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에게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쓸 때에도 자기 검열은 작동한다. 이것저것 눈치를 봐야 한다. 서재에 글을 올리는 행위가 돈을 받고 매문을 하는 것도 아닌 데도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스소로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는 이해 득실'을 따질 필요가 없기에 가감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기로 다짐했다. 내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다만 내 생각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거북하다면 < 판단 > 이 아니라 개인의 < 취향 > 으로 이해해 달라. 나는 이오덕'을 존경하지만 이오덕-주의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글 사용에 있어서는 이오덕보다는 고종석-주의자'에 가까웠다. 언어는 오염되면서 살아남는다. ~의, ~적, ~성, ~것 따위를 문장에 사용한다고 해서 그 문장이 바르지 않은 문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근본적 순혈주의가 나는 불편하다. 이왕 싫어하는 것에 대해 말이 나왔으니 이 자리를 빌려 몇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김연수 소설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김연수의 말랑말랑하며 촉촉한 감성'을 좋아했지만 내게 보기에는 너무 푹 익었다. 굳어버린 기름덩어리를 씹는 맛이다. 무리카미 하루키'도 마찬가지다. 야채를 버터에 볶는 레시피까지는 용서할 수 있지만 버터를 버터에 볶을 때에는 등짝을 한 대 쳐주고 싶었다. 느끼하다. 그리고 신경숙은 포데기 신파의 여왕이었고, 강신주는 인문성형-주의자 같았다. " 스피노자의 에티카'가 어려우셨다고요 ?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요. 매월 29,900원에 무이자 5개월이 보장됩니다. 제품 구매 시 세계 문학전집 10% 할인권도 드립니다. 고객님 많이 놀라셨죠 ? 저도 마아아니 놀랐습니다. 48가지 골라먹는 재미가 베스킨라빈스 31보다 다양합니다. 지금 당장 주문하세요. 망설이시면 앙돼용 ~ " 

 

자본주의가 적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도 자본주의적 절차에 의해 가장 자본주의적 성공을 한 사람에 속했다. 여기까지는 좋다. 여기까지는 자기검열 없이 마음껏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마다 망설이는 주제는 " 노무현 " 이었다. 나는 변호사 노무현을 좋아했지만 대통령 노무현을 아주 싫어했다. 그는 헌신적인 변호사였고, 솔직한 정치인이었으며 소탈한 대통령이었지만 좋은 대통령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쁜 대통령에 속했다. 물론 이명박과 박근혜는 노무현에 비해 아주아주아주아주 나쁜 대통령에 속하지만 넓은 범주로 확장하자면 노무현 또한 같은 범위'에 포함되었다.  내가 노무현 서거 때 동명항 방파제에서 서럽게 운 까닭은 헌신적인 변호사와 솔직한 정치인에 대한 애도였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도는 아니었다.

 

 

 

 

뒤늦은 고백이지만 천 만 관객을 동원한 < 변호인 > 은 그냥 시시껄렁한 영화'였다. 다만 그 사실을 숨기고 영화 < 변호인 > 을 지지했던 이유는 이명박근혜 정권 때문이었다. 적이 선명할 수록 분노는 정당성을 얻게 된다. 같은 이유로 < 또 하나의 약속 > 또한 삼성이라는 괴물을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서 지지했다. 영화적 완성도'로 보자면 그닥 높은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의미 있는 영화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가치 있는 영화'다. 이 이율배반적 태도가 거슬리기는 했으나 딱히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적은 선명해야 되니깐 말이다. 영화 < 변호인 > 과 < 또 하나의 약속 > 은 모두 정치사회적 문제를 건드리기는 하지만 핵심은 가족-서사'다. 영화 < 변호인 > 에서 국밥집 가족은 아버지가 부재하는데 그 이유는 그 자리에 송강호를 개입시키기 위해서이다.

 

그가 국밥집 아들을 위해 변호하는(개입하는) 순간 송강호는 유사-아버지'가 되어 또 하나의 가족이 된다.  결국 이 영화는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부성애 가족극'이다. 그렇기 때문에 힘이 있다기보다는 낡은 가족 서사'에 기대서 안전하게 분노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상업 영화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다. < 또 하나의 약속 > 도 마찬가지'다. 가족 서사에 기대다 보니 사실이 가지고 있는 " 날것 " 의 생생함보다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해서 전달력이 떨어진다. 생생한 고통과 증언을 간직한 딸은 생각보다 일찍 화면에서 빠진 점은 아쉽다. 그것은 마치 달걀을 풀어서 북엇국을 끓였는데 북어 우린 국물 맛보다는 계란탕 맛이 더 강한 경우다. 이 영화들이 보여준 불의에 대한 " 분노 " 는 " 불온 " 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객이 이 영화들에 대해 공감하는 것은 사회적 모순보다는 착한 가족'을 특정 집단이 건드렸다는 것에 대한 분노'다.

 

 

 

 

이 온순한 분노는 국가가 자본가에게 있어 그렇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천사는 기쁨과 눈물을 주지만 대상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어떤 대상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악마'에게만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 필요한 존재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니라 꼬리 달린 악마'다. 그래서 < 변호인 > 과 < 또 하나의 가족 > 은 위협적이지 않다. 비록 이들 영화가 관객들에게 눈물과 기쁨을 주겠지만 이 눈물과 분노가 집단을 향하지는 못한다. 당신은 영화관을 나오면서 눈물을 닦고 이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갤럭시로 카톡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들은 감기와 같다. 며칠 지나면 분노는 사라진다. IMF가 터지고 나서 " 내 탓이오 " 캠페인이 벌어진 적이 있다. 사람들이 자동차 뒷 유리창에 내 탓이오 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 네 탓 > 하지 말고 < 내 탓 > 하자는 소리'다.

 

김수환 추기경의 제안으로 시작된 캠페인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이 캠페인은 전형적인 노예 근성'을 강요하는 메시지처럼 보였다. 한국 사회는 자기 징벌 사회'다. 자살 현상은 남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 화를 돌리는 행위'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가 < 내 탓 > 은 하지 않고 < 네 탓 > 이 만연한 사회라는 것은 새빨간 주장이다. 한국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런데 무슨 놈의 " 내 탓 " 타령인가 ? 김수환 추기경은 헛다리를 짚은 것이다. 사람들은 세 모녀가 연탄불을 피워 놓고 자살한 사건에 대해 슬퍼하고 애도했다. 그 어떤 사건보다 울림이 컸다. 이 울림이 컸던 이유는 세 모녀가 보여준 < 착함 > 이었다. 그 가족은 죽는 그 순간에도 밀린 방세와 공과금을 지불했다. 사람들은 착한 가족이 허무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슬퍼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 과정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만약에 그 가족이 7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남기지 않고 자살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큰 울림을 주었을까 ?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착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할 때에만 분노한다. 영화 < 변호인 > 에서 속물인 송강호가 국밥집 아들 변호를 맡으면서 한 말은 " 그 사람들 착한 사람이잖아요. 이러면 안 되잖아요 ? " 였다. 그리고 < 또 하나의 약속 > 도 같은 뉘앙스'였다. 그렇다면 똑같은 일을 당했는데 그 사람들이 그닥 착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 지금처럼 이렇게 뜨겁게 울 수 있을까 ? < 변호인 > 에서 송강호가 " 착한 사람에게 이러면 안되잖아요 ? " 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 착한 사람 " 이라는 말 대신 단순하게 그냥 " 사람 " 이라고 말해야 한다.

 

다시 수정하면 " 국가 기관이나 거대 기업이 힘으로 사람들에게 이러면 안되잖아요. " 라고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 세 모녀 사건을 다룬 기사 덧글에 넘쳐나는 " 착한 사람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 는 말은 기괴하게 들린다. 돈봉투가 없었다면 그토록 슬프지는 않았다는 말인가 ?! 바로 그점이 한국인의 인권 수준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리퀘스트 방송을 볼 때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방송은 항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을 다룰 때 < 착함 > 을 강조한다. 속이 얼마나 깊은 아이인가를 강조한다. 결국 착한 장애인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태도는 야만적이다. 왜냐하면 착한 장애인은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이고 나쁜 장애인은 도움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은연 중에 내포하기 때문이다.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도 바로 이러한 착한 장애인 메시지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차원에서 한심한 소설이다.

 

그것은 김애란이 그만큼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언론이 착한 사람의 안타까운(억울한) 죽음'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약자의 비참에 대해서 슬퍼해야지 착한 사람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촛점을 맞춰 슬퍼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착한 사람이든, 까칠한 사람이든, 이혼녀이든, 재벌집 딸이든 그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그 사람은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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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y 2014-03-0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00만 번 공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1:44   좋아요 0 | URL
실망이군요.. 다음에는 101만 번이라는 화려한 수식을 꼭 달아주십시요.

만화애니비평 2014-03-0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든 좋든 문재인의 운명에서 인권변호사라는 호칭에서 뭔가 잘 못 되었다고 하더군요. 변호사 자체가 인권을 위해 존재하는데, 인권변호사란 단어가 새로 나왔다는 뜻은 결국 인권의 추락이 어디까지인가! 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보면 역대 대통령 중에 페루애님 관점으로 좋은 대통령은 없군요.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무현이란 사람은 좋았다는 사실입니다. 언젠간 노회찬이나 심상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날이 오면 좋으려만, 노무현 대통령도 그 과정의 하나이지만, 나라는 오히려 거꾸로...어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02   좋아요 0 | URL
그럴 것 같습니다.
전 대통령'은 존경의 주체가 되면 박근혜 망령이 이승만 망령처럼 정말 꼴사나운 짓이 발생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존경의 대상이기보다는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비판적 존재로 남아야지 그것에 대해칭송하고 그러면 안 됩니다. 전 문재인을 지지했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똑같은 방식으로 비판적 자세를 유지할 겁니다. 그래야지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냉정한 분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 < 후흑학 > 를 믿습니다. 모든 정치가는 두꺼운 얼굴에 검은 마음을 가지고 있죠. 그래야 권력을 잡을 수 있습니다.

푸르푸르 2014-03-0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두영화 다 재미 없었어요.
그런데 세 모녀의 자살에 있어 저는 그들이 남긴 70만원이 그들이 꼭 착한 사람이라는 것보다
그들의 비참함을 더 상징적으로 드러내주어다고 느꼈기에 슬프고 동시에 무섭다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월세 60에 살고 있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04   좋아요 0 | URL
전세 60이면 좀 부담 가지 않습니까 ? 혼자 사시면서 무슨 60입니까.
한 30짜리로 옮기시고 그 돈으로 소고기나 사묵읍시다... 어서욧..

푸르푸르 2014-03-03 12:16   좋아요 0 | URL
ㅎㅎ 왜 혼자라고 생각하시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30   좋아요 0 | URL
음... 그러게 말입니다. 미안합니다. 숨겨둔 우렁각시가 있군요 ?

rtour 2014-03-0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변호인 지적질. 가족 서사란 말에 무릅침. 글구 물론 보증금이 얼마냐가 중요한 거지만,오쉬쁘 좋은 집 사누만. 월세 부담이 크니 빠른 시일 전세로 옮길 수 있길! 전세 없음 반전세!

푸르푸르 2014-03-03 12:31   좋아요 0 | URL
사실 전세에서 월세로 옮겼답니다 아래층에 미친 놈이 살아서 전세 빼지도 못하고 나온거거든요 점심 맛나게 드시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33   좋아요 0 | URL
요즘은 반전세로 가야죠. 60이면 이거 너무 큽니다. 이것저것 빼고 술값 빼고 하면 남는 게 뭐가 있습니다. 하루빨리 반전세로 옮기길 바랍니다.

+

변호인 보면 전형적인 가족 서사'죠. 남편은 없지 않습니까. 그 자리를 송강호가 차지합니다. 그는 유사-아버지'죠. 이웃을 구한다라기보다는 아들을 구한다는 느낌이 강해요.

비로그인 2014-03-03 14:41   좋아요 0 | URL
문득 오쉬쁘님 아래층 미친놈 애기가 궁금. 제가 층간소음 문제에 관심이 많슴돠.

나탈야 2014-03-03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거꾸로-!

<나쁜사람에게는 이래도 되잖아요-!>

라는 취지의 '나쁜 운동'을 전개하고 시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57   좋아요 0 | URL
올해의 댓글상으로 뽑고 싶군요 !!!!

나탈야 2014-03-0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데 사실 저, 어젯밤에 변호인 봤음. ㅎㅎㅎ

전체적인 완성도는 그렇다치고- 송강호의 연기는 머 타의추종을 불허하더군요. (동의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송강호... 미친 거 같음.

설경구표 연기 마냥, 송강호표 연기도 없지 않았는데- 그게 좀 허물어지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이건 좋아하는 사람이건- 눈물 찔끔 흘리게 만들어버리는 연기력이었음.

송강호 아니었으면, 그냥 노무현 영화 하나 나왔다고 잠깐 이슈탔다가, 금방 잊혀져버릴 수준의 평범한 영화였다란 생각.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2:58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전도 송강호의 압도적 명불허전에 이 영화 전체가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저런 과도한 연기를 다른 배우가 하면 진짜 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송강호가 과도한 감성 연기를 하면 그게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그게 바로 송강호의 힘이겠지요.
이 영화는 노무현 영화가 아니라 그냥 송강호 영화입니다.

samadhi(眞我) 2014-03-0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모녀 기사를 보고 질질 울면서 남편이랑 그랬습니다. 인천으로 이사오지. ㅋㅋ 인천 집값 디지게 쌉니다.(그래서 서울로 못들어가지만.) 확실히 살기 좋은 동네가 아니거든요.
대부분 곰발님처럼 대통령 노무현보다 인간 노무현을 좋아했을 거예요. 대통령으로서는 한계가 많았으니까요. 제일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우루과이 대통령 같은 사람 어디 없나요? 전재산을 사회환원한다는 코웃음나는 명박이식 말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5:00   좋아요 0 | URL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해요. 노무현 소중한 대통령이죠. 가장 그립죠. 하지만 거기까지 입니다. 범위를 넘어서면 미화'가 되는 거니깐 말이죠.
아무래도 대한민국에는 좋은 대통령 나오기 힘들죠. 전재산 내놓겠다는 사람치고 내논 사람 못 봤습니다. 이명박은 진짜 꾀죄죄한 인간이죠. 이런 인간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사장이 미쳤어요, 가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미친 거죠..

2014-03-03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3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탕끓이는새벽 2014-03-03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껏 접한 가장 시원한 변호인 리뷰!

전 그 70만원이 그녀들의 평소 자존감을 짐작케 해줘서.. 그래서 더 서글프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5:01   좋아요 0 | URL
그래요. 자존심 같았습니다. 가난하게 살아도 신세는 지지 않겠다는 오기 같은 거....
그게 참 가슴 아프죠. 그때 상황을 곰곰 복기하면 할수록 정말 슬퍼집니다.

마립간 2014-03-0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평소에 착한 사람과 평소에 나쁜짓을 많이 사람이 똑같은 나쁜 범죄를 행했을 때, 동등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평소에 착했던 것으로 정상참작을 받아야 할지.

변호사 http://blog.aladin.co.kr/maripkahn/787040
기숙사 http://blog.aladin.co.kr/maripkahn/787511
Penalty phase http://www.imdb.com/title/tt0091741/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7:00   좋아요 0 | URL
법은 이미 정상 참작을 하지 않나요 ? 초범은 아무래도 형량이 잡범보다 줄어들겠죠.

마립간 2014-03-03 17:19   좋아요 0 | URL
저의 질문이 압축된 내용이라서 초범은 재범보다 형량이 줄어들지만, 범법자가 착한 사람이냐, 아니냐와는 무관하죠.

대부분의 사건에 대한 가치판단이 사건의 맥락적 판단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 '착한 사람에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가 맥락적 가치판단이고 '사람에게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맥락을 제외한 가치판단이 아닌가 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8:02   좋아요 0 | URL
ㅎㅎ 사실 마립간 님 질문을 제가 잘 이해를 못하겠어요.
맥락적 가치 판단이 뭔지 제가 좀 잘 모르겠습니다. 음.. 그러니깐 제가 착한 사람 그냥 사람'으로 나눈 기준은
착한 사람'이라는 뉘앙스에는 도움을 주는 자가 선별해서 도움을 줄 사람을 선별하는 그런 고압적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만약에 10명이 굶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말 잘듣고 착해 보이는 사람에게만 3명 선택해서 주는 게 과연 옳은가에 대한 거였습니다. 그건 좀 기만이 아닌가 싶어서요. 전 착한 거지이건 아주 나쁜 거지이건 똑같이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복지 시스템이 아닌가 싶습니다. 착한, 안 착한은 기득권의 오만한 잣대일 뿐이란 것을 ㅣㅈ 지적하기 위해서입니다.

마립간 2014-03-04 08:55   좋아요 0 | URL
원래 길게 설명해야 하는데, 길게 설명하면 곰곰발님의 글과 동떨어진 글이게 인용글과 함께 압축적인 질문만 하여 의사소통이 안 되었군요.

제 서재에 비유적인 글 '사람과 쥐'라는 올렸습니다. 곰곰발님의 글처럼 재미는 없지만.^^

감은빛 2014-03-0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평과, 두 영화를 바라보는 입장이 저와 매우 비슷하세요.
이런 류의 영화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지점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그런가봐요.
저는 둘 다 아직 보지 않았는데, 주변의 평이 다 그렇네요.

마지막 '착한 사람'이 아닌 '사람'에 대한 말씀도 무척 공감합니다.
최근에 경제학 공부모임에서도 비슷한 얘길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7:57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두 영화는 상업영화로써 미덕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술성을 요구하며 김기덕처럼 찍어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다만, 접근 방법이 포데기 신파'(이게 제가 지어낸 말인데 그냥 지긋지긋한 가족서사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죠. 좀 과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서 아쉬웠습니다.

+
복지'를 마치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에게 투자해야 돼, 이런 마인드 자체가 틀렸다는 생각입니다.
복지는 결코 선별적일 수 없습니다. 나쁘 놈도 받아야 되고 좋은 놈도 받아야 되는데
우리는 이 권리에 대한생각 자체가 좀 무지하지 않나 싶습니다.

남쪽바람 2014-03-0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의 의식에 자주 공감합니다.
우리가 착하든 착하지않든 그것을 누가 판단합니까?
난 그 누구한테도 나에대한 판단을 그냥 흘러보냅니다. 그건 나의 본모습이 아니니까요.
동시에 다른사람에 대한 나의 의견은 그냥 그대로 인정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인간'에게 공평하자는거에 곰발님의 목소리가 큰 영향미치길 바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18:25   좋아요 0 | URL
그렇죠 ? KBS 리퀘스트 방송 볼 때마다 진짜 개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 장애인은 착한 장애인이네. 그런데 불행해. 도와줘야지.... 만약에 성질 고약한 장애인이라면 안 도와줍니까 ? 새누리 정치 집단이 복지를 선별적으로 하자는 마인드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왕이면 성질 고약한 가난뱅이보다는 정말 착한 가난뱅이에게 적선하자는 거나 똑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공평함이지 자신의 도덕적 잣대로 만든 호불호에 따라 대상을 선정하려는 짓이 매우 지독하게 나쁜 태도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곰곰손 2014-03-0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니무슨 사회구조정치복지 문제 논하는데 착한사람 타령이야?
머리에서뇌가 빠졌나~ 기가차다못해 완전 막혀버리겠네진짜ㅡ

그나저나 니가 웬일로 이 타이밍에 찰스를 안까? ㅎㅎㅎㅎ
정말이지.. 이런 삼류 (정치)드라마가 없단 생각. ㅋㅋㅋㅋ
한국 정치판에서 살아 버틸라면 결단코 '쪽팔림'을 몰라야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나마 노 전대통령은 유일하게 양심있는 정치인이었음.

+ 글고 프로필 그림 수염 - 이건 순전 사기다!
무슨 수염이 그렇게 이순신장군처럼 용맹해! 실은 안그렇찮아너!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06:49   좋아요 0 | URL
원래 인생이란 복잡한 거시다.
글구 내가 왜 철수를 까냐. 이번 대통합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난 환영하는 입장이야. 선명한 적을 위해서는 지지하고 응원해야 한다.
그거시 정치의 비극 아니겠냐...

+
내 수염이 어때서 왜 항상 딴지를 걸고 지랄이냐 !
내 수염 원래 이래. 내가 뭐 나턀야 수염인 줄 아냐 ? 췟~~

밤하늘의별소리 2014-03-0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자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한 모든 '사람'이라는 말! 오늘도 제 인식의 한계를 깨는 글이네요 ㅠㅠ 읽으면서 무릎 탁, 치고 아!!하고 제 머리도 한 대 때렸어여..ㅠㅠ

완전히 동일한 선상의 논지는 아니겠지만, 제가 <드라큘라>를 좋아하는 이유는요, 드라큘라 소설이 백인 주인공들의 편지로 모아진 글이고 그 소설에서 드라큘라의 목소리는 우리가 들을 수 없어요. 그런데, 백인들이 자기들이 드라큘라에게 위협당하는 약자인척 하지만, 사실 드라큘라는 그들이 가진 이방인의 공포심/두려움에 의해 형상화된 괴물이거든요. 드라큘라는 피 빨아먹고 살지만 사실은 약자예요, 제 눈에는! 소설에서 <선>은 <백인>이고 <악>은 <드라큘라>지만, 오히려 <약자>는 <드라큘라 백작>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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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제가 어제 트위터 돌아다니다가 이택광이라는 문화평론가(?) 분의 글을 보았어요. 곰곰발님께서 강신주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라고 하지만 사실은 가장 자본주의를 잘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셨잖아요. 이택광은 "강신주는 상아탑이라는 좁은 대학 공간에서 벗어난(즉 제도권에서 벗어난) 학자로 활동하려고 한다. 대학이라는 제도 밖에 있는 사람은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미디어는 사회의 모든 영역을 포섭하려는 자본주의의 영향 하에 있기 때문에, 제도권 밖에서 활동하는 학자를 상업화해낸다."라는 식의 평가를 하셨더라구요.

-0- 제가 너무 요약정리를 못하는 것 같네요..ㅠㅠ 중요한 건, 강신주가 대학이라는 제도권 밖에 나오는, 그냥 먹물로 남으려는 게 아니라 대중과 이야기 하려는 (성공했던 못했던간에)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상아탑이라는 제도권 밖은 완전히 자본주의,상업화 되어 있다는 것이겠지요.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자들은 상아탑이라는 제도권 내에 있을 수도, 그 제도를 벗어나 미디어를 통할 수도 없는 위치에 놓여있는 게 아닐까요...ㅠㅠ

라고 저는 이택광의 글을 읽으며 생각했어요.... 근데, 근데, 생각해보니 제도권과 미디어의 영향 밖에서 인문학과 사회 비판을 놓아버리지 않는 사람이 있긴 하네요.'학자'는 아니더라도 제가 인문학자보다 더 조아하는 곰발님!!! //>_
기승전곰발님칭찬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4 07:24   좋아요 0 | URL
반가운 댓글이군요. 제 카테고리에 보면 < 영화관 > 에 엑소시스트 리뷰가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드라큘라가 여자 혹은 성소수자 정도로 읽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남성가부장 사회의 약자'라 볼 수 있죠. 기득권이 자꾸 " 착한 사람 " 을 호명하는 이유는 착한 사람이 주류입장에서 보면 다스리기 좋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드라큘라는 원래 착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죽고 나서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죠. 기득권 주류 사회가 보기에 착하지 않은 드라쿨랴는 제거해야 될 대상이죠. 그래서 저는 사회적 약자가 주류 사회에 대해서 공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제가 쓴 < 엑소시스트 > 에서 긁었습니다. ( 여기는 링크가 안 걸리더라고요..) 대충 요약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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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는 본질적으로 < 여성 >이다. 창백한 피부, 곱상한 외모, 가녀린 몸, 하늘거리는 실크 망토, 더군다나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드라큘라는 황새의 우아한 걸음을 닮았다. 니체의 입장에서 보면 드라큘라는 " 정직하지 않은 사람 " 이다. 니체는 말했다. "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직한 사람에게는 소리가 난다. " 그래서 나는 드라큘라를 검은 망토를 입은 여성이거나 여성이 되고 싶은 게이 정도’로 생각한다. 황당한 주장 같지만 그리 황당한 것도 아니다. 브람스토커 소설 < 드라큘라 >에서 실제 모델은 백작이 아니라 트란실바니아의 백작 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 다. 이처럼 드라큘라 남작’을 드라큘라 부인’으로 치환하면, 부인이 왜 보름달이 뜨는 밤에 그토록 피’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월경으로 인해 유실된 피를 타인을 통해서 보충하고자 하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 누군가는 이 해석을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 드라큘라는 여자였다 > 라는 가설’은 오히려 상큼하다. 우선 드라큘라의 은신처인 관’을 보자. 관은 누가 보아도 여성 자궁’에 대한 은유이다. 어디 그뿐인가 ?드랴큘라가 흡혈하는 부위인 목/neck이라는 단어는 자궁/neck’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드라큘라를 영원히 제거할 수 있는 방식은 심장에 말뚝을 박거나 목을 베어버리는 것인데, 여기서의 말뚝박기’는 말 그대로 강간에 대한 은유’이다. 또한 목을 베는 행위는 자궁을 적출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결국 드라큘라의 신체 기관 중 자궁을 적출한다는 것은 여성의 생산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그녀의 전염성은 강력하기 때문이다. 드라큘라는 무시무시한 원초적 어머니’다. 이빨 달린 < 바기나 덴타타> 다. 그는 평소에는 매력있는 백작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어딘지 모르게 기괴하다. " 괴물 " 은 대부분 주류 사회의 편견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들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 공포와 숭배 " 가 혼합되어 있지만 사실 주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접촉 금지'다. 괴물은 불가촉천민'이다. 비주류인 불가촉천민들은 늘 복수를 꿈꾼다.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있을까 ? 괴물은 주류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낳은 사생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