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출근하는 길에 새로운 가게가 하나 등장했다.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커피전문점이 망해나간 자리에 깨끗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떡볶이 집이었다. 공사도 제법 오래 하는 것 같더니 이 가게의 공통된 인테리어인 원목느낌에 전면이 활짝 열리는 창을 만들어 놓고 몇 칠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이름값을 하는지 제법 손님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허나 우리 사무실과의 위치는 걸어서 10여분이기에 한번 시식이라도 하려면 퇴근길을 이용하거나 점심과 저녁시간 사이 출출한 간식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 들다 보니 길가다 군것질하는 것도 용의하지 않다. 더불어 요즘은 정시에 끝나는 일상인지라 아무래도 간식타임을 가지기도 여의치가 않았다.

토요일 그 기회가 왔더랬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직원들 입맛이 좀 떨어졌는지라 매콤한 떡볶이와 그에 준하는 기타 등등 분식으로 점심을 해결하자는 의견이 일치된 후 사무실 막내를 시켜 걸어서 10분 왕복 20분 거리의 새로 오픈한 그 집에 심부름을 보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온 막내는 양손에 가득 그 집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허나 뭔가 허전하다.

봉지 속에 있어야 할 떡볶이가 보이지는 않고 어묵과 순대, 튀김만 보인다. 홈페이지 속  그 지점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니, 포장은 되었지만 미처 챙기지 못한 떡볶이가 카운터에 덩그러니 남아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허 이런.. 떡볶이가 주 메뉴인 집에서 떡볶이를 빼먹고 포장을 보내다니. 위치상 다시 방문하여 받아오긴 좀 뭐하다 말하니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다 퇴근 때 들리시면 꼭 전액 환불해 드리겠다며 거듭 사과를 한다.

일단 아쉬운 대로 나머지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한 후 퇴근시간에 그 가게를 방문했다.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연신 죄송하다며 점심때 지불한 음식 값을 전액 환불해드린다며 금전 출납기를 연다. 이미 먹은 음식이 있기에 환불받기엔 내 입장이 좀 꺼림칙하여 그냥 돈 더 드릴 테니 떡볶이 2인분만 포장해 달라 부탁했다. 그러자 이 사장양반 그득그득 2인분에 어묵까지 포장해주며 한사코 돈을 안 받겠다고 손 사례를 친다. 그래도 오픈한지 얼마 안 돼 우왕좌왕 하다 그러신 것 같은데 이 돈 안 받으면 내가 미안하지 않냐고 했더니

“손님이 미안하시면 저흰 더 미안하잖아요. 이번엔 그냥 가시고 그냥 자주 들려주세요. 나중엔 더 맛있게 만들어드리겠습니다. 하하”

어쩔 수 없이 난 떡볶이와 어묵을 양손에 가득 들고 퇴근하여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떡볶이로 저녁을 해결했다. 매콤한 떡볶이를 먹어서 그런지 심장까지 훈훈해졌다.

뱀꼬리 : 분명 대형 프랜차이즈 분식업으로 인해 지역 상인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 집 바로 건너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나 불친절과 강매의 대명사인 또 다른 떡볶이 집은 마인드를 바꿔줘야 하지 않을까. 이제 인정만으로 장사하는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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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6-1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분식집까지 프렌차이즈니, 일반 분식집은 버티기 어려울거예요
그나저나 떡볶이 땡기기한 범인님 어쩌실래요. 흑
먹고파라

Mephistopheles 2011-06-14 12:28   좋아요 0 | URL
모든 프랜차이즈 분식점이 그리고 모든 일반 분식집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우리가 일반 분식집에서 아쉬워했던 부분을 프랜차이즈 분식점에선 대부분 충족을 시켜주더군요.(메뉴, 위생, 친절함 기타등등). 아무래도 경쟁사회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겠지요...^^

떡볶이는 직접 만들어 드셔보심이 어떠실지요..^^

개인주의 2011-06-1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프랜차이즈도 주인나름이더군요.
그런데 요즘 떡볶이 빼곤 만만한 음식이 없어지고 있어요.
어흑.

Mephistopheles 2011-06-14 12:29   좋아요 0 | URL
하긴 1000원짜리 김밥도 이젠 1300~1500인 물가에다가 좀 요기가 될만한 바깥 음식도 이젠 6000원이 평균이 되버리더군요. 다 올랐는데 월급만 안오르는 세상이다 보니..^^

토토랑 2011-06-13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프랜차이즈는 혹시 아딸? 일까요?
(내용과 상관없는게 궁금한.. 토토랑 이었습니다.. 왜 그게 궁금한거지..--;;;)

Mephistopheles 2011-06-14 12:29   좋아요 0 | URL
그 프랜차이즈가 아딸이라면 태그에 ㅇㄸ이라고 썼을 껍니다..^^

산사춘 2011-06-1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떡볶이 늠 먹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떡볶이는 조폭 떡볶이랑 은평구 통나무집 떡볶이~
울 동네에도 ㄱㄷ떡볶이 생겼는데, 좀 걸어가야 해서 버텼어요.
하지만 메피님 덕분에 이제 투항해야 겠어요.

Mephistopheles 2011-06-14 12:31   좋아요 0 | URL
떡볶이는 만드는 사람마다 다 조금씩 틀린 것 같아요.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고요. 언제 시간되시면 선릉역 1번 출구 나오면 있는 길거리 떡볶이 한 번 드셔보세요. 먹다가 욕나와요 너무 매워서...ㅋㅋ 그래도 전 어렸을 때 동네 시장에서 팔던 밀가루 떡볶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요즘은 그런 맛을 내는 떡볶이 찾기가 힘들어요.

루쉰P 2011-06-1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정만으로 장사를 하는 시대는 한참 지난긴 했어요. ^^ 예전 저희 동네에 정말 맛있게 하는 동네 떡볶이 집이 있었는데 그 집이 없어진지 한 3년 됐거든요. 한 번 맛들인 곳이 없어져서 그런지 그 이후에는 별로 떡볶이를 먹은 기억이 없네요.
근데 태그가 더 웃겨요. '초심 잃지 마시구요.' ㅋㅋ

Mephistopheles 2011-06-15 10:06   좋아요 0 | URL
한번 맛을 들인 음식이 사라진다면 그 맛 찾기 좀 힘들긴 하죠.(아 갑자기 미스터 초밥왕같은 음식이 주제인 만화에서 주인공을 고뇌에 쌓이게 하는 추억의 맛 에피소드 생각이..ㅋㅋ)

초심은 중요해요. 언젠가 망해가는 음식점들 살려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간이 지난 후 어떻게 장사들을 하시나 봤을 때 어떤 음식점은 굉장히 불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장면이 목격되었죠. 불과 몇 달전 먹고 살기 힘들다 눈물 짓던 그 가게 주인과는 저언혀 딴판의 모습을 보이더군요..^^

마늘빵 2011-06-14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언급한 떡볶이 이야기와 비슷하게, 집에서 가까운 동네 마트가 있는데 여기가 불친절해요. 그런데, 조금 더 가면 이보다 큰 대형 마트가 있어요. 여긴 프랜차이즈는 아닌데 대형이고, 많이 걸으면 큰 자본의 대형 마트가 또 하나 나와요. 가급적 동네 마트 이용해주고 싶은데, 너무 불친절해서 -가격은 둘째치고- 여기 대신 두번째 큰 마트를 가려고 합니다.

Mephistopheles 2011-06-15 10:08   좋아요 0 | URL
무턱대고 재래시장을 이용하자 영세상가를 이용하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봐요. 프랜차이즈나 대기업 마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무턱대고 온정과 인정에만 매달리기엔 요즘 소비자들이 많이 현실적이다보니요..
 


1. 원래 계획은 이번 연휴 때 어디 서울 인근 펜션을 예약하고 잘 놀다 오려 했으나....계획대로 되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의 특성상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 불가능하진 않으나 누구와 함께 일하느냐에 따라 틀려진다. 요즘 가끔 등장하는 진상 ‘갑’사무실은 이번 연휴에도 어김없이 진상 짓을 펼치셨기에 연휴 3일 동안 이틀 출근했다. 그리하여 2박 3일 어디 놀러갈 일정은 물거품이 돼 버렸고 대신 서울 일주를 하기에 이르렀다.

2. 언제나 그렇지만 남대문 시장은 활기차다. 조그마한 매장 한 귀퉁이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상인들의 모습도 불편하기 보단 활기차 보인다. 가지가지 진기한 물건을 구경하는 소비자들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끌려 나온 어린 아이들은 울상의 현장이 돼 버린다.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이런저런 물건을 하나하나 구입하며 봉다리 봉다리 들고 다니다 보니 점심식사 시간이 다가온다. 집에서 늦게 아침을 먹고 출발 하였기에 밥 생각은 없었지만, 시장판은 반이 밥판이 되버린다. 특히 자주 가는 지하수입상가 계단 아래 있는 국수집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국수 한 그릇을 먹겠다고 기다리고 있다.

3. 인사동을 가기 위해 거쳤던 서울광장은 꽤 시끄러웠다. 안에서 무얼 하는지는 인파들 때문에 보이지 않았으나,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거칠고 쉰 목소리를 통해 집회의 성격이 무엇인지 대번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길가에 줄지어 늘어선 xx고엽제 피해자, xx지역 해병 전우회가 새겨진 봉고차를 보고 오늘이 현충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연령대 역시 어떤 내용의 집회인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4. 서울광장을 거쳐 빙글빙글 돌다 겨우 주차장을 찾아 주차하고 나니 종각에 위치한 종로타워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버렸다. 여기 주차비가 겁나 비싼 건 아닌가 걱정이 앞섰으나 지하 2층에 위치한 대형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면 주말이나 공휴일엔 3시간 무료 주차 도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종로타워를 나와 인사동까지 정겹게 이어진 구불구불 골목길을 통해 인사동에 진입했다.

공휴일 차 없는 인사동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이리저리 구경하며 주니어에겐 떡처럼 늘어난다는 터키식 아이스크림을 하나 앵기고(이때쯤이며 걷는 게 지겹다고 짜증을 내기에 미끼를 하나 던져주면 조용해진다.) 한글과 영어를 섞어 아들 이름으로 도장하나를 맞춰줬다. 왔다 갔다 하며 마님껜 목걸이 하나. 버글버글 인파들로 넘치는 쌈지길을 한 바퀴 돌고 오는 길에 팽이하나를 노점상에서 구입했다. 

이제 조만간 인사동에 자리 잡고 있는 길거리 노점상은 사라진다고 한다. 도로정비와 주변상인들의 피해 등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절충안은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보고 싶다. 오늘도 인사동 입구엔 용역으로 보이는 인파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무언가를 들고 있다. ‘종로구는 절대 무리하고 강압적인 노점상 정리계획을 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곤 하지만 현실은 글쎄다.

5. 인사동 끝자락에서 길을 건너면 존재하는 북촌마을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너무 많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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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11-06-0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한가운데를여행하셨네요. 그동네는늘북적이고 복잡해서 이제
잘안가져요. 주차문제. 정말개선할게넘많죠 인사동은. 아예될곳두없
구요. 더운데 고생하셨네요 ^^

Mephistopheles 2011-06-08 09:31   좋아요 0 | URL
인사동 자체에 차를 들여 놓지 않는 건 좋다고 봐요. 근데 워낙 좁은 땅덩어리에 차와 인간이 너무 많은 SEOUL인지라...^^

루쉰P 2011-06-07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저도 일요일 종각의 영풍문고를 돌아다녔는데 혹시나 마주쳤을지 모르네요. 아 로맨틱해~~

서울은 구경하기에는 너무 복잡하죠. 그래도 틈틈히 선물을 공수하시며 가족들을 달래셨다니 너무 대단하세요. 전 여유가 부족한지 구경은 커녕 제 볼일만 빠르게 마치고 인파들 속으로 사라지죠. 마치 인기인 것 처럼요. 그러나 그 누구도 저를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

Mephistopheles 2011-06-08 09:32   좋아요 0 | URL
어쩌죠 루쉰님 그 로맨틱한 분위기를 확 깨버리자면. 전 월요일날..현충일이죠..^^ 그때 그곳을 지나쳤으니까..루쉰님과 전 마주칠 일은 아마 24시간 후에나 가능했을 껍니다. 24시간이 참 짧은 시간 같은데도 그 시간에 잭 바우어가 테러리스트 수백명 때려잡는 시간이라면 꽤 긴 시간이기도 하고요..^^

루쉰P 2011-06-08 11:46   좋아요 0 | URL
푸악~~웃다가 토 할뻔했어요. ㅋ

saint236 2011-06-07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상 갑에 의해 이틀동안 노동을 강요당한 을은 평안하신지요?

Mephistopheles 2011-06-08 09:33   좋아요 0 | URL
평안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을 부모님이 생각났습니다. 남들에게는 지나간 1승일지도  모르겠지만 부모님과 동생들과 저에겐 감동을 주는 1승이라고 생각합니다.’

격한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낮은 저음에 침착한 목소리를 들려줬던 두산 베어스의 백넘버 59 서동환 투수의 인터뷰 내용 중 한 부분이다. 



2005년 기대주로 입단하였으나 제구력 난조와 두 차례의 수술로 어쩌면 그는 선수생활은 접었어야 했을지도 몰랐다. 그런 그가 어제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와이번스(1위팀)를 맞아 5이닝 3안타 1실점 3삼진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되었다. 데뷔 후 첫 선발승이다.

그가 선발투수로 등장한 이유도 드라마틱하다. 팀 내 2선발로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에이스 김선우의 컨디션 난조로 땜방성이 강한 등장이었고 많은 기대를 받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상황. 더불어 경기 중 쏟아 붓는 빗줄기로 강우취소(야구는 5회 말까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문제로 경기가 취소되면 노게임 선언)의 갈림길에도 서 있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그가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잔인한 5월이라고 해야 할까. 전력과 평가에서 우승후보 1순위인 베어스는 5월 승부에서 죽을 쑤며 6위로 내려앉아 있다. 타선은 집단최면이라도 걸렸는지 물 방망이로 전락했고 선발 투수진은 1,2선발 말고는 계속 두들겨 맞기 일쑤였다. 2위였던 4월 성적에서 한 달 만에 초고속으로 내리꽂는 포크볼마냥 팀 성적은 바닥을 처 버렸다. (임태훈 선수의 스캔들 이야기는 논외로 하고 싶다.) 이런 처참한 분위기에서 서동환이라는 선수는 어쩌면 선수 개인에게나 팀에게 있어서 희망을 안겨줬다.

고작 1승. 이제 겨우 한게임 선발등판. 어쩌면 그는 다음 경기에서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패전투수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기 후 그가 보여줬던 인터뷰 내용에선 그가 얼마나 단단하고 깊은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어 보였다.

수술 후 재활기간동안 야구를 밖에서 많이 보다 보니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수많은 자기 개발서 보다 어제 멋진 경기와 더불어 감동스런 인터뷰를 남겨 준 그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서동환 선수의 선발승을 축하하며 앞으로 아프지 말고 오래 오래 선수생활을 이어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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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1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1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6-0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아침신문에서 기사를 읽었어요. 와, 감동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메피님이 다시 한 번 짚어주시네요. 역시, 감동입니다. ^^

Mephistopheles 2011-06-02 00:40   좋아요 0 | URL
전 사무실에서 야근하면서 가슴 조리며 경기 봤거든요. 경기 끝나고 그날의 MVP 인터뷰를 하는데...인터뷰를 처음하는 선수치고 너무 말을 조리있고 침착하게 잘하는 겁니다. 거기다 목소리도 참 좋고요. 몸으로 모든 걸 보여주는 직업군이지만 저렇게 조리있게 말하는 거 보면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더군요.

2011-06-0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2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1-06-0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이었죠..^^ 앞으로 더 진가를 발휘하는 투수가 되길~

Mephistopheles 2011-06-02 00:45   좋아요 0 | URL
비가 쏟아져 잠시 경기 중단 되었을 때 덕아웃에서 기도하며 제발 경기가 속행되길 바라는 모습이 잡히더군요. 그리고 경기를 다시 진행할 때 정말 기쁜 표정으로 오케이 오케이 하면서 뛰어나오는 모습까지.. 암튼 성적에 기복이 있겠지만 부상 없이 오래오래 선수생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비연 2011-06-0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태그에 완전, 초완전 동감임다! 꽝꽝꽝!!!

Mephistopheles 2011-06-02 00:47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팀이라 직접 말하긴 뭐하지만. 참 끈적끈적하고 뚝심있죠. 그런 스타일이 좋습니다. 팀마다 다 각기 분위기가 존재하는데 선수들 보면 베어스 분위기는 꽤 좋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적응 못하면 말짱 황이지만..
 

 

 

아무리 이상기온이더라도. 바다 건너 황사가 몰려와도.
때가 되면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현상.  



 

이 지역 식물들은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해풍에 부대끼는
삶을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굳건하게 피어 나 그 자태를 뽐낸다. 



그들에게 나를 인도해줬던 길바닥의 핑크빛 화살표. 역시 핑크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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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6-0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직도 핑크 타령이세요? 작년부터 핑크 머리로 바꾸시더니~
제가 생각해보니, 메피님의 핑크 타령은 불혹에서 시작 아닐까요? ===333

Mephistopheles 2011-06-01 11:0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핑크는 표면적 가벼움을 보여주며 내면은 꽤 깊은 표현이 가능한 얼마 안되는 색 중에 하나랍죠.^^ 핑크의 모든 것을 바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근데 설마 이게 복수라면..너무 약하군요..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06-01 11:28   좋아요 0 | URL
에이, 설마 이것을 복수라 생각하시다뉘~~~
절 멀로 보시는거예욧... ^^

Mephistopheles 2011-06-01 11:34   좋아요 0 | URL
핑크를 동경하는 메조키스트요.ㅋㅋ=3=3=3=3

잘잘라 2011-06-01 14:29   좋아요 0 | URL
핑크를 동경하는 메조키스트... ㅋㅋㅋㅋ
마고님하고 꽤..ㅎㅎ =3=3=3=3=3=3

마녀고양이 2011-06-01 15:06   좋아요 0 | URL
네네, 핑크가 대세인 메피님, 동경합니다.
음, 메리포핀스님은 무엇이 되고 싶으십니까?
날 괴롭히기 시작한걸 보니, 새디스트? 역시 나랑 살라고 결심했군요? 에헴.

Mephistopheles 2011-06-01 17:09   좋아요 0 | URL
그냥 저는 조신하게 마녀고양이님께 "메롱" 한마디만 할랍니다.

하늘바람 2011-06-0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며 ㄴ웬지 핑크 와이셔트가 잘 어울리실것같은

Mephistopheles 2011-06-01 14:06   좋아요 0 | URL
어디보자...생각해보니 제가 입는 옷 중에 핑크는 단 하나군요..그것도 줄무늬...^^

야클 2011-06-0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크에 꽃이라...
왜 갑자기 동방불패가 떠오르죠???

혹시 요즘 하도 일에 시달려 '갑'을 혼내주려 XX를 한 후 무공연습 중이신거??? ^^

Mephistopheles 2011-06-01 17:0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규화보전은 사실 번역상 오류로 인해 와전된 무림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19금입니다.) 전 규화보전까진 바라지 않습니다. 장어면 됩니다. 장어요..ㅋㅋㅋㅋ

2011-06-01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2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1-06-0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라색 꽃이 참 예쁘네요. 핑크빛 화살, 왠지 동화같이 근사한데요~(웃음)

Mephistopheles 2011-06-03 10:58   좋아요 0 | URL
오 엘신님 간만...보라색 붓꽃은 참 이쁘죠. (근데 저 붓꽃은 막 걷기 시작했을 떄라 여유가 있어서 이뻐 보였으나. 한 4시간 걷다보니..꽃이 눈에 안들어오더군요..ㅋㅋ)
 

아주 아주 간만에 위크샵을 빙자한 주지육림의 세계는 시작부터 꼬임이었다.

1.
일단 신촌에서 출발한다는 한 시간 배차간격의 강화도행 직행 좌석버스는 소장마마가 정류장 앞 편의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제조하다 놓쳐버렸다. 예정대로라면 9시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걸 놓쳐버렸으니 한 시간 길바닥에서 기다릴 바 완행버스 타고 강화도 진입으로 예정이 변경되었다.

2.
완행이다 보니 정차하는 정거장도 많고 더불어 시간이 시간대라 노선에 걸쳐있는 모 대학 학생들이 우글우글 했는데 하필 내 뒷자리엔 하의 실종 패션을 뽐내시는 여대생 두 명이 타버렸다. 난 아침에 모자란 잠을 버스에서 보충하고자 했지만 그 여대생들의 한 시간이 넘어가는 수다 퍼레이드 때문에 멍하니 창밖 풍경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근데 웬 여대생들 수다 내용이 술 먹고 주사부린 이야기부터 시작해 존으로 시작해 나로 끝나는지....참 괴롭더라는.

3.
해변 길을 걷는 강화도 나들길은 좋았다. 첫날 7코스 절반과 7-1코스를 완주하고 여정을 풀고 다음 날(토요일) 8코스를 걸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은 코스의 20%를 남긴 시점에서 발생한다. 실장님 전화기가 울린다. 가끔 가격대 성능비 제대로 못하는 갑 사무실 전화다. 결국 우린 남은 20% 완주를 못하고 택시타고 이동하여 버스타고 부지런히 서울로 돌아왔다. 우린 남은 일정 포기하고 다음날(일요일) 출근하여 밤 9시에 퇴근했다.

4.
갑 이니까 의당 그러려니 이해를 해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우린 여러 건설사나 다른 사무실과 계약을 맺고 일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이번 갑 사무실은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우리 쪽 일은 아주 큰 변수가 없는 한 일반적인 법적 사항과 기본적인 계획은 크게 변하지 않는데 그들이 보내주는 모든 기본 초안은 이런 기본적인 사항조차 전혀 반영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더불어 원청자와의 협의과정에선 프로젝트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예”만 남발하고 돌아오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30대 중반의 경력자들이 가장 기본이 되는 실의 조닝과 동선조차 모를까. 어떻게 실을 이용하는 관리자들이 기거하는 숙직실이라는 공간보다 창고의 크기가 4배나 크냔 말이다. 목에 힘 만주고 있지 말고 실력과 경력에 걸 맞는 지식으로 일을 진행해 나가길 바라는 건 큰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내 알바 아니지만 그렇게 일하다 보면 다른 사무실로 이직은 꿈도 못 꿀것이다. 한 방에 뽀록나고 바로 제명이 됐어요~.꼴 난다. 올해 입사한 대졸 신입 우리 막내가 댁들보단 많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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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3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큰일없길 바랬으나 혹시나가 역시나..쩝! 그렇죠 뭐--;
징크스는 중요하니 소장마마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앞으로 정류장앞에서는 제조금지를 통촉하는 바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5-30 12:06   좋아요 0 | URL
ㅋㅋ 암튼 그 버스 놓치고 엄청난 타박을 받았다죠.. 아니 왜 그 상황에서 꼭 그 시간에 왜 커피가 마시고 싶었냐고..!! 그래도 원래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택시비는 소장님 주머니에서 죄다...ㅋㅋ

moonnight 2011-05-3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이고 -_-;;;;;
사실은 워크샵 가신다는 페이퍼 읽을 때부터 과연, 제대로? 라는 불안감이 몽실몽실했었다는 ㅠ_ㅠ;;;; 그래도, 음.. 80%를 남겨두진 않으셨으니 천만다행 ^^;

그런데 요즘은 여대생들도 그렇게 험한 말을 많이 해요? 괴로우셨겠어요. ;;;

Mephistopheles 2011-05-30 12:08   좋아요 0 | URL
그게 참.. 분명 우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워크샵 일정이 잡혀있다. 양해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가차없이 전화걸어 월요일까지요..라더군요. 대부분 같이 일하는 다른 사무실은 알아서 처리하는데 이번에 같이 일하는 사무실은 에누리 없더라고요...ㅋㅋ

전 고등학생들인줄 알았는데..그 버스가 그 대학 바로 앞에 정차하더군요. 그리고 그 대학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까지 똑똑히 봐버렸는지라..여대생임이 확실하다죠..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5-3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ㅠ.ㅠ
저는 아파트를 팔러 일요일에 지방을 떠돌았습니다...

참 못된 갑이 많은 것이 얼마전에 들어보니 m모 회사가 또 현금지급한다며 하청업체를 꼬여 싸게 계약해놓고 현금을 주기는 주는데 70%만 계속 결제를 해줘서 결국 하청업체가 지난달에 도산했다는 거예요.. 우리 신랑네 갑 회사는 토요일 새벽에 월요일날 자기네 회장 보고 pt를 셋팅해달라고 했다나요? 아아아아아아

Mephistopheles 2011-05-30 12:37   좋아요 0 | URL
전 한번 비슷한 연배의 갑 직원하고 독대한적이 있었습니다. 왜 그러는지 이유나 알자..였죠. 이유는 단순하더군요. 위에서 시키니까 우리도 어쩔 수 없다. 랍니다..^^

그 갑 회사 위에 있는 사람들 생각이 주주룩 나더군요. 오히려 제가 소주 사주면서 위로해줬다는...ㅋㅋㅋ

2011-05-30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5-30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의 실종인 여대생의 비주얼에 혹한게 너무 찔리셔서
여대생의 말에 대해 반감을 표하시는거 아닐까요? 과잉반응이신거죠, 일종의~ 호호홋.
(다음번에는 음악 들으시면서 여대생 보세요, 요즘 입 험한 아가씨도 많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11-05-31 13:3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사실 전 버스에서 잘 자고 있었어요. 근데 송정역인가에서 타버린 그 여대생들 덕분에 잠에서 깨버렸죠. 대체 워떤 애들이기에 이리도 쉬지않고 수다를 떠나 하고 뒤를 돌아보고 나서야 하의실종 패션이라는 걸 알았다는...

카스피 2011-05-3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런,고생이 많으셨겠네요.그나저나 요즘 여학생들은 존에서 시작해서 나로 거의 모든 이야기가 끝나더군요ㅜ.ㅜ

Mephistopheles 2011-05-31 13:39   좋아요 0 | URL
시대의 트랜드이며 유행일지도요. 사실...욕 나오는 세상이니까요..

루쉰P 2011-06-0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하의 실종 여대생들과 흐뭇한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 게다가 폭발하는 주지육림 세계 후 다시 출근이라니 정말 최악이에요!!!

이거 뭐 어떻게 격려를 드려야 할지...아~고민 중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6-03 10:57   좋아요 0 | URL
버스 안에서 1시간 정도 같이 동행을 하긴 했습니다만....ㅋㅋㅋ 별로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너무 시끄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