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 바퀴돈.

 

 

 

 

 

 

강릉 여행 때 신사임당 생가인 < 오죽헌 > 을 방문한 적이 있다. 조선시대 명문가'였으니 요즘 말로 치면 강남 부자'일 터인데 방'들이 모두 작아서 속으로 궁시렁거렸던 적이 있다. " 에계계 ? " 꾀죄죄한 규모였던 것이다. 왕이 머무는 궁궐도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규모가 아담했다. 생각해 보면 방이 작은 이유는 세간이 단촐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이야 별별 살림살이가 방을 가득 채우지만 옛날만 해도 장과 궤만 있으면 되니 방 규모가 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궐과 명문가 집 규모가 이 정도이니 가난한 백성이 사는 초가집은 말을 안해도 짐작이 간다. 꾀죄죄한 방구석은 그렇다 쳐도 세간 하나 없는 방구석 풍경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 방을 살펴본다.

 

욕심 많은 다람쥐가 꾸역꾸역 도토리를 쟁여 두듯 내 방은 온통 잡다한 세간으로 가득하다. 침대, 옷장, 옷걸이, 책상, 책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사방 벽은 온통 가구들이 차지했다. 문득 청결을 강조하는 현대 주거 형태는 오히려 벌레들이 살기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판 밑에는 벌레들이 살기에 좋다. 어디 그뿐인가. 벽에 붙인 가구 뒤는 벌레들이 은신하기에 좋은 장소'다. 달리 생각하면 세간 하나 없이 살던 옛 사람의 방이 오히려 벌레가 살기 힘든 구조였다는 생각이 든다. 장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으리으리한 장과 궤는 부잣집에나 있는 사치품이니 초가집 방구석에는 벌레들이 숨을 장소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바퀴벌레나 돈벌레(그리마)를 부자벌레'라고 했다.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벌레들 입장에서는 초가집 방구석은 몸을 숨길 곳이 없었다. 더군다나 가난해서 땔감을 땔 수도 없었으니 추위에 약한 벌레 입장에서는 훈훈한 부잣집이 제격이지 않았을까 ? 숨을 곳도 많으니 말이다. 돈벌레를 자세히 볼 기회가 있었다. 침대 옆 벽에 돈벌레가 붙어 있길래 종이로 다리를 살살 건드려서 쫒아낸 후 잠을 청했으나 찜찜해서 불을 켜니 그 돈벌레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서 꼼짝도 않고 있었다. 그러기를 세 번, 지친 나마지 나는 잠을 포기한 채 가까이 다가가 벌레를 유심해 보다가, 아..... 시바 ! 사랑에 빠져버렸다. 농담이 아니라 돈벌레를 돋보기로 자세히 보면 굉장히 예쁘다.

 

다리 하나 하나 뜯어보면 길게 시원스레 뻗은 다리는 아름답다. 무엇보다도 그리마(돈벌레)의 캄캄한 눈이 예쁘다. 슈렉에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아닌가 ? 그때 깨달았다. 관상용 꽃과는 달리 작은 들꽃은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오래 보아야 예쁜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우리는 흔히 지네나 돈벌레처럼 다리가 많은 다지류를 보면 공포에 사로잡혀서 부들부들 떤다. 공포 때문이었을까 ? 지네를 보면 피가 얼굴에 쏠려서 홍조를 띠고, 심장 박동수가 올라간다. 그리고 지네보다 더 강력한 독을 가진 뱀을 만나면 소리를 지르기는커녕 입도 벙긋 못한 채 한동안 도망칠 생각도 못한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러한 반응은 두려움에서 오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부끄럼을 탈 때 몸이 반응하는 현상과도 비슷하다.  짝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 있던 경험을 떠올려라. 상기된 얼굴에 긴장으로 가볍게 떨리는 손, 송글송글 맺히는 땀, 두근거리는 심장, 자연스럽게 웃으려고 해도 긴장된 근육은 어색한 미소만 만든다. 그렇다, 지금 당신은 징그럽고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것이다. 저것에 물리면 아프다는 사실, 사랑은 독과 마찬가지로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당신은 알고 있다. 인간은 독이 있는 존재'을 사랑하게 된다. 물리면 아프고 어쩌면 그 독이 온몸에 퍼져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사랑에 빠진다.  김광석이 부른 < 꽃 > 이란 노래를 듣다 보면 자주 꽃처럼 예쁜 지네가 생각난다.

 

김광석은 부른다. 꽃이 지네 / 들과 산 사이로 / 꽃이 지네. 나는 이 가사가 " 꽃지네 " 처럼 들려서 " 꽃지네, 산과 들 사이로 " 로 독이 퍼져나가는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언제 한번 독한 년에게 쏘이고 싶다. 독한 사랑 하고 싶다. 비록 내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라도 말이다. 나는 위험한 여자가 좋다.

 

 

바퀴벌레와 코카콜라 ▼

 

바퀴벌레와 코카콜라

 

- 부제: 바퀴와 코카콜라 이야기를 하다가 느닷없이 페루로 끝나는 글

 

 

 

1. 어쩌면 아웃벡 :  바퀴벌레 내장 통마늘 스프 요리

 

사전에 <딱정> 이라는이름의 곤충은 없다. < 딱정벌레 > 라는 이름이있을 뿐이다. 같은 이유로 < 사슴 > < 사슴벌레> 는 전혀 다르다. 사슴은 사슴과에속하는 동물이고, 사슴벌레는 사슴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그렇다면< 바퀴벌레 > ?!

 

바퀴벌레의 정식 명칭은 바퀴. 바퀴벌레가 아니다. 그러므로바퀴는 바퀴과에 속하는 곤충이지, 바퀴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구상에 바퀴벌레과 곤충은 한마리도 없다. 그런데 우리는 철썩같이 바퀴를 바퀴벌레라고 알고 있다. 그런식으로 유유상종 하자면 사슴과 사슴벌레도 모두 하나다 ! 우리가 바퀴를바퀴벌레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는 바퀴라는 곤충에 대한혐오와 경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둘의 관계는곰곰생각하는발 박사의 어투를 빌리자면 < 질문 : 하우아 유 >  < 답변 : 아임 파인탱큐. 앤드 유’ > 의 관계와 같다. 바퀴와 벌레는 장소팔과 고춘자, 서수남과 하청일이고  유재석과 박명수, 팝콘과 콜라, 맥주와 치킨 사이.

그런데  바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이나백해무익한 해충일까? 인간이 바퀴를 징그러운 해충이라고 규정한 후 < 박멸 > 한다면, 어쩌면 지구는 멸망할 지도 모른다. 곤충은 지구 생태계 종 70%를 차지한다. 자연생태계에서곤충은 좋은 식량이다. 많은 동물들이 곤충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바퀴는새나 쥐, 고양이와 개도 즐겨 먹는 일용할 양식이다. 그뿐이 아니다. 개미도 바퀴를즐겨 먹으며, 심지어는 바퀴도 바퀴를 즐겨 먹는다. 바퀴는닭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3배나 많다 !  이 녀석은 말 그대로 단백질 덩어리다.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인 셈이다. 영양학적 가치를 인정한다면 바퀴는아웃벡 같은 패밀리레스토랑에 선보일 만한 자원이다. 조인성이 나와서 내가 다 해줄게. 바퀴 위에 구운 마늘을 이렇게 으깨서...한 입 ! “

 

만약에 인간이 바퀴를 멸종시킨다면 그 영향은 나비효과가 될 것이 분명하다. 바퀴의 상위 포식자는 그만큼 먹이를 먹지 못하게 되어 개체수가 줄어들고, 바퀴의 상위 포식자가 줄어들면 바퀴의 상위 포식자를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 또한 굶어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바퀴의 박멸은 생태계의 재앙을 야기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 세상에 잡초라는 이름을 가진 풀은 존재하지 않듯이, 해충이란 곤충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깐 < 해충 박멸’ > 이라는 문구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존나 촌스러운 의기양양이다. 자연생태계의 입장에서 보자면 바퀴는 매우 소중한 식량 자원 중하나이다. 오히려 인간이라는 동물이 해충에 가깝다. 자연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은 바퀴가 아니라 인간이다.

 

바퀴는 무척 착한 곤충이다. 건강한바퀴는 목숨을 걸고 인간이 사는 부엌에 가서 실컷 먹은 후 바퀴의 은신처로 돌아와 자신이 먹은 먹이를 액체 형식으로 토해 놓는다. 그러면몸이 아픈 동료나  늙은 동료들은그 액체 먹이를 함께 나눠 먹는다. 내가 바퀴에게 먹은 걸 다 내놓으면 다시 배가 고프지 않느냐고 물었더니바퀴는 싱긋 웃으면서 괜찮아 ! 난 건강하고 달리기도빠르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먹이를 찾으면 돼. “ 라고 말해서 나를 감동시켰다.  인간은 가끔 나눔을 실천하지만 바퀴는 날마다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심성 고운 곤충이다. 인간이 사악한 이유는바퀴의 나눔 정신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바퀴를 죽이기 위한잴 형태의 독약은 바퀴의 고운 심성을 이용한다. 이 독약을 먹은 바퀴는 먹자마자 죽지 않는다. 제조회사에서 서서히 독이 퍼져서 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독약을 먹은 바퀴는 굶주린 동료를 위해 자신이 먹은 맛있는 먹이를 내놓는다. 동료들은 독약인지도 모르고 먹는다. 그들은 함께 죽는 것이다.

 

 

 

2. 어쩌면 잉카의 후예들 : 코카콜라 만드는 법

 

나는 하루에 평균 중간 크기의 페트병 콜라 다섯 개를 마신다. 1.6리터 대용량 코카콜라는 삽십 분 안에 다 마신다. 내가 캔이나 병 콜라를 마시지 않고 뚜껑 달린 콜라를 마시는 이유는 탄산의 유출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이다. 한 모금마시고 나서 바로 뚜껑을 닫는다. 그래야지 콜라 특유의 맛을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청량음료를즐겨 마시지는 않는다. 주스와 코카콜라가 아닌 음료는 거의 마시지 않는다. 오로지 코카콜라다. 팹시도 안 된다. 8.15콜라도 안 된다. 극장이나 롯데리아에서 파는 콜라는더더욱 안 된다. 그것은...... 콜라에 대한 모독이다. 나는 애인과 헤어지고 나서 코카콜라 양을 만난 것이다. 프로이트라면나의 코카콜라 집착 < 이별이라는 트라우마가 특이식성으로 변한 예 >라고 진단한 후 이러한 특이식성을 가진 사람은 한니발 렉터 박사 이후 두 번째라고 말할 것이다. 하여튼, 나는애인과 결별을 한 후부터 코카콜라를 사랑하게 되었다.

 

바퀴벌레와 코카콜라는 닮았다. 바퀴와벌레가 뗄래야 뗄 수 없는 찰떡이듯이, 코카와 콜라도 그렇고 그런 관계다. 벌레 하면 바퀴이듯이, 콜라 하면 코카. 코카콜라에서 코카는 펩시콜라에서의펩시처럼 인위적으로 지은 네이밍이 아니다. 코카는 원래 코카라는나무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코카 잎에서 코카인과 코카콜라를 만든다. 또한  콜라는 콜라 나무 열매로 만든 청량음료를 총칭할 때 부르는 말이다. 그러니깐 코카콜라는 코카 나무와 콜라 나무의 잎과 열매로 만든 음료수인 것이다.

 

운명이란 이런 것일까 ? 1년 전 해외토픽에 이런 기사가 난 적이 있다. 해고당한 직원이 작심하고 코카 레시피를 폭로한 것. 그가 폭로한 내용은 코카콜라는 페루 원주민의 침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었다. 그동안 코카콜라 회사는 은밀하게 페루 원주민의 침을 수입했다고 한다. 그러니깐 전세계인은 잉카의 후예들이 뱉은 침을 마시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기사를 해고 당한 노동자의 비분강개, 우수개, 황당무개()’라고 비웃었지만 나는 어쩌면 그의 주장이 진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했다. 왜냐하면 일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코카의 원산지는 페루다. 페루에서가장 흔한 것은 국화인 해바라기와 코카 나무와 콜라 나무다. 잉카의 후예들은 특정 나무의 잎을 즐겨씹는데, 이 잎을 씹으면 잎의 성분이 침샘을 자극해서 침이 많이 분비된다. 그들은 이 침을 항아리에 저장을 해 숙성시킨 후 음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농담이 아니라 진실이다. 잉카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오면 이 침 범벅 음료를 준다. 이 잎이 무엇이겠는가 ? 그러므로 해고 당한 직원이 밝힌 코카콜라의레시비 비밀은 어쩌면 사실인지도 모른다.

 

바퀴와 벌레, 코카와 콜라처럼페루와 나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내가 해바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페루의 국화가 해바라기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페루를 사랑하기 전부터 해바라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고흐가좋았는지도 모른다. 내가 로맹가리가 쓴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를 읽고 페루를 찾아간 이유는 로맹 가리의 소설 때문이 아닌지도 모른다. 소설이좋아서 페루를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다. 나의 전생은 잉카의후예였을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인다. 인간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해바라기거나, 코카 나무이거나, 콜라 나무였을 것이다. 당신의중추 신경을 마비시켜서 히죽히죽 웃게 만드는 코카인이었을것이다. 내가 이토록 삐딱하며, 반문화적인 이유는 내 몸에흐르는 코카인 성분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코카콜라를 마신다. 잉카의 후예가 뱉은 침으로 만든 코카를 마실 때마다 페루가 생각난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코카 꽃 콜라 꽃. 아기 진달래.에이, 시발... 눈물난다. 그립다. 페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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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79436 ㅣ 지네포비아 : 실패한 첫사랑은 모두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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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our 2014-03-0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살아있음을 절절히 느끼고 싶소? 아, 사랑의 에너지는 힘이 쎄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11:01   좋아요 0 | URL
지네는 왠지 저에게 어떤 강렬한 본능을 일깨우게 합니다.
아주 멋진 놈이에요..독이 있는 것 전체가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놈은 독이 있어요.

rtour 2014-03-0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 사랑은 생 본능을 강렬하게 깨우지요. 사랑과 죽음은 맞닿아 있고, 사랑이 독을 내뿜는 것을 당연할지도. 바디유의 에로티즘을 읽고 싶구랴.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11:52   좋아요 0 | URL
바디우 말씀하시는 겁니까 ? 전 바따이유의 < 에로티즘 > 이란 책은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살펴보니 이 책을 2000년에 샀군요. 그때 어려웠나 봅니다. 읽다 말았는데 ( 밑줄이 앞부분에만 집중되어 있음 -_- )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이 병렬식 독서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진화 심리학 + 백과쟁명 + 신화학 + 소설 1,2 권 + 등등이어서.. 이렇게 읽으면 다 안 읽게 되더라고요.... 버릇을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에로티즘 읽고 싶지만 일단 마무리하고 읽어야 겠습니다.

rtour 2014-03-07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잘못 썼어요. 바따이유요. 에로티즘..강렬하게 아름다운 책입니다. 사실 가장 아름다운 책은 소설보다 철학책이더군요. 바따이유, 레비나스의 어떤 책들은..진짜 아름다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12:13   좋아요 0 | URL
읽던 책 접고 일단 이 시간부터 에로티즘 읽게습니다.

rtour 2014-03-0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 다만 개인차가 크지 않기를.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12:34   좋아요 0 | URL
저 바타이유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이 책은 책 디자인이 정말 훌륭했죠. 디자인 잘빠진 책 좋아합니다.

samadhi(眞我) 2014-03-0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네한테 물려봤어요. 대문없는 흙집에서 9년을 살았는데요. 물리면 정말 쓰라려요. 지네라는 놈 생긴 것도 무섭고 소름 돋지만 독기가 곰발님이 원하는 만큼일 거예요. 저는 발이 없거나 발이 2개 넘게 있는 모든 짐승이 너무 무서워서 정말 유난을 떨어요. 평소엔 선머슴처럼 굴다가도 그런 녀석들만 보면 바로 "여자"스럽게 변하고 만답니다. 아무리 해도 극복하지 못하겠어요. 잠자리도 못잡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15:17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지네 무진장 무서워합니다. 옛날에 군대에서 일하다가 그냥 산 기슭 바닥에 누워자다가 뭔가 간지러워서 눈을 떴더니 지나게 다리로 내 코를....

아마 제 평생 이보다 무서울 수는 없었음.... 오줌 쌀 뻔했다니까요. 귀신보다 더 무섭습니다...

2014-03-07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7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짝 : 선택과 간택 사이.

 

 

 

 

 

시작부터 설레발이 요란스러워 눈살을 찌푸리는 이도 있을 테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나는 5,6세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꽤 인기'가 좋다. 3등신인 아이들이 보기에는 7등신, 8등신인 어른보다는 4등신에 가까운 내가 친근한 까닭이다. 느낌 아니까.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이들이 와서 먼저 말을 건다. 사인sign'을 요청하는 아이들과 있다. 티븨'에서 많이 본 얼굴이란다. 아이들만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에는 또래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남고'인데도 불구하고 극기 훈련이나 수학 여행을 갔다오면 몇몇이 기념품을 챙겨서 내게 주고는 했다. 심지어는 일진들도 나를 챙기고는 했다. 이러한 인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졌다. 문제는 이성애자'가 아닌 동성애자'에게서 인기가 좋았다는 점이다.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인구에서 이성애자는 98%를 차지하고 동성애자가 약 2% 정도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2%에 해당하는 남자'들이었다. 공교롭게도 남자들과 아이들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나는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고 남자는 무관심을 떠나서 혐오하는 수준이다. 불행은 지금부터다.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으로 두루두루 사랑받던 나는 공교롭게도 젊은 여성들에게는 인기가 없었다. 인기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폭탄 수준이었다. 키는 작은 데다 목소리는 모기가 앵앵거리는 수준이고 시장에서 생선이나 파는 몸이니 인기가 없을 만도 했다. 더군다나 아토피로 고생을 심하게 해서 이곳저곳 긁으니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리가 없었다.

 

왜 그렇게 몸을 긁으세요 ? 아토피'입니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이 나를 싫어하는 태도에 대해 원망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것이 진화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배우자를 선택할 때 자신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조건을 선호하게 된다. 사냥에 능숙해야 하고 적과 싸워서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 있는 남자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한 진화 과정에서 여자는 키가 크고, 힘이 센 남자를 고른다. 현대 사회에서는 힘이 센 남자는 곧 지위가 높은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진화 과정 중 특이한 점은 여성이 낮은 목소리를 가진 남자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낮은 목소리가 성적 성숙, 큰 몸집, 건강한 유전자, 지배적 성향을 가진 남자들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 진화를 살펴보면 여성들이 몸집이 작고 모기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가진 나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성들이 이러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속물이라기 보다는 진화에 따른 본능적 태도'라는 점이다. 슬프게도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아이들 세계에서는 나름 스타이고 동성애 사회에서는 나름 잘생긴 축에 속한다는 것에 만족하자, 시바. 그건 그렇고 어제는 하루 종일 sbs 연애 다큐 < 짝 > 에 대한 불행한 소식으로 소란이 일었다. < 짝 > 에 출연했던 여성이 촬영 기간 중 자살을 한 사건이다. 이 방송을 한두 번 본 게 전부여서 섣불리 말은 못하겠지만 여성과 남성의 짝짓기 전략을 엿볼 수 있어서 나름 흥미로웠던 기억은 난다.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에는 지나치게 선명한 한계'가 있었다. 그 한계가 한 여성이 자살을 하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내가 " 언제가 그럴 줄 알았어... " 따위의 훈수를 둘 생각은 전혀 없다. 분명한 것은 자살과 우울을 무조건 하나로 엮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우울증 때문에 자살을 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자살한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말은 성립이 안된다. 상당수는 격정적 충동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다. 내 말은 자살이 오랜 준비 끝에 완성된 비극은 아니라는 말이다. 길을 걷다가, 아파트 계단을 오르다가 느닷없이 슬픈 격정에 쌓이고 망설임없이 몸을 던진다.

 

< 짝 > 은 상대방으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하면 징벌을 받는다. 혼자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 시청자에게 즐거운 오락거리를 선사하기 위한 벌이지만, 당사자 입장에서 보면 체벌에 가까운 징벌이다.  내가 남자 3호로 출연했다면 날마다 혼자서 도시락을 먹다가 성질이 나서 카메라를 쳐다보며 < 이명박의애제자이며전원일기둘째아들인유인촌문화부장관 > 처럼 말했을 것이다. " 에이, 승질 뻗쳐서... 찍지 마. 찍지 마. 시바. " 짝짓기에 실패한 사람을 위로는 못해 줄망정 조롱거리로 삼는 것이 온당할 수는 없다. 출연자는 이 장치 때문에 이중 삼중으로 소외된다. 첫 번째는 사랑받지 못한 존재라는 슬픔과 두 번째는 경쟁에서 도태되었다는 두려움이다. < 짝 > 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올 정도면 스스로 어느 정도 자신감에 차 있기에 신청했을 것이지만 혼자 도시락을 먹는 순간이 오면 자신감'은 우르르 무너지게 되어 있다. 

 

도시락 벌칙'은 제작진이 출연진에게 던지는 " 와신상담 " 하라는 메시지'다. 여자 2호님,  바늘 침대에서 주무시고 곰 쓸개를 씹는 심정으로 헝거 게임'에 매진하시죠 ?  이때부터 구애'는 시작된다. 소심한 구애'로는 상대방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구애는 보다 화려하고 적극성을 띠게 된다. 그런데 구애가 화려할수록 선택받지 못하면 그 상처는 두 배 커진다. 왜냐하면 소심한 구애를 했을 때 퇴짜를 맞는 것과 자존심 버리고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쳤는데 퇴짜를 맞는 것은 그 충격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후자는 따귀 맞는 기분일 것이다. 공작이 꼬리를 활짝 펴서 화려한 춤을 선보였는데 암컷 공작이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면 수컷의 날개'는 얼마나 무안할까 ? 사실 인기 프로그램인 < 짝 > 은 리얼 다큐'를 표방하고 있지만 전혀 리얼'하지 않다.

 

여기에는 < 남의 시선 의식하기 > 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공공 화장실 세면대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화장실 이용자가 손을 씻는 횟수를 체그한 실험이 있었다. 단, 여기에는 두 가지 사례가 적용된다. 실험 대상자가 화장실을 나왔을 때 로비에 사람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연출했다. 변화가 있을까 ? 화장실 로비에 사람이 있는 경우 화장실 이용자가 손을 씻는 경우는 80%였지만 화장실 로비에 사람이 없으면 손을 씻는 경우는 20%에 지나지 않았다. 즉, 많은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손을 씻는 것이다. 하물며 24시간 모든 곳에 카메라가 정착된 애정촌에서 벌어지는 행위'는 날것 그대로일까 ? 그렇지 않다. 말투, 표정, 감정 모두 카메라를 의식한 결과'다. 모든 행위는 과장된다. < 짝 > 은 트루먼쇼가 아니다.

 

트루먼은 적어도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모든 일상이 몰래카메라였다는 사실을 몰랐으니깐 말이다. " 애정촌 " 에서 맺어진 커플이 실제 연인으로 연결될 확률이 낮은 이유는 장기적 짝짓기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단기적 짝짓기 전략에서 성적 끌림의 기준이 되는 조건들은 장기적 짝짓기 전략 목록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좋은 예가 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여자들은 남자들의 낮은 목소리'에 끌린다. 하지만 이 " 낮은 목소리 끌림 " 은 장기적 짝짓기보다는 단기적 짝짓기에서 더 중요하다. 여자는 바람을 피울 때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남자와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남편감은 다르다. 결혼 상대자 조건으로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남성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애정촌'에 입성한 출연자들은 끊임없이 반복적인 선택 압력에 노출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데 출연자들은 이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된다. 이 선택은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여성 출연자 1호가 남성 출연자 7호를 선택한다면, 이 선택은 역으로 남자 출연자 1,2,3,4,5,6호의 간택에 영향을 준다. 사랑은 경쟁의 산물'이다. 나는 이 냉혹한 진실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깐 말이다. 나는 여성이 돈 많고, 키 크고, 잘생긴 남자를 선택하는 태도와 남성이 젊고, 예쁘고, 몸매가 좋은 여성에게 환호하는 태도'가 천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짝짓기에 실패했다고 해서 혼자 도시락을 먹게 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가 무표정하게 찍는 태도는 천박하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헝그리'다. 배가 부른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포만감이다. 사랑하는 순간 굶주리게 된다. 그러나 사랑이 헝그리 정신'이라고 해서 " 사랑의 헝거 게임 " 을 벌이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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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며끓인곰탕녀 2014-03-06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입니다. 오타 수정 안하셔도 될만큼 좋은 글입니다. 이젠 진짜 생선 파는 분으로 믿겠습니다. 곰발님 화이팅!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0:39   좋아요 0 | URL
곰탕녀 만날 때 싱싱한 고등어 한 마리 가지고 가겠습니다.

새벽 2014-03-06 12:4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곰탕 닉넴은 제 특허 사안입니다만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이거 새벽 님이라 생각했는데... ㅋㅋㅋㅋㅋㅋ. 다른 분이시군요..

rtour 2014-03-0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프로의 문제?는 공개 구애란 점이 크겠죠. 구애 과정과 결과가 만천하에 공개된다는 사실. 집 방구석에서 코파는 건 안부끄러운데 지하철에서 코파다 들키면 수치스럽기 그지 없는 것과 같은 이치. 선택에서 배제되었다는 수치심이 배가 되는, 그리고 상대를 진짜 호감하든 아니든 그 망신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정을 강화하고 그나마 호감가는 상대에게 추파를 과장해서 보내게 되는 심리. 선택받기 위해선 나도 네게 큰 관심이 있다고 대놓고든 은근히든 신호를 보내야하기 때문이죠. 어쨌든 이 공간에 짝짓기를 목적으로 갇힌다는 건 이중삼중의 압박감을 느끼겠다는 것과 다름 없는 일임은 사실이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0:4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선택받지 못한다는 두려움은 공개 수치'가 되기에 평소의 구애보다 더 큰, 자극적인 구애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평소의 구애 메시지는 단순하게 알사탕 하나 주는 것인데, 이게 방송이다 보면 구애가 과장되게 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새벽에 문 두드려서 자는 사람 불러내 구애의 몸짓을 크게 하죠.
그런데 이 구애의 몸짓이 클 수록 공개적 망신의 범위가 그만큼 커집니다. 이건 일종의 딜레마죠.
아마 여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할 겁니다.

samadhi(眞我) 2014-03-0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헝거게임은 정말 잔인해요. 무심코 던지는 돌에 개구리가 죽는 건 억울하고 슬프기 그지 없는 일인데.
유치원 때였던가. 위험하다고 학교 놀이터에서 그네를 못타게 한 적이 있었는데 남자애들 사이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던 여자애랑 같이 그네를 타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남자애가 선생님한테 이르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여자애가, "나는?" 하며 눈을 반짝이니까 그 남자애 수줍어하면서 그 여자애는 봐주겠다고 했거든요. 아, 그 순간. 느꼈던 세상의 잔인함^^ 이런 치사한 놈.
그나저나 만날 인터넷 기사에 뜨는데 한번도 못 본 프로그램이예요. 외적인 조건만 보고 작대기질 하는 추잡한 프로그램이겠거니 하며 관심을 두지 않았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0:41   좋아요 0 | URL
저도 한두 번 본 게 고작입니다. 그래서 잘 몰라요. 대충 짝대기 실패하면 혼자 밥 먹는구나, 그런 룰이 있구나 하는 것만 알아서 말이죠. 그나저나 그 녀석 눈이 낮기는 하군요. 여왕을 못 알아보다니 멍청한 녀석....
원래 어린 녀석들은 제대로 된 이성을 잘 못 찾죠.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눈 낮은 녀석같으니라구....

samadhi(眞我) 2014-03-06 10:47   좋아요 0 | URL
그여자애도 치사했죠. 저혼자만 살겠다고. 동료애가 없는 어린것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1:33   좋아요 0 | URL
나는 ? 이라고 말할 때부터 어떤 자신감이 있었겠죠.. ㅎㅎㅎㅎㅎㅎㅎ

rtour 2014-03-0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튼 쇼인지 알고 벌이는 트루먼쇼는 과장극으로 흐릅니다. 더 착한 척, 덜 속물인 척, 더 약한 척. 더 강한 척, 더 진실한 척..등등. 이 프로그램의 그 긴 역사에도 실재 성혼 커플은 극히 드믈다는 것이 이 구애극의 진정성을 증명해주는 것이겠죠. 나는 네게 반하지 않았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0:46   좋아요 0 | URL
그래요 ? 성혼 커플이 있긴 있어나 봐죠. 가만.. 글구 보니 결혼을 전재로 하고 만나는 프로이니 당연히 저는 결혼한 사람이 꽤 있겠다 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군요. 역시 즐인 님이세요. 저 마침 데이비드 버스의 < 진화심리학 > 읽고 있는데 마침 남녀 짝짓기 심리가 주여서 엮어 생각하기 좋군요...

rtour 2014-03-06 11:1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이 프로그램이 장수 프로그램이죠? 3년 이상 된 것 같은데...매주 방송했다면..꽤 한 것이고..2-3커플 있다고
들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1:33   좋아요 0 | URL
이 방송이 3년이나 됐다고요 ?! 오호, 장수 프로그램이구나...ㅎㅎㅎㅎㅎㅎ

곰탕우려내는새벽 2014-03-06 12:5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2~3년이 뭐에요. 제가 이 프로 마지막으로 본 게 적어도 5년은 된 것 같은데... (아닌가.. 읭.)

(+) 아, 찾아보니 첫방송이 2011년 3월이었군요. 음 이제 슬슬 노환이..

슈퍼고양이 2014-03-0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헝거 게임이 아니라 헝그리라... 좋으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1:06   좋아요 0 | URL
텍스트걸 님 제가 책 선물보냈는데 왜 계속 안 받으셔서 자꾸 재전송하게 만듭니까.

슈퍼고양이 2014-03-06 11:28   좋아요 0 | URL
잉? 어디로 보내셨는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1:30   좋아요 0 | URL
여기 기프트북이라고 해서 그냥 텍스트걸 님만입력하면 알라딘에서 텍스트걸 님 입력된 주소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다른 주소인가요 ? 일단 그냥 지켜보고 있음.... 도대체 몇 번 재전송이 이루어지나 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기프트북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고 싶어서 말이죠..

슈퍼고양이 2014-03-06 13:06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게 있군요. 알라딘 사용한 지가 하도 오래되서 주소가 옛날 거였네요. 다시 바꾸었어요. 주소!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3:16   좋아요 0 | URL
앗... 주소가 옛날 거 였습니까... 아이고 이거 알라딘에 미안해집니다. 주소 바뀌었으니 제대로 들어가겠죠 ?
좀만 기다려주십셔..

박조건형 2014-03-0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만 비추는 경우가 많아서 출연진은 많아도 카메라에 잡히는 사람은 몇 안되죠. 그게 참 불편하더라구용^^ 물론 시간적제약 있고 시청률이라는걸 무시 못하긴 하지만요. 그런데 이런 자살사건이 일어났는데 다른 사람들이 출현할 마음이 있을까요? 프로그램은 폐지될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1:3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 좀 자극적 서사'를 보여주는 사람만 보이더라고요. 얌전하면 아예 안 보입니다.
그게 상업 방송의 한계이기는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결국은 출연자 하기 나름이죠.

사실 전 거의 안 봐서 잘 모르겠습니다..ㅎㅎ

마립간 2014-03-0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경쟁의 산물이지만, 저는 단거리를 달리기로 볼 것이냐 (예를 들면 짝에서 짝짓기에 성공하는 것) 아니면 장거리 달리기로 볼 것이냐 (나에게 맞은 배우자를 찾아 - 그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의 관점에는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MBC 사랑의 스튜디오에서도 실제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프로그램에서 짝지워진 경우보다 뒷풀이에서 맺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짝은 (제가 한번도 못 봤지만) 사랑의 스튜디오보다, 사랑의 스튜디오는 행운의 청춘열차 (TBC 시절 짝짓기 프로그램)보다 (단거리 달리기의) 승패를 노골화시켰겠죠.

저는 (아마 추정하기로) 곰곰발님보다 키도 크지 않을 것이고, 목소리 톤도 낮지 않은데다가, 근력도 약하고, 재담도 없고, 가장 큰 약점은 여성을 냉소적으로 보는 성향 때문에, 여자를 사귀는 악조건은 풍부했죠. (아토피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달리기 식의 가치관으로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2:00   좋아요 0 | URL
짝짓기에는 단기적 짝짓기 성공과 장기적 짝짓기 성공이 있죠.
단기적 짝짓기란 말 그대로 결혼을 전제로 한 섹스가 아니고
장기적 짝짓기란 말 그대로 결혼을 전제로 한 섹스(결혼)이죠.
짝은 단기적 짝짓기 효과'죠.
이 프로에서 나오는 구애'는 사실 성공을 위한 제스츄어일 뿐이지
진심을 담보로 했다고 보기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트루먼은 진짜라고 믿었기에 진실된 행동을 하지만
< 짝 > 에 나오는 출연자는 이게 트루먼쇼'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남의 시선 의식하기'가 작동한 결과죠.


곰곰손 2014-03-0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ㅎㅎㅎㅎ헝그리 정신,/헝거게임 비유가 탁월하네요. -_-)b
저는 자살하는 사람이 반드시 우울증을 지니고 있을 거라 생각은 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대개의 자살에는 외적인 요인보단 내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외적 요인만이 자살 이유는 아닐 거란 생각이 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4:40   좋아요 0 | URL
저도 동의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쓸려고 했던 이유는 그녀의 자살 이유였는데 안 썼습니다.
전 그녀가 " 전이 " 현상 때문에 격정적 충동에 휩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헤어진 남자를 떠올리게 해서 전이'가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남자 출연자가 다른 여성분을 선택하자
여자는 갑자기 헤어졌던 그 사건과의 기시감에 빠진 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게 되는 것이죠.
과거 남자와의 헤어짐 아픔이 갑자기 폭풍처럼 밀려온 것은 아닐까 싶어요.

곰곰손 2014-03-06 14:5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네.. 그런데 제가 말씀 드리는 '내적 요인'이란..좀 더..
더더욱 내적인 부분이란 게 아닌가 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곰곰발님이 말씀하시는 '전이 현상' 또한 외적 요인이 된다는 거죠.
한 인간의 자살 뒤에는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할수 있으나
님이 말씀하시는 '격정적 충동'이 그리 짧은 시간안에
(오직)자기 혼자 홀로 발생시킬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거..

...등도 함께 감안해 이번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곰곰손 2014-03-07 02: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잇쒸~ 모야~
오랜만에 진지하게 덧글달았는데 개무시 당함. (콧방귀 끼며 하산)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09:08   좋아요 0 | URL
너였냐 ? ㅎㅎㅎ 왜 존댓말을 쓰고 그래. 난 그냥 다른 이'인 줄 알았어.
그리고 덧글이 많이 달리다 보니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론 존댓말을 해서 헷갈리게 만들지 마라...

rtour 2014-03-0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손 동의, 프로그램 참여가 촉발은 시켰겠지만 이게 다일 수는 없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4:40   좋아요 0 | URL
저도 동의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쓸려고 했던 이유는 그녀의 자살 이유였는데 안 썼습니다.
전 그녀가 " 전이 " 현상 때문에 격정적 충동에 휩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헤어진 남자를 떠올리게 해서 전이'가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남자 출연자가 다른 여성분을 선택하자
여자는 갑자기 헤어졌던 그 사건과의 기시감에 빠진 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게 되는 것이죠.
과거 남자와의 헤어짐 아픔이 갑자기 폭풍처럼 밀려온 것은 아닐까 싶어요.

만화애니비평 2014-03-06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님의 인기는 참...말하지 못할 정도로 놀라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18:51   좋아요 0 | URL
나같은 거지가 무슨 인기입니까. 과찬이십니다.

2014-03-0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09:09   좋아요 0 | URL
썸 님, 생각해 보니 섬'이라는 외자 이름을 가진 사람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에피큐리언 2014-03-0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독한 인어를 낚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13:45   좋아요 0 | URL
인어를 낚시로 낚으면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제가 직접 물속으로 뛰어돌어서 만나보겠습니다.

에피큐리언 2014-03-07 14:0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혹시 구두수선은 안하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7 14:08   좋아요 0 | URL
구두 수선은 하지 않고 버리진 구두 가죽이 아까워서 가방 주머니를 만든 적은 있습니다. 지금 들고 다니는 가박 주머니가 바로 제가 신다가 버린 구두로 만들었으니 뭐 구두 수선도 하는 군요. 어수선과 더불어 구두수선공이라고 불러주셔도 좋습니다.
 

 

 

 

 

 

 

 

 

 

 

 

 

 

 

 

 

 

 

 

 


 

 

 

여성 괴물(들)

 

 

 

 

 

 

영화 < 에이리언 > 시리즈에 등장하는 " 괴물 " 이 HR기거'가 디자인한 작품이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모른다. 이 자리를 빌려 말하자면 영화 속 괴물'은 기거'가 " 괴물과 남근 형상 " 을 섞어서 창조한 작품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페미니즘 이론으로 풀어서 해석하는 비평도 있다.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런 시각은 이미 흔한 예'가 되었으니깐 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괴물이 " 좆같이 " 생겼다는 데 있지 않다. 사실 공포의 주체는 남근을 닮은 괴물이 아니라 그 괴물의 무한한 생산성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공포스러웠던 장면은 리플리(시고니 위버)가 퀸 에이리언의 출산 공장을 발견하는 시퀸스'다. 이 무시무시한 생명력'은 인간을 숙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끔찍하다.

 

 

결국 영화 속 폭력의 주체는 남근을 닮은 수컷'이 아니라 남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폭력적인 암컷'이다. 영화 속 괴물은 사람 몸을 숙주 삼아 기생하는 존재여서 설핏 수컷에 가깝다고 생각되지만 자궁이 있는 몸을 빌리지 않고서도 생산 주체가 된다는 측면에서 괴물은 무성과 양성 사이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 비평에서 이 영화를 남성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 전사'라는 해석을 잘못되었다. 본질은 성질 더러운 암컷이 용감한 여성 전사와 싸우는 데 있다. 공통점은 모성'이다. 외계 암컷과 지구 여성은 모두 모성'에 뿌리를 둔다. 그들은 모두 생산적 주체'다. 내가 오늘 말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 여성 괴물 " 이다(여기에는 " 좆같이 생겼지만 암컷 " 인 괴물도 포함된다).  에이리언'처럼 좆같이 생겼지만 암컷인 대표적 괴물'이 바로 드라큘라'이다. 드라큘라는 에이리언 괴물과 마찬가지로 탁월한 생산, 나아가 출산 능력을 갖춘 존재'이다. 에일리언이 인간을 숙주로 활용하면서 자기 복제'가 가능하듯이, 흡혈 바이러스'도 인간 몸속에 숨어 있다가 본색을 드러낸다. 사실 흡혈귀에게 물린 사람들은 " 감염 " 되었다는 표현보다는 차리라 " 임신 " 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드라큘라는 목을 흡혈하는데 neck(목)에라는 단어에는 " 자궁 "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감안한다면 흡혈은 성교'에 대한 묘사라 할 수 있다. 송곳니는 남근이고 목은 자궁이다. 그렇다면 드라큘라는 수컷에 가까운 존재일까 ? 수컷이 자궁을 가진 암컷의 몸을 빌려 새끼를 낳는 존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드라큘라는 남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드라큘라는 자궁이 없는 남자의 몸에서도 자기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에이리언과 마찬가지로 무성과 양성 사이에 놓여 있지만 숙주의 자궁'을 빌리지 않고서도 새끼를 낳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성에 가깝다. 주류 사회가 두려워하는 것은 드라큘라의 < 파워 > 가 아니라 < 생산성/출산 능력 > 이다. 임신 기간은 감기'보다 짧다. 흡혈귀에게 물린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

 

식욕 부진'은 마치 임신한 여성에게 나타나는 철분 부족에 따른 현기증과 입덧 증상과 유사하다. 이처럼 감염'을 임신'으로 치환하면  서구 백인 사회가 드라큘라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피가 섞인다는 것에 대한 공포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흡혈귀 서사'를 관통하는 공포는 접촉 공포'다. 그것은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에 대한 백인 주류 사회의 근심'이다. 이 접촉 공포는 (순혈을 지키려고 하는)종족 보호 본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에 대한 공포를 무작정 인종 차별'로 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은 네오포비아(neophobia), 새것 공포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것 공포증'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된다.

 

 

" 사람과 쥐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쥐는 보통 새롭고 낯선 먹이는 아주 소량만 맛을 보며, 또 새로운 먹이가 여러 가지 있을 때에는 따로따로 먹지 절대로 한꺼번에 다 먹지 않는다. ( 진화심리학, 135쪽) "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음식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다. 새로운 음식은 대개 부모가 먹어보라고 권해야 비로소 먹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아이 입장에서 보면 부모는 자기에게 나쁜 음식을 권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구 백인 사회가 드라큘라'라는 낯설고 이질적 타자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유는 피가 섞인다는 공포와 함께 네오포비아'도 함께 작동한 탓이다. 중요한 것은 드라큘라가 가지고 있는 자가 출산 능력'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생산성은 오로지 암컷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드라큘라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에 가까운 존재'다. 여성 외모를 비하하기 위한 표현이 아니란 점을 미리 밝히고 말하자면 드라큘라는 " 좆같이 생긴 여성 " 이다. 드라큘라가 여성이라는 증거는 많다. 드라큘라 실제 모델이 엘리자베스 바토리'라는 부인이었다는 점과 드라큘라가 흡혈하는 부위인 목(neck) 이 여성 자궁이라는 뜻이라는 점도 그것을 뒷받침한다. 가만 보면 드라큘라가 눕는 관도 자궁을 닮았다. 그는 수컷인 척하는 암컷'이다. 여성 괴물'이다. 여성 괴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메두사'다. 에이리언이 겉모양으로 보자면 남근을 닮은 괴물이라면 메두사는 여성 성기를 닮은 cunt 괴물이다. 꿈틀거리는 뱀은 거웃이고 얼굴은 cunt다. 사람들이 메두사의 얼굴을 보면 딱딱한 돌이 되어 죽는 현상은 프로이드 식으로 말하자면 페니스 발기'다. 그들이 본 것은 메두사의 얼굴이 아니라 여자의 촉촉하고 검은, 아......

 

여성 괴물은 생각보다 많다. < 오이디푸스 > 이야기에 나오는 스핑크스'도 메두사와 마찬가지고 여성 괴물을 대표하는 슈퍼스타'이다. 스핑크스의 어원이 바로 똥구멍'이다. 그러니깐 스핑크스는 똥구멍 괴물'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배변 훈련을 가르치고 항문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존재는 엄마'다. 엄마는 항문을 관장하는 감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핑크스는 여성 괴물이면서 초월적 어머니 괴물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 그렇다면 오이디푸스는 왜 스핑크스를 물리치고 나서야 왕'이 되었을까 ? 간단하다. 왕이 되었다는 말은 어른이 되었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가 죽기 전까지는 어린이'였다는 간단한 공식이 성립된다. 여기에 스핑크스가 항문을 관장하는 괴물이라는 점을 접목시키면 오이디푸스는 구순기-항문기-남근기 기간 중 항문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 항문기를 벗어나 남근기에 접어들어야지만 상징적 어른이 된다.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의 만남은 바로 이 시기'이다. 그는 스핑크스를 제거함으로써 남근을 획득한다. 스핑크스가 던진 질문 " 저녁에 다리가 세 개 " 에 대해 오이디푸스는 늙으면 지팡이에 의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지팡이가 아니라 발기한 남근에 대한 은유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은 중세시대나 고딕 시대에서 등장할 법한 드라큘라 서사'가 21세기에 작동하는 사회'다. " 빨갱이 " 는 현대판 드라큘라'다. 우리가 흔히 쓰는 " 빨갱이 사상에 물들었다. " 라는 표현은 마치 " 드라큘라에 물려서 감염되었다. " 라는 말처럼 들린다. 빨갱이(종북세력)은 소문은 무성하지만 본 사람은 없다는 면에서 보면 " 처음 보는 음식 " 이다. 이와 같이 " 빨갱이 " 는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여서 네오포비아의 대상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빨갱이는 영원한 타자'이다. 문제는 네오포비아'가 아니다. 아이는 본질적으로 새 음식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지만 부모를 믿고 그 공포를 해소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국가가 나서서 오히려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를 공격한다. 피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순혈을 강조한다.

 

그래서 새것은 멀리하고 익숙한 것에만 집착하게 만든다. 바로 그러한 태도가 국가주의와 가족주의를 만든다. 국가주의와 가족주의의 핵심이 바로 익숙한 것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니깐 말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GDP 성장이 아니라 네오포비아를 없애는 것이다. 순혈이 중요하다고 해서 혼혈을 경멸하면 안된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애국심에는 반드시 적이 필요하다. 적을 만들 수록, 그래서 적이 많을수록 당신의 뒤통수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뒤통수, 조심해야 한다.

 

 

 

 

 


 

 

 

 

첨언.

 

불알 스토커의 < 드라큘라 > 에서 드라큘라 백작'은 초월적 존재'라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가깝다. 중세의 마녀 사냥이 그렇듯이 백인 주류 사회'는 변방에서 온 창백하고 낯선 존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타자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진행되는 풍문은 온통 악의에 가득 차 있다. 이 풍문에 의하면 드라큘라 백작은 기괴하며 무시무시한 악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주류 사회로부터 격리된 불가촉천민에 가깝다. 그는 사회적 약자'일 뿐이다. 어떤 공격에 대한 일반적 대응은 다음과 같다. ① 동작 멈추기  ② 도망가기 ③ 싸우기 ④ 복종하기 ⑤ 죽은 척하기  ⑥ 기절하기'이다. 여기서 관 속에 있는 흡혈귀들이 사람들에게 발각되었을 때 보이는 대응 방식은 " 죽은 척하기 " 와 " 기절하기 " 이다. 그들은 잠든 것이 아니라 근육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 " 죽은 척하기 "와 " 기절하기 " 는 대부분 자기보다 강한 자가 공격할 때, 도망칠 수 있는 여건이 안 될 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남자보다 여자와 아이가 기절을 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드라큘라와 흡혈귀'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라 연약한 존재'다. 찌라시는 믿을 만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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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야 2014-03-0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피시즈 또한 H.R기거의 작품입니다. 스피시즈 또한 좆나게 무서운 여자괴물이자나여.
여왕벌, 여왕개미가 짱임.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40   좋아요 0 | URL
안타까운 일이군요. 사실 전 짝'을 거의 안 봐서 룰을 잘 모릅니다...
그나저나 남자의 변심 때문에 그런 것 같던데
그 남자분도 상처가 크겠군요....
괜히 남성분에게 돌팔매는 하지 맙시다..

나탈야 2014-03-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건 그렇고 SBS '짝'의 여성출연자, 녹화 기간 중 숙소에서 목메 자살했답니다.
그에 대한 글 한번 투척해 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08   좋아요 0 | URL
정말입니까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5:43   좋아요 0 | URL
불미스러운 일을 포스팅하기는 그렇고 여기에 그냥 덧글을 남깁니다.
어쩌면 그녀는 수동적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능동적 공격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살을 하는 심리의 이면에는 살아 남은 자가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받게 할 목적으로
자실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어요.
그녀가 굳이 촬영 기간 중에 자살을 한 이유도 자신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선택한 남자와 그 파트너, 그리고 넓게 보면 짝'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복수심이 이 비극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경쟁 심리죠.
실연과 함께 경쟁에서 떨어졌다는 자괴감이 2배 더 힘들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이런 프로 자체가 전 못마땅합니다.
사랑을 경쟁적으로 해서 차지해 봐,, 이런 내용인데.. 글세요...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이지만 자살 충동은 오랜 시간 동안 계획이 이루어진다기보다는
대부분 어떤 급격하게 쏟는 격정적 충동이 이런 비극을 낳습니다.

나탈야 2014-03-05 18:5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딱히 <짝>이라는 프로그램 같은, 짧은 기간동안 한공간에 몰아놓고 충동적 사랑을 실험하는 시스템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아요. 부적절 하다면 부적절하죠. 다만- 인간의 본성을 관찰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프로그램이기에 즐겨본 편입니다. 인간의 수준을 이해하기에 딱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근데 이게 어찌보면 관음증의 일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같은 프로그램을 평가하더라도 저마다의 가치관 만큼은 다르니까요.

본문과 페루애님의 댓글에 연관 짓자면... 흠.

여자는 무서움.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9:21   좋아요 0 | URL
이게 여자와 남자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자살'할 때에도 남녀는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는 주로 직장, 혹은 지위를 상실했을 때 자살을 많이 합니다.
반면 여자는 실연이 가장 큰 원인이죠.

감히 제가 위험한 추리'를 하자면
여성은 짝 프로그램에서 만난 남자에게서 옛사랑을 느꼈을 겁니다. 비슷했다는 거죠.
그런데 그 남자에게 배신을 당하자
그 전에 사귀던 남자가 겹치면서 생각이 나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요.
그러니깐 그녀가 느끼는 배신감은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연속이었다는 점이죠. 그래서 그만큼 상실감도 컸던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담이지만 최태원 회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그 말 듣고 참 싸가지 없는 새끼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의적 책임'이란 개인의 양심이나 사회적 통념에 의한 윤리적인 책임'인데
최태원은 관습법에 의한 회장직 물러나는 게 아니라
법원이 법률적으로 판단해서 죄를 지었다고 해서 내렸는데
무슨 놈의 도의적 책임일까 ? 어이가 없다. .

곰탕데우는새벽 2014-03-05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회심의 역작을 읽은 듯한 기분.. 넘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읽어내렸습니다.
헌데.. 퀸 에이리언은 어찌 보면 또 남근의 상징도 되지 않나 생각 들어요.
여성은 저렇게 한꺼번에 대량유포(?)하기가 힘들잖아여.. 남성들이 여기저기 씨를 흩뿌리고 다니지..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5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그 생각을 했습니다. 드랴큘라 송곳니는 어쩌면 남근이잖아요. 송곳니(남근)를 목(자궁)에 직접 박아넣는다는 측면에서 말이죠. 에이리언도 그렇고, 드라큘라도 그렇고 핵심은 여성 몸'에 기대지 않아도 자가복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수컷은 반드시 암컷의 몸을 빌려야지만 자기 복제가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보면
에일리언과 드라큘라는 자궁이 없는 수컷의 몸에서도 자가 복제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출산 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대량유포 말씀하셨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가 여성 괴물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건 아닐까요. 허허...
무시무시한 출산능력이 바로 이런 종류의 서사에서 가장 큰 공포로 작용하죠.

새벽 2014-03-05 13:5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허긴 남자든 여자든 자웅동체든 그보다 곰발님의 메시지, 테마가 중요하죠.
정말 넘 잘 읽었습니다.

곰탕만삼일째인새벽 2014-03-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종교배에 대한 공포.. 이게 파시즘적 망상으로 번지는 걸 경계해야 하지만
고래적부터 종족 유지를 위한 본능으로 새겨진 것이라 보기에.. 또 무작정 공격하기만도 그런 토픽 같아요.
물론 곰발님은 현명하시게도 시종 중립적인 뉘앙스를 유지하셨고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55   좋아요 0 | URL
드랴큘라 서사'는 확실히 이종교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종'에 대한 ( 낯선 타자성'으로 지시되는 ) 공포는 생래적이기도 하죠. 인간은 본질적으로 네오포비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공포를 다스리는 것이 바로 그 나라의 교육이고 시스템이겠죠. 교양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믿고 낯선 음식을 먹듯이, 생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네오포비아를 국가(부모)가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가르쳐주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네오포비아를 오히려 부추기죠. 빨갱이 보신 적 있으신가요 ? 전 빨갱이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인지 본 적이 없어요. 새것이잖아요. 이종'이죠. 이걸 국가는 다스려야 하는데 오히려 부추깁니다.

그래도곰탕이좋은새벽 2014-03-05 14:0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그럼요 그럼요. 우리나라는 이미 이종교배 공포가 적정수준을 넘어 심각하게 도용되고 이용되고 있지요.
곰발님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제 얘기는 그 이전의 본질적인 얘기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4:33   좋아요 0 | URL
아, 그럼요. 새벽 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의도를 알고 있습니다. 그냥 보충 설명을 하다 보니..ㅋㅋㅋㅋㅋㅋ
한국은 확실히 공포 사회'에요. 빨갱이는 일종의 드라큘라'잖아요.
흔히 좀 좌퐈적으로 말을 하기만 하면 " 저 새끼 빨갱이 사상에 물들었어. " 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꼭 드라큘라 이빨에 감염되었어, 처럼 들리거든요.....

samadhi(眞我) 2014-03-0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많은 "ㅈ" 받침에 놀랐습니다. 낯선 이에 대한 경계가 강한 사회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언제나 이방인이라고 느낀 제 자신이 처음 가 본 도시에서 길을 물었을 뿐인데도 경계하던 그 눈빛이 잊혀지질 않네요. 지금도 그 동네를 떠올리면 폐쇄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건.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9:23   좋아요 1 | URL
일부러 사용했어요. 남근 형상을 한 괴물이라는 표현은 좆같다'는 표현보다 잘 맞는 표현은 없더라고요. 후후.
낯선이를 경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는 하죠.
그것을 사회가 교육이 국가가 잘 풀어줘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다 보니
낯선이에 대한 경계가 심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달사르 2014-03-0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큐라가 송곳니를 여자의 목에 박을 때 자꾸 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공포스러운 장면일텐데 이상타..생각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니 곰발 님 표현처럼 그런 숨은 은유를 제가 은연 중에 느꼈나봐요.

괴물의 성 정체성은 여직 남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여자 괴물이라니요. 되게 신선하네요.
남자 괴물은 주로 여자를 잡아서 어쩌구저쩌구 하는 동안 남자 주인공이 나타나 여자를 구하고 괴물을 죽이는 게 대개의 줄거리인 반면, 여자 괴물이 나오면 남자가 잡히고 여자 주인공이 구해주고 하는 그런 루틴한 서사는 나오지 않는군요. 대신 좀더 근원적인 부분을 건드리나봐요. 접촉공포. 네오포비아.

빨갱이라는 단어에 대한 네오포비아는 완전 공감입니다. 이 빨갱이라는 단어는 토대가 얼마나 튼튼한지, 필리핀 신부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혐오감, 순혈주의는 저절로 자가복제를 하는 듯하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08:34   좋아요 0 | URL
제가 뱀파냐'들을 좋아합니다. 저 위의 책 < 여성 괴물 > 이라는 책 상당히 좋습니다. 좋은 책인데 의외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더군요. 전 저 책을 몇 년 전에 읽었는데 읽고 나서 책이 상당히 좋아서 깜짝 놀란 적이 있씁니다. 신선했거든요. 그래서 여성 괴물'에 대해 생각해 보니 정말 여러 가지 여성 괴물이 등장하더라고요.

+
아이들 보면 새로운 음식에 대한 공포가 있어요. 처음 보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아예 안 먹습니다.
그걸 부모가 먹으라고 권하죠. 아이는 먹죠. 왜, 부모는 자기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사랑이니깐....
네어포비아는 결국 접촉공포와 하나죠. 그걸 해소하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부모죠.
이거 조금 확장하면 부모 역할을 하는게 바로 국가입니다. 국가(부모)는 국민(아이)가 새 음식에 대한 거부에 대해 먹으로가 가르치는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될 의무죠. 그런데 먹으라고 가르치기는커녕 오히려 아이들의 편식을 조장합니다.이런 나라참 드물죠...
 

 

 

 

 

 

 

 

 

 

 

 

 

 

 

 

 

 


 

 

 

 

 

신데렐라 컴플렉스 : 주인은 심성이 착한 노예를 좋아한다.

 

 

- 드라큘라와 두근두근 내 인생'을 중심으로

 

 

 

 

 

차 떼고 포 떼고 결과만 놓고 평가를 내리자면 가장 오래된 매문 문학 가운데 하나가 바로 < 이솝 우화 > 다. 이솝은 전쟁 포로로 끌려가 노예가 된 인물이다. 그는 주인을 섬기기 위해 세헤라자데'처럼 주인(임금)의 귀를 즐겁게 했는데 그것이 바로 < 이솝 우화 > 다. < 천일 야화 > 에서 임금은 자신의 귀를 호강시켜 준 세헤라자데를 살려주었듯이, 주인은 자신을 즐겁게 만든 이솝을 노예에서 해방시켜 준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 만나서 즐거웠어 ! " 이에 이솝은 감읍하야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 라며 흐느낀다. 그러자 주인은 말한다. " 아니다. 하는 짓이 예뻐서 주는 상이니 눈물을 거두어라. 여기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 다 가져라 ! " 즉, 이솝 우화'는 노예가 주인을 섬기기 위한 처세술이다. 이솝 우화가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꾀 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해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몫에 대해 만족해라, 착한 심성을 가져라 따위'다. 노예를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주인이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보기에 좋았어라. 평소 내 글을 자주 읽어서 패턴을 어느 정도 간파한 사람은 내가 앞으로 부릴 꾀나 주장을 알아차렸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내 글에 애린, 수아, 애리, 별리 따위의 소녀를 등장시키면 그 추억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낄낄거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지금 나는 당신이 예측가능한 말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 권선징악 " 이라는 개념은 교육적 관점에서는 올바른 소리이지만 계급적 관점에서 보자면 쉰소리에 가깝다. 선을 권하는 것은 바른 태도(권선)이지만 악은 반드시 멸한다는 주장(징악)은 헛소리'라는 말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 징악 " 을 실천하는 국가였다면 가난한 백성은 기르던 소를 잡아서라도 " 풍악 " 을 울렸을 것이다. 하지만 " 징악 " 하기는커녕 " 장악 " 해서는 " 개악 " 과 " 패악 " 을 일삼았다.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취조실에서 탁, 치면 악, 소리를 내며 죽었다. 그것이 대한민국 현대사다. 친일파는 숙청된 적이 없고, 박근혜는 자랑스럽게 박정희 정신을 계승한다. 악이 처벌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선을 강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국가, 자본, 기득권 입장에서 보면 삐딱한 노예보다 착한 노예가 말을 잘 듣기 때문이다. 착한 사람에게는 매를 들 필요가 없다. 착한 노예는 때려야 말을 듣는 노예보다 더 말을 잘 듣는다.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그래서 그들은 " 착하다 " 라는 메시지'를 계속 강요한다.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이라는 작품이 비판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주인공 아람'은 도움을 받기 위해 " 리퀘스트 방송 " 에 출연해야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여기서 김애란은 국가, 자본, 기득권 세력이 비주류를 평가하고 그 무리에서 채찍을 들지 않아도 될 착한 아이'를 선별하는 자세로 아람을 묘사한다. 아람은 착한 아이'이다. 독자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며 동정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아람은 착한 아이'다. 부모를 걱정하는 속 깊은 아이'이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여기서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 착하다 > 는 타인의 시선이 차별과 편견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 착하다 " 와 " 선하다 "는 다르다. < 착하다 > 는 말을 아버지나 스승'에게 연결할 수는 없다. " 아버지가 착해요 " 라거나 " 스승이 착한 사람입니다 " 라고 말할 수 있나 ?

 

문법적으로 틀린 말이라 할 수는 없지만 어울리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격식을 차리기 위해서라면 윗사람을 대할 때에는 < 선하다 > 라는 단어를 골라야 한다. < 착한 아들, 착한 제자 > 는 어울리지만 < 착한 아버지, 착한 스승 > 은 어울리지 않는 말로 정확한 어법과 예절을 지킨다면 < 선하신 아버지, 선하신 스승 > 이 맞다. 이처럼 하대(下待) 에서 비롯된 말이 바로 < 착하다 > 는 말이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 생기는 위상적 좌표'다. 주인 입장에서는 눈을 깔아야지만 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착한 노예'이다. 김애란은 조로증에 걸린 아람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저 아이는 불쌍하고, 착하고, 말 잘 듣는 아이'로 추락시킨 후 그 불행을 즐겁게 바라본다.

 

이 소설은 모든 면에서 최악이지만 결정적으로 주류의 편견에서 기대어 비주류를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최악'이다. 약자를 바라보는 그 징그러운 동정이 한심하다. 무엇보다 한심한 것은 주례사 비평'이다. 놀라서 다시 본다는 기막힌 논조라면 문학평론가는 모두 넥타이 공장이나 차려야 한다. (쏘리, 장정일 흉내를 좀 냈다)  왜 kbs 리퀘스트 방송에 나오는 장애인들은 모두 " 착한 장애인 " 이란 타이틀로 소개되는 것을까 ? 만약에 그 아이가 성질이 고약한 아이라면 도움이 필요 없는 것일까 ? 이 상스런 하대를 스스로 도덕적 연민으로 판단하는 착각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 나는 착한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지만 착한 사람을 강요하는 사람은 혐오한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 팔뚝 굵은 너나... 잘하세요 ! "

 

개인적으로 김애란 소설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나오는 착한 아람'처럼 약자가 징징거리는 서사'를 보는 것은 불편하다. 약자를 위하는 것 같지만 그 시선 속에서 기득권이 가지고 있는 하대의 기만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질 드러운 비주류가 난장판을 부리는 소설이 좋다. 그 좋은 예가 바로 < 드라큘라 > 이다. < 두근두근 내 인생 > 이 주류에서 소외된 착한 비주류'를 다룬다면 < 드라큘라 > 는 주류에서 소외된 고약한 비주류를 다룬다. 또한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서 " 아람 " 이 정상적인 시간보다 빨리 노화되어서 노쇠해지는 존재라면, < 드라큘라 > 는 반대로 회춘해서 점점 강인해진다. 둘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서로 완벽하게 다르다는 측면에서 이상한 짝패이기도 하다. 아람은 늙었지만 사실은 늙지 않은 존재이고, 드라큘라는 점점 젊어지지만 사실은 너무 늙은 존재'이다.

 

그들은 모두 겉보기와는 다른 존재다. 단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주류 사회는 두 사람 모두에게 채찍을 휘두를 수 없다. 아람은 착한 아이이기 때문에 때릴 필요가 없고, 드라큘라는, 뭐... 다들 아시지 않은가 ? 후덜덜...  드라큘라에 대한 글은 전에 써두었던 글을 부분 발췌해서 첨삭한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6140 ㅣ 엑소시스트 : 더러운 초록색 담즙(들)

 

 

" 드라큘라’는 본질적으로 < 여성 >이다. 창백한 피부, 곱상한 외모, 가녀린 몸, 하늘거리는 실크 망토, 더군다나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드라큘라는 황새의 우아한 걸음을 닮았다. 니체의 입장에서 보면 드라큘라는 " 정직하지 않은 사람 " 이다. 니체는 말했다. "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직한 사람에게는 소리가 난다. " 정직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드라큘라는 불온한 존재'다. 나는 드라큘라를 검은 망토를 입은 여성이거나 여성이 되고 싶은 게이 정도’로 생각한다. 황당한 주장 같지만 그리 황당한 것도 아니다. 브람스토커 소설 < 드라큘라 >에서 실제 모델은 백작이 아니라 트란실바니아의 백작 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 다. 이처럼 드라큘라 남작’을 드라큘라 부인’으로 치환하면, 부인이 왜 보름달이 뜨는 밤에 그토록 피’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월경으로 인해 유실된 피를 타인을 통해서 보충하고자 하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 누군가는 이 해석을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 드라큘라는 여자였다 > 라는 가설’은 오히려 상큼하다. 우선 드라큘라가 머무는 관’을 보자. 관은 누가 보아도 여성 자궁’에 대한 은유이다. 어디 그뿐인가 ?드랴큘라가 흡혈하는 부위인 목/neck이라는 단어는 자궁/neck’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드라큘라를 영원히 제거할 수 있는 방식은 심장에 말뚝을 박거나 목을 베어버리는 것인데, 여기서의 말뚝박기’는 말 그대로 강간에 대한 은유’이다. 또한 목을 베는 행위는 자궁을 적출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결국 드라큘라의 신체 기관 중 자궁을 적출한다는 것은 여성의 생산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그녀의 전염성은 강력하기 때문이다. 드라큘라는 무시무시한 원초적 어머니’다. 이빨 달린 < 바기나 덴타타> 다. 그는 평소에는 매력있는 백작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어딘지 모르게 기괴하다. " 괴물 " 은 대부분 주류 사회의 편견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들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 공포와 숭배 " 가 혼합되어 있지만 사실 주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접촉 금지'다. 괴물은 불가촉천민'이다. 비주류인 불가촉천민들은 늘 복수를 꿈꾼다.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있을까 ? 괴물은 주류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낳은 사생아다.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등장하는 비주류가 주류 사회의 " 신데렐라 컴플렉스 ( 착한 아이 콤플렉스 ) " 를 받아들여서 스스로 채찍을 피했다면, < 드라큘라 > 는 같은 비주류이지만 주류가 휘두르는 채찍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말뚝에 박혀 죽을지언정 휘두르는 채찍에 매를 맞지는 않겠다는 강골 정신이 엿보인다. 같은 말을 다시 반복하자. 주인은 심성이 착한 노예를 좋아한다. 매를 든 노예보다 말을 더 잘 듣는다. 본문과는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며칠 전에 애린의 동생 애리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다. 수지를 닮아서 길을 걷다 보면 종종 수지로 오해를 받아 곤혼스러워하던 친구인데, 그 친구가 내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부잣집 막내딸은 아니고 그저 평범한 중산층이다. 재산이 1500억 정도 되는 것 같더라. 잠시 고민을 했다. 그리고는 이내 거절했다. " 난... 오나미 같은 여자가 좋아. 넌..... 너무 평범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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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 2014-03-0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회춘해서 강인해진다니.
드라큘라" 읽어봐야겠어요

김애란의 저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던데.
아프지만 착하고 속깊은 아이가
불러일으키는 동정이 전부인데 말이죠

리퀘스트 방송에서
저 아이를 보며
이번화는 대박이 날꺼라고 말하는
피디의 대사는
오히려 현실적이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12:32   좋아요 0 | URL
사실 저 드라큘라 안 읽었습니다. 저건 그냥 수많은 드라큘라 영화 생각하며 쓴 겁니다.
어서 빨리 읽어야 겠어요.

영화로 만드러지더군요. 그런데 100% 신통치 않은 영화가 될 거 같아요. 부모로 나오는배우가 모두
꽃미남 꽃미녀던데 사실 좀 수더분한 배우로 해야 원작의 맛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엄동 2014-03-04 13:3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그죠
비주얼보다 사람내 풍기는 수더분한 배우가 적격이죠

프로필 사진 바꾸셨군요
예수"나 피터팬"보다 제 이상형에 가까워서
심쿵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14:11   좋아요 0 | URL
날건달 스타일 좋아하시는군요. 실망입니다... ㅋㅋㅋㅋㅋ.
전 처음에 캐스팅된 배우 보고 정말 의아했습니다.
영화 망하겠구나. 물론 톱스타이니 기본은 때리겠지만 말입니다.

마립간 2014-03-04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신교(보다 어쩌면 나신교(나를 믿는 종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종'의 미덕보다는 '리더십'의 미덕이 우선입니다. (유치원에서는 순종의 미덕을 배웁니다만,) 제 아이에게조차 '순종'이란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순종에 관해서는 아직 숙고가 안 되어서 가치판단 보류 상태입니다. (기본적으로 우파적 가치관은 사회를 유지시키고, 좌파적 가치관은 사회를 진보시킨다고 합니다만.)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불화하게 하려 함이니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안 식구리라. 마태복음 10:34~36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14:14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예절을 가르치는 것은 좋은데 그 예절이 순종을 위한 예절이라면 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저도좋아하는 성경 구절입니다. 확살히 구약과 신약이 차이가 있어요. 마태복음 외전이라고 해야 하나요 ? 잘 모르겠지만 마태오, 뭐 있던데요.... 그거 함 읽어보고 싶습니다.

마립간 2014-03-04 14:18   좋아요 0 | URL
마태 복음과 마태오 복음은 같은 것입니다. Matthew를 음역하면서 이렇게도 쓰이고, 저렇게 불리고 합니다. 외경에 해당하는 것은 신구약 66권을 벗어난 것들, 예를 들면 도마복음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용어로 하면 빨갱이셨죠. 김규항씨의 '예수전'을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14:29   좋아요 0 | URL
예수전은 읽었습니다. 거기서 김규항이 마태오와 마태복음이 좀 다르다고 말하더라고요.... 원전과 차이가 있다고 말이죠.... 그래서 좀 찾아볼까 했더니 마땅히 없더라고요....

+

맞습니다. 지금 보면 한국식으로 말하면 예수는 빨갱이라고 해서 광화문에서 십자가 처형 당하실 겁니다. 예수는 제가 제일좋아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예수에게 배운 것은 " 분노하라 ! " 였거든요. 예수는 사랑을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분노도 가르친 성인이었습니다.


마립간 2014-03-05 08:15   좋아요 0 | URL
'예수전'을 읽으셨다니 하니 다른 책 하나 더 소개해 드립니다. '구약의 하나님은 신약의 하나님이 아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436029X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09:11   좋아요 0 | URL
네에, 고맙습니다. 찾아서 읽어ㅗ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4-03-0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아이로 살아오지 못해 6남매 중 너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니? 소리를 들으며 여태 살아온 제가 곰발님 글에 마구마구 기뻐하고 있답니다. 만날 삐따기로 어디에서나 미운털 박히고 지위나 나이 따위(?) 신경 안쓰고 겁없이 따지고 들어서 욕처먹는 "조직" 부적응자예요. 어릴 때부터 천사같은 아이들을 보면 "천사병" 걸렸다고 투덜댔죠. 제가 착하지 않아 그런지 다들 위선적으로 보였거든요.
게리올드만표 드라큘라 정말 섹시했는데. 얼마 전에도 드라큘라 원작 미쿡 드라마가 나왔길래, 역시 영화보다 못하다고 얘기했었는데. 위노나는질투하기도 피곤할 만큼 너무 이뻤죠.
저는 안경쓴 아자씨가 손 전체를 "앙~" 깨무는 것같은 앞앞 자기소개그림이 좋았어요. 볼 때마다 정이 가는 귀여운 인물이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09:10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부류는 일은 안 하고 퇴근하면 온통 윗사람 접대하면서 사는 놈이 있는데 이 놈이 결국은 초고속 승진을 하더라고요. 그거 보고 조직에서 성공한다는 것 얍삽한 정치의 달인이 되어야 하는구나, 했습니다.
정말 성실히 일하지만 윗사람 대접에는 소홀한 사람은 죽을 때까지 승진 못하는 구조더라고요...

+
그 그림은 저를 너무 미화시켜서 찔려서 내렸씁니다..

수다맨 2014-03-05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질 더러운 부류가 난장판을 부리는 소설... 맞습니다. 한국에는 이런 소설이 없어요. 정말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혹은 "내 심장을 핥아보라, 그러면 쓴맛이 날 것이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소설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ㅜㅜ 노벨상 같은 거 운운하기 전에 우리 나라에 정말 기백과 배짱 있는 소설이 있는지 그것부터 따져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09:08   좋아요 0 | URL
아, 까먹었다. 소설가도 소설도 생각이 안 나는군요. 영이'라는 제목이었나 ? 하여튼 그 소설 속 주인공은 여고생인데 칼부림으로....

왜 난장판 부리는 소설로 목화밭 엽기전 그런 소설 있잖습니까.

곰곰손 2014-03-05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아어뜨케 빵터짐.

자네가 평소에 네이버 블로그를 얼마나 무시하고 같잖게 생각하는지..
이 포스트 링크시킨 네이버 블로그 - 포스트 제목 좀 가서 봐라.
그리고 신데렐라 님한테도 사과하고.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08:46   좋아요 0 | URL
무슨 소리야 ? 신데렐라 ?

신데랄레 2014-03-05 09:1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
아 웃김
날건달같으니라구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09:33   좋아요 0 | URL
무슨 소리입니까 ? 이 글은 누굴 험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이 글 링크 건 장소 좀 말해주십시요..
그나저나 날건달 ㅋㅋㅋ 재미있는 표현이군요..

곰곰손 2014-03-05 10:2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니~ 얘가 왜 말귀를 못알아들어~~?!

네가 네이버엔 제목을 이렇게 써놓음.

<"신데랄레" 콤플렉스 : 두근두근 내 인생과 드라큘라를 중심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데렐라 누나한테 사과해야돼말아야돼?!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0:27   좋아요 0 | URL
신데랄레 님은 신데렐라 이복여동생이다. ( 코 팜 )

Nina 2014-03-05 0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성경 어디에선가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란 구절이 생각나네요.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주변 어른들은 항상 후자(비둘기처럼 순결)만 강조하셨죠. 그래야 다루기 쉬울테니.. 그러고보니 전자(뱀처럼 교활)는 누가 가르쳐 주는게 아닌가봐요. 독학이라도 해야겠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09:05   좋아요 0 | URL
성경을 읽다 보면 정말 허를 찌르는 경구가 많습니다. 성경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고는 해요. 압축과 은유'입니다. 그것을 잘 해석해야 하는데, 일부 이상한 목사들이 이걸 악용해서 곧이곧대로 믿으려는 , 혹은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이해하려는.... 그런 경향이 있어요.

달사르 2014-03-05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요. 김애란의 이전 소설들은 괜찮네..하면서 몇 편 읽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그래서 '두근두근' 도 냉큼 샀었는데, 읽으면서 얼마나 화가 나든지요. 뭐야. 글이 왜 이따위지?
근데, 그 화가 나는 지점을 설명을 못하겠는 거에요. 소설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 이야기를 억지로 이어간다. 등의 말 말고 분명 뭔가가 더 있는데 그걸 못 찾겠는 거에요. 제가 소설책 읽다가 재미 없다..은 심정은 여러 번 느꼈지만, 화가 난다..싶은 심정은 처음이었거든요.


곰발님 포스팅, 엄지손가락 두 개 다 치켜들었습니다. 따봉!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08:37   좋아요 0 | URL
실망이군요. 다음에는 엄지손 세 개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ㅋ

김애란을 아이의 착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명랑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는데
죽음을 앞둔 아이에게 명랑을 강요하는 것은
1시간 전에 부모가 죽은 개그맨에게 생방송이니 아주 웃긴 연기를 부탁하는 것처럼 예의없는 것
아닐까 싶어요, 김애란의 특징이 명랑이기는 하지만
아무 때나 명랑이 쓰이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슨니다.
 

 

 

 

 

 

 

착한 사람에게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쓸 때에도 자기 검열은 작동한다. 이것저것 눈치를 봐야 한다. 서재에 글을 올리는 행위가 돈을 받고 매문을 하는 것도 아닌 데도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스소로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는 이해 득실'을 따질 필요가 없기에 가감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기로 다짐했다. 내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다만 내 생각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거북하다면 < 판단 > 이 아니라 개인의 < 취향 > 으로 이해해 달라. 나는 이오덕'을 존경하지만 이오덕-주의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글 사용에 있어서는 이오덕보다는 고종석-주의자'에 가까웠다. 언어는 오염되면서 살아남는다. ~의, ~적, ~성, ~것 따위를 문장에 사용한다고 해서 그 문장이 바르지 않은 문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근본적 순혈주의가 나는 불편하다. 이왕 싫어하는 것에 대해 말이 나왔으니 이 자리를 빌려 몇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김연수 소설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김연수의 말랑말랑하며 촉촉한 감성'을 좋아했지만 내게 보기에는 너무 푹 익었다. 굳어버린 기름덩어리를 씹는 맛이다. 무리카미 하루키'도 마찬가지다. 야채를 버터에 볶는 레시피까지는 용서할 수 있지만 버터를 버터에 볶을 때에는 등짝을 한 대 쳐주고 싶었다. 느끼하다. 그리고 신경숙은 포데기 신파의 여왕이었고, 강신주는 인문성형-주의자 같았다. " 스피노자의 에티카'가 어려우셨다고요 ?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요. 매월 29,900원에 무이자 5개월이 보장됩니다. 제품 구매 시 세계 문학전집 10% 할인권도 드립니다. 고객님 많이 놀라셨죠 ? 저도 마아아니 놀랐습니다. 48가지 골라먹는 재미가 베스킨라빈스 31보다 다양합니다. 지금 당장 주문하세요. 망설이시면 앙돼용 ~ " 

 

자본주의가 적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도 자본주의적 절차에 의해 가장 자본주의적 성공을 한 사람에 속했다. 여기까지는 좋다. 여기까지는 자기검열 없이 마음껏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마다 망설이는 주제는 " 노무현 " 이었다. 나는 변호사 노무현을 좋아했지만 대통령 노무현을 아주 싫어했다. 그는 헌신적인 변호사였고, 솔직한 정치인이었으며 소탈한 대통령이었지만 좋은 대통령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쁜 대통령에 속했다. 물론 이명박과 박근혜는 노무현에 비해 아주아주아주아주 나쁜 대통령에 속하지만 넓은 범주로 확장하자면 노무현 또한 같은 범위'에 포함되었다.  내가 노무현 서거 때 동명항 방파제에서 서럽게 운 까닭은 헌신적인 변호사와 솔직한 정치인에 대한 애도였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도는 아니었다.

 

 

 

 

뒤늦은 고백이지만 천 만 관객을 동원한 < 변호인 > 은 그냥 시시껄렁한 영화'였다. 다만 그 사실을 숨기고 영화 < 변호인 > 을 지지했던 이유는 이명박근혜 정권 때문이었다. 적이 선명할 수록 분노는 정당성을 얻게 된다. 같은 이유로 < 또 하나의 약속 > 또한 삼성이라는 괴물을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서 지지했다. 영화적 완성도'로 보자면 그닥 높은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의미 있는 영화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가치 있는 영화'다. 이 이율배반적 태도가 거슬리기는 했으나 딱히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적은 선명해야 되니깐 말이다. 영화 < 변호인 > 과 < 또 하나의 약속 > 은 모두 정치사회적 문제를 건드리기는 하지만 핵심은 가족-서사'다. 영화 < 변호인 > 에서 국밥집 가족은 아버지가 부재하는데 그 이유는 그 자리에 송강호를 개입시키기 위해서이다.

 

그가 국밥집 아들을 위해 변호하는(개입하는) 순간 송강호는 유사-아버지'가 되어 또 하나의 가족이 된다.  결국 이 영화는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부성애 가족극'이다. 그렇기 때문에 힘이 있다기보다는 낡은 가족 서사'에 기대서 안전하게 분노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상업 영화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다. < 또 하나의 약속 > 도 마찬가지'다. 가족 서사에 기대다 보니 사실이 가지고 있는 " 날것 " 의 생생함보다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해서 전달력이 떨어진다. 생생한 고통과 증언을 간직한 딸은 생각보다 일찍 화면에서 빠진 점은 아쉽다. 그것은 마치 달걀을 풀어서 북엇국을 끓였는데 북어 우린 국물 맛보다는 계란탕 맛이 더 강한 경우다. 이 영화들이 보여준 불의에 대한 " 분노 " 는 " 불온 " 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객이 이 영화들에 대해 공감하는 것은 사회적 모순보다는 착한 가족'을 특정 집단이 건드렸다는 것에 대한 분노'다.

 

 

 

 

이 온순한 분노는 국가가 자본가에게 있어 그렇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천사는 기쁨과 눈물을 주지만 대상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어떤 대상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악마'에게만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 필요한 존재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니라 꼬리 달린 악마'다. 그래서 < 변호인 > 과 < 또 하나의 가족 > 은 위협적이지 않다. 비록 이들 영화가 관객들에게 눈물과 기쁨을 주겠지만 이 눈물과 분노가 집단을 향하지는 못한다. 당신은 영화관을 나오면서 눈물을 닦고 이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갤럭시로 카톡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들은 감기와 같다. 며칠 지나면 분노는 사라진다. IMF가 터지고 나서 " 내 탓이오 " 캠페인이 벌어진 적이 있다. 사람들이 자동차 뒷 유리창에 내 탓이오 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 네 탓 > 하지 말고 < 내 탓 > 하자는 소리'다.

 

김수환 추기경의 제안으로 시작된 캠페인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이 캠페인은 전형적인 노예 근성'을 강요하는 메시지처럼 보였다. 한국 사회는 자기 징벌 사회'다. 자살 현상은 남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 화를 돌리는 행위'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가 < 내 탓 > 은 하지 않고 < 네 탓 > 이 만연한 사회라는 것은 새빨간 주장이다. 한국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런데 무슨 놈의 " 내 탓 " 타령인가 ? 김수환 추기경은 헛다리를 짚은 것이다. 사람들은 세 모녀가 연탄불을 피워 놓고 자살한 사건에 대해 슬퍼하고 애도했다. 그 어떤 사건보다 울림이 컸다. 이 울림이 컸던 이유는 세 모녀가 보여준 < 착함 > 이었다. 그 가족은 죽는 그 순간에도 밀린 방세와 공과금을 지불했다. 사람들은 착한 가족이 허무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슬퍼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 과정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만약에 그 가족이 7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남기지 않고 자살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큰 울림을 주었을까 ?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착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할 때에만 분노한다. 영화 < 변호인 > 에서 속물인 송강호가 국밥집 아들 변호를 맡으면서 한 말은 " 그 사람들 착한 사람이잖아요. 이러면 안 되잖아요 ? " 였다. 그리고 < 또 하나의 약속 > 도 같은 뉘앙스'였다. 그렇다면 똑같은 일을 당했는데 그 사람들이 그닥 착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 지금처럼 이렇게 뜨겁게 울 수 있을까 ? < 변호인 > 에서 송강호가 " 착한 사람에게 이러면 안되잖아요 ? " 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 착한 사람 " 이라는 말 대신 단순하게 그냥 " 사람 " 이라고 말해야 한다.

 

다시 수정하면 " 국가 기관이나 거대 기업이 힘으로 사람들에게 이러면 안되잖아요. " 라고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 세 모녀 사건을 다룬 기사 덧글에 넘쳐나는 " 착한 사람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 는 말은 기괴하게 들린다. 돈봉투가 없었다면 그토록 슬프지는 않았다는 말인가 ?! 바로 그점이 한국인의 인권 수준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리퀘스트 방송을 볼 때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방송은 항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을 다룰 때 < 착함 > 을 강조한다. 속이 얼마나 깊은 아이인가를 강조한다. 결국 착한 장애인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태도는 야만적이다. 왜냐하면 착한 장애인은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이고 나쁜 장애인은 도움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은연 중에 내포하기 때문이다.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도 바로 이러한 착한 장애인 메시지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차원에서 한심한 소설이다.

 

그것은 김애란이 그만큼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언론이 착한 사람의 안타까운(억울한) 죽음'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약자의 비참에 대해서 슬퍼해야지 착한 사람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촛점을 맞춰 슬퍼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착한 사람이든, 까칠한 사람이든, 이혼녀이든, 재벌집 딸이든 그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그 사람은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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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y 2014-03-0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00만 번 공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1:44   좋아요 0 | URL
실망이군요.. 다음에는 101만 번이라는 화려한 수식을 꼭 달아주십시요.

만화애니비평 2014-03-0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든 좋든 문재인의 운명에서 인권변호사라는 호칭에서 뭔가 잘 못 되었다고 하더군요. 변호사 자체가 인권을 위해 존재하는데, 인권변호사란 단어가 새로 나왔다는 뜻은 결국 인권의 추락이 어디까지인가! 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보면 역대 대통령 중에 페루애님 관점으로 좋은 대통령은 없군요.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무현이란 사람은 좋았다는 사실입니다. 언젠간 노회찬이나 심상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날이 오면 좋으려만, 노무현 대통령도 그 과정의 하나이지만, 나라는 오히려 거꾸로...어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02   좋아요 0 | URL
그럴 것 같습니다.
전 대통령'은 존경의 주체가 되면 박근혜 망령이 이승만 망령처럼 정말 꼴사나운 짓이 발생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존경의 대상이기보다는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비판적 존재로 남아야지 그것에 대해칭송하고 그러면 안 됩니다. 전 문재인을 지지했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똑같은 방식으로 비판적 자세를 유지할 겁니다. 그래야지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냉정한 분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 < 후흑학 > 를 믿습니다. 모든 정치가는 두꺼운 얼굴에 검은 마음을 가지고 있죠. 그래야 권력을 잡을 수 있습니다.

푸르푸르 2014-03-0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두영화 다 재미 없었어요.
그런데 세 모녀의 자살에 있어 저는 그들이 남긴 70만원이 그들이 꼭 착한 사람이라는 것보다
그들의 비참함을 더 상징적으로 드러내주어다고 느꼈기에 슬프고 동시에 무섭다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월세 60에 살고 있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04   좋아요 0 | URL
전세 60이면 좀 부담 가지 않습니까 ? 혼자 사시면서 무슨 60입니까.
한 30짜리로 옮기시고 그 돈으로 소고기나 사묵읍시다... 어서욧..

푸르푸르 2014-03-03 12:16   좋아요 0 | URL
ㅎㅎ 왜 혼자라고 생각하시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30   좋아요 0 | URL
음... 그러게 말입니다. 미안합니다. 숨겨둔 우렁각시가 있군요 ?

rtour 2014-03-0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변호인 지적질. 가족 서사란 말에 무릅침. 글구 물론 보증금이 얼마냐가 중요한 거지만,오쉬쁘 좋은 집 사누만. 월세 부담이 크니 빠른 시일 전세로 옮길 수 있길! 전세 없음 반전세!

푸르푸르 2014-03-03 12:31   좋아요 0 | URL
사실 전세에서 월세로 옮겼답니다 아래층에 미친 놈이 살아서 전세 빼지도 못하고 나온거거든요 점심 맛나게 드시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33   좋아요 0 | URL
요즘은 반전세로 가야죠. 60이면 이거 너무 큽니다. 이것저것 빼고 술값 빼고 하면 남는 게 뭐가 있습니다. 하루빨리 반전세로 옮기길 바랍니다.

+

변호인 보면 전형적인 가족 서사'죠. 남편은 없지 않습니까. 그 자리를 송강호가 차지합니다. 그는 유사-아버지'죠. 이웃을 구한다라기보다는 아들을 구한다는 느낌이 강해요.

비로그인 2014-03-03 14:41   좋아요 0 | URL
문득 오쉬쁘님 아래층 미친놈 애기가 궁금. 제가 층간소음 문제에 관심이 많슴돠.

나탈야 2014-03-03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거꾸로-!

<나쁜사람에게는 이래도 되잖아요-!>

라는 취지의 '나쁜 운동'을 전개하고 시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57   좋아요 0 | URL
올해의 댓글상으로 뽑고 싶군요 !!!!

나탈야 2014-03-0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데 사실 저, 어젯밤에 변호인 봤음. ㅎㅎㅎ

전체적인 완성도는 그렇다치고- 송강호의 연기는 머 타의추종을 불허하더군요. (동의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송강호... 미친 거 같음.

설경구표 연기 마냥, 송강호표 연기도 없지 않았는데- 그게 좀 허물어지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이건 좋아하는 사람이건- 눈물 찔끔 흘리게 만들어버리는 연기력이었음.

송강호 아니었으면, 그냥 노무현 영화 하나 나왔다고 잠깐 이슈탔다가, 금방 잊혀져버릴 수준의 평범한 영화였다란 생각.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58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전도 송강호의 압도적 명불허전에 이 영화 전체가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저런 과도한 연기를 다른 배우가 하면 진짜 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송강호가 과도한 감성 연기를 하면 그게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그게 바로 송강호의 힘이겠지요.
이 영화는 노무현 영화가 아니라 그냥 송강호 영화입니다.

samadhi(眞我) 2014-03-0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모녀 기사를 보고 질질 울면서 남편이랑 그랬습니다. 인천으로 이사오지. ㅋㅋ 인천 집값 디지게 쌉니다.(그래서 서울로 못들어가지만.) 확실히 살기 좋은 동네가 아니거든요.
대부분 곰발님처럼 대통령 노무현보다 인간 노무현을 좋아했을 거예요. 대통령으로서는 한계가 많았으니까요. 제일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우루과이 대통령 같은 사람 어디 없나요? 전재산을 사회환원한다는 코웃음나는 명박이식 말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5:00   좋아요 0 | URL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해요. 노무현 소중한 대통령이죠. 가장 그립죠. 하지만 거기까지 입니다. 범위를 넘어서면 미화'가 되는 거니깐 말이죠.
아무래도 대한민국에는 좋은 대통령 나오기 힘들죠. 전재산 내놓겠다는 사람치고 내논 사람 못 봤습니다. 이명박은 진짜 꾀죄죄한 인간이죠. 이런 인간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사장이 미쳤어요, 가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미친 거죠..

2014-03-03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3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탕끓이는새벽 2014-03-03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껏 접한 가장 시원한 변호인 리뷰!

전 그 70만원이 그녀들의 평소 자존감을 짐작케 해줘서.. 그래서 더 서글프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5:01   좋아요 0 | URL
그래요. 자존심 같았습니다. 가난하게 살아도 신세는 지지 않겠다는 오기 같은 거....
그게 참 가슴 아프죠. 그때 상황을 곰곰 복기하면 할수록 정말 슬퍼집니다.

마립간 2014-03-0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평소에 착한 사람과 평소에 나쁜짓을 많이 사람이 똑같은 나쁜 범죄를 행했을 때, 동등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평소에 착했던 것으로 정상참작을 받아야 할지.

변호사 http://blog.aladin.co.kr/maripkahn/787040
기숙사 http://blog.aladin.co.kr/maripkahn/787511
Penalty phase http://www.imdb.com/title/tt0091741/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7:00   좋아요 0 | URL
법은 이미 정상 참작을 하지 않나요 ? 초범은 아무래도 형량이 잡범보다 줄어들겠죠.

마립간 2014-03-03 17:19   좋아요 0 | URL
저의 질문이 압축된 내용이라서 초범은 재범보다 형량이 줄어들지만, 범법자가 착한 사람이냐, 아니냐와는 무관하죠.

대부분의 사건에 대한 가치판단이 사건의 맥락적 판단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 '착한 사람에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가 맥락적 가치판단이고 '사람에게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맥락을 제외한 가치판단이 아닌가 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8:02   좋아요 0 | URL
ㅎㅎ 사실 마립간 님 질문을 제가 잘 이해를 못하겠어요.
맥락적 가치 판단이 뭔지 제가 좀 잘 모르겠습니다. 음.. 그러니깐 제가 착한 사람 그냥 사람'으로 나눈 기준은
착한 사람'이라는 뉘앙스에는 도움을 주는 자가 선별해서 도움을 줄 사람을 선별하는 그런 고압적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만약에 10명이 굶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말 잘듣고 착해 보이는 사람에게만 3명 선택해서 주는 게 과연 옳은가에 대한 거였습니다. 그건 좀 기만이 아닌가 싶어서요. 전 착한 거지이건 아주 나쁜 거지이건 똑같이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복지 시스템이 아닌가 싶습니다. 착한, 안 착한은 기득권의 오만한 잣대일 뿐이란 것을 ㅣㅈ 지적하기 위해서입니다.

마립간 2014-03-04 08:55   좋아요 0 | URL
원래 길게 설명해야 하는데, 길게 설명하면 곰곰발님의 글과 동떨어진 글이게 인용글과 함께 압축적인 질문만 하여 의사소통이 안 되었군요.

제 서재에 비유적인 글 '사람과 쥐'라는 올렸습니다. 곰곰발님의 글처럼 재미는 없지만.^^

감은빛 2014-03-0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평과, 두 영화를 바라보는 입장이 저와 매우 비슷하세요.
이런 류의 영화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지점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그런가봐요.
저는 둘 다 아직 보지 않았는데, 주변의 평이 다 그렇네요.

마지막 '착한 사람'이 아닌 '사람'에 대한 말씀도 무척 공감합니다.
최근에 경제학 공부모임에서도 비슷한 얘길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7:57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두 영화는 상업영화로써 미덕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술성을 요구하며 김기덕처럼 찍어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다만, 접근 방법이 포데기 신파'(이게 제가 지어낸 말인데 그냥 지긋지긋한 가족서사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죠. 좀 과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서 아쉬웠습니다.

+
복지'를 마치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에게 투자해야 돼, 이런 마인드 자체가 틀렸다는 생각입니다.
복지는 결코 선별적일 수 없습니다. 나쁘 놈도 받아야 되고 좋은 놈도 받아야 되는데
우리는 이 권리에 대한생각 자체가 좀 무지하지 않나 싶습니다.

남쪽바람 2014-03-0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의 의식에 자주 공감합니다.
우리가 착하든 착하지않든 그것을 누가 판단합니까?
난 그 누구한테도 나에대한 판단을 그냥 흘러보냅니다. 그건 나의 본모습이 아니니까요.
동시에 다른사람에 대한 나의 의견은 그냥 그대로 인정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인간'에게 공평하자는거에 곰발님의 목소리가 큰 영향미치길 바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8:25   좋아요 0 | URL
그렇죠 ? KBS 리퀘스트 방송 볼 때마다 진짜 개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 장애인은 착한 장애인이네. 그런데 불행해. 도와줘야지.... 만약에 성질 고약한 장애인이라면 안 도와줍니까 ? 새누리 정치 집단이 복지를 선별적으로 하자는 마인드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왕이면 성질 고약한 가난뱅이보다는 정말 착한 가난뱅이에게 적선하자는 거나 똑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공평함이지 자신의 도덕적 잣대로 만든 호불호에 따라 대상을 선정하려는 짓이 매우 지독하게 나쁜 태도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곰곰손 2014-03-0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니무슨 사회구조정치복지 문제 논하는데 착한사람 타령이야?
머리에서뇌가 빠졌나~ 기가차다못해 완전 막혀버리겠네진짜ㅡ

그나저나 니가 웬일로 이 타이밍에 찰스를 안까? ㅎㅎㅎㅎ
정말이지.. 이런 삼류 (정치)드라마가 없단 생각. ㅋㅋㅋㅋ
한국 정치판에서 살아 버틸라면 결단코 '쪽팔림'을 몰라야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나마 노 전대통령은 유일하게 양심있는 정치인이었음.

+ 글고 프로필 그림 수염 - 이건 순전 사기다!
무슨 수염이 그렇게 이순신장군처럼 용맹해! 실은 안그렇찮아너!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06:49   좋아요 0 | URL
원래 인생이란 복잡한 거시다.
글구 내가 왜 철수를 까냐. 이번 대통합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난 환영하는 입장이야. 선명한 적을 위해서는 지지하고 응원해야 한다.
그거시 정치의 비극 아니겠냐...

+
내 수염이 어때서 왜 항상 딴지를 걸고 지랄이냐 !
내 수염 원래 이래. 내가 뭐 나턀야 수염인 줄 아냐 ? 췟~~

밤하늘의별소리 2014-03-0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자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한 모든 '사람'이라는 말! 오늘도 제 인식의 한계를 깨는 글이네요 ㅠㅠ 읽으면서 무릎 탁, 치고 아!!하고 제 머리도 한 대 때렸어여..ㅠㅠ

완전히 동일한 선상의 논지는 아니겠지만, 제가 <드라큘라>를 좋아하는 이유는요, 드라큘라 소설이 백인 주인공들의 편지로 모아진 글이고 그 소설에서 드라큘라의 목소리는 우리가 들을 수 없어요. 그런데, 백인들이 자기들이 드라큘라에게 위협당하는 약자인척 하지만, 사실 드라큘라는 그들이 가진 이방인의 공포심/두려움에 의해 형상화된 괴물이거든요. 드라큘라는 피 빨아먹고 살지만 사실은 약자예요, 제 눈에는! 소설에서 <선>은 <백인>이고 <악>은 <드라큘라>지만, 오히려 <약자>는 <드라큘라 백작>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

덧붙여, 제가 어제 트위터 돌아다니다가 이택광이라는 문화평론가(?) 분의 글을 보았어요. 곰곰발님께서 강신주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라고 하지만 사실은 가장 자본주의를 잘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셨잖아요. 이택광은 "강신주는 상아탑이라는 좁은 대학 공간에서 벗어난(즉 제도권에서 벗어난) 학자로 활동하려고 한다. 대학이라는 제도 밖에 있는 사람은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미디어는 사회의 모든 영역을 포섭하려는 자본주의의 영향 하에 있기 때문에, 제도권 밖에서 활동하는 학자를 상업화해낸다."라는 식의 평가를 하셨더라구요.

-0- 제가 너무 요약정리를 못하는 것 같네요..ㅠㅠ 중요한 건, 강신주가 대학이라는 제도권 밖에 나오는, 그냥 먹물로 남으려는 게 아니라 대중과 이야기 하려는 (성공했던 못했던간에)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상아탑이라는 제도권 밖은 완전히 자본주의,상업화 되어 있다는 것이겠지요.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자들은 상아탑이라는 제도권 내에 있을 수도, 그 제도를 벗어나 미디어를 통할 수도 없는 위치에 놓여있는 게 아닐까요...ㅠㅠ

라고 저는 이택광의 글을 읽으며 생각했어요.... 근데, 근데, 생각해보니 제도권과 미디어의 영향 밖에서 인문학과 사회 비판을 놓아버리지 않는 사람이 있긴 하네요.'학자'는 아니더라도 제가 인문학자보다 더 조아하는 곰발님!!! //>_
기승전곰발님칭찬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07:24   좋아요 0 | URL
반가운 댓글이군요. 제 카테고리에 보면 < 영화관 > 에 엑소시스트 리뷰가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드라큘라가 여자 혹은 성소수자 정도로 읽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남성가부장 사회의 약자'라 볼 수 있죠. 기득권이 자꾸 " 착한 사람 " 을 호명하는 이유는 착한 사람이 주류입장에서 보면 다스리기 좋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드라큘라는 원래 착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죽고 나서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죠. 기득권 주류 사회가 보기에 착하지 않은 드라쿨랴는 제거해야 될 대상이죠. 그래서 저는 사회적 약자가 주류 사회에 대해서 공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제가 쓴 < 엑소시스트 > 에서 긁었습니다. ( 여기는 링크가 안 걸리더라고요..) 대충 요약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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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는 본질적으로 < 여성 >이다. 창백한 피부, 곱상한 외모, 가녀린 몸, 하늘거리는 실크 망토, 더군다나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드라큘라는 황새의 우아한 걸음을 닮았다. 니체의 입장에서 보면 드라큘라는 " 정직하지 않은 사람 " 이다. 니체는 말했다. "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직한 사람에게는 소리가 난다. " 그래서 나는 드라큘라를 검은 망토를 입은 여성이거나 여성이 되고 싶은 게이 정도’로 생각한다. 황당한 주장 같지만 그리 황당한 것도 아니다. 브람스토커 소설 < 드라큘라 >에서 실제 모델은 백작이 아니라 트란실바니아의 백작 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 다. 이처럼 드라큘라 남작’을 드라큘라 부인’으로 치환하면, 부인이 왜 보름달이 뜨는 밤에 그토록 피’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월경으로 인해 유실된 피를 타인을 통해서 보충하고자 하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 누군가는 이 해석을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 드라큘라는 여자였다 > 라는 가설’은 오히려 상큼하다. 우선 드라큘라의 은신처인 관’을 보자. 관은 누가 보아도 여성 자궁’에 대한 은유이다. 어디 그뿐인가 ?드랴큘라가 흡혈하는 부위인 목/neck이라는 단어는 자궁/neck’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드라큘라를 영원히 제거할 수 있는 방식은 심장에 말뚝을 박거나 목을 베어버리는 것인데, 여기서의 말뚝박기’는 말 그대로 강간에 대한 은유’이다. 또한 목을 베는 행위는 자궁을 적출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결국 드라큘라의 신체 기관 중 자궁을 적출한다는 것은 여성의 생산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그녀의 전염성은 강력하기 때문이다. 드라큘라는 무시무시한 원초적 어머니’다. 이빨 달린 < 바기나 덴타타> 다. 그는 평소에는 매력있는 백작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어딘지 모르게 기괴하다. " 괴물 " 은 대부분 주류 사회의 편견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들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 공포와 숭배 " 가 혼합되어 있지만 사실 주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접촉 금지'다. 괴물은 불가촉천민'이다. 비주류인 불가촉천민들은 늘 복수를 꿈꾼다.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있을까 ? 괴물은 주류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낳은 사생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