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 테이블에 앉아 있는 여자가 전화통화를 한다. 피곤에 찌든 음성이며 목소리는 갈라지고 눈은 퀭해 보인다. 근접거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통화내용을 듣게 되었다.

 

어 어젯밤에 오빠랑 교대했어. 그러게 그나마 비행기로 4시간 거리니까 올 수 있는 거지 더 멀었으면 꿈도 못 꿨지. 상태는 많이 좋아졌어. 본인은 당장 나가겠다고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고....아무래도 무리했나 봐. 안 그래도 아빠 저리 되고 엄마가 고생이 심했어. 그 수발드는 게 보통이 아니잖아 저러다 엄마까지 쓰러진 거지. 다행히 119불러 2시간 이내로 응급실 와서 상태가 저 정도인거야 좀만 늦었어봐 어휴....

 

그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듣는 나 역시 전화기를 붙잡고 수다를 하는 여인네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추리닝을 걸쳐 입고 잠은 제대로 못자 눈은 뻑뻑하다, 조금이라도 정신 좀 차리겠다고 의자 앞에 자리 잡은 푸르스름한 조명을 내뿜는 커피 자판기에서 일반커피보다 100원이나 비싼 고급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고 있었으니까.

 

일주일 전 이런 일이 우리 집에도 일어났다. 우린 이미 일 년 전 분가를 했고, 퇴직하신 아버지는 홀로 집에 계셨고 어머닌 출타 중이었다. 침대에서 내려오시던 아버지는 곧바로 쓰러지셨고 집으로 귀가하시던 어머니에게 발견, 응급실로 실려갔나보다. 원인은 뇌경색. 응급실에서 반나절 후 집중치료실에서 사흘, 그리고 일반병동으로 옮기셨다. 음식물 섭취 불가로 인해 주렁주렁 팔에 주사액을 매달고 코에 불투명한 호스를 꼽으셨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 할 사항은 병원 침대에 누우셔서도 평소의 못된 습관이 그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지독하게 어머니 말을 안 듣고 세상 만천하 사람들을 눈 밑에 두시는 버릇은 여전하시다. 회진 도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해 주변 환자들까지 무시하는 그 모습에서 조금은 안도를 한다.

 

결국 주말엔 코에 꽂아 놓은 호스를 묶여 있는 손목 재갈을 풀고 스스로 기어이 뽑아내버렸다. 이게 벌써 4번째란다. 일주일 동안 이런 빈도는 전무후무하다는 병원 관계자의 평가다. 다행히 점차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시나 보다. 이젠 코로 섭취해야 할 간단한 유동식도 입으로 직접 드시고 재활치료에 들어갔다고 하시니. 더불어 신체 반응을 점검하는 의사의 손가락을 부러질 정도로 잡아채는 손아귀 힘이라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덕분에 비행기로 13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누나는 이번 주에 들어온단다. 아무래도 아버지 연세가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가부장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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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0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31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2-10-30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주일이란 시간이 참 힘드셨겠군요. 큰 고비는 넘기신 듯 하니 다행입니다.
쾌유를 바랍니다. 그런데 아버님의 손아귀 힘은 당근 아드님이 물려 받으셨겠지요? 메피님 몸 손가락으로 함부로 건드리면 큰일 나겠습니다. ^^

Mephistopheles 2012-10-31 09:02   좋아요 0 | URL
아..전 직업의 특성상 테니스엘보부터 시작해 어깨 팔꿈치, 손목까지 두루두루 산업재해급 장애가 있는지라..그닥 힘이 좋진 않습니다..^^ 무슨 프로 10년차 매 시즌 15승씩 올리는 정통파 우완투수도 아닌데 말입니다.

paviana 2012-10-3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계절이 참 무서운 계절이에요 . 그래도 그만 하시니 다행이네요. 많이 놀라셨겠네요.

Mephistopheles 2012-10-31 09:02   좋아요 0 | URL
저보다야 어머니가 많이 놀라셨죠. 전화 받았을 때 거의 패닉상태셨죠..

개인주의 2012-10-3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르신들도 조심하셔야 하지만 요즘은 다들 조심해야합니다..ㅠㅠ;;
요렇게 온도 변화가 심할때는 특히..
저는 봄에 찬바람 불 때 안면마비가 왔는데
다시 찬바람 부니 한쪽 얼굴과 머리가 다시 통증이 시작됩니다.
조금씩 겁도 나고..

Mephistopheles 2012-10-31 18:17   좋아요 0 | URL
저도 작년에 심각하진 않은 증상으로 수술받고 회복이 굉장히 더디는 바람에 겁 잔뜩 먹고 건강을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술은 완전 끊은거나 마찬가지고 담배는 진행중이고 암튼 조심해졌습니다..

moonnight 2012-11-0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얼마나 걱정하셨어요. ㅠ_ㅠ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해야겠어요. 어머니 진짜 많이 놀라셨겠네요. ㅠ_ㅠ
좌우지간 건강이 최고예요. 아버님 얼른 쾌차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12-11-01 18:27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연세가 있다보니...놀라기도 놀랐지만...이제 슬슬 다른 준비꺼리도 걱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는 절대 불가능하며 해서는 안 되는 행위지만 이게 가능하다면 어찌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 근 1년 동안 난 핸들을 주기적으로 잡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독서를 했으니까.(그렇다고 내가 도로의 무법자 김 사장, 김 여사 류는 절대 아니다.) 어찌 보면 내가 이를 증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좋아하는 인간군들이 모여 사는 이 곳 사람들이 모를 리야 없겠지만 몇 자 까불거려보면 내용은 대충 이렇다.

 

 

절대 이런 시추에이션이 아니랍니다....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책이다. 우연히 무료한 장거리 이동에 무심하게 돌리던 라디오 주파수에서 무언가를 읽는 소리를 목격했다. 그것도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 혹은 8시까지 쉬지 않고. 한 가지 책을 주욱주욱 읽어 내려가는 구조가 아닌 기존의 라디오 프로그램 포맷처럼 각 시간대별 프로그램을 지정하고 장르를 다르게 하여 여러 가지 책을 낭독해준다.

 

어떤 시간에는 시를 또 어떤 짧은 시간에는 단편을 어떤 시간대에는 역사소설을 그리고 또 현대 소설을,, 이렇게 한쪽에 치우침 없이 여러 가지 책을 들려준다. 더불어 중간 중간 이 책의 주제나 혹은 해설, 각주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내가 이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읽은 책은 제법 된다. 아르센 루팡( 역자가 직접 나와 근사한 불어로 말하자면 악센 뉘팽!)부터 시작해 편혜영 작가의 “서쪽 숲에 갔다.”와 김연수 작가의 최근 작품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부분 부분 읽었다. 다시 책상에 걸터앉아 본래의 밥벌이로 돌아온 지금 그때만큼 접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이 주파수는 나에게 많은 기쁨을 주고 있다.

 

         

 

EBS는 그간 나에게 TV를 통해 다시 접하기 어려운 지나간 명품 영화들을 보여주며 내 눈을 호강시켜주더니 이젠 귀까지 호강시켜준다.

 

뱀꼬리 : 여러 책을 들으며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고래의 작가인 천명관씨의 “몬스터”다.(아직 출판되진 않았다.) 그리고 기대치에 못 미치거나 혹은 나와는 촉이 안 맞은 작품을 말하라면 백영옥 작가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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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heme 2012-10-2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추석연휴에 처가에 가며 EBS 라디오로 허난설헌 등등 소설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메피님 잘 지내시죠?

Mephistopheles 2012-10-25 15:32   좋아요 0 | URL
예 기억이 맞다면 추석 때 허난설헌에 대한 소설을 낭독해줬었죠. 당대 최고의 여류문학가였지만 실생활은 비극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야..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찾으려 열심히 노력 중이죠..^^

antitheme 2012-10-25 16:58   좋아요 0 | URL
허난설헌 맞습니다. 마침 그거 들으며 애들한테 조선 역사도 설명해 주고 유익했어요. 그외에도 두세편인가 더 들었었는데 신기했습니다.

야클 2012-10-25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는 운전 중 응응(?)도 한다는 얘기가....

그 기분이 아주 스릴 넘치고 죽여준다는....

그래서 결국은 둘 다 죽는다는..... -_-;;

Mephistopheles 2012-10-25 15:33   좋아요 0 | URL
그 응응(?)이 혹시 제가 상상하는 그 응응(!)이 맞을까요 틀릴까요?

야클 2012-10-25 15:39   좋아요 0 | URL
과속? DMB보기? 음주?


라고 상상하시나요?


궁금하시면 알사탕 500 개!!!

Mephistopheles 2012-10-25 15:50   좋아요 0 | URL
그 응응(!)이 맞군요....(근데 이젠 알라딘에서 알사탕이 제법 값어치를 하나 봐요?)

다락방 2012-10-25 15:55   좋아요 0 | URL
아, 공!부!

Mephistopheles 2012-10-25 15:58   좋아요 0 | URL
이거 왜 이러십니까 다락방님...알만한 분이.....쩝!

정답은 애니팡일껍니다..

moonnight 2012-10-2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메피님이시다!!!! 반가와요. ^^
상황이 어려운 와중에도 역시 메피님은 책을 가까이 하고 계셨군요!!! 멋지다. 메피님. ^^

Mephistopheles 2012-10-25 15:48   좋아요 0 | URL
어쩌다 보니 라디오 주파수를 돌리다 보니 그리하다 보니 다른 주파수에는 관심도 가지 않게 되더군요...^^

레와 2012-10-25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하자면, 신호걸렸을때 가끔 책 읽어요..
이제 안볼께요..ㅋㅋ

Mephistopheles 2012-10-25 21:33   좋아요 0 | URL
어어...신호 걸렸을 때야...위험스럽진 않겠지만, 운전하는 동안에는 운전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레와님. (고속도로에서 4번 비명횡사 할뻔한 사람이 말하는 거에요..^^)

마노아 2012-10-25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새 오디오북 심심찮게 들어요. 은근 쏠쏠한 재미가 있어요. 예전에 읽었던 책도 오디오 북으로 다시 들으면 무척 새롭더라고요. ^^

Mephistopheles 2012-10-25 21:33   좋아요 0 | URL
그냥 낭독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드라마처럼 감정 팍팍 넣어 성우들이 읽어주는 것도 있답니다. 후자는 참 리얼하죠..^^

숲노래 2012-10-26 0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버스기사였던 안건모 님은 버스운전을 하며 신호등에 걸려서 쉴 적에 책을 읽었다고 했어요. 도시에서 운전을 하면 버스운전을 하면서도 책을 읽을 만하겠지요. 워낙 신호에 자주 오래 걸릴 테니까요...

Mephistopheles 2012-10-26 10:24   좋아요 0 | URL
어..그래도...그건 참 위험한 생각이라고 보고 싶어요. 혼자도 아니고 대중교통을 운전하는 분이 그러시면...좀 그렇습니다.^^ 운전을 한동안 하다 보니 사고의 대부분이 운전 중 부주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교통사고라는게 그렇잖아요. 발생하면 나만 잘못되는게 아닌 정말 애궂은 남까지 끌고 들어가는 거니까요..^^

비연 2012-10-2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깜짝 놀라 들어왔는데..ㅎㅎㅎ
저도 EBS 라디오 한번 들어봐야겠네요~ㅎㅎ

Mephistopheles 2012-10-26 10:25   좋아요 0 | URL
요즘은 허삼관 매혈기 낭독하는 것 같더라고요. 정비석씨의 초한지도..암튼 기타등등 종류 다양하게 읽어줍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saint236 2012-10-2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전 주로 팟 캐스트를...

Mephistopheles 2012-10-26 23:35   좋아요 0 | URL
주중에 듣기 힘드시면 친절하게도 일요일날 해석이나 주석같은 것이 빠진 오직 낭독만 재방송해주기도 합니다. 더불어 인터넷 홈페이지 가시면 무료로 들을 수 있기도 하고요..^^

2012-10-2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레와님 뒤를 이어 고백하자면.. 오거리 신호 걸렸을 때 책 읽은 적 간혹 있었습니다..;; 요즘 음악듣기에 취미붙인 후론 신호걸림이 두렵지 않아졌습니다만!ㅎㅎ

Mephistopheles 2012-10-26 23:36   좋아요 0 | URL
ㅋㅋ 암튼 운전은 정말 조심해야 해요. 이런 저런 사고 현장을 많이 목격하다보니 더더욱 조심해지더군요.^^

실비 2012-10-28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bs에서 책내용을 낭독해주는거 본적있어요~~
그래서 들어야지하면서 시간 맞추기도 어렵더라구여~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메피님 오랜만이에요^^ 잘지내셨어요?

Mephistopheles 2012-10-28 22:32   좋아요 0 | URL
실비님같은 분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일요일날엔 종일 방송으로 낭독 재방송 해줍니다..^^ 사실 이게 중요합니다..ㅋㅋ 저야 늘 그렇죠..
 

그러니까. 다시 시작하는 사회생활. 조금 더 구차하게 말을 하자면 밥벌이라는 것을 시작하며 필수 불가결로 따라오는 것은 “회식”이라는 행위란다. 그래도 요즘은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하는지 꼭 음주가무와 주지육림의 세계가 아닌가 보다. 라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회식에 꼭 따라 붙는 건 “술”이 아닐까 싶다. 이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소주와 맥주의 시대에서 각종 외국술(와인, 데낄라, 보드카 등등)로 다양성이 확보 되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밥벌이를 주로 했던 업종은 여전히 주종은 소주다.

 

목요일이었나. 급작스럽게 잡힌 회식일정. 워낙 소규모의 회사다 보니 직원도 별로 없다. 뭐 불경기의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분야다 보니 규모와 사업 축소, 현 상태 유지 혹은 버티기가 주류인지라 이런 규모의 사무실은 증가 추세라고 한다. 어찌되었건 잡힌 회식 일정에 1년 반 만에 이슬이를 만나러 간다.

 

메뉴는 너무나도 대중적인 국민육식섭취의 대표주자 삼겹살. 회사 근처에 그래도 제법 잘하는 단골집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그리로 가게 된다. 제법 잘 나오는 것 같다. 메인이 나오기 전 이런저런 반찬에 눈에 띄게 차별적인 건 김+날치알, 콘치즈 정도. 고기도 제법 실하다. 더불어 등장한 이슬이는 후레쉬가 아니라 빨간 병마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일잔...그리고 이잔......더불어 삼진.......잠시 후 “여기 한 병 더요!” 또 일잔...이잔...삼잔...(어 좀 빠른 것 같은데...) 또 다시 “여기 한 병 더요!”...그리고 무한 루프......

 

고기와 반찬이 바닥났을 때 명당 두병씩은 마신 것 같다. 그런데....

 

예전에 난.....이리 먹고 멀짱했다. 예전에 난... 이리 퍼마시고 얼굴색조차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에 난....예전에 난.....블라블라 주절주절 어쩌고저쩌고.

 

그래도 첫 회식인데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되지. 라는 단단한 정신력으로 재무장하며 고기 집을 나왔는데, 왜 세상은 내 중심으로 빙빙 도는 걸까. 더불어 영화 인셉션의 어떤 장면마냥 저쪽 언덕 위의 집들이 쿠아아 하며 구부러지며 내 코앞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메트릭스의 세계처럼 건물 외벽은 우굴렁 쭈굴렁거리는 걸까.

 

  이렇게 2차까지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자빠링. 바로 숙면모드로 들어갔다. 아침에 일어나도 어지럼증은 계속 진행형이다. 다음 날 역시 두통을 달고 살았다. 난 이제 소주 두병에 침몰되는 수순을 거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잠시의 음주가무와 주지육림의 단절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까.

 

다음 주에 몇 번 더 술 마셔보고 결정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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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10-22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병 두병이면 저는 치사량인걸요 ㅠㅠ

Mephistopheles 2012-10-24 01:15   좋아요 0 | URL
대신 다른 주종은 아니겠죠..^^

야클 2012-10-2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엽이 왜 매일 경기가 있으나 없으나 수백번씩 방망이를 휘두르겠습니까? 감을 잃지 않으려는 거겠죠. 술도 감입니다. 자주 마시는 놈 못 당합니다. 자주 마시는게 해결책입니다. 우리 같이 자주 마셔 BoA요.......


라고 말씀 드리면 안되고 ^^ 이 참에 며칠 전 회식을 핑계삼아 술을 좀 줄이세요. 차라리 꼭두새벽에 등산을 해보세요.

Mephistopheles 2012-10-24 01:16   좋아요 0 | URL
이사한 동네 주변에 산이 없습니다...ㅋㅋ (아주 제대로 구색 맞춰 변명거리를 만들었다는..)

레와 2012-10-2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몇 달 금주 후 맥주 한캔 마셨다가 숙취로 고생한 걸 생각하면,
아........................................ 옛날이여...ㅡ.ㅜ

Mephistopheles 2012-10-24 01:17   좋아요 0 | URL
크어어헉 그래도 전 다행히 아직 홀짝홀짝 마시는 캔맥주 한캔에 숙취는 아직 오지 않고 있습니다.

Joule 2012-10-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마실 때 안주를 먹지 말아 보세요. 술만으로도 벅찬 상태에서 음식까지 소화시키려니 위며 간이며 더 난리난다고 들었어요. 의사들이 쓴 책에서. 위기의 주부에서 브리가 한때 알콜 중독에 빠졌을 때 술집 테이블에 그 흔한 마른안주 하나 없이 와인 병 하나 잔 하나 있는 것 보고 꽤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술을 끊지도 줄이지도 말고 안주를 먹지 않으면 몸도 훨씬 좋아할 거예요.

Mephistopheles 2012-10-24 01:18   좋아요 0 | URL
근데...그 말씀하신 깡술이요...더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알콜 의존증의 대표 증상 중에 깡술 이라고 하더라고요.

세실 2012-10-2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저런 사진은 대체 어디서 구하는 거래요? ㅎㅎ 센스쟁이 메피님^*^
술..나이를 생각해서 이제 1병으로 줄이세요~~

Mephistopheles 2012-10-24 01:19   좋아요 0 | URL
이런 사진은 그냥 포탈에서 "인셉션"만 검색하면....와장창 쏟아지신다죠..^^
가급적이면 안먹는 방향으로 잡을려고요..(담배도 그렇다면 얼마나 좋아요)

비연 2012-10-22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그리웠습니다!

Mephistopheles 2012-10-24 01:19   좋아요 0 | URL
저도요!
 

1. 내 청소년 시절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 (사실은 발정 충만 시대.) 의래 수컷들은 시각적 이미지를 탐닉하곤 했다. 그 대표적인 아이콘이 가지가지 여러 방면 두루두루 있겠지만 아마도 “엠마누엘” 이란 이 4글자는 깊숙이 박혀 있을지도 모른다. 실비아 크리스텔이란 이 여배우는 아마도 그 당시 아직 채 덜 여문 내 또래 아이들의 발칙한 상상의 이상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녀가 60의 나이에 삶을 내려놨다고 한다. 이유는 암 발병 후 치료에 전념하다 결국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며 상태 악화. 병원에서 수면 중 운명하였다고 한다. 그래 아무리 화려하고 요철 가득한 인생을 살아왔어도 결국 우린 늙거나 혹은 병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 이 복잡하고 머리 아픈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한다. 같은 나이에 아직도 왕성하게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또래의 사람들에 비해 그녀의 마지막은 왠지 쓸쓸해 보인다. 어쩌면 너무나 화려하고 자극적인 이미지로 인해 각인되어버렸을 선입견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내 어린 시절의 에로스적 환상을 충족시켜주었던 시대의 아이콘 하나는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2. 리턴이라고 해야 하나. 세상은 생각보다 무섭다는 걸 학습했다고 해야 하나. 난 분명 이 일 년 동안 꽤 거칠어진 것 같다. 다른 환경, 다른 부류의 인간들과 섞이면서 많을 것을 보고 경험했다. 아무리 가족이란 테두리의 범위에 있다 하더라도 나락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본성이 나온다. 근데 그 모습은 희생적이거나 숭고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추하고 졸렬할 뿐이다. 나 혼자 독야청청하기에 세상은 만만치 않다. 더불어 흔히 말하는 바닥 쪽에 있는 노동자라는 계층이 무지막지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력을 저당 잡히는 모습은 제법 충격이었다. 그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노동법이 언제든지 그들의 심장을 관통하는 예리한 비수가 될 수 있다는 웃기지도 않는 현실은 제대로 학습한 것 같다.

 

 

 

3.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 처럼 나 역시 온갖 부정적인 슬픔과 분노의 부조리에게 이젠 안녕을 고해야 할 것 같다. 책의 원제목처럼 바이가 아닌 헬로우 혹은 봉쥬르의 뜻으로 말이다. 아니면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키즈 리턴의 마지막 대사처럼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외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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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0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엠마누엘' 영화는 안 봤어도, 포스터는 숱하게 봤고, 제목은 숱하게 들었지요. 소년들의 환상이 넘쳐나서 소녀들의 언저리까지 왔던가, 아님 소녀들이 호기심을 빛내며 넘겨다 봤던가.. 2.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이 역시 시대를 풍미한 대사 혹은 소수에게 굉장히 유행한 대사.. 3. 노동법과 세상 얘기 인상적이에요. // 짧은 글이지만 오만 게 다 담겨 있군요.^^

Mephistopheles 2012-10-21 16:53   좋아요 0 | URL
1. 엠마누엘로 시작한 아이콘이 소피마르소와 피피 케이츠로 옮겨갔습니다. 단순한....호기심...이겠죠.^^
2. 그 시대 그 대사를 읇었던 세대들은 어디서 뭘 할까요? 여전히 시작도 않했을지도...
3. 일과 관리를 병행하며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 되더군요. 법이란게 원래 그랬지만 이정도까지 불합리....할 줄은 몰랐습니다.

하늘바람 2012-10-2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셨어요
오랫만에 글 보며 메피님 생각해봅니다

Mephistopheles 2012-10-21 16:28   좋아요 0 | URL
저야 늘 그렇죠.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뭐라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습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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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10-0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다락방 2012-10-0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2

Joule 2012-10-05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었어요.

조선인 2012-10-05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 ^^

야클 2012-10-0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안 숨어서 영어공부를 하셨군요. ^^

saint236 2012-10-0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개인주의 2012-10-05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급히 왔더니 네자뿐이야..
얼른 다음 글을 쓰세욧..~~

깐따삐야 2012-10-0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메피님이다.

hnine 2012-10-0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턱대고 반갑습니다 ^^ 위의 Joule님도요...

머큐리 2012-10-05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무스탕 2012-10-0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가방가 ^^

paviana 2012-10-0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메피님

프레이야 2012-10-06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레와 2012-10-08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ㅎㅎㅎ

야클 2012-10-1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뻥.......???

Mephistopheles 2012-10-17 16:38   좋아요 0 | URL
레알...

무해한모리군 2012-10-2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셔서 기쁘다고 쓰려고 로그인 ^^
직업의 거친 세계를 떠돌면서 전 아직 못돌아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