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환풍구위에 있던 비닐이 바람을 받고 일어서면 이렇게 강아지 형상을 띄게 된다.  무심코 영화 화면을 보다가 오옷! 하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캡쳐를 바닥에 철퍼덕 버려진 비니루 형상에서부터 해야되는 건데 그게 좀 아쉽네;; 

 

'뱅크시'를 검색했더니 엉뚱하게도 '영화감독'이라는 것이 뜬다. 어라? 뱅크시가 영화감독? 하면서 봤더니 바로 이거 '엑시트 스루 더 기프트 샵'이라는 영화때문이다.  

알라딘에는 이미지 준비중,인지라 영화포스터를 긁어왔다. 

뱅크시 월 앤 피스가 출판됐을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마구 뿌려줬던 책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뱅크시란 여전히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인물, 되겠다.
 

내 기억으로 뱅크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박훈규의 언더그라운드 여행기를 읽으면서이다. 당시의 쥐는 그냥 쥐의 이미지였을뿐이었는데....
몇년 전만 해도 대마를 피워대고 폭약을 설치해 터트리려하는 쥐의 그림을 보려고 따라가던 박훈규조차 당시 런던의 곳곳에 찍혀있는 뱅크시의 작품을 보려고 따라가다보면 조금은 음침하고 혹시 약을 하는 사람은 아닐까 싶은 이의 시선을 느끼기도 하고, 또 때로는 쥐를 찾기 위해 엉거주춤 기어가기도 해야했던... 아무튼 그 옛날 내가 처음 뱅크시를 알게 된 당시의 느낌은 (책을 통해서였지만) 그랬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뱅크시의 작품은 유리보호벽을 둘러싸고 담장의 주인이 작품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소더비 경매에서 고가를 넘나드는 유명한 작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뱅크시 월 앤 페이퍼,에서 글과 사진으로 읽었던 많은 장면들이 엑시트 스루 더 기프트 샵이라는 영화에 나온다. 그래서 영화는 무척... 재미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터뷰와 나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영화속 이야기는 내가 알아듣기 힘든 영어, 야. 자막도 없고.
그래서 내게 영어란, 한글자막 없는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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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뱅크시 다큐 개봉!
    from 놀이터 2011-07-27 09:18 
    국내개봉 안할 줄 알았던 뱅크시의 다큐가 이번 8월에 드디어 개봉된답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10722_banksy알라딘의 이벤트 소식.이제 자막보면서 뭔 말을 해대는지 속 시원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쁨이..... 근데, 우리동네도 개봉하나? ㅡ,.ㅡ 
 
 
하늘바람 2011-06-2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띵동~!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원피스 62권이 출간되었습니다! 

......... 원피스도 주구장창 나오고 있고. 명탐정 코난도 속도는 느리지만 주구장창 나오고 있고. 유리가면은 잊을만할때쯤 신간이 나와주시고. 

만화같은 세상, 만화같은 인생...이라면 좋겠다, 싶어진다. 적어도 내가 아는 만화속 세상은 끝내 정의가 불의를 이겨 평화 넘치는 세상이 되고, 모두가 웃고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니까. 

어제까지 긴팔을 입고도 더운걸 못느끼는 날씨였는데 오늘은 지독하게 후텁지근한 날씨가 되었다. 출근길에 현관문을 나서며 하늘을 올려다봤더니 흐린하늘의 먹구름과 쨍한 여름날의 뭉게구름이 같이 흐르고 있다. 아, 청명한 하늘! 이라는 감탄은 딱 5초정도. 그리고 지금까지 땀범벅이 되는 무자비하게 더운 날이 계속되고 있어. 그리고 불어대는 미친 바람. 

 

원피스 신간소식과 더불어 메일이 하나 더 들어왔다. 내가 원피스 팬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기에... 일어도 모르는 내게 일본다녀온 선물이라며 원피스 레인보우 책도 던져주고 가는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안부를 전하며 일본의 편의점에 갈때마다 눈에 띄는 원피스 캐릭터를 보며 나를 떠올리고 있다고 하니, 역시 보편타당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내가 그리 유별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내 또래, 아니 나보다 한참 어린애들도 유치찬란빵꾸똥꾸같은 느낌의 악마의 열매가 나오는 만화는 잘 안보지만. - 아니, 그럼 도대체 원피스는 누가 본다는게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는 것들 천지인 만화책을 머리가 말랑말랑한 꼬맹이들에게만 보여주는 건 아니지?
아무튼. 쵸파 인형이 넘쳐나던 도쿄에 다시 가보고 싶다. 땀이 비오듯 흘러 머플러도 아닌 수건을 목에 칭칭 감아대고, 누가 보든말든 신나게 나라를 돌아다니던 여름날이 그립고, 오사카 거리를 걸으며 사람구경 음식구경하던 여름날이 그립다.
대신 올해는 땀을 식히며 기리노 나쓰오의 책이나 들춰봐야 할...까? 

 

 더운땀을 식힌다고 하니... 올 여름에는 이런 책이 제격이겠구나 싶다. 사실 연애는 무슨 개뿔,이라고 하지만 개뿔이라는 대꾸조차 필요없을만큼 아무 생각이 없어 더워 죽겠는데 개뿔은 무슨. 이번 여름엔 서울에 한번 다녀오고, 중국에서 오빠네 식구가 왔다가면 슬금슬금 가을이 오지 않을까 싶다. 여름 휴가를 징하게 받아서 여행을 간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 그냥 올해도 휴가비로 징하게 책이나 사서 읽어야지. 그것이 내가 여름마다 하는 책과의 연애. ㅡ,.ㅡ 

 뭐니뭐니해도 여름은 장르소설과 여행에세이가 판치는 세상, 그냥 즐기는 세상. 귀에선 윤뺀이 '괜찮아요, 즐깁시다. 풋유어핸즈업! 하고 외치고있고, 새로 앨범을 낸 투피엠의 앨범 타이틀곡도 핸즈업,이 아니던가. 손들고 뭐!
 

 

사람의 마음은 정말 이상해서... 지금 읽으려고 쌓아둔 이사카 코타로의 책이라든가 유럽마을산책이라든가 헬프같은 책은 이미 득템을 한 것이니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저 책들을 더 갖고싶어서 읽을 생각뿐이다.  

 

 

방송에서 노래를 들을때도 그랬지만, 일단 윤뺀은 기본적으로 내가 편애하는 팀이니 순외로 하고 가장 느낌이 좋았던 것은 김범수의 노래다. 지금 다시 들어도 좋네.
그리고 여름휴가때 읽을 책을 골라보자,라는 시간에 '여름 안에서'를 듣고 있으니 완전 초록이 상큼한 여름분위기 짱,이다. 땀범벅은 일단 잠시 잊고. 

  

 

 

 


이제 읽으려고 쌓아둔 책들.
가장 먼저 손에 잡고 싶은 책은 물론 하정우, 지만... 삽화가 멋있는 언런던부터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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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둥번개까지 치면서 비가 촤라라락 내리고 있고. 기분이 별로여서 책에 집중이 안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책 한 권을 집어들었다.  

책을 실제로 보고 제일 먼저 궁금했던 것은 이 독특한 일러스트를 누가 그렸을까, 라는 거. 

실제로 책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기보다는 일러스트레이터를 먼저 찾아봤다. 

어라, 안보여. 

그리고 책을 쓰윽 훑어봤을 때, 본문에 생각보다 꽤 많이 들어간 일러스트에 좀 의외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바로 차이나 미에빌이라는 얘길 들었다. 

"이 책 언런던은 차이나 미에빌이 처음으로 성인과 청소년 모두를 위해 쓴 작품으로 본문에 수록된 일러스트도 그가 직접 그렸다"라니!! 

 

 

 

 

저녁이 부실해서 그런지 손이 떨렸고마는! 뭐.. 또렷한 그림이 궁금한 사람은 직접 책을 뒤적여보시길. ;;; 

- 왜 천둥은 바로 이 순간에 우르르르쾅쾅쾅 해 대고 있는지 ㅡㅜ 

아무튼 글만 잘 쓰는게 아니라 그림까지 이래 그려넣다니! - 여우인지 늑대인지를 꼭 살찐 너구리처럼 그려넣었다고 애써 깎아내려보지만, 아아, 부럽다. 쓰읍~ 

책 읽기도 글쓰기도 만사 귀찮아져서... 오늘은 천둥소리 들으며 그냥 잠이나ㅏ 자야겠어. 

 

언런던을 세트로 구매하면 선물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세트구매를 했는데 (하긴 세트구매 아니면 1,2권 구매인데 뭐;;) 내가 받은 건 워리돌.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은 이미 갖고 있어서 수첩이 제일 좋은건가? 싶었는데. 에에이~ 모든 걱정은 워리돌이 해준다니까 그것대로 좋은게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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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6-2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천둥소리 좋아하는데

chika 2011-06-22 15:30   좋아요 0 | URL
어제는 빗소리가 엄청 세게 들려서... 천둥소리가 그리 좋지 않았어요. 잠깐 밖에 나갔다가 번쩍,하는 것에 놀라 들어왔더랬는데... ^^;;;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 우리 건축의 구조와 과학을 읽다
김도경 지음 / 현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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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뜬금없이 아는 녀석이 전화를 해 밥을 사달라고 했던 적이 있다. 서울에 있을텐데, 휴가나 여행인가?라고 물었더니 일하러 내려왔다는 것이다. 아니 도대체 무슨일을 하길래?
나는 그때 처음으로 우리의 옛건물, 쉽게 생각해보자면 주로 사찰이 많을텐데 그런곳의 보수작업을 하는 전문인력들이 있으며 그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개인주택이라면 낡고 페이트 색이 바랬다고 바로 보수작업을 하지는 않겠지만 사찰같은 경우는 단청의 색이 바래면 새로 칠을 해 줘야 할 것이고 기왓장 조각이 떨어져도 바로 수리를 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을 그때야 해보게 되었다. 나의 건축에 대한 관심은 딱 그런것까지였다. 

오래전에 읽은 문화유산 답사기라거나 우리 옛그림이야기, 최순우선생님의 글 등등을 읽으며 눈동냥, 귀동냥으로 들었던 우리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어느 정도는 피상적인 것일뿐 사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볼만한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간혹 서울나들이에서 경복궁 같은 곳을 찾아간다고 해도 스쳐지나가면서 수박겉핥기같은 감상만 할 뿐인 내게 조금은 진지하게 우리건축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생겼다. 바로 '지혜로 지은 집, 한국건축'이라는 책을 통해서말이다. 물론 어쩌면 여전히 피상적이기만 할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스스로 도형과 공간감각이 무디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도면만 나오면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얼렁뚱땅 넘겨버리곤 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좀 진중하게 그림과 설명을 살펴보고 이해를 하며 기초부터 차근차근 우리 건축의 지혜를 쌓아올라가보자는 결심을 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리 진중하지도 못했고 지혜로 지은 집을 내 안에 쌓아가기는 커녕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하고 급하게 모래언덕에 모래성을 쌓아올리듯 대강 훑어버렸을뿐이다.
책을 읽는 긴 시간동안 이 책이야말로 정말 탄탄하게 잘 만들어졌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편집과 제본상태에 대해서만 자세히 뜯어봤을뿐이다. 한 권의 책을 잡으면 몰입해서 집중적으로 읽는 평소 습성을 버리고 다른 책들을 읽으며 이 책은 날마다 조금씩 읽느라 그냥 펼쳐놓을 때가 많았는데도 하나의 흐트러짐이 없어 새삼 감탄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로 우리 선조들의 건축과 같지 않은가. 기단과 초석을 다지고 기둥을 세워 올라가 지붕을 씌우고 수장과 마감을 하기까지 하나하나의 기본구조가 탄탄하게 건물을 지어올리면서도 전체적인 비율과 멋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 돌이나 나무의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딱 맞물리게 깍아내거나 쪼개기도 하면서 조형미를 드러내는 것이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처음 이 책이 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 것은 어쩌면 지금까지의 건축관련해서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그 건축의 디자인적 관점에서 얼마나 아름답고 조화로운 건물인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었기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아름다움뿐 아니라 기단과 초석의 기초부터 시작해서 우리 건축의 구조와 과학적인 설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어렵게만 생각하게 된건 아닐까.

책을 읽으며 낯선 용어들을 익히느라 내용이 더 어렵게만 느껴졌었는데, 어느날 문득 이 책 한권을 한번 읽는것으로 우리의 건축을 이해하려고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야하는 것을 깨달았다. 낯선 용어는 무엇을 말하는지 쓰윽 한번 훑어보고 세부적인 내용을 다 이해하기는 힘드니 그냥 전체적인 구조를 떠올리고 내가 봤던 건물의 모습과 책에 실려있는 도판사진과 그림을 보면서 대충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고 어떤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지 파악하며 슬금슬금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지고 그러다보니 어렵기만 하던 내용설명이 오히려 좀 더 쉽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 책을 펼쳐놓고 오랜시간 들여다보는 것보다 직접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쌓여있는 건물을 한번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도 모르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건물을 피상적으로 쳐다보며 구경만 하던 예전과는 달리 그 안에 담겨있는 지혜를 느끼게 되는 것은 또 이 책의 도움이었으니 책을 읽는 것이 필요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 책은 내가 옛건축물을 보러 갈 기회가 생길때마다 그 준비과정으로 먼저 다시 한번 더 살펴봐야 하는 필수과정으로 넣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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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속의 영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유 속의 영화 - 영화 이론 선집 현대의 지성 136
이윤영 엮음.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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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었을까. 한때 나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아니 때로는 정말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라도 영화에 열광했었다. 물론 나 스스로 열광했었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생활패턴과 관심사를 지켜보던 누군가가 세상에 무척 관심이 많은 젊은이처럼 살아간다고 말을 했을때 그러한 기준의 근거로 내가 영화를 넘치도록 많이 본다는 것이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을뿐이었다. 
영화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폐간된 영화잡지 키노를 읽으면서 수많은 영화의 겉모습이라도 살펴보던 때가 있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났지만 지방에 살고 있는 내게 볼 수 있는 영화의 폭은 넓지 않았다. 예술영화, 독립영화, 국제영화제 영화, 저패니메이션...
아니, 이렇게 말하고보니 내가 영화에 대해 꽤 뭔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나는 그냥 보여지는 대로 영화를 보며 즐기고 감탄할뿐이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써니'이며, 시간을 낼 수 없어 보지 못했지만 영화관에서 봐야지 하고 기다린 영화는 다른것이 아닌 바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인 평범하게 영화를 즐기는 사람일뿐인것이다. 

그런 내게 '사유 속의 영화'는 내가 영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었다. 물론 그래서 고맙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중문화예술로서 영화를 가볍게 즐기는 내게 이론과 사유의 칼날을 들이밀고 있으니 지레 겁을 먹고 경직되어 영화를 즐기지 못하고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다가 점점 더 멀어지게 할 뿐이라는 얘기다.
솔직히 대충, 반이상은 글자만 보는 수준으로 간혹가다 한두문장은 그 말뜻을 이해할듯 말듯 알아채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당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면서 책장을 넘긴 내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좀 모순이긴 하지만.
이 영화이론 선집이 무성영화의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영화사에 대한 총체적인 연대별 논문이 담겨있으니 엄밀히 말하자면 나처럼 사유의 폭이 좁은데다가 영화와 인문학에 대한 사유가 깊지 않으면 이 글들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건 아니지 않은가. 

영화의 원리와 표의문자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부터 생각이 막히기 시작했다. 부끄럽지만 그것이 나의 현실이었다. 어려운 글도 자꾸 읽다보면 왠지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는 것 같더라는 누군가의 말을 되새겨보면서 자꾸만 꾸역꾸역 읽어봤다. 어려운 글은 여전히 어려울뿐이야,라는 생각뿐이었지만 어느 순간 논문 하나하나를 이해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영화의 변천사와 이 선집의 글들의 흐름을 살펴보려고 해 봤다. 무성영화로 시작해서 극적인 표현이 한장의 스틸컷처럼 강조되어 그 뜻이 전해지는 몽타주기법이라거나 자막으로 설명하는 것, 점차적으로 목소리가 함께 나오기 시작하고 카메라의 이동과 시선처리, 촬영기법의 변화에서 영화가 담고 있는 형식과 내용, 이데올로기, 기호학, 상징주의...이런 것들을 먼저 떠올리고 나니 왠지 조금은 처음보다 이 선집에 한걸음 다가선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건 역시 나의 느낌일뿐,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영화, 오로지 영화만이!'라고 외쳐대는 그 말에 담겨 있는 깊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 영화는 내게 즐거움과 감동, 그렇게만 표현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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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1-06-16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의 리뷰대신페이퍼도 그렇고,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네요. 별점도 그렇고 좋은 책인지 아닌지..

chika 2011-06-16 21:20   좋아요 0 | URL
음.. 저는 좋은 책에 한표 던집니다. 제가 별점을 네개 준 것은 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때문이지요. 사실 예상치못한 내용이라거나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은 별점 다섯, 그 외에는 그냥 다 네개입니다. 너무 빤하거나 재미없고 맘에 안들면 아주 간혹 세개도 주긴 하지만 별로 없고요.
서평도서이기도 하고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때문에 마구 달렸는데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꽤 유용하고 흥미로운 책이 아닐까 싶은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