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뒤의 얼굴은 인간이다.

 

 

 

 

MBC 주말 오락 프로그램 < 진짜 사나이 > 가 대중들에게 " 인기 " 있는 방송이 되었을 때, 나는 " 공포 " 를 느꼈다. 군 문화를 찬양하는 나라치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나라를 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군대 무용론을 주장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연예인을 동원해서, 지상파 방송 카메라를 동원해서, 군대 문화를 미화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군 문화를 오락거리로 미화하는 방식에 대한 언론 비판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내가 < 진짜 사나이 > 를 신랄하게 비판했을 때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락은 오락일 뿐 오해하지 말자고 말했다. 하지만 둑은 언제나 작은 균열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무너지는 법이 아닌가 ? 웃자고 시작한 일에 나중에는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 된다. 單刀直入的(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 진짜 사나이 > 는 < 가짜 사나이 > 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 단도직입 " 을 한자로 풀면 單刀直入이다. 무시무시한 뜻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칼(단도)을 들고 적을 찌르기 위해 곧장 쳐들어간다는 뜻이다. 군대를 4자로 정리하자면 < 단도직입 > 이다.

 

< 리얼 다큐 > 라는 제목을 달고 방송되는 지상파 오락 방송 프로그램에서 " 리얼 " 과 " 다큐 " 는 존재하지 않는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수많은 스텝들이 카메라 뒤에서 피사체를 따라다니는 마당에 진짜 " 리얼 " 을 뽑아내기란 불가능하다.  착한 척할 뿐이고, 예쁜 척할 뿐이고, 다정한 척할 뿐이다. 리얼이 아니라 리얼을 가장한 콩트'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연예인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  연기를 한다.  샘 해밀턴은 구멍 병사 연기를 하고, 박형식은 먹방의 신을 연기하며 무조건 황홀한 표정을 선보인다.   연예인 중심 리얼 버라이어티'만이 아니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 짝 > 이나 < 인간 극장 > 도 카메라가 돌아가면 출연자는 자기 검열을 작동시킨다.

 

그것은 마치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담임에게 일기장 검사를 받아야 하는 ) 초등학생 일기장과 같다. 그 일기장에 거짓을 쓰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진실을 쓰는 것도 아니다. 방송용 카메라에 찍힌 영상은 골목길 CCTV에 찍힌 영상이 아니다. < 진짜 사나이 > 는 병영 체험을 통해 용기, 전우애, 애국심, 극기 따위를 말하지만 군대를 나온 사람은 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묘사하는 전우애 따위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조작'인가를 잘 알고 있다. 체력 테스트에서 낙오될 위기에 처한 샘 해밀턴을 위해 동료 병사들이 그와 함께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해서 단체로 진급 테스트 탈락 위기에 놓인 에피소드는 쌍욕이 나올 만큼 천박한 기만이었다.  그러한 전우애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일 뿐이다.

 

그 장면을 보며 박수치며 눈물을 글썽거리는 시청자는 아이들과 여성. 그리고 군대에 간 적 없는 남성뿐이다.  군대는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멀리 볼 것 없다. 내 군 경험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고참 군화발에 맞아서 팔이 부러진 적 있다. 그리고 내 아래 기수 가운데 한 명은 정기 휴가가 끝났는 데도 부대로 복귀하지 않았다. 부대 근처 여관에서 농약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헌병이 그를 찾았을 때 그는 병실에 누워 있었고, 그 이후로는 그 후임병을 본 적은 없다. 다른 부대로 옮겼다는 소리만 얼핏 들었다. 이런 사건 사고는 너무 흔해서 언론에 노출되지도 않는다. < 진짜 사나이 > 속 구멍 병사'는 동료들의 지지와 도움으로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가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고문관으로 통용되는 구멍 병사'를 도와주는 병영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약점이 잡히는 순간 지옥은 시작된다. 사자가 들소 무리에서 표적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리 중에서 이상한 걸음으로 걷는 녀석이다.  걸음걸이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은 부상을 입었다는 증거이니깐 !  인간도 마찬가지다. 절뚝거리는 순간 표적이 된다. 그게 본질'이다. 군대 내 폭력은 일상이 되었다.  28사단 윤일병이 죽었다.  죽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참혹했고 쓸쓸했다. 모두 다 혀를 끌끌 찼다. 그리고는 뻔한 궁시렁이 이어졌다. "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지 ? " 여기에는 인간의 탈을 쓴 무리와 자신을 전혀 다른 종으로 분류하려는 속내가 읽힌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실은 이렇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탈을 쓰고 악행을 저지른다. 짐승이 인간의 탈을 쓰고 악행을 저지를 수는 없지 않은가 ?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것처럼 < 악 > 은 평범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권위에 복종한다. 밀그램의 " 권위에의 맹종 " 실험은 그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는 신문에 모집 공고를 낸다. 사례비는 시간 당 4달러였다. 하는 일은 간단했다. 명령자가 버튼을 누르라고 하면 버튼을 누르면 되는 일이었다. 30개의 스위치는 15볼트를 시작으로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15볼트씩 올라간다. 그리고 각 스위치에는 단계별로 경고문이 쓰여 있었다.

 

 

1단계 / 15 v : 미세한 충격

              .

              .

              .

              .

              .

10단계 / 150 v  :  강한 충격

13단계 / 195 v  :  아주 강한 충격

17단계 / 255 v  :  격렬한 충격

21단계 / 315 v  :  극도로 격렬한 충격

25단계 / 375 v  :  위험, 극심한 충격

29단계 / 435 v  :  xxx

30단계 / 450 v  :  xxx

 

이 실험에서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실험실 안에서 전기 충격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흰 가운을 입은 남자가 단계별로 버튼을 누르라고 명령한다. 연기자'는 전기 볼트가 높아질수록 아픔을 호소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구조'를 요청하는 연기를 펼친다. 그러니깐 피험자는 고스란히 그 죽어가는 고통을 목격하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심리학자 대부분은 450 볼트'를 누를 수 있는 가능성을 0.1 %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65 % 였다. 하지만 아직 놀라기에는 이르다. 실험에 참가한 피험자들은 모두 최종적으로 300볼트 버튼을 눌렀다. 사람들은 220볼트가 사람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살을 잘 알면서도 참가자 전원이 300v 이상을 누른 것이다.

 

밀그램 실험 딜레마'는 이후에도 다양한 변주'를 통해서 각국에서 시행되었다. 결과는 모두 엇비슷했다. 그러자 몇몇 사람들이 이 실험 수치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실험 참가자 중 450볼트 버튼을 누른 상당수의 실험자는 이 상황이 몰래카메라'라는 사실을 실험 도중 깨달았기 때문에 450 볼트 버튼을 누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심리학자 세리던과 킹'은 똑같은 상황에서 전기충격을 받는 것처럼 연기하던 사람'를 귀여운 강아지'로 교체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역시 버튼은 450 볼트' 단계까지 30단계로 이루어졌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강아지'가 전기충격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 물론 강아지가 전기 충격을 받긴 하지만 450 볼트의 충격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 강아지가 연기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 

 

피험자들은 이 실험이 리얼'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인식하고 진지하게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강아지는 낑낑거리며 헛바퀴를 돌며 고통스러워 했다.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남자 피험자 중 450 단계 버튼까지 누른 권위 복종자는 54%였던 반면, 여자'는 100 % 였다. 대부분은 개를 키운 경험이 있거나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었다. 이 결과를 놓고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설마, 그래도, 아니겠지, 그럴 리가 있나. 필립 짐바르도가 진행한 < 스탠퍼드 감옥 실험 > 은 " 설마 ? " 하는 의심에 단단히 쐐기를 박았다. 스탠포트 감옥 실험은 < 상황적 요소 > 가 < 개인적 기질 > 를 압도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러니깐, 어떤 상황에 처해지면 평범한 사람도 인간의 탈을 쓰고 " 그짓 " 을 한다는 점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성과 도덕은 유리처럼 깨지기 쉽다. 유리는 균형을 잃고 깨지는 순간 칼이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균형을 잃고 깨지는 순간(불합리한 상황적 요소) 인간 본성은 본색을 드러낸다. 인간은 모두 짐승이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인문학이란 인간의 탈을 쓴 가면을 벗기니 가면 속 얼굴은 짐승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은 없다. 인간의 탈을 쓴 존재는 오로지 인간이다. 가면 뒤의 얼굴은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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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our 2014-08-0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가면을 벗기니 괴물이 아니고? ^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1:53   좋아요 0 | URL
후훗, 괴물 가면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 같습니다.

rtour 2014-08-05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가면을 쓰고 있으면 젠틀하고 다들 도덕과 정의를 말하잖아요. 인문 사회과학의 목적은 결국 인간들이 그 가면을 잘 쓰고 있을 수 있는 조건들을 연구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1:59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ㅎㅎㅎ. 인간 가면을 잘 쓰고 있어야 할 터인데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저도 확 가면을 벗고 난동 한번 부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는 해서 놀라고는 합니다. 뽄드로 잘 붙여놔야겠어요..

rtour 2014-08-0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러게요. 축제든 보면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돈 받고 맞아주는 놀이도 있잖아요. 폭력. 난동을 통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소리지르고 물건을 던져서 망가뜨리고 때리고 쌍욕을 하고..씩씩거림 일면 시원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2:11   좋아요 0 | URL
그런 면에서 보면 한국은 카니발적 요소가 없어요. 한번 신나게 망가져도 괜찮은 축제가 있으면 한국인도 스트레스 풀고 다음날 방긋 우스며 일상으로 돌아갈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전 야구를 봅니다.
욕 무진장하거든요..ㅎㅎㅎ. 야, 시바... 저걸 못 치냐 !!!! 뒈져. 이자식아, 먹튀 ~~~~ 이러고 나면 나중에 시원합니다.

rtour 2014-08-05 12:47   좋아요 0 | URL
이렇게 보면 곰곰발 님이 실제 만나도 참 달변일 것 같은데 아니더란 말이죠..ㅋㅋ
글에서만 달문..이랄까...=3=3=3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3:14   좋아요 0 | URL
제가 술에 안 취하면 나름 달변입니다. 술만 취했다 하면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단어를 다 까먹습니다..ㅎㅎㅎ 하지만 어리버리 인정합니다..ㅎㅎㅎ

풀무 2014-08-05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어젯밤 귀가 중에 마트에서 제가 그 가면, 신랄하게 벗어 던졌었다는.. 넘 짜증나서요. 흑흑 (고해성사의 시간)

(+) 그나저나 인간의 가면을 벗기니 가면 뒤의 얼굴은 인간이었다,는 문장 좋다는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2:28   좋아요 0 | URL
아니... 서쪽 님처럼 선비 같은 분이 왜 가면을 벗을 일이... 허어....
이거 분명 그쪽에서 깐족거렸군요. 근데 서쪽 님 몸보고서는 맘대로 깐족거리지 못할 터인데..ㅎㅎㅎ

풀무 2014-08-05 12:32   좋아요 0 | URL
아녜요. 그쪽에서 먼저 깐죽댔으면 제가 가면을 벗었다고까진 안 하죠.
아.. 말로 하면 길어지는데 여튼 그 마트의 고질적인 무신경, 불친절에 폭발했달까요.
봉투 전달부터 물건들 바코더에 쓱쓱 문질러서 휙휙 던져대는 것도 거슬리는데 그러다가 마나님 가져다 줄 그 왜 천 원짜리 매일 카페라떼 있잖아요. 그거 플라스틱 뚜껑이 절단났거든요.
암튼 약자 입장인 카운터 아주머니 앞에서 쌍욕을 해댔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잘못이 큽니다. (반성의 시간)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2:38   좋아요 0 | URL
ㅎㅎㅎ 후회 엄청 되시죠 ? 그분도 노동 강도가 쎄다 보니 불친절할 수밖에........
저도 마트에서 참지 못하고 욱한 적 있죠. 제가 수입 맥주 종류별로 잔뜩 샀는데

카운터 직원이 그거 보고 짜증난 표정 짓더라고요. 왜 한가지 종류로 잔뜩 사면 계산이 편한데
종류마다 사면 일일이 찍어야 하지 않습니까.

직원이 맥주 들다가놓치는 바람에 병 하나를 깨트렸습니다.
그리고는 저보고 시큰둥하게 다시 가서 가지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화딱지나서 뒤엎었는데.. 아 이거 지나고 보니 쪽팔리고 제가 한심하기도 하고....
다시는 가지 못하겠더군요...

풀무 2014-08-05 12:40   좋아요 0 | URL
그죠. 그러네요. 곰발님 케이스에 비하면 또 제 경우는 고의도 아니고 관행대로 하다가 실수한 건데 말이죠.
저도 당분간은 그 마트 못 갈 듯 ;;

뭐 이렇게 글 읽으면서 반성도 하고.. 그래서 또 인간에게 희망도 있지 않겠습니까. 하하 ;;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2:45   좋아요 0 | URL
당분간 마트 못가거임 ~~~~ ㅎㅎㅎㅎ.
저도 생각해 보니 그때가 2010년 월드컵 한국 경기 때였습니다. 고거 보려고 사람들이 정말 지역 토종 마트에 바글바글이었습니다. 노동 강도가 쎄다 보면 웃음을 잃게 되죠. 어서 다른 루트를 뚫어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

풀무 2014-08-05 12:56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면 곰발님은 정말 인간적. 다독 다상량이시니 수치심을 아는 분, 같단 인상을 늘 받아요. 그만큼 괴로워도 하고. (그러고 보면 인간적,이란 말이 참 이중적이네요. 그죠?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좋게 썼다가 우린 모든 인간적인 것들과 싸워야 한다, 식으로 부정적으로도 쓰이고..)

전 철면피여서 다른 마트 안 뚫음. 흐흐.. -_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3:00   좋아요 0 | URL
그냥 평생 그지 같은 행동을 하고 날마다 후회하는 인간형이죠. 뭐....
제가 무슨 수치심을 압니까...

엄동 2014-08-0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탈을 쓴 인간이라ᆢ인면인심이로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3:14   좋아요 0 | URL
인면인심이라... 요거 마음에 듭니다. 인면인심 자주 써먹어야할것 같습니다.

편린 2014-08-0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팀 버튼의 그림책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에 보면 굴 소년이 할로윈데이에 무슨 가면을 쓸까 고민하다가 인간 가면을 쓰는 장면이 나와요. 무서운 괴물로 분장하는 할로윈데이에 인간 분장을 하는 것이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3:15   좋아요 0 | URL
아, 맞습니다. 맞아... 그랬지요. 그랬나 ? 버튼 영화에서 본 것도 같고요..ㅎㅎㅎ
인간 분장이 가장 무서운 겁니다. 누가 호박 귀신 분장한 거 보고 무섭다고 그럽니까.
귀신 분장이 제일 무서운 거임....

수다맨 2014-08-05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탈을 쓰고 악행을 저지른다, 이 문장 몇 번이고 곱씹게 되네요.
이 병장의 행동은 물론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저럴 수 있었느냐는 따위의 비난은 참으로 나이브하다고 봅니다. 사람 마음 밑바닥에는 언제나 악의가 도사리고 있고, 그러한 악의가 군대라는 폐쇄적/위계적 공간에선 더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박근혜/김무성 커플(?!)의 흥분에 찬 행동을 보니 우습고 역겹기 그지없더라구요. '그 전에 니들 꼬라지부터 돌아보라'고 외치고 싶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6:52   좋아요 0 | URL
인간 본성에 대한 지나친 자만심이라고 할까요 ? 여러 심리 실험에서 보여주었듯이 인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 왜.. 거... 아프간 포로 학대 사진 때문에 미국이 발칵 뒤집어진 적 있잖습니까. 그런 건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 만든 거죠. 저런 개같은 인간들이라고 욕한 사람도 그 상황에 직면하면 그리 될 것입니다. 결국은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는 수밖에 없죠. 그 길박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8-0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개만도 못한 짓을 하는 인간들은 자기가 틀렸다고 여기지 않고, 집단괴롭힘을 하는 애들은 자기들이 정의를 내린다고 하죠. 정의라는 이름따위는 개에게 주는 겁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가 없는 이 사회에서 정의란 단지 힘으로 얻어지는 수단에 불과하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6:5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권선징악 따위를 믿지 않습니다. 이상과 현실이 괴리감 느끼는 게 전형적인 권선징악이죠. 권선징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명박은 삼족이 멸해야죠. 멀쩡하게 잘 사고 있잖습니까전두환은 어떻습니까.. 권선징악 따위는 없습니다. 다만 누가 더 빽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나뉘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립간 2014-08-0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프레시안 글에 자주 공감하지만, 역시 내 맘과 같은 글이 있기에 소개합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9211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6:56   좋아요 0 | URL
전 마립간 님 링크 걸어둔 부분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주소 복사해서 실행해도 나오지도 않으나..
이 기사 혹시 죄를 가볍게 내리면 천벌받는다는 기사 아닙니까....

마립간 2014-08-05 17:11   좋아요 0 | URL
폭력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군대의 구조적 문제와 우리나라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언급한 이야기입니다.

혁신적이거나 참신한 이야기보다 (어찌 보면) 다 아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기회될 때 한 번 읽어보세요.

제가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않아. ... 주소를 제시하는 것 이외에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7:45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프레시안 뒤져서 찾아냈습니다. 저도 기사 읽었습니다. 프레시안의 시선에 동의합니다. 가해자는 당연히 처벌받아야겠으나 처벌했으니 끝날 문제는 아닙니다. 워낙 구조적으로 뿌리가 깊으니 말이죠. 근데 저만 주소 링크 걸면 저만 읽지 못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바일러스 먹었나 ??!

유다 2014-08-06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탠포드 감옥 시뮬레이션도 떠오르네요. 영화 <엑스페리먼트>로 두 번이나 나온. 그나저나 저는 어릴때부터 그냥 막연히 책이나 영화도 전쟁물이 엄청나게 재미없는데 아무래도 남자들만 나오고 마초끼만 발산하는데서 감동을 못느끼는 부류인가 싶습니다. 아님 연대의식이 모자라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7 11:11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는 안 봤는데 루시퍼 이펙트 책 보니 정말 끔찍하더군요...인간이란 조그마한 완장을 차는 순간 그 누구라도 괴물이 될 수 있습니다.

브라우니 2014-08-0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점심먹는데 직장 동료(군대 갔다온 40대 남성)이 그러더군요. 맞는 애들은 문제가 있는 애들이 맞는다고..사실 지휘관은 알지도 못하고 아무 관계도 없는데 육군참모총장이 옷을 벗게되었다고..순간 어이도 없고 너무나 화가 치밀었지만 정색하고 말이 거칠게 나갈거 같아 아무말도 못했습니다..옆에 있던 다른 동료가 그럼 관리자가 뭐하러 있냐고 부드럽게 대꾸하고 지나갔어요..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이렇게 참혹한 사건까지 일어나게 된거라고는 생각지 않느냐..그렇게 따지면 문제없는 사람이 어딨느냐 사람간에는 늘 갈등이 생기고 더구나 군대같이 폐쇄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서는 훨씬 심할텐데 그런 문제점을 위에서도 알고 최소한 조심하고 신경써야 하고 지휘관의 마인드에 따라서 부대 문화가 달라지는 곳도 분명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하며 흥분해서는 속에서만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위에 링크된 프레시안 칼럼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퍼져 있는 문화의 문제점 부분이 너무 뼈아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7 19:21   좋아요 0 | URL
죽을 짓을 했으니깐 죽는다, 라는 논리는 유대인이니깐 죽어도 싸다, 라는 논리와 같습니다.
그러모르 그 직장 동료새끼는 ( 죄송합니다. 이런 극강의 표현을 쓰다니... 하지만 저런 논리로 합리화하는 걸 참지 못하겠습니다 ) 히틀러와 동급입니다. 같은 논리로 여성이 성폭행 당하면 피해자가 짧은 치마 입었으니깐 당했다는 논리 아니겠습니까. 한심한 거죠. 잠을 잘 때 조금만이라도 그 친구가 겪었을 두려움을 생각하면 그런 소리 못하죠. 30일 동안 24시간 맞아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생각해 보십시요....

이 세상에 " 맞을 짓 " 은 존재하지 않지 않습니까.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 맞을 짓 > 을 정당화하는 문화입니다. 군대문화가 일반 문화에 깊게 스며들었습니다.

박서연 2014-08-1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매끄럽고 시원하게 잘 쓰셨네요... 저도 '진짜 사나이'를 보면서(참고로 군대를 접하지 않은 31살 여성) '정말 저럴까? 아닐 것 같은데' 이런 의구심으로 보곤 했는데요.... 요즘같은 상황들을 보면서... 인간은 성선설이 아니라 성악설로 설명될 수 있는 존재들인가,,, 하는 회의감도 들고. 환경에 따라 '본성, 본질, 본색'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들을 접할 때. 결국 인간의 본성은 악이라는 건가, 혹은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없는 그저 자기의 이익만에 따르는 존재들인가. 그런저런 회의에 빠져드는 요즘입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4-08-11 12:24   좋아요 0 | URL
100% 뻥입니다. 그런 훈훈한 이야기는 군대에 없습니다. 전우애 ? 웃습니다. 그건 그냥 그들만의 판타지일 뿐...
영화에서나 써먹는 게 전우애'지. 실제로 전우애 따위는 없습니다. 왕따 문화에 익숙한 청년은 군대에서도 왕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 ㅣ NFF (New Face of Fiction)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지음, 이경아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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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없이 쓴 환상소설

 

나는 만연체로 이루어진 긴 문장에 대한 해독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플로베르나 프르스트'를 읽지 못하는 것 같다. 플로베르가 보바리 부인의 옷차림을 설명하느라 몇 페이지를 할애할 때는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보바리 우먼'이 차라리 바바리 맨'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하여튼, " 내 취향은 아니군 ! " 프루스트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골골거리는 소설을 읽으니 내가 다 골골거리는 느낌이었다. 홍차와 마들렌이라는 과자 이미지만 남았다. 어느 날, 마들렌이란 과자를 먹을 기회가 생겼다. 도대체 마를렌 맛은 어떤 것일까 ?  한 입 베어 물었다. " 내 취향은 아니군 x 2 " 처음에는 " 난독증 " 이 아닌가 의심을 했다. 곰곰 생각하고 후딱 결론 내렸다.

 

난독증'보다는 급한 성격 탓'이었다. 내가 일일 드라마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내용을 질질 끈다는 데 있었다. 내가 네 애비다, 라는 천기누설은 날마다 지연되다 더 이상 미루지 못할 상황이 닥치면 뒷목 잡고 쓰러지거나 기억상실증이 찾아온다(는 식이다). 드라마만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에서 기억상실증은 감기보다 흔한 증세'처럼 보인다. " 뭐, 민식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어 ? 별거 아닌 거 가지고 그동안 호들갑을 떨었군...... "  복잡 섬세한 문장'보다는 간단 명료한 문장'을 좋아하다 보니 추리 / 판타지 / 공포 소설을 주로 읽게 되었다. 적어도 이들 소설은 " 의식의 흐름 " 따위로 독자를 지리멸렬하게 만들지는 않기 때문이기도 했고,  < 언젠가 소설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 라는 같잖은 허세를 평소 좋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류드밀라 페트루셉스카야'라는 러시아 작가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떠오른 이름은 아팟차퐁 위세라타쿤( 태국 영화 감독 ) 이었다. 이름 한번 더럽게 어렵군. " 이름 한번 더럽게 어려운 " 러시아 작가가 쓴 단편집 <<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 >> 는 B가 적극 추천한 작품이었다. " 근래 읽어본 소설집 중 최고 " 라는 평가를 내린 후 " 인간에 대한 그 어떤 환상도 없이 담백하게 써내려갔다 " 고 평가했다. 중매는 잘 서면 술이 석 잔이요, 못서면 뺨이 석 대'라는 속담이 있듯 특정 책을 주위 사람에게 자신있게 추천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대목이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며 추천한 책이 그네에게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싸늘한 눈빛을 보며 늘 생각하고는 했다. 

 

시바, 앞으로 책 추천하는 짓 따위는 하지 말자.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어디 그런가 ! 좋은 책 읽고 나면 소개하고 싶다. 이번 경우는 내게 중매를 선 그녀에게 술 석 잔을 사줘야 할 판이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가릴 만한 작품이지만 내 취향을 고려하자면 이 작품은 " 엑설런트 !! " 다. 이 단편집은 21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었다. 몇몇 작품은 단편이라고 하기보다는 엽편소설에 가까운( 엽편소설 : 단편 소설보다도 짧은 소설. 풀어서 쓰자면 손바닥소설 정도 ?! ) 형태인데 분량이 적다고 해서 깊이가 얕지는 않다. 짧지만 강렬하다. 소설 형식으로 쓴 하이쿠'라고 할까 ? 외형적으로는 공포와 판타지 장르라는 외피를 걸쳤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리얼리즘 계열로 읽힌다.

 

그러니깐, 듀르밀라페트루셉스카야는 공포 판타지 장르 속에 숨어서 헐벗은 민중의 삶을 폭로한다. 읽고 나면 무서움보다는 슬픔이 크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어떤 " 상실 " 앞에서 고통스럽다. 이 상실은 지속된다. 잔혹 동화'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그 흔한 권선징악과 교훈보다는 위로와 슬픔이 팔 할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듀르밀라페트루셉스카야의 환상소설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B의 말처럼 이 소설은 " 인간에 대한 그 어떤 환상도 없이 담백하게 써내려간 " 환상소설이다. 내가 이 소설을 환상소설보다는 리얼리즘 계열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환상소설에서 환상을 빼면 신랄한 리얼리티가 남는다.  환상 없이 쓴 환상소설이라니......

 

 

■  100자평  :  소설로 하이쿠를 짓다.

 

 

 

 

부록

 

 

엽편 소설 : 새벽 3시 동맹자 클럽 ▼

 

새벽 3시 동맹자 클럽. 

 

 

앞으로 이 블로그는 새벽 3시 정각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 글은 새벽 5시'까지 공개되다가 그 이후에는 비공개'로 전환할 예정이다. 새벽 3시에 깨어 있어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반드시 덧글을 남겨달라. 덧글을 자주 올린 사람은 < 새벽 3시 동맹자 클럽 > 회원이 될 자격 조건이 된다. 이들은 모두 창문 1호, 창문 2호, 창문 3호의 직위를 얻을 것이다. 오프라인 모임도 갖을 생각이다. 3의 배수인 3,6,9,12월 셋째 주 주말 새벽 3시에 종로 3가'에서 모인다. 향후 계획'은 추후 공지를 통해 밝히겠다.  

 

주인백 

 

 

 *

 

공지 후 총 5명이 클럽 회원 자격을 얻어 정식 멤버가 되었다. 이들은 모두 새벽 3시와 5시 사이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가장 많은 활동을 펼친 회원은 창문 2호와 창문 4호였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불면의 이유는 모두 제각각이었다. 2호의 경우는 어두운 것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포비아적 강박이 존재했고, 4호는 우울한 시인'이었다. 새벽 3시만 되면 어김없이 나는 블로그에 글을 올렸고, 글이 올라오자마자 새벽 3시에 잠 못 든 자들은 이곳에 모여 갑론을박'으로 시끌거렸다. 내 블로그는 그들의 사랑방이었다. 정치적 이슈에서 사형제 찬반 논란, 성적 자유와 성적 억압에 대한 담론이 거침없이 이어졌다. 오고가는 댓글이 400개를 넘은 적도 있었다.  

 

3시부터 5시 사이라는, 그 짧은 시간에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간에 모두 곤한 잠에 빠져들었기에 그 사실을 몰랐다. 깨어 있는 자들만의 작은 세계였던 것이다.   새벽 세 시 동맹자 클럽 회원들은 모두 고독하고, 우울하며 정신적으로 위태로운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세.시.동 클럽 회원'은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었다. 결국 우리는 모임을 갖기로 했다. " 새벽 세 시 종로 3가 만남의광장 ! " 9월 정기 모임에 참가 의사를 밝힌 회원은 창문 2호와 창문 4호였다. 나는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종로 새벽 거리는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아서 을씨년스러웠다. 어둠 속에서 한 여자를 보았다.  

 

긴 머리에 긴 검정 치마를 입은 여자였다. 나는 직감적으로 여자 2호'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자는 나를 보더니 " 창문 1호 ?! " 라며 물었다. 내가 방긋 웃으면 그렇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서로 인사를 하며 4호를 기다렸으나 약속 장소에 여자 4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는 거리를 서성이다가 24시 영업을 하는 일본식 주점'으로 향했다. 따스한 사케'에 몸을 데울 생각이었다. 여자 2호는 무척 예뻤다. 짙은 속눈썹은 창백한 피부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었고,  쇄골이 두드러진 어깨 라인은 활처럼 아름다웠다. 이런저런 시답지 않은 농담이 오고갔다. 잠시 여자가 깊은 침묵에 빠졌다. 그리고는 나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침묵을 먼저 깬 사람은 여자였다. " 창문 1호 ! 동반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 " 나는 고개를 저었다.  

 

여자가 말했다. " 사람들이 자살에 실패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 두려움 ?! 공포 ? 아니에요. 곁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래요. 나는 그들의 자살을 돕고 싶어요. " " 피식... 마치 저승사자처럼 말씀하시는군요.  "  나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입술이 창백해보였다. 우리는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첫 번째 모임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렇게 끝났다.  여자 2호는 첫 만남 이후에도 새벽 3시만 되면 찾아와서 나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여자와의 섹스를 생각하며 혼자 자위를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위와 자살은 닮았어 !  12월 정기 모임에서도 창문 2,3,4,5 호 모두 참석했다. 특히 창문 2호는 나를 보더니 싱긋 웃었다. 여자는 언제나 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긴 검정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날따라 여자는 매혹적이었다. 우리 일행은 다시 그 일본 주점에 가서 술을 마셨다. 너무 많이 마신 탓일까 ?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 창문 2호는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주위를 살펴보니 모텔인 듯 싶었다. 나는 자는 시늉을 하며 여자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나를 의식해서인지 서서히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이어 브래지어 훅을 따는 소리가 들리더니 풍만한 가슴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하는 탄성이 나도 모르게 쏟아졌다. 여자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젖꼭지를 애무했다.  그리고는 이내 긴 치마'를 벗었다. 그동안 긴 치마에 가려졌던 여자의 아름다운 다리가 보였다.아, 다시 감탄사가 다시 쏟아졌다. 저토록 아름다운 벌거벗은 몸 ! 그런데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여자의 발은 바닥에 붙어 있지 못하고 10센티 정도 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자가 히스테릭하게 웃었다. 여자가 다가와 키스를 했다. 그녀의 혀가 내 목구멍 속을 타고 넘어왔다. 순간 그녀의 혓바닥은 새빨간 것이 아니라 검은 혓바닥처럼 보였다. 숨이 막혔다.  

 

나는 다음날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모텔 종업원이 신고를 했다.  내 입속에서는 여자의 긴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되었다. 경찰은 머리카락 뭉치가 기도'를 막아 질식사 한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과학수사팀은 내가 정액을 사정한 시트를 증거로 쾌락을 얻기 위한 자기색정사로 결론을 내렸다. 보험 회사에서는 색정사에 의한 사고사가 아니라 자살'이라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아서 결국은 사고에 의한 사망 사건으로 기록되어서 가족에게 생명 보험 5억이 지급되었다. 그 돈으로 동생은 근사한 차를 뽑았고, 어머니는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다녀왔으며, 누나는 루이비통 가방  3개를 장만했다. 물론,  새벽 세 시 동맹자 클럽'은 해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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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 2014-08-0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드밀라 페트루셉스카야, 아팟차퐁 위세라타쿤 .. ㅎㅎ 진짜 이름 긴 것도 환상적인 작품 세계도 공통점!
음 사실 소설 속 에피소드 몇 따서 그 위에 곰발님 얘기를 얹은 그런 괴담식 평론을 은근 기대했었는뎅 말이죵..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었음요. 부담 팍팍! :)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16: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재미있는 구상이네요...ㅎㅎㅎㅎ. 생각해 보면 저도 나름 잔혹동화 비스무리한 글을 꽤 썼습니다. 새벽3시 모임이라던지...ㅎㅎㅎㅎㅎㅎㅎㅎ

엄동 2014-08-05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의아이를.."이란 소설도 새벽3시동맹자클럽"과 같은 분위기일까요 매력있는 그클럽에 조인하지 못해 아쉬비~ 작가이름만으로 골이 딩딩해지지만 저소설 읽어보고싶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5 13:19   좋아요 0 | URL
오, 읽어보세요. 소설이 뛰어납니다. 그냥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사려가 돋보으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강추합니다.
 

 

 

 

제2의 박평식,  100자평 모음

 

박평식이란 평론가'가 있다. 굳이 영화광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이리라. 그는 주로 씨네21에서 활동하면서 별점 체크'와 함께 100자평만 남기는 평론가'다. ( 그가 쓴 100평 外에 다른 글을 읽은 기억이 없다. 내 기억에 의하면 그는 오로지 100자평만 날리는 평론가다.  )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영화 코멘트를 살펴보면 구슬 같은 박평식 100자평이 많다. 언젠가 정성일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 영화를 놓고 별점을 체크하는 것은 얼마나 천박한가 ? " 박평식 평론가도 이 고상한 문장을 읽었을 것이다. 변희재의 반대말이 진중권이듯이, 박평식의 반대말은 정성일이다. 내 입장은 이렇다. " 정성일, 너나 잘하세요 ! " 박평식이 유명세를 탄 이유는 야박한 별점 때문이다. 그에게 붙은 별명은 소금왕, 모두까기, 츤데라 따위'다.

 

평론가들이 숭배하는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영화 << 엉클 분미 >> 에 대해 박평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의미와 가치는 인정하나 감탄하진 않겠다. " 라는 쿨한 평과 함께 10점 만점에 6점을, 이창동 영화 << 시 >> 에 대해서는 " 시는 욕조에 가라앉고 산문의 슬픔만 동동 " 이라는 말과 함께 6점을 줬다. 따봉이라 말할 때 그는 시큰둥하다. 남들이 예라고 할 때 노라고 말하거나, 남들이 노라고 말할 때 예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100평 또한 쿨하다. 100자평만 읽었을 때는 젊은 평론가 같지만 환갑이 지난 노장 평론가'다. 나는 박평식의 평가에 대해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잡다한 관계( 감독의 명성, 동료 평론가의 지지 따위)를 거절한 채 오로지 영화만 가지고 평가하는 자세를 지지한다. 화딱지가 난 관객들은 항상 이렇게 말했다. " 그럼, 씨바 ! 별점 네 개 이상 준 영화는 뭐냐 ? 있기는 있냐 ? " 그래서 준비했다.

 

  • 천공의 성 라퓨타 - 여전히 싱싱한 플롯과 색채, 메시지 ★★★★☆
  •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 <자전거 도둑>의 비처럼 춥고 <욜>의 채찍보다 아프다 ★★★★☆
  • 화씨 911 - 부럽다! 감독의 배짱과 여유와 진심 ★★★★☆
  • 밀리언 달러 베이비 - 인간의 길을 열어주신 감독님! 고맙고 존경합니다 ★★★★☆
  • 카게무샤 - 위대한 정신은 죽지 않는다. 장려하게 타오르는 영화혼 ★★★★☆
  • 중앙역 - 부럽다! 브라질영화의 인간탐구와 시대정신 ★★★★☆
  • 대부 2 - 황홀과 전율, 속편의 최고봉! ★★★★☆
  • 이집트 왕자 - 탄성, 다시 탄성!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열었다 ★★★★☆
  • 마스터 - 문신처럼 새긴 인간의 불완전성! ★★★★☆
  •  

     

    알라딘에도 박평식 같은 100자평의 고수'가 존재한다. 바로 수다맨'이다. 그가 남긴 주옥 같은 100자평을 옮긴다.

     

     

    ■

     

    • 이장욱은 윤대녕보다도 더 늦게온 한국의 하루키 같다. 몽환적인 색채를 자아내는 문장이나 남녀 간의 치정을 아련하게 다루는 모습이, 내게는 감상적 궁상으로 읽혀진다. 청년에서 더 이상 성숙하지 못한 장년이 쓰는 글이란, 애틋한 감성이 녹아 있을지는 몰라도 그만큼 허영과 감상이 버무려진 거다

     

    •  로맨틱 에고이스트 : 루저의 독설이면 모를까 사회에서 성공한 인간의 독설은 그럴듯한 아포리즘이 될수는 있어도 간곡한 울림을 자아내진 못한다. 게다가 그 독설에 깔린 정서가 고작 자기 우울과 자기 연민뿐이라면, 정말로 같잖은 것이다. 이 작가는 이제 우엘벡, 개츠비 흉내를 그만 내고 자기 꼬라지부터 돌아봐야한다

     

    • 두근두근내인생, 김애란 : 어느 소설의 한 구절을 그대로 인용해 보려고 한다. ˝장애아의 현실을, 전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바라보는 게 아니고 감상적인 눈물로 흐릿해진 눈으로 바라보는 건, 불쌍하고도 아름다운 바보, 하는 식으로 바라보는 것과 같아서, 결국은 강제 노동 캠프라든가 가스실 연기로 귀결된다.˝

     

    • 하성란, A : 시점의 불안정, 서술과 묘사의 불균형, 서사의 작위성, 필요 이상으로 복잡한 구성, 개연성 없고 매력 약한 캐릭터 등 갖가지 단점들이 노출된다. 결국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덮었다. 하성란의 재능은 가장 고전적이고 표준적인 단편을 쓸 때 드러나는 것 같다. 장편을 쓸 재주가 없다고 해얄까.

     

    • 2014 제 5회 젊은작가상 수상집 : 잔칫상 앞에서 쓴소리를 늘어놓기는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각 소설마다 활력과 박력이 부족해 보인다. 인간의 내밀한 지점을ㅡ이것이 슬픔이든 고통이든ㅡ 건드리는 노력이 저마다 있기는 하되 그것이 보다 급진적이거나 돌진적이지는 않다. 한 마디로 다들 너무 착하다. 좀 더 와일드해지면 안 될까

     

    • 팩토텀, 찰스 부코스키 : 문학 소녀 취향의 소설들이 겁나게 많아지다 보니 이제는 터프한 작가들이 그리워진다. 찰스 형님의 소설을 다시 읽으니 버터의 바다를 헤매다 한 그릇의 칼칼한 김치를 찾은 기분이다. 읽어라, 이 소설은 내 이름을 걸고 추천한다. 가난한 수컷이자 색마의 고독을 이만큼 실감나게 그린 작가도 드물다

     

    • 불란서 안경원, 조경란 : 조경란 소설은 너무 고고하다는 느낌을 준다. 어딘지 도사연한다는 느낌이 든달까. 소설가가 현장과 거리를 두는 것은 좋으나 현장을 초월해 세속과 풍속을 낮추보듯 응시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그녀의 소설에는 언제나 귀족이 있으며, 그 귀족은 섬세하긴 하나 진탕에 뒹굴만한 용기는 떨어진다.

     

    • 거기, 당신? , 윤성희 : 이상하게 나는 왜 남들이 좋다고 하는 소설에 별 반응을 하지 못할까. 그야말로 문창과 소설의 표준이자 전범이라 할만한데 안타깝게도 나는 별 재미를 못 느꼈다. 원고지 80장에 억지로 딱 맞추어 쓴 흔적들,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유머, 작가의 너무나 따뜻한 시각이 나에겐 뜻깊게 다가오지 않았다.

     

    • 홀로 서기 : 나는 문장이 지나치게 수려하거나 허세가 보이는 시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수사들은 대체로 시인의 빈핍한 내면을 가리기 위해 동원된 위장막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시는 수사나 은유의 도움에 섣불리 기대지 않고, 그 자체의 결곡한 진술로 밀고 나간다. 때문에, 나는 이 시가 가라처럼 보인다.

     

     

     TIP : 서다 [ 활용 : 서, 서니 ] 동사

            1. 사람이나 동물이 발을..

            2. 처져 있을 것이....

            3. 계획, 결심, 자신감 따위가...

                           .

                           .

                           .

            9. 남자의 성기가 발기되다.

     

    • 그을린 예술, 심보선 : 미려한 문장으로 뻔한 얘기를 쓰면, 뻔한 얘기가 특별한 내용으로 바뀌나? 저자의 문장이 정치하면서도 유려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그동안의 문학에서 익히 담보했던 것 아닌가. 문학이 거리의 약자와 외면받는 이들 속에서 발생해야 한다는 것, 이 뻔한 내용을 쓰려고 이 많은 지면을 소비하나?

     

    • 침대, 최수철 : 중간중간에 삽입된 침대와 관련된 설화/삽화가 서사를 산만하게 만들고 있다. 또,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오로지 침대라는 소재 하나에 꿰맞추려 드니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소설을 오래 쓴 중견 작가의 작품 치고는 너무 헛헛하다. 실험에 치우치다 기본을 잊은 것같다

     

    • 백행을 쓰고 싶다, 박솔뫼 : 작가는 사회와 자신에게 무언가 질문을 던지려고 하지만 그 태도는 철저히 방관자적이다. 체험의 부족을, 사유의 허약을 모던한 스타일과 세련된 문장으로 메우려고 한다. 그것이 평론가의 눈에는 무한한 진동으로 보일지 몰라도, 나에겐 안전한 거리두기로만 보인다. 작품은 부실한데 말들만 요란하다

     

    • 굿바이 이상, 김연수 : 이상에 대한 저자의 집념과 취재의 노력이 여실히 묻어나는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 속 드러나는 주제의식(진본은 없고 복제본만 있으며 이 복제본들이 세상의 진실을 만드는 것이다)은 너무나 흔한 것 아닌가. 겨우 이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원고지 천장의 분량이 필요하다 생각되지는 않는다.                            

                                        

    TIP : 알라딘에서 김연수와 심보선을 씹는다는 것은 수많은 여성 알라디너의 적이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알라디너의 절대적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형철을 쓰리콤보로 깠다가는 매장될 각오를 해야 한다. 신형철만큼은 까지 마시길 !  어쩌면 수다맨은 박평식을 능가하는 욕을 먹을 것 같다. 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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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다맨 2014-08-0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부코스키 형님을 빼면, 제가 박하게 쓴 평들만 골라서 올리셨군요. 저도 팬심(?!)이라는 게 있어서 박영근, 김신용, 손창섭, 부코스키, 우엘벡, 조지 오웰 같은 작가들의 책에는 비교적 후한 평을 쓰는 편입니다^^;;;
    다만 현실은 시궁창인데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한다거나, 나이는 먹을만큼 먹었으면서 여전히 소녀 감수성에 물들어 철없는 소리를 하거나, 논리적 근거나 실증적 자료도 없는데 주관적 편향에만 치우쳐 있는 글들을 보면 저절로 독설이 나오더군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00:14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배탈이 나서 계속 설사하고 토하고, 설사하고 토하고, 설사하고 토하다가 낮부터 계속 잠만 잤습니다. 그 사이 덧글이 많이 달렸군요. 사실.. 몇몇만 빼고는 나쁜 평한 것만 모아놔서 사람들이 투덜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네요. 좋은 작품에는 칭찬도 엄청하시는 분입니다. 오해는 하지 맙시다...

    그림자놀이 2014-08-0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기 안 좋네요.

    행인 2014-08-03 19:4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고정 안티를 달고 사시는군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00:14   좋아요 0 | URL
    제가 늘.... 안티 30만을 몰고다닙니다....

    풀무 2014-08-03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만 좋네요 재밌고 알차고.
    원래 팬이 많으면 안티도 많죠 뭐. 사실 안티야말로 진짜 팬일 수도..

    행인 2014-08-03 20: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꾸역꾸역 보면서 코멘트를 남긴다는 거니까요.

    비로그인 주제에 할 말은 아니지만 욕할 거면 로그인으로 당당하게 남겨야 하지 않을까요.
    유령처럼 슥 와서 저런 코멘트 틱 던지고 지켜보는.. 건 좀 비겁한 거 같네요.

    풀무 2014-08-03 21:05   좋아요 0 | URL
    제 말이요.
    원래 칭찬도 비로그인으로 하면 느낌이 거시기합니다.
    행인님이야 알라딘에 따로 계정이 없으신 분이라 믿습니다.

    행인 2014-08-03 21: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타깝게도 알라딘 계정은 없습니다...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00:16   좋아요 0 | URL
    안티는 그냥 안티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나저나 행인'이란 이름으로 워낙 많은 분이 있으셔서 누가누구인지 이젠 아예 모르겠습니다.
    혹시 행인 님 그 행인 님 ?!

    내이름은초록 2014-08-03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고 있었던 김신용을 생각나게 해주시네요 그 시인이 소설도 썼군요 곰곰발님 수다맨님 고맙네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00:17   좋아요 0 | URL
    김신용 아는 분 별로 없는데 수다맨 님은 항상 김신용을 언급하시더군요.
    김신용에 대한 가치는 확실히 보증합니다. 육화된 문체에서 주는 진실성이 독합니다.

    아아 2014-08-0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 계정이 없거나 책살때만 들어가는 사람은 댓글 달자고 로그인 하기가 귀찮기도 합니다. 여튼 창작자와 비평과의 '잡다한 관계' 가 계속 되는 이상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영화든지 간에, 다 자멸할 것입니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다 먹고사니즘 때문인건가 .. 박평식 평론가는 뭐하는 사람인가요? 평에 대체로 공감하는 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00:18   좋아요 0 | URL
    전 한국 비평가들이 너무 말랑말랑한 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비평 문화가 발달한 나라 보면 비평이 아주 신랄합니다. 이 나라는 명예훼손 이딴 죄가 성립이 되서
    그리 못하는 것 같습니다..... 주례사 비평이 질렸씁니다.

    yamoo 2014-08-0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박평식 평론가의 이름은 곰발님에게서 첨 듣는 군요!

    가끔 수다맨 님의 짧은 영화평들이 인상 깊었는데, 종합 세트로 보니, 수다맨님 평론가 하셔도 될 듯합니다.

    가끔 골발님의 글을 보면 10에 9는 정말 좋습니다. 네, 아주 흥미진진해요. 하나는 말씀 안드려도 잘 아실듯^^;;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00:20   좋아요 0 | URL
    앗, 나무 님... ㅎㅎㅎ 100자평은 모아서 보는재미가 있습니다.
    수다맨 님 평론가 하셔도 뭐... 기존 평론가보다 잘하실 것 같습니다.
    10에 4개만 지지해도 좋은데 10에 9이라는 건 거의 완전 좋군요.. 감사합니다.

    박평식 2014-09-22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박평식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9-23 12:35   좋아요 0 | URL
    전 박근혜입니다. 안녕하세요.

    박평식2 2014-10-25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평식 이분 이름을 박병신으로 하려던걸 잘못 지은거 같습니다 영화 평점기준을 보니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 아니면 낮게 주던데요 허큘러스 이런 킬링타임용 영화는 밀리언달러베이비나 이집트왕자 같은 여운은 못줍니다 하지만 이런 영상만 보고 시간이 빨리 가는 재밌는 영화를 두고 킬탐영화라 하죠 근데 [평점4 : 연기냐 덩치값이냐 ] 평론가가 할 소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딱 봐도 수준이 드러나는 평가죠 정말 한심하고 전문가라 이름짓는 것들이 하는 이런 행동에 눈알이 썩는거 같습니다

    i 2015-02-03 13:2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평식 평론가는 자기 주관대로 평점을 매기긴 했지만, 한번도 대중들에게
    자기 영화보는 주관을 진리인 마냥 자랑하고 남의 마인드에 억지로 심으려고 하신 적은
    없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명작`의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봅니다. ㅎㅎ
    어떤 사람에게는 쓰레기인 라면이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맛있는 음식일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남들이 자기 평가에 대해 욕을 해대도 자신은 자기가 재밌던 영화에 솔직하게 재밌다고 말하고
    재미없던 영화는 재미없다고 자기 주관을 쓴 것 뿐인 평식 평론가가 용감하다고 까지 생각되는군요.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박평식2 2014-10-2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ㄴ저는 대부,밀리언달러베이비 등등을 명작이라 부르짖으면서 (물론 명작임) 다른 영화는 이런 스토리나 연출에 비교하면서 깍아 내리는 행동은 정말 멍청해서 못봐줄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흔한 착각에 빠져사는 사람들이죠 명작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게속 변화 할 것이며 본인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영화는 본인들의 것이지 그걸 남의 마인드에 억지로 심으려고 하는 병신같은 행동은 자제 했으면 좋겠습니다 평론가님들...

    니가평식이냐? 2014-12-12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별..... 말도 안나오네
    박평식이가 너냐 아님 너가 박평식이냐 아님 친구냐?

    me 2015-02-2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론은 참고만 하면되죠~아 이사람은 이런 생각을 갖고있구나..자기 생각과 비교할수도 있고, 절대적... 기준이 아님 강요한적도없고..그래도 저예산 영화부터 에로물에 가까운 독립영화까지 다양하게 평론하시는거 보면 평론가중에 어려운말 써가며 허세부림의 유지나 이런사람보단 나아보임...강한섭 교수님도 자기 색깔이 있어서 좋았구요...그보다 박평식2 딱봐도 수준이..니가 더 병신같네요
     

     

     


     

     

     

     

    새민련 극장이 시작되다 ! 

     

     

     

     

     

     

    우천으로 인해 취소되었던 야구 경기가 평일 낮 경기로 진행되었다. 1위를 달리는 새누리와 2위를 달리는 새민련이 붙었다. < 굳히기 > 냐 <  뒤집기 > 냐를 놓고 사활을 걸었다고 말하기는 민망한 성적이었다.  1,2위 간 승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이니 말이다. 하지만 라이벌 팀 경기답게 쉽게 예측할 수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새누리 우세를 점쳤지만 대부분 박빙을 예상했다. 8 : 7 케네디 스코어 정도 ?!  개뿔.... 예상과는 달리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새누리가 새민련을 11 : 4로 이겼다. 114 민원 상담 콜센터 스코어'였다. 새민련 입장에서는 122 해양 범죄 신고  스코어가 아닌 것을 감사해야 할 판이었다.  당황한 쪽은 새민련만은 아닌 듯했다.  상대 진영으로부터 박근혜의 내시'라는 비아냥을 듣던 이정현이 보란듯이 만루홈런을 때렸다. 

     

    출사표를 던지며 부활을 노렸던 최고참 손학규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은퇴를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새민련 사령탑을 책임진 김한길과 안철수 감독이 손학규 선수를 죽인 꼴이 되었다. 저녁이 있는 풍경을 주장하며 야간 경기를 없애고 낮 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손학규 선수는 쓸쓸하게 물러났다. 그는 앞으로 하루 종일 집에서 티븨나 볼 신세가 되었다. 이로써 그가 말한 저녁이 있는 풍경은 완성되었다. 좋은 선수가 퇴장하는 모습은 늘 쓸쓸하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자. 김한길-안철수 사령탑( 이하 金을 덤 씨로, 安을 더머 씨로 표기 ) 이 대타 카드로 선보인 손학규와 김두관 선수는 각각 땅볼과 뜬볼로 물러났고, 새롭게 영입한 기동민 선수는 방망이를 휘두르지도 못한 채 서서 삼진을 당했다.  3구 삼진 아웃이었다.

     

    그리고 14년 동안 벤치 선수였던 허동준은 선수 대기실 쓰레기통을 냅다 걷어차며 소리쳤다.  " 승질 뻗쳐서 증말... " 설상가상 비싼 몸값 주고 데려온 특급 마무리 투수 권은희는 9회말에 마운드에 올라와서 볼 3개만 뿌리고 물러났다. 첫 번째 공은 관중을 향해 날아갔다. 긴장해서 공이 손에서 빠진 것일까 ? 그는 숨을 고른 후 두 번째 공을 던졌다. 야구 중계 아나운서가 외쳤다. " 권은희 투수 와인드 업 ! 두 번째 공을 던졌습니다. " 중계 아나운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1분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공은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어마어마한 커브였다. 그리고 세 번째 공도 관중석을 향해 날아갔다. " 권은희 투수, 와인드 업 ! 세 번째 공을 던졌습니다....... ( 중략 ) ........ "  제구력이 뛰어나 ?!

     

    좆같은 소리하고 있다. 투수는 곧바로 교체되었다. 새누리 이정현 8번 타자는 타석에 나와 바뀐 투수의 첫 번째 공을 쳐 만루 홈런을 때렸다. 7 : 4로 앞서던 새누리는 11 : 4로 이겼다. 114 콜센터 스코어였다.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은 덤 씨와 더머 씨'에게 있었다. 영구 없다며 바보 놀음에 푹 빠졌던 덤과 더머'는 경기가 끝난 후 비장한 표정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는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웃긴 소리다.  팀'을 위해 희생할 필요 없다. 열심히 일한 당신 그냥 떠나야 한다. 영구 제명해야 한다. 권은희 영입이 신의 한 수'라고 했던 놈은 넥타이 공장 차려야 한다. 새민련이 권은희를 영입하는 순간 국정원 6번 타자가 개입된 승부 조작 사건'은 없던 일이 되었다.

     

    " 빼찌 " 의 힘으로 승부 조작 사건을 해결하겠다 ?! 그동안 빼찌'가 없어서 국정원 승부 경기 조작 사건 결과가 흐지부진했었나 ?  136개나 되는 새민련 빼찌'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그 " 빼찌 " 로 " 뺀찌 " 먹고서 지금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말이다. < 권은희 > 마무리 투수 영입은 최악이었다. 새민련에게 필요한 것은 투수가 아니라 타자였다. 물방망이가 문제였지 불쇼 때문은 아니었다.

     

    ( 불쇼란 계투 요원이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하기는커녕 오히려 경기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뜻하는 불난 마운드에 부채질하는 마무리 투수를 뜻한다. 또한 새민련 극장'에서 극장'이란  " 불쇼 "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하는 경기를 말한다. )

     

    얍삽하기는 권은희도 똑같았다. 열흘 전까지만 해도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 출마할 생각 없거등 ! " ㅡ 라고, 라고, 라고, 라고 했던 그녀가 느닷없이 조국과 팀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안으로는 자주 독립을 확립하고 밖으로는 민주 번영을 위해 뛰겠다는, 결의에 찬 소감을 발표했다. 공을 던지는 것과 민주 번영은 대체 무슨 관계냐 ? 부적절한 관계냐 ? 예측 가능한 시츄에이션은 뻔하다. 유불리를 졸라 따지다가 출전하기만 하면 승리의 깃발을 꽂을 수 있는, 광주 구장이 연고지인 새민련을 선택해 놓고는 안으로는 자주 독립, 밖으로 민주 번영이라고 말한다. 출전의 변, 한번 거창하도다. 이 난리법석 가운데 기동민과 허동준 극장'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다. 제목은 " 의리적 혈투 " 였다. 누가 물방망이'인가를 놓고 대판 싸운 한판이었다.

     

    내용은 다들 아시니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멍청하고 무능한 덤과 더머 때문에 선수 생활이 끝난 인물은 손학규 선수만이 아니었다. 장래가 촉망되는 기동민과 허동준도 죽였다. 덤과 더머가 치밀한 전략과 전술로 경기를 이길 생각은 하지 않고 이미 차린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으려고 한 꼼수는 곳곳에서 보였다. 사령탑은 권은희와 김상중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권은희는 국정원 씨 승부 조작 사건을 폭로한 인물이었고, 김상중은 세월호 참사에 눈물을 보인 인물이었다. 사령탑이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은 국정원과 세월호에 묻어가려는 얕은 꼼수였다. 세월호 보도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야구 경험이 전혀 없는 김상중에게 눈독을 들였다는 사실은 덤과 더머가 얼마나 멍청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였다.  

     

    사령탑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으로 인해 기동민은 유오성이 되었고, 허동준은 장동권이 되었다. 하와이는 은퇴한 선수들이 가는 유배지'다. 선택받지 못한 놈이 가는 곳이 하와이다. 기동민이 동료였던 허동준에게 말했다. " 잠시 하와이 가라 ! " 이 말에 허동준은 욱했다. 오늘 이 순간을 위해 14년을 헌신한 몸이 아니었던가 ! 선당후사 4번에 그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가 말했다. " 내가 니 시다바리가. 네가 가라, 하와이 ! " 사실 기동준과 허동준은 잘못 없다. 좆대가리처럼 생긴 윗대가리가 판단을 잘못해서 생긴 사태였으니 말이다. 이젠 그 말을 덤 씨와 더머 씨'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 니가 가라, 하와이 !!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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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다맨 2014-08-03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한길/안철수 이 두 사람의 무능과 무지는 아무리 비난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의 무계책/무능력 만큼이나 도드라졌던 것은 새누리당의 공약과 선전이라 봅니다. 지역을 제2의 강남으로 만들어주겠다(나경원)는 선전이나, 예산폭탄을 운운하며 막대한 돈을 끌어오겠다는 공약(이정현)에는 자본 지상주의적인, 금권 만능적인 논리가 깔려 있지요. 어쩌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잘 드러났던 것은-야권의 무능력이나 지역 구도 타파(?)를 넘어서- 대중들이 돈이라는 '딜도'를 통해 자신들의 성감대를 자극하고자 하는 욕망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 바로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13:08   좋아요 0 | URL
    dkql duf
    열혈남아였어나요, 아니다.. 아비정전이었나. 한참 홍콩영화가 붐을 일으킬 때 상영된 영화가 아비정전인데
    관객들이 이 영화 보고 나서 하도 재미가 없어서 환불해 달라고 했다는 전설이 내려져옵니다. 유리창 부수고 막 그랬다고 하죠 ? 아비정전 하면 지금은 걸작 영화 중 하나가 아닙니까.

    결론은 영화를 볼 줄 아는 눈이 없으면 좋은 영화를 선택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내 말은 유권자는 현명하지 않다는 데 있죠. 민주당이 그지같기는 하지만 사실 새누리보다는 그지 같진 않죠.
     
    [피파마피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 / 돌베개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4강의 추억, 기억나니 ↗

     

     

     

     

    시곗바늘을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로 되돌리자.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 혼자 힘으로는 벅찰 것 같다. 그래서 이 자리에 잘나가는 사교육 샘 세 분을 모셨다.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광주 쪽집게 선생님,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선생님. 우선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자.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은 어디까지 갔다 ? 갈 데까지 갔다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애인이랑 비디오방 갔나요 ?  모니터'에서는 예술 영화가 나오는데 비됴방'에서는 에로 영화 찍었나요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대한민국은 4강까지 갔습니다. 2002년 대한민국 4강 모르면 원숭이 되는 거예요. "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이 지적한 대로 월드컵 16강 본선 진출 경험이 전혀 없던 대한민국은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붉은 물결이 광장을 물들이고 오, 필승 코리아'는 곳곳에 메아리쳤다.  그런데 본선 진출 경험은커녕 월드컵 예선 1승 경험조차 없었던 대한민국은 어떻게 4강에 오를 수 있었을까 ?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샘 말씀을 들어보자. " 2002년 기억나니 ↗ 자, 봐라. 샘 봐라.  대한민국은 어떻게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 11명의 태극 전사 플러스 주심'이 있었다.  돼지바 광고, 기억나니 ↗ 에콰도르 심판 모레노는 ? 그렇다. 한국 선수였다. 이 부분에 밑줄 쫘악, 돼지꼬리 땡땡. 이딸리아는 또티가 퇴장당해서 10명이 뛰었고 한국은 모레노와 함께 뛰었다. 기억나니 ↗↗ " 당시 16강전은 대전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렸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박근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대전은요 ? "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 피파 최악의 오심 베스트 10 > 에 2002년 한국 경기가 무려 4개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한국전이 오심으로 얼룩진 최악의 스캔들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모두 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유감스럽지만 대한민국 국민만 그 사실을 몰랐다. 청담동 원숭이 샘 말씀 흉내를 내자면 " 남들 다 아는데 혼자 모르면 원숭이 되는 거예요. " 그때, 한국인은 눈이 뒤집어져서 보이는 게 없었다. 당시 히딩크는 이순신 장군에게 부여된 " 명장 " 이란 칭호를 얻었다. 그를 향한 (언론의) 용비어천가 가운데 아직까지 내 기억에 남는 논평이 하나 있다. 스페인과 8강전을 앞둔 한국 축구팀은 가볍게 몸을 풀면서 무승부를 대비한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

     

    실제로 스페인과 대한민국은 무승부로 끝났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이 무승부는 한국에게 유리한 명백한 오심이 만든 결과였지만 한국인은 그 사실을 몰랐다. 그때 우리 모두는 중2병에 감염되었으니깐 말이다. 꾀죄죄죄죄한 변방예의지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월드컵 경기가 펼쳐지는 한 달 동안은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섰다. 대한민국, 세상을 다 가져라 ! 하하하. 언론은 들끓었다. 특히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경우를 대비해 승부차기 연습을 지시한 히딩크를 예언가'라고 칭송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용비어천가'는 터무니없는 설레발이었다. 단판 승부로 끝나는 16강 토너먼트 경기에서 무승부에 대비해 승부차기 연습을 시키지 않는 감독이 있을까 ?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에게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슈팅 연습 외에 할 게 뭐가 더 있을까. 그때 그 시절, 기억나니 ↗ " 스포츠 정치와 스포츠의 조직범죄라는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탐사 전문 기자( 지은이 소개에서 발췌 인용 ) " 토마스 키스트너가 쓴 << 피파 마피아 >> 는 피파 마피아가 저지른 범죄를 재구성한 르포'다. 이 책을 읽다 보민 피파 회장이었던 아벨란제와 블레터가 씹새끼'라는 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북한 뉘우스 아나운서 멘트를 흉내 내자면 " 너절한 집단이라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 " 그들은 월드컵을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피파'라는 조직이 과연 제대로 된 조직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피파가 내놓은 회계는 하나부터 열까지 엉터리'였다.

     

    광고 협찬과 티븨 중계권료. 그리고 개최지 선정에 따른 뒷거래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금이 피파로 흘러들어오지만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블레터 회장 연봉이 얼마인지 아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블레터 자신도 자신이 얼마를 버는지 모른다. 빗자루로 돈을 쓸어담다 보니 알 리가 없다. 억울하면 출세를 해야 하고, 출세하려면 피파 회장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외치는 정의, 공정, 평화, 희망 따위는 없다. 피파를 유엔 기구'와 같은 비정부간국제기구로 착각하는 이가 많다.  피파는 " 스위스 민법에 따라 상업등록부에 사단법인으로 등재된 ( 37쪽) " 조직일 뿐이다. 스위스는 시계와 피파 같은 국제 스포츠 연맹을 끌여들여서 뒤를 봐주며 먹고 사는 나라'다.

     

    까놓고 말해서 돈벌이를 위해 모인 조직이라는 말이다. 에이스 침대가 " 가구가 아니라 과학 " 이라면,  피파는 " 기구가 아니라 기업 " 이었다 ! 악당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저자인 토마스 키스트너는 시종일관 격한 반응으로 아벨란제와 블레터 그리고 피파 마피아를 신랄하게 공격한다.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문장이다. 어떤 독자는 이러한 스타일에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 르포르타주 " 는 거칠어야 < 맛 > 이다. 악당을 고발할 때는 입이 거칠어야 한다. 천사 같은 목소리로 " 참 나쁜 대통령 블레터 ! " 라고 말하면 웃기지 않은가 ! 책 내용이 내용인지라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정몽준 그리고 모레노 주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과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샘'이 놓친 부분을 잠시 언급하고 끝내기로 하자.

     

    " 2002년 8월 25일, 아시아월드컵이 끝나기가 무섭게 피파는 이탈리아 검찰의 고소에 직면해야만 했다. 월드컵에서 심판을 맡았던 비론 모레노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고의적으로 탈락시켰다는 게 고소장의 내용이었다 ( 210쪽 ) " 모레노는 어떻게 되었을까 ? 월드컵 경기가 끝나자 모레노는 돈을 펑펑 물 쓰듯 했다. 사람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보았다.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 쟤, 뭐래노 ? " 왜냐하면 월드컵 전만 하더라도 빚 때문에 궁핍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었다.  2010년 9월 20일 모레노는 케네디 공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가 체포당했다. 한편 정몽준은 대한민국 결승 진출을 교두보로 대권을 노렸다. 

     

    문제는 정몽준과 블레터가 서로 앙숙이었다는 점이다. 2002년 한국과 치룬 경기에서 유일하게 공정한 경기 진행을 한 이는 우르스 마이어'라는 심판이었다. 4강전 독일과 한국 경기 심판이 바로 그다.  원래 준결승전 심판은 우르스 마이어가 아니었다. 아마도 제 2의 모레노였을 것이다. 블레터는 마지막 순간 회장 권한으로 심판을 우르스 마이어로 긴급히 교체한다. 정몽준이 이끄는 한국 팀이 결승에 올라가서 그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되는 꼴을 보기 싫었던 탓이다. 심판 교체는 블레터가 정몽준에게 날린 화살에 끼운 쪽지'였다. 슈우우우우우우욱 ! 화살이 나무 기둥에 박히자 경호원들이 우르르 인간 방패가 되어 정몽준을 에워쌌지만 정몽준은 태연한 척 화살을 뽑아 쪽지를 읽었다.

     

    "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 from 블레터. "  주최국이 4강까지 올랐으니 블레터 입장에서는티켓 장사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저자 카스트너는 이때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 월드컵이 끝나고 심판들을 위한 고별파티에서 정몽준은 모든 심판의 손을 잡고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다만 우르스 마이어의 손만은 잡지 않았다. ( 212쪽 ) " 재미를 위해서 다시 클레오박트라 샘을 모시자. " 샘, 봐라 ! 지난번 서울 시장 선거 기억나니 ↗ 못난 자식을 용서해 달라며  어린애처럼 울던 아빠의 청춘, 기억나니 ↗↗ 대권에 꿈을 둔 政夢(정몽)은 이제 春夢(춘몽)이 되었다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감히 샘 인생을 걸고 말하는 바이다.  정몽은 춘몽이다에 밑줄 쫘악, 돼지꼬리 땡땡. 샘, 봤지 ? 어렵지 않아, 어렵지 않아.  "

     

    대통령을 꿈꿨던 정몽준은 2002년 이후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함께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다. 국운도 함께 내리막길로 떨어졌다.  朴차고 文 열 것 같던 세상은 열리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文 이 닫혀서 朴으로 나오지 못했다. 키스트너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세월호 비극에 대해 짧은 소감을 남긴다.

     

     

    세월호의 비극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익 추구 집단과 감독관청이 이처럼 밀접하게 맞물릴때 참극은 피할 수 없습니다. 독립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족벌경영이 판을 치면서 이해당사자끼리 서로 이익만 키워주는 부패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규제가 줄어들수록 돈벌이라는 탐욕에 제동을 걸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집니다. 세월호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보내지는 신호입니다. ( 한국어판 서문 中 )

     

     

    그렇다면 40년 가깝게 피파를 주무르며 족벌경영으로 이해당사자끼리 서로 이익을 나눠 가진 제프 블라터는 어떻게 되었을까 ?  온갖 더러운 추문에도 그는 건재하다. 새누리가 세월호 참사에도 건재하듯이 말이다. 올해 78세가 되는 블라터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5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토마스 키스트너가 들으면 울화통 터지는 소식이다.

     

     

    부록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903868 : 김연아 편파 판정 논란 ㅣ 포데기 신파에서 스포츠 국가주의로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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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tour 2014-08-0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시 오심과 편파 판정 땜시 4강에 올라갔다는 많은 한국인이 알았죠. 모르는 척 상관하지 않았던 것일뿐. 인간들이 다 그렇죠 뭐. ^^;;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3:15   좋아요 0 | URL
    그땐 전국민이 중2병에 걸려서 저도 이게 오심인 줄 몰랐습니다. 그냥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나중에 경기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아... 참 민망하더군요. 소트니코바 욕하면서 러시아 헐뜯을 필요 없더군요..

    rtour 2014-08-0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람들이랑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ㅉㅉ 거렸던 기억이. 히딩크는 그래도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발굴한 게중 나은 감독이라 생각..^^;;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4:2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히딩크는 적어도 좋은 선수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 16강은 실력으로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글구 보면 일본이 그나마 우리보다는 더러운 돈거래, 이런 거 없었나 봅니다.

    봄밤 2014-08-0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 하나에 정치 경제가 함께 구르는군요
    이상한 열정에(?) 오판 이런건 생각도 못했고요
    입담에 아주 그냥 쏙쏙 들어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4:30   좋아요 0 | URL
    이 책 읽다 보면 피파는 정말 그냥 회사입니다. 공익 단체가 아니란 거죠..
    왜 세계 7대 경관 뽑는다며 돈 울궈먹은 재단있잖아요. 둘 다 그게 그거임...
    완전 사기 집단입니다. 둘 다....

    엄동 2014-08-0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몰랐어요

    아니,
    피파의 베스트 오심에 무려 네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어디서 듣긴 들었는데
    이미 기억의 저편으로 보내버렸나 봅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저 경기를 가루가 되도록 씹었을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정환의 골든골이 터져 가슴벅찼던 경기로 기억하겠지요.

    내 위주로만 기억을 왜곡하는
    일종의 무드셀라 증후군이 이건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4:33   좋아요 0 | URL
    이탈리아 열받아서 안정환이 당시 이탈리아에서 뛰었는데 쫒겨났잖아요..ㅎㅎㅎㅎㅎㅎ
    김연아 때 국민들 열받아서 뭐 제소한다 어쩌구 했던 것보다
    10배 정도 이탈리아 국민은 더 화딱지가 나 있었죠.
    이탈리아 축구 열기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무드셀라 증후군 몰랐는데 이참에 알게 되었네요....

    와 2014-08-0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정도야??? 최악 오심 10개 중 4개가 한국!!!! 대박이다. OTL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21:10   좋아요 0 | URL
    예선전 포르투갈 경기에서 포르투갈 선수 두 명이 퇴장당했죠. 한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경기

    이탈리아 전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반칙으로 한 3명 정도 퇴장당했어야 합니다.
    스페인 전은 사실 3 : 0으로 진 경기죠.

    Ralph 2014-08-0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거래도 했겠지만, 무었보다도 아시아 최초 월드컵의 흥행을 원했던 피파의 의지? 때문에 4강이 가능했던 것 아니었나 생각되는 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2 12:3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수십 조 월드컵 경기장 지어놓고 홈팀이 예선 탈락해 보십시요. 티켓 어떻게 팝니까.
    대부분 최소 8강은 갑니다. 이게 딱히 기준이 없어서 심판 맘대로입니다.
    포르투갈 전에서는 포루투갈 선두 두 명이 퇴장당해서 한국이 이겼죠.
    이탈리아 전에서 한국 수비를 빗장수비라고 하는데 사실 리플레이해서 보면
    한국 선수 4명 정도 퇴장당해야 합니다. 발로 머리 찬 선수도 있었고,
    팔꿈치로 이태리 선수 얼굴 쳤죠. 이것도 퇴장,
    그리고 넘어진 사람 발로 찬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퇴장...
    그런데 이태리 선수가 퇴장...

    뭐 심판놀음 아니겠습니까...

    Ralph 2014-08-13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뭐.. 축구를 본다는게.. 그냥 단순히 즐기기 어렵군요.... 그래도 이런 정치학적 ? 관점을 염두에 두고 즐기는 것도 축구를 즐기는 방법이 될 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13 15:03   좋아요 0 | URL
    그냥 블레터의 가족 장사가 되었습니다. 이 책 보시면 상상을 초월한 돈장사에 입을 못 다뭅니다.
    하루 빨리 블라터 같은 인간은 쫒아내서 새로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출되어야 하지 않을가 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