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랑,  이 토 록  지 독 한  열 병  : 



 


 



이별 후에 찾아오는 것



 




                                                                                                이 글은 내가 겪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별 후에 찾아온 아픔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 사랑과 이별을 말하기 전에 먼저 주사기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는 당신을 설득할 수 없다. 양해...... 부탁드린다. 

문구점에서 장난감  주사기를 산다. 물론 이 주사기에는 주사바늘은 없다, 장난감'이니까. 오케이 ? 물속에 주사기 주입구를 담근 후 피스톤을 뒤로 빼서 일정한 물을 담는다. 그리고 피스톨을 당겨서 물을 배출한다. 이때, 주사기에 들어 있는 물을 빼는 데 사용된 악력'이 압력이다. 이 원리가 바로 혈압이다. 그렇다면 주사기의 압력을 높이는(혈압을 높이는) 원인은 무엇일까 ? 하나는 설탕이고 다른 하나는 소금이다. 설탕은 피를 걸쭉하게 만들고 소금은 피의 염도를 높인다. 쉽게 비유하자면 : 설탕은 피를 탕수육 소스로 만들고, 소금은 피를 바닷물로 만든다.

순수한 물이 설탕으로 인해 걸쭉한 물이 되면 피스톤 압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혈압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소금은 ? 짠 음식을 먹으면 갈증이 나는데 까닭은 혈액 속 염도가 높아져서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혈액량이 늘어나게 된다. 혈관 구멍 크기는 일정한데 혈액량이 늘어나니 당연히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설탕뿐만 아니라 소금이 비만의 주범인 이유는 혈액량의 증가가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체중을 관리하는 선수들이 체중 조절 기간 동안 철저하게 소금을 제한하는 것은 수분이 인체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외에도 피스톤 압력을 높이는 원인은 주사기 투입구에 주삿바늘을 끼울 때 발생한다. 그러니까 구멍이 작아지면 피스톨 압력도 당연히 높아진다. 혈관 구멍이 작아지는 것이 바로 동맥경화이다. 동맥경화란 동맥 속에 지방이 쌓여서 돼지처럼 뚱뚱해지는 것이다. 종합하면 : 고혈압은 설탕 과다, 소금 과다, 지방 과다의 합작품인 셈이다. 다시 말해서 고혈압은 영양 과잉 상태'인 것이다. 고혈압과 비만이 밀접한 관계인 이유이다. 여기까지가 주사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지고 난 후부터 오랜 체증으로 고생했다. 원망할수록, 갈망할수록, 희망할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했다.

그때부터 코카콜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 병, 두 병, 세 병. 그렇게 마시다 보니 하루에 평균 7병의 코카콜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는 이별 후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는데 나는 이별 후에 코카콜라가 찾아왔다. 누구냐, 넌 ? 그렇게 3,4년을 체증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코카콜라를 약처럼 마셨다. 탄산 알갱이가 피라냐처럼 내 혓바닥을 물어뜯으며 산화할 때 묘한 쾌락을 느끼곤 했다. 그때는 몰랐다. 불면과 설탕 덩어리인 코카콜라가 내 혈압을 높인다는 사실. 내 혈압은 1990년대 증권 호황기 때처럼 연일 상종가를 치기 시작했다. 150, 160, 170.......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1일 1식이었다.

1식을 하자 막막한 마음이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황망했다. 나는 이별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것이 아니라 과식 때문에 막막했던 것이다.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그러니까 내 사랑 이야기는 주사기로 시작해서 고혈압과 코카콜라 그리고 1식으로 끝나는 서사이다. 제목만 보고 사랑에 대한 낭만과 쓸쓸한 감성을 기대했다가 크게 실망했다면 그것은 내 죄가 아니다. 황망하게도 사랑이란 게..... 사랑이란 게 그런 식으로, 그런 식으로, 그런 식으로....... 글러 먹는 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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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2-15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날 아이들 말에 그런 말이 있었어요. 아마 뭔가를 선택하기 어려운 순간에 등장하는 말이었는데.

˝코카콜라 맛있다. 맛있으면 또 먹지. 딩동댕동......˝

라로 2018-02-15 08:36   좋아요 2 | URL
고무줄 하면서 부르던 노래 아닌가요?? ㅎㅎㅎㅎ 저 고무줄 잘 했는데. ㅎㅎㅎㅎ 아~~~추운 날 하는 고무줄이 더 기억에 남아요! ㅎㅎㅎㅎ 근데 노래 가사가 ‘또 먹지’ 뒤에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딩동댕동’ 너무 빨리 나온 듯? 뭐 기억이 안나니 여기서 이만...두 분, 멋진 알라딘 지기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

syo 2018-02-15 08:37   좋아요 0 | URL
고무줄 하면 전우의 시체를 넘고너어....ㅎㅎㅎ
라로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곰발님 글에서 설 인사를 드리는군요 이것참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5 09:16   좋아요 0 | URL
아니.... 고무줄 놀이 때 부루는 노래는 어찌 쇼 님이 아신답니까 ? 갸우뚱.. ㅎㅎ
쇼 님, 라로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syo 2018-02-15 09:30   좋아요 1 | URL
아니 이거 왜 이러세요. 소싯적에 고무줄 한 번 뛰어봐야 진짜 남자 아닌가요?ㅋㅋㅋㅋㅋ

곰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

라로 2018-02-15 11:34   좋아요 2 | URL
제가 남편과 저녁 먹고 온 사이에 두분 아주 귀여워~~~!! ㅎㅎㅎㅎ 남자애가 고무줄 더 잘 했어요!! 믿을 수 없었죠!! 그렇지만 편을 먹으면 늘 그아이를 우리편에 합류시키려고 무척 애를 썼던 기억이 어슴푸레 나네요. 토비 님이 그런 남자애였구나!! 곰발 님은 고무줄 자르고 도망가던 남자애???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5 11:57   좋아요 1 | URL
라로 님, 저는 초등학교 때 전학을 하도 많이 다녀서
초등학교 친구가 거의 없습니다. 전학만 6번 갔더라고요.. 도곡동, 양재동, 말죽거리, 경기도 어디, 뭐 등등등...

전 어릴 때 망까기를 즐겨했습니다.. ㅋㅋ

겨울호랑이 2018-02-15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5 09:16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 평창 뛰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samadhi(眞我) 2018-02-2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실망이에요. 큭큭... 또 어떤 얘기를 풀어놓을까 마음 부풀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저 스스로에 대해 실망하고 있는 중이랍니다아..
 

 

 

 

 

 

 

 

 

 

 

 

 

 

                                       

 

내    숭    과        숭   고    :  

 

 

 

 

 




시바, 뭘 봐 ?




 





일본의 행인들은 다른 행인을 보지 않는다. 대도시의 공간 속에서 남을 보고 의식하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 우선 보지 않는다는 말을 잘 새겨야겠다. 공공의 장소이므로 시선은 비교적 자유롭다 하더라도, 내 경험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체험은 전혀 다르다. 특히 한국에서라면 행인이나 인근의 타인들을 제 맘껏 쳐다보고, 지긋이 보고, 노려보고, 째려보고, 싱긋거리면서 보고, 구경거리처럼 보고, 느물거리면서 보고, 되돌아 뒷모습까지 챙겨 본다. 그러나 일본의 거리에서 행인들이 시선을 처리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 이미 한국인의 참견벽은 유명하며, 우리 스스로 그 점을 인정한다.


ㅡ 19-1. 남을 보지 않는다(1)



일본을 시선사회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말은 남들에게 보내는시선을 최대한 자제하는 사회, 서로의 시선을 조심하는 사회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종류의 조심 속에서, 다시 차분한 사회의 오의를 읽어낼 수 있다. 거꾸로 생떼 쓰듯이, 행짜를 부리듯 나번득이면서 남들을, 남의 사생활을 엿보고 간섭하려는 사회라면 그것은 반시선사회일 것이다. 타인의 시선과 몸, 그 인격과 영혼에 대해 영영 닿을 수 없는 아득한 염려와 배려가 종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사회일 것이다. 다른 수많은 나라에 비하자면 한국이 어느 정도 살 만한 곳이라는 기초적 사실을 기억하더라도,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은 더할 나위 없는 반시선사회로 보인다.


ㅡ 19-2. 남을 보지 않는다(2).  << 집중과 영혼 >> 김영민



 

 

 


뒤로 호박씨를 깐다거나  태도가 가식적이야 _ 라는 말을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 연극성(theatricity) " 이다. 주의할 점은 < 연극성 theatricity >   과 < 연극성 인격장애 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 > 를 혼동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후자가 병적인 증후라면 전자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무대 연출 욕망'이다. 네이버 프로필을 완성하기 위해 빈칸을 채우다 보면 like와 dislike 카테고리를 채워야 하는데 대부분은 좋아하는 것에는 정직한 사람, 예의바른 사람을 기입하고 싫어하는 것에는 거짓말 하는 사람 가식적인 사람 따위를 기입한다. 그런데 나는 이 생각 없는 생각 진술이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 예의 > 란 기본적으로 연극성에 기초한 과장된 마음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식사를 했는지가 궁금해서 식사하셨어요 _ 라고 묻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마음에 둔 말처럼 꺼내는 행위는 가식에 가까울까, 아니면 정식에 가까울까 ?  예의를 갖추기 위해 던지는 말과 행위는 대부분 마음에 없는 말과 행위'이다. 그렇기에 나는 기꺼이 like 카테고리 빈칸에 뒤로 호박씨 까는 행위, 가식적 태도 따위를 기입할 용의가 있다. 저는 뒤로 호박씨 까는 사람을 좋아합니다아.                                     나는 말끝마다 " 내가 바른 말을 자주 해서 출세를 못하는 성격 " 이라거나 " 내가 좀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한 편이어서...... " 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부디, 조까세요 ! 

 

철학자 김영민은 " 가장 좋은 삶은 연극(적)이라는 발견 " 이라고 말했다. 동의한다. 예의(바른 사람)는 기본적으로 무대 연출의 결과인 셈이다. 그렇기에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 아닐까. 김영민이 일본인의 특징으로 남을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을 때 그것은 < 알면서도 모른 체 > 하는 연극성을 지적한 것이다.  " 왕년 " 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꼰대가 되니까 " 소싯적 - " 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잠시 내 소싯적으로 돌아가자. 나는 눈에 잘 띄는 캐릭터였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묶고 다녔으며 에스닉한 목걸이를 서너 개 주렁주렁 달고 다녔고, 손톱은 검은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녔다. 그뿐이 아니다. 찢어진 청바지에는 mb***, 박근혜 *** 라고 쓴 후에 불에 타 죽는 쥐새끼 그림을 그렸다.

 

또한 흰색 무명티에 유성 매직으로 이성복의 그해 가을이라는 시의 한 구절을 필사했다.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이 행위의 뒷면에는 한국 특유의 시선 문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반항을 담고 있었다. 내가 하고 다니는 꼴이 워낙이 하이브리드, 아방가르드, 다다이즘, 아나키, 키치, 정신분열적이다 보니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 물론 내 정면에 있는 사람들은 시선을 애써 외면했으나 그 외면에는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욕망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는 못했다(흘금흘금 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내가 뒤돌아서는 순간, 모든 시선이 내게 집중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물론 나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라운드티 뒷쪽에 다음과 같은 문구도 잊지 않고 작성했다. " 시바, 뭘 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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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14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의 바른 사람’을 ‘착한 사람’이라고 볼 수 없어요. 예의 바르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못된 짓을 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거든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4 16:3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정답이십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

samadhi(眞我) 2018-02-2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독서모임 같이 하는 선생님 한 분은 박근혜 욕했다가 벌금 물고
그 정권 내내 중고로 산 마티즈 문짝에 박근혜 퇴진을 문짝만 하게 붙이고 다녔지요. 볼 때마다 웃기고 차 번호를 몰라도 그 분 차라는 걸 알게 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2   좋아요 0 | URL
오, 그분 제 스타일입니다. 이런 화끈한 딴지 좋습니다.. ㅎㅎ

samadhi(眞我) 2018-02-23 13:24   좋아요 0 | URL
촛불집회 내내 518광장에서 사회보신 분이죠. 우리 달님이랑 인터뷰도 하고 ㅋㅋ달님 열렬한 팬이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37   좋아요 0 | URL
아하 ! 그 여성분 말씀하시는 건가요 ?

samadhi(眞我) 2018-02-23 13:40   좋아요 0 | URL
남자분이고. 열렬한 문빠지요. ㅋ 우리 모임 사람들이 거의 다 그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50   좋아요 0 | URL
아, 누군지 알겟네요. 좀 통통하신 분이시죠 ?

samadhi(眞我) 2018-02-23 13:55   좋아요 0 | URL
마르신 분이에요. 광주에서 하신 분인데. 5.18 광장이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4:01   좋아요 0 | URL
아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죄송.. 제가 5.18광장이라는 말을 못 봤네요.. ㅋㅋㅋㅋ
 

 

 

 

 

 

 


 

                                              

 

게슈탈트, 얼평의 정치학적 수사  :




 


 




불초소생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206773841




 

                                                                                            내가 어제 작성했던 글을 부등식으로 풀어서 설명하자면 < 유사성 ≠ 동일성 > 이다.  예를 들면, 짝퉁 루이비통은 진품과 겨뤄서 진품 / 가품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품질을 갖췄다 해도 짝퉁은 유사성 범주에서 벗어나 동일성 범주 안으로 포획될 수 없다. 

짝퉁은 진품과 유사하게 흉내 낼 수는 있으나 아우라를 획득할 수는 없다. 그것이 바로 " 오리지널이 가지고 있는 힘 " 이다.  설령, 짝퉁이 진품보다 우수한 성능과 품질을 갖췄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짝퉁이다.  김일성 가면 소동에 대하여 국민의당(이후 바른미래당)은 다음과 같은 논평을 냈다. " 정부는 '김일성 가면' 응원에 대해서 김일성이 아니다 하면서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우리 국민과 언론이 보기에 '김일성 가면'으로 인식하면 '김일성 가면' 인 것이다. " 이 얼마나 빈곤한, 철학적 사유 없이 막 싸지르는 인식론인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바른미래의 입씨름꾼 하태경도 거들먹거린다.

" 통일부 발표처럼 미남의 얼굴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 미남이 김일성을 연상시킨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 북한에서 최고의 미남 기준이 바로 김일성이기 때문이다. "  하태경의 억지를 듣고 있으면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얼굴이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아아 ~       미남 가면은 한국인에게 최고 존엄과 얼굴이 닮아서 죄송합니다 _ 라고 해야 할 판이다. 그들 주장을 요약하자면 < 유사성 = 동일성 > 이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평범한 국민이 짝퉁 루이비통'을 진품으로 인식하면 진품 루이비통 가방인 것이다. 동일성 범주를 유사성까지 포함한 결정인 것이다. 진짜루 ? 응, 진짜루 !

그렇다면 국민이 보기에 위조지폐를 진짜 진폐로 인식하면 그것은 진짜 진폐가 된다는 소리도 된다. 와우, 성능 좋은 컬러 프린트 하나 구입하면 모두 다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유사성을 동일성의 범주로 인식하는 사고는 억지를 떠나서 매우 폭력적이며 위험한 상황을 도래할 수 있다. 영화 << 1987 >> 에서 박종운의 행방을 찾던 대공 수사관들이 박종철을 고문하는 이유는 박종철과 박종운이 단순히 " 아는 사이 " 라는 데 있다. 그들은 " 끼리끼리 " 라는 의미의 유사성을 본질의 동일성으로 파악한 것이다. 중세 마녀사냥도 유사성을 동일성으로 확장한 사례이다.

<< 不肖小生 / 불초 소생 >> 이란 말이 있다. 사극에서 자주 듣던 소리여서 우리에게는 익숙한 표현이다. 불초(不肖)는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소생(小生)는 자신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종합하면 부모님을 닮지 못한 못난 小生이라는 뜻이다. 이 행간 속에 숨은 뜻은 부모라는 원본과 자식이라는 복제의 운명론적 거리감'이다. 그러니까 자식이라는 유사성(similarity)은 결코 부모라는 동일성(identity) 범주 안으로 포섭될 수 없다. 언어학적 해석을 첨부하자면 전자는 기의이고 후자는 기표이다. 여기서 기의는 기표의 하위 카테고리이다. 그렇기에 자식은 부모 앞에서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왕에 잘난 척을 했으니 조금 더 아카데믹하게 말하자면 자기동일성(self-identity)적인 신체는 오로지 신밖에 없다. 스피노자의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불초 소생이다. 유사성이 동일성 범주를 뛰어넘을 수 있는(혹은 범주 안으로 포섭되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 아버지 살해 > 이고 다른 하나는 < 주체사상 > 이다. 전자는 자식이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로써 불초인 소생은 오리지널인 아버지 원본을  거세 혹은 분서함으로써 스스로 원본이자 동일자가 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를 주체사상을 찬양한다고 맹렬히 물어뜯지만,

사실 유사성 = 동일성으로 인식하는 그들의 인식론이야말로 주체사상(백두혈통 세습)에 가깝다. 왜냐하면 김정은(유사) = 김일성(동일)으로 인식하는 인식론과 닮았기 때문이다. 북한과 같은 인식론을 공유하는 쪽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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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8-02-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가면이랑 하태경 젊은(?) 시절 사진을 비교해 놓은 거 보니 둘이 똑같아 보이던데요. 입에서 똥만 싸고 똥싼 거 까먹고 안 치우고.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3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요. 하태경 젊은 사진 봐야겠네요.. ㅎㅎㅎㅎㅎ
 

 


 





김일성 가면과 문재인 정부




 



                                                                                                       한국인 일반의 평균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평균 얼굴'이란 만민의 평균치'일 것이다. 반면에 한국 미인의 평균값에서는 일반인 얼굴은 제외된다. 미인 중에서 평균치(데이터를 합성한)를 뽑은 얼굴이니까 말이다. 다음 사진은 한국 미인-들의 얼굴을 합성한 평균값이다.


미녀 가면






이 사진을 보고 누군가는 한가인을 닮았다고 생각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김태희를 닮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손예진을 닮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인 사진을 기계적으로 합성한 이 사진 속 여인은 어디서 많이 본 미인이지만 실제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미인이다. 설령, 싱크로율이 100%에 가깝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그것은 " 닮은꼴 " 이지 " 존재 증명 " 은 아니다. 당연히 이 가상의 얼굴을 닮은 사람은 평범한 범인보다는 실제 미인이 이 가상의 미인을 닮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대목이다. 북한 응원단이 응원가 < 휘파람 > 을 부르며 응원 도구로 사용한 미남 가면을 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이 가면'이 김일성 얼굴'이라는 것이다. 남조선 축제의 장에 북조선 김일성 가면이 등장했으니 논란이 일파만파. 하지만 이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하다. 김태희 얼굴이 미녀 가면과 닮은꼴인 이유가 김태희가 미녀라는 데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일성 얼굴이 미남 가면과 닮은꼴인 이유는 김일성이 미남이라는 데 있다. 무엇보다도 이 논란이 엉터리인 까닭은 김일성 얼굴을 신성시하는 국가에서 김일성 눈깔을 도려내고 그깟 가면이나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해명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그 시대 존엄을 상징하는 얼굴을 바닥에 내려놓는 불경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뭐, 눈만 뜨면 문모닝하는 자유한국당(스러운) 같은 쓰레기들이야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내가 정작 놀랐던 지점은 김일성 가면 논란을 두고 문재인 정부에게 실망했다는 입진보인 척하는 네티즌의 댓글-들'이다. 설령, 백 번 양보해서 그 미남 가면이 실제로 김일성 가면이라 해도 문재인 정부가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북한 응원단이지 문재인 정부는 아니지 않은가 ?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라. 만약에 일본 관람객들이 아베 가면을 쓰고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외쳤다면 당신은 문재인 정부를 비난할 것인가, 아니면 아베 정부를 비난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모든 잘못은 문재인 정부'에게 돌린다.  최근의 언론 보도를 보고 있으면 광기가 느껴진다.  평창올림픽 기사의 기승전 다음은 북한이다.  언론도 문제이지만 그 언론에 부역하는 당신도 문제다.  이제는 그 지긋지긋한 기레기 언론의 여론 선동질과 조작질에 속지 않을 때도 되지 않았나.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나 ?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놈이지만 같은 일로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다.



 

 

 

 


덧대기 ㅣ 내가 보기엔 김일성 가면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림은 옛날 교과서에 등장하는 바른 어린이 그림체를 닮았는데, 그렇다면 옛날 교과서는 북한을 찬양하는 행위가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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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2-12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해프닝에서 압권은 국당의 논평이었습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인식하면 맞다는...

그렇다면 늬들도 우리가 적폐라고 인식하면
인식하는 그대로 적폐가 되는 거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24   좋아요 1 | URL
정확한 워딩은 : 정부는 김일성 가면 응원에 대해서 ‘김일성이 아니다’ 하면서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우리 국민과 언론이 보기에 ‘김일성 가면’으로 인식하면 김일성 가면인 것이다. 국민정서를 고려한 응원이 되도록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일”


그런 식의 논리가 가능하다면 우리 국민이 보기에 박근혜를 닭으로 인식하면 박근혜는 사람이 아니라 닭이다.


이런 말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 ㅋㅋ

우우 2018-02-12 11:30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생각은 자유니까요.

하지만 김일성 가면은 관련 사진이나 자료등이 이미 비교 대조 가능 합니다.
비교 가능한 것을 왜 자꾸 회피하는지 모르겠네요.
젊은시절 김일성 사진 보면 저가면 김일성인거 대번 알아볼수 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33   좋아요 3 | URL
김일성 가면이라면 문재인 정부 욕을 하지 말고 김정은 정부 욕을 하세요..
그런 식의 논리라면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인데 가해자 욕은 안 하고 왜 피해자 욕을 하고 지랄이신지..

그리고 아니 그렇게 떳떳하다면 김일성 가면이 맞다고 하는 놈은 하나같이 다 왜 비로그인으로 댓글다는지..

Don´t talk rubbi 2018-02-12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일성 가면 맞습니다.

김일성이 맞는데 왜 아니라고 하십니까?

글 읽어보니 정말 보고 싶은거만 보십니다.

여당이 비난받아야할 이유는 그것을 아니라고 당신처럼 괴상한 논리를 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도한 언론을 가짜뉴스라며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의 자유는 어디갔습니까?

당신처럼 무조건 지지하는 사람들 때문에 중우정치로 귀결되는 겁니다.

선동과 조작은 지난 정부만의 유산이 아닌듯 합니다.

이글 자체가 궁색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26   좋아요 0 | URL
아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니 그 글을 최초 보도한 노컷뉴스가 오보였다고 사과하고 삭제했는데 무슨 말 ?!
노컷뉴스 언론 자체의 자유에 의해서 오보였다고 고백하고 삭제한 거임..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30   좋아요 0 | URL
로그인하고 비판하기에는 쪽팔려서 비로그인 댓글로 다네..
쓰레기 토크는 내가 아니라 님인듯
떳떳하다면 로그인 하고 들어오시길...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신기해. 김일성 그림이 맞다면 떳떳하게 로그인 댓글 달 텐데
뭐가 그리 쫄아서 비로그인 댓글을 다시나. 쪽팔린 거지. 로그 댓글 달면 뽀록나거든.. 쫄보새끼들..

우우 2018-02-12 12:14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비로그인이 뭐가 중요한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김일성 가면의 진실여부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논점을 일탈해서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하시네요.
김일성가면을 왜 김일성이 아니라고 해야하나요?

‘벌거벗은 임금님‘ 안데르센 동화 아시나요?
거기에 무지한 임금과 사기꾼, 그리고 동조하고 찬동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벌거벗고 거리행진을 하는데 어린아이만 진실을 말하는 내용입니다!

김일성 가면이 무슨 대수 일까요? 북한이 저런거 하루이틀도 아닌데...
다만 북한측에 주의경고 하고 넘어갈 사안에 대해, 정부측이 궤변을 더하고 사람들을 우민취급하니까 문제죠.
아직도 그저 잘생긴 사람을 가면으로 쓴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이런 댓글 쓰면 바로 수구기득권에, 욕을 먹어야 하는군요.

비로그인해서 글쓰기 잘했네요.
똥이 무섭다기보다 더러워서 피하고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4 12:2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가면이 뭐가 중요한 문제인지.. 이 빙시야..

syo 2018-02-1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지 저 백지얼굴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괴상한 논리, 가짜뉴스라며 언론 통제, 무조건 지지.

와, 이렇게 정확하면서도 통렬한 자기 인식이라니...... 소크라테스가 저 댓글을 칭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55   좋아요 0 | URL
그지새끼들이죠... 그러니깐 백색얼굴로 유령처럼 등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samadhi(眞我) 2018-02-1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게 노무현 탓이다로 몰아가던 그때처럼 하고 있는데 문꿀오소리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55   좋아요 0 | URL
미디어 환경이 이제는 180도 바뀌었습니다. 종이신문의 권위 몰락, 새로운 미디어의 선전, 그리고 이제는 팩트 확인이 기자에서 시민으로 주도권이 바뀌었다는 것도 그들에게는 불리한 거죠.이젠 시민 누구나 기사의 펙트를 체크할 수 있습니다..

akardo 2018-02-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저래서 전 비로그인 댓글은 막아놨습니다.그러니 아주 조용하더군요. 예전 노 전대통령 때처럼 여론 조작이 가능할 거라 믿는 수구 기득권들이 우스워요. 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1:53   좋아요 1 | URL
한번 속으면 속인 놈이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놈이 바보죠. 경험칙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호로요이 2018-02-14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일성 가면은 맞고, 문정부의 잘못은 아니다.
머 이정도가 사실에 가까운거 같네요
 

 

 

 

 

 

 


 




우물 안 개구리



 



 

                                                                                                                                                                                           개인의 모든 경험칙'은 " 일반화의 오류 " 에 빠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 개인 - 부분 > 은 < 집단 - 전체 > 에 비추어 본다면 매우 작은 편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세계-내-개인 " 은 모두 개구리다, 우물 안 개구리다.

최근에 서지현 검사가 안태현 성추행 사건을 고발하고 임은정 검사가 이에 동조하며 검찰 내부의 사악한 욕망과 은폐를 폭로했던 행위도 일반화의 오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개인이 경험하는 총량은 전체 DB 중에서 매우 작은 편린에 불과하다. 그래서 조직을 사수해야 하는 홍위병들이 내부 고발자가 폭로한 사실과 경험을 공격하는 프레임으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것이 " 일반화의 오류 " 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서지현 검사는 개인적 경험을 일반화해서 검찰 조직 전체가 마치 성범죄가 만연한 집단인양 그따구로 매도하지 마시져 ~                            

왜 아니 그러겠는가. 맞는 소리이다. 성추행을 일삼는 검사의 쪽수보다는 정직하게 자기 일을 수행하는 검사의 쪽수가 더 많을 테니까. 그렇다면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는 우물 안에서 바라본 하늘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할 자격이 없는 것일까 ?  누가 그 개구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최영미 시인의 시 < 괴물 > 에서 불붙기 시작한 논란에 대해서 이승철 시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 우리 EN 시인 " 을 옹호하며 최영미를 공격하는 태도도 홍위병의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전문은 아래 부록으로 옮겨 놓는다).  그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 중에서 내 눈에 단연 띄었던 것은 " 성처녀 " 라는 표현이었다.

봄처녀도 아니고 성처녀 ????!!  이 이야기는 일단 잠시 미루기로 하자.  그는 "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 " 라고 말한 후 그녀가 "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한다 " 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글에서 그녀가 쏟아낸 말의 신뢰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1994년으로 되돌아가서 그녀의 행실머리를 나열한다. 조금 유식하게 말하자면   :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을 때에는 메신저를 공격하라 _ 라는 고전적 정치 전술을 활용한 것이다. 즉, 때린 놈도 잘못이지만 맞은 년도 뭔가 맞을 짓을 했겠지 - 전술인 것이다.

읽다 보면 시인 이승철이 작성한 문장이라기보다는 가수 이승철이 작성한 문장이 아닐까 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문장과 논리가 조악하다. 그래도 참고 읽다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나는 이 문장에서 유레카를 외쳤다. " 그녀는 실천문학사에서 < 돼지들에게 >란 시집을 펴낸 적이 있었다. 그 시집을 보면 시적 소재로 등장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 시의 요점은 모두들 그녀에게 했다는 성적 추행의 이력이다. 어찌 보면 지독한 남성 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 왜 그녀는 그 시집에 등장한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을 만들어야 했는가. 어찌 보면 난 그게 의문스러웠다. "

이 긴 문장은 술부이다. 그렇다면 주부는 ?  성처녀이다. 주부와 술부가 호응하니 메시지는 분명하게 읽힌다. 그러니까 성처녀 행세를 하는 최영미는 알고 보니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들이나 만들어내는 경험 많은 여자'라는 의미가 담긴 것처럼 읽힌다. 성범죄 사건에서 사건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에게 덧씌우는 전형적인 공격과 유사하다. 비열하다, 졸라 !  이 논란의 핵심은 EN이지 최영미가 아니다. 이 논란에서 최영미라는 캐릭터는 별개의 문제이다. 핵심은 어르신의 성추행이니까. 끝으로 이승철 씨에게 한마디 : 이봐요, 명색이 시인인데 한글 맞춤법은 좀 지킵시다아.






에필로그



올해 새로 뽑힌 시인 협회 회장은 감태준이다. 그는 과거 성추문 논란으로 학교에서 해임된 전력이 있는 시인이다.








부 록






이승철 시인의 페이스북 글 전문


최영미 시인이 갑자기 떴다. 미투라고 했다. JTBC 손석희ㅡ최영미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문단에 만연한 성추행이라니,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수가 있나" 하며, 통탄하고 있었다.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

최영미의 그런 발언에 대해 절실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그녀의 가해자가 된듯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 지난번 호텔 집필실 사건이 터졌을 때 썩 달갑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그녀를 옹호했었다. 시인도 인간이기에 욕망에 자유로울 수 없지 않은가. 하긴 그녀는 손석희와 인터뷰 때 추악한 문단을 떠난지 오래였다고 했다. 허나 그 오랜 기억이 문단의 현재적 풍토인양 뉴스화됐다.

내가 1993년에 김남주 시인을 상임이사로 모시고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 황석영 선생 귀국 문제가 조직의 현안으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YS 정권 초창기였다. 그해 4월에 황석영 작가가 오랜 망명생활 끝에 귀국하여 안기부(국정원)에 체포되었기에 <국제 엠네스티> 등이 긴급행동요구를 발동해 황석영 석방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최영미 시인이 작가회의 사무실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영국 엠네스티 본부에서 황석영 문제로 전화가 와서 (서)울대 출신인 그녀에게 바꿔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매우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했기에 난 그녀에게 작가회의 사무국 간사로 일할 수 있냐고 요청했고, 그녀가 흔쾌히 수락했기에 이후 한동안 사무실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최영미 시인,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건 어찌보면 창비와 언론이 만들어낸 <최영미 현상>이 불러온 결과였기에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 1) 그녀의 시 구절 ㅡ "컴퓨터와 씹하고 싶다"는 말만이 오랫동안 술좌석에 회자되었을 뿐, 그때 우리는 그녀가 야기한 환멸의 미학에 얼마나 통탄스러워했던가.

1994년 어느날이었을 것이다. 서울 마포 아현동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 합평회>가 열렸다. 그날 창비에서 출간된 그녀의 첫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잔치는 끝났다"는 표현은 서정주 시의 표절이었다) 2)에 대해 수십명의 시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저자인 그녀는 물론 민영 시인 등 원로 문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는데, 몇몇 시인들이 그녀 시에 대해 사소한 비판을 했는데, 그때 그녀는 좌중이 놀랄 정도로 난리 부르스를 쳤다. 숫제 안하무인이었다고 할까. 그 싸가지없던 악다구니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합평회란 시의 문제점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이 오가는 게 상례건만 합리적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로 그녀는 피해의식으로 부르르 온몸을 떨었다.

그무렵 그녀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이 있었다. 그녀 시집에 등장한 첫남편(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었다)에 대한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었다. 남녀간 사랑이란 순탄치 않게 파국을 맞으면 둘 사이의 과거는 시쓰는 시인에게 증오로 표출될 수도 있다. 철학자 니체가 루 살로메의 가혹한 채찍을 언급한 것처럼 최영미는 그 남자의 혁띠를 들먹거렸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파탄은 통상 상대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만을 뇌리 깊숙이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즈음 그녀와 사귀고 있던 어느 소설가(유명 출판사 사장이었다)가 내게 무심결에 한 말을 듣고 난 깜짝 놀란 바 있었다. "야, 이승철 네가 최영미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거야. 혹시 너, 달라고 추근거린 거 아니야. 최영미가 네 이야기가 나오면 그딴 인간과 왜 자주 만나냐고 난리치더라. 너와 다시는 만나지 말라는데 네가 무슨 잘못을 한 거야."

ㅡ 아, 잘못이라뇨? 형님! 내가 그 잘난 여자한테 무슨 잘못을ᆢ 다만 황석영 석방대책 건으로 사무국 간사로 선임했는데, 모 선배시인이 그 (미친) 여자를 왜 작가회의서 일하게 하냐고 해서, 할수없이 본의 아니게 한 달도 못되어, 그만두라고 한 적이 있었을 뿐입니다. 어쨌든 내가 미안하다는 사과편지를 건네주었고, 그 후로 사적으로 만난 적 이 없는데, 이런 제기럴 영미ᆢ.

그 선배작가는 최 시인이 날 우습게 여기더라는 말을 이후로도 안주삼아 몇번이나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난 이런 씨부럴 하며 울화를 달래야 했다. 십여년 전인가? 그녀는 실천문학사에서 <돼지들에게>란 시집을 펴낸 적이 있었다. 그 시집을 보면 시적 소재로 등장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 시의 요점은 모두들 그녀에게 했다는 성적 추행의 이력이다. 어찌보면 지독한 남성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

왜 그녀는 그 시집에 등장한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을 만들어야 했는가. 어찌보면 난 그게 의문스러웠다.그 시집을 읽고 이걸 팩트로 믿어야 하나, 물론 시적 장치이지만, 여러 의구심이 들었다. 최영미 발언이 용기 있다고 한다. 어허 그렇다면 한국문학의 상징, 우리 En시인은 어찌할꼬나.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하여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남자의 성적 욕망이란게 얼마나 무서운가.그리고 그 욕망의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또 얼마나 지속적이고 치유 불가능한가.그걸 최영미 발언을 통해서 확인해본다.

1994년이던가? 소설가 이문열이 <시인>이란 소설로 En를 매도하다가 자신의 소설을 폐기처분한 바 있는데, 이제 최영미가 다시 등장했다.
난 미투가 두렵진 않다. 나도 한때는 여자사람을 좋아했는데 누가 나를 이십년, 삽십년 전 일로 미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옛날을 되돌아 본다. 타인의 불행이 더이상 나의 행복은 아니다.허나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                                              



1) " 최영미 시인,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건 어찌보면 창비와 언론이 만들어낸 <최영미 현상>이 불러온 결과였기에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 "


이 문장에서 최영미를 신경숙으로 바꾸면 오히려 더 선명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신경숙은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고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으며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녀는 자기 소설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건 어찌보면 창비와 언론이 만들어낸 < 신경숙 현상 > 이 불러온 결과였기에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 " 라고 분석한 대목은 어이가 없다. 이승철은 최영미의 << 서른 잔치는 끝났다 >> 가 이 땅의 민족 문학을 작살낼 만큼 파괴력이 높았다고 분석했는데(나는 그녀의 이 시집이 매우 후졌다고 평가하는 쪽이다만), 그것은 최영미 때문이 아니라 장정일, 하일지, 유하처럼 새로운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세 때문이라는 것이 보다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명색인 문인인데 문단을 이해하는 이해력이 굉장히 둔한 편이다.



2) 이승철은 < 서른 잔치는 끝났다 > 라는 제목이 서정주를 우라까이했다고 비판했는데, 아...... 진심으로 배꼽을 잡고 크게 웃었다. 잔치는 끝났다는 표현은 일상에서 관용구처럼 쓰이는 표현일 뿐이다. 서정주 이전에도 널리 쓰였던 표현이다. 서정주가 새롭게 직조한 표현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것을 두고 표절 운운하는 것은 구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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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8-02-0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는 우물 안에서 바라본 하늘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할 자격이 없는 것일까?

; 제가 페미니즘에 대한 언급할 때, 상대로부터 반격의 의미로 자주 받는 질문이 ‘마립간의 경험을 일반화 할 수 있습니까?‘라는 것인데, 그 때, 곰곰발 님의 위 문장을 사용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08 11:11   좋아요 1 | URL
입도 뻥긋할 자격은 주어야지요.. ㅎㅎ

저는 정말 답답한 것이 막힌다 싶으면 무작정 그건 일반화의 오류예요.. 이런 말 하는 부류입니다.
정말 짜증남..니다..

마립간 2018-02-0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N 시인이 누구입니까? 인터넷에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한던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08 11:10   좋아요 0 | URL
고은입니다.. 유승민이 대놓고 교과서에서 빼자고 한 기사가 전송된 걸 보니 이젠 아예 이름 까고 말하는군요.

cyrus 2018-02-0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말에 ‘고X’을 언급하는 기레기들이 없을 것 같군요. 그래도 한 번 기레기는 영원한 기레기라서 연말에 정신 나간 짓을 하는 기레기가 있을 것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0:25   좋아요 0 | URL
아마, 이 기사를 황석영이 가장 좋아할 겁니다.
황석영이 은근 고은을 싫어했거든요... 솔직히 고은은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때 큰 측면이 있기에
황석영이 열받아서 이명박 정권에 붙었다는 소리도 있었죠. 항간에는..

잠자냥 2018-02-0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람 페이스북 가보니 소속이 ‘한국문학평화포럼‘이라고 나오던데 거기 바로 옆에 명예회장 ‘고은‘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참나.... 가지가지합니다. 말도 안되는 문장과 논리로 홍위병 노릇이나 하고 있고 정말 부끄럽지도 않은가 봅니다.

좀전에 어떤 기사 보니 고은이 마스크에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쓰고 수원 자택에서 바깥 동정 살피는 모습이 포착되었더군요. 그토록 구질구질할 수가.....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0:23   좋아요 1 | URL
저도 그 페이스북 찾아서 봤습니다. 프필에 고은이란 글자가 박혀 있더라고요.. 아하, 했습니다..

저도 그 기사 사진 봤는데.... ㅎㅎㅎㅎ 아이고야. 이거 한국 문학의 위대한 거성이던 분이 어느새 경찰 포토 라인 앞에 설 떄 입는 패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셔서 놀랐습니다. 아니, 떳떳하시다면 왜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그러죠 이해 불가입니다..

수다맨 2018-02-0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영미의 성추행 경험과 폭로‘와 ‘최영미의 평소 성격(타인에 대한 뒷담화? 자기 작품에 대한 타인의 합리적인 비판 거부?)과 협애한 문학성‘은 당연히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얘기이지요.
전자가 A(성추행 경험과 폭로)이고 후자가 B(최 시인의 성격과 문학성)라면, B라는 원인 때문에 오늘날 A라는 사건이 발생해서 전체가 매도 당하고 있다는 식의 논리는 그릇된 것이라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0:21   좋아요 0 | URL
이런 것을 두고 전문용어로 물타기라고 하는 겁니다..

samadhi(眞我) 2018-02-09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장이 토할 것 같아요. 조금만 지나면 곧 이불킥하게 될 글을 이렇게 대놓고 쓰는지. 근데 글을 보니 이불킥 따위 할 사람도 아닌 듯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2 10:2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조금 쫄았을 듯합니다... 억지 논리를 펼치다 보니 논리가 억지일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