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쓰는, ​백 개의 40자평


- 전에 썼던 40자평을 수정하거나 다시 썼다








■ 문학 편



1. 두근두근 내 인생 : 백미터 달리기가 주종목인 선수가 마라톤에 도전했다가 숨이 차서 헉헉거린 경우.
2. 엄마를 부탁해 : 니미, 이런 신파 !
3. 동정 없는 세상 : 섹스를 해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줄라 싼티나는 성장 담론.
4. 풀꽃도 꽃이다 : 소설 제목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 신달자 에세이 - 스러운 ! " 
5. 목화밭 엽기전 : 무뚝뚝하다, 촌스럽다, 매끄럽지 못하다. 하지만 좋다.

6. 고래 : 문창과 출신이 이룩하지 못한 경지를 천명관이 해내다.
7. 우리의 소원은(장강명) : 통일은 대박 ?!
8. 황만근은 말했다 : 배꼽은 빠졌지만 배는 부른, 넉넉한 말빨.
9. 달은 어디에 있나 : 김연수는 당대에 소비되다 잊혀지겠지만 김신용은 당대에 외면받다 오래 기억될 것이다.
10. 제리 : 방탕을 자유로 치환하는 게으른 작법.

1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하지만 나에게는 불행했던 독서.
12. 삼부녀 : 손창섭이라는, 이 위대한 한국 작가 !
13. 은교 : 다 필요없다. 핵심은 성교다. 
14. 재와 빨강 : 카프카 흉내 내다가 좆된 소설.
15. 잘가라, 서커스 : 잘가라, 천운영 !

16. 장석조네 사람들 : 진심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기교.
17.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 이 소설을 읽은 독자의 한 줄 평, " 갈팡질팡하다 이럴 줄 알았다 "
18. 칼의 노래 : 서사시를 소설로 엮는 탁월한 솜씨
19. 구월의 이틀 : 장정일 소설에서 엉덩이와 허리띠는 항상 등장한다.
20. 삼미 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 : 백미터 달리기 성적도 좋고 마라톤 성적도 좋다.

21.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 詩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다. 시시하다.
22.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감성 카피라이터 같은 느낌.
23.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 남진우는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사리에 밝은 장사꾼.
24. 펭귄 뉴스 : 삐급 취향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할 줄 아는 재치.
25. 장국영이 죽었다고 ? : 한눈팔지 않는 성실함.

26. 몰락의 에티카 : 출세지향적 인간이 글재주가 뛰어날 때, 마주치게 되는 참사.  
27. 한국문학과 그 적들 : 미움은 가득한데 사랑은 모자라다.
28. 필사의 탐독 : 비문과 오문, 그리고 ( 그가 뛰어난 평론가라는 ) 헛소문 !
29. 강신주의 감정 수업 : 출판사 출간 카탈로그 같은......
30. 퀴즈쇼 : 항상 평균은 보여주는 2할7푼5리 타율을 가진 작가의 소설.

31. 혀 : 포도주와 치즈만 먹을 것 같은 작가가 만든 며루치보꾸 요리.
32 심플 플랜 : 심플한 계획, 치밀한 플롯, 차분한 실천 !
33. 그리스인 조르바 : 남자는 좋은 목소리가 무기라고 말하는 조르바.
34. 아웃 : 갈 때까지 가고 나면 갈 데 없지만 후회는 않으련다. 여성 작가가 쓴 기똥찬 범죄 소설
35. 애완동물 공동묘지 : 킹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 ! " 틀린 글자 찾기 "

36. 인 콜드 블러드 : 하퍼 리와 함께 떠난 범죄의 재구성.
37.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칭찬을 할 수는 있으나 격찬은 오버 !
38. 살인자들의 섬 : 반전을 숨기기 위한 준비한 치밀한 리얼리티.
39. 재칼의 날 : 프로 킬러도 직업병'에 시달린다.
40. 팩토텀 : 섹스 밖에 난 몰라 !
 




■ 인물 편


41. 박정희 : 낮에는 막걸리, 밤에는 양주.

42. 박근혜 : 낮에는 대통령, 밤에는 공주.

43. 이재용 : 되로 주고 말로 받다      최순실에게 300억을 주고 삼성물산 합병으로 3조의 이득을 얻다.

44. 최순실 : 말로 주고 말로 받다      박근혜에게 말(語)을 주고 이재용에게 말(馬)을 얻다.

45. ​이명박 : 21세기 봉이 김선달       김선달이 강물을 팔아 돈을 번 사기꾼이라면 이명박은 강을 파서 돈을 번 사기꾼.


46. 안철수 : 입술이 얇은 사내 1.      간철수가 자신을 강철수라고 주장할 때마다 민망하다
47. 김한길 : 입술이 얇은 사내 2.      꽃길 가려다 흙길 밟은 한길, 이런 제길 !
48. 반기문 : 입술이 얇은 사내 3.      짜장 먹을까 짬뽕 먹을까_ 고민하다가 선택한 짬짜면, 결과는 꽝 !

49. 김진태 : 입술이 얇은 사내 4.      춘천은 포기하마, 서울로 입성한다.
50. 윤상현 : 입술이 얇은 사내 5.      전두환의 사위이자 박근혜의 남동생.


51. 신경숙 :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는 이에 잘 따름.

​52. 남진우 : 부창부수(婦唱夫隨)     아내가 주장하고 남편이 이에 잘 따름.
53. 유병언 : 인생은 보해야, 몰랐어 ?     그의 마지막 곁을 지킨 것은 보해 소주병'이었다.
54. 정몽준 : 오, 필승 정몽준 !!!    축구로 가장 성공한 한국인은 박지성이 아니라 정몽준.
55. 황교안 : 전화위복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인물       박근혜로부터 전화 문자 해고 통보를 받았던 그였으나.......

 

 
56. 강준만 : 쓰는 기계. 쓰고, 쓰고, 쓰고, 쓰고, 쓰고....... 결국에는 쓰고이(엄지 척) !
57. 이외수 : 100,000자(소설)보다는 100자(sns)를 써서 인기를 얻은 문학인.

58. 이건희 : 노동자의 피를 끓여서 금화를 제조한 어둠의 연금술사.
59. 이문열 : 문학과 일베의 만남.
60. 김난도 : 천 번 흔들리면 어른이 되냐고.  차라리 한 번 흔들리고 " 스톱 " 하겠다고 !


61. 허지웅 : 쿨한 척하다가 언젠가는 좆될 인생. 
62. 강신주 : 철학에서 자기계발서를 뽑아내는 상술은 인정.
63. 혜  민 : 달달한 위로와 미소 속에 숨겨진 섬뜩한 노예 근성.
64. 진중권 : 유치하지만 으리'는 있다.
65. 김지하 : 지하에서는 진보, 지상에서는 꼴보.


66. 강호동 : 수컷들의 골목대장 노릇, 지겹지도 않냐 ?
67. 김병만 : 말보다 몸으로 웃긴 개그맨.
68. 심형래 : 바보가 웃으면 사랑받지만, 바보가 정색을 하면 욕을 먹는다.
69. 마광수 : 모든 논란을 떠나서, 글을 " 졸라 " 못쓰는 국문학 교수요, 작가라는 점은 분명.
70. 장동민 : 개그와 일베 사이.  





■ 영화 편



71. 실미도 : " 우린 죽지 않아 !! " 라고 외치는 대사는 마치 발기 부전 치료 모임에서 외치는 구호 같다.
72. 태극기 휘날리며 : 개인의 가족애를 다루지만 본질은 집단적 가족주의(국가주의) 1.
73. 국제시장 :        개인의 가족애를 다루지만 본질은 집단적 가족주의(국가주의) 2.
74. 디 워 : 21세기 국산장려운동.
7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젊은 나이에 성공한 금수저가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투덜대면 짜증 이빠이.

76. 베테랑 : 영화 속 형사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재벌은 존재한다. 
77. 서편제 :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욕망한다. 애비나 새끼나 똑같다.
78. 닌자 어쌔신 : 동양 남자는 백인 여자와 섹스하면 안된다는 헐리우드 불문율.
79. 달콤한 인생 : 휠라와 일수가방 그리고 백구두는 가라 !
80. 블레이드 러너 : 입시지옥의 미래 비전, 시험을 통과 못하면 죽는다.

81. 그랑 블루 : 30초만 숨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82. 변호인 : 눈물을 내려가고 밥술은 올라간다.
83. 친 구 : 하와이 이민 잔혹사
84. 말죽거리 잔혹사 : 대한민국 다 족구 하라, 그래 C
85. 적벽대전 : " 대전은요 ? "

86. 살인의 추억 : 80년대, 무능했던 대한민국 수컷의 고백.
87. 올드 보이 : 푸드 파이터. 비극적 먹방의 좋은 예.
88. 헐크 : 화나면 무섭다잉 ~   발기된 남근에 대한 은유.
89. 아이언맨 : " 鐵面皮(철가면) + 甲(갑옷) " 으로 무장한 철남, 甲질'로 지구 평화를 지킨다 ?
90. 슈퍼맨 : 슈퍼맨 아저씨는 성조기 코스튬 플레이어 !

91. 엑스맨 : 마이너리티여, 단결하라 !
92. 쇼생크 탈출 : 볕 좋은 오월에 잘 마른 빨래처럼 뽀송뽀송한 감동.
93. 시민케인 : 감탄은 크고, 감동은 적다.
94. 파이란 : 너무 늦게 도착한 편지 앞에서 울다.
95. O.J 심슨 재판 : 메시지를 반격하지 못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


96. 복수는 나의 것 : 뜨거운 것을 쏟아내고 남은 차가운 독기. 박찬욱의 최고 걸작.
97. 백설공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1.
98. 신데렐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2.
99. 귀여운여인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3.
100. 슈 렉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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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2-1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촌철살인입니다.~ 인물편 확 와닿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2 10:52   좋아요 0 | URL
인물편만 새로 썼습니다...ㅎㅎ

cyrus 2017-02-12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앰브로스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요. 이런 형식의 글을 따로 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2 10:52   좋아요 0 | URL
악마사전 제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전 시니컬한 게 좋더군요. 여전히 가끔 들춰보는 책입니디ㅏ...

무명인 2017-02-12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수철 40자평도 듣고 싶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2 15:53   좋아요 0 | URL
한수철 : 나야 좋지 쌍*

지나가다 2017-02-13 12: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명하신 분이죠.

수다맨 2017-02-1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희 대목을 읽다가 무릎을 쳤네요! 맞습니다. 그는 사람의 고혈을 금화로 바꿀줄 아는 연금술사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3 12:15   좋아요 0 | URL
오늘 이재용 다시 특검으로 향했군요. 구속 여부가 오늘 밝혀진다고....
조만간 한 잔 합시다..
 

 

 

 

 




병원에서 사과를 받아야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과음을 하는 날이 많다 보니 항상 간 건강에 신경이 쓰인다. 요 며칠, 소화 불량과 함께 여러 번 헛구역질이 나서 걱정이 되었다.  더군다나 십 년 전에 간 기능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은 터라 모 병원에서 간 건강 진단을 받았다. 진단 결과를 통보하는 시간은 언제나 긴장하게 된다. 의사가 내게 말했다.

 

- 곰곰생각하는발 님, 지금 몸속에서 새 생명이 자라고 있습니다.

- 네에 ?!

- 3주 됐습니다.

- 그러니까, 그게..... 그게....... 무슨.. 말씀이.. 신......

- 임신하셨습니다.

- ?!!!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자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 혹시.... 3주 전 즈음에 사과를 드신 적 있죠 ?

- 사과요 ? 네에. 과일은 자주 먹습니다만.

- 아마도 곰곰생각하는발 님께서 사과뿐만 아니라 사과씨까지 삼키신 모양입니다.

- 아 !

- 사과씨가 몸속에서 발아되어서 지금 환자 님 몸속에는 사과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 아니.. 어떻게 남자가, 아니 그것도 인간이 사과를 배다니......

- 사람 뱃속에서 근혜 같은 짐승도 태어나는데요, 뭐 !  그래도 사과를 배었으니 천만다행이십니다.

- 무슨 의미죠 ?

- 파인애플을 밴 분도 계세요. 사과야 매끈하니 그렇다쳐도 파인애플을 낳을 때의 산통을 생각해 보십시오.

- 아 !

- 가을이 오면 사과 받아야 되니 준비 단단히 하십시오.



곰곰 생각하니 평상시와는 달리 물을 많이 마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제서야 내 몸에서 일어난 일련의 생리 현상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을이 오면 사과를 받을 날이 오리라. 내가 사과를 낳다니. 버스 안에서 즉석에서 " 홍옥 " 이라는 태명을 생각했다. 잘 자라라, 홍옥아 !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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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2-0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사과 나무가 되셨네요..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8 17:12   좋아요 1 | URL
네에 앞으로는 지하철 탈 때 임산부석에 앉아도 되니 기분이 좋습니다...
사람 뱃속에서 근혜도 태어나는데... 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이해가 가더라고요.
근혜(같은 애)보다 사과를 뱄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cyrus 2017-02-0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정할 때 그곳에 사과나무 수액이 나올 수 있겠군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8 17:19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면 사과잼이 되겠군요...

cyrus 2017-02-08 17:20   좋아요 0 | URL
요즘 성학사전을 읽어서 그런가요? 곰발님의 글을 보면서 섹드립이 생각났습니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8 17:24   좋아요 0 | URL
격조 높은 섹드립이었습니다.

stella.K 2017-02-09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 cyrus와 곰발님 콤비를 넘어 브로맨스가 느껴집니다.
곰발님 상태가 어떨지 알 것만 같다는.ㅋㅋㅋ
건강 조심하십쇼!
홍옥이 부디 잘 자라주길~!
근데 무사히 순산하셔야 할 텐데...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0 13:57   좋아요 1 | URL
홍옥이 대신 홍춘이‘라고 태명을 정했습니다.
왜 드라마 허준에서 임현식이 홍춘이 ~ 홍춘이 하잖습니까...ㅎㅎ

초원 2017-02-0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화법에 익숙하지 않아 진지하게 읽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아~~ 하게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0 13:57   좋아요 0 | URL
ㅎㅎ.. 제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게 대하시면 됩니다..
 
더러운 잠

 

 

 

 

 

더러운 잠 2







                                                                                                       마네의 << 올랭피아 >> 속 그림 모델은 매춘부1)다. 매춘부가 그림 모델로 등장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 미술 작품이 파격적인 이유는 보는 자(감상자)와 보이는 대상(그림)의 관계 설정을 전복했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감상자가 그림을 응시함으로써 시각적 쾌락을 얻었지만 << 올랭피아 >> 는 반대로 그림이 그림을 감상하는 자를 응시한다. 라캉의 응시(gaze) 개념을 끌어들이자면 시선의 주체는 < 나 > 가 아니라 < 대상 > 이다. 그러니까 라캉 식으로 설명하자면 보는 자는 사물(대상 a, 올랭피아)이고 엿보이는 자는 감상자'다.

라캉은 이를 두고 " 나는 사라지고 사물이 나를 응시한다  " 고 말한다. 당시 이 그림을 두고 논란이 많았던 이유는 시각적 쾌락을 점유했던 남성이 반대로 그림 속 여성에 의해 감시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그림 속 모델은 우아한 여성이 아니라 매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매춘부가 아닌가 !  계급 서열에서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여자가 당당한 시선으로 나를 감시하니 기분이 나쁜 것(그림 구매자는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부유한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벌거벗은 올랭피아는 " 여자 바바리맨2) " 인 경우다. 마네는 당돌한 여자를 내세워서 부르주아 남성 은밀한 성적 판타지를 폭로하고 맘껏 조롱한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 그림이 가지고 있는 전복성이다. 이구영 화가의 작품 << 더러운 잠 >> 에 사용된 마네의 << 올랭피아 >> 와 조르조네의 << 잠자는 비너스 >> 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잠자는 비너스는 남성의 시각적 쾌락에 봉사하기 위해 그려진 벌거벗은 여성이다. 비너스는 수줍은 듯 다소곳이 정면을 응시하지 않을 뿐더러 육체는 8등신이다. 엿보는 자(감상자)는 몰래 훔쳐보며 시각적 쾌락을 경험하게 된다. 반대로 올랭피아는 정면을 응시함으로써 엿보는 자(감상자)는 자신이 벌거벗은 여성을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됐다는 데 불편한 마음을 갖는다.  더군다나 5등신의 추한 매춘부 여성에게 들키다니 !

오죽했으면 미술 평론가들이 " 노란 똥배 나온 못생긴 여자 " 라고 비난했을까. 이구영 화가의 << 더러운 잠 >> 은 위 두 그림을 패러디했지만 본바탕은 << 올랭피아 >> 이다. 잠자는 비너스를 차용한 부분은 박근혜의 몸에 한정될 뿐이다. 의문점 하나. 화가는 왜 올랭피아의 욱체 대신 비너스의 몸을 선택한 것일까 ? 작가의 의도대로 추악한 박근혜를 비판할 목적이었다면 신화 속 여신의 벌거벗은 몸보다는 노란 똥배 나온 여자의 벌거벗은 몸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을까. 바로 그 점이 이 그림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는 감상자의 시각적 쾌락을 위해서 올랭피아의 매력 없는 몸 대신 아름다운 비너스의 알몸으로 치환한 것이다.

 

그는 친절하게도 박근혜의 옆모습을 그려넣어서 감상자가 마음껏 시각적 쾌락을 만끽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더군다나 벌거벗은 몸 위에 위치한 사드 미사일은 빨갛게 발기된 딜도처럼 보인다. 물론 이 해석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지만, 그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미소지니(misogyny)가 무의식적으로 발현된, 혹은 학습된 무의식적 반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                                    

1) 실제 모델은 빅토린 뫼랑으로  매춘부가 아니라 화가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다음은 그림 제목에 얽힌 해설이다. " 그림의 제목인 올랭피아는 당시 사람들에게 1848년 출간된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La Dame aux Camélias)’에 등장하는 올랭프(Olympe)라는 이름을 연상하게 하였다(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는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를 쓴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로 아버지와 구별하기 위해 이름에 피스 -프랑스어로 아들이라는 뜻- 를 붙이며, ‘춘희’는 후에 유명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원작이 되었다). 소설 속 올랭프는 자신의 몸을 파는 것에 수치심을 전혀 모르는 뻔뻔한 매춘부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쳤기 때문에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올랭피아가 올랭프 즉 매춘부를 의미한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설사 이를 몰랐다 손 치더라도 그림 속 여인이 매춘부라는 사실은 그녀의 몸을 장식하고 있는 목걸이와 구두가 당시 매춘부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것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 글 출처 : http://blog.naver.com/wronggallery/220643655805  ) " 실제로 당시 고급 매춘부들은 춘희에 나오는 올랭프를 따서 자신의 예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2) 바바리맨은 일반적인 시각적 쾌락의 전복을 이용한다. 바바리맨은 여고생 앞에 벌거벗은 몸으로 등장하지만 정작 수치심을 느끼는 쪽은 바바리맨을 본 감상자'다. 마찬가지로 마네의 올랭피아는 나체였지만 오히려 수치심을 느끼는 쪽은 그림을 감상하는 부르주아 남성들이었다. 올랭피아의 저돌적이며 당당한 시선은 이렇게 속삭이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뒷방 늙은이들아, 볼 테면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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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7-02-07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패러디가 정확히 뭘 풍자하고 조롱하고자 한 건지 그점을 지적하고 싶더군요. 세월호 당일의 ‘잠‘인지(그렇다면 저 미사일딜도는 곰곰발님 말씀처럼 이용한거겠죠.), 아니면 순시리가 전횡할 동안 잠만 퍼잤다는 건지.. 아니잖아요. 2인한몸의 사기단인데 한명이 자고 있었다니요,,? 정확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패러디라고 생각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2:0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제 말이 이 작품은 후지다는 겁니다. 여혐 논란을 떠나서 말이죠...
날카롭지도 않고 메시지도 없고, 스킬도 무디다는 겁니다...

포스트잇 2017-02-07 13:00   좋아요 0 | URL
안타까운 건 이걸 빌미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힘으로 밀어부칠 수 있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거죠. 정작 작가가 아니라 전시회를 개최한 표창원을 목표로 아직까지 집요하게공격하고 있다니 ..ㅠ 모든 게 어그러질 뿐이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3:31   좋아요 1 | URL
글세말입니다... 아니 싫으면 작가를 비난해야지 왜 표의원을 못 잡아먹어서...
더군다나 그 비난하는 대상이 새누리라는 데 정말 경악하게 됩니다.....

수다맨 2017-02-07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확히 말하자면 이 작가는 박근혜를 희화화해서 비난받아야 하는게 아니라, 그림에 나타난 풍자와 해학의 단수(!)가 너무 낮고 말하려는 메시지가 흐릿하(이 흐릿함은 작가의 내공/인식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 봅니다)기에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2:0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별 하나짜리인데.. 이걸 풍자 패러디의 걸작 운운하니..
참, 암담하다는 생각입니다...

cyrus 2017-02-07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랭피아>의 실제 모델이 매춘부가 아니라 빅토린 뫼랑이라는 전문 모델입니다. 마네가 뫼랑을 매춘부처럼 그렸습니다. <풀밭 위의 점심식사> 가운데에 있는 여성도 뫼랑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3:32   좋아요 0 | URL
호오... 그렇군요. 풀밭과 올랭의 여성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네요....
올랭피아가 매춘부를 사랑스럽게 부르는 애칭이라고 하네요.. 확실히 화가가 모델을 창부처럼 그리려고 했던 것 같긴 같군요..
 

 

 

 

 

더러운 잠

 

 


 

 


 


                                                                                                                                                                                                    취미 삼아 친구나 동료 얼굴을 그려주고는 한다. 그런데 그게, 그러니까, 애......  그림의 성격이 애매모호해서 초상화와 캐리커쳐 사이'이다. 초상화라고 하기에는 추상적이고 캐리커처'라고 하기에는 초상적(?!)이어서 애매모호하다는 말이다. 

취미로 낙서에 가까운 그림을 그리다가 " 응시 " 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모델의 눈을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상대방 눈을 집요하게 응시하다가 어색해져서 5초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시선을 외면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우리는 통상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눈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니라 사실은 상대방 얼굴 주변을 이러저리 옮기면서 대화를 나눌 뿐이다. 서로의 눈(정확히 기술하자면  :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을 마주보며 이야기한다는 게 왜 어려운 것일까 ?  동물원 우리에 갇힌 고릴라는 관람객이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면 관람객을 공격(혹은 심한 스트레스)한다.

왜냐하면 고릴라는 눈 마주침(정면 응시)를 공격 신호로 받아들이기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원에서는 고릴라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람객이 옆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주는 특수 안경을 제공한다. 이 안경을 끼고 고릴라를 응시하면 고릴라는 관람객이 시선을 회피한다고 착각한다. 이러한 예는 모든 짐승에게서 발견된다. 인간'이라고 다를까 ?  서로 눈동자를 바라본 채 5초 이상을 지속하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까닭은 야생의 습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컷끼리 싸우는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상대방이 나를 기분 나쁘게 꼬라본다는 데 있다. 즉, 타자의 응시는 공격 신호인 셈이다. 메시지는 하나다. 꼬라보지 마라잉 ?  

 

이처럼 응시는 공격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조폭 사회를 들여다보면 " 꼬라봄의 세계 " 를 적나라하게 바라볼 수 있다. 타자에 대한 지배욕이 강한 사람일수록 시선의 주체가 되려고 한다. 오야붕은 꼬붕을 맘껏 응시할 수 있지만 꼬붕은 오야붕을 응시할 수 없다. 꼬붕은 바닥만 바라볼 뿐이다. 오야붕과 꼬붕이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것은 역린의 증후'이다.  고흐와 피카소가 자신을 그린 자화상을 관찰하면 의미심장한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고흐가 그린 자화상에서 얼굴 방향은 대부분 옆면과 정면 중간에 위치하지만 피카소가 그린 자화상은 모두 정면을 응시한다. 피카소가 누구인가 ?  그는 타인에 대한 지배욕으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국회의원이 " 더러운 잠 " 이라는 그림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 더러운 잠 > 은 마네의 " 올랭피아 " 라는 원작 그림을 패러디한 작품인데,  마네 이전에는 벌거벗은 여자가 정면을 응시하는 누드화는 없었다. 화가는 " 남자는 시선의 주체가 되고 여성은 시선의 대상 " 이 되어야 그림이 잘 팔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림 속 벌거벗은 여자가 정면을 응시하면 그림을 감상하는 관객(고객)이 불편한 심기를 갖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마네 이전의 벌거벗은 여성 누드화가 정면을 외면하도록 만든 알레고리는 동물원에서 착용하는 특수 효과 안경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림 속 벌거벗은 여자는 동물원 특수 안경 기능을 하고, 그림을 감상하는 남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고릴라'다. 왜 시선의 주체는 항상 남성이어야 할까 ?  여기에 반기를 든 사람이 바로 마네이다. 그는 << 올랭피아, 1865 >> 에서 그림 속 벌거벗은 여자가 관람자를 응시하도록 만들었다. 그림을 감상하는 남자 입장에서 보면 보면 볼수록 화가 나는 거라.  왜냐하면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녀 관계에서 남성은 항상 시선의 주체가 되었지 응시의 대상이 되었던 적은 없기 때문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     마네의 << 올랭피아 >> 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비하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오히려 왜 시선의 모든 주체는 반드시 남성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페미니즘적 질문을 던진 작품이다. 그렇다면 이 예술 작품을 패러디한 << 더러운 잠 >> 은 여성 혐오를 조장한 작품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  나는 << 더러운 잠 >> 이 " 여성 혐오 " 를 조장하는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 작품을 패러디한 작가'가 여성을 " 성적 대상화 " 했다는 데는 동의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작위적 성적 대상화'라고 하기보다는 " 무의식적 성적 대상화 " 이다.  새빨간 색으로 그려진 싸드 미사일은 딜도(남근)에 대한 은유처럼 보인다.

원작(올랭피아)과 패러디물(더러운 잠)은 응시 주체가 누구인가를 두고 정반대 해석을 내놓는다. 원작에서 정면을 응시하는 이는 벌거벗은 백인 여성이고 시선을 회피하는 사람은 흑인 여성이지만,  패러디물은 정반대이다. 그것은 박근혜를 관음의 대상으로 인식한 결과'이다.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회피한 박근혜는 시선을 회피한 특수 안경처럼 보인다. 내가 보기에 작가는 절반은 박근혜가 권력자여서 벌거벗긴 면이 있고, 나머지 절반은 여자여서 벌거벗긴 면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작품(더러운 잠)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지만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자가 약자를 향해 조롱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약자가 강자를 향해 조롱하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비난의 대상은 될 수 없다. 나는 이 작품을 비판하지만 비난할 생각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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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러운 잠2
    from 새빨간 활 2017-02-07 09:52 
    더러운 잠 2 마네의 << 올랭피아 >> 속 그림 모델은 원래 매춘부다. 매춘부가 그림 모델로 등장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 미술 작품이 파격적인 이유는 보는 자(감상자)와 보이는 대상(그림)의 관계 설정을 전복했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감상자가 그림
 
 
yureka01 2017-02-06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가끔 술먹다가도 옆사람이 쩨려 본다고 전투가 벌어지는 경우..뉴스에서 가끔 보긴 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6 15:03   좋아요 1 | URL
남자들 싸움은 대부분 , 아니 싸움의 대부분은 이렇게 시작되잖아요. ˝ 뭘봐 ! 뭘, 보냐고? ˝

cyrus 2017-02-06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사모가 패러디 그림과 표 의원을 공격했을 때 그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었습니다. 그들도 ‘표현의 자유’라면서도 표 의원과 그의 아내 얼굴을 덮어씌운 그림을 공개했습니다. 블랙리스트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문제인지 몰랐던 그들이 공주님이 망신살 뻗치는 게 수치스러워서 ‘표현의 자유’ 운운하더군요. 평소에 ‘표현의 자유’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불리할 때마다 그걸 내세우는 모습이 최순실이 ‘민주주의’ 외치는 것과 비슷하죠. 박사모나 최순실이나 비슷한 부류들이 염병 떨고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6 16:17   좋아요 1 | URL
화살의 표적이 왜 표창원인지 모르겠습니다. 작품 보고 열 받으면 작가에게 비난해야 하는데 온통 표창원에게 쏠리잖아요. 정치적 이용이 명백하죠. 저는 이 패러디가 그냥 후졌다고 생각하지만 후졌다고 해서 비난받을 필요는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사모나 박근혜나 똥이죠.ㅎㅎ..

stella.K 2017-02-06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중학교 때 같은 반 아이 하나가 눈이 참 예뻤습니다.
나랑은 별로 친하지 않아 학년이 끝나도록 한 번도 대화한 적이 없었는데,
가끔 그 아이가 누구와 대화하는 것을 지켜볼 때가 있었죠.
눈동자의 움직임이 좀 남달랐거든요.
파르르 떨리는 것도 같고 어쨌든 동공의 움직임이 남달랐던 아이였습니다.
그게 좀 신비스럽기도 하고 저럴 때 쟤는 어디를 보고 얘기를 하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제깐엔 열심히 상대를 보고 얘기한다고 생각하는데 눈동자가 흔들리는 건지
아니면 본인도 의식할만큼 딴 곳을 쳐다보기도 하느라 그러는 건지.
암튼 세월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도 기억이나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6 16:32   좋아요 0 | URL
눈이 신기한 것은 오래 못본다는 것입니다. 타자의 눈은 항상 찰나의 순간일 뿐이지요...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화를 나눌 때 사람은 눈을 보고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큰 차이....

중학교 때 그 친구는 눈이 신비한 학생이었군요.그런 친구들이 있죠....

2017-02-06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7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7-02-06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더러운 잠이 이런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었군요.
전 이번 논란을 보면서 좀 피곤했어요.
여자로서 만약 이런 패러디 대상이 되면 기분이 좋을리는 없지만 그 죄에 비하면 경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 권력자에 대한 비판이 여성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매도되는 것은 프레임 전환을 통한 문제점 이동..(김기춘이 떠오르네요.)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곰곰생각발님과 같은 생각을 했지만 이토록 깔끔하게 제 의견을 피력할 재주는 없었네요.
비판은 하지만 비난은 하기 싫은-
저도 그 마음에 공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0:10   좋아요 1 | URL
댓글을 달다가 길어져서 차라리 포스팅을 했습니다. < 더러운 잠2 > 입니다..

건조기후 2017-02-06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치 박근혜의 몸을 그린 것처럼 호도해서 논란을 심화시키거나 작가가 아닌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것은 정말 똥들의 잔치인데, 저 그림이 여성혐오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작가 본인도 ‘여성 대통령‘을 조롱하는 방법으로 ‘대통령‘이 아닌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일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수많은 그림 중에 하필 누드화를 선택한 것이면서, 그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게 여성혐오가 아니라니 얼마나 어불성설인가요.

원작이 여성의 주체성을 표현한 역사학적 명화라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걸 봤는데 참 구차하더라고요. 여성의 주체성을 담은 누드와 여성을 향한 조롱을 담은 누드가 어떻게 의미가 같을 수 있겠어요. 외국에서는 더 심한 패러디도 많다는 얘기도 하던데 그것은 어느 나라에서든 여성혐오가 워낙에 만연해서 그런 것이지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허용되는 선진국이라서가 아닌 거고요. 본인 스스로 얼마나 여성혐오적 성문화에 익숙할대로 익숙해져있으며 젠더 감수성따위는 눈꼽만큼도 없는 작가인지를 증명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죠. 예술가로서 무언가를 풍자하기 위해 쉽고 익숙한 성적인 코드 말고는 다른 아이디어를 내지 못 하는 자기자신을 탓해야 할 일 아닌가 생각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0:10   좋아요 0 | URL
댓글을 달다가 길어져서 차라리 포스팅을 했습니다. < 더러운 잠2 > 입니다..
 



 

 

 

 

 

 

 

 

 

 

 

 

 

 

 

 

                                       

당신의   빤따쓰띡한   악몽  :



 

 

 

 


 

토끼와 입춘


 

 

 


 

                                                                                                    화장실 수건 수납장 안에 국어사전을 넣어 두고는 똥을 눌 때마다 사전을 꺼내서 읽는다. 1일1똥을 실천한다고 계산했을 때 1일1독(국어사전)을 하는 셈이다. 서당 개'도 삼 년이면 풍월을 한다는데 화장실에서 국어사전을 읽은 지 어언 6년. 이제는 사전을 읽으면서 드라마를 보듯 낄낄거리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아, 재미있네 ! 이 맛에 사전을 읽는다잉.

한자어로 조합된 단어보다는 순우리말로 구성된 단어가 오래된 낱말이다. 사전을 뒤적이다가 순우리말이 나오면 집중하게 된다. 왜냐하면 순우리말은 영화에서 씬스틸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영화 << 베테랑 >> 에서 재벌3세로 나오는 유아인이 시니컬하게 말해서 유행어가 된 " 어이가 없네 " 의 유래'를 보라. 순우리말로 구성된 단어가 연식이 높다 보니 구구절절한 사연이 많은 거라. 나는 오래된 단어의 하소연     어원을 정감 있게 표현하자면 " 오래된 단어의 하소연 " 이 아닐까 ?  을 읽으며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이 맛에 사전을 읽는다잉.  목숨이라는 단어도 내공이 깊은 말이다.

사람은 어릴 때나 건강할 때는 배로 숨을 쉰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 허약해지면 가슴으로 올라오고 마지막으로 목에 차오르면 종생을 고한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내뱉는 숨이 목숨이다. 어제는 변기에 앉아서 사전을 임의 방식대로 펼치니 도끼눈'이 눈에 들어왔다. 사전적 의미는 분하거나 미워서 매섭게 쏘아 노려보는 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란다. 도끼(斧 : 도끼 부)처럼 생긴 눈이라는 말인데 선뜻 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눈 맵시 혹은 그 형국을 나타낼 때는 대부분 동물의 눈에 빗대어 표현하는데 말이다(가자미눈, 나비나비가 아니라 고양이를 의미한다눈 따위).

호기심이 생겨서 도끼눈의 어원을 찾아보니 여기서 도끼는 그 도끼가 아니라 토끼'란다.  원래는 토끼눈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도끼눈이 되었다고. 하긴,  새빨간 토끼 눈을 떠올리면 수긍하게 되는 대목이다. 분하거나 미워서 매섭게 쏘아 노려보는, 화가 난 눈에 빗댈 만하다.  또한 관용구로 놀란 토끼 눈을 하다는 표현이 있으니 도끼눈은 토끼눈의 변형인 듯하다.  재미있지 않은가 ?  문득, 박근혜가 화장실에 사전을 두고 똥을 쌀 때마다 1일1독을 했다면 박근혜 번역기'라는, 눌변가로서는 최악인 평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사전을 찾아보 " 지 말고 사전을 " 소설처럼 읽다 " 보면

오래된 단어의 하소연이 전하는 진득한 핑계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예부터 대체 불가능하거나 으뜸인 경우는 한 글자로 구성했다. 어디까지나 내 개똥 같은 주장이올시다.           사계를 지시하는 여름, 가을, 겨울은 두 글자인데 봄이 한 글자인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겨울보다는 가을이 좋고, 가을보다는 여름이 좋고(취향에 따라 여름보다는 가을이 좋은 사람도 있으리라), 여름보다는 봄이 좋은 법이다. 봄의 어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불을 뜻하는 옛말 블(불)과 옴(오다)가 합쳐서 봄이 되었다는 설과 보다(見)의 변형이라는 설이 있다. 볕이 따스한 계절이 왔다는 의미도 좋고 보다의 변형이라는 설도 좋다.

이래저래 봄은 계절의 여왕이다. 오죽했으면 겨울을 보내고 맞이하는 첫봄을 뜻하는 " 새봄(신춘) " 이라는 단어가 다 있을까. 사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새여름, 새가을, 새겨울이라는 단어는 없다. 오늘은 입춘이다. 광장에서는 탄핵대길이라는 피켓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봄이라......                          봄이 좋긴 좋은가 보다. 봄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말문이 너무 긴 글을 썼다. 하지만 옛날처럼 마냥 좋지만은 않다. 꽃 피는 봄날, 서해 차가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이들을 생각하면 좋다가도 슬퍼진다.

의 정령에게 바라는 두 가지 소원이 있다. 하나는 벚꽃 피는 계절에 대통령 선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다른 하나는 벚꽃 피는 계절이 박근혜에게 악몽이 되었으면 좋겠다. 벚꽃 피는 계절만 돌아오면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나는, 빤따쓰띡하며 졸라 쓰빽따끌한 당신의 악몽을 보고 싶다 

 

 

 

 

 

덧대기 ㅣ 박근혜의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녀에게 투자할 생각이 있다. 당신이 잠을 자야 쓰빽따끌한 악몽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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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7-02-05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촌철살인의 기지로 눌러 쓴 두 가지 소원이네요 벚꽃은 무리겠고 장미 필 때라도 투표장에 갈 수 있었으면~ 악몽도 환청이라는 번역기가 작동 되면 희몽이 된다는 게 문제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08:34   좋아요 0 | URL
하도 개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상황이라 어쩌면 박근혜 무죄‘가 선언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그런 상황이 오면... 정말 볼 만하겠죠 ? ㅎㅎ

yureka01 2017-02-05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은 늘 가난한 이들의 희망이었지요.배고픈 겨울.먹을 게 없어서 굶어도 봄이오면 풀이라도 뜯어 죽이라도 써먹을 수 있는...그런 배고픔의 해방이라는 간절함이 희망이었지 안겟나 싶어서요.어쩐지 아직 봄은 오지 않았는데 이번엔 꼭 춘래춘 불사춘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09:47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봄은 늘 가난한 이들의 희망이었네요. 그 겨울을 버티어야 했으니......
그 겨울을 버티었으나.. 또 다시 춘궁기가 왔으니...
못 먹는 사람은 이래저래 살기 힘든 계절입니다...


꼬마요정 2017-02-05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 박근혜 무죄는 박근혜 당선만큼이나 끔찍합니다. 놀라서 방금 내쉰 숨이 목숨이 될 뻔 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09:48   좋아요 0 | URL
전 사실.. 조마조마합니다. 워낙 어이없는 일이 사실로 증명되곤 했으니..

cyrus 2017-02-05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전 1일 1독 중입니다. 사전 제목이 ‘성(性)학사전‘입니다. 자기 전에 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11:45   좋아요 0 | URL
오.. 그런 게 있씁니까 ? 무진장 재미있겠네요..

cyrus 2017-02-05 11:46   좋아요 1 | URL
진짜로 제목이 ‘성학사전‘입니다. 절반 정도 읽고난 후에 리뷰나 페이퍼로 공개하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11:52   좋아요 0 | URL
절판된 책이라 이미지도 없군요. 도판 많이 나왔다는데... 리뷰 기대됩니다..ㅎㅎ

코발트그린 2017-02-05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려고 벼르는 책이네요 쩝. 어원 설명이 잘된 사전은 참 그 힘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특히 영어사전요 ㅎ 일반 외국인 학습자 사전 보다가 원어민용 사전 보니까 신세계더군요 훨씬 기억도 잘되고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11:51   좋아요 0 | URL
대부분 나라들은 어원 사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어원 사전이 없어요..
그냥 어원이 밝혀진 몇몇 단어만 에세이처럼 나열한 것이지, 딱히 어원을 정리한 사전은 없더군요.
어원 사전 하나 가지고 싶습니다..

stella.K 2017-02-05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저도 곰발님처럼 사전에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저도 화장실에 가면 꼭 읽을 걸 가지고 들어갔는데
그게 변비나 치질에 걸릴 수 있다고 해서 가급적 화장실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있습니다.
하악,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저 이슬 밖에 안 먹는데...ㅋㅋㅋ

오늘도 역시 기승전박이네요.
근데 왜 저는 올봄이 따뜻할 거라는 기대가 안 되는지 모르겠슴다.ㅠ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11:54   좋아요 1 | URL
저도 올봄... 뭔가 좀 불안한 듯....
하여튼... 화장실에 아예 읽을 사전을 비치해 두니
딱이더군요... 사전이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제 취향이기도 하고.. 사전은 왜 딱 할 말만 적잖아요.
제가 만연체를 싫어하다 보니.. 이런 사전 식 단문이 끌리는 듯합니다..ㅎㅎ

포스트잇 2017-02-05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빡근혜와 18이 각별한 인연이 있다잖아요? 2014년 4월 16일, 각숫자를 더하면......대박!! 18이에요. 이런 운명같은 감옥이 또 있을라나요? ㅋㅋㅋ생년월일을 더해서 운명의 수라고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어쨌든 4월대선, 합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15:15   좋아요 0 | URL
18과 박근혜라... ㅎㅎㅎㅎ 운명적인 숫자군요. 박근혜다운 숫자입니다..18이라... ㅎㅎ 딱이네..

수다맨 2017-02-05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군대에 있을때 국어사전을 읽었습니다. 소설이나 철학책 같은거 읽으면 선임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아서, 국어사전을 자주 읽었죠. 그러면 선임들이 무슨 단어 찾는 것으로 생각하더군요.
박근혜가 감옥에 간다면 이오덕/이태준/고종석 같은 이들이 쓴 글쓰기 지도책을 차입해 주려고 했는데 여기에 국어사전 한 권도 추가해야겠습니다. 사회에선 주사를 많이 맞아서 얼굴이 빵빵해졌으니, 감옥에선 책을 많이 읽어서 두뇌를 빵빵하게 해야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5 15:14   좋아요 1 | URL
100% 이해가 갑니다.. ㅎㅎ. 읽는 것에 중독되면 무엇이든 읽어야 합니다.
제가 화장실에 읽을 책을 안 가지고 가면 유한락스 성분표 그런 걸 읽고 있더군요...
스스로 깜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