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개  새  끼 ,    못   잊  어  :

 

 

 

 

 

 

 

 

 


 

지옥이 뭐가 나빠 ?

 

 

 

 

 


 

 

 

 

 

 

 

                                                                                                       홍길동 씨 개인사를 두고 이 글을 쓰려고 하니 내 마음이 삼디 삼디지만(쓰리디 쓰리지만) 각설하고 !  홍길동 씨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형을 형을 하지 못하는 집구석을 좋아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고 형을 형이라고 하는 집구석은 너무나 평범하니까. 흥미로운 문학 속 가족은 호부호형을 불허한다. 길동아, 예술을 위해서 네가 희생하거라.                  욕은 하면 할수록 되려 욕을 먹기 일쑤이지만 문학에서는 빛나는 금자탑으로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성복 시인이 아버지 씹새끼 입이 열 개라도 말 못해_ 라고 말하거나 최승자 시인이 오 개새끼, 못 잊어 _ 라고 말했을 때 독자는 열광한다. 독자는 이런 뼈대 없고 족보 없으며(혹은 뼈대 있고 족보는 훌륭하나) 돼먹지 못한 콩가루 집구석을 좋아한다. 타인의 불행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독자는 심성이 좋은 부류는 아니다.

나 또한 뼈대 없고 족보도 없으며 돼먹지 못한 콩가루 집안의 먼지 날리는 나날에 관심이 높다. 내가 햄릿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버지 포틴브라스는 아버지 햄릿에게, 아버지 햄릿은 햄릿 왕자의 계부인 클로디어스에게, 아버지 플로니어스는 이후 사위가 될 햄릿에게, 아들 햄릿은 계부인 클로디어스와 폴로니어스의 아들인 레어티즈에게 각각 살해1) 되어 결국에는 무대 위에 오를 배우가 다 죽어서 할 수 없이 연극을 끝내야 했던 가계도야말로 돼먹지 못한 집구석의 전형이 아닐까 ?  막돼먹은 계보학 혹은 돼먹지 못한 가계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신화이다. 헬게이트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나 할까 ?

그들의 패륜적 범죄를 일일이 열거할 생각은 없다. 제우스, 이 개망나니 하나면 충분하니깐 말이다. 그러니까 고전깨나, 혹은 고전 꽤나 읽었다고 자부하는 당신이 임성한 작가의 막장 드라마를 욕하고 폭력이나 고어 장르를 비난하지만 사실은 대동소이한 품격을 갖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숭고와 기괴(공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 같은 관계이다. 그래서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 공포의 힘 >> 에서 더럽고 혐오스러운 것(abject)을 의미하는 대상을 두고 " 앱젝트는 숭고에 근접해 있다 " 고 말한다. 우리는 결핍을 평가 절하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사실은 결핍은 완성을 위한 결정체이다. 

똘똘한 인간보다는 띨띨한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다. 라처드 커니는 << 이방인, 신, 괴물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눈먼 오이디푸스, 하데스의 시시포스,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기다리는 이피게니아는 어떤가 ? 성경 속의 창조 이전의 혼돈과 공허, 고난 속의 욥, 고래에게 먹힌 요나, 우물 속으로 떨어진 요셉, 눈물에 젖은 나오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지옥 등은 어던가 ? 혹은 소설이나 드라마, 즉 콘래드의 << 어둠의 심장 >>, << 햄릿 >> 의 생기 없고 헛된 세계, 몬테크리스토 감옥, 프리모 레비의 죽음의 캠프는 또 어떤가 ? 코라는 결국 실존의 바닥없는 무와 직면할 때 느끼는 공포와 전율 속에서 우리들 하나하나가 부딪히게 되는 신 - 원본적(pre-original) 심연 아닌가 ?


- 367쪽

지옥에서 허덕이는 가여운 것들 !  천상에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바꿔 말하면 지상에는 천국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상은 살기 좋은 곳이 아니다. 그렇기에 작가는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네거티브한다. 바로 네거티브에 진실이 숨겨져 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인간이 스스로 인간을 포지티브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인문학이 아니라 자기계발서에 불과하다. 카뮈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는 부조리와 싸우기 위해서 부조리를 살아야 한다. 비록 당신은 자신의 삶이 러블리하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면은 부조리하다. 세상은 지옥 같기에 살 만하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련다.

 

지옥이 뭐가 나빠 ?









​                          


1) 이방인, 신, 괴물 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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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2017-04-30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빠요.
나쁜 것도 괜찮아요.
지옥에는 고통스러운 공포가 그득하군요.
결핍의 풍요로움, 풍요로움의 결핍.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모르는 것도 괜찮아요.

그런데 이런 것은 부정하고 싶더군요.
˝고대의 에로틱한 커뮤니케이션은 결코 안락한 것이 아니었다.
사랑은 피치노에 따르면 ˝전염병 중에서도 최악의 전염병˝이다.
그것은 ˝변신˝이다. 사랑은 ˝인간에게서 고유한 본성을 빼앗고 그에게 타인의 본성을 불어넣는다.˝
-에로스의 종말, 50쪽.

곰곰생각하는발 2017-04-30 11:35   좋아요 0 | URL
누가 그러더군요. 가성비를 놓고 보면 사랑이라는 열정 에너지는 그 효율성이 가장 떨어진다고 말이죠.
평상심이 불교의 최대 미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랑은 평상심의 반대 진영에 있는,

... 어디서 그럴듯한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2017-05-01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1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네 2018-02-20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이 영화를 보고 햄릿을 떠올렸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0 20:27   좋아요 0 | URL
오, 저와 비슷한 생각을..
 
이방인, 신, 괴물 - 타자성 개념에 대한 도전적 고찰
리처드 커니 지음, 이지영 옮김 / 개마고원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                             

 

우 리 가    남 이 가   :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


 

 

                                                                                                       하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오로지 철천지원수 생각뿐이다. 한겨울, 허파가 터질 것 같이 뛰어도 철천지원수를 생각하면 힘이 나서 다시 달리고,

천근만근 무거웠던 다리도 구름처럼 가벼워라. 증오는 힘의 원천이다. 달려라 하니는 힘이 들 때마다 나애리 이 나쁜 계집애 _ 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운다. 하니의 < 나애리 나쁜 계집애 > 는 < 아브라카다브라 > 와 같은 말이다. 적이 선명할수록 목표는 명확하니까. 철천지원수 중에서도 철천지원수는 내 부모를 죽인 원수'이다. 시베리아 칼바람이 부는 설원, 누군가가 쓰러져 죽어가고 있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얼어죽을 동태처럼 죽어가는 자는 자신의 부모를 죽인 철천지원수'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십중팔구, 철천지원수의 곤경을 외면할 테지만 에스키모인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오로지 철천지원수 생각뿐이어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기를 학수고대했던 그는 예상과는 달리 철천지원수를 집으로 데려가 극진히 보살핀다. 극진한 보살핌으로 원기를 회복한 악당은 나흘 안에 그 집을 떠나야 한다. 나흘이 지나면 집주인의 절대적 환대는 곧 적대로 변한다는 사실을 악당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에스키모인의 관습법(사회적 합의)이다. 에스키모인은 죽어가는 자가 그 아무리 철천지원수라 해도 그를 집으로 데려가 극진히 보살필 의무가 있고, 이 복무 기한은 나흘이다. 나흘이 지나면 집주인은 환대에서 적대로 변할 권리를 갖는다. 

" 알래스카 " 라는 극한 환경에서 사는 에스키모인을 다룬 모 다큐멘터리의 내용 중 일부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에스키모인의 애티튜드는 환대인 듯 적대 아닌 환대일까, 적대인 듯 환대 아닌 적대일까, 아니면 환대인 듯 환대 아닌 환대일까 ?  눈 위에 쓰러져 죽어가는 자가 누구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살피는 절대적 환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궁금하다면 리처드 커니가 쓴 << 이방인, 신, 괴물 >> 을 읽으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적대(hostility)와 환대(hospitality)는 그 라틴어 어원이 동일하다고 한다.

커니는 데리다가 쓴 << 환대에 대하여 >> 라는 책의 일부를 인용한다.

 



 

                        나는 나의 집을 개방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리고 이방인에게(성씨와 이방인으로서의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은)뿐만 아니라 절대적 타자, 알려지지 않은 자이며 이름 없는 자에게도 그래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가 도착할 장소, 발을 들여놓을 장소를 주어야 한다. 이름을 말하라고 요구하지도, 계약 맺을 것을 요구하지도 않으면서 그에게 제공한 장소를 그가 차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방인, 신, 괴물 124쪽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서 계속 떠돌았던 관용어는 " 우리가 남이가 ? " 라는 말이었다. 이 말속에는 < 나 > 와 < 남 > 을 < 우리 > 라는 동일성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환대에 가까운 포섭처럼 보이지만, 속뜻을 살펴보면 < 우리 > 에서 벗어나면 < 남 > 이 될 수 있다는 적대적 경고를 담고 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_ 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코끼리만 생각하게 되듯이 우리가 남이가 _ 라는 혈맹은 역설적으로 남이 되는 순간 응징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초래한다. 수많은 조폭 영화에서 등에 칼을 꽂는 이는 한때 우리가 남이냐며 서로의 혈맹을 맹세했던 동지(동료)였으니 말이다.


우리가 남이가 _ 라는 말은 경상도 남성의 화술이라는 점에서 주류의 담화이며 적대를 숨긴 환대를 내포하고 있다. 대선 티븨 토론회에서 유승민이 문재인에게 북한은 주적이냐 아니냐 _ 고 묻는 것과 홍준표가 동성애는 합법이냐 아니냐 _ 고 묻는 것은 당신은 < 우리 > 인가 < 남 > 인가를 묻는 방식이다. YES 라고 말하면 적대적인 적(hostis)이 되고 NO 라고 말하면 선한 주인(hostis)가 된다. 사실, 이 질문 - 들은 모두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적대적인 적과 선한 주인은 동일어이니 물으나 마나한 질문이요, 대답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동일한 대답을 놓고도 전혀 다른 해석을 한다. 좋은 사회는 우리가 남이가 _ 라고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는 사회다.

그래, 시발놈아 ! 우리가 남이지 님이냐, 니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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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4-2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좋아요 30번 누르면 결국 좋아요 0번이 되는 걸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2:29   좋아요 0 | URL
쇼 님,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 실망입니다. 제가 누누이 29번 만 누르라고 그렇게 당부했거늘..

syo 2017-04-28 12:40   좋아요 0 | URL
아니, 말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합니까. 그만 좀 괴롭히라니.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2:52   좋아요 0 | URL
허어, 돼지발정제 논란이나 해명하세요..

2017-04-28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8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7-04-2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마지막 문구 참 좋습니다 ㅎㅎ 우리는 남입니다. 자꾸 우리 안에 넣으려는 거 보니 우리를 개, 돼지 취급하는 게 맞는 듯 하네요. 사람들은 것두 모르고 자꾸 우리 안에 들어가려고 하고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4:05   좋아요 0 | URL
저는 사회 생활하면서 우리가 남이가 - 서사‘를 자주 하는 놈치고 제대로 된 놈 못 봤습니다..
우리는 남이죠.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자꾸 남이가 남이가 하면 화가 납니다..

마립간 2017-04-2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집단 편향(ingroup bias)는 보수의 철학이기도 하고 진보의 철학이기도 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4:39   좋아요 0 | URL
네에... 보수 철학이기도 하고 진보 철학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집단 편향은 정치적 속성이기도 하죠..
정치는 사실 편가르기 게임 아니겠습니까... 편 가른다는 것을 반드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불쏘시개에게 한턱 쏘시게  :

 

 

 

 

 

 

 

 

 


 

마른 풀이 젖은 풀을 태운다


 

 

 

 

 

 

                                                                                                        말라비틀어진 풀이 젖은 풀을 태운다, 내가 좋아하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이 말을 살짝 비틀면 잡풀이 숲을 태울 수 있다는 말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이 속담을 꼬마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긴, 그 유명한 길거리 쌈마이 혈투를 떠올렸을 것이고, 전라도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째깐한 고추가 아따아 ~ 맵소이잉 !     세상사 돌아가는 이치도 마찬가지다. 화(火)끈하다는 통나무 땔감이 보기에는 좋아도 그것을 태우기 위해서는 말라비틀어진 것 - 들의 희생을 전제로 해야 한다. 무섭게 타오르는 화력은 째깐한 불쏘시개(검불, 곁불)의 힘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통나무 땔감에게 농담삼아 이렇게 말하고는 한다. 뗄래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은 째깐한 불쏘시개에게 한 턱 쏘시게 !                

이건희가 1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살린다며 " 천재론 " 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웠을 때 나는 이건희 " 미친론 " 에 한 표 던졌다. 오히려10만 명의 노동자가 1명의 이건희를 먹여살렸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어떻게 불쏘시개 없이 통나무 땔감을 태울 것인가. 문제는 이건희가 말하는 천재론에 대중이 동조한다는 점이다. 한때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 1위와 가장 존경하는 경제인 1위가 박정희와 이건희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정희 신화의 종착역이 가막소 간 박근혜이고, 이건희 신화의 종착역이 가막소 간 이재용이라는 사실은 1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살린다는 논리가 개구라'란 것은 자식새끼들이 증명한 것이다.

 

때가 때이고 철이 철인지라 대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 마디 남기련다.   현재의 대세는 문재인인 모양이다. 다자대결에서 44%라는 지지율은 강력한 화력인 셈인데, 이 화력에는 문재인이 애써 외면했던 성소수자라는 이름의 불쏘시개도 한몫했다는 사실을 그는 뼈아프게 깨달아야 한다. 동성애는 " 틀린 것 " 도 아니고 " 다른 것 " 도 아니다. 이성애와 동성애는 " 같은 것 " 이다. 문재인 지지자들이 문재인 후보를 옹호한답시고 성소수자 회원이 국회 회관에서 연설하는 문재인에게 항의한 일을 두고 " 문재인에게 추태를 부리는 동성애자 " 운운한다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말이라는 무기에 화살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말의 무기는 부메랑, 단 하나뿐이다. 억울하게 죽은 자와 허공을 향해 던진 부메랑의 공통점은 언젠가는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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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4-27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말은 쓸데없이 무의미한 말이다, 그건 마치 지금 내리는 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당신이 반대한다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멈추겠는가 찬성한다고 비가 더 내리겠는가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2:32   좋아요 0 | URL
정말 불필요한 논쟁이죠.
막말로 동성애자의 80%가 범죄자라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데 왜 굳이 그걸 알려고 하고 반대를 하고
차별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불가..합니다..

수다맨 2017-04-28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로는 문빠, 노빠 현상에 대해서 비판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재인/노무현은 (특정 사안들에 대해서 몇몇 흠결이 없지는 않지만) 적어도 민주주의적 대의와 원리에 있어서 만큼은 비교적 헌신성과 충실성을 갖춘 정치인에 가까운 편인데 이들을 따르는 사람들은 ‘우리의 우상을 보호함으로써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킨다‘는, 역설적이게도 반민주적이고 반지성적인 행보를 보일 때가 많아요.
말씀하신대로 문재인 팬덤이 성소수자들에게 가하는 모욕이나, 정의당 당원들 일부가 ‘심상정이 정치적 동지인 문재인에게 감히 도발을 하느냐‘고 힐난하며 탈당을 했던 사태는 비판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어쩌면 저들이 나중에는 업그레이드된 ‘네오 박사모‘가 될지도 모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8 12:31   좋아요 1 | URL
그래도 많이 나아진 것입니다. 민주당 내 진상들이란 진상들은 모두 국민당으로 빠져서 뭔가 좀 정화된 느낌이 듭니다..



하여튼 -빠‘ 이거 정말 경계해야 합니다. 저도 문재인 좋아하지만 문재인이 우상이 되면 안되죠..
 
[블루레이] 터널 : 한정판 - 시나리오 포토 콘티북+스틸컷 엽서(4EA)+탱이 컵받침(1EA)+스티커
김성훈 감독, 배두나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배부른 소리와 먹고사는 문제 :


 

 

 

 


 


           젖은 땔감과 짖는 땔감의

촉촉한 브로맨스


 

 

 

 


 

 

 

 


 

                                                  

 


                                                                                                    영화 << 터널 >> 은 터널에 갇힌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좆도 없이 사는 소시민 남자가 이제는 볕도 없는 곳에 갇혔으니 별 볼 일 없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난감하네, 난감하네 ~  

이 영화는 "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 ? " 에 방점이 찍혔다기보다는 " 어떤 방식으로 고독을 견딜 것인가 ? " 에 방점이 찍혔다는 점에서 << 쇼생크 탈출기 >> 보다는 방콕에서 요가하는 << 로빈슨 표류기 >> 에 가깝다. < 로빈슨 표류기 > 에서 말동무가 되어 주었던 미스터 블랙프라이데이 역할은 탱이(개 이름)가 맡았다. 터널에 갇힌 남자에게 탱이는 오리온 초코파이 같은 존재'다. 남자와 탱이는 말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 같은 관계다. 말하는 젖은 땔감 1과 짖는 땔감 2는 개 사료를 사이좋게 먹는다.  셈을 할 수 있는 손가락 열 개가 달렸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젖은 땔감 1은 자본주의 방식으로 사료를 공정하게 나눈다. 너는 한 개, 나는 열 개.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 개 사료 한 봉지로 한 달은 버틸 수 있다 " 는 메시지로 인간이 개 사료를 주식으로 먹을 수는 없지만 비상시에는 훌륭한 비상 식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영화다.  그렇다고 개 사료가 인간의 훌륭한 식량 자원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에 부모가 아이에게 개 사료를 먹이면 아동 학대로 처벌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홍준표가 돼지발정제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 내놓은 변명이 " 혈기 왕성했던 젊은 시절, 한때 저지른 철없는 장난 " 이었다. 장난으로 콘프레이크에 개 사료를 섞었다는 뉘앙스'다.

 

 

 

철이 철이고 때가 때인지라 사람들은 돼지 발정제 논란(4.20)이 지지율을 추락시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것은 보수 꼴통을 모독하는 짓. 꼴통 보수는 인권 감수성이 희박하기에 그따위 논란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철회하는 무리가 아니다. 만약에 홍준표가 자서전에서 소개한 에피소드가 돼지 발정제 대신 개 사료를 먹이는 계획에 동참했다면, 극우는 지지를 철회했을까 ?   아마도......  철회했을 것이다.  개 사료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식욕의 서사'이고 돼지 발정제는 남성 색욕을 완성하는 판타지 서사'이니까. 이 차이가 오로지 " 먹고사는 데 " 에만 관심을 가지는 꼴통 보수의 인권 감수성이다.

 

그것은 한국 보수 꼴통만의 특징은 아니다(전세계 꼴통 보수의 특징이기도 하다). 꼴통 보수가 즐겨 사용하는 말을 살펴보면 온통 먹는 것과 관계가 있다. 그들은 성욕을 식욕으로 대체하는 비유법을 즐겨 사용한다. 예를 들면 밥맛 없다(혹은 맛 없게 생겼다는) _ 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평소 아침 밥을 차려주는 여성이 이상형이라고 말하거나,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_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또한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 시절에 밥 굶던 서사에만 눈물을 흘린다. 그런 점에서 영화 << 변호인 >> 은 노무현을 다루었지만 제작자의 공략 포인트는 보수층을 겨냥했다.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하는 태도(를 취하는 사람)를 비판하면 되돌아오는 말은 배부른 소리하지 말라는 반격'이다.  예상 가능한 답변이다.  배부른 소리하지 말라는 타박 또한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하는 에티튜드이니까.  쌀과 개 사료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품목이지만 돼지 발정제는 일반 병원이 아닌 동물 병원(동물 약국)에서만 파는 품목이다. 만약에 당신이 돼지 발정제 논란에는 시큰둥하면서 개 사료에 대해서는 울컥한다면 당신은 꼴통 보수다.  영화 << 터널 >> 에서 젖은 땔감은 짖는 땔감에게 말한다. 우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구나.                         

그는 식욕에 굴복하느니 의리를 선택한다. 그런 점에서 젖은 땔감은 좌파'다. 이 영화는 젖은 땔감과 짖는 땔감의 촉촉한, 좌파 브로맨스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본심은 지금부터다.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치자. 다행 중 불행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터널에 갇혔다는 사실이고, 불행 중 다행은 생존자가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에 당신이 터널에서 함께 할 생존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에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  대답해 보시지, 흥 ■

 

 

 

                          

 

덧대기 ㅣ http://blog.aladin.co.kr/myperu/8721388 ( 따듯한 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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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4-26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돼지 발정제와 개 사료. 장난 아니네요. 통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6 11:59   좋아요 1 | URL
앗,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안 써서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써 넣는 사이에 댓글을 다셨군요..ㅎㅎㅎㅎ

돼지발정제 논란 벌어졌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영화가 바로 이 영하였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우는 대부분 식욕과 관련이 있다. 모든 -이즘은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고, 아침밥을 차려주는 여자가 최고의 이상형이고, 배부른 소리하지 말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부류다. 또한 쌍팔년도 눈내리는 흥남부두에서 굶던 시절을 다룬 서사에 눈물을 자주 흘린다.

김훈의 칼의 노래 이후, 그가 점점 먹고사니즘에 올인하는 글을 올릴 때마다 실망스럽지 거지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서는 꼴통의 냄새가 난다..

먹고사니즘 2017-04-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아요,,먹고사는거만 관심을 가지고 싶진 않은데,,
요즘에는 먹고사는거 부터 관심을 갖게 되네요
 

 

 

 

 

 

 

 

 

 

 

 

 

 

 

 

 

 

 

 

 

 

 



웅장한 사운드는 넓은 공간에서 나온다


 

 

 


 

 

                                                                                                        칠 월 한 낮, 찌는 듯한 더위. 좋은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싶다는, 오직 그 욕망 때문에 지게에 벽돌을 지고 계단을 올랐다.

단계 단계, 계단을 오를 때마다 한 땀 한 땀, 땀이 흘러넘쳤다. 오늘 내가 흘린 땀'이 보다 좋은 사운드를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 되리라. 지옥에서 보낸 한철이 지나자, 품을 팔아 삯을 모은 돈으로 꽤 근사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처음 열린 청음회 날, 스티븐 스필버그의 << 라이언 일병 구하기 >> 를 관람했다. 극장용 5채널 돌비 써어 ~ 라운드 스피커가 전후 좌우에서 지원 사격을 하자 " 싸운드의 쓰빽따끌한 입체적 효과음 " 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하울링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고음 파트와 중저음에서 발생하는 파동 에너지에서 오는 박력은 명불허전이었다. 이것이 바로 우, 우우우        웅장한 사운드의 힘이로구나 !  

하지만 이 만족감은 이내 무너졌다. 일반 가정집 거실에서,  그것도 깊은 밤에 극장용 사운드 출력으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이웃 간 소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한 까닭이다. 이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소리를 최대한 줄이거나 헤드폰를 끼고 듣거나 !  그것은 마치 차안에서 라디오 스피커를 켜 놓고 자동차 극장 스크린을 보는 것과 같았다. 비싼 돈을 투자해서 장만한 스피커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  이러려고 땡볕 아래 지게를 지었나 하는 자괴감에 팔공산 뻐꾸기처럼 울었다. 뻐꾹, 뻐꾹, 뻐어어어꾹. 좋은 관람 환경은 좋은 출력 시설에 앞서 좋은 방음 시설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딱지 만한 원룸에 살던 친구가 최신식 스마트 티븨'를 사겠다고 했을 때, 나는 좋은 스피커를 장만했지만 볼품없는 집구석 때문에 실패했던 내 사례를 들며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하지만 티븨광이었던 친구는 내 충고를 귓등으로 흘러듣고는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를 장만하게 되었다. 그는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를 장만하기 위해 세 달치 월급을 통째로 쏟아부었다. 친구는 원룸에서 가장 넓은 벽에 거대한 티븨를 설치했다. 하마터면 티븨 설치를 못할 뻔했다. 티븨보다 큰 벽은 그 벽 말고는 없었으니까. 감개무량한 듯 친구는 말했다.  

​                          화면 크기를 보라고. 작은 소극장 스크린 규모잖아. 얼마나 똑똑하다고.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는 티븨가 아니라 알파고에 버금가는 로봇이야, 로봇이라고. 별별 기능이 다 있어. 쌍방향 토크도 가능하다네. 우와, 여기 봐봐. 티븨 시청으로 인한 시력 감퇴를 염려해서 주인이 너무 가까이에서 티븨를 보면 꺼지기도 한다니까. 캬 ~  정말 똑똑한 티븨야.

친구는 설치를 끝마치고 나자 곧바로 리모컨으로 티븨 전원을 눌렀다.  팟 _ 소리와 함께.......  어라 ?!  전원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티븨 전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 문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답변이 들려왔다. " 고객님, 그 티븨는 시청 공간이 최소한 5미터 거리가 확보되어야 티븨 전원이 들어옵니다. 저희가 이번에 야심차게 준비한 시력 방지 기능이죠. 영화관 맨 앞에서 영화 관람하신 악몽 같은 경험 있으시죠 ? 큰 화면은 멀리서 보셔야 제맛이죠. 혹시.....  (혼잣말로) 아니다, 아, 아아닙니다. 정 그러시다면 실례를 무릅쓰고.....   고객님, 집구석이 코딱지 만하신가 보죠 ?   에이, 설마.... 이 제품은 상위 1% 럭셔리 계층을 위한 제품입니다. 박근혜 씨가 최근에 이 티븨를 구입하셨어요. 각하도 티븨광이시잖아요. 지금까지 코딱지 만한 집구석에 거주하시는 분이 이 티븨를 장만하신 경우는 아직..... 없었는데...... "

친구와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친구는 리모컨을 쥔 채 현관문을 열고 빌라 복도로 나갔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 걸음을 내딛을수록 참담한 마음이었으리라. 친구는 복도 끝에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리모컨을 눌렀다. 팟 _ 티븨 전원이 켜졌다. 영화 전문 채널 OCN에서 << 아바타 >> 가 방영 중이었다. 화면 비율이 16 : 9 였던 시네마스코프 화면은 현관문에 가려져서 9 : 16 프레임으로 보였다. 팔공산 뻐꾸기처럼,  친구는...... 소리 없이 울었고, 나는 <화면이 잘린 < 아바타 >> 를 보면서 안철수를 떠올렸다. 갑철수를 볼 때마다 작은 그릇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비좁은 집구석에서 아무리 좋은 오디오 시스템과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티븨를 갖춘다한들 소용없듯이,  속좁은 사람이 담대한 양 우렁찬 목소리로 위대한 정책 비전'을 쏟아낸들 무슨 소용이랴.

철수 씨, 좋은 사운드는 목소리 변조가 아니라 넓은 도량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자신의 정책 비전이 100인치 초대형 최첨단 스마트 인공지능 4K LED UHD 쌍방향 유틸리티 미래형 윈도우 티븨 화면처럼 넓으면 뭐하냐고요. 마인드가 10센티인데 말입니다. 안철수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내 글이 거북스럽겠지만 어쩌랴. 여러분, 안 그렇습니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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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4-25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디오 끝판이 리스닝룸 하나 가지는 겁니다.흐..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5 16:53   좋아요 0 | URL
캬, 좋군요. 리스닝룸... 문득 영화 < 무간도 > 가 생각납니다..
무간도 처음 장면이 리스닝룸 비슷한 곳이었는데..

마립간 2017-04-25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럼 연습실을 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5 16:54   좋아요 0 | URL
드럼 사시기 전에 방음 시설 먼저.. ㅋㅋㅋ

cyrus 2017-04-25 17: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철수의 사자후가 웃겨도 고승덕의 사자후를 능가할 수 없습니다.

못난 애비를 둔 딸에게 정말.. 미야ㅏㄴ하아아아아아드으으으으아아아앙아!!!!!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6 09:57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안철수에 한 표 더 던지겠습니아..

시이소오 2017-04-25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오늘도 살해당했습니다. 촌철살인에. 곰발님은 촌철살인마.

곰곰생각하는발 2017-04-26 09:57   좋아요 0 | URL
앞으로 춘천살인마로 불러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