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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원제는
Die Sehnsucht der starken Frau nach dem starken Mann
'낭만적' 이라는 단어하고는 하등의 관계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 표지에는 '낭만적'을 노란색으로 처리하여 강조하기 까지 하였다.
책 제목을 눈에 띄게 하여 팔리는 책을 만드는건 좋은데,
이 제목의 비약은 오히려 책의 내용을 왜곡시키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림형제의 동화 <손 없는 소녀>를 축으로
융의 이론과 Maja의 풍부한 상담사례를 접목,
강한 여자가 왜 사랑에 실패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 낭만적 " 하고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 서점의 독자서평을 보면,
이 책이 "낭만적 딜레마" 랑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런 글이 있던데,
이 비판은 번역의 오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면
<강한 여자의 강한 남자를 향한 추구>.
강한 여자의 고통은 어디서 출발하는가?
이 책에 따르면,
강한 여성의 고통은 내면의 약한 소녀가 강한 여성으로
성장해 나가는 마지막 단계이다.
내면의 약한 소녀가 강해지도록 하려면,
'혼자라는 자각'이 필요하고,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라는 사실을 배우고 난 후에야
우리는 진정한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성숙한 여성은 사랑에 빠지자마자 남자에게
모든 것을 다 걸고 매달리지 않으며, 원래의 모습모다 강한 척
애써 위장하지도 않는다.약점을 보여주고 누군가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는 기꺼운 마음으로 그 손길을 받아들이지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는다.'(159)
결국 이 말은,
사랑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라는 프롬의 말과 동일한 지적이 아닐까?
상대방의 매력에 쉽게 반하고, 분별력 없고,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 누구를 만난들,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난들,
'성숙한 관계'를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혼자있는 시간', '혼자 견디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누구를 사랑함에 있어서,
'인간은 모두 혼자'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상대방의 영역으로 마구 침투해,
상대방의 숨소리 하나까지 모두 소유하려 하는
집착과 광기의 사랑은 보다 순화되고 성숙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상대방에게 의존하려는 자세는
서로를 숨막히게 할 뿐이다.
이 책을 읽고 하나 분명하게 생각을 정립한건,
'관계에 있어서의 갈등'은 주위 사람들의 분분한
의견을 듣고 감정적으로 처리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갈등'에 처해 있을 때,
정신분석의나 카운셀러와의 상담이 꼭 필요할 것 같다.
경솔하게 판단하지 말고.
주위 사람들의 분분한 의견은,
현상에 대한 피드백이 아니라,
내 말에 대한, 내 의견에 대한
그들의 피드백이란걸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면의 소리가 중요하다는 것.
'자기 발전을 원하는 강한 여성이라면
외부 세계에 도움을 갈구하지 말아햐 한다.
내면 세계를 찾아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고통을 피하지 않을 용기를 내야 할 것이다.'(p155)
수선이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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