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방만큼 재미있는 공간도 없는데,
집에서 자전거로 약 15분쯤 가면 고양이 책만 전문으로 판다는,
고양이책방 슈뢰딩거가 있다는 얘기에 더위를 떨치고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사부작사부작 다녀왔다.

집에서 정릉천 타고 자전거도로로 가다가
제기동에서부터 용두-신설까지는 공도로 다녔는데
신설동 쪽은 공사도 하고 신호도 엄청 길어서 꽤 답답했던.
뭐 나처럼 자전거 타고 올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2호선 신설동역에서 약 5분 거리인데
살짝 숨어 있어서 잘 보고 찾아와야 할 듯.

 

 

내부는 대략 이 정도 규모.
그리 크지 않은 소규모 서점이다.
책으로 빼곡하기보다는 아기자기한 구성이라
서점이라기보다는 고양이 사랑방 같은 느낌도.

 

작은 공간이지만 고양이 책이
굉장히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에세이부터 그림책, 소설, 동화, 신문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는데,
국내서뿐 아니라 해외서적과 독립출판물까지.
다양한 구성의 책으로 가득했던 슈뢰딩거.

 

 

 

드로잉전시도 진행중.
전시뿐 아니라 엽서나 책갈피도 판매중.
하나에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라,
기분 좋게 두 개를 사왔다.
각각의 책갈피가 제각각이라 고르는 재미가 쏠쏠했던.

 

 

고양이책방답게 곳곳에 고양이 소품이 놓여 있었다.
책이 가득 꽂힌 게 아니라 여유 있게 꽂혀 있고,
나름대로 분야별로 나뉘어져 있었다.

 

 

고양이 관련 일러스트뿐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냥이의 사진을 가져오면
함께 전시도 해주신다고 한다.

 

 

정말이지 다양한 고양이 책들.
처음에 고양이 서점을 준비하실 때만 해도
공간을 다 채울 수 있을까 고민스러워서
외서도 포함시켰는데,
정작 찾아보니 제목, 목차나 내용에 고양이가 등장하는 책이
1천 권이 넘어서 그나마 추리고 추려서 현재의 서점이 되었다고 한다.

 

 

 

 

 

고양이를 사랑한 작가들의 책도 모여 있고.
고전으로는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뿐 아니라,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애드거 앨런 포 단편선> <고양이 눈> 등이.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한국어판도 3종이 있고, 영문판까지.
같은 책이 많아야 2~3권 들여놓은 서점 규모를 생각할 때
주인장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것 같은 ㅎㅎ

 

 

동물권리에 대한 책들도 모여 있다.
고양이에 대한 내용만 있는 건 아니지만,
동물을 아끼는 분들에겐 동물복지에 대한 문제도
관심사가 아닐까 싶었다.

 

 

여기 <채식주의자>가 있으니까
왠지 튀는 것처럼 보였는데 동네서점이니까
찾은 분이 있지 않을까 마 그런 생각을.
가게 이름을 떠오르게 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눈에 들어온다.

 

 

그림책도 한쪽에 얌전히.

 

 

확실히 일본 고양이 사진집은
보고 있으면 마구마구 행복해진다.
혀 내민 고양이 사진만 보여 있던 책부터,
고양이 엉덩이가 가득한 책까지.
귀염 포텐 터지던.

 

 

 

계산대 옆쪽에는 판매는 하지 않는,
주인장님이 선물받은 책들이 놓여 있었다.
반응이 좋은 책은 추후 서점에 들여올 예정이고,
입고되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공지하실 거라고.

 

 

내가 반한 이 책!
당나라 시대상을 고양이로 그렸는데,
중국책이 아니라 일본책 같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중국어 하나도 모르지만 보고만 있어도 괜히 기분 좋아지던.

너무 예뻐서 여쭤봤더니 앞으로 들여오실 계획이라고,
중국책이라 생각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중에 입고되면 가서 한 권 사야지.

 

 

계산대 근처에는 마지막 뽐뿌를 위한 고양이 굿즈가.
얼마 전 여름 휴가를 다녀오셨는데,
이왕이면 서점에서 판매할 만한 것들도 파는 데 가자 해서
일본 교토에 다녀오셨다는데 더워서 죽는 줄 알았다고 ㅎㅎㅎ
하지만 그렇게 사오신 포스트잇은 수량 예측을 잘못했다고
더 사올 걸 그랬다고 하시더라.
진짜 예뻤는데 사올 걸 그랬나 뒤늦은 후회.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셨고
친한 친구도 남동생도 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하시며
'배운 게 이거라...' 하시는데 앞으로 더 잘됐으면 하는 왠지 모를 동지의식이 ㅎ
잠시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지만 고양이 얘기를 나누면 표정부터 밝아지시고,
배경음악마저도 고양이 관련한 음악들이라 정말 좋아서 하시는구나 싶었다.
부모님의 축하 화분에 적힌 말처럼, 바라는 바 모두 이루시길.

TIP
* 주소: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365
* 영업시간: 15:00~21:00 (월요일 휴무)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atbookstore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t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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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8-1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너무나 멋진 리뷰다. 저 이거 공유좀 하겠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거든요. 더불어 책까지 말이죠. 후훗.

이매지 2016-08-18 14:44   좋아요 0 | URL
저도 원래 다른 데 썼던 글인데 책 좋아하는 분들도 재미있어 하실 것 같아서 간만에 서재 해동을 ㅎㅎㅎ
많이많이 가셔서 서점 오래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16-08-1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일 어디에 있는 서점인 줄 알았더니
이런 서점이 우리나라에도 있군요.
예전에 우리 동네서점하면 아무책이나 천장까지 쌓아놓고
주인 아저씨가 사다리 놓고 꺼내주고 뭐 그런 것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특징있는 동네서점이 많아져서 좋긴한데
잘 될까 걱정도 되고...
암튼 잘 봤습니다.
그나저나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죠?^^

이매지 2016-08-18 14:45   좋아요 0 | URL
요새는 한국에도 개성 있는 동네 서점들이 하나둘 생기더라구요.
오래 버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겸사겸사 서재에도 올려봐요 ㅎㅎ
저는 뭐 계속 책 만들고 책 읽고 놀고 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ㅎㅎ
잘 지내시죠? ^^

하이드 2016-08-1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 전문서점도 있고, 미스테리 전문서점도 있는데, 고양이 서점도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있군요! 요즘 눈에 띄는 고양이책들이 참 많아요.

이매지 2016-08-18 14:46   좋아요 0 | URL
말씀처럼 요새는 한 분야만 파는 서점이 꽤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고양이 책이 이렇게나 많았나 싶을 정도로 꽤 알찬 구색의 서점이더라구요!
홍대 쪽에 있었으면 애묘인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위치가 외져서 ㅠㅠ
모쪼록 오래오래 좋아하시는 일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무해한모리군 2016-08-19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신기한 곳이네요. 꼭 가보고 싶어요.
 

 

매번 여행을 갈 때마다 직업병처럼 들르는 서점.

보통은 지나는 길에 서점이 있으면 들르곤 하는데,

이번 오사카 여행 때는 딱히 보고 싶었던 것이 없었던 관계로,

우메다에 가는 김에 마루젠&준쿠도 서점 우메다점을 일정에 넣었다.

마루젠&준쿠도 서점은 우리나라의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인데,

그중에 우메다점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물로 유명해 겸사겸사 찾았다.

 

 

12월 초였는데도 크리스마스 특별 매대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크리스마스 책들은

산타 때문인지 대체로 색감이 비슷비슷한 듯.

 

 

지하까지 하면 총 8층으로 규모가 굉장했던 마루젠&준쿠도 서점.

마루젠 서점과 준쿠도 서점.

두 개의 서점이 합쳐진 것으로

간사이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서점이라고 한다.

그냥 7층에서부터 슬렁슬렁 보면서 내려와야지 했는데,

봐도봐도 너무 많아서 2시간 가까이 책 구경만 했다.

 

대형서점인데 이렇게 아기자기한 매대가 많아서 재미있었다.

초등학교 때 이것저것 만들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던 매대.

 

젤 오른쪽에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였던

<모모>가 보여서 한 컷.

 

곧 국내에서도 개봉하는 <피노키오>.

일본에서는 11월에 개봉해 큰 인기를 끈 걸로 알고 있는데,

이를 반영하듯 <어린왕자> 관련서를 모아놓은 매대도 있었다.  

 

영어를 좀더 심플하게, 라는 띠지 문구가 눈에 들어와서

들춰봤는데 정말 띠지 문안처럼 심플한 구성.

 

예를 들자면 이런 식.

 

 

개인적으로 탐나는 외서 매대.

챈들러 소설 속의 장소를 담은 책도 갖고 싶었다.

저거 들고 LA를 누비면... 너무 덕후스럽나 싶지만. ㅎㅎ

 

셜록은 여기서도 인기인가봅니다.

 

전자회로, 반도체 뭐 이런 책이 있는

나름 전문서적 서가인데

표지가 인상적이라 찍어봤다.

나름 차별성은 있다 싶었던 ㅎㅎ

 

한정가격 100엔이 눈에 들어와서 보니
화장실 센류 대상 제11회라는 거 수상작(?)들을 판매하는 듯했다.

이거 뭐지 싶어서 찾아보니
일본의 욕실전문회사인 TOTO에서

비대 2천만 대 돌파를 기념해 만든 센류 대회라고 한다.
가정이나 직장, 학교 화장실에서 일어난
실패담이나 재미난 이야기를 담은 센류를 모집해
상위 수상작을 화장지에 인쇄해

화장실의 날인 11월 10일에 출판한다고.

얼마 전 출간된 <조선왕조실톡>에서 실톡 화장지 사은품으로 준 것도 슬쩍 생각났다.

 

한국 관련 서적 쪽에서 보인

박유하 교수님의 <제국의 위안부>.

 

향토사 책도 꽤 많이 출간되어 있었다.

이 서가 모두가 오사카 향토사에 대한 것.

오사카뿐 아니라 다른 지방 향토사에 대한 서가도 있었다.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이나 포스터 등을

이렇게 에스컬레이터 옆쪽 공간에 홍보해놓았다.

살짝 산만해 보인 감도 있었지만

오며가며 한 번은 눈에 들어왔으니 나름의 홍보효과는 있는 듯.

 

 

매드맥스에 스타워즈에 007까지 있으니

정신 못 차리고 한 컷.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이렇게 변했다 ㅎㅎ

이런 식으로 귀여운 위작들이 담겨 있던 작품집.

 

 

반 고흐 컬러링북도 판매중.

컬러링북이 가끔 보이긴 했는데

한국만큼 컬러링북이 히트하지는 않는 듯했다.

 

한국에도 <스타워즈> 덕후들이 많지만,

역시 전문 서적(?)은 일본 쪽에서 더 쉽게 볼 수 있었다.

언리미티드에디션에 사람들이 엄청 몰리긴 했었지만,

팬북류이나 아트북 시장은 작디 작은 듯.

하기사 애초에 파이가 다르긴 하지만. 

 

 

오다기리 조 주연의 영화 <후지타>가 개봉해 만들어진 것 같았던
일본인 화가 후지타에 대한 매대.
20세기 초 파리에서 성공을 거둔 화가로,
2차 대전 때 일본 정부에서 요청을 받아 선전용 전쟁 기록화를 그린 전범이다.

전범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로 망명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름을 따서 레오나르도 후지타로 개명했다고 하는데,
뭐 이런저런 이유에서 영화는 아마 국내 개봉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슬렁슬렁 보려고 해도

눈을 사로잡는 책이 워낙 많아서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구경했다.

 

 

이렇게 중간중간 의자가 있어서

퇴근 후 온 듯한 사람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도서관처럼 조용해서

카메라 셔터 소리도 살짝 민망할 정도였다.

  

 

기모노를 다룬 책 중에서

위쪽 맨 왼쪽에 있는 책이

표지만 봐도 왠지 기분이 좋아서 찍어왔다.

여러 가지 산만한 것보다 단정한 느낌이라 좋았던 표지.

 

 

도쿠가와 이에나리의 요리법을 다룬

역사소설이 눈에 들어왔다.

시리즈인 듯한데 찾아보니 아마존 재팬에는 악평만 있네.

 

 

서점 직원들이 만든 듯한 POP.

너무 제각각이라 산만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딘가 귀엽기도 ㅎㅎ

 

 

 

<아이보우(파트너)>의 12, 13시즌을 담은 책.

책 표지에는 나리미야 히로키가 그려져 있지만,

14시즌부터는 소리마치 타카시가 나오니

다음 책에는 그림이 바뀌어 있겠지.

파트너가 바뀔 동안 쭉 자리를 지키는 미즈타니 유타카 대단하다...

 

 

음식 에세이는 언제나 애정합니다.

 

 

니노미야 카즈나리와 기타노 다케시가 출연하는 <붉은 송사리>의 원작.   

12월 28일에 방영하는 특집드라마인데,
니노는 요새 계속 특집 드라마만 찍어서 팬 입장에서는 좀 아쉽지만,
이번엔 라쿠고가에 도전한다고 하니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1월에 방영하는 <도련님>이 더 궁금하긴 하지만.

 

 

서점을 방문한 작가들의 사인이겠거니.

아무래도 큰 서점이다보니 가득가득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도.

 

 

1층에 자리한 지금 당장 읽고 싶은 YA 150선.

각각의 주제에 따라 청소년도서 150권이 놓여 있었는데,

각각의 추천코멘트가 붙어 있어서

많이 신경 쓴 매대구나 싶었다.

 

 

 

1층까지 와서 새삼 놀란 것은,

이렇게 규모가 큰 서점인데 계산대는 1층에만 있었다.

각각의 층에 안내 데스크는 있었지만,

게산은 모두 여기서 하는 시스템인 듯.

뭐 일본답게 질서 정연하게 계산하는 모습.

각각의 계산대 옆에 낮은 의자 같은 게 있어서

가방을 올려둘 수 있게 배치해놓은 게 인상적이었다.

 

 

요새 교보문고 등 국내 대형서점이

책보다는 문구나 디자인용품 등에 치중한다면,

마루젠&준쿠도 서점 우메다점은 중간중간 변주가 있긴 했지만,

서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책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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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12-24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엄청 성실한 서점방문기네요. 사진과 글에서 성실성실이 뚝뚝 묻어나요.
언급하신것처럼 게산대에 저렇게 의자를 하나씩 놓아둔 거 진짜 센스있어요! 센스쟁이들..

이매지 2015-12-24 17:28   좋아요 0 | URL
사진 찍어온 게 아까워서 열심히 썼습니다. ㅋㅋㅋㅋ
성실성실하게 서재도 좀 꾸준히 해야 할 텐데.... (먼 산)

비연 2015-12-25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좋아요. 서점이 아기자기한 게 좋네요.
매지님 오랜만에 서재에서 뵈는 듯. 내년에는 자주 뵈요!

이매지 2015-12-28 11:17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 오랜만에 나타나서 이런 글이나 쓰고 민망하네요. ㅎㅎㅎ
내년에는 자주 나타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당 ㅠㅠㅠ

BRINY 2015-12-25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기 지하1층밖에 가본 적이 없네요ㅎㅎ

이매지 2015-12-28 11:18   좋아요 0 | URL
저는 지하 1층만 못 가봤는데! ㅎㅎㅎ
진짜 책이 엄청나게 많더라구요 ㅠㅠ
 

 

스페인에서 만난 서점에 뒤이어...

맥주 없이 볼 수 없는 본격 먹페이퍼를 하나 더 올리기로 한다. (응?!)

(D님께 이 페이퍼를 헌정합니다.)

 

스페인은 삼면이 바다인데다가 기후가 끝장나게 좋아서

싱싱한 식재료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일단 재료가 좋다보니 뭘 먹어도 맛있어...

아아... 너무 맛있어... ;ㅁ;

 

일단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음식부터.

빠에야.

 

빠에야는 기본 2인분을 파는 데가 많아 혼자 여행한 여행 후반에는 거의 못 먹어서 아쉬웠다.

(1인분씩 파는 집도 있으나 냉동 빠에야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특히나 세비야에서는 동행과 마지막 식사를 위해 선배가 꼭 가라고 추천추천추천한 집에 겨우 찾아갔더니

시에스타라서 못 먹고 돌아섰다. (그 집은 기본 2인분이고 혼자 가서 2인분 시키면 주문을 안 받아준다고..)

 

아무튼 바르셀로나에서 빠에야 맛집으로 유명한 엘그롭이라는 데에 두 차례 가서 먹었다.

일단 오징어 먹물 빠에야.

오징어 먹물 빠에야는 아무리 맛있어도 비주얼이 못 따라간다. (한숨)

 

 

이건 해산물 빠에야.

둘 다 2인분이었고 1인분에 8유로 전후해서 16유로 정도였다.

(당시 환율로 치면 2만 2천원 정도.)

 

 

스페인 하면 또 하나 유명한 것이 타파스일 것이다.

작은 접시에 나오는 음식인데 간단히 먹기도 좋고,

혼자 먹기도 좋고,

게다가 맥주가 미친듯이 싸서 맥주에 곁들여 먹기도 좋아서

거의 하루에 두세끼는 타파스를 먹으며 보낸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첫 끼로 먹은 타파스 24의 비키니란 메뉴(와 맥주).

타파스24의 대표메뉴 비키니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치즈가 적당히 짭쪼름해서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이거 점심이었는데...)

 

 

작정하고 일부러 찾아간 바르셀로나의 맛집 키멧키멧의 타파스.

서서 먹어야 하고 주문도 요령껏(그러니까 주인 아주머니랑 눈 마주치면 얼른 얘기) 해야 하는

다소 전쟁터 같은 타파스바였지만 그 난관을 뚫고 세 개나 주문해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특히나 이거!

연어+요거트+꿀이 올라간 타파였는데... 아아...

 

 

 

그라나다에서는 호스텔 주인 아주머니에게 추천받은 집에 가서 먹었는데,

관광객 맛집 이런 데가 아니라 가게 직원도, 가게 손님들도 동양 여자애들 둘이서 마셔대니 신기해했다.

이 집은 놀랍게도(!) 3유로(4천원 정도) 남짓한 맥주를 시키면 타파스 한 접시가 따라나왔다. ;ㅁ;

이게 기본 안주라니 믿어지는가.

시킬 때마다 안주가 달라지니 신이 나서 여기서만 맥주 4잔을 마시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말한 세비야의 빠에야 집에서 퇴짜를 맞고서 배고파 헤매다가 들어간 세비야의 타파스집.

여기도 로컬집인 듯 메뉴도 죄다 스페인어고 사람도 엄청 북적거려

뭘 먹지 하고 고민하다가 가게 점원 아저씨에게 추천해달라고 해서 메뉴 세 개를 받았다.

조개 스프는 좀 짜긴 했지만, 나머지 메뉴는 눈 돌아가게 맛있어서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았는지 이해가 갔다.

이렇게 배불리 먹고도 1만원 남짓 지불하고 유유히 퇴장.

이게 친구랑 먹은 마지막 끼니였으나, 나는 이후 세비야에 머무는 4일 동안 이 집에 3번 더 갔다.

 

 

 

 

 

 

 

 

 

 

 

세비야에서 한국인에게 유명한 '미망인의 집'이라는 식당.

대구요리로 미슐렝가이드에 올랐다고 해서 가봤는데,

내 주문을 씹어먹는 바람에 한참 기다리다가 항의해서 재주문해 받아 먹었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서비스가 개판이면 다 필요없다는 교훈을 얻었음.

 

 

 

 

 

마드리드에서 홀로 외로이 먹은 맥주와 미트볼.

 

 

 

이 또한 마드리드 호스텔 근처에서 먹은 타파스.

생선튀김과 고로케.  

매번 여기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밖에서도 서서 먹길래 궁금해서 가봤는데 이후 이 집에 두 번 더 갔다.

 

 

 

 

너무 길어지니 그 외 먹은 음식 짤만 몇 개 더 투척...

 

바르셀로나에서 먹은 생선튀김들.

 

 

 

그라나다에서 먹은 가스파초. (토마토냉수프)

 

 

 

 

코르도바에서 먹은 소꼬리찜.

 

 

 

마드리드 시장에서 판매하는 치즈로 두른 타파스.

 

 

 

 

멜론+하몽. (그리고 맥주)

 

 

 

 

마드리드 100년 전통의 추러스 집에서 핫초코와 함께.

 

 

 

 

<꽃보다 할배>에도 나왔던, 세고비아의 명물 새끼돼지통구이. (중 다리만 먹음)

 

 

 

2주간 잔뜩 먹부림을 하면서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하도 걸어서 그런지 배불리 먹고도 되려 살이 빠졌다. 하하하.

작년에 런던에 가서 1주일 동안 쓴 경비와 이번에 스페인에서 2주일 동안 쓴 경비가 별 차이가 안 날 정도로,

물가가 저렴해서 더 좋았던 스페인 여행.

어지간하면 혼자 다니는 편을 좋아하지만 스페인만큼은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꼭 다음에도 동행을 만들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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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1-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시아] 라는 19금 영화가 있는데요, 배경이 스페인이거든요. 여자 주인공이 이별을 한 후에 식당에 가서 빠에야를 시키려고 하는데요, 빠에야는 2인분밖에 안된다고 하는거에요. 그래서 여자가 되게 슬퍼하면서 안시키고 그냥 나오거든요. 그 장면이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이매지님 페이퍼로 그 영화가 또 생각나네요. 이별 후에 먹으면 안되는 음식인 것 같아요, 빠에야는.

맨 마지막 돼지다리.. 히융 -
지난번에 그냥 하몽을 먹어보니 왜 메론하고 먹어야 되는지 알겠더라고요. 너무 짜. 그치만 메론하고 먹으면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 아님 따뜻한 밥을 싸먹거나. 아..침나와 ㅠㅠ
치즈 두른 타파스 좋네요. 생선 튀김은 안땡겨..

시킬때마다 안주가 달라지는 집 가보고 싶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매지 2014-11-28 15:20   좋아요 0 | URL
오. 스페인 영화에 음식이 얽힌 건 <하몽하몽>만이 아니었군요. 정말 다락방님 말씀처럼 빠에야는 이별 후에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인가봐요. ;ㅁ; 어쩐지 급 슬퍼지네요.
시장에 걸린 하몽 사진도 있는데 그거 올리는 건 깜빡했네요. 수정하기도 귀찮고. ㅋㅋㅋ
하몽 샌드위치로도 먹었는데 그것도 짭쪼름하니 맛있더라구요.
따뜻한 밥을 싸먹는 방법은 제가 시도해보겠습니다! (아직도 하몽 남았어요...)
시킬 때마다 안주가 달라지는 저 집은 심지어 가게 점원도 귀요미였...

건조기후 2014-11-28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야... ㅠㅠㅠㅠㅠ (눈물이 아니라..;)

이매지 2014-11-28 15:17   좋아요 0 | URL
저도 같이 웁니다... 이미 다 제 뱃속에서 사라진 음식들... ;ㅁ;

레와 2014-11-28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을 가야겠어요. (불끈)



이매지 2014-11-28 15:1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손 잡고 가세여...
혼자 가시면 절대 안 됩니다. 즐거움이 반이 되어요. ;ㅁ;

유부만두 2014-12-2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아아앙...... 이런 포스팅 절대 좋습니다만....
스페인에 가야겠어요. 남편과 둘이서 삼인분 같은 이인분 빠에야를 그리고 맥주 맥주 그리고 안주안주...

방금 맛없는 배달 짜장면 먹고 양치를 해도 남는 느끼함을 머금고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다시 식욕이 돋는건 매지님의 멋진 포스팅 탓이겠지요
제가 식충....만두는 아니겠지요...

이매지 2014-12-24 11:27   좋아요 0 | URL
스페인에 가세요. 정말 추천합니다.
맛있는 음식, 그리고 맥주맥주맥주!!
 

 

10월 1일부터 2주간 스페인으로 근속휴가를 다녀왔다.

(2주나 휴가를 가면 업무가 얼마나 꼬이는지, 얼마나 민폐를 끼쳐야 하는지 절감했다.)


스페인어라고는 올라, 그라시아스밖에 모르는데 괜찮으려나 걱정했는데,
피차 영어도 안 되고 스페인어도 안 되니

포기하고 손발짓으로 해결하니 어찌저찌 됐다. (먼 산) 

여행 첫날부터 어디 서점 없나 눈을 부릅뜨고 다녔는데도
기껏 찾았다 하면 시에스타 때문에 닫힌 문.

심지어 바르셀로나에서는 한인 민박 주인 언니에게 서점을 물었지만 "글쎄"라는 대답이 돌아왔었다.   

뭐 아무튼, 여행한 지 일주일이 지나 세비야에 도착했을 무렵, 
소나기를 피할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저 멀리서 오아시스처럼 짜잔(!)하고 나타난 서점.

카사 델 리브로.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체인이라고 한다.

 

입구 쪽에는 켄 폴릿의 책이 진열.

시에스타 때문에 문이 닫힌 서점에서도 늘 바깥에 이 책이 진열되어 있었다.
블랙펜클럽으로 나왔던 <대지의 기둥>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렇게 만나니 반가웠다.




들어가면 한 켠에 베스트셀러 진열대가.
1위는 켄 폴릿, 3위는 <불륜>, 4위는 영화 <메이즈러너>의 원작소설, 6위는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
스페인어는 까막눈이지만 일단 국내판과 표지가 같으니 알아보기가 쉬웠다.



외국소설 매대.
우리나라 서점의 매대처럼 외국소설, 국내소설, 에세이, 인문 등으로 매대가 분류되어 있었다.



일본 소설이 여기저기에 많이 보여 신기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은 <도쿄행 급행열차> 정도의 제목으로 바뀌어 출간.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깔아 눈에는 확 들어오지만

확실히 한국에서 이런 표지로 나오긴 좀;



미시마 유키오, 유메노 규사쿠와 헨리 제임스.


 
1층은 문학 쪽으로 다양한 매대가 갖춰져 있었다.





코엘료의 문장을 넣어 만든 듯한 다이어리도 눈에 들어왔다.
뭔가 커버부터 영적인(?) 느낌.
내지는 뭐 별 거 없고, 중간중간 코엘료의 문장이 들어간 듯.





2층에서 바라본 1층의 모습.
서점은 총 4층이었는데,
폐점 시간이 임박해서 갔던 터라 3층까지만 둘러보고 쫓겨났다. ;ㅁ;



2층에는 청소년 소설, 장르 소설 위주의 진열이 돋보였습니다.
여기도 켄 폴릿...



서가에 꽂힌 책을 보다가 PKD의 <유빅>도 보여서 한 컷.



스페인 여행에 챙겨간 책 중 하나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그리고 옆에 놓인 책은 <천사의 게임>인 듯.
예전 문지판 <바람의 그림자>는 원서 표지였구나.



댄 브라운은 스페인에서도 인기인 듯.
러브크래프트와 <드라큘라>도 평면 매대에 놓여 있어서 신기했던.



하지만 역시 가장 놀란 건 켄 폴릿의 인기.
그의 책이 놓인 매대를 몇 개나 본지 모르겠다.



이후 다른 서점에서도 봤지만, 조지 오웰의 책도 눈에 많이 들어왔다.
스페인 내전을 다룬 <카탈로니아 찬가>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1984> <동물농장> 같은 책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냥 기념품으로 살까말까 망설였던 세비야의 건축물을 일러스트로 담은 책. 
 




한국 작가의 책은 없나 두리번거렸는데,
<피로사회> 등으로 한국에도 소개된 한병철 교수의 책만 발견.



한국작가의 작품은 찾을 수 없었지만 <1Q84>의 스페인어판.
2권도 통일된 디자인으로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이 서가에는 없어서 짬뽕으로.



SIN COLOR라니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이겠거니...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은 영국판과 표지가 같아서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두번째로 찾은 서점은 마드리드 솔 광장 한편에 위치한 엘 꼬르떼 잉글레스 백화점의 서점.
스페인 유일의 백화점이라고 하는데 우리처럼 한 건물에 모든 매장이 입점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건물로 여러 채 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서점 건물 하나, 스포츠의류 건물 하나, 식품점+화장품+의류 건물 하나 뭐 이런 식.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은 <돈키호테>.
성경 같은 느낌마저 든다.



여기서도 하루키의 인기는!



미시마 유키오의 책도 제법 번역되어 있었다.



세비야에서 그렇게 찾아 헤맬 때는 안 보이더니. 
드디어 만난 신경숙 선생님의 소설! 
뭐 잘은 모르겠지만 띠지에 COREANA, 200만 어쩌고 있길래 <엄마를 부탁해>인가 했는데, 
찾아봤더니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원제가 시적이라서인지 번역판 제목도 바꾼 듯.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에 찾은 서점이라 관련 매대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세비야에서도 마드리드에서도 노벨상 특별 매대(?)는 찾을 수 없었다.
런던에 갔을 때는 여기저기서 책 읽는 사람을 많이 봤는데,
스페인에서는 우리나라만큼이나 책 읽는 사람이 드물어 여러모로 비슷하구나 싶었던.
(그 외에, 평일에는 1~2시, 주말에는 거의 밤새 술 마시며 떠드는 분위기도 비슷...) 

아무튼 손에 꼽을 정도였던, 책 읽는 사람의 사진을 끝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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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1-21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나는 이번에 홍콩 갔을 때도 서점에서 사진을 못찍게 해서...싱가폴에서도 서점 사진 못찍게 하고 ㅠㅠ
그런데 이렇게 여러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니 좋다 좋다 ㅠㅠ
눈이 호강하고 갑니다 매지님.
아 오랜만에 뿅- 하고 나타나서 이런 페이퍼라니. 이런 양질페이퍼녀 같으니라구! ㅋㅋㅋㅋㅋ

>.<

이매지 2014-11-21 10:48   좋아요 0 | URL
사내 인트라넷에 올렸던 건데 거기만 올리기 아까워서 서재로 가져왔어요. ㅋㅋㅋ
잘했죠? 으하하하하하.
사진 찍어도 되냐고 더듬더듬 허락받고 찍었던 ㅎㅎ

레와 2014-11-21 13:47   좋아요 0 | URL
다락방이 이 페이퍼를 보면 당장 스페인 가고 싶다고 항공권 알아볼 줄 알았는데, 중요한 한가지가 빠졌네요.


술과 고기 사진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매지 2014-11-21 13:54   좋아요 0 | URL
스페인에서 마신 술과 먹은 음식만으로도 페이퍼를 하나 쓸까요...?
근데 잘생긴 남자가 없어서...후...;ㅁ;

레와 2014-11-21 14:33   좋아요 0 | URL
일단 써봐요!! ㅎㅎㅎㅎ
음식과 술만으로 이루어진 페이퍼라니.. 생각만해도 므찌다!

abi06 2014-11-2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르셀로나에 엘 코르테 잉글레스? 여튼 그 백화점에서부터 카사밀라 올라 가는 길에도 큰 서점이 하나 있어요. 작년 여행 중에 들어갔다가 저 역시 하루키의 인기만 확인하고 왔었지요.

이매지 2014-11-21 11:24   좋아요 0 | URL
오, 제가 반대편으로 걸었었나보네요. 거기 분명히 지나갔는데 왜 놓쳤지 ㅠㅠ
암스테르담에서 환승했는데 거기서도 하루키 책은 눈에 띄더라구요.

하늘바람 2014-11-21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멋져요

이매지 2014-11-21 13:54   좋아요 0 | URL
뭐 한 달쯤 지나니 저길 내가 가긴 했나 싶지만요. ㅋㅋ

세실 2014-11-2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지님 스페인 다녀오셨구나.. 2주나...부럽다요^^
서점 멋져요~~~ 책 표지들도 참 예쁘네요.

이매지 2014-11-22 23:41   좋아요 0 | URL
넹 가기 전에 몇 달 동안 주말도 없이 일하고 다녀와서도 그랬지만 ㅎㅎㅎ
그래도 2주나 휴가를 쓸 수 있었음에 이 자리를 빌어 회사에 감사를...(응?!)
좀 더 작고 아기자기한 서점들도 있엇는데 그놈의 시에스타 때문에 ㅠㅠ

책방꽃방 2014-11-21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스페인 서점 구경잘했네요,책 표지들이 정말 이쁜걸요^^

이매지 2014-11-22 23:41   좋아요 0 | URL
스페인어는 까막눈이라 정말 제목이 뭔지 몰라서 표지 구경만 했어요. ㅎㅎ

가넷 2014-11-2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잘 보았습니다..^^

이매지 2014-11-22 23:41   좋아요 0 | URL
가넷님 오랜만이네요. ㅎㅎ 잘 지내시죠?

유부만두 2014-12-2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포스팅을 본 후라 서점 포스팅은 좀 덜 흥분되었어요;;;
미시마 유키오가 인기 라는건 좀 의외네요.
언어를 떠나 서점은 포근한 공간이네요. 멋져요.

이매지 2014-12-24 11:28   좋아요 0 | URL
언어는 몰라도 서점은 분위기만으로도 푸근한 것 같아요. ㅎㅎㅎ
 

 

4박 5일 동안의 제주도 자전거+도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밤 비행기라 시간은 넉넉하게 남았는데 우산도 없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어디 갈 데 없을까' 하고 폭풍 검색을 해보니 '제주시 기적의 도서관'이 근처에 있는 걸 발견했다. 오래전 MBC <느낌표>에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건 알았지만, 텔레비전에서만 봤을 뿐 실제로 가본 적은 없어서 마침 잘 됐다 싶었다. <말하는 건축가>를 보고 고 정기용 건축가의 건축물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터라 겸사겸사 찾았다.   




지도를 보고 가만가만 따라가보니 제주시청 주변인데도 번화가라는 느낌보다는 평범한 주택가 같았다. 서울에서 흔히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높은 건물이 눈에 띄지 않아 '이쪽이 아닌가' 하며 두리번두리번 걷다 보니 '제주시 기적의 도서관' 현판이 보였다. 고만고만한 단층집과 연립주택이 이어진 곳에 그리 튀지 않게 조성된 제주 기적의 도서관은, 도서관보다는 작은 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작고 아담해서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고, 밝은 색 페인트가 아이들의 마음을 부르는 공간. 조금씩 비가 흩날리는 날씨였지만 도서관 앞에서 아이들이 익숙한 듯 삼삼오오 뛰놀고 있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맨 먼저 신발 벗는 곳이 보인다. 그 옆에 "기적의 도서관은 이런 곳입니다" 하는 소개가 붙어 있었다. 어린이 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일은 중요하다. 책을 학교에서 과제 때문에 억지로 읽어야 하는 것, 공부 때문에 억지로 읽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로 대해야 자라나서도 책을 놀이 대상으로, 지식을 쌓는 도구로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책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지방에 사는 아이들은 서점에서 책을 읽기도,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몇몇 지방 도시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은 그 접근을 어느 정도나마 가능케 했기에 '작은 기적'이 된 것이 아니었을까.

잠시 여담이지만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장갑을 벗고 3시간 남짓 자전거를 탔더니 손등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따가워서 견딜 수 없었는데, 도무지 약국이 보이지 않았다. 이틀 뒤에야 겨우 열상화상연고를 살 수 있었다. 인구 분포를 생각하면 약국이나 병원, 도서관 같은 시설이 부족한 것이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손을 놓기에는 안타까웠다.



들어서면 보이는 열람실. 비 오늘 주말이었지만 그리 붐비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수의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2층에는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책의 보존, 관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도서관은 어둡고 형광등 불빛이 강하다는 인상이었는데, 제주 기적의 도서관은 시원스레 뚫린 통창으로 자연광이 쏟아졌다. 흐린 날이었는데도 바깥의 초록 풍경과 빛이 어우러져 그리 어둡지 않게 느껴졌다.

탁 트인 열람실뿐 아니라 움푹 패인 공간에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아지트'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도서관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사서데스크. 이 공간은 여느 도서관과 다르지 않은 듯했다. 자동반납대 같은 전자화 설비도 갖춰져 있었다.



화장실 옆쪽으로는 자그마하게 북까페가 마련되어 있었다. 어린이 도서관이지만 아이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데려 온 부모님, 동네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었다. 정기간행물이나 신문 역시 이곳에 구비되어 있어 차를 마시며 읽을 수 있는 공간. 이곳 역시 탁 트인 창이 바깥 풍경과 이어졌다. 내려가는 계단은 아이들에게 맞춰져 적당한 높이로 되어 있었는데, 이곳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구연동화 같은 행사도 가능할 듯했다.





서가에 꽂힌 책들. 신간도서는 따로 서가가 마련되어 있었고, 다른 책들은 그림책, 읽기책이 여느 도서관처럼 십진분류로 정리되어 있었다. 꽂힌 책을 보니 손때가 탄 책이 많아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이용하구나 싶었다.
 




어린이 책과 별도로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서가도 있었다. 이쪽도 전체적으로 책이 낡은 느낌. 어린이 도서관이다보니 청소년, 성인용 도서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어린이책 서가는 아이들의 키높이에 맞췄다면 이쪽은 책장도 조금 더 높아 이용자의 성향에 맞춰 서가 배치도 구분되어 있는 듯했다. 베스트셀러, 세계문학전집, 청소년 소설, 실용서 등이 적당히 구색을 갖춰진 듯.




구름빵으로 장식(?)된 모유수유방. 이때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불이 꺼져 있었는데, 안에는 별다른 시설 없이 매트가 깔려 있는 정도였다. 12~36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북스타트 베이비 프로그램을 운영중이었는데 여기에 참가하는 엄마들이 이용하는 듯했다. 12개월이면 나에겐 갓난쟁이 느낌인데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내용이 궁금해졌다.  



모유수유실 옆에는 그림책방이 위치했는데, 독특하게도 '책 읽어주는 시니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동네 도서관에서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이 부분은 독특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책 읽어주는 시니어'는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어린이집 및 제주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분교를 찾아가는 '찾아가는 북스타트'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모든 지역에 도서관을 세울 수는 없겠지만, 하나의 도서관을 거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구나 싶었다. 할머니께서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할머니는 대기중.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찾는 부모님들과도 교류하는 듯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도서관에 북적이지 않아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책상에서, '아지트'에서 제각각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장서는 5만 권 정도이고, 넓이도 200평 정도라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도서관이었지만, 이런 작은 '기적'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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