원이었던가...흠... 그와 케익이 바뀐 것. 삼순이 직접 만든 케익의 맛을 본 도영은 당장 그녀에게 연락을 하게 되고 그녀는 도영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일하게 된다.

그 둘은 사실 그렇게 만난 것은 아니었다. 그 둘이 처음 만난 곳은 어느 호텔 커피숍. 각자 선을 보러 나왔던 것. 삼순은 지나치게 잘 생긴 외모와 폭탄 같은 말을 뱉는 그를 보고 그와 선을 보는 여자에게 동정을 느꼈다. 물론 자신에게 먼저 동정을 느꼈지만. 자신 앞에 있는 남자는... 느끼하고... 제멋대로이고... 속물적인 남자였으니까. 어쨌든 도영은 이미 삼순의 머리에, 가슴에 이미 박혀있던 남자였다. 그게 부정적인 이미지라도.

결국 둘은 그 선 때문에 계약연애를 하게 된다. 5년간 결혼 해서는 안 되는 사정을 가진 도영과, 올해 안에 꼭 결혼 해야만 하는 삼순. 이야기 전개 상 둘은 사랑에 빠져야 하겠지만... 글쎄.

빠른 전개와 톡톡 튀는 대화, 즐거운 어투. 이 로설은 정말 재미있다. 드라마에서 삼순으로 열연하는 김선아 역시 재미있다. 원작만한 드라마는 없다지만, 아직 드라마의 결말은 보지 못했지만, 현재까지는... 드라마가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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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메트리오스 2005-06-27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요즘 가장 열심히 보는 드라마가 되었지요^^

LAYLA 2005-06-2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보고 이 책일줄 알았어요...^^

꼬마요정 2005-06-2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메트리오스님~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

라일라님~ 흐흐... 통했군요~^*^
 
나도 정부가 있었으면 좋겠다
푸른터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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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였나, 20년지기 친구 넷이 모여 죽자고 술을 마신 날이. 그리고 그 날 이후 도현과 은서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일중독자에다가 무관심으로 점철된 한심한 남자 준혁과 친절함과 상냥함, 약간의 비웃음을 가진 멋진 남자 도현. 그리고 결혼에 스트레스 받는 은서. 10년 동안 사귀면서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한 은서는 '그 날'을 계기로 연애란 어떤 것인지를 알아버렸다. 서로를 지극히 아껴주고, 애태우고, 그리워하며 함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 그 마음을 절실하게 느껴버린 것이다. 덕분에 그저 숫자만 채우고 있던 준혁과 은서의 연애는 날짜 지난 신문 마냥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준혁이란 남자는 참 어이없고 한심하다. 일이랑 결혼하지 왜 애꿎은 은서 붙잡고 남의 인생 마음대로 재고 있나? 그 어머니는 또 어떻고. 나라면 진즉에 끝냈을지도 모를 남자다. 하긴, 나야 결혼에 얽매이지 않으니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은서는 결혼이 너무나 하고 싶었고, 주위에서도 난리니까. 어쨌든 왜 그런 시덥잖은 남자 때문에 도현처럼 멋진 상대와의 관계를 주저하냐고... 어디 빠지는데가 있나... 모델 같은 외모에 훤칠한 키, 젊은 나이에 자기 가게도 있고, 집안도 빵빵하고... 그런 걸 다 떠나, 자기 여자 그렇게 끔찍이 위해주는데... 젠장

사랑의 '사'자도 모르는 준혁의 마지막 언동은 내 입에서 불을 뿜어져 나오게 했다. 뭐? 결혼 전에 여러 남자를 거친 여자라고?? 으아아~ 아직도 그런 비상식적인 말을 하는 남자가 다 있었나. 장난치는 건가? 그대가 무엇이관대 그런 판결을 내리는 거지?? 응?? 게다가 실례지만, 당신은 은서에게 그런 남자도 아니얏!!

어쨌든 은서가 묘하게 괴로워하는 건 사실 좀 이해가 안 됐다. 차라리 준혁이 좀 차가워도 이렇게까지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하고 치사한 인간이 아니었다면... 그러면 은서는 죄책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 사실, 준혁과 진작에 끝내지 못한 은서의 잘못도 있는 거니까.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아아~ 내게도 도현스러운 남자 어디 안 생길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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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6-1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현스러운 남자 있으면 진작에 딴 여자들이 채가지 않았겠어요?^^ 있을리도 없지만...ㅡ.ㅡ

꼬마요정 2005-06-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그렇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