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봄츄자의 미니 홈피에 아주아주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Fairy Moon"이라는 그림과 마주치고 말았다.

그런데....
쭈끄리고 앉아서 달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여자가
마치 나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구?
니가 그림 속 여자 처럼 군살 하나 없이 날씬하냐구?

물론 내가 살이 좀 많긴 하지....ㅋㅋ

그림 속의 여자는,
날개를 달고도 어데로 갈지를 몰라,
달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체념에 가까운 표정에는
바라보기는 하지만 달은 아무 말도 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녀는 어디로 날아가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달 위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조금 있다 달이 살을 불리면서 반달이 되면
여자는 날아야만 한다.
달에 의탁할 공간이 없어진다.

그런데.....
날개 또한 튼튼하지가 않다.
마치 잠자리의 날개 같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헛갈리고,
날개는 튼튼하지도 않고,
일단 미친 척 하고 날아가다가 날개가 꺽이지는 않을까 걱정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에게 의탁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꼭 나 같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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