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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ㅣ 파란미디어 셰익스피어 시리즈 3
민해연 지음 / 영언문화사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가 민해연이란 사실을 몰랐더라도 아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스라기'의 천군과 너무나 닮은 듯한 상현과 가스라기와 흡사한 인아. 시대배경이 현재란 것만 다를 뿐 기본 설정은 유사했으니까.
선계의 선인 천군과 연극의 기획을 맡은 그 분야에서는 유명한 상현. 천군의 곁에 있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선계로 온 가스라기와 배우가 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하여 상현의 주위에 머물게 되는 인아. 정을 주어선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천도무친을 깬 천군과 인아에게 상처 줄 걸 뻔히 알면서도 피그말리온의 딜레마에 빠지는 상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사랑은 사랑이 온 줄도 모르게 진행되었다. 마치 물감이 천에 스며들듯이 그렇게.
그다지 오해스런 상황이나 가슴 아픈 헤어짐 같은 건 없다. 그냥 잔잔한 일상의 연속처럼 흘러가지만 그렇게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홀려 다 읽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재미있다, 없다를 떠나 한 번 잡으면 절로 다 읽게 되는 책. 상현과 인아의 이야기. 그리고 겹쳐지는 가스라기.
옅은 미소가 내내 떠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