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 마리아 레사의 진실을 위한 싸움
마리아 레사 지음, 김영선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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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1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마리아 레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소셜미디어의 실체를 밝혀내고 진실과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마리아 레사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어 마리아 레사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그것은 그녀의 삶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게 되었고 지금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이야기였다. 필리핀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재혼해 미국으로 간 어머니가 납치하듯이 그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간 이후 마리아 레사는 또 한번의 변화를 맞게 되는데 그런 어린시절의 환경들이 그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기도 한 것이다.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항상 배우는 쪽으로 밀어붙일 것, 도움이 필요할 때는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의 자세도 그렇지만 자기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고 괴롭히는 당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모른척 하는 것이 옳지 않은 것임을 깨닫는 것은 우리 모두가 새겨둘만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침묵은 곧 동의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말이 아니라 실제로 깨닫게 되는 것은 놀라운 깨달음이다. 이유없이 따돌림당하는 친구를 외면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때 자신과 같은 마음인 친구들이 함께 한다는 것 역시 마리아 레사가 나중에 언론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데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내가 필리핀의 정치 상황을 모르는 탓도 있지만 막혀있는 언론에 대한 것이나 페이스북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한때 대선을 앞두고 지인이 하루에도 몇개씩 정치관련 소식이 담겨있는 이웃들의 글을 공유해서 정치판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그 지인의 페이스북만 찾아봐도 알 수 있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정치성향에 따라 글의 흐름이 보이는 것이었다. 뉴스에 이슈가 되어 회자되면 그에 대한 반박글을 따라가거나 그에 대한 소문 퍼뜨리기식의 글이 되곤하는데 이것은 그나마 지인의 글만을 봤을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 우리 지역에서 출마한 도지사가 페이스북에 자신의 홍보 광고를 올린 것이 문제가 됐었는데, 페이스북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 나 역시 그 게시물을 본 기억이 있다. 내가 '광고'라고 표현했지만 문제가 된 이유는 정치홍보 광고게제로 올라온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광고가 아니라 그 게시물이 알고리즘 추천처럼 게시되었다는 것이었다고 기억한다. 이런 경험을 떠올리며 이 책의 내용을 읽고 있으려니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역할과 책임이라는 것의 막중함을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며칠전 사무실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온 우편물이 있어 봤는데 2023년에 또 다시 보험료율이 인상된다는 통지서였다. 작년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미 보혐료율의 인상에 대한 것은 오랜시간 뉴스를 통해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이번은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급여인상의 시기에 보혐료율이 인상되는 것은 뉴스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쉽게 알아챌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이런 것 하나도 쉽게 지나치게 되지 않는다. 언론통제라고 할것까지는 없지만 굳이 안좋은 이야기를 꺼낼 필요는 없지않은가,라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다. 


수많은 데이터 분석과 언론 탄압과 폐쇄, 구속에 대한 불안에도 굳건하게 진실을 알리려는 마리아 레사의 고군분투가 담겨있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는 않았지만 그 의미를 생각할 때 그 이상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 


"포기하고 현실을 외면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우리 세계가 파멸하도록, 우리의 후손이 조종당하도록, 그들의 가치가 파괴되도록, 이 세상이 황폐해지도록 돕는셈이다. 우리는 실존의 순간에 와 있다.
포기하고 싶을 때 나를 깨운 건 트윙크의 글이었다. 트윙크는 죽어가면서도 싸움을 택했다. 나를 위해, 필리핀 사람들을 위해, 더 큰선을 위해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 이제 행동할 때다.
나는 여러분을 믿는다.
나는 우리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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