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란 어떤 것일까.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각자의 믿음이 달라서 끔찍한 학살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종교가 달라서, 이념이 달라서 등 말이다. 정말 역설적인 것은 그 모든 종교나 이념이 모두 사람을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십자군 전쟁이나 종교 전쟁이나 프랑스 혁명이나 볼셰비키 혁명 같은 것을 들여다보면, 종교는 사랑을 외치고 이념은 모두가 평등하고 잘 사는 세상을 외치는데 정작 그 이상을 현실에서 실행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억압한다. 그것이 마치 구원의 문으로 들어가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유일한 길인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절대적이고 선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 믿지 않는 사람을 믿게 만들거나 배척한다. 그렇게까지 타인을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로 믿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에 읽은 <바라바>와 <침묵>을 읽으면서도 그런 의문이 들었다. 모두가 사람을 위함인데 어째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걸까.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님에도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종교적 믿음이 무엇인지,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계속 생각하게 됐다.


 바라바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을 받을 때 사면된 도적이다. 내가 볼 때 그는 진짜 기적을 경험한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 준 여러 가지 기적인 다섯 마리 물고기로 오천 명을 먹였다거나 죽은 자를 살리거나 나병 환자를 치료하거나 등의 기적도 기적이겠지만 바라바가 겪은 기적은 비신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진짜 기적이라 여겨질 만한 기적이다. 


바라바는 죽음에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을 대신하여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예수가 숨을 거둘 때 빛이 사라졌다 느꼈다. 하지만 그는 그 기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삼일 뒤 예수가 부활할 거란 사실을 듣고 동굴에 찾아갔지만 실제로 승천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믿지 않았다.


바라바는 그 뒤로 계속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쫓았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만났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를 꺼렸다. 직접적인 은혜를 입은 그였으나 그것은 은혜가 아니라 비난받을 일이었다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만난 기독교인들은 그의 정체를 알고나자 그를 달리 대했다. 저런 도적놈을 대신해서 십자가형을 받았다 생각하는 걸까. 자신의 가르침대로 끝까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이를 위해서 사랑을 실천한 그분의 뜻보다는 스승을 잃었다는 슬픔이 더 컸기 때문일까. 


바라바는 사형 선고를 받기 전까지 불행하게 살았다. 윤간으로 임신한 바라바의 엄마는 거리에서 바라바를 낳고 죽었고 거리를 전전하던 그는 결국 도적이 되었다. 예수는 그에게 삶의 기회를 한 번 더 주었지만 그는 그 삶의 의미를 몰랐다. 계속해서 자신 대신 죽은 그분을 따라다니고 생각하지만 '믿는다'는 행위를 해 본 적도 가르침 받아 본 적도 없어서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세속에 무관심했고 산대로 살았으나 늘 부채감을 느꼈다. 그는 결국 도적 무리의 두목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 물론 둘 다 서로가 부자지간이란 사실을 몰랐다. 그는 다시 붙잡혀 광산에서 노동을 하다가 땅 위로 나왔다. 그는 계속 믿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가 만나는 기독교인들의 믿음에 동참하지 못했다. 바라바는 방황했고 고뇌했다. 


바라바가 받아들인 신은 누구일까. 마지막 순간, 어둠을 향해 "당신께 내 영혼을 드립니다."라고 했는데 바라바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 그토록 고뇌하고 번민하던 그가 마지막에 선택한 믿음은 충격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토록 사랑을 외쳤는데 바라바는 그 본질을 보지 못한 것일까.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세속의 삶이 모두 고통이니 그분의 세상이 재림하려면 세속을 정화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세상이 이루어질 것처럼 보인다면 바라바처럼 행동할지도. 


바라바처럼 죽음의 순간 기적을 경험한 또 한 명의 유명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이다. 그는 이후 신을 경배하며 살았다. 그와 바라바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 역시 믿음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책이다. 17세기 일본, 기독교는 박해 받았다. 일본으로 선교를 떠났던 포르투갈 예수회 소속 페레이라 신부가 배교했다는 소식을 들은 교황청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페레이라 신부의 제자인 로드리고 신부와 가르페, 마르타 신부는 상황을 확인하고 선교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포르투갈 상선 정박이 금지되자 병든 마르타 신부를 제외한 두 사람의 신부는 배교자 기치지로를 만났고 몰래 일본으로 숨어들게 되었다.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으로 무장한 로드리고 신부 앞에 놓인 시련은 어떤 것인가.


선교란 무엇일까. 나는 다른 것보다 페레이라 신부의 말 중에 일본인들이 믿는 그리스도는 자신들이 믿는 그리스도와 다르다는 말이 충격이었다. 유럽인이 믿는 그리스도와 일본인이 믿는 그리스도가 다른가. 만약 일본인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서로를 사랑하며 산다면, 그렇다해도 믿는 신이 다를까. 솔직히 유럽인이든 일본인이든 신의 말씀대로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일본인들이 일본에 있는 수많은 신들을 믿는 것처럼 그리스도를 믿는다 한들, 제단을 쌓고 성물을 보관하고 싶어한다 한들 그게 무슨 대수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로드리고 신부가 갖고 있는 십자가는 우상이 아니고, 교회들이 가지고 있는 성물은 우상이 아닌가 말이다. 진짜 믿음은 신의 말씀을 이해하고 따르려는 노력에 있는 건 아닐까.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나 일본인들이나 다를 게 무얼까. 


게다가 당시 일본에는 거듭되는 자연재해와 위정자들의 가혹한 수탈 속에서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나. 그런 그들에게 천국이란 곳은 얼마나 달콤하고 탐나는 곳일까. 죽었으니 고통이 끝났을 거라 부럽다고 중얼거리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선교가 실패했다는 페레이라 신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에야쓰 막부는, 이노우에는 어째서 그렇게 선교를 막고 기독교인들을 탄압했을까. 기독교인들의 믿음이 그들의 권력을 약화시키고 사회를 혼란에 빠트릴 거라 생각한다지만 그렇게 잔인하고 가혹해야 했을까. 


하나의 신을 중심으로 한 종교는 그 신의 권위를 떨어트리거나 신의 사제들을 투항시키면 신도들이 떠나기에 존속하기 어려울테다. 그렇기에 이노우에는 그런 방법으로 겉으로나마 배교를 하도록 종용했다. 자신들이 추앙하는 성모를 그린 그림을 발로 밟고 그림에 침을 뱉고나면 어찌 다시 우러를 수 있겠는가 말이다. 


사람은 자신이 당하는 고문은 견뎌도 사랑하거나 믿는 사람들이 당하는 고문은 견디지 못한다. 이노우에의 잔인한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죄를 떠넘기는 것. 고문 방법도 너무나 잔인하였는데 읽으면서 독립운동가들이 떠올라서 치가 떨렸다. 


기치지로는 본인이 당하는 고문도 못 견디는 약한 자이기는 하지만 신을 갈망하는 사람이다. 기치지로와 바라바가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 어쩌면 그리스도가 가장 먼저 손 내밀어 줄 사람들일 거란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래서 나는 로드리고가 그토록 외치던 그리스도는 왜 이 순간에도 침묵하고 있냐는 물음이 의아했다. 그리스도는 자신을 믿는 이들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사랑할테니까. 그러니 누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을까. 로드리고는 자신이나 기독교 신자들이 '구멍 매달기' 같은 고문을 당할 때 이노우에나 관리들에게 벼락이라도 내리치길 바랐던 건가. 로드리고가 바라야 하는 건 드러내놓고 당당하게 그리스도를 경배하고 선교하는 것이지, 믿지 않는다고 심판을 받는 모습이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예수 그리스도가 왜 십자가에 매달리는 벌을 받아들였을까. 그냥 저 헤롯왕이나 관리들을 돌로 만들어버리면 쉬운데 말이다.


'서로를 사랑하라.' 인간이 가장 하지 못할 일이 아닐까. 로드리고는 이노우에를 미워할까 기치지로를 미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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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1-23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라바란 이름 참 오랜만에 들어보내요.어린시절 교회에서 설교를 들으면서 왜 유대인들이 도적인 바라바대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으라고 했는지 이해를 못했지요.하지만 커서 당시 로마의 폭정하에서 유대인들은 이상주의자인 예수님보다는 로마에 반기를 든 현실주의적인 투쟁가인 바라바가 더 필요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실제 성경에는 바라바를 도적,혹은 살인마로 기술하는데 마르코나 루가복음을 보면 (로마에 반대한)반란군으로 기술하고 있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바라바는 이름이 아니라 고대 아람어로 아버지의 아들 혹은 아들의 아버지란 뜻이라고 합니다.바라바의 이름도 예수라고 하네요.
빌라도는 모여든 군중에게 ˝누구를 놓아주면 좋겠느냐? 바라빠라는 예수냐? 그리스도라는 예수냐?˝ 하고 물었다.<마태오의 복음서 27:17 (공동번역 성서)>
그래서 초기 교부들은 도적과 예수님의 이름이 같다는 것에 매우 당황하여 바라바에게서 예수라는 이름을 교회 기록과 설교에서 삭제했다고 하는군요.

꼬마요정 2025-11-24 15:30   좋아요 0 | URL
아, 바라바 이름의 뜻이 그랬군요. 그래서 책에서 바라바가 아버지를 죽였나 봅니다. 아버지나 아들이나 서로를 모르구요. 사면된 이후 바라바의 삶은 기록에 전해지지 않는다 하더라구요. 작가의 시선이 독특하고 글을 읽는 내내 고뇌가 느껴졌어요.

당시 유대인들은 많이 힘들었겠죠. 분노가 차서 투쟁이 분노를 터뜨리기 좋았을 겁니다. 인간 세상 참...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사람들이 실천한다면 세상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북프리쿠키 2025-12-06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꼬마요정 2025-12-07 11:0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님도 축하드려요!! 내년에도 함께 즐거운 서재 생활해요!!^^
 

최근에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를 읽었다. 이 책은 이북, 오디오북으로 읽고 듣다가 종이책으로 보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 진짜 두 달만에 빌려 읽었다. 솔직히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전한다. 마치 사실인 것마냥 느껴지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결국 희생양을 찾는 이야기이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 -산이든 댐이든 요양원을 가장한 사이비 신사이든-로 자꾸만 사람을 부른다. 홀리면 끌려간다.


일본 공포물답게 무언가 해결되는 것은 없다. 끌려가거나 묻어버리는 수밖에. 처음엔 자연재해나 끔찍한 인간의 만행이었을텐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리 부는 사나이마냥 희생자들만 쌓이고 만다. 


제일 처음 나온 <아귀의 논>이 제일 무서웠다. 무엇이? 미하루가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아오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라면 이 사람을 구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어우 무서워!!


<푸가>는 제법 흥미로웠다. 그런데 일본은 생각보다 많이 느렸다. 전화해서 빨리 말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백조의 노래>는 너무 장황한 설명이 지루했고, 반전은 좀 어이없었다고나 할까.


<고쿠리상>은 전형적인 괴담의 형식인데 나름 권선징악 같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셋 중에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물론 결말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 치트키 쓴 것마냥 좀 힘 빠지기는 했지만 한 사람의 죽음을 호러와 미스터리로 잘 버무린 이야기였다.


같은 초등학교 같은 반 학생 세 사람이 각자의 목적으로 마을의 7대 미스테리를 추적한다. 머리카락이 쭈뼛할만큼 무서운 괴담도 하나씩 파헤쳐가며 그들은 진실에 접근하는데... 


그런데 초등학생들이 이렇게 똑똑해도 되는 건가? 이 나이 때 애들은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목마타기, 고무줄 놀이 이런 거 해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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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제 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언제나 이맘때면 내가 부산에 사는 것이 얼마나 신이 나는지 모른다. 작년엔 사정상 <전,란> 한 편만 봤지만 올해는 조금 더 욕심을 내보기로 했다. 


일단 개막작인 <어쩔 수가 없다>는 너무 치열할 것 같아서 미리 포기했다. 어차피 극장에 바로 올라오기도 하고, 여기 매달리면 다른 작품은 하나도 못 볼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예매 성공한 게 <프로젝트 Y>, <친애하는 X>, <탁류>, <완벽한 집> 이었다. 남편은 <탁류> 대신 <루의 운수 좋은 날>을 예매했다. 그리고 <타년타일>도 예매했는데 결국 취소했다. 그렇다. 우린 저질 체력이었다.


2015년인가 하루에 영화를 세 편씩, 몇 날을 봤더랬다. 그 때 봤던 영화가 <헬라스로 가는 길>, <비행기처럼>, <시카리오>, <주바안>, <디판>, <벨아미>, <사랑의 법정>  등등 이었다. 이후에 아마 영화를 좀 멀리했더랬다.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래서 매년 한 두 편씩만 보다가 대망의 2022년 양조위 특별전 때문에 확 불이 붙어서 부국제를 신나게 즐겼다. 양조위 배우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보다니... 근데 그게 벌써 3년 전이라니 너무 놀랍다. 후아....

<무간도> GV


그리고 작년에 <전,란> 보고 게스트와의 만남에서 전설의 강동원 배우 다리꼬는 모습을 직접 봤다. 영화를 본 직후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은 정말 흥미로웠다. 이게 부산국제영화제의 근사한 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김신록 배우의 말이 무척 인상 깊었는데 그녀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전,란> GV - 강동원 배우 다리 길이가....


그리고 이번 부국제 역시 재밌었다. 예매 전에 남편한테 영화 뭐 볼까 물어봤는데 너무 심드렁해서 내가 볼 영화만 빼곡히 뽑았다. 사실 부국제 할 때, 상영하는 영화는 많은데 정보는 많지 않아서 좀 선택하기 힘든 면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내 관심사에 맞추는 편인데, 이번에 꼭 보고 싶은 영화는 <어쩔 수가 없다> , <안녕, 용문객잔>, <친애하는 X>, <탁류>, <실연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프로텍터>, <쓸모있는 귀신>, <완벽한 집>이었다. 이 중에 <친애하는 X>와 <탁류>는 ott에 상영할 시리즈 드라마 두 편을 미리 보여주는 것으로 온 스크린 섹션이다. 


하지만 역시 이 많은 영화를 다 볼 수도, 예매할 수도 없었기에 정말 열심히 볼 영화들만 고른다고 고생했다. 1순위는 <친애하는 x>와 <탁류> 였다. 작년에 <전,란>을 큰 스크린으로 보니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없는 것 중 기다리던 작품을 골랐고, <프로텍터>와 <안녕, 용문객잔>은 상영시간이 안 맞아서 제외했다. 그리고 예매 당일 참전한 남편이 꼭 보고 싶다고 한 영화 <프로젝트 Y>를 넣었고, 시간대가 맞은 <완벽한 집>을 예매할 수 있었다. 솔직히 <어쩔 수가 없다> 보고 싶었으나 유리 같은 부국제 예매 사이트 서버 때문에 포기했다. 어찌됐든 모든 걸 볼 수는 없지만 적당히는 볼 수 있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진짜 올해가 마지막인 것처럼 너무 화려해서 좀 놀랐다. 유명한 감독, 배우들 다 오고 멋진 영화를 상영해서 눈이 돌아갔지만 난 몸이 하나라서 아주 아주 많은 것을 포기했다. 내가 올해만 살 수는 없잖아... 


<프로젝트 Y> GV


영화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잘 만들었다는 느낌. 남성-남성, 여성-남성, 남성-여성 조합이었으면 식상했겠단 생각이 들었다. 잔인하기도 했지만 너무 불편하지는 않아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GV에 오지는 않았지만 김신록 배우 멋진 연기였고, 멋진 역할이었다. 근데 다들 연기를 왤케 잘해.... 어떤 일이든 쉽게 돈을 벌 수는 없고, 어디서든 돈과 권력에 미쳐 사기치는 놈들이 있다. 누가 누구를 구원하나, 자기가 자신을 구원하는 거지. 맞는 말이다. 이환 감독이 제목 프로젝트 Y에서 관객들이 생각하는 Y는 무엇인가 물어보는데 지금부터 생각해봐야지...



<친애하는 X> GV


<친애하는 X> 야외무대인사


드라마 너무 기대된다. 2편까지 먼저 봤는데 11월 초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싶었다. 피카레스크라기엔 아직 악하다고 보기 어려운데 3편부터는 학교라는 작은 공간이 아닌 사회라는 큰 공간에서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다. 재미도 있는데 일단 배우들 영상미가 너무 예뻐서 즐거웠다.


<친애하는 X>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프로텍터> 야외무대인사 - 밀라 요보비치 너무 멋지고 생기 넘친다. 작가가 한국인이라니 놀랍다. 


<탁류> GV


조선시대 나루터에서 시작한다. 나루터라는 공간에서 로맨스도 있을 수 있고 스릴러도 있을 수 있는데 감독은 일단 먼저 왈패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처음은 느와르다. 하지만 혹독한 세금에 시달리던 민초들의 삶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은 드러나지 않은 주인공들의 은밀한 사정들은 제쳐두고 권력 관계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율과 정천에겐 무슨 사연이 있으며, 무덕은 어떻게 한양에서 버틸 것이며, 최은은 상단에서 최고 자리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디즈니가 저작권에 엄청 신경쓴다더니 상영하는 내내 특수장비를 찬 스태프가 다니면서 불법촬영을 못하게 한다고 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폰으로 문자를 했더니 요원이 와서 엔딩크레딧 다 올라간 뒤에 폰 하라고 주의를 줬다.


<루의 운수 좋은 날> GV 장첸


<파과> GV를 마치고 나온 연우진 배우와 이혜영 배우


<완벽한 집> GV


청년들의 주거 문제와 노인들의 고독사 문제를 결합하여 만든 공포물이다. 재개발 지역의 무너져 가는 집에서 금림이 친구인 순복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묘하게 집과 몸이 연결되어 끝까지 주제를 놓치지 않는 느낌이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 자체를 가지지 못한 청년들의 불안과 건강하게 살아갈 육체를 가지지 못한 노인들의 불안,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있는 자신들의 욕망만이 우선인 탐욕스러운 존재들까지 결합하여 영화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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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9-21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제 라는 것이 이런 분위기군요. 부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안녕, 용문객잔>이 궁금하네요.

꼬마요정 2025-09-22 10:51   좋아요 0 | URL
정말 축제 같고 재미있고 그렇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영화를 보는 점도 있구요, 영화제라 영화비도 조금 저렴합니다. 예전에 5천원, 6천원, 8천원 이랬는데 올해는 만 원이네요. 작년에도 만 원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물가상승률이 어마어마합니다.

오늘 <안녕, 용문객잔> 보러 갑니다. 용케 표를 구했어요. 시간상 안 될거라 포기했는데 가능하게 되었거든요^^

페넬로페 2025-09-21 1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가 30주년이라 행사를 크게 하는 것 같네요. 제가 다른 도시에 살 기회가 된다면 살고 싶은 곳 1순위가 부산입니다.

꼬마요정 2025-09-22 10:54   좋아요 2 | URL
30주년이라 진짜 크게 해요. 유명한 감독들, 배우들 많이 오구요. 제가 영화를 잘 모르는데 아는 감독들이 오더라구요. 기요르모 델 토로나 차이밍량 같은 외국 감독부터 박찬욱, 봉준호, 변영주 등 한국 감독들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위상이 많이 높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경쟁부문 생겨서 영화제에 힘이 더 실렸다고 하더라구요.

부산 좋습니다^^

카스피 2025-09-21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산국제영화제를 직접보신다니 넘 부럽습니다.에전에 보수동 헌책방거리를 방문한적이 있는데 참정감있는 곳이더군요

꼬마요정 2025-09-22 10:55   좋아요 0 | URL
보수동 헌책방거리 좋지요. 고즈넉하고 정감가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어디서나 개발 광풍에 영업 부진에 안 힘든 곳이 없는 듯 합니다.ㅠㅠ

skarly 2025-09-22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네요🤣 저도 젊었을때는 부산영화제때마다 내려갔는데 나이가 드니 관절이 아파서 영화 많이 못보겠..😭

꼬마요정 2025-09-24 10:29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부산 사는 게 아니라면 힘들지 않겠어요. 저도 뮤지컬이나 연극 보러 서울 자주 갔는데 이젠 너무 힘들더라구요ㅠㅠ 일단 기차든 비행기든 이동하는 게 너무나 힘들더군요.

관절이 아픈 건… 혹시 주짓수 때문일까요? 다치면 뼈 붙기 힘들어요 ㅎㅎㅎ 같이 조심해서 오래오래 운동해요!!!

서곡 2025-09-24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장첸!! 저는 안녕 용문객잔 전에 봤는데요 극장에서 보기에 너무나 딱인 영화입니다 즐감하시길요~~

꼬마요정 2025-09-25 10:53   좋아요 1 | URL
장첸 강렬하죠 ㅎㅎㅎ <안녕, 용문객잔> 극장에서 보기 딱인 영화 맞더라구요. 이제는 쇠락해버린 그 공간이 계속 생각납니다. 영화제가 끝나가니 좀 아쉽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9-26 0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 많은 곳 다녀오기가 참 힘들어 부국제를 한 번도 다녀와본 적이 없네요.ㅜ.ㅜ
하지만 해운대 영화의 전당을 지나가다 보면 한 번 가보고 싶은 부국제입니다.
글을 읽다 김신록 배우 이름과 얼굴을 보니 반갑네요. 김신록 배우 제가 넘 좋아하는 배우라.^^
이혜영 배우의 포스는 와 진짜👍
배종옥 배우는 나이 들수록 우아해지네요.
제가 알아보는 배우가 몇 명 안되는군요.ㅋㅋ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도 요즘은 참 쉽지가 않던데 요정 님과 남편분 부러 시간 내서 다녀오셨다면 의미있는 시간이었겠어요.
요즘은 체력적 소모도 생각해야 하니까 더더 뜻깊었겠어요.^^
저는 영화관 다녀오는 것도 힘들어서 딸이 같이 영화 좀 보고 오자고 막 졸라도 겨우 한 번 다녀오곤 하거든요.ㅋㅋㅋ
암튼 덕분에 좋은 영화 그리고 귀한 사진 즐겁게 봤네요. 감사해요.^^

꼬마요정 2025-09-28 23:51   좋아요 1 | URL
작년에 김신록 배우 너무 멋졌어요. 아직도 생각나네요. 생각도 연기도 너무 멋진 배우입니다. 이혜영 배우 포스는 말해 뭐해 입니다. 진짜 멋집니다!!! 배종옥 배우도 진짜 우아하고 배포도 크고 연기도 좋았어요.

장첸 배우도 아실 것 같아요. 또 김유정 배우나 박지환 배우, 최귀화 배우 아실 것 같아요. ㅎㅎㅎ 아, 밀라 요보비치 배우도요. 진짜 에너지가 넘치더라구요. 요즘 어휘량이 부족해지는 거 느끼는데요, 멋지다 외에 다른 말도 많은데 자꾸 멋지다 밖에 모르겠어요ㅠㅠ 책 읽은 거 헛거인가...ㅠㅠ

제가 5월에 폰을 바꿨는데 6개월 요금제를 강제로 써야 하는 것 때문에 영화를 매달 한 편씩 보거든요.(영화 공짜가 있어서요) 이번에 본 영화는 연상호 감독과 박정민 배우의 <얼굴>이었는데, 그 영화도 진짜 좋았어요. 그거 보고 부국제 영화 보고 와... 체력이 체력이... 진짜 막내가 준 경옥고 먹고 버텼어요. 아, 내년에도 이렇게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즐거웠어요^^
 

더운 여름엔 공포 이야기가 제격이다. 요즘은 밤에도 그렇게 시원하지 않아서 선풍기 틀어놓고 누워서 책 보다가 불 끄러 가기 싫어서 괜히 더 보다가 늦게 자곤 했다. 무서운 이야기를 읽었는데 꿈이라곤 하나도 안 꿨다. 세상에, 너무 피곤했나봐....


 어떤 이유에서인지 문어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하필 그 문어는 며느리가 있는 방에 들어갔고, 장지문에 비친 문어 그림자는 외간 남자처럼 보였다. 너무나도 쉽게 며느리는 부정한 여자라는 누명을 쓰고 시댁에서 쫓겨났다. 아무도 그 외간 남자의 정체를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고, 며느리의 이야기도 듣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귀신이라고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 아니었던가. 일제강점기가 끝났을 무렵, 바닷가 마을에 있는 신씨네 가문은 그 지역의 유지였다. 하지만 십여 년 전에 며느리와 손자를 제외한 집안 식구들이 모두 행방불명된 이후 방계 친척 일호가 그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신씨네 저택에 들어왔다. 그 집에는 며느리와 아들, 며느리를 모시던 하녀의 딸만이 살아남아 일호와 함께 살았다.


신씨네 종손인 영휘는 어릴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가문의 명맥을 잇기는 어려울 듯 했기에 신식 병원에서 진료를 위해 간호사인 에스더를 데려왔다. 일호는 입원을 권하는 에스더에게 영휘가 혼인한 뒤 아이가 생기면 그 때 병원에 가겠다고 한다. 한 개인의 건강이나 생명보다 집안의 대를 잇는 것이, 집안의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결정에 영휘의 엄마인 서천댁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건 방계일지라도 남자인 일호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경계에 구멍을 낸 건 새로 온 며느리와 영휘 행세를 하게 된 지겸이었고, 아예 허물어 버린 건 외부의 존재였다. 마지막까지 대를 잇겠다는 대의(?)를 위한답시고 추잡한 속내를 숨긴 일호와 노동자를 위하는 세상을 이야기하면서 며느리의 희생에 눈을 감고 동지를 모른 채 한 지겸의 말로는 아쉽지 않았다. 다만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의 공존은 요원한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인간은 같은 인간끼리도 서로를 갈라 배척하고, 인간 아닌 존재도 배척한다. 


 에도 시대 괴담들 중 일본괴담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선별해서 모아 둔 책이다. 각 이야기 끝에 출처를 적어두었고, 삽화도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유명한 이야기들도 있고, 아는 이야기들도 있었는데 에도 시대 역시 조선 시대와 비슷하게 속박당하는 여자들이 원혼귀가 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게다가 지배층들이 농민들을 가혹하게 수탈하고 옥죄는 경우가 많아 그들의 원한 역시 사무쳤다. 이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도 있었고, 전쟁 때 죽은 원혼들이 비파를 타는 승려를 홀려 버린 이야기도 있었다. 


심지어 너무 사랑해서 여자가 자신의 머리(머리카락이 아닌 머리)를 잘라 들고 다녀 달라는 이야기는 너무 끔찍했다. 스님에게 집착한 여자 요괴 이야기 역시 끔찍했다. 인과응보에 관한 이야기들은 권선징악 혹은 개과천선과 연결되어 통쾌하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에도 시대 때 방귀를 대신 뀌어주던 직업인 '헤오이비쿠니' 이야기도 있었으면 했다. 아무리 직업이라지만 대신 방귀를 뀌었다 하고 멸시 받은 사람도 있을텐데 말이다.


어쨌든 바람 피우지 말고, 다른 사람 억울하게 만들지 말고, 정신 차려서 귀신에게 홀리지 말아야 괴담을 계속 읽을 수 있겠지. 라프카디오 헌의 단편들을 더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코스믹 호러 계열이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의 존재가 어떻게 우리의 세계에 침투하여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는가.


<우주에서 온...>에서 외계 존재는 인간을 아주 열등하다고 생각했다. 계속 한숨을 쉬며 너네가 모자라서 그렇다느니 다 알면서 와 놓고선 왜 폐를 끼치냐며 쏘아대는데, 마치 진상 민원인을 보는 것 같아서 소름끼쳤다. 외계 존재인데 왜 인간 같지?


<나와 세그웨이 트윈테일과 동생>은 너무 짠하고 웃겼다. 웃픈 괴담 같은 이야기라고나 할까. AI가 작가 지망생인 '나'의 글들을 아무리 솎아내고 엮어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다니... 반성문이라도 잘 썼다는 게 어디인가. 창작의 고통이란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자살강자>는 시간에 갇혀 같은 날을 사는 '나'가 고통 없이 죽기 위해 실험하는 내용이 안타깝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죽고 싶도록 만드는 걸까. 그 시간을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수많은 '나'의 죽음은 해답이 아니었다. '나'는 정말 죽고 싶은 걸까,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은 걸까.


<점례아기본풀이>는 우리네 무가(巫歌)와 크툴루 신화를 결합한 이야기다. 처음엔 진짜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유교를 숭상하는 시대에 무당이란 한없이 비천한 존재이니 그들이 어떤 희생을 치르든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희생을 떠넘겨 원하는 것을 얻으려 했다. 하나의 종교로 자리잡지 못하고 미신으로 치부되는 민속신앙이 좀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하긴, 크툴루 신화에서 인간이 뭐 그리 중요한 존재겠는가.


<경성지옥>은 제국주의에 희생된 식민지의 참상을 지옥에 빗댄 이야기이다. 조선의 신묘한 기물들을 수집하여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열고자 하는 키하라.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끔찍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문을 열고 본 곳은 지옥이었다. 지옥이란 인간군상들이 만들어 낸 '형상(形象)'이라지만 우리는 언제쯤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섭다. 사람이 불러 온 온갖 욕망들이 불행을 몰고 오고, 엄한 사람들을 제물로 바친 뒤 결국 그 욕망에 잡아먹힌다. 


누군가와 사주를 바꿔 목숨을 이어간다든지, 절대 풀려나서는 안 될 귀신을 봉인한 산에서 지킴이로 사는 사람들 이야기 같은 것들은 괴담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게 해줬다. 명품을 싸게 살 수 있다기에 간 중고샵에서 사람이 사라진다든지, 아들을 낳게 하기 위해 손녀를 무당에게 몰래 보낸다든지, 이기적인 이유로 불법 입양해서 아이를 학대하는 이야기들은 괴담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현실 같아서 끔찍했다.


어쩌면 지금도 누군가는 인간이 아닌 존재와 조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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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8-25 0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역시나 무더운 여름에는 등골을 오싹하게 해줄 공포소설이 제격인것 같아요^^

꼬마요정 2025-08-25 10:09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ㅎㅎㅎ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25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요정 님. <긴키지방의…>일본 호러 소설 읽어보셨나요? 저 그거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무서워서 계속 멈춤 했다가 또 재생했다가 반복 중인데요. 근데 자꾸 끌리는 거에요.
요정 님 올려주신 4권의 책들도 무서울 것 같은데도 또 좀 끌리네요.^^

꼬마요정 2025-08-25 11:17   좋아요 1 | URL
아, 저 그거 밀리의 서재에 있길래 이북으로 읽는 중인데 좀 산만해져서 종이책으로 봐야겠다 싶어서 도서관 들락거리는 중입니다. 인기 많더라구요. 영화도 나왔다는데 책 읽고 나중에 볼까 싶기도 하구요.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더 무서운가요?? 저도 시도해봐야겠어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5-09-10 09:17   좋아요 2 | URL
두 분 대화에 제가 끼어듭니다. ^^;;;
전 긴키지방을 오디오로 들으며 설거지를 하다가 흐익 그릇을 깰 뻔 했어요. 그래서 종이로 읽었는데 ... 흠 마지막 결말이랄까 공포 근원지의 사연이랄까가 중간부터 너무 보여요. 그리고 그게 우리나라 예전 공포영화 풍이에요.

오디오북이 더 생생합니다. 종이론 더 안전해요. (화이팅)

꼬마요정 2025-09-10 10:32   좋아요 2 | URL
오, 그렇단 말이죠? 저 이북으로 읽다가 도서관에 책 반납되는 날짜 기다리면서 대기 타고 있었는데 결국 다른 사람이 빌려가서 다시 2주 동안 기다리는 중이었거든요. 오디오북으로는 인터뷰 하나 들었는데 듣다가 자는 바람에...ㅠㅠ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9-10 11:47   좋아요 0 | URL
긴키…오디오북 듣고 있음 더 무서운 거 맞죠? 저는 어느 부분이었더라?
계속 반복해서 자기한테 오라고 하던 부분이었나? 반복해서 듣고 있으니 소름이 확 돋으면서 진짜 곁에 서서 그 목소리로 말 하는 느낌이 들어 오디오로 듣는 게 왜 무섭지? 내가 넘 심약한가 보다.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책을 읽은 사람들도 무섭다는 평이 많더라구요. 이북으로 읽으니까 또 이게 연결이 좀 안되어(제가 드문드문 읽기도 하지만요.) 반정도 읽긴 했는데 현재 멈춤 상태네요.
종이책으로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이 책을 돈 주고 사긴 좀 아깝고…이북으로 첨부터 다시 읽어볼까? 싶기도 하구요.
도서관에서도 인기가 많은 책이군요.
저는 지금 그 댐 이야기만 무수히 나오는 부분을 읽다 말았는데 우리 나라에도 저수지나 댐관련 괴담이 많은데 그런 건가? 하면서 이유가 궁금하여 끝까지 읽고 싶긴 하네요.ㅋㅋㅋ
우리나라 공포물과 비슷하다니…그래도 궁금하네요.ㅋㅋㅋ
요정 님의 도서관에서 긴키 책 득템을 바라며. 저도 어디 한 번 도서관에 책 사냥 한 번 나서봐야겠습니다.^^
 


어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봤다. 원작을 재미있게 본 터라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무척이나 기대했었다. 마침 부산에 무대인사도 온다고 해서 무인 있는 날로 예매를 했으니, 어제였다.


개봉하자마자 보고 싶었지만 신고기간이 25일까지니까 그 전엔 영화는 꿈도 못 꿨으니 차라리 무인할 때 가자 싶기도 했다. 그리고 온갖 악평과 쓴소리를 무시하고 영화를 봤다.


일단 나는 가끔 읭?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봤다. 특히 정희원(나나)과 유중혁(이민호)의 액션씬이 너무 멋져서 정말 놀랐더랬다. 특히 유중혁이 무기를 고르고 스킬을 시전하는 장면은 진짜 괜찮다고 느꼈다. 그리고 정희원은 대사는 적지만 온몸으로 분노를 발산하는데 너무너무 멋진거다. 저 작은 체구에서 저런 액션이 나올 수 있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대천사 우리엘이 배후성이니만큼 악인과의 싸움에선 절대적으로 강할 수밖에. 특별출연으로 나온 정성일 배우님 진짜 비열했다. 


처음 김독자(안효섭)가 멸살법 마지막회를 보고 작가에게 메일을 쓰는 장면에서 이게 뭐지? 싶었다. 작가가 누구인지, 왜 이 소설이 나왔는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 장면은 좀 충격이었다. 원작에서 김독자는 작가에게 보내는 글에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에필로그도 기대한다 등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김독자는 작가에게 결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작가에게 쓴소리를 했는데... 자기만 읽은 소설의 작가에게 그러기는 쉽지 않을텐데 싶었다. 아마 작가가 원하는 결말을 써보라고 하는 말을 하게 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문자든 메일이든 글로 보는 문장은 가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작가가 보낸 메시지는 딱 그런 느낌이었다.


어쩌면 감독의 의도는 작가가 독자에게 독자만의 결말을 써보라고 기회를 주려한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원작에서도 중간 중간 독자는 유중혁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선택을 고집하고 또 해냈으니까.


하지만 독자의 과거를 그렇게 만든 건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 과거는 이지혜(지수)만으로도 충분할텐데... 독자의 엄마가 삭제된 걸까... 워낙 방대한 내용이라 5부작 안에 모든 걸 담을 수 없는 건 사실이긴 하다.... 배후성이 나오지 않는 것도 좀 아쉬웠다. 하지만 유중혁이든 공필두든 정희원이든 뒤에 두둥 하고 드리우는 배후성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원래 독자는 모두를 구하고자 하는 인물은 아니었는데, 영상화를 하면서 서서히 성격이 변모하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린존 내용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다음 편도 영화화 되길 바랐는데, 될 지는 모르겠다. 거대한 스크린으로 보는 전지적 독자 시점 재밌었는데... 




이길영(권은성) 진짜 귀여웠고, 김독자(안효섭) 거절 못하고 순응하는 성격이 어떻게 변할 지 그 성장이 기대되고, 유상아(채수빈) 딱 부러지게 독자를 이끌어 줄 걸 생각하니 흐뭇하고, 정희원(나나)은 그냥 멋지고 또 멋지고, 이현성(신승호) 강철검제 완전 잘 어울리고, 유중혁(이민호) 그냥 진짜 주인공처럼 멋진 거 다 해먹고, 이지혜(지수) 칼도 함 써보면 어떨지.... 공필두(박산호), 한명오(최영준) 두 배우님 활약도 기대된다. 천인호 역으로 특별출연한 정성일 배우님도 연기 정말 좋았다.


한수영 역할을 맡을 배우님은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한명오 출산도.... ㅋㅋ


할인도 많이 하던데 극장에서 보면 괜찮을 영화라고 생각했다. 


저는 참 재미있게 봤어요.... 재미없으셨다면 취향이 저랑 다른가 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원작도 참 재미있습니다. 지금 외전 연재 하는데... 외전도 참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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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04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좋으셨겠어요. 무대인사 챙겨 가시다니 찐팬이십니나. 저는 웹툰 좀 보다가 취향이 좀 아니라서 그만뒀어요. ㅎㅎ 평이 어떻든 또 이런 영화는 팬심으로 보는거죠.

꼬마요정 2025-08-04 23:17   좋아요 1 | URL
찐팬은 아니구요. 원작 찐팬들은 난리가 났던데 저는 괜찮았어요.
저는 웹툰은 안 봤고 소설을 봤거든요. 재미있어서 끝까지 봤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죠. 외전이 본편만큼이나 나오고 있는 중이라 ㅋㅋ
희생에 대해 생각하게 한 소설입니다. 그리고 선별된 생존자들에 대한 생각도... 여튼 그 거대한 세계를 영화로 구현한 게 신기했어요. ㅎㅎㅎ

글고 기다리던 영화라서 무인 잡힌 걸 알게 된 거죠 뭐 ㅎㅎ 이왕 보는 거 그런 이벤트 좋잖아요. ㅎㅎㅎ 예전에 공조 2도 무인 하는 거 보러갔거든요. 우와 현빈, 윤아 진짜 잘 생기고 예쁘더라구요 ㅎㅎㅎ 전,란은 GV하는 거 봤는데 강동원 우와 ㅋㅋㅋ

바람돌이 2025-08-04 23:19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님 부지런한거 인정요. ㅎㅎ 저는 무인본거 100만년 전쯤인거 같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25-08-04 23:50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표 예매하기가 진짜… 인내심이 좀 필요하죠ㅜㅜ 전 제 자리는 하나 꼭 잡긴 해서요 ㅎㅎ

페넬로페 2025-08-04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효섭 배우 팬입니다 ㅎㅎ
저는 원작을 읽지 않았는데
워낙 영화에 대한 악평이 많아
패스할 생각이거든요.
갈등 생기네요.
근데 원작 읽지 않고 영화만 보면 이해가 잘 될까요?

꼬마요정 2025-08-04 23:52   좋아요 1 | URL
안효섭 배우님 팬이시라니!! 그럼 꼭 보셔야죠!! 진짜 실물 너무 분위기 있고 멋지던데요. ㅎㅎ 분량 많아요. 연기도 좋아요. 제가 남편이랑 같이 보러 갔는데 남편은 내용 하나도 모르고 봤거든요. 저보다 더 좋아하던데요 너무 재밌대요!!! 원작 안 보셔도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페넬로페 2025-08-05 00:05   좋아요 1 | URL

고고~~

보슬비 2025-08-06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독시 처음엔 웹툰을 너무 재미있게 보다가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웹소설 읽다가
종이책으로 읽었어요. 제가 종이책이 아닌 웹소설로 빠지게 한 소설이랍니다. 결국 그러다보니 알라딘가 점점 멀어졌지만. ㅠㅠ ㅋㅋㅋㅋ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영화는 안봤는데 꼬마요정님 때문에 궁금해지네요

꼬마요정 2025-08-06 23:58   좋아요 1 | URL
저도 참 재미있게 봤어요. 작가의 상상력이 참 멋지더라구요. 결국 유중혁과는 다른 선택을 한 독자지만 그런 독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또 그를 구하려고 하잖아요. 희생은 반드시 상실과 아픔을 가져오더라구요.

영화 재밌습니다. 꼭 극장에서 보세요. 큰 화면에서 봐야 더 멋질 거예요. ㅎㅎㅎ 왜 그렇게 악평이 많은지 모르겠는데, 소설을 그대로 영화로 구현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판타지를 말이에요ㅠㅠ

서니데이 2025-08-07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지적독자시점, 연재할 때 읽었는데, 외전부터는 잘 모르겠어요. 영화로 나온다는 소식 들었는데, 개봉했네요. 영화가 재미있다고 하시니 찾아봐야겠어요. 원작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로 나오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꼬마요정님,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5-08-08 11:09   좋아요 1 | URL
영화 개봉했습니다. 인터넷에 목소리 큰 사람들이 많아서 아예 영화를 안 보려는 사람들이 많더군요ㅠㅠ 원작과 다를 수 있어도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큰 스크린으로 보시면 좋을 듯 해요. 8/17까지인가 할인도 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