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데 난 요즘 술을 끊고 살고 있다. 어쩌다 회식을 하더라도 맥주 한 두 모금으로 그날의 술을 끝냈다.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건강. 어찌 보면 술과 관련하여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과거로 뾰로롱 거슬러 올라가자면 올해 초 별 시답잖은 수술을 한 번 받고 고생을 하며 내 몸 상태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나. 어쩠다나. 수술 전 받았던 체크에서 당뇨의 위험성이 감지됩니다.....란 소견을 의사를 통해 들었다. 식겁. 어디보자 우리집안 가족력이 어찌되나 혈압은 좀 높아도 당뇨는 없었는데.....아니구나. 우리 외할머니가 살짝 당뇨 끼가 있었었지.....

그리하여 수술 직후 나름 관리를 했다. 운동도 하고, 육식을 배제하고 풀떼기로 식사를 하고 혈당을 낮춰준다는 메밀을 열심히 섭취하며 밥은 쌀밥은 안녕, 현미밥 웰컴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디 직장인 그것도 우리 같은 엄청난 노동시간을 강요당하는 직종에선 관리가 말처럼 쉽지 않더라. 야근이 일상화되면 점심은 어찌어찌 도시락으로 관리를 한다 치더라도 저녁식단은 버겁기 마련이다. 이런저런 환경상태에서 저번 병원을 찾아갔을 때. 의사 샘이 한마디 하신다.

‘그동안 잘 관리하셨나 숙제검사 겸 다음 병원에 오실 땐 피검사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댁께서 그동안 몸 상태를 망각하고 주지육림의 세계에 빠지셨나 피를 뽑아 검사를 하시겠다는 말씀. 삼개월치 누적 혈당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두둥......

하지만 이런 통보를 받고나 말거나 난 여전히 야근 중이었다. 아침 9시 출근, 퇴근시간은 기약 없는....밖에서 일하는 직종이 아니다보니 등에 땀으로 소금 꽃이 피어 날리는 없겠지만, 엉덩이에 굳은살 꽃이 피는 직종... 이렇게 석 달이 지나고 저번 주 숙제검사를 맡으러 병원으로 갔다. 나름 한다고 했는데...남들 술 마실 때, 맥주 두 모금 마시고....남들 탕슉 먹을 때 난 짬뽕 밥을 먹었는데...남들 제육볶음 먹을 때 난 비빕밥 먹었는데.....남들 버스타고 집에 갈 때 난 걸어갔는데....

그리하여 결과가 오늘 나왔다. 수많은 대기자들을 앞에 두고 기다리다 간호사 호명에 따라 의사 샘을 만나러 진찰실로 들어간다. 인상 좋게 생기신 선생님은 날 보며 싱긋 웃는다.

‘검사 결과 좋게 나왔네요. 관리 잘되고 있습니다.’

휴우.. 그러니까 의사 샘을 초면에 들었던 당뇨란 병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수많은 협박과 경고를 인이 박히도록 들어야 할 단계를 지나쳤다는 말씀이었다. 지금 관리 잘하면 평생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다시 말해 병원에 돈 갖다 안 바쳐도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제 활동량은 그대로 유지하되 남들 다 먹는 고기도 먹고, 술도 적당히 마실 수 있는 그런 평범한 몸 상태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지화자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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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7-1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습니다. 강한 의지력의 메피님 ^^
유지 잘 되면 어느 정도 좋아하는 식사 하셔도 될 거에요. 식사조절은 사실 평생 해야 하는 일이니깐요. 근데, 야클님이 장어를 쏘기로 하셨군요!!! 그날 저도 스리슬쩍 얹히고 싶어라. ^^;

Mephistopheles 2011-07-12 22:27   좋아요 0 | URL
고생이라기보단..일단 살아야하기 때문에....나이 들어 병나서 돈나가면....
천덕꾸러기가 되버린다는 생각을 하니..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관리해야한다는 걸 느꼈다고나 할까요.

야클님이 장어를 쏘기로 하셨지만...시간이 좀 많이 흘러서..아직도 유효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야클 2011-07-13 11:15   좋아요 0 | URL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달밤님도 오세요.

날씨도 더운데 목에 한마리씩 두르고 한 손에 소금구이, 또 한 손엔 양념구이로 먹자구요. ^^


Mephistopheles 2011-07-14 09:12   좋아요 0 | URL
그니까..소금구이...양넘구이...거기다가 목에다가 뱀장어 한마리 두르고....음..그림이 꽤나 그로테스크할 것 같은 느낌이...ㅋㅋㅋ

마노아 2011-07-1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축하합니다. 볕들 날이 도래했군요! 가급적 탄수화물을 배척하느라 애쓰고 있는데 지금 옥수수 하나가 저를 유혹하고 있어요. 참겠습니다. 불끈!

Mephistopheles 2011-07-12 22:2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옥수수 하나 정도는.....차라리 한끼 밥을 굶으시고 옥수수를 하나 드시는 편이 낫지 않을까나요 탄수화물 불매하시는 마노아님...ㅋㅋ

비연 2011-07-12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축하드려요^^ 그래도 계속 관리하셔야겠지요? 그나저나 장어! 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1-07-12 22:28   좋아요 0 | URL
아직 당뇨병 판정을 받는 건 아니고 그냥 위험군이었으니까..이제 좀 슬슬 먹고 마시면서...관리는 평소대로 하면...되겠죠...호호 그러게요..장어....장어....몸에 좋고 맛도 좋은 장어다..입니다..ㅋㅋ

울보 2011-07-1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행이네요,
"관리 잘하시고 계시네요"전 언제즘 이말을 들을 수있을까 싶네요,,,ㅎㅎ, 우리 옆지기도 관리좀 시켜야 하는데,,

Mephistopheles 2011-07-12 22:29   좋아요 0 | URL
옆지기님께 딱 한마디만 하시면 됩니다. 나이들어 병 걸리면 돈은 돈대로 들고 천덕꾸러기 된다..찬밥 수준이 아닌 쉰밥취급 받는다고요..

마녀고양이 2011-07-1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말씀은 다시 술도 드시고 고기도 드시는 환락의 세계로 진입을 뜻하시는겁니까?
여하간 건강이 좋아시셔서 다행입니다. ^^

Mephistopheles 2011-07-12 22:30   좋아요 0 | URL
다시...라기 보단 적당량은 섭취하면서 관리는 계속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디만.....건강을 위해서는 일단 야근을 줄여야겠죠. 돈도 못받고 하는 야근 철야..한진 중공업보다 심하면 더 심하겠죠..^^

메르헨 2011-07-13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대단하십니다.
몸관리가 쉽게 되는게 아닌데 의지력 최고신걸요.^^
저는...근육량은 없고 지방만 있다더라구요. ㅎㅎㅎ 근육 좀 키울 시기가 되었어요.
사실...숨쉬기 운동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는 사람입니다.ㅜㅜ

Mephistopheles 2011-07-14 09:11   좋아요 0 | URL
이건...의지력 이전에....내가 과연 방만하게 몸을 굴리면 어찌되나 곰곰히 계산을 해보니....일단 돈이 많이 깨지더군요. 모든 걸 자본으로 생각하는게 속물스럽긴 하지만...그래도 일단 돈 굳는다면 관리해야겠죠..ㅋㅋ

무스탕 2011-07-1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활 습관중 식생활 바꾸기가 좀처럼 쉬운게 아닌데 잘 하고 계신다는 판정(?)을 받으셨으니 애 많이 쓰신걸 알겠어요.

저희 신랑은 치아 상태가 안좋아서 빼내고 임플란트를 하든지 해야 한다고 치과 선생님이 말씀하시면서 그러면서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치료가 '금연' 이래요.
과연 '관리 잘 하고 계시네요' 소리를 들을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Mephistopheles 2011-07-14 09:11   좋아요 0 | URL
아...금연에 대해선...저도 그리 떳떳하지 않기 때문에....술은 좀 멀리하는 상태지만 아직까지 담배는...여전히 이용중이랍죠...^^
 


폭군이 된다. 란 말이 있다고 한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이 짤막한 단문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유가 지금 내가 속한 사무실과 전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 내가 적을 두고 있는 사무실은 근래 4명의 직원이 그만 두는 일이 발생했다.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년을 함께 한 직원들이 하나, 둘 이곳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월급에 비해 처참할 정도의 근무환경, 보다 나은 직장에 구직을 했거나, 혹은 여러 가지 개인적인 사정이 결부되어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작년 몇 달간 직장인들의 생명줄인 월급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던 사태도 분명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구태의연한 관점보다 더 세부적인 바닥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어떤 사항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물론 최근에 있었던 회식자리에서 불거진 자그마한 충돌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자그마한 충돌은 우발적 충동적으로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모두가 외면하고 싶었을지도 모를 쌓이고 쌓인 감정이 조금씩 폭발하기 시작한 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일의 발단은 사실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할 것 같다. 우리는 속칭 다른 사무실로 출근하는 파견 혹은 합사라는 형태의 근로환경에 처해 있었다. 말이 좋아 파견이지 갑 사무실에서 처리해야 할 일을 ‘을’의 인력을 빌려 매꾸는 형태인 것이다. 대형 마트에 가면 많이도 마주치는 그분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이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을’이라는 입장에서 ‘갑’과의 부당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도 했다. 분명 ‘갑’의 영역임에도 ‘을’에게 떠넘기는 형태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보편적인 사항 이전에 존재하는 것 같다.

작년 초 석달 넘게 강남의 모 사무실에서 3개의 사무실이 모였을 때 이 일이 발생했다. 처음 거례를 트는 사무실이기에 앞으로 지속적인 거례를 위해 우린 다섯 명이나 되는 인원을 파견했고 그 중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인원의 책임자로 실장이 존재한다. 문제의 발단은 ‘갑’과 ‘을’의 공생과정에서 발생하게 되었다. 그들의 영역을 우리에게 떠넘기는 그 보편타당한 부조리를 넘어서 실장이라는 인물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갑의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로 인해 파견나간 다섯 명의 인원은 계속적인 야근과 철야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실장님은 대체 어디 소속 직원이냐. 이런 불만은 쌓이고 쌓이다 결국 저녁식사시간에 터져 나왔었다.

3년째 성실하게 직장을 다니는 여직원의 입에서 터져 나왔고 이에 대응하는 실장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우린 그들의 노예야! 그들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해.. 뭘 알고나 하는 소리야 어?’

실장의 이 한마디의 충격파는 꽤 오래갔다. 그 날 이후 직원들은 말이 없어졌고 분위기는 냉랭하고 살벌하기까지 했었다. 합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다고 이 사건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말 한마디로 직원들은 실장의 마인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해는 바뀌고 비슷한 형태로 다시 파견을 나가게 되었을 때 그 여직원은 보이콧을 선언해 버렸다. 파견 나가는 걸 거부해버린 것이다. 결국 나를 포함한 실장까지 4명이 파견을 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작년에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던 실장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필요 이상의 친절함. 특별한 잔업이 남아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의 인원이 퇴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를 붙잡아 두었다. 거기다가 S사와 관계가 있는 ‘갑’ 사무실의 출근 시간인 오전 8시로 동등하게 출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기 시작했다. 하도 답답하여 이유를 물어보니, 그들은 8시에 출근을 하는데 우린 9시에 출근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라고 한다. 난 반발했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본사 복귀를 명령한다. 쉽게 말해 자기 말을 따르지 않는 직원은 나랑 일할 수 없다. 란 소리였다.

잠시의 소강상태를 갖은 후 실장과 독대를 청했다. 이런저런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고 그는 나에게 언급한 본사복귀를 없는 일로 대처해버렸다. 그리고 8시 출근 주장 역시 철회했다.

두 차례의 파견으로 우린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 총 4명의 직원은 사직을 했다. 그 때 그 현장에 남아 모든 걸 직접 겪은 직원은 나를 포함 세 명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사무실의 일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실장이라는 인물의 바닥과 밑천이 드러나 버렸다. 나 역시 이제는 그만 둔 파견을 보이콧한 여직원처럼 소장 앞에서 두 번이나 보이콧을 선언해 버렸다. 아마도 세 번째 보이콧은 바로 사직서로 대처될 것 같다. 더불어 씨알도 먹히지 않을 진 몰라도 사무실의 오너에게 그간 일어났던 일에 대해 진실을 알리고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할 것 같다.

난 오늘도 ‘노예가 권력을 잡으면 폭군이 된다.’는 구절을 생각한다. 스스로 노예가 되겠다면 말리지 않겠으나 자신이 책임지는 조직의 구성원까지 노예로 전락시키는 인간은 그 조직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고 보고 싶다. 어쩔 수 없는 부당한 거례일지라도 조직의 수장은 조직원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리더로서 자격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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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11-07-02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현실인데 무서워요.

Mephistopheles 2011-07-02 17:17   좋아요 0 | URL
그만큼 요즘 현실이 웬만한 호러무비, 막장 드라마 저리 가라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겠죠..^^

마녀고양이 2011-07-0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면서 땅 주인 중에서
정말 가난하게 평생을 살다가 갑자기 졸부가 되어 건물을 소유하시는 분이 생겼는데,
이 분 행동이 가관인겁니다.
악착같이 비싸게 건물세 챙기고, 자기는 백화점에서 옷 샀다고 은근슬쩍 자랑질하고.

직원이 자주 관두는 회사는 틀림없이 오너 잘못인데, 그것을
아랫 사람들이 근성이 없어서 그렇다고 말해대는 사장... 비전을 보기 힘들죠.
결국 자기 망하는 길인데, 그렇게 근시안적인 사람들이 많더군요.

Mephistopheles 2011-07-02 17:19   좋아요 0 | URL
제가 제일 꺼리는 부류는 온갖 불법을 저지르는 사회 기특권층보다 그들 밑에 기생하여 완장을 차고 설치는 하수인들이랍니다.

BRINY 2011-07-07 12:52   좋아요 0 | URL
교사 되기 전에 다니던 회사도 그랬습니다. 그만두는 사람들 많고, 남은 사람들이 그 뒤치닥거리를 하고, 주문서를 공장에 입력전송할 때 입력을 엉망으로 한 채 그만둬서 난리를 친 일도 있었는데... 남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없고 그만두는 사람 잡지않는 경영진. 직원을 모슨 소모품취급하는 거 같더라구요. 마침내 저도 그만뒀구, 지점장은 그 후에나 갈리더라구요.

saint236 2011-07-0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7-02 17:19   좋아요 0 | URL
화이팅 할것까지야...절이 싫음 중이 떠나는 거겠죠...^^
(하지만 중도 중나름 절에다 불지르고 나오는 중도 있다는 사실..)

토토랑 2011-07-0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을병정 관계에서 .. 기생하고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라.. 저 얘기가 느므느므 팍팍 이해가 갑니다. (갑은 해본적 없는..
에휴.. 모랄까요. 인제 PM 해야할 연차가되어서 그런걸까요.. 저 실장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하고 솔직히 그러네요.
이 플젝 안 맡으면 당장 빵꾸 나는데 고객은 지랄같고. 위에서는 실적가지고 쪼고. 영업은 이상한 플젝 물고와서 안하면 안된다 해야되고. 영업이 뻥친거 들어가서 고객한테 웃어가매 기어가매 술먹고 놀아주고 영화 동영상 다운받은거 받쳐가매..뒷감당하고..밑에 사람들 다독여야 하고.. 에휴휴... 실장편을 드는건 아니지만.. 이 바닥이나 메피님 계신 바닥이나 -_- 막하막하 ...네요

Mephistopheles 2011-07-02 23:33   좋아요 0 | URL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갑을병정의 악습관 뿐만이 아닌 다른 일도 존재합니다.
저 역시 그 위치에 처한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겠지만, 남의 집 귀한 딸, 아들들에게 노예라는 단어는 함부로 쓰는게 아니라고 보고 싶습니다..^^

건우와 연우 2011-07-0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을관계란, 참....
적절한 줄다리기를 해야 하더라구요. 비굴하지 않고, 그러면서 최대한 협조도 해야하고...
어쨌든 사는게 쉽지 않군요.
그래도 당당한 을이 되고 싶은 1인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7-03 17:06   좋아요 0 | URL
우리가 을이기 때문에 제가 마주치는 갑의 문제점을 말하고자 한다면...
파트너쉽이 아닌 주종관계를 요구하거나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부이더군요.
언젠가 새파란 대리 하나가 반말 찍찍 거리며 이런거 저런거 왈가불가 하길래.
아주 그냥...(살짝) 박살을 내줬던 기억이 납니다..ㅋㅋ

루쉰P 2011-07-16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한 마디 한 마디의 글이 마음이 아프네요. 회사의 이름과 일 하는 것만 틀리뿐 어디나 비슷하군요. 노예근성이 제일 문제죠.

무서운 것이 자신 역시 노예였는데 조금 명칭만 바꾼 채 노예인데도 그것을 까 먹고 있는 사람이 제일 한심하죠...-.-

하여튼 지긋지긋한 놈들이에요.
 

드라마라는 물건이 재미만 있다면 중독성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마련. 대표적이었던 경우는 미드 ‘24’였다. 살인마(?) 잭 바우어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편당 한 시간 단위로 편성하여 한 시즌이 24회로 마무리 한다. 그 시간동안 계속되는 반전에 반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테러리스트를 척살하기 위해 주인공 잭 바우어가 열심히 총질과 고문을 하는 내용이다.

간만에 접한 미드에서 이 비슷한 중독성을 느끼게 되었다.
‘Song of ice&fire(얼음과 불의 노래)’   

등장인물들 우루루 몰려나오는 것 보다 이런 오프닝이 훨 인상적이고 멋지다는.. 

장르는 판타지, 유명한 동명소설이 존재한다. 대륙에 존재하는 7개의 가문과 하나의 왕조, 그리고 바다건너 이국 민족 도트락(기마민족)과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북방의 미스터리한 세력. 이렇게 서로 부대끼며 치고받고 때론 막장 드라마 저리 가는 수준으로 꼬이고 꼬이는 내용인데....

이게 꽤 재미있다. 배경은 중세의 유럽풍인데 돌아가는 내용은 왠지 우리나라 사극의 단골메뉴인 구중궁궐에서 벌어지는 암투 비슷하다. 특히 완소 배우 숀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시니 더더욱 재미를 배가 시켜준다.

단. 판타지라고 옹기종기 가족과 함께 보기엔 피와 살이 좀 많이 튀고 살색이 참 많이 등장한다.(그래서 더 재미있을지도)

일단 시즌 1편의 9편까지(아 9편의 허무함이란 주인공이라는 사람이 저리 배신을 때리다니) 보고 있는데 아마 당분간은 이 미드에서 허우적거릴 것 같다. 아님 차라리 책을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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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1-06-2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책 빌리려고 도서관 갔는데 왕좌의 게임이 2권부터 있는거에요. 흑흑흑
미드는 못봤는데 살색이 많이 보인다니 갑자기 급 땅기네요.

Mephistopheles 2011-06-20 16:48   좋아요 0 | URL
책은 안 읽어봐서 모르겠는데...드라마는 재미있더라고요. 일단 HBO에서 제작했으니까 물량은 대단하고 그리고 배경이나 등장인물들이..아주 배신과 배신을 때리며 뒤통수 치고...흥미진진합니다. 아마 시즌 1 9편까지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ㅋㅋ

마녀고양이 2011-06-2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ㅡ 왕좌의 게임을 미드로 만든게 있어요?
케이블에서도 할까요? 보고 싶다.. 제가 저런 종류에 그냥 미치는뎅~ ^^

Mephistopheles 2011-06-21 09:23   좋아요 0 | URL
아마 보시게 되면...미치는 걸로 끝나지 않고 화안장을 하실 겁니다..
재미있게 잘 만들었습니다..ㅋㅋ

머큐리 2011-06-2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메피님의 유혹에 넘어가서 중독증세에 떨고 있는 나....으흐

Mephistopheles 2011-06-21 16:54   좋아요 0 | URL
ㅋㅋ 이미 발을 담궜군요....^^

BRINY 2011-07-0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시립도서관에 대출예약자가 줄을 섰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11-07-02 17:21   좋아요 0 | URL
전 마님을 위해 일단 두권을 샀는데......마님이 읽다 말더군요..허허허.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889 



반값등록금 루저들 집착" 명품 PR맨의 '명품' 시각?
자신들이 명품이라고 착각하는 작태…그의 말대로 진짜 토가 쏠리는 이유

 저는 언론의 자유를 믿습니다. 언론사의 자유가 아닙니다. 각자가 자신이 믿는 바를 구속받지 않고 말할 자유를 말합니다. 설령 그 믿음이 저질이고, 터무니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당사자가 말할 자유를 원천봉쇄하는 것보다는, 그 자유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의 언론 자유를 보장하되 그의 발언을 싫어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물론 언론의 자유에서 예외도 있습니다. 공공연히 공익을 저해할 목적으로, 사실관계를 고의적으로 왜곡한 경우라면 곤란하겠죠. 히틀러와 그의 추종 세력들에게까지 언론 자유를 제공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언론 자유는, 그걸 적극적으로 부르짖는 사람을 모욕할 자유까지 포함하는 것이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요 며칠간 트위터를 뜨겁게 달군 자칭 패션 칼럼니스트, 타칭 명품 PR맨(명품 홍보담당자)의 발언을 존중합니다. 그의 발언이 ‘국밥집 아줌마’처럼 노골적으로 타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차별적인 것이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그의 의견을 말할 자유가 있습니다. 저는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지만 그의 자유까지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그의 발언이 ‘반값 등록금을 원하는 학생들이 반값 인생’이라는 식의 이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감정적인 것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령 그것이 청담동의 이름 난 카페에 앉아 샴페인을 홀짝 거리며 비슷한 사람끼리 나눴을 법한 얘기를, 트위터를 통해 대중에 널리 알릴 목적이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그의 언론 자유를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가 감정적으로 분출한 그의 의견을 경청할 각오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트위터 글들을 비교적 담담하게 읽었습니다.

당신의 언론자유를 존중한다. 그러나 …

그런데 그의 글 한 대목이 못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로 인해 제 언론 자유를 행사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의 자유를 존중하는 대신 그의 착각을 지적해줄 수도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 대목은 이른바 명품 행사를 묘사한 부분입니다. 여기서 당사자인 명품 PR맨은 자신이 공격 대상으로 삼은 여배우가 ‘공짜 옷 협찬을 받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당사자인 여배우는 이 사실이 허위라고 합니다. 사실 여부는 추후 밝혀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정작 제가 관심이 간 것은 사실관계가 아닙니다. 명품 행사의 주역으로, 그와 같은 명품 PR맨(혹은 우먼)들이 그간 보여 온 행태입니다. 남의 언행을 비난하기 전에 자신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한 번 돌아보라는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네. 패션 칼럼니스트를 자칭하는 이 분은 우리 홍보업계, 특히 명품 홍보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입니다. 명품 홍보업계의 양대 산맥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입니다. 오늘날 명품업체-언론사-연예인의 삼각 공생관계, 나쁘게 얘기하면 부패구조를 만든 당사자 가운데 한 분입니다.

명품 PR맨들은 명품업체를 대신해 언론사와 연예인을 상대합니다. 그리고 그 위세는 대단합니다. 제 기자 시절 경험이 떠오릅니다. 한 명품 홍보담당자의 소개로 유명한 샴페인 생산업자를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그 홍보담당자가 다른 기자를 통해 불만을 제기해왔습니다. 인터뷰 태도가 불손했다며, 사과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황당했습니다. 샴페인의 품질과 관련해 직설적인 질문 몇 개 던졌다고 불손하다뇨? 명품 홍보담당자의 반응은 더 놀라웠습니다. 다른 기자들은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단박에 알아차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왜 명품업체들을 ‘슈퍼 갑’이라고 하는지, 명품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왜 자신들을 명품으로 착각한다고들 하는지. 좀 비약해서 말하자면, ‘일제 시대 일본 놈들보다 일본 앞잡이들이 더 밉다’던 조부모님 말씀이 실감날 정도였습니다.

최근 잡지 기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얘기도 명품 홍보담당자들의 저질 행태를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일반적으로 잡지에서는 화보를 찍기 위해 명품업체의 협찬을 받습니다. 물론 명품 홍보업체의 홍보담당자를 통하죠. 그런데 이 잡지는 협찬 상품인 스카프를 돌려주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해당 홍보담당자가 스카프에서 냄새가 난다며 구입하라고 종용했던 겁니다. 잡지 기자가 구입할 수 없는 사정을 설명하자, 홍보담당자가 여럿이 지켜보는 매장에서 그 스카프를 기자 얼굴에 집어던졌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명품 홍보담당자들이 늘 언론과 연예인에 위세를 떠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별의별 아양을 다 떱니다. 그들이 명품을 소개하거나 소비해줘야 홍보에 도움이 되는 언론과 연예인이 그 대상입니다. 한 여성 패션지 편집장은 이런 얘기를 하시더군요. “매달 명품 홍보업체가 보내온 선물이 책상에 수북이 쌓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저렇게 화려하게 포장해서 보낼 필요가 있을까? 저런 데서 비용을 절감하면, 가격을 좀 낮출 수도 있을텐데.” 특급 연예인들이 명품업체들로부터 각종 상품을 단순히 협찬 받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선물 받는 것만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바로 명품 홍보담당자들이 만든 기가 막힌 관계입니다. 한 마디로 강한 자에게는 지극히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지극히 강한 구조입니다.

명품 홍보담당자들의 위악을 적잖게 목격한 저로서는, 이번 한 명품 PR맨의 발언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됩니다. 한 여배우의 사회적 발언은 별 볼 일 없는 연예인의 주책으로, 반값 등록금을 향한 절박한 목소리는 루저들의 집착으로 본 것이죠. 만일 장동건과 고소영이 사회적 발언을 했더라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을까요? 그들이 결혼식 의상을 협찬 받으려 했던 사실을 들춰가며 비난했을까요? 강남 부잣집 자녀들이 등록금 문제를 제기했더라도 그들을 비난했을까요? 전 그렇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그는 강자를 비난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반면 약자를 싸잡아 공격하는 데는 도가 튼 이죠.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가혹한 명품PR맨들의 직업병

흥미로운 것은 명품 홍보담당자들이 개인적으로는 의외로 약자인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명품업체와의 계약 환경이 워낙 열악합니다. 홍보대행사는 ‘절대 을’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홍보담당자들의 봉급도 적습니다. 그나마 명품을 남들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자부심의 원천이고, 명품 협찬처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권력의 핵심입니다. 여러 모로 경제적 약자인 자신을 강자로 군림하게 만드는 요인은 그것뿐입니다.

이번에 문제 발언을 한 홍보담당자는 샴페인과 패션에서 전문가를 자처했습니다. 그와 관련한 책도 냈죠. 그런데 그 책을 볼 때마다 늘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정직하게 번 돈으로 사 마신 샴페인과 사 입은 옷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고요. 당사자는 성적 정체성 면에서도 소수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소수자, 약자를 지나칠 정도로 몰아부치는 것은 명품 홍보담당자의 직업병을 빼놓고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오늘날 모든 명품 홍보담당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초창기 명품 홍보시장을 연 소수에게 그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의 행적을 일일이 다 들출 필요야 없겠습니다만.

명품업체와 홍보담당자들의 오만이 우리 소비자와 유통시장의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오만을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오만의 문화를 만든 당사자와 그 문화를 죽어도 버릴 수 없다는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더욱이 그가 고상하게 샴페인을 들고 축배를 외치며 주변 사람들에게 일상적으로 저주와 비난을 퍼붓고 있다면, 그게 진정으로 그가 얘기한 ‘토가 쏠리는’ 경우 아니겠습니까? 상징적인 표현입니다만, 저는 기꺼이 그의 샴페인 잔에 침을 뱉겠습니다. 그것 또한 제 언론의 자유입니다.

이여영 프리랜서 기자

 

戒愼乎其所不睹'(계신호기소불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 경계하고 삼간다.
 
 대세인 핑크를 몰아내고 내 서재 간판에 걸려있는 문구이다. 중용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위축되고 활동 폭이 좁은 소극적인 삶을 살아야만 할 것 같은 조금은 강박적인 문구일지도 모른다. 더더군다나 자기 PR의 시대이며 남들보다 더욱 더 자신을 돋보여 불특정 다수에게 어필을 해야 속칭 뜨는 요즘 사회에선 뒷방 할아버지 해소, 천식을 동반한 캐캐묵은 잔소리 문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 자신의 던진 말과 행동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을 찾아보기 힘든 부류들이 많이도 눈에 띄곤 한다. 일단 싸지르곤 아님 말고 혹은 자신이 할 말, 할 행동 다하고 뒤끝이 없다는 걸 강조하는 저엉말 파렴치에 안면수심 벽창호같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 같다.

이런 분들에게 중용에 나온 저 문구를 큼지막하게 써서 집 현관에 걸어주고 싶다. 군자가 되길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배운 사람으로써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라도 하시라고 말이다.  천만원짜리 백을 들었다고, 백만원짜리 샴페인을 마신다고 이십원짜리 인간이 천만원, 백만원짜리가 되진 않는다.

비싼 가방을 들고 샴페인을 들이킬 생각보단 계신호기소불도를 몸소 실천해야 진짜 명품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진짜루 일단 믿어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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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6-1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리 딸 말이요,
집에서도 방귀를 못 뀌면 대체 어디서 뀌란 말이야? 하고 되물어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 경계해야 하지만, 정말 힘들어요.
다들 어디선가 풀고 싶은가봐요. ^^

Mephistopheles 2011-06-20 10:46   좋아요 0 | URL
창도 없고 문만 있는 스트레스 해소 방을 만들어줘야 할 듯...(방귀만 끼고 오는 방일지도요..ㅋㅋ)
 

 


세상 참 시끄럽다. 제 2 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이 그 소음의 중심에 서 있다. 지방의 저축은행 몇 곳이 문을 닫으며 시작한 이 소음은 갈수록 볼륨업이 되어가고 있다. 거기다 한 술 더 떠 3D 입체 사운드까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돈 없는 서민들 한 푼이라도 악착같이 모아 보려고 많이들 이용하는 것 같다. 리스크가 존재하는 대신 그만큼 고 이율을 미끼로 피 같은 돈들이 저축은행의 금고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나 보다. 그런데 그 피와 살 같은 돈들을 엄한 놈들이 죄다 곳간에 쟁여 논 곶감 빼먹든 솔랑솔랑 빼 먹다 이번에 제대로 걸렸다고 한다.

그 은행 경영주와 그의 가족들은 그 모뙨 작당 패거리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들을 감독하고 감사해야 할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해도 너무할 정도로 많이도 받아먹고 또 받아먹다 걸렸다고 한다. 신문 기사에 나온 내용을 살펴보면 이 인간들이 나라 녹을 먹는 사람들인지 길거리 초딩들 삥을 뜯는 동네 건달들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저축은행 직원 가족 명의로 된 신용카드를 받아 흥청망청 쇼핑을 하시고 (야식 통닭 값부터 백화점 명품 쇼핑까지) 집 사는데 돈 좀 보태라며 2억을 꿀꺽, 차량 구매 시 정확한 모델명과 옵션까지 지시하여 그 돈을 받아 챙기셨다고 한다. 이런 인간들이 자기 직장에선 모범직원으로 뽑히셨단다. ( 뇌물을 얼마나 받아 챙겼는가가 금감원의 모범직원의 기준일지도 모르겠다.) 정작 손톱이 뒤집어지도록 일하며 한 푼 두 푼 모아 예금한 서민들은 그 원금마저도 되돌려 받기 막막한 현실인데 말이다.

단죄는 당연한 것이며 이렇게 사리사욕으로 채운 모든 금전적 이득을 환수해야 함은 마땅하지만 실상을 그리 만만치 않다. 요즘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흔히 말하는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퇴직금 수급을 위해 여차하면 법적 구속 영장을 발부받기 전 사직서를 제출해버린다고 한다. 이러면 현실은 때려 죽여도 시원치 않을 뇌물 공직자이지만 실상은 두둑한 퇴직금 챙기고 민간 동종업계 비싸게 스카우트되는 악순환 반복의 상황이 발생한다. 이번에 구속된 금감원 직원도 일단 도주 후 자수를 했다고 하니, 그가 도주기간동안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을 리는 만무하다. 아마 이미 받아 챙겨 쌓인 재산을 어떻게 걸리지 않게 숨겨야 하나 궁리와 행동을 했을 것은 뻔하다.

옛날 옛적 참으로 무식하고 살벌한 형벌이 생각난다. 역적질을 한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삼족을 멸하고 그 처와 자식은 노비로 팔아버리는 무시무시한 형벌. 이미 죽었다면 관 속에서 끄집어 내 시체의 목을 처 버리는 부관참시. 살벌하며 야만적인 형벌의 전형이었지만 아마도 본보기로써의 효과만큼은 대단했을 것 같다.

21세기에 이런 형벌의 부활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 비슷한 강력한 단죄는 필요하다고 생각되곤 한다. 삼족을 멸하는 대신 삼족이 공직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리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 내가 부정을 저지르면 내 처가, 외가,  친족까지 공직에 진출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제도. 내가 아는 기준에선 뇌물 수수 부패 공직자들은 반성은커녕 재수 없게 왜 나만? 똥 밟았다고 생각들을 하시니까 말이다. 때론 강력한 형벌로 다스려야 할 부류들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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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1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오로지 이 단 한마디만 생각납니다!

Mephistopheles 2011-06-16 17:11   좋아요 0 | URL
사실 옳지않습니다. 이건 꽤 극단적인 생각이니까요..^^

노이에자이트 2011-06-1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대검중수부 폐지 반대를 주장하자 검찰과 정부여당에서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중수부 존속으로 방향을 틀더군요.

Mephistopheles 2011-06-17 09:41   좋아요 0 | URL
천재지변에 지구가 멸망을 해도 자기들 입맛대로 유리한 방향으로 모든 것을 해석하고 행동하는 집단에겐 소통이나 공익은 없겠죠.

Alicia 2011-06-17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전관예우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걸로 아는데 저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취업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메피님의 생각과 방향이 같지요.

저축은행사태는 감독기관의 책임도 물론 있지만, 저는 금감원의 도덕적 해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봐요. 저축은행 사태는 정부가 성장만 추구하고 규제를 완화하면서 은행이 대형화되고 PF대출이 늘면서 자산부실을 초래한게 가장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되고요. 예금자보호법을 비롯한 여러가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죠..

감독당국의 도덕적 해이는 저축은행 사태의 한 부분인데(그래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닙니다)사람들은 그 부분만 확대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데서 오는 답답함 때문이겠죠..

Mephistopheles 2011-06-17 09:46   좋아요 0 | URL
얼마 전 우연히 TV를 보다 로데오(성난 소 등에 탄 카우보이들이 버티는 시간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를 봤습니다. 그런데 점수채점 방식이 참 재미있습니다. 소 위에 탄 카우보이의 행동으로만 점수를 정하지 않고 얼마나 소가 지대로 날뛰었느냐도 점수에 포함되더군요. 고득점으로 가는 길은 무얼까요. 소는 미친듯이 날뛰어야 하고 그 광폭한 소를 완벽하게 제압하는 카우보이들이 결국 우승을 합니다.

다를바가 있을까요. 날뛰는 소가 규제를 풀어버리는 정부라면 이를 제어하는 능력은 금감원이 해야 할 일인데 소는 기대 이상으로 날뛰어버리고 카우보이는 1초도 못버티고 튕겨져나가는 걸로 모자라 승부조작까지 하는 형태까지 와버린 지금입니다..^^

검찰을 비롯한 대한민국 감찰기관들은 언제쯤 국민들의 존경을 받게 될까요...

saint236 2011-06-1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는 짓들이 영 저렴해 보이니....개작두를 대령하라...^^

Mephistopheles 2011-06-17 11:57   좋아요 0 | URL
글쎄요..스스로 프라이들은 대단히 강한 부류들인지라 죽는 순간에도 가오를 잡기 위해 용작두를 내놓으라고 억지를 부릴지도 모를 일이라죠..ㅋㅋ

2011-06-17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7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1-06-1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있는 놈들 돈이나 챙기지.. 꼭 서민 돈을 삥 뜯고..ㅜㅜ

5천만원 이하인 사람들은 기간 안에 갔으면 원금과 원래 이자를 다 받았을텐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결국 원금에 쥐꼬리만한 이자만 손에 넣고, 더 모르는 사람들은 아예 돈이 묶여서 나중에 받을 수 있고, 5천만원 넘은 사람들은 한숨만 쉬고.. 정치인 알아서 정보가 빠삭한 있는 놈들은 죄다 미리 돈 다 빼가고 말이죠...

Mephistopheles 2011-06-17 15:42   좋아요 0 | URL
아프리카 사바나를 묘사하는 줄 알았습니다...^^

진주 2011-06-1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축은행 사건...알고보니 저도 피해자였어요~이런줸장!

Mephistopheles 2011-06-20 10:47   좋아요 0 | URL
어제 신문 보니까...예금을 넣은 사람 뿐만이 아니라 근저당 잡힌 시행사 아파트 전세로 입주한 사람까지 제대로 피보고 있다고 하더군요..이게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더 얼마나 무서운 상황이 벌어질지 좀 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