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그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눈 두 개 달리고 팔이 두 개 있으며 다리가 둘 달린 우리들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보편적 기준이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일러줍니다. 다리에 뼈가 없는 사람도, 입에서 불을 뿜어내는 사람도, 지느러미 대신 발이 달린 물고기도, 머리에 뿔이 네 개나 달린 염소도 모두가 어우러져서 살아가는 세상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일러줍니다. 무지개가 그처럼 눈부시게 찬란한 건 일곱 빛깔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겠지요. - P11
우린 이미 충분히 다양한 기술과 편의를 경험해 봤다. 더 많은 기능을 요구했던 시대는 경험이 부족했던 시대다. 그런데 지금처럼 경험이 충분해지고 나니 얼아챈 것이다. 중요한 건 본질이고, 그것에 잘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더 필요하단 사실을 말이다. (p.235)
하지만 난폭한 사람이나 악독하고 고집불통인 성직자를 성인으로 만들거나, 단지 우리보다 더 뛰어나다는 이유로 능력 있는 사람을 유령이나 귀신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은 언제나 일어나고 있다오. (p.212)
먹고 입고만 하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알아야 사람이에요. 당신 댁처럼 영감 아들 간에 첩이 넷이나 있는 것도 배우지 못한 까닭이고, 그것으로 속을 썩이는 당신도 알지 못한 죄이에요. 그러니까 여편네가 시집가서 시앗(남편의 첩)을 보지 않도록 하는 것도 가르쳐야 하고, 여편네 두고 첩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도 가르쳐야만 합니다.(p.13)
공부를 많이 해야겠어요. 그래야 남에게 존대를 받을 뿐 아니라 저도 사람 노릇을 할 것 같아요. (p.19)
계집애도 사람이라 해요, 사람인 이상에는 못할 것이 없다고 해요, 사내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는 세상이에요. (p.52)
경희도 사람이다. 그다음에는 여자다. 그러면 여자라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다. 또 조선 사회의 여자보다 먼저 우주 안 전인류의 여성이다. (p.59)
나는 어떤 동물종도 다른 종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지구는 어떤 한 종의 소유가 아니에요.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든 생명체가 똑같이 지구의 주인이죠. 어떤 종도 스스로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고 여길 권리는 없어요. 인간도 고양이도 마찬가지죠. (p.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