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심리상담과 그림책 처방
임명남 지음 / 그래도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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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에는 좋았는데 막상 그 책이 왜 좋았는지, 그 내용을 언급하며 좋았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소설처럼 줄거리를 이야기할 수도 없고 구체적인 일화를 끄집어낼수도 없어서 뭔가 설명하기가 힘들다. 이 책 '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는 제목처럼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딱히 뭔가를 언급하기가 쉽지 않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그림책 중 내가 읽은 책이 서너권밖에 안되어 구체적인 사례가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라 말하고 싶지만. 더구나 서너권이라고 애매하게 말하는 이유 역시 읽었다고 생각할만큼 익숙하지만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그림책이어서 실상 40개의 상담이야기를 통해 언급하고 있는 그림책 중 읽은 것은 세 권뿐이고 그나마도 내 기억속의 내용과는 다른 관점에서 심리상담과 연결하고 있어서 책을 다시 읽어야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읽은 그림책 중 한 권인 '곰씨의 의자' 같은 경우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파악이 안되었었는데 - 작가의 의도라기보다는 내가 그 그림책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무엇을 느낄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내향적인 곰씨의 마음이 더 잘 설명되어 있는 것 같아 다시 한번 그림책을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그러고나니 내가 읽어보지 못한 그림책 처방전이 더 궁금해지기도 하고.


이 책의 상담이야기는 전체 40개의 이야기로 상담자의 사례 내용과 그와 비교해볼 수 있는 그림책의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실제 그림책을 읽어보지 않았어도 이 책을 읽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그림책 심리처방전이 있어 내 안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해주고 있거나 극복해낼 수 있는 도움말이 내 일상의 실천 행동에 구체적인 지침을 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조금 더 깊이 심리적인 치유로 들어가보고 싶다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주제와 처방된 그림책을 읽고 심리처방전을 확인하고난 후 그림책을 다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게 심리적인 안정과 치유가 필요할 때, 심리적으로 확신을 주고 용기와 희망이 필요할 때 그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다시 읽어본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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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여행입니다 - 나를 일으켜 세워준 예술가들의 숨결과 하나 된 여정
유지안 지음 / 라온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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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말에 조건반사되는 몸처럼 무작정 궁금증을 갖고 책을 펼쳐든다. 오늘이 여행이라니 오늘은 여행이라는 것보다 더 늘 여행이라는 의미처럼 느껴지는 책 제목을 넘기고 저자가 어떤 사람인가 궁금증을 해결해본다. 나이 예순이 넘어 세계여행을 시도하고 900일이 넘게 혼자 여행을 마치고 왔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이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홀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에 그 모든 것이 놀라웠던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의 방점은 저자도 아니고 여행도 아니었다. "나를 일으켜 세워준 예술가들의 숨결과 하나된 여정"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 책에는 온통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여정이 가득하다. 


남편을 잃고 상실감에 빠져있다가 여행을 떠났고 함께 했던 아들과도 헤어진 후 홀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에서 본격 여행 이야기가 나오려나 했다가 기대하고 예상했던 이야기가 아니어 좀 당황스러웠던 마음을 감출수는 없었다. 솔직히 '여행'을 기대하고 책을 펼쳤는데 여행으로 만난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예술가들이 이야기여서 야금야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어느새 집중하며 책을 다 읽게 되기는 했다. 어떤 여정으로 여행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는 것이 지금도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다른 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조지아 오키프 하우스나 모딜리아니의 집구경(!)도 해보고 한권의 책으로 미국과 서유럽뿐 아니라 린드그랜의 작품도 만나고 몽고메리의 빨강머리앤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랭보와 고흐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고 루이자 메이 올컷, 버지니아 울프와 에밀리 브론테와 제인 오스틴의 당당함도 만나볼 수 있었다.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책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어 만나볼 수 있는 예술가들뿐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이들을 찾아 본 것을 저자의 글에서 알 수 있는데 저자의 여행 이야기가 대륙으로 나뉘어 있거나 문학작가, 화가 음악가 등으로 나뉘어 더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면 더 좋았겠다 싶은 생각을 해 봤다. 처음엔 5개의 장으로 나뉜것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국가나 지역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나 싶다가 대륙을 건너뛰고 있어서 목차를 다시 봤는데 저자 나름의 구분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솔직히 말한다면 내게는 그 구분이 뚜렷이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여행중에 만난 이들과의 운명같은 인연과 선함으로 서로를 도와주려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좋았고 한국을 알지 못하지만 그 먼 곳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찾아 와 준 마음에 감사할 줄 아는 모습도 감동적이었다. 

어쩌면 '오늘이 여행입니다'라는 것은 여행과 삶을 같은 의미로 느끼고 말을 하고 있는 것과 통하는 그런 문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유로이 떠남을 갖고 위로와 치유를 받으며 긍정의 힘으로 용기를 갖고 도전하고 삶의 고단함을 이겨내며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꿈꾼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문득 오래전에 타샤 튜터의 아름다운 정원이나 비아트릭스 포터가 그려낸 피터 래빗의 고향에 가보고 싶었던 마음이 떠오른다. 나는 갈 희망이 없을거야,라는 생각으로 잊고 지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좋아하는 예술가들을 만나 떠났던 것처럼 나 역시 미래에는 '오늘이 여행'인 삶을 꿈 꿔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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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5년의 워털루 현장을 잠시 멈추고 1918년경성으로 왔다.
백년사이의 간극이 멀기도 하지만 어쩌면 세계가 온통 전쟁이라는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못하고 있다는것에서 지구는 하나인지도. 미친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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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포병들은 모두 그 가시덤불 속에 매복하였다. 덫 놓는 것을 인정하는 전쟁*에 의해 보편적으로 허용된 그 교활한 작업이 어찌나 완벽하게 이루어졌던지,
33, 2부 1편 워털루


* 덫을 놓아 짐승을 잡는 것은 밀렵꾼들의 수법이며, 그것을 천시하고 가혹하게처벌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다. 사냥에서조차 기사도를 귀하게 여기던 사람들이, 근대로 오면서 밀렵꾼들처럼 천하게 타락하였다는 말이다.



======== 사람들은 그렇게 점점 더 타락하고 있는지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여전히 전쟁중임을 가끔 잊는다. 이것도 현실이겠지만. 맘이 편치만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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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정 동안에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그는 나무들과 초가의 지붕들과 경작지들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길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흩어져 자취를 감추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때로는 영혼에게 충분한 관조이며, 영혼의 사유 작용을 거의 대신해 준다. 수천 가지 사물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다는 것, 그보다 더 구슬프고 심오한 것이 있으랴! 여행한다는 것, 그것은 매 순간 태어나고 매 순간 죽는 것이다. 아마 그의 오성 가장 희미한 구석에서, 그는 끊임없이 변하는 그 지평선과 인간의 삶을 근접시켜 대조해 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우리 앞에서 도망을 친다. 어두움과 밝음이 뒤섞인다. 눈부신 빛 다음에 캄캄한 어둠이 닥친다. 우리는 주시하고, 서두르며, 지나가는 것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다. 각 사건은 하나의 길모퉁이이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늙었음을 깨닫는다. 일종의 진동을 느끼게 되는데, 모든것이 까맣고, 희미한 문 하나가 보이며, 우리를 이끌어 가던 인생의 말이 문득 멈추면, 너울 쓴 낯선 이가 암흑 속에서 말을 수레에서 떼어낸다. 375


그 여정 동안에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그는 나무들과 초가의 지붕들과 경작지들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길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흩어져 자취를 감추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때로는 영혼에게 충분한 관조이며, 영혼의 사유 작용을 거의 대신해 준다. 수천 가지 사물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다는 것, 그보다 더 구슬프고 심오한 것이 있으랴! 여행한다는 것, 그것은 매 순간 태어나고 매 순간 죽는 것이다. 아마 그의 오성 가장 희미한 구석에서, 그는 끊임없이 변하는 그 지평선과 인간의 삶을 근접시켜 대조해 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우리 앞에서 도망을 친다. 어두움과 밝음이 뒤섞인다. 눈부신 빛 다음에 캄캄한 어둠이 닥친다. 우리는 주시하고, 서두르며, 지나가는 것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다. 각 사건은 하나의 길모퉁이이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늙었음을 깨닫는다. 일종의 진동을 느끼게 되는데, 모든것이 까맣고, 희미한 문 하나가 보이며, 우리를 이끌어 가던 인생의 말이 문득 멈추면, 너울 쓴 낯선 이가 암흑 속에서 말을 수레에서 떼어낸다. 375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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