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으니까 끝났다고 하지
그렉 버렌트 지음, 이수연 옮김 / 해냄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친구 Y는 자기 얘기를 남의 얘기하듯이 말한다. 툭툭.
엄청난 얘기도 대수롭지 않게, 감정을 담지 않고 말한다.

처음엔 Y가 이해되지 않았다.
어떻게 자기 얘기를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
안 힘드나? 센 척 하는건가?

그런데....Y를 몇번 따라해본 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면 당장 죽을것처럼 심각했던 문제가 멀리 보인다는 것을.
남의 일처럼 말하다 보면 엉켜있던 감정이 분리되면서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무엇 보다도 그렇게 말하다 보면 고백의 카타르시스 같은 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서 실연을 당한 남자는 자살을 하려 한다. 자신을 떠난 그녀에게 후회와 고통을 안겨주려고!
그러나...자살을 하기 직전, 죽고 나면 그녀의 고통도, 후회하는 모습도 볼 수 없다는 섬광 같은 깨달음을 만난다.

나는 죽음으로 인한 무능력 때문에[적어도 세속적인 틀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바라보는 모습을 바라볼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판이었다.(p259)

그렇다. "자기 파괴"는 복수가 아니다.
실연을 당했다고 울고 짜고 식음을 전폐하거나,
딥치즈 피자, 초코 쿠키, 아이스크림을 폭식하거나,
술독에 빠지거나 담배를 물고 살거나 그 두가지를 동시에 하거나,
일손을 잡지 못하고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거나,
하루 종일 핸펀만 들여다 보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처럼 멍청한 일은 없다.

왜 자기한테 해가 되는 일을 하는가?
"자기 파괴"는 말 그대로 자기를,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기"만" 파괴할 뿐이다.

<끝났으니까 끝났다고 하지>
정말....유익한 책이다. 실용서의 백미라고나 할까?
(쩍 팔리지만....밑줄까지 치면서 읽었다!)

결국 이 책은 당신의 사랑이 옳지 않았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관계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그 엉터리 관계에서 벗어나 앞에 놓인 기회를 잡을 만큼
당신이 자신을 사랑하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p15)

이 책에서 실연을 극복하는 첫번째 방법으로 강조하는 건,
헤어진 후 60일 동안은 절대 헤어진 남친이나 여친을 만나지 말라는 거다.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핑계가 있어도!

그와 어떤 접촉도 하지 않는다면,
그가 계속 권력을 휘두르며 당신의 마음속에 머물러 있지는 못할 것이다....(중략)
60일은 당신에게 완전한 회복에 꼭 필요한 정서적 거리를 만들어준다.
(p189~190)

앞으로 이별을 하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술을 사주는 대신 이 책을 사줘야 겠다.

이별을 한 사람들에게 "술"은 정말 쥐약이다.
마음을 다스렸다가도 센티해져서 전화를 하고 마니까!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발신목록을 보고 머리를 쥐어 뜯으니까!

어떤 상황에서건 자신을 사랑하기.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기.
Respect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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