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만난 서점에 뒤이어...

맥주 없이 볼 수 없는 본격 먹페이퍼를 하나 더 올리기로 한다. (응?!)

(D님께 이 페이퍼를 헌정합니다.)

 

스페인은 삼면이 바다인데다가 기후가 끝장나게 좋아서

싱싱한 식재료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일단 재료가 좋다보니 뭘 먹어도 맛있어...

아아... 너무 맛있어... ;ㅁ;

 

일단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음식부터.

빠에야.

 

빠에야는 기본 2인분을 파는 데가 많아 혼자 여행한 여행 후반에는 거의 못 먹어서 아쉬웠다.

(1인분씩 파는 집도 있으나 냉동 빠에야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특히나 세비야에서는 동행과 마지막 식사를 위해 선배가 꼭 가라고 추천추천추천한 집에 겨우 찾아갔더니

시에스타라서 못 먹고 돌아섰다. (그 집은 기본 2인분이고 혼자 가서 2인분 시키면 주문을 안 받아준다고..)

 

아무튼 바르셀로나에서 빠에야 맛집으로 유명한 엘그롭이라는 데에 두 차례 가서 먹었다.

일단 오징어 먹물 빠에야.

오징어 먹물 빠에야는 아무리 맛있어도 비주얼이 못 따라간다. (한숨)

 

 

이건 해산물 빠에야.

둘 다 2인분이었고 1인분에 8유로 전후해서 16유로 정도였다.

(당시 환율로 치면 2만 2천원 정도.)

 

 

스페인 하면 또 하나 유명한 것이 타파스일 것이다.

작은 접시에 나오는 음식인데 간단히 먹기도 좋고,

혼자 먹기도 좋고,

게다가 맥주가 미친듯이 싸서 맥주에 곁들여 먹기도 좋아서

거의 하루에 두세끼는 타파스를 먹으며 보낸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첫 끼로 먹은 타파스 24의 비키니란 메뉴(와 맥주).

타파스24의 대표메뉴 비키니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치즈가 적당히 짭쪼름해서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이거 점심이었는데...)

 

 

작정하고 일부러 찾아간 바르셀로나의 맛집 키멧키멧의 타파스.

서서 먹어야 하고 주문도 요령껏(그러니까 주인 아주머니랑 눈 마주치면 얼른 얘기) 해야 하는

다소 전쟁터 같은 타파스바였지만 그 난관을 뚫고 세 개나 주문해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특히나 이거!

연어+요거트+꿀이 올라간 타파였는데... 아아...

 

 

 

그라나다에서는 호스텔 주인 아주머니에게 추천받은 집에 가서 먹었는데,

관광객 맛집 이런 데가 아니라 가게 직원도, 가게 손님들도 동양 여자애들 둘이서 마셔대니 신기해했다.

이 집은 놀랍게도(!) 3유로(4천원 정도) 남짓한 맥주를 시키면 타파스 한 접시가 따라나왔다. ;ㅁ;

이게 기본 안주라니 믿어지는가.

시킬 때마다 안주가 달라지니 신이 나서 여기서만 맥주 4잔을 마시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말한 세비야의 빠에야 집에서 퇴짜를 맞고서 배고파 헤매다가 들어간 세비야의 타파스집.

여기도 로컬집인 듯 메뉴도 죄다 스페인어고 사람도 엄청 북적거려

뭘 먹지 하고 고민하다가 가게 점원 아저씨에게 추천해달라고 해서 메뉴 세 개를 받았다.

조개 스프는 좀 짜긴 했지만, 나머지 메뉴는 눈 돌아가게 맛있어서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았는지 이해가 갔다.

이렇게 배불리 먹고도 1만원 남짓 지불하고 유유히 퇴장.

이게 친구랑 먹은 마지막 끼니였으나, 나는 이후 세비야에 머무는 4일 동안 이 집에 3번 더 갔다.

 

 

 

 

 

 

 

 

 

 

 

세비야에서 한국인에게 유명한 '미망인의 집'이라는 식당.

대구요리로 미슐렝가이드에 올랐다고 해서 가봤는데,

내 주문을 씹어먹는 바람에 한참 기다리다가 항의해서 재주문해 받아 먹었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서비스가 개판이면 다 필요없다는 교훈을 얻었음.

 

 

 

 

 

마드리드에서 홀로 외로이 먹은 맥주와 미트볼.

 

 

 

이 또한 마드리드 호스텔 근처에서 먹은 타파스.

생선튀김과 고로케.  

매번 여기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밖에서도 서서 먹길래 궁금해서 가봤는데 이후 이 집에 두 번 더 갔다.

 

 

 

 

너무 길어지니 그 외 먹은 음식 짤만 몇 개 더 투척...

 

바르셀로나에서 먹은 생선튀김들.

 

 

 

그라나다에서 먹은 가스파초. (토마토냉수프)

 

 

 

 

코르도바에서 먹은 소꼬리찜.

 

 

 

마드리드 시장에서 판매하는 치즈로 두른 타파스.

 

 

 

 

멜론+하몽. (그리고 맥주)

 

 

 

 

마드리드 100년 전통의 추러스 집에서 핫초코와 함께.

 

 

 

 

<꽃보다 할배>에도 나왔던, 세고비아의 명물 새끼돼지통구이. (중 다리만 먹음)

 

 

 

2주간 잔뜩 먹부림을 하면서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하도 걸어서 그런지 배불리 먹고도 되려 살이 빠졌다. 하하하.

작년에 런던에 가서 1주일 동안 쓴 경비와 이번에 스페인에서 2주일 동안 쓴 경비가 별 차이가 안 날 정도로,

물가가 저렴해서 더 좋았던 스페인 여행.

어지간하면 혼자 다니는 편을 좋아하지만 스페인만큼은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꼭 다음에도 동행을 만들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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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1-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시아] 라는 19금 영화가 있는데요, 배경이 스페인이거든요. 여자 주인공이 이별을 한 후에 식당에 가서 빠에야를 시키려고 하는데요, 빠에야는 2인분밖에 안된다고 하는거에요. 그래서 여자가 되게 슬퍼하면서 안시키고 그냥 나오거든요. 그 장면이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이매지님 페이퍼로 그 영화가 또 생각나네요. 이별 후에 먹으면 안되는 음식인 것 같아요, 빠에야는.

맨 마지막 돼지다리.. 히융 -
지난번에 그냥 하몽을 먹어보니 왜 메론하고 먹어야 되는지 알겠더라고요. 너무 짜. 그치만 메론하고 먹으면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 아님 따뜻한 밥을 싸먹거나. 아..침나와 ㅠㅠ
치즈 두른 타파스 좋네요. 생선 튀김은 안땡겨..

시킬때마다 안주가 달라지는 집 가보고 싶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매지 2014-11-28 15:20   좋아요 0 | URL
오. 스페인 영화에 음식이 얽힌 건 <하몽하몽>만이 아니었군요. 정말 다락방님 말씀처럼 빠에야는 이별 후에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인가봐요. ;ㅁ; 어쩐지 급 슬퍼지네요.
시장에 걸린 하몽 사진도 있는데 그거 올리는 건 깜빡했네요. 수정하기도 귀찮고. ㅋㅋㅋ
하몽 샌드위치로도 먹었는데 그것도 짭쪼름하니 맛있더라구요.
따뜻한 밥을 싸먹는 방법은 제가 시도해보겠습니다! (아직도 하몽 남았어요...)
시킬 때마다 안주가 달라지는 저 집은 심지어 가게 점원도 귀요미였...

건조기후 2014-11-28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야... ㅠㅠㅠㅠㅠ (눈물이 아니라..;)

이매지 2014-11-28 15:17   좋아요 0 | URL
저도 같이 웁니다... 이미 다 제 뱃속에서 사라진 음식들... ;ㅁ;

레와 2014-11-28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을 가야겠어요. (불끈)



이매지 2014-11-28 15:1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손 잡고 가세여...
혼자 가시면 절대 안 됩니다. 즐거움이 반이 되어요. ;ㅁ;

유부만두 2014-12-2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아아앙...... 이런 포스팅 절대 좋습니다만....
스페인에 가야겠어요. 남편과 둘이서 삼인분 같은 이인분 빠에야를 그리고 맥주 맥주 그리고 안주안주...

방금 맛없는 배달 짜장면 먹고 양치를 해도 남는 느끼함을 머금고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다시 식욕이 돋는건 매지님의 멋진 포스팅 탓이겠지요
제가 식충....만두는 아니겠지요...

이매지 2014-12-24 11:27   좋아요 0 | URL
스페인에 가세요. 정말 추천합니다.
맛있는 음식, 그리고 맥주맥주맥주!!