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탈트, 얼평의 정치학적 수사  :




 


 




불초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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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제 작성했던 글을 부등식으로 풀어서 설명하자면 < 유사성 ≠ 동일성 > 이다.  예를 들면, 짝퉁 루이비통은 진품과 겨뤄서 진품 / 가품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품질을 갖췄다 해도 짝퉁은 유사성 범주에서 벗어나 동일성 범주 안으로 포획될 수 없다. 

짝퉁은 진품과 유사하게 흉내 낼 수는 있으나 아우라를 획득할 수는 없다. 그것이 바로 " 오리지널이 가지고 있는 힘 " 이다.  설령, 짝퉁이 진품보다 우수한 성능과 품질을 갖췄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짝퉁이다.  김일성 가면 소동에 대하여 국민의당(이후 바른미래당)은 다음과 같은 논평을 냈다. " 정부는 '김일성 가면' 응원에 대해서 김일성이 아니다 하면서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우리 국민과 언론이 보기에 '김일성 가면'으로 인식하면 '김일성 가면' 인 것이다. " 이 얼마나 빈곤한, 철학적 사유 없이 막 싸지르는 인식론인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바른미래의 입씨름꾼 하태경도 거들먹거린다.

" 통일부 발표처럼 미남의 얼굴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 미남이 김일성을 연상시킨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 북한에서 최고의 미남 기준이 바로 김일성이기 때문이다. "  하태경의 억지를 듣고 있으면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얼굴이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아아 ~       미남 가면은 한국인에게 최고 존엄과 얼굴이 닮아서 죄송합니다 _ 라고 해야 할 판이다. 그들 주장을 요약하자면 < 유사성 = 동일성 > 이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평범한 국민이 짝퉁 루이비통'을 진품으로 인식하면 진품 루이비통 가방인 것이다. 동일성 범주를 유사성까지 포함한 결정인 것이다. 진짜루 ? 응, 진짜루 !

그렇다면 국민이 보기에 위조지폐를 진짜 진폐로 인식하면 그것은 진짜 진폐가 된다는 소리도 된다. 와우, 성능 좋은 컬러 프린트 하나 구입하면 모두 다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유사성을 동일성의 범주로 인식하는 사고는 억지를 떠나서 매우 폭력적이며 위험한 상황을 도래할 수 있다. 영화 << 1987 >> 에서 박종운의 행방을 찾던 대공 수사관들이 박종철을 고문하는 이유는 박종철과 박종운이 단순히 " 아는 사이 " 라는 데 있다. 그들은 " 끼리끼리 " 라는 의미의 유사성을 본질의 동일성으로 파악한 것이다. 중세 마녀사냥도 유사성을 동일성으로 확장한 사례이다.

<< 不肖小生 / 불초 소생 >> 이란 말이 있다. 사극에서 자주 듣던 소리여서 우리에게는 익숙한 표현이다. 불초(不肖)는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소생(小生)는 자신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종합하면 부모님을 닮지 못한 못난 小生이라는 뜻이다. 이 행간 속에 숨은 뜻은 부모라는 원본과 자식이라는 복제의 운명론적 거리감'이다. 그러니까 자식이라는 유사성(similarity)은 결코 부모라는 동일성(identity) 범주 안으로 포섭될 수 없다. 언어학적 해석을 첨부하자면 전자는 기의이고 후자는 기표이다. 여기서 기의는 기표의 하위 카테고리이다. 그렇기에 자식은 부모 앞에서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왕에 잘난 척을 했으니 조금 더 아카데믹하게 말하자면 자기동일성(self-identity)적인 신체는 오로지 신밖에 없다. 스피노자의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불초 소생이다. 유사성이 동일성 범주를 뛰어넘을 수 있는(혹은 범주 안으로 포섭되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 아버지 살해 > 이고 다른 하나는 < 주체사상 > 이다. 전자는 자식이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로써 불초인 소생은 오리지널인 아버지 원본을  거세 혹은 분서함으로써 스스로 원본이자 동일자가 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를 주체사상을 찬양한다고 맹렬히 물어뜯지만,

사실 유사성 = 동일성으로 인식하는 그들의 인식론이야말로 주체사상(백두혈통 세습)에 가깝다. 왜냐하면 김정은(유사) = 김일성(동일)으로 인식하는 인식론과 닮았기 때문이다. 북한과 같은 인식론을 공유하는 쪽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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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8-02-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가면이랑 하태경 젊은(?) 시절 사진을 비교해 놓은 거 보니 둘이 똑같아 보이던데요. 입에서 똥만 싸고 똥싼 거 까먹고 안 치우고.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3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요. 하태경 젊은 사진 봐야겠네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