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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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법보다 강하고, 용서는 사랑보다 강하다.

당신의 얼음 같은 마음도 불타는 사랑 앞에서는 녹고 말 것입니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가 투란도트에게 한 말이다.

 

이 책이 첫 장에서 이 대사를 인용한 건 괜찮은 시도였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어떠하건간에 그들은 사랑으로, 불타는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을거라는 작은 믿음을 줬기 때문에.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난관과 고난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다. 어린 꼬마일 때부터 가슴 속에서 강렬한 소망으로 가지고 있던 오닐 모터스를 손아귀에 움켜쥘 기회가 있는데 우연히 본 한 남자 때문에 그 기회를 날리기에는 아깝지 않은가.

 

아버지가 아무리 부자인들 어머니가 아무리 아름답다한들 자신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 부와 명성, 아름다움들이 다 무슨 소용일까. 성적이 우수해도, 시합에서 이겨도, 그림을 그린들, 노래를 부른들 잘하구나, 자랑스럽구나, 수고했다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도 않고, 그런 자신을 보러와 주지도 않는데.

 

그런 두 사람이 사랑을 했다. 관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무서운 진실 앞에서 쓰러지더라도.

 

스티븐의 복수는 나름 통쾌했다. 돈을 보고 자신의 사촌과 결혼한 앨리스에게 단 한 푼의 유산도 남기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아내에게만 재산을 물려줌으로써.

 

유진과 알렉스는 그렇게 어긋나면서도 서로를 놓지 못했다. 선택한 것에 책임을 지기 위해 유진은 기를 쓰고 노력하지만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처음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어도 그래도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면 그 마음을 찾을 수는 있지 않을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단 한사람만 알아주면 되니까, 그래서 유진은 선택했고, 결정을 내렸다.

 

사랑을 잃고 그 대상에게 복수를 하니 행복하냐는 질문에 스티븐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그저 생을 함께 하고 싶었고, 서로를 보며 사랑하고 싶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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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현황후 1 - Navie 257
마승리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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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튀는 여주가 인상적이었다. 너무 통통 튄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그만큼 남주가 뒤에서 받쳐주니까 뭐.

 

두 명의 태후에게 시달리며 황제 노릇을 한다는 건 너무 무섭고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다. 심지어 태후 중 한 명은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들도 둘이나 낳았으니 현황제의 목숨은 간당간당한 지경이었다.

 

그래서 미친 척 하기로 했다. 미친 척, 바보인 척, 아픈 척...

 

어질고 부드럽고 자상하지만 강단 있는 조연은 황제의 진정한 벗이자 사랑이었다. 미친 바보 황제이지만 황후인 그녀 옆에서는 행복했다. 언젠가는 꼭 황권을 바로세워 어진 정치를 펴겠다는 다짐을 강력하게 해 주는 자신의 정인.

 

그러나 황제는 출산하는 그녀와 아이를 한 번에 잃고 만다.

 

피눈물을 흘리는 황제 앞에 나타난 여인 역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죽은 조연의 동생 조희. 언니를 너무나 사랑했고, 행복하기를 바랬던 우애깊은 자매.

 

사랑하는 이가 백정이라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언니의 남편이었던 황제의 후궁이 되기로 결심한 그녀는 황궁으로 들어간다. 언니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황제를 정신차리게 해서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

 

오연태후는 남편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한 여자였다. 덕분에 긴긴 세월을 독수공방하며 이를 갈고 살았으니 그 한은 깊고도 넓었던 지라 자신의 자식까지 죽여가며 권력을 탐했다.

 

제국의 황권을 두고 벌이는 싸움에서 이기는 건... 아무래도 주인공이지만, 어쩐지 입맛이 쓰다.

 

통통 튀던 여주가 슬며시 꼬리를 내려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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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루 2
진해림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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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저 먼 옛날... 천년이라는 시간 전에 말이다. 사신 중 창룡과 홍조는 서로를 깊이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홍조는 창룡을 찌르지 못했고, 창룡은 홍조를 죽일 수 없었겠지. 그런 사건 뒤 홍조는 그 사랑의 상처가 너무 깊어 창룡이 거하는 인간 땅에 있지 못하고 천극 너머에 칩거하고 있었는지도. 창룡이 하염없이 인간 세상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화하면서 홍조를 기다리는 것을 외면한 채.

 

진천휘의 아버지인 광무제의 사랑은 말 그대로 미친 사랑이었다. 사랑이 지나쳐서 극도의 집착으로 변하여 자기 자식마저 증오하여 저주를 퍼붓고 내 버리는.

 

죽은 꽃이란 이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운의 궁주 서문시란. 오욕칠정을 알지 못하도록 외부의 세계와 철저하게 차단된 채 사육당하던 소녀.

 

얼음처럼 차가운 심장은 오히려 녹기 쉬운 상처받은 어린아이의 것이었고, 불처럼 뜨거운 눈물은 실험당하고 사육당한 홍조의 후예들의 비탄이었다.

 

과연 사람만큼 잔인하고 이기적인 생명체가 있을까...

 

신의 힘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너무나도 강한 그들이었건만, 감정적으로는 너무나 미숙하여 서로를 가슴 속 가득히 품고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천년 전... 이루지 못한 창룡과 홍조의 사랑은 천년 후 이루어지게 되는 것일까.

 

덧붙이자면... 역시 창연이 제일 재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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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日月 - 하
이리리 지음 / 가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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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조금 어긋나는 부분들이 있긴 했지만, 어쩌면 그건 사소한 부분이라 그냥 넘어가련다. 고려의 마지막 왕은 공민왕이 아니라 공양왕이라는 정도?

 

김지혜님의 공녀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유사한 시대에 한 명은 원나라로 끌려가고, 한 명은 명나라로 끌려갔으니, 옛날 힘 없는 나라의 기구한 여인네의 팔자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채연은 귀족 가문의 딸로서 고고한 자존감을 갖고 있는 여인이다. 그렇기에 동생들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수 있었다. 오래도록 연모하던 정혼자를 잃고 그녀에게 남은 삶의 의지는 동생들 뿐. 그녀는 동생들을 위해 명나라로 공녀가 되어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름다운 얼굴과 풍부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깊이 간직하고 있는 지식과 정세를 읽을 줄 아는 정치적 감각은 그녀로 하여금 평범한 공녀의 생활을 어렵게 했다.

 

하필이면 황태손의 눈에 들 게 뭐람. 그녀보다 어리지만 다음 황위를 이을 후계자의 사랑을 받게 된 그녀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한다. 아무 힘 없는 그녀로서는 황태손의 승은을 황공한 마음으로 입어야겠지만, 그녀의 마음엔 고려에서 죽어진 정혼자가 남아 있었다.

 

굳이 지조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도 애도해주지 않는, 가족도 남아 있지 않은 가여운 정혼자에 대한 의리 때문에 그녀는 다가오는 사랑을 거부하며 마음의 문을 닫는다.

 

정왕 주헌은 처음 봤을 때부터 그녀가 거슬렸다. 너무나도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그에게 살아도 된다고 위로해 준 최초의 사람인 그녀가. 하지만 소중한 이를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그 역시 마음의 문을 닫고 그녀로부터 멀어지고자 한다.

 

하지만 운명은 그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굳이 그녀를 구해주고,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 모른 채 부상당한 그를 살려준다. 그렇게 둘은 은원을 쌓아가며 돌이킬 수 없는 붉은 실에 매여버리게 되는데...

 

그저 행복해지고자 한 그 마음은 가엾게도 그들이 가진 능력 때문에, 혹은 주변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눈물을 삼키며 묻어버려야 했다. 계속되는 오해와 어긋나버린 시간들이 너무나도 아프게 그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지만 그래도 굳건한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깊이 사랑했다.

 

그래.. 이제 더 이상은 고통받지 않기를. 부디 행복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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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월 - 월중정인
김채하 지음 / 하얀새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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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무래도 다루고 있는 기간이 짧아서인지, 아니면 목적이 친구처럼 오래도록 함께 한 두 사람이 알고보니 서로를 연모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어서인지 뭔가 허전한 느낌이다.

 

승은 태자이고, 고운은 대단한 무장 가문의 딸이니 서로가 신분면에서 안 맞지 않다. 태자의 아버지인 황제 역시 고운과 그 가문을 맘에 들어하고, 고운의 부모 역시 승을 마음에 들어한다. 승의 여동생 아영도 고운을 좋아하고, 고운의 여동생 미운도 승을 좋아한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사실은 둘이 서로를 깊이 사랑한다는 거. 그래서 둘은 행복하게 혼인을 올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래서인지 둘에게 주어진 시련이 조금 억지스럽고, 몰입이 안 된다. 또한 정사 장면에 너무 많은 쪽수를 줘서 또 더 몰입이 안 되고.. 남아있는 책장은 얼마 안 되는데 이야기 진행도 얼마 안 되니..

 

차라리 금국의 여인이 좀 더 술수를 부려 둘 사이에 오해를 만들거나, 걸륜이 납치를 하거나 좀 더 얽힌 사연들이 많았다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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