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괴물(들)

 

 

 

 

 

 

영화 < 에이리언 > 시리즈에 등장하는 " 괴물 " 이 HR기거'가 디자인한 작품이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모른다. 이 자리를 빌려 말하자면 영화 속 괴물'은 기거'가 " 괴물과 남근 형상 " 을 섞어서 창조한 작품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페미니즘 이론으로 풀어서 해석하는 비평도 있다.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런 시각은 이미 흔한 예'가 되었으니깐 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괴물이 " 좆같이 " 생겼다는 데 있지 않다. 사실 공포의 주체는 남근을 닮은 괴물이 아니라 그 괴물의 무한한 생산성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공포스러웠던 장면은 리플리(시고니 위버)가 퀸 에이리언의 출산 공장을 발견하는 시퀸스'다. 이 무시무시한 생명력'은 인간을 숙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끔찍하다.

 

 

결국 영화 속 폭력의 주체는 남근을 닮은 수컷'이 아니라 남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폭력적인 암컷'이다. 영화 속 괴물은 사람 몸을 숙주 삼아 기생하는 존재여서 설핏 수컷에 가깝다고 생각되지만 자궁이 있는 몸을 빌리지 않고서도 생산 주체가 된다는 측면에서 괴물은 무성과 양성 사이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 비평에서 이 영화를 남성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 전사'라는 해석을 잘못되었다. 본질은 성질 더러운 암컷이 용감한 여성 전사와 싸우는 데 있다. 공통점은 모성'이다. 외계 암컷과 지구 여성은 모두 모성'에 뿌리를 둔다. 그들은 모두 생산적 주체'다. 내가 오늘 말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 여성 괴물 " 이다(여기에는 " 좆같이 생겼지만 암컷 " 인 괴물도 포함된다).  에이리언'처럼 좆같이 생겼지만 암컷인 대표적 괴물'이 바로 드라큘라'이다. 드라큘라는 에이리언 괴물과 마찬가지로 탁월한 생산, 나아가 출산 능력을 갖춘 존재'이다. 에일리언이 인간을 숙주로 활용하면서 자기 복제'가 가능하듯이, 흡혈 바이러스'도 인간 몸속에 숨어 있다가 본색을 드러낸다. 사실 흡혈귀에게 물린 사람들은 " 감염 " 되었다는 표현보다는 차리라 " 임신 " 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드라큘라는 목을 흡혈하는데 neck(목)에라는 단어에는 " 자궁 "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감안한다면 흡혈은 성교'에 대한 묘사라 할 수 있다. 송곳니는 남근이고 목은 자궁이다. 그렇다면 드라큘라는 수컷에 가까운 존재일까 ? 수컷이 자궁을 가진 암컷의 몸을 빌려 새끼를 낳는 존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드라큘라는 남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드라큘라는 자궁이 없는 남자의 몸에서도 자기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에이리언과 마찬가지로 무성과 양성 사이에 놓여 있지만 숙주의 자궁'을 빌리지 않고서도 새끼를 낳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성에 가깝다. 주류 사회가 두려워하는 것은 드라큘라의 < 파워 > 가 아니라 < 생산성/출산 능력 > 이다. 임신 기간은 감기'보다 짧다. 흡혈귀에게 물린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

 

식욕 부진'은 마치 임신한 여성에게 나타나는 철분 부족에 따른 현기증과 입덧 증상과 유사하다. 이처럼 감염'을 임신'으로 치환하면  서구 백인 사회가 드라큘라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피가 섞인다는 것에 대한 공포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흡혈귀 서사'를 관통하는 공포는 접촉 공포'다. 그것은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에 대한 백인 주류 사회의 근심'이다. 이 접촉 공포는 (순혈을 지키려고 하는)종족 보호 본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에 대한 공포를 무작정 인종 차별'로 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은 네오포비아(neophobia), 새것 공포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것 공포증'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된다.

 

 

" 사람과 쥐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쥐는 보통 새롭고 낯선 먹이는 아주 소량만 맛을 보며, 또 새로운 먹이가 여러 가지 있을 때에는 따로따로 먹지 절대로 한꺼번에 다 먹지 않는다. ( 진화심리학, 135쪽) "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음식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다. 새로운 음식은 대개 부모가 먹어보라고 권해야 비로소 먹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아이 입장에서 보면 부모는 자기에게 나쁜 음식을 권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구 백인 사회가 드라큘라'라는 낯설고 이질적 타자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유는 피가 섞인다는 공포와 함께 네오포비아'도 함께 작동한 탓이다. 중요한 것은 드라큘라가 가지고 있는 자가 출산 능력'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생산성은 오로지 암컷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드라큘라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에 가까운 존재'다. 여성 외모를 비하하기 위한 표현이 아니란 점을 미리 밝히고 말하자면 드라큘라는 " 좆같이 생긴 여성 " 이다. 드라큘라가 여성이라는 증거는 많다. 드라큘라 실제 모델이 엘리자베스 바토리'라는 부인이었다는 점과 드라큘라가 흡혈하는 부위인 목(neck) 이 여성 자궁이라는 뜻이라는 점도 그것을 뒷받침한다. 가만 보면 드라큘라가 눕는 관도 자궁을 닮았다. 그는 수컷인 척하는 암컷'이다. 여성 괴물'이다. 여성 괴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메두사'다. 에이리언이 겉모양으로 보자면 남근을 닮은 괴물이라면 메두사는 여성 성기를 닮은 cunt 괴물이다. 꿈틀거리는 뱀은 거웃이고 얼굴은 cunt다. 사람들이 메두사의 얼굴을 보면 딱딱한 돌이 되어 죽는 현상은 프로이드 식으로 말하자면 페니스 발기'다. 그들이 본 것은 메두사의 얼굴이 아니라 여자의 촉촉하고 검은, 아......

 

여성 괴물은 생각보다 많다. < 오이디푸스 > 이야기에 나오는 스핑크스'도 메두사와 마찬가지고 여성 괴물을 대표하는 슈퍼스타'이다. 스핑크스의 어원이 바로 똥구멍'이다. 그러니깐 스핑크스는 똥구멍 괴물'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배변 훈련을 가르치고 항문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존재는 엄마'다. 엄마는 항문을 관장하는 감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핑크스는 여성 괴물이면서 초월적 어머니 괴물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 그렇다면 오이디푸스는 왜 스핑크스를 물리치고 나서야 왕'이 되었을까 ? 간단하다. 왕이 되었다는 말은 어른이 되었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가 죽기 전까지는 어린이'였다는 간단한 공식이 성립된다. 여기에 스핑크스가 항문을 관장하는 괴물이라는 점을 접목시키면 오이디푸스는 구순기-항문기-남근기 기간 중 항문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 항문기를 벗어나 남근기에 접어들어야지만 상징적 어른이 된다.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의 만남은 바로 이 시기'이다. 그는 스핑크스를 제거함으로써 남근을 획득한다. 스핑크스가 던진 질문 " 저녁에 다리가 세 개 " 에 대해 오이디푸스는 늙으면 지팡이에 의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지팡이가 아니라 발기한 남근에 대한 은유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은 중세시대나 고딕 시대에서 등장할 법한 드라큘라 서사'가 21세기에 작동하는 사회'다. " 빨갱이 " 는 현대판 드라큘라'다. 우리가 흔히 쓰는 " 빨갱이 사상에 물들었다. " 라는 표현은 마치 " 드라큘라에 물려서 감염되었다. " 라는 말처럼 들린다. 빨갱이(종북세력)은 소문은 무성하지만 본 사람은 없다는 면에서 보면 " 처음 보는 음식 " 이다. 이와 같이 " 빨갱이 " 는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여서 네오포비아의 대상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빨갱이는 영원한 타자'이다. 문제는 네오포비아'가 아니다. 아이는 본질적으로 새 음식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지만 부모를 믿고 그 공포를 해소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국가가 나서서 오히려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를 공격한다. 피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순혈을 강조한다.

 

그래서 새것은 멀리하고 익숙한 것에만 집착하게 만든다. 바로 그러한 태도가 국가주의와 가족주의를 만든다. 국가주의와 가족주의의 핵심이 바로 익숙한 것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니깐 말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GDP 성장이 아니라 네오포비아를 없애는 것이다. 순혈이 중요하다고 해서 혼혈을 경멸하면 안된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애국심에는 반드시 적이 필요하다. 적을 만들 수록, 그래서 적이 많을수록 당신의 뒤통수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뒤통수, 조심해야 한다.

 

 

 

 

 


 

 

 

 

첨언.

 

불알 스토커의 < 드라큘라 > 에서 드라큘라 백작'은 초월적 존재'라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가깝다. 중세의 마녀 사냥이 그렇듯이 백인 주류 사회'는 변방에서 온 창백하고 낯선 존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타자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진행되는 풍문은 온통 악의에 가득 차 있다. 이 풍문에 의하면 드라큘라 백작은 기괴하며 무시무시한 악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주류 사회로부터 격리된 불가촉천민에 가깝다. 그는 사회적 약자'일 뿐이다. 어떤 공격에 대한 일반적 대응은 다음과 같다. ① 동작 멈추기  ② 도망가기 ③ 싸우기 ④ 복종하기 ⑤ 죽은 척하기  ⑥ 기절하기'이다. 여기서 관 속에 있는 흡혈귀들이 사람들에게 발각되었을 때 보이는 대응 방식은 " 죽은 척하기 " 와 " 기절하기 " 이다. 그들은 잠든 것이 아니라 근육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 " 죽은 척하기 "와 " 기절하기 " 는 대부분 자기보다 강한 자가 공격할 때, 도망칠 수 있는 여건이 안 될 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남자보다 여자와 아이가 기절을 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드라큘라와 흡혈귀'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라 연약한 존재'다. 찌라시는 믿을 만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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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야 2014-03-0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피시즈 또한 H.R기거의 작품입니다. 스피시즈 또한 좆나게 무서운 여자괴물이자나여.
여왕벌, 여왕개미가 짱임.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40   좋아요 0 | URL
안타까운 일이군요. 사실 전 짝'을 거의 안 봐서 룰을 잘 모릅니다...
그나저나 남자의 변심 때문에 그런 것 같던데
그 남자분도 상처가 크겠군요....
괜히 남성분에게 돌팔매는 하지 맙시다..

나탈야 2014-03-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건 그렇고 SBS '짝'의 여성출연자, 녹화 기간 중 숙소에서 목메 자살했답니다.
그에 대한 글 한번 투척해 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08   좋아요 0 | URL
정말입니까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5:43   좋아요 0 | URL
불미스러운 일을 포스팅하기는 그렇고 여기에 그냥 덧글을 남깁니다.
어쩌면 그녀는 수동적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능동적 공격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살을 하는 심리의 이면에는 살아 남은 자가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받게 할 목적으로
자실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어요.
그녀가 굳이 촬영 기간 중에 자살을 한 이유도 자신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선택한 남자와 그 파트너, 그리고 넓게 보면 짝'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복수심이 이 비극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경쟁 심리죠.
실연과 함께 경쟁에서 떨어졌다는 자괴감이 2배 더 힘들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이런 프로 자체가 전 못마땅합니다.
사랑을 경쟁적으로 해서 차지해 봐,, 이런 내용인데.. 글세요...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이지만 자살 충동은 오랜 시간 동안 계획이 이루어진다기보다는
대부분 어떤 급격하게 쏟는 격정적 충동이 이런 비극을 낳습니다.

나탈야 2014-03-05 18:5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딱히 <짝>이라는 프로그램 같은, 짧은 기간동안 한공간에 몰아놓고 충동적 사랑을 실험하는 시스템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아요. 부적절 하다면 부적절하죠. 다만- 인간의 본성을 관찰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프로그램이기에 즐겨본 편입니다. 인간의 수준을 이해하기에 딱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근데 이게 어찌보면 관음증의 일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같은 프로그램을 평가하더라도 저마다의 가치관 만큼은 다르니까요.

본문과 페루애님의 댓글에 연관 짓자면... 흠.

여자는 무서움.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9:21   좋아요 0 | URL
이게 여자와 남자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자살'할 때에도 남녀는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는 주로 직장, 혹은 지위를 상실했을 때 자살을 많이 합니다.
반면 여자는 실연이 가장 큰 원인이죠.

감히 제가 위험한 추리'를 하자면
여성은 짝 프로그램에서 만난 남자에게서 옛사랑을 느꼈을 겁니다. 비슷했다는 거죠.
그런데 그 남자에게 배신을 당하자
그 전에 사귀던 남자가 겹치면서 생각이 나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요.
그러니깐 그녀가 느끼는 배신감은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연속이었다는 점이죠. 그래서 그만큼 상실감도 컸던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담이지만 최태원 회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그 말 듣고 참 싸가지 없는 새끼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의적 책임'이란 개인의 양심이나 사회적 통념에 의한 윤리적인 책임'인데
최태원은 관습법에 의한 회장직 물러나는 게 아니라
법원이 법률적으로 판단해서 죄를 지었다고 해서 내렸는데
무슨 놈의 도의적 책임일까 ? 어이가 없다. .

곰탕데우는새벽 2014-03-05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회심의 역작을 읽은 듯한 기분.. 넘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읽어내렸습니다.
헌데.. 퀸 에이리언은 어찌 보면 또 남근의 상징도 되지 않나 생각 들어요.
여성은 저렇게 한꺼번에 대량유포(?)하기가 힘들잖아여.. 남성들이 여기저기 씨를 흩뿌리고 다니지..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5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그 생각을 했습니다. 드랴큘라 송곳니는 어쩌면 남근이잖아요. 송곳니(남근)를 목(자궁)에 직접 박아넣는다는 측면에서 말이죠. 에이리언도 그렇고, 드라큘라도 그렇고 핵심은 여성 몸'에 기대지 않아도 자가복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수컷은 반드시 암컷의 몸을 빌려야지만 자기 복제가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보면
에일리언과 드라큘라는 자궁이 없는 수컷의 몸에서도 자가 복제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출산 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대량유포 말씀하셨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가 여성 괴물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건 아닐까요. 허허...
무시무시한 출산능력이 바로 이런 종류의 서사에서 가장 큰 공포로 작용하죠.

새벽 2014-03-05 13:5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허긴 남자든 여자든 자웅동체든 그보다 곰발님의 메시지, 테마가 중요하죠.
정말 넘 잘 읽었습니다.

곰탕만삼일째인새벽 2014-03-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종교배에 대한 공포.. 이게 파시즘적 망상으로 번지는 걸 경계해야 하지만
고래적부터 종족 유지를 위한 본능으로 새겨진 것이라 보기에.. 또 무작정 공격하기만도 그런 토픽 같아요.
물론 곰발님은 현명하시게도 시종 중립적인 뉘앙스를 유지하셨고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3:55   좋아요 0 | URL
드랴큘라 서사'는 확실히 이종교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종'에 대한 ( 낯선 타자성'으로 지시되는 ) 공포는 생래적이기도 하죠. 인간은 본질적으로 네오포비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공포를 다스리는 것이 바로 그 나라의 교육이고 시스템이겠죠. 교양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믿고 낯선 음식을 먹듯이, 생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네오포비아를 국가(부모)가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가르쳐주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네오포비아를 오히려 부추기죠. 빨갱이 보신 적 있으신가요 ? 전 빨갱이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인지 본 적이 없어요. 새것이잖아요. 이종'이죠. 이걸 국가는 다스려야 하는데 오히려 부추깁니다.

그래도곰탕이좋은새벽 2014-03-05 14:0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그럼요 그럼요. 우리나라는 이미 이종교배 공포가 적정수준을 넘어 심각하게 도용되고 이용되고 있지요.
곰발님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제 얘기는 그 이전의 본질적인 얘기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4:33   좋아요 0 | URL
아, 그럼요. 새벽 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의도를 알고 있습니다. 그냥 보충 설명을 하다 보니..ㅋㅋㅋㅋㅋㅋ
한국은 확실히 공포 사회'에요. 빨갱이는 일종의 드라큘라'잖아요.
흔히 좀 좌퐈적으로 말을 하기만 하면 " 저 새끼 빨갱이 사상에 물들었어. " 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꼭 드라큘라 이빨에 감염되었어, 처럼 들리거든요.....

samadhi(眞我) 2014-03-0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많은 "ㅈ" 받침에 놀랐습니다. 낯선 이에 대한 경계가 강한 사회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언제나 이방인이라고 느낀 제 자신이 처음 가 본 도시에서 길을 물었을 뿐인데도 경계하던 그 눈빛이 잊혀지질 않네요. 지금도 그 동네를 떠올리면 폐쇄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건.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5 19:23   좋아요 1 | URL
일부러 사용했어요. 남근 형상을 한 괴물이라는 표현은 좆같다'는 표현보다 잘 맞는 표현은 없더라고요. 후후.
낯선이를 경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는 하죠.
그것을 사회가 교육이 국가가 잘 풀어줘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다 보니
낯선이에 대한 경계가 심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달사르 2014-03-0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큐라가 송곳니를 여자의 목에 박을 때 자꾸 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공포스러운 장면일텐데 이상타..생각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니 곰발 님 표현처럼 그런 숨은 은유를 제가 은연 중에 느꼈나봐요.

괴물의 성 정체성은 여직 남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여자 괴물이라니요. 되게 신선하네요.
남자 괴물은 주로 여자를 잡아서 어쩌구저쩌구 하는 동안 남자 주인공이 나타나 여자를 구하고 괴물을 죽이는 게 대개의 줄거리인 반면, 여자 괴물이 나오면 남자가 잡히고 여자 주인공이 구해주고 하는 그런 루틴한 서사는 나오지 않는군요. 대신 좀더 근원적인 부분을 건드리나봐요. 접촉공포. 네오포비아.

빨갱이라는 단어에 대한 네오포비아는 완전 공감입니다. 이 빨갱이라는 단어는 토대가 얼마나 튼튼한지, 필리핀 신부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혐오감, 순혈주의는 저절로 자가복제를 하는 듯하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6 08:34   좋아요 0 | URL
제가 뱀파냐'들을 좋아합니다. 저 위의 책 < 여성 괴물 > 이라는 책 상당히 좋습니다. 좋은 책인데 의외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더군요. 전 저 책을 몇 년 전에 읽었는데 읽고 나서 책이 상당히 좋아서 깜짝 놀란 적이 있씁니다. 신선했거든요. 그래서 여성 괴물'에 대해 생각해 보니 정말 여러 가지 여성 괴물이 등장하더라고요.

+
아이들 보면 새로운 음식에 대한 공포가 있어요. 처음 보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아예 안 먹습니다.
그걸 부모가 먹으라고 권하죠. 아이는 먹죠. 왜, 부모는 자기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사랑이니깐....
네어포비아는 결국 접촉공포와 하나죠. 그걸 해소하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부모죠.
이거 조금 확장하면 부모 역할을 하는게 바로 국가입니다. 국가(부모)는 국민(아이)가 새 음식에 대한 거부에 대해 먹으로가 가르치는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국가가 해야 될 의무죠. 그런데 먹으라고 가르치기는커녕 오히려 아이들의 편식을 조장합니다.이런 나라참 드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