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궁 궁에도 꽃피는 봄이 온다 2
김혜연 지음 / 발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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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춘궁. 동궁전을 일러 춘궁이라 한다고. 왕이 될 동궁이 그나마 가장 행복한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곳이라서 그렇다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한 건, 결국 여주가 모든 일을 다 처리했다는 거.. 남주인 동궁은 오해와 불신으로 여주를 괴롭히기만 하고.. 아주 질투쟁이에 떼쟁이라는 거...

자신의 연모만 진심이고 남의 연모는 거짓부렁인가.. 무인 집안에서는 최고라 일컫는 최씨 집안에 보기 드물게 태어난 인재가 하필 여자였고, 그 여자는 왕의 명령으로 남자 행세를 하며 동궁의 호위무사가 된다. 무영과 단의 만남은 그렇게 남자 대 남자로 시작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새 단을 마음에 두게 된 무영은 자신에게 너무나 잘해주는 동궁비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동궁비가 살며시 알아낸 역모를 추적하던 중 여자임이 밝혀진다.

무영이 동분서주하며 역모를 캐고 있을 무렵, 대비의 간계인 줄도 모르고 단은 덜컥 궁녀에게 승은을 내려 무영의 마음을 가라앉게 만든다. 하여간, 하는 일이라고는 오입질에 오해에... 저만 잘났지.

결국 이야기는 둘의 연모에서 시작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지만, 그 안에 숱하게 들어있는 단의 오해는 정말 짜증스러울 정도였다. 세자가 의기양양하게 있을 수 있던 것도 모두 세자빈인 무영 덕분 아닌가. 후반부에 가서 나름 제역할을 다하려고 하지만, 글쎄..

그래도 재미나게 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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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잠 2
김경미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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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의 전작 '야래향'을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녀의 작품을 당장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청애'나 '매의 검' 역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에 너무 큰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여주의 사랑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선도를 닦는 산인으로 우화등선이 목표인 그녀가 사랑을 하는 게 어색했다. 선인이 속세에서 애정의 연을 잇는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가. 어쩌면 다시는 등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만큼의 큰 희생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검우와의 사랑을 택하지만, 어쩐지 뭔가 절절하거나 안타깝거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등선의 경지에 올랐다고 했건만 그다지 선인처럼 느껴지지도 않았고, 검우에게 너무 끌려다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검우 역시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때까지 작가가 즐겨 내세웠던 강력한 카리스마가 조금 부족했다. 일단 신분이 한단계 아래이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억지를 부리는 황후도, 영령공주도, 류혼도 뭔가 조금씩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걸 지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위기상황 역시 너무 쉽게 넘어간다고나 할까. 여주의 고난도, 남주의 시련도, 어찌 할 수 없는 상황도 모두가 조금씩 어색했다. 다만, 황제가 내뱉은 천륜의 거부는 가슴 아팠다. 좀 더 애절하고 가슴 아팠다면 더 좋았을텐데..

화잠이 제목이 된 것은... 여주의 어머니인 귀비의 원념이 서려있는 비녀를 보고 남주가 매일같이 화잠을 선물하는데, 귀비와 달리 그녀는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오랜만에 읽은 작가의 책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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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컨의 청혼
린다 하워드 지음, 김선영 옮김 / 신영미디어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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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하워드를 좋아하는 나는 (아무래도 피학적인 성향이 있는 것인가..) 요 책만 못 봤다. 그래서 한참을 헤매이다 마침내 읽게 되었는데 너무 기대를 한 탓일까.. 아니면 이제 린다 하워드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인가.

던컨과 매들린의 애정은 불 같고, 멋지다. 어느 한 쪽이 강한 것이 아닌, 주도권 싸움이 제법 볼 만했다. 남주의 어리석은 생각을 조금씩 깨트려주는 여주의 강인함과 도도함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뭔가 모자랐다.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 허전함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마 던컨의 첫째 부인인 에이프릴 때문이 아닐까. 그토록 여자를 증오하게끔 만든 여인이 사실은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김 새게 만들었다. 차라리 못된 여자이거나, 차라리 구차하게 던컨에게 매달리거나 했더라면... 아니면 그녀의 상황을 좀 더 애절하게 만들던가.. 그랬다면 에이프릴의 가치는 좀 더 남달랐을텐데.. 그저 목장을 질투하여 목장을 파괴시키려 하다가 결국 우울증에 걸려 자살하고마는 그녀의 운명이 던컨과 매들린 사이에 만남과 역경을 심어줬다고 하기에는 너무 서글프다.

중반부까지는 정말 흡입력 있게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졌다. 갈등 해소가 너무 빨리 이루어졌다고나 할까. 어쩌면 내 기대가 너무 컸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봤다.

신작은 언제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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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애사
이선미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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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성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만 친구로부터 한고은과 류진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들었을 뿐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들의 이야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실망했다.

이 책에는 나여경이라는 신여성과 선우완이라는 지주 아들의 사랑이 있을 뿐, 스파이로 잠입한 류진이나 독립투사임을 숨기기 위해 술집 여자임을 가장한 한고은은 없었다. 일련의 여러 사건들 속에서 여경과 완의 연애사만 있을 뿐.

그 시대는 암울하고 억울한 시대다. 여자의 몸으로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저 눈 감고 귀 막으며 살아가기에는 분통 터지는 일이기에, 여경은 과감히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간간이 나오는 주변 인물들이 가슴 아팠다.

종군위안부.. 성노예 문제도 그렇고, 이광수를 보는 듯한 상훈의 고뇌 역시 그랬다. 무슨 논리를 갖다대든 결코 변절자라는 욕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그.. 민족개조론 따위..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사대주의.. 정말 싸그리 없애버리고 싶다.

그 시대에도 사랑은 있었을 테지. 힘겹게 사랑을 이루어 가려는 사람들에게 더러는 불행이 더 많은 무게로 덮치지만, 그래도 그 사랑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사실, 여경이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 수도 늘려서 광복 후 다시 그들이 운명처럼 만났다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 한 권으로 끝나기엔 사랑도, 사명도 너무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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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2 - 완결
정애녹 지음 / 동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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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끔찍하다. 어린 시절 감정의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어 벌이는 짓거리란 것이. 그것이 대물림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김기주나 그 아버지인 김대원이나 똑같이 나쁜 놈이다. 다만 김기주의 경우 약간은 가슴 한 구석이 싸해지기는 하다.

그저 자살할 때 어머니가 보여 준 그 미소와 닮은 미소를 가졌다고 납치해서 6년이나 감금해서 그런 짓을 하다니..

도현과 아영의 사랑이 그닥 와 닿지 않아 아쉽기는 했다. 도현 같은 남자가 그렇게 쉽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니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고 인정할 줄 몰랐다. 별 로맨스도 없었는데, 어느 순간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소재가 너무 자극적이다. 김기주가 바란 건 자신에게도 웃어주는 거였을텐데.. 자신의 어머니가 주지 못한 모정이 그리워 가지고 싶어한 것 뿐인데, 그 방법이 지나치게 삐뚤어지고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이라서 문제지.. 좀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백옥이었다. 나 역시 고양이를 무척 좋아해서 동네 군데 군데에 먹을 것을 놔두기도 하고, 불쌍하게 버려진 고양이 한 마리 데려다 키우고 있는데, 확실히 버려지고 떠돌아다니는 동물들.. 대책이 필요하다.

도현과 아영의 결혼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져 있어서 놀랐다. 부모님 반대가 무척 심해야 했는데, 그런 과정은 없다. 아마 아영의 충격적인 사건 때문에 다들 말을 못했나...

김기주의 그 가학적인 집착과 구속은.. 그만의 사랑방식이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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