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여행을 갈 때마다 직업병처럼 들르는 서점.
보통은 지나는 길에 서점이 있으면 들르곤 하는데,
이번 오사카 여행 때는 딱히 보고 싶었던 것이 없었던 관계로,
우메다에 가는 김에 마루젠&준쿠도 서점 우메다점을 일정에 넣었다.
마루젠&준쿠도 서점은 우리나라의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인데,
그중에 우메다점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물로 유명해 겸사겸사 찾았다.
12월 초였는데도 크리스마스 특별 매대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크리스마스 책들은
산타 때문인지 대체로 색감이 비슷비슷한 듯.
지하까지 하면 총 8층으로 규모가 굉장했던 마루젠&준쿠도 서점.
마루젠 서점과 준쿠도 서점.
두 개의 서점이 합쳐진 것으로
간사이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서점이라고 한다.
그냥 7층에서부터 슬렁슬렁 보면서 내려와야지 했는데,
봐도봐도 너무 많아서 2시간 가까이 책 구경만 했다.
대형서점인데 이렇게 아기자기한 매대가 많아서 재미있었다.
초등학교 때 이것저것 만들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던 매대.
젤 오른쪽에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였던
<모모>가 보여서 한 컷.
곧 국내에서도 개봉하는 <피노키오>.
일본에서는 11월에 개봉해 큰 인기를 끈 걸로 알고 있는데,
이를 반영하듯 <어린왕자> 관련서를 모아놓은 매대도 있었다.
영어를 좀더 심플하게, 라는 띠지 문구가 눈에 들어와서
들춰봤는데 정말 띠지 문안처럼 심플한 구성.
예를 들자면 이런 식.
개인적으로 탐나는 외서 매대.
챈들러 소설 속의 장소를 담은 책도 갖고 싶었다.
저거 들고 LA를 누비면... 너무 덕후스럽나 싶지만. ㅎㅎ
셜록은 여기서도 인기인가봅니다.
전자회로, 반도체 뭐 이런 책이 있는
나름 전문서적 서가인데
표지가 인상적이라 찍어봤다.
나름 차별성은 있다 싶었던 ㅎㅎ
한정가격 100엔이 눈에 들어와서 보니화장실 센류 대상 제11회라는 거 수상작(?)들을 판매하는 듯했다.
이거 뭐지 싶어서 찾아보니 일본의 욕실전문회사인 TOTO에서
비대 2천만 대 돌파를 기념해 만든 센류 대회라고 한다.가정이나 직장, 학교 화장실에서 일어난실패담이나 재미난 이야기를 담은 센류를 모집해상위 수상작을 화장지에 인쇄해
화장실의 날인 11월 10일에 출판한다고.
얼마 전 출간된 <조선왕조실톡>에서 실톡 화장지 사은품으로 준 것도 슬쩍 생각났다.
한국 관련 서적 쪽에서 보인
박유하 교수님의 <제국의 위안부>.
향토사 책도 꽤 많이 출간되어 있었다.
이 서가 모두가 오사카 향토사에 대한 것.
오사카뿐 아니라 다른 지방 향토사에 대한 서가도 있었다.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이나 포스터 등을
이렇게 에스컬레이터 옆쪽 공간에 홍보해놓았다.
살짝 산만해 보인 감도 있었지만
오며가며 한 번은 눈에 들어왔으니 나름의 홍보효과는 있는 듯.
매드맥스에 스타워즈에 007까지 있으니
정신 못 차리고 한 컷.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이렇게 변했다 ㅎㅎ
이런 식으로 귀여운 위작들이 담겨 있던 작품집.
반 고흐 컬러링북도 판매중.
컬러링북이 가끔 보이긴 했는데
한국만큼 컬러링북이 히트하지는 않는 듯했다.
한국에도 <스타워즈> 덕후들이 많지만,
역시 전문 서적(?)은 일본 쪽에서 더 쉽게 볼 수 있었다.
언리미티드에디션에 사람들이 엄청 몰리긴 했었지만,
팬북류이나 아트북 시장은 작디 작은 듯.
하기사 애초에 파이가 다르긴 하지만.
오다기리 조 주연의 영화 <후지타>가 개봉해 만들어진 것 같았던일본인 화가 후지타에 대한 매대.20세기 초 파리에서 성공을 거둔 화가로, 2차 대전 때 일본 정부에서 요청을 받아 선전용 전쟁 기록화를 그린 전범이다.
전범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로 망명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름을 따서 레오나르도 후지타로 개명했다고 하는데,뭐 이런저런 이유에서 영화는 아마 국내 개봉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슬렁슬렁 보려고 해도
눈을 사로잡는 책이 워낙 많아서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구경했다.
이렇게 중간중간 의자가 있어서
퇴근 후 온 듯한 사람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도서관처럼 조용해서
카메라 셔터 소리도 살짝 민망할 정도였다.
기모노를 다룬 책 중에서
위쪽 맨 왼쪽에 있는 책이
표지만 봐도 왠지 기분이 좋아서 찍어왔다.
여러 가지 산만한 것보다 단정한 느낌이라 좋았던 표지.
도쿠가와 이에나리의 요리법을 다룬
역사소설이 눈에 들어왔다.
시리즈인 듯한데 찾아보니 아마존 재팬에는 악평만 있네.
서점 직원들이 만든 듯한 POP.
너무 제각각이라 산만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딘가 귀엽기도 ㅎㅎ
<아이보우(파트너)>의 12, 13시즌을 담은 책.
책 표지에는 나리미야 히로키가 그려져 있지만,
14시즌부터는 소리마치 타카시가 나오니
다음 책에는 그림이 바뀌어 있겠지.
파트너가 바뀔 동안 쭉 자리를 지키는 미즈타니 유타카 대단하다...
음식 에세이는 언제나 애정합니다.
니노미야 카즈나리와 기타노 다케시가 출연하는 <붉은 송사리>의 원작.
12월 28일에 방영하는 특집드라마인데, 니노는 요새 계속 특집 드라마만 찍어서 팬 입장에서는 좀 아쉽지만, 이번엔 라쿠고가에 도전한다고 하니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1월에 방영하는 <도련님>이 더 궁금하긴 하지만.
서점을 방문한 작가들의 사인이겠거니.
아무래도 큰 서점이다보니 가득가득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도.
1층에 자리한 지금 당장 읽고 싶은 YA 150선.
각각의 주제에 따라 청소년도서 150권이 놓여 있었는데,
각각의 추천코멘트가 붙어 있어서
많이 신경 쓴 매대구나 싶었다.
1층까지 와서 새삼 놀란 것은,
이렇게 규모가 큰 서점인데 계산대는 1층에만 있었다.
각각의 층에 안내 데스크는 있었지만,
게산은 모두 여기서 하는 시스템인 듯.
뭐 일본답게 질서 정연하게 계산하는 모습.
각각의 계산대 옆에 낮은 의자 같은 게 있어서
가방을 올려둘 수 있게 배치해놓은 게 인상적이었다.
요새 교보문고 등 국내 대형서점이
책보다는 문구나 디자인용품 등에 치중한다면,
마루젠&준쿠도 서점 우메다점은 중간중간 변주가 있긴 했지만,
서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책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